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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독립운동가에 '파리장서운동' 이명균·장석영·유진태
국가보훈부가 '파리장서운동'에 참여했던 이명균(1968년 독립장)·장석영(1980년 독립장)·유진태(1993년 애국장) 선생을 올해 4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31일 보훈부에 따르면 파리장서운동은 1919년 3·1운동 후 프랑스 파리에서 강화회의가 열리자, 독립청원서를 전달해 한일강제병합의 부당함을 국제사회에 호소한 외교적 독립운동이다. 세 명의 선생은 파리강화회의에 제출할 장문의 독립청원서, 즉 '파리장서'를 작성하고 전국 유림 대표 137명의 서명을 받아 국제사회에 발송했다. 이 운동은 단순한 청원에 그치지 않고, 국제 여론을 활용하기 위한 외교독립운동의 성격을 띠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준비 과정에서 문서 작성, 서명자 모집, 전달 경로 확보 등 조직적 활동이 이뤄졌으며 관련 인물들은 일제 탄압으로 체포되고 투옥되는 등 고초를 겪었다. 이명균 선생은 광흥학교 설립 후원과 조선총독 암살 시도 등 적극적인 항일운동을 했고 장서운동 이후에도 조선독립후원의용단에서 활동하며 자기 재산을 처분해 독립자금을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체포돼 고문 후유증으로 순국했다. 장석영 선생은 파리장서 초안을 작성한 핵심 인물로, 이후 체포돼 옥고를 치렀고 출옥 후에도 항일운동에 지속해 참여했다. 유진태 선생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추진되던 장서운동을 연결해 통합을 이루는 역할을 했고, 해외 독립운동가와도 연계해 문서 전달을 지원했다. 이후 계몽운동을 펼치고 신간회에도 참여했다. 보훈부는 이달의 6·25전쟁 영웅에 김현일 공군 대위(참전 당시 중위)와 제임스 파워 칸 영국 육군 중령을 선정했다. 평안남도 평양에서 출생한 김현일 대위는 1949년 육군항공사관학교 제1기로 입교해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7월 공군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1953년 4월 강릉 제10전투비행전대 강릉전진기지에 배속돼 전투 임무에 투입됐다. 그는 첫 전투 출격 이후 동부전선 후방 차단 작전과 고성 351고지 근접 항공지원 작전에 참여해 중동부 전선 일대에서 유엔 공군과 함께 적군을 격파, 지상군 작전을 아군에 유리하게 전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 대위는 1953년 6월 13일 F-51D 전투기 편대 일원으로 출격했다가 전투기가 적 대공포에 피격되면서 전사했다.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려 1계급 특진하고 을지무공훈장을 추서했다. 제임스 파워 칸 중령은 1950년 11월 영국 제29여단 소속 글로스터 연대 제1대대장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1951년 4월 중공군이 대규모 춘계 공세를 시작했을 때 설마리에서 중공군 제63군의 공격에 맞서 치열한 방어전을 전개했다. 글로스터 대대는 수적 열세에도 사흘에 걸쳐 중공군의 파상 공세를 저지해 유엔군 주력부대의 철수를 엄호함으로써 전선 재정비 시간을 확보하고 유엔군이 서울 북방에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하도록 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영국 정부는 칸 중령의 공로를 인정해 1953년 10월 빅토리아 십자훈장을 수여했다. 한편 보훈부는 독립유공자 훈격 재조정과 관련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를 오는 4월 말께 개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4월 공청회에서 기준을 마련하고 공론화를 거쳐서 최소한 이의가 없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용 원광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1962년부터 본격적인 서훈이 이뤄졌을 당시 서훈 대상자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로 제한했고, 이마저도 독립운동에 관한 적극적인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원전 자료가 있어야 했다"면서 "당시 독립운동사에 대한 자료가 충분히 발굴되지 않아 참고할 자료가 충분치 않았고, 관련 연구도 미흡했기 때문에 개개인에 대한 평가에 대해 이론이 제기될 여지가 일부 있다"고 지적했다.
