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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연관검색어' 20년 만의 퇴장… '키워드 시대' 저물고 '대화형 AI' 뜬다
[경제일보] 네이버가 2000년대 중반 도입 이후 약 20년간 자사 검색 서비스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던 ‘연관검색어’ 기능을 이달 30일부로 공식 종료한다고 7일 밝혔다. 이는 네이버 검색 엔진이 단순한 ‘키워드 매칭’ 방식에서 사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이해하는 ‘지능형 AI 플랫폼’으로 완전히 체질을 개선했음을 의미하는 상징적 조치다. 정보 탐색의 패러다임이 ‘단어 나열’에서 ‘맥락적 대화’로 이동함에 따라 과거의 유산은 과감히 버리고 AI 기반의 차세대 검색 생태계로 진입하겠다는 전략이다. 연관검색어는 그간 이용자가 ‘캠핑’을 검색하면 ‘캠핑장 추천’, ‘캠핑 요리’ 등을 나열해 추가 탐색을 돕는 이정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비약적 발전은 이러한 길잡이의 필요성을 무력화했다. 이제 이용자들은 수많은 링크를 클릭해 정보를 조각조각 맞추는 대신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정제된 답변을 한 번에 내놓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미 네이버는 지난해 도입한 ‘AI 브리핑’을 통해 통합 검색 질의의 20%를 처리하며 이러한 변화를 입증했다. AI가 사용자의 질문 의도를 파악해 요약된 답변과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함께 제시하자, 이용자들은 굳이 연관검색어를 눌러 추가 탐색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이다. 즉 연관검색어는 AI가 사용자의 궁금증을 선제적으로 해결하는 ‘지능형 제안 서비스’에 의해 자연스럽게 대체되고 있다. ◆ ‘AI 탭’으로 여는 대화형 검색의 시대 네이버는 상반기 중 검색 결과 페이지에 ‘AI 탭’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단답형 검색을 넘어 AI와 주고받는 ‘멀티턴(Multi-turn) 대화’가 핵심이다. 사용자가 “제주도 3박 4일 여행 코스 추천해 줘”라고 검색한 뒤 이어 “아이와 함께 갈 만한 곳으로 수정해 줘”, “맛집은 현지인 위주로 알려줘”와 같이 대화를 이어가며 정교한 의도를 AI가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는 구글의 ‘SGE(Search Generative Experience)’나 오픈AI의 ‘서치GPT(SearchGPT)’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들의 행보와 정면으로 맞닿아 있다. 검색 엔진이 단순히 정보를 찾아주는 ‘도구’가 아니라 사용자의 의도를 분석하고 계획을 세워주는 ‘개인 비서’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는 한국어 데이터와 국내 문화적 맥락에 가장 최적화된 하이퍼클로바X를 앞세워 글로벌 검색 강자들과의 진검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의 이번 개편은 단순한 기능 삭제가 아니라 국내 검색 시장의 ‘데이터 주권’과도 직결된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검색은 정보 요약 기능을 강화하면서 결과적으로 사이트 방문을 줄이는 ‘제로 클릭(Zero-click)’ 검색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콘텐츠 제작자들의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한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AI가 단순히 요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더 깊은 정보를 탐색하도록 이끄는 ‘가교(Bridge)’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가 언급한 ‘관련 질문’ 서비스의 고도화는 AI가 답변을 제공한 뒤 사용자가 클릭할 만한 심층적인 콘텐츠 링크를 연결해 트래픽 생태계를 유지하려는 의도다. 연관검색어 종료는 네이버가 스스로 자신의 상징을 버리는 ‘자기 파괴적 혁신’의 단면이다. 2007년 도입 이후 검색창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했던 이 기능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보 접근성의 후퇴’를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바일 중심의 환경에서 사용자는 더 이상 키워드 나열을 원하지 않는다. 향후 네이버는 검색 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개인화된 탐색’ 경험을 강화할 것이다. 사용자의 검색 이력과 맥락을 학습한 AI가 개인별로 다른 답변과 제안을 내놓는 구조가 될 것이다. 물론 과제도 남았다. AI가 제공하는 답변의 정확성과 할루시네이션(환각)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제어할지 그리고 대화형 검색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 모델의 변화를 어떻게 안착시킬지가 관건이다. ‘연관검색어’라는 20년 된 이정표를 떼어낸 네이버의 자리에 ‘대화형 AI’라는 지능형 비서가 앉았다. 이 변화가 한국 검색 시장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지 아니면 플랫폼의 파편화를 초래할지 네이버의 ‘AI 검색 전환’은 올 상반기 한국 인터넷 산업의 가장 뜨거운 화두가 될 전망이다.
