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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p 차' 초접전…'대구 대전환' 김부겸 vs '경제 대개조' 추경호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가 예상을 뒤엎고 초접전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대구 변화론’을 내세워 보수 색채가 짙던 지역 정치 지형에 균열을 내는 중이다. 이에 맞서는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는 경제부총리 출신의 전문성과 탄탄한 보수 조직력을 무기로 막판 추격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단순한 여야 대결을 넘어 기존의 정치적 안정성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산업과 행정의 재편을 선택할 것인가를 묻는 중대한 기로가 됐다. 좁혀지는 격차, 되살아난 보수 결집…안갯속 접어든 대구 민심 최근 여론조사는 대구 민심의 팽팽한 긴장감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한 여론조사(MBC 의뢰,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조사, 2026년 5월 16~17일, 대구광역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 대상,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전화면접 방식, 응답률 15.5%,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김 후보는 43.0%, 추 후보는 37.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6.0%포인트로 오차범위 안이다. 특히 ‘누가 당선될 것 같으냐’는 당선 가능성 질문에는 두 후보가 각각 41.0%로 동률을 이루며 팽팽하게 맞섰다. 이와 같은 결과는 추 후보의 무서운 추격세를 보여준다. MBC가 지난 2026년 4월 28~29일 실시했던 직전 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44.0%, 추 후보가 35.0%로 격차가 9.0%포인트였지만, 약 3주 만에 6.0%포인트 차로 좁혀졌다. 같은 조사에서 대구 지역의 이재명 대통령 국정 운영 긍정 평가는 직전보다 10.0%포인트 하락한 51.0%로 집계됐다. 이는 보수층의 위기감에 따른 결집과 여당 견제 심리가 일부 되살아난 결과로 해석된다. ‘남부권 판교’ 세우는 김부겸 vs ‘부총리 네트워크’ 꺼내 든 추경호 김 후보의 전략은 ‘대구도 바뀔 수 있다’는 변화론이다. 수성구 범어네거리와 반월당역 등 도심 주요 거점을 돌며 출근길 인사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대구의 낡은 산업 구조를 AI·로봇·미래모빌리티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수성구를 ‘남부권 판교’로, 달서구를 ‘인공지능전환(AX) 거점도시’로, 군위군을 ‘통합신공항 기반 미래산업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김 후보는 대구경북신공항을 국가 프로젝트로 전환해 정부 지원을 끌어내고, 대구경북 광역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등 중앙정부 및 여당과의 연결성을 적극 활용하는 ‘구조개편형 전략’을 핵심 축으로 내세웠다. 반면 추 후보는 ‘경제를 아는 시장’임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대구 경제의 장기 침체와 인구 유출을 막을 카드로 ‘대구경제 대개조’를 선언했다. 그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시설, 테슬라 아시아 제2공장, HD현대로보틱스 글로벌 R&D 캠퍼스 유치 등 굵직한 대기업 투자 유치를 공약했다. 경제부총리와 국회의원 시절 쌓은 탄탄한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대구를 반도체·미래차·로봇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추 후보는 침산네거리와 범어네거리 등 주요 교차로 유세를 이어가는 한편, 대구시의사회 등 다양한 직능단체와의 정책 협약 및 지지 선언을 이끌어내며 보수 결집과 조직 기반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당 깃발보다 ‘먹고사는 문제’…대구 낡은 심장 깨울 적임자는 누구 대구는 30년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만큼 섬유·기계금속 중심의 기존 구조를 탈피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과 맞물린 선거판을 흔들 변수는 대구경북(TK) 신공항의 해법, 청년 일자리와 미래산업 민심, 수성·달서·군위의 중도 표심 등이다. 우선 신공항은 군위 편입 이후 대구의 공간 전략, 공항 후적지 개발, 물류·산업 배치까지 좌우하는 핵심 의제다. 김 후보는 이를 국가 프로젝트로 격상해 행정통합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입장인 반면, 추 후보는 신공항과 대규모 산업단지, 대기업 유치를 연계해 물류·교통망의 판을 짜겠다는 구상으로 맞서고 있다. 또한 MBC 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구시장의 최우선 과제로 ‘미래산업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장 높게 나타났고, ‘청년 일자리 창출’과 ‘TK 신공항 건설 등 교통망 확충’이 뒤를 이었다. 