2026-03-31 1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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㉓ 신용호 교보생명 창업주 "보험은 사람의 미래를 지키는 일"
[이코노믹데일리] 누구에게나 별이 빛나는 순간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찰나의 선택으로 시대를 바꾸었습니다. 이 기획은 한국을 움직인 리더들의 결단의 순간을 돌아보며, 지금과 같은 혼돈과 위기의 시대 앞에 놓인 기업들의 생존과 도약을 위해 필요한 용기와 상상력을 다시금 떠올려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6·25전쟁이 정전되고 국가 재건이 한창이던 1958년의 서울. 대부분의 기업이 생존과 자본 축적에만 몰두하던 시절, 자원이 없는 국가의 대안은 교육과 자본이란 철학을 갖게 된 한 남자는 전혀 다른 질문을 던졌습니다. “보험은 돈을 버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어야 한다.” 신용호 교보생명 창업주의 별의 순간은 바로 이 시점에서 시작됐습니다. 그가 1958년 설립한 대한교육보험(현 교보생명)은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니었습니다. ‘교육보험’이란 개념은 당시로서 파격적인 발상이었습니다. 가난 때문에 배움을 포기해야 하는 아이들이 없도록, 보험을 통해 미래의 교육을 준비한다는 그의 생각은 기업의 존재 이유를 근본부터 다시 정의하는 시도였습니다. 1960년대 초반, 특히 1963년을 전후로 교육보험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면서 그의 철학은 비로소 사회적 공감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보험을 ‘불행 대비 상품’이 아닌 ‘미래 설계 도구’로 본 시각은 당시로서는 매우 선구적이었습니다. 신용호 창업주는 1960~70년대 여러 강연과 임직원 교육 자리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보험은 사고가 났을 때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지켜주는 사회적 장치다.” 이 발언은 그의 경영 철학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문장으로 평가됩니다. 이 시기, 그는 보험을 고객과 회사 간의 계약을 넘어 사회 전체를 지탱하는 안전망으로 바라봤습니다. 단기 수익보다 신뢰와 지속성을 중시한 그의 태도는 이후 교보생명의 경영 방향을 결정짓는 근간이 됐습니다. 1976년, 교보생명이 국내 최초로 종신보험을 도입한 것도 이러한 철학의 연장선이었습니다. ‘평생을 책임지는 보험’이라는 개념은 그의 인간존중 경영을 구체화한 상징적인 선택이었습니다. 고도 성장기였던 그 시절 수 많은 기업들이 외형 확장에 집중했지만 그는 속도를 조절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무리한 확장보다 장기적 신뢰를 우선시했고, 이윤보다 사람을 먼저 보는 경영 철학을 고수했습니다. 1988년, 대한교육보험에서 ‘교보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기업의 정체성도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이 시기 그는 “보험은 한 자리에서, 평생 고객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더욱 강조했고, 이는 1990년대 초반 교보의 핵심 운영 철학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른바 ‘한 자리, 평생 고객’ 철학은 보험 설계사와 고객 간의 관계를 일회성이 아닌 평생 동반의 개념으로 승화시킨 결정적 전환점이었습니다. 그의 철학은 보험을 넘어 교육과 문화 영역으로 확장됐습니다. 1981년 교보문고 설립은 그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그는 “사람을 키우는 일은 결국 지식과 문화로부터 시작된다”며 독서 문화 확산과 국민 교양 수준 향상에 기여하고자 했습니다. 기업을 단순한 경제 주체가 아닌 ‘사회적 기관’으로 바라봤고, 장학사업과 문화사업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야 한다는 신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는 보험회사 창업자가 아니라 ‘교육가이자 사상가에 가까운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게 한 배경이 됐습니다. 신용호 창업주의 리더십은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늘 말했습니다. “기업은 사회를 위해 존재한다. 사람이 먼저다.” 이 철학은 교보생명의 ‘정도경영’과 ‘고객 중심 문화’로 이어졌고, 2003년 그의 별세 이후에도 변하지 않는 정신적 유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2020년대에 이른 지금도 교보생명은 국내 대표 생명보험사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여전히 1958년, 한 사람이 던졌던 근본적인 질문이 살아 있습니다. 보험은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니라 삶의 동반자여야 한다는 믿음. 그 철학은 반세기를 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혼돈의 시기일수록 기업은 존재 이유를 다시 묻게 됩니다. 신용호 창업주의 별의 순간은 분명합니다. 이윤이란 숫자 너머에 있는 사람, 그리고 그 사람의 내일을 먼저 생각하는 경영. 그것이야말로 기업이 오래 살아남는 유일한 길임을 그의 삶은 말하고 있습니다. 신용호 창업주의 별은 오늘도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말합니다. “보험은 사람을 돕는 일이다.”
2025-11-28 18: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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