2026-04-07 17:20:56
카카오, 'AI 국민연금' 시동… 공공 서비스 '디지털 대전환' 가속
[경제일보] 카카오(대표 정신아)가 국민연금공단과 손잡고 인공지능(AI) 기반의 공공 서비스 혁신에 나선다. 카카오는 31일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본부에서 ‘AI 기반 공공서비스 혁신 및 업무 전환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방대한 플랫폼 인프라와 AI 기술력을 국민 연금 행정 전반에 이식하여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능형 공공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다. 그동안 국민연금 서비스는 복잡한 행정 절차와 전문 용어로 인해 고령층은 물론 청년층에게도 ‘문턱이 높은’ 영역이었다. 국민연금공단이 축적한 방대한 행정 데이터와 카카오의 실시간 데이터 처리·AI 기술이 결합하면 국민들은 별도의 공단 앱이나 복잡한 학습 과정 없이도 카카오톡을 통해 연금 수령액 조회, 납부 이력 확인, 예상 연금액 상담 등을 즉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협약은 단순히 편의성 제고를 넘어 국가가 운영하는 공공 인프라와 민간의 초거대 AI 기술이 만나는 ‘디지털 대전환(AX)’의 상징적 모델이다. 앞서 3월 행정안전부와 출시한 ‘AI 국민비서 시범서비스’가 초기 성과를 거두면서 카카오는 공공 영역의 AI 적용 범위를 연금 등 핵심 사회보장제도로 확대하는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국내외적으로 AI 기술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국가 핵심 데이터를 안전하게 다루는 ‘소버린 AI(Sovereign AI·주권적 AI)’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외 빅테크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국민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고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이다. 카카오가 국민연금의 민감한 행정 데이터를 AI에 접목하는 과정에서 보여줄 ‘데이터 보안’과 ‘할루시네이션(환각) 방지’ 기술은 향후 국내 공공 AI 시장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가 행정 효율성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단순 반복적인 민원 응대를 AI가 처리하게 됨으로써 공단 직원들은 보다 고차원적인 상담과 복지 사각지대 발굴 등 본연의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정신아 대표는 “카카오의 AI 기술이 국민의 미래를 준비하는 기반인 국민연금의 가치를 일상 속에서 경험하게 만들 것”이라며 기술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조했다. ◆ 전 세대를 아우르는 ‘초개인화’ 공공 플랫폼으로 향후 전망은 더욱 밝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조회를 넘어 ‘생애 주기별 맞춤형 연금 설계’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소득, 연령, 생활 패턴을 AI가 분석해 최적의 납부 전략을 제안하거나 놓치고 있는 복지 혜택을 선제적으로 알려주는 ‘선제적 행정 서비스’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저출산·고령화라는 시대적 난제 속에서 연금 재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카카오는 이번 모델을 발판 삼아 향후 건강보험, 세무 행정 등 다른 공공 영역으로도 AI 생태계를 확장할 방침이다. 이는 카카오가 단순한 메신저 기업을 넘어 국가의 인프라와 결합해 국민의 삶을 지원하는 ‘디지털 공공 인프라’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완료했음을 시사한다. 다만 과제도 남아있다. 공공 서비스의 핵심은 ‘정확성’과 ‘신뢰성’이다. AI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연금 계산에 오류가 발생할 경우 그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크다. 카카오와 공단은 향후 협력 과정에서 엄격한 ‘AI 거버넌스’를 수립하고 기술의 편의성과 행정의 엄밀함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밝힌 “더 효율적이고 투명한 행정”은 오늘날 기술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카카오의 혁신적인 AI 대전환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스마트한 ‘지능형 복지 국가’ 모델을 구축하는 선도 주자가 될 것이다. 민관이 함께 만드는 ‘국민의 일상’ 속 AI 전환이 앞으로 어떤 실질적인 가치를 우리에게 돌려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6-03-31 16:11:13