유권자의 관심이 정당보다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된 만큼 김 후보의 ‘AI 전환’과 추 후보의 ‘대기업 유치 및 부총리 경험’ 중 어느 쪽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갈지가 관건이다. 아울러 중산층과 전문직이 밀집한 대구 정치의 바로미터 ‘수성구’, 산업단지와 생활 민심이 맞물린 ‘달서구’, 신공항의 직접 이해당사자인 ‘군위군’의 표심 향방이 결정적이다. 김 후보가 이들 지역에서 중도·청년층으로 세를 확장할지 아니면 추 후보가 전통적 보수 지지층을 완벽히 재결집할지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결국 김 후보의 승부수는 “대구도 바뀌어야 산다”는 변화의 호소이고, 추 후보의 승부수는 “경제를 해본 사람이 살린다”는 실적과 능력의 강조다. 대구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하기 힘든 치열한 형국”이라며 “대구 유권자들이 여당 프리미엄의 실행력을 선택할지 보수 본진의 미래 비전과 안정감을 선택할지에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026-05-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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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지급 18일 시작…최대 25만원
[경제일보]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고물가 부담을 덜기 위한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지급이 18일부터 시작된다. 지급 대상은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약 3600만명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차 지급 대상은 2026년 3월 부과된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의 가구별 합산액을 기준으로 선정된다. 외벌이 직장가입자는 건강보험료가 1인 가구 13만원, 2인 가구 14만원, 3인 가구 26만원, 4인 가구 32만원 이하일 경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지역가입자는 1인 가구 8만원, 2인 가구 12만원, 3인 가구 19만원, 4인 가구 22만원 이하가 기준이다. 맞벌이 등 다소득원 가구는 불리하지 않도록 가구원 수를 1명 추가한 기준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직장가입자 2명이 포함된 4인 가구는 5인 가구 기준인 39만원 이하일 경우 지급 대상이 된다. 다만 지난해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액이 12억원을 넘거나 금융소득 합계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고액 자산가는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원 금액은 거주 지역에 따라 다르다. 수도권 거주자는 10만원, 비수도권 거주자는 15만원을 받는다. 인구감소지역 중 우대지원지역 주민은 20만원, 특별지원지역 주민은 25만원을 받는다. 신청 기간은 7월3일까지다. 1차 지급 대상인 기초생활수급자와 한부모가족 등 취약계층 가운데 아직 신청하지 않은 사람도 이 기간 신청할 수 있다. 지원금 사용 기한은 8월31일까지이며 기한 내 사용하지 않은 금액은 소멸한다. 신청 방식은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비슷하다. 신용·체크카드 지급을 원하면 카드사 누리집, 애플리케이션, 콜센터, ARS 등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첫 주에는 혼잡을 줄이기 위해 출생연도 끝자리 기준 요일제가 적용된다. 사용 지역은 주소지 관할 지방자치단체로 제한된다. 사용처는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과 소상공인 매장이다. 다만 주유소는 연매출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지원금은 고유가와 물가 상승 부담을 완화하면서 지역 소비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사용 기한이 정해져 있는 만큼 대상자는 신청 일정과 사용 가능 지역·업종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2026-05-17 08: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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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해양수도'냐, 박형준 '월드클래스'냐