SK텔레콤, '찾아가는 대리점'으로 고객 신뢰 회복 승부수… 현장 중심 밀착 소통
[경제일보] SK텔레콤이 지난해 사이버 침해사고로 불거진 고객 신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현장 밀착형 소통에 나선다. 단순히 서비스 개선을 넘어 직원들이 직접 산간 오지까지 ‘찾아가는 대리점’을 자처하며 무너진 신뢰를 땀방울로 다시 세우겠다는 각오다. SK텔레콤(대표 정재헌)은 18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고객가치 혁신 활동 계획 설명회’를 열고 전국 디지털 취약 계층을 직접 찾아가는 맞춤형 휴대폰 케어 서비스와 현장 중심의 고객 소통 전략을 연중 전개한다고 밝혔다. 이혜연 고객가치혁신실장은 “요즘 고객들은 서비스에 대한 기대 수준이 매우 높다”며 “기업 중심이 아닌 고객 감정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현장에서 해답을 찾다...‘찾아가는 서비스’의 진화 이번 혁신 활동의 핵심은 지난해 5월부터 추진해 온 ‘찾아가는 서비스’의 질적·양적 확대다. 노령 인구가 30% 이상인 전국 71개 군을 목표로 구성원들이 직접 마을회관이나 면사무소를 방문해 통신·AI 상담, 휴대폰 점검, 보호필름 교체 등을 무상으로 지원한다. 이 실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현장 방문의 실질적인 성과를 구체적인 일화로 소개했다. 그는 “전원이 SKT를 사용하는 한 산간 마을에서, 유독 한 어르신의 휴대폰만 터지지 않는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며 “전산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었지만 직접 가보니 중계기 방향이 미묘하게 틀어져 있었다. 현장에 가지 않았다면 결코 발견하지 못했을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불편이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타사 이용 고객에게도 차별 없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모인 자리에서 타사 고객이라고 선물을 안 드릴 수는 없다”며 “우리의 목적은 마케팅이나 번호 이동 유도가 아니라 오직 진정성 있는 신뢰 회복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 CX 조직 신설과 ‘AI 데이터 큐레이팅’ SKT는 고객 중심의 체질 개선을 위해 지난해 말 고객가치혁신실 산하에 CX(Customer Experience·고객 경험) 조직을 신설했다. 이 조직은 2040세대와 대학생 등 다양한 고객군의 쓴소리를 수집하고 이를 실제 상품과 서비스 개선 과제로 즉각 연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와 함께 흩어진 고객 니즈를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데이터 큐레이팅’ 체계도 구축한다. 무분별한 데이터 수집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회사 내부의 도메인 전문가들이 직접 필요한 데이터만 마스킹(비식별화)하여 AI에 학습시키는 방식을 채택했다. 김인수 팀장은 “외부로 정보가 반출되지 않고 사내 AI 서비스에 안전하게 녹아들도록 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할루시네이션(환각) 방지와 보안성에 방점을 찍었다. ◆ 점유율 40% 붕괴의 위기감, 그리고 향후 과제 업계에서는 SKT의 이례적인 현장 밀착 행보 이면에 ‘점유율 40% 붕괴’라는 뼈아픈 위기감이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해킹 사고 여파로 타사로의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20여 년간 지켜온 이동통신 점유율 40% 선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현재 38.8% 수준에 머무는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산술적으로 약 70만명의 가입자를 타사로부터 빼앗아 와야 하는 험난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고객가치 혁신’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AI 컴퍼니로의 전환(AX)을 뒷받침하기 위한 중장기 생존 로드맵에 가깝다. 