[경제일보] 6·3 부산시장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의 양강 대결로 굳어지고 있다. 전 후보는 정권 교체 이후 형성된 여권 상승세를 바탕으로 ‘해양수도 부산’과 ‘산업 대전환’을 내세우고 있다. 박 후보는 현직 시장으로서 추진해온 대형 프로젝트를 완성하겠다며 ‘월드클래스 부산’과 ‘중단 없는 발전’을 전면에 걸었다. 이번 부산시장 선거는 단순한 여야 대결을 넘어 부산의 미래 노선을 묻는 선거로 흐르고 있다. 전 후보는 중앙정부와 부산시가 보조를 맞춰 가덕도신공항, 북항 재개발, 해양수산 기능 강화, AI 항만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 후보는 이미 설계하고 추진해온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 산업은행 부산 이전, 부산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관광도시 전략을 흔들림 없이 완성해야 한다고 맞선다. 여론조사 흐름은 ‘전재수 우세’ 속 ‘박형준 추격’ 최근 여론조사 흐름은 한마디로 정리하기 어렵다. 일부 조사에서는 전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지만, 또 다른 조사에서는 두 후보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부산MBC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12일 부산시민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두 번째 부산시장 여론조사에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7.7%,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40.2%, 정이한 개혁신당 후보는 2.9%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7.5%포인트로, 전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결과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반면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0~11일 부산 유권자 8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전 후보 43%, 박 후보 41%로 격차가 2%포인트에 그쳤다. 한 달 전 한국갤럽 조사에서 두 후보 격차가 11%포인트였던 점을 감안하면, 박 후보 측의 추격세도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뉴데일리가 리서치웰에 의뢰해 지난 9~10일 부산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전 후보 48.1%, 박 후보 38.2%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는 40대와 50대에서 전 후보 강세가 두드러진 반면, 70세 이상에서는 박 후보가 우위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원도심권·서부산권에서 전 후보가 앞섰고, 동부산권에서는 격차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는 이번 선거가 단순한 여야 대결을 넘어 세대·권역·현직 평가가 복합적으로 얽힌 선거임을 보여준다. 흐름만 놓고 보면 전 후보가 여러 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갤럽 조사에서 격차가 2%포인트까지 좁혀졌다는 점은 박 후보의 추격세도 무시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특히 ARS 조사와 전화면접 조사, 조사 시점과 질문 방식에 따라 응답층이 달라질 수 있어 단일 조사 수치만으로 판세를 확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정치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전 후보에게는 정권 초반 여권 상승세와 부산 교체론이 힘이 되고 있고, 박 후보에게는 현직 시장 프리미엄과 보수 결집, 시정 연속성론이 추격 동력으로 작용하는 구도다. 선거 막판 관전 포인트는 부동층의 이동이다. 부산MBC·한길리서치 조사에서 정이한 개혁신당 후보가 2.9%를 기록한 것처럼 제3지대 표심은 크지 않지만 초접전 구도에서는 의미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여기에 △가덕도신공항 개항 시기 △북항 재개발 △산업은행 부산 이전 △청년 일자리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후보 간 공방이 중도층 판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전 후보가 ‘정권 연계 실행력’을 구체적 로드맵으로 입증하느냐, 박 후보가 ‘검증된 시정 경험’을 체감 성과로 설득하느냐가 남은 기간 판세를 가를 핵심 변수다. 전재수, ‘해양수도 부산’ 앞세워 정권 연계 실행론 부각 전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키워드는 ‘해양수도 부산’이다. 부산을 항만도시의 과거에 머물게 하지 않고, 해양물류·AI 항만·북극항로·해양금융·문화관광을 묶은 미래형 해양수도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전 후보는 부산 현안의 상당수가 중앙정부와 국회 협력 없이는 풀기 어렵다고 보고, 여당 후보로서의 실행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가 강조하는 대표 공약은 부산항 AI 전환이다. 전 후보는 총 8921억원을 투입해 부산항을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항만으로 바꾸겠다는 산업 대전환 공약을 내놨다. 항만 자동화와 디지털 물류, AI 해양산업을 연결해 부산 경제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전 후보 측은 부산의 1인당 지역총생산이 전국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며, 기존 산업 구조만으로는 청년 일자리와 성장 동력을 만들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공약은 부산의 오랜 고민과 맞닿아 있다. 부산은 대한민국 제1의 항만도시이지만, 항만이 곧바로 양질의 지역 일자리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류 기능은 컸지만 부가가치와 금융, 데이터, 연구개발 기능은 수도권이나 해외 거점으로 빠져나갔다는 지적이 많았다. 전 후보는 이 약한 고리를 AI 항만과 해양신산업으로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전 후보가 내세우는 또 다른 축은 중앙정부와의 협력이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또는 해양수산 기능 강화, 가덕도신공항 추진, 북항 재개발 제도 개선, 산업은행 이전 또는 금융중심지 대안 마련은 모두 중앙정부와 국회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전 후보는 “부산시장이 정부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부산 현안이 빨라진다”는 논리를 편다. 다만 전 후보의 공약이 힘을 얻으려면 구체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8921억원 규모의 AI 항만 전환은 재원 조달 방식, 민간 투자 유치, 항만 노동 전환 대책, 관련 법 개정 로드맵이 함께 제시돼야 설득력을 갖는다. 부산 시민은 더 이상 ‘큰 그림’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항만 자동화가 일자리를 줄이는 방향이 아니라 더 높은 임금과 더 좋은 일자리로 이어진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박형준, ‘월드클래스 부산’으로 현직 완성론 전면화 박 후보는 현직 시장으로서 추진해온 부산 대형 프로젝트를 완성하겠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그의 핵심 메시지는 ‘중단 없는 부산 발전’이다. 그는 최근 3호 공약으로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 공항 배후 복합도시 조성, 부산발전특별법 및 산업은행 부산 이전, 연 1000만 외국인 관광객 시대를 여는 관광 전략을 제시했다. 박 후보의 공약은 공항·산업·관광이라는 세 축으로 구성돼 있다. 가덕도신공항을 조기에 개항하고, 공항 배후 복합도시를 조성해 항공물류와 첨단산업을 키우며, 산업은행 이전과 특별법 제정을 통해 부산을 세계 수준의 산업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관광 인프라를 확충해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전략도 담았다. 박 후보의 강점은 공약을 ‘새 약속’이 아니라 ‘진행 중인 계획의 완성’으로 설명한다는 점이다. 그는 가덕도신공항, 북항 재개발, 글로벌허브도시 구상, 산업은행 이전 등을 지난 시정에서 설계하고 다듬어온 실행 계획이라고 강조한다. 현직 시장으로서 중앙부처, 국회, 기업, 지역 경제계와 협의해온 경험을 내세워 “부산을 가장 잘 알고 제대로 해온 사람이 부산의 내일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후보의 ‘월드클래스 부산’ 구상은 부산을 단순한 지방 대도시가 아니라 항공물류·산업·관광이 결합한 글로벌 도시로 끌어올리겠다는 메시지다. 이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전 이후 남은 도시 브랜드와 인프라 논의를 선거 공약으로 재구성한 성격도 있다.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축적된 국제 네트워크와 도시 비전을 실제 사업으로 이어가겠다는 논리다. 그러나 박 후보의 공약 역시 검증의 대상이다.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은 중앙정부의 사업 일정과 예산, 안전성 검토, 시공 방식에 따라 좌우된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국회와 금융권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관광객 1000만명 시대 역시 항공노선, 숙박, 콘텐츠, 교통, 지역 상권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 박 후보가 말하는 ‘완성론’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지난 시정의 성과뿐 아니라 앞으로 4년의 구체적 실행표가 필요하다. 첫 TV토론, 산은 이전·특별법·북항 재개발 놓고 정면 충돌 두 후보의 정책 차이는 첫 TV토론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전 후보와 박 후보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을 놓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박 후보는 시정 5년 동안 설계한 계획을 중단 없이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고, 전 후보는 현안이 지체된 이유와 제도적 한계를 따져 물으며 중앙정부와 국회 협력을 통한 돌파를 주장했다. 북항 재개발을 둘러싼 논쟁도 치열했다. 전 후보는 북항재개발 1단계 랜드마크 부지가 개발되지 못한 배경으로 높은 토지 가격, 항만공사법과 항만재개발법 등 제도적 제약, 수요 창출 문제를 들었다. 그는 관련 법을 개정해 부산항만공사에 사업 시행 권한을 부여하면 새로운 방식의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북항 재개발을 포함한 대형 프로젝트의 연속성을 강조한다. 부산의 핵심 사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없고, 행정의 흐름이 끊기면 더 늦어진다는 논리다. 반면 전 후보는 기존 방식으로는 속도를 내기 어렵고, 중앙정부와 국회 차원의 제도 개선 없이는 북항도 신공항도 제자리걸음을 반복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차이는 이번 선거의 본질을 보여준다. 