가입자 기반이 흔들리면 AI 데이터센터(AI DC)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의 동력마저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재헌 CEO를 비롯한 경영진 역시 올해 현장 방문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이혜연 실장은 신뢰 회복의 지표를 묻는 질문에 “신뢰는 정량화하기 어렵지만 내부 고객 만족도 지표가 꾸준히 회복 추세에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경영 의사결정과 서비스 기획 전반에 전 구성원이 참여하는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SKT가 내민 ‘현장 밀착과 진정성’이라는 승부수가 차갑게 돌아선 2040세대의 마음을 되돌리고 무너진 40% 점유율을 재건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을지 통신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26-03-18 13:26:33
"코딩 몰라도 된다"…이세돌 한마디에 20분 만에 바둑앱 만든 '에이전틱 AI'
[경제일보] 2016년 3월 9일. 인류 대표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알파고가 세기의 대결을 벌였던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설 수 있다는 충격을 전 세계에 안겼던 그 장소에 10년 만에 또 하나의 상징적인 장면이 만들어졌다. 2026년 3월 9일 같은 장소에 다시 선 이세돌 9단 앞에는 바둑판 대신 인공지능 운영체제가 놓여 있었다. 이번에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대결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사람의 아이디어를 인공지능이 직접 실행하는 협업 무대였다. 엔터프라이즈 에이전틱 AI 스타트업 인핸스(대표 이승현)는 이날 ‘뉴 에라 비긴즈(New Era Begins)’ 행사를 열고 인간과 인공지능이 함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라이브 시연을 공개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대화를 나누며 실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장면이었다. 이세돌 9단이 마이크를 들고 “새벽 1~2시가 가장 집중이 잘 된다. 편하게 대화하고 이름은 ‘유아’라고 부르겠다”고 말하자 인공지능은 즉시 “유아라는 이름이 좋다”며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응답했다. 이어진 대화에서 이세돌 9단은 “바둑은 훌륭한 전략 게임이지만 진입 장벽이 높다”며 “아이들이 쉽게 배울 수 있는 교육용 바둑 인공지능이 있으면 좋겠다”고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별도의 명령어 입력은 필요 없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인공지능 운영체제는 스스로 회의 내용을 정리하고 핵심 요구사항을 추출했다. 이후 여러 개의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동시에 작동하기 시작했다. 대형 화면에 나타난 마우스 커서는 사람의 조작 없이 움직이며 위키피디아와 아마존, 깃허브 등 다양한 웹사이트를 탐색했다. 바둑 교육 트렌드와 오픈소스 엔진을 자율적으로 조사하는 과정이었다. 디자인 에이전트는 전통적인 나무 질감과 모던 스타일 중 어떤 디자인을 원하는지 질문했고 이세돌 9단이 모던 스타일을 선택하자 인공지능은 즉시 세 가지 디자인 시안을 제시했다. 이어 코딩 에이전트가 인공지능 언어 모델을 호출해 HTML과 자바스크립트 코드를 생성했다. 불과 20분 만에 실시간 형세 판단과 수읽기 기능을 갖춘 바둑 교육용 웹 애플리케이션이 완성됐다. 이세돌 9단은 즉석에서 만들어진 앱으로 인공지능 선생님과 짧은 대국을 진행했다. 인공지능은 단순히 최적의 수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음성 해설까지 제공했다. “바둑을 처음 시작할 때는 구석을 먼저 차지하는 것이 좋다”, “흩어진 돌을 연결해 보라”는 식의 초보자 맞춤 설명이 이어졌다. 코딩 과정을 지켜본 이세돌 9단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라이브 시연이라 혹시 에러가 나거나 아무것도 만들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코딩을 전혀 모르는데도 대화만으로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10년 전 알파고와의 대국도 다시 언급됐다. 이세돌 9단은 “지금 인공지능 수준을 보면 사람이 아무리 장고를 해도 바둑으로 이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기술 발전 속도가 당시 상상을 훨씬 뛰어넘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인공지능을 경쟁자가 아닌 도구로 바라봤다. 