전 후보는 “바꿔야 빨라진다”고 말하고, 박 후보는 “이어가야 완성된다”고 말한다. 부산 시민은 두 주장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변화가 속도인지, 연속성이 안정인지가 선거 막판의 핵심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가덕도신공항, 두 후보 모두 찬성하지만 해법은 다르다 가덕도신공항은 이번 부산시장 선거의 최대 승부처다. 두 후보 모두 신공항의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개항 시기와 추진 방식, 책임론을 두고는 입장이 갈린다. 전 후보는 여당 시장이 중앙정부와 협력하면 신공항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부산의 숙원사업이 더 이상 정치적 구호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예산과 인허가, 법률 지원을 동시에 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가덕도신공항을 해양수도 부산과 AI 항만, 글로벌 물류도시 구상의 출발점으로 연결한다. 박 후보는 신공항 조기 개항을 자신의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다. 그는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과 공항 배후 복합도시 조성을 통해 부산을 항공물류·산업·관광 허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 측은 이미 부산시가 추진해온 계획과 행정 경험이 있기 때문에 사업의 현실성을 가장 잘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덕도신공항은 공항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강서권 개발, 에코델타시티, 항공물류, 관광, 국제회의, 산업단지 재편이 모두 연결돼 있다. 공항이 늦어지면 부산의 성장 전략도 늦어진다. 반대로 신공항이 제대로 추진되면 부산은 항만과 공항을 동시에 갖춘 복합물류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따라서 유권자가 볼 대목은 찬반이 아니라 실행 방식이다. 전 후보가 중앙정부와의 속도전을 설득할 수 있을지, 박 후보가 현직 시장의 연속성과 실무 경험을 신뢰로 바꿀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북항 재개발, 원도심 부활이냐 개발 지체 반복이냐 북항 재개발은 부산 원도심의 미래와 직결돼 있다. 북항은 단순한 항만 부지가 아니다. 부산역, 원도심, 관광, 상업, 주거, 문화 기능이 한데 만나는 도시 재편의 중심축이다. 북항이 살아야 원도심이 살아나고, 원도심이 살아야 부산 전체의 균형 발전도 가능하다. 전 후보는 북항 재개발의 제도적 병목을 정면으로 거론한다. 높은 토지 가격과 법적 제약, 사업 주체의 한계를 풀지 않으면 랜드마크 부지 개발도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그는 부산항만공사의 역할 확대와 법 개정을 통해 북항 개발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 후보는 북항 재개발을 이미 추진 중인 부산 대전환 프로젝트의 하나로 본다. 행정 연속성이 끊기면 사업은 더 복잡해지고, 투자 유치와 인허가도 지연될 수 있다는 논리다. 박 후보는 부산을 세계도시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북항이 관광과 비즈니스, 문화 기능을 함께 품는 핵심 거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정치컨설팅 관계자는 “북항 문제는 개발 구호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누가 이익을 얻고, 원도심 주민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가며, 부산 청년에게 어떤 일자리가 생기는지가 중요하다”며 “부산 시민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조감도가 아니라 생활권의 회복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항이 일부 개발 사업자의 수익 공간에 그칠지, 부산 시민의 도시 자산으로 돌아올지가 이번 선거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 이전, 부산 금융중심지의 시험대 산업은행 부산 이전도 두 후보가 모두 비중 있게 다루는 사안이다. 박 후보는 산업은행 이전을 부산 금융중심지 완성의 핵심 고리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내려오면 금융기관과 기업, 투자 기능이 함께 움직이고, 부산이 동남권 산업금융의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전 후보도 부산 금융 기능 강화를 강조하지만, 접근 방식은 다소 다르다. 그는 중앙정부와 국회 협의를 통해 현실적인 제도 개선과 기능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에 가깝다. 단순히 본점 이전 구호에 그치지 않고, 부산에 실질적 금융 권한과 투자 기능을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는 논리다. 첫 TV토론에서 산업은행 이전과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벌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박 후보는 기존 추진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고, 전 후보는 그동안 왜 성과가 지체됐는지를 따져 물었다. 