이세돌 9단은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개발 능력이 없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인공지능 운영체제가 대중화된다면 누구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서는 인공지능의 자율 행동 능력도 공개됐다. 인공지능 운영체제는 “특별한 날을 기념해 선물을 준비하고 싶다”고 제안하며 네이버쇼핑에 접속했다. 여러 쇼핑 페이지를 탐색해 가격을 비교한 뒤 오마이걸 음반을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까지 진행했다. 이어 행사 참석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행사 소감을 묻고 음성 피드백을 수집해 요약하는 기능도 시연했다. 이승현 인핸스 대표는 기존 인공지능 기술의 한계와 차별성을 설명했다. 그는 “대화형 인공지능은 코드를 만들어 줄 수는 있지만 실제 환경에서 완전히 작동하는 프로그램을 한 번에 구현하기는 어렵다”며 “인핸스의 핵심은 인공지능이 현실 세계의 규칙과 비즈니스 맥락을 이해하도록 만드는 온톨로지 기술과 컴퓨터를 직접 사용하는 에이전트 기술의 결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출신인 이 대표가 2021년 창업한 인핸스는 에이전틱 AI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미국 팔란티어 스타트업 펠로우십에 한국 기업 최초로 선정됐으며 이번 행사에는 앤트로픽,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스폰서로 참여했다. 질의응답에서는 인공지능 시대 인간의 역할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이세돌 9단은 “바둑 한 수에는 인간의 경험과 기억, 감정이 담긴다”며 “인공지능은 확률을 계산할 뿐 인간의 서사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은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상상력을 현실로 만드는 도구이자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10년 전 알파고와의 대결이 인간과 기계의 경쟁을 상징했다면 이날 포시즌스호텔에서 펼쳐진 장면은 그 관계가 협업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2026-03-09 15:55:07
[이코노믹데일리] 2026년 어느새벽, 서울 도심 오피스 빌딩의 불빛은 꺼질 줄 모른다. 재계의 내로라하는 의사결정권자들의 집무실 책상 위에는 여전히 화려한 그래픽과 형용사로 점철된 보고서가 놓여 있다. 그 안에는 'AI(인공지능)를 통한 생산성 30% 향상'이나 '초거대 모델을 활용한 비즈니스 혁신' 같은 장밋빛 구호가 가득하다. 하지만 이 보고서를 읽는 리더의 시선이 그 이면의 기술적 본질을 꿰뚫지 못한다면 그 기업의 수천억원대 투자는 허공에 뿌려지는 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대한민국을 산업화의 반석에 올린 창업주들은 기계 소리만 듣고도 엔진의 결함을 잡아내고 철판의 두께를 손끝으로 가늠하던 현장형 리더들이었다. 삼성의 선대 회장들이 반도체 웨이퍼의 수율을 직접 챙기고 현대차의 리더들이 엔진 조립 라인을 발로 뛴 이유는 단순하다. 기술을 모르면 사기를 당하거나 아니면 시장의 거대한 변곡점을 놓치기 때문이다. 2026년 지금, AI라는 인류 사상 최대의 문명 인프라 앞에서 우리 리더들이 직면한 위기는 바로 이 '현장적 감각'의 실종이다. AI는 더 이상 IT 부서의 전유물이 아니다. 기업 전체의 현금 흐름과 생존 전략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이제 리더는 보고서에 적힌 '최적화'라는 단어 대신 '토큰(Token)당 비용'과 '추론(Inference) 지연 시간'이 미치는 재무적 영향을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객 응대 시스템에 거대언어모델(LLM)을 도입할 때 모델 파라미터 수가 늘어남에 따라 발생하는 클라우드 인프라 비용의 기하급수적 증가를 리더가 계산할 수 없다면 그 사업은 시작부터 적자 늪에 빠지게 된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AI 도입 후 뒤늦게 청구되는 '전기료와 인프라 사용료 폭탄'에 당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는 기술적 문해력(Tech Literacy)이 결여된 리더가 실무진의 보고서만 믿고 과감한 베팅을 지시했으나 정작 그 기술이 발휘되는 '물리적 한계'를 간과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참사다.