이 쟁점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산업은행 이전 문제는 부산 시민에게 상징성이 크다는 의견이 많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고 부산에 고급 금융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산업은행 실제 이전에는 법 개정, 노조 반발, 금융당국 판단, 정치권 합의가 모두 필요하다”며 “후보들이 제시해야 할 것은 구호가 아니라 단계별 실행 전략이다”고 말했다. 청년 일자리, 결국 선거의 마지막 질문 이번 부산시장 선거의 밑바닥에는 청년 일자리 문제가 있다. 부산은 오랫동안 청년 유출 문제를 겪어왔다. 좋은 일자리와 높은 임금, 다양한 문화·창업 기회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하면서 도시 활력이 약해지고 있다. 전 후보는 부산항 AI 전환과 해양신산업, 디지털 산업을 통해 청년이 머무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한다. 항만을 단순 물류 거점에서 데이터·AI·친환경 기술이 결합된 고부가가치 산업 플랫폼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 구상이 성공하려면 기존 항만 노동자와 청년 기술 인력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직업 전환 체계가 필요하다. 박 후보는 가덕도신공항, 산업은행 이전,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관광산업 확대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강조한다. 공항과 금융, 관광, 첨단산업을 묶어 부산의 경제 규모를 키우고, 그 과정에서 청년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이 역시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기업 유치, 임금 수준, 주거 지원, 교통망 확충이 함께 따라야 한다. 막판 행보...전재수 ‘변화의 속도’ 박형준 ‘완성의 신뢰’ 남은 선거 기간 전 후보는 변화의 속도를 더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부산이 더 이상 과거 산업 구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해양수도 부산, AI 항만, 산업 대전환, 중앙정부 협력은 모두 같은 방향의 메시지다. 부산을 바꾸려면 시정 교체와 정권 연계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박 후보는 완성의 신뢰를 강조할 전망이다. 그는 가덕도신공항, 산업은행 이전,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관광도시 전략이 모두 지난 시정에서 설계된 계획이라고 말한다. 중간에 방향을 바꾸면 사업이 늦어지고 부산 발전의 흐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부산시장 선거는 구호의 크기를 겨루는 선거가 아니다”며 “실행의 신뢰를 겨루는 선거다”고 말했다. 이어 “전재수 후보는 정권 연계와 산업 전환의 설계도를 구체화해야 한다. 박형준 후보는 현직 시장의 성과를 시민 체감으로 입증해야 한다”며 “부산 시민은 어느 쪽이 더 그럴듯한가가 아니라 어느 쪽이 더 실제로 해낼 수 있는가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6-05-15 14: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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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 후보, 삼권분립과 협치를 보여줘라
[경제일보] 더불어민주당이 13일 제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6선의 조정식 의원을 선출했다. 조 후보는 5선의 박지원·김태년 의원을 꺾고 결선 없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었다. 원내 제1당 후보가 국회의장으로 선출돼 온 관례를 감안하면, 본회의 표결을 거쳐 후반기 입법부 수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로는 남인순 의원, 국민의힘 몫 국회부의장 후보로는 박덕흠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국회의장 후보 선출은 한 정당의 내부 행사가 아니다. 국회 운영의 방향을 가늠하는 정치적 신호다. 더욱이 지금 국회는 대화와 타협의 언어를 잃어가고 있다. 여야는 민생과 경제, 외교·안보, 재정과 세제, 연금과 노동개혁처럼 협상이 필요한 의제 앞에서도 먼저 상대를 공격하고, 나중에 명분을 찾는 정치를 반복하고 있다. 국회의장에게 요구되는 첫 번째 책무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의장은 다수당의 승리 전리품이 아니라 입법부 전체의 균형추여야 한다. 조정식 국회의장 후보는 수락 발언에서 “일 잘하는 이재명 정부와 함께 대한민국 대전환과 도약을 국회도 함께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올해 말까지 정부 국정과제 입법을 처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집권세력과 국회 다수당이 국정과제 추진에 책임감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국회의장이 그 책임감을 어떻게 구현하느냐다. 의장이 행정부의 입법 지원 창구처럼 보이는 순간 국회의 권위는 스스로 낮아진다. 국회가 정부와 협력할 수는 있지만 정부의 하위 기관이 돼서는 안 된다. 삼권분립은 교과서 속 장식물이 아니다. 권력이 스스로 절제하지 않을 때 민주주의가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막기 위해 만든 최소한의 제도적 안전장치다. 입법부는 법을 만들고 행정부는 집행하며 사법부는 법과 권력의 충돌을 심판한다. 이 세 축이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잡을 때 국가 운영은 안정된다. 국회의장은 그중 입법부의 얼굴이다. 여당 출신일 수는 있지만 의장석에 앉는 순간 당의 사람을 넘어 국회의 사람이 돼야 한다. 지금 국민이 국회에 느끼는 피로감은 단순히 말싸움이 많아서가 아니다. 싸움의 방식이 낡았고 결과가 빈약하기 때문이다. 정쟁은 거칠지만 민생 성과는 더디다. 회의장은 열리지만 합의는 닫힌다. 법안은 쏟아지지만 숙의는 줄어든다. 다수당은 의석의 힘을 앞세우고 소수당은 반대의 명분만 쌓는다. 이런 구조에서는 어느 쪽도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국회의장의 역할은 바로 이 악순환을 끊는 데 있다. 첫째, 의장은 본회의와 상임위 운영에서 절차의 공정성을 지켜야 한다. 다수결은 민주주의의 중요한 원리지만 다수결만으로 민주주의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충분한 토론, 소수 의견의 반영, 법안 심사의 투명성, 이해관계자 의견 청취가 함께 있어야 한다. 의장이 의사봉을 빠르게 두드리는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왜 지금 표결해야 하는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둘째, 의장은 여야 지도부의 정쟁을 중재할 정치적 권위를 세워야 한다. 지금의 국회에는 싸움을 말릴 어른이 부족하다. 당 대표는 당의 이해를 대변하고, 원내대표는 표결 전략을 짠다. 그래서 국회의장은 더더욱 정파의 계산에서 한 발 물러서야 한다. 여당이 밀어붙일 때는 속도를 조절하고 야당이 발목잡기에 머물 때는 대안을 요구해야 한다. 그것이 의장의 균형이다. 셋째, 의장은 민생 입법의 우선순위를 세워야 한다. 물가, 주거, 고용, 자영업, 금융소비자 보호, 지역경제, 저출생과 연금 문제는 여야가 끝없이 대치할 사안이 아니다. 입장이 다르더라도 합의 가능한 지대는 있다. 모든 법안을 이념 전선으로 끌고 가면 국회는 문제 해결 기관이 아니라 갈등 증폭 장치가 된다. 의장은 여야가 최소한의 공통분모부터 처리하도록 회의 구조와 협상 테이블을 설계해야 한다. 넷째, 의장은 행정부 견제라는 국회의 본령을 회복해야 한다. 여당 정부라고 해서 감시가 약해져서는 안 된다. 예산은 국민의 돈이고 법률은 국민의 삶을 바꾼다. 정부가 잘하면 뒷받침하되, 무리하면 멈춰 세워야 한다. 그것이 협치다. 협치는 야당을 달래는 기술이 아니라 권력이 독주하지 않도록 제도를 작동시키는 일이다. 동양 고전 <논어> 는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한다”는 말이 있다. 군자는 조화를 이루되 무작정 같아지지 않고, 소인은 겉으로 같아 보여도 진정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다. 국회가 배워야 할 말이다. 협치는 여야가 생각을 같게 만드는 일이 아니다. 다름을 인정하되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함께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을 찾는 일이다. 국회의장은 이 ‘화이부동’의 정치가 가능한지 보여주는 자리다. 여당과 뜻이 같다는 이유로 야당을 밀어내면 ‘동이불화’가 된다. 야당의 반대가 두렵다는 이유로 아무 결정도 못 하면 그것 역시 책임 회피다. 의장은 다름을 조정하고, 충돌을 절차 안으로 끌어들이며, 최종 결정에 국민적 정당성을 부여해야 한다. 조 후보에게 따라붙는 정치적 평가는 분명하다. 그는 6선 중진이자 민주당 내 핵심 인사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무특보를 지냈고, 당내에서는 친명계 인사로 분류된다. 이런 정치적 이력은 강점일 수도 부담일 수도 있다. 강점은 여권 내부를 설득할 힘이 있다는 점이다. 부담은 국회의장이 여권의 입법 드라이브를 관리하는 사람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평가는 의장 취임 이후의 행동으로 갈릴 것이다. 후반기 국회는 쉽지 않다. 6·3 지방선거 이후 정국은 더 거칠어질 가능성이 있다. 여야는 선거 결과를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며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 할 것이다. 경제 상황도 녹록지 않다. 성장, 물가, 가계부채, 부동산, 기업 투자, 연금개혁 등 어느 하나 간단한 문제가 없다. 이럴 때 국회가 정쟁의 무대에 머물면 그 비용은 국민이 치른다. 국회의장은 국회법의 관리자이자 헌정 질서의 수호자다. 박수를 많이 받는 자리보다 욕을 덜 두려워해야 하는 자리다. 여당에는 절제를 요구하고 야당에는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 행정부에는 협력하되 견제해야 하고 국민에게는 국회가 아직 문제를 풀 수 있는 기관이라는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 조 후보가 진정으로 민생 국회를 말하려면 첫 출발은 명확해야 한다. 국회의장석은 정당의 연장선이 아니라 헌법의 자리라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여당의 속도전과 야당의 반대정치 사이에서 절차와 숙의를 지켜내야 한다. 그것이 삼권분립이다. 그것이 협치다. 국회가 다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길은 거창하지 않다. 덜 싸우라는 것이 아니다. 제대로 싸우라는 것이다. 국민 앞에서 근거를 놓고 다투고 절차 안에서 양보하며 결과에 책임지는 정치가 필요하다. 후반기 국회의장은 그 첫 장면을 만들어야 한다. 조정식 국회의장 후보가 보여줘야 할 것은 당에 대한 충성이 아니라 헌법에 대한 충성이다. 지금 국회에 필요한 의장은 강한 의장이 아니라 공정한 의장이다.