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대표 같은 글로벌 빅테크 사령관들이 직접 코드를 읽고 아키텍처를 논하는 이유는 그것이 곧 '돈의 흐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 HBM 사태가 준 교훈, 보고서의 행간에 숨은 기술적 패착 우리가 목격한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 변화는 리더의 기술적 통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과거 특정 메모리 기술의 시장성이 불투명하다는 보고서 한 줄에 투자를 망설였던 순간, 경쟁사는 기술적 아키텍처의 필연적 변화를 읽고 사활을 걸었다. 결과는 참혹했다. 1등 기업이 2등의 뒤를 쫓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보고서는 과거의 데이터를 요약할 뿐, 미래의 기술적 변곡점을 예측하지 못한다. 오직 리더의 날카로운 기술적 직관만이 그 간극을 메울 수 있다. 재계의 의사결정 타워들은 이제 '보고서 경영'이라는 안락한 감옥에서 벗어나야 한다. 단순히 "AI 전문가를 영입하라"는 지시만으로는 부족하다. 영입한 전문가가 가져온 아키텍처가 우리 기업의 데이터 주권에 부합하는지 아니면 글로벌 빅테크의 종속성만 키우는 '독이 든 성배'인지를 가려낼 안목이 리더에게 있어야 한다. 모델의 학습 원리와 벡터 데이터베이스의 활용법을 모르는 리더에게 AI는 그저 값비싼 장난감일 뿐이다. 희망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최근 우리 주요 기업 집단의 젊은 리더들은 직접 코딩 캠프에 참여하거나 실무진과 밤샘 토론을 하며 AI의 '코드'를 익히고 있다. 이들은 AI가 가져올 윤리적 리스크와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의 기술적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기술적 한계를 아는 리더는 허황된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대신 현실 가능한 단계적 자동화와 고부가 가치 서비스 창출에 집중한다. 진정한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 번째 단추는 결국 사령탑의 변화다. 리더가 AI 인프라의 핵심인 전력 소모량과 데이터 정제 과정의 난이도를 직접 이해할 때, 비로소 조직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리더의 기술 수준이 곧 조직의 천장(Ceiling)이다. 리더가 알지 못하는 기술은 조직 내에서 결코 꽃피울 수 없다. AI는 지출이 아니라 문명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다. 이 거대한 공사 현장에서 리더는 설계도를 읽을 줄 모르는 건축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 철근이 몇 개 들어가는지 콘크리트의 강도가 얼마인지 직접 따져 묻는 리더만이 100년 기업의 성을 쌓을 수 있다.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끄는 리더들이여, 지금 당장 보고서를 찢고 코드를 읽어라. AI 모델의 가중치가 어떻게 변하는지 우리 데이터가 어떤 경로로 지능이 되는지 질문하라. 당신의 기술적 호기심이 대한민국 AI 영토의 크기를 결정한다. 2026년의 전장은 더 이상 보고서 속에 있지 않다. 리더의 뇌와 서버실의 열기 그 사이에 존재한다.
2026-02-04 18: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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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인 각본…박상용 "국조가 날 위증으로 몬 뒤 특검으로 李 공소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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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에도 중동 리스크 여진 남아…건설현장 공사비 갈등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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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비 '2조 클럽' 선착한 대우건설…성수4지구에 기세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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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채무 60% 시대'의 경고, 얄팍한 '예산 만능주의'를 경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