2026-05-14 10: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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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보위, 중대 개인정보 유출 기업...9월부터 매출 최대 10% 과징금
[경제일보] 오는 9월부터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낸 기업에는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이 부과된다. 정부는 주요 공공시스템과 대규모 개인정보 처리 시스템에 대한 직접 점검도 확대해 사후 제재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개인정보 관리체계를 전환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2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예방 중심 개인정보 관리체계 전환 계획’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징벌적 과징금 도입이다. 오는 9월11일 시행되는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적용 대상은 고의 또는 중과실로 3년 내 반복된 위반 행위가 발생했거나 1000만명 이상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발생한 경우다. 대규모 유출 사고가 반복돼도 제재 수준이 기업 규모에 비해 낮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과징금 산정 기준도 강화된다. 오는 19일 시행되는 개정 시행령에 따라 과징금 기준은 기존 ‘최근 3년 평균 매출액’에서 ‘직전 연도 매출액’과 ‘최근 3년 평균 매출액’ 가운데 더 높은 금액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매출이 급증한 기업이 낮은 평균 매출 기준을 적용받는 문제를 줄이려는 취지다. 조사와 처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도 도입된다. 개인정보위는 이행강제금과 신고포상금 제도를 마련하고 증거 은닉 행위에 대한 제재도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개정법과 시행령은 시행 이후 발생한 사건부터 적용된다. 현재 조사 중인 쿠팡이나 KT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는 소급 적용이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는 제재 강화와 함께 인센티브도 병행한다. 법정 기준을 넘어서는 보호조치와 보안 투자, 안전관리체계 운영 수준 등을 종합 평가해 과징금 감경 등 혜택을 제공한다. 오는 9월부터 시행되는 경영진의 개인정보 보호책임이 현장에서 이행될 수 있도록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활동 공개도 유도할 방침이다. 위험도에 따른 차등 관리체계도 구축한다. 주요 공공시스템 387개와 교육·복지 등 고위험 분야를 개인정보위가 직접 집중 관리한다. 올 하반기부터는 주요 공공시스템과 대규모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약1700개 고위험 정보시스템을 정기 점검한다. 점검 대상은 공공기관에 그치지 않는다. 개인정보위는 클라우드 사업자 전문 수탁사 시스템 공급사 등 공급망 전반으로 점검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상조회사와 고객상담센터 등에 대한 점검이 진행 중이며 초·중·고 에듀테크 업체도 추가 점검 대상에 포함된다. 서비스 설계 단계에서부터 개인정보 보호 요소를 반영하는 ‘개인정보 중심 설계’ 원칙도 제도화된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영향평가 기준과 ISMS-P 인증 기준에 개인정보 중심 설계 원칙을 반영할 계획이다. 공공부문 보호 역량 강화도 추진된다. 개인정보위가 지난 3월 공공시스템을 긴급 점검한 결과 개인정보보호 전담 인력은 중앙부처 평균 1.1명, 기초지방정부 평균 0.3명 수준에 그쳤다. 정부는 공공부문 개인정보 보호 인력과 예산을 확충하고 전담 인력 처우 개선도 추진한다. 피해 구제 체계도 강화된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기업과 기관의 손해배상 책임을 원칙으로 하고 입증 책임도 기업이 지도록 해 법정 손해배상 제도 활성화를 추진한다. 유출 피해자가 피해 사실과 손해를 모두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겠다는 방향이다. 개인정보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도 넓어진다. 개인정보 수정, 동의 철회, 회원 탈퇴를 어렵게 만드는 다크패턴을 집중 점검하고 개인정보 침해신고센터 기능도 강화한다. 민감정보가 유출될 경우 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 불법 유통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탐지·삭제를 지원한다. 수사기관과의 협력도 강화된다. 개인정보 불법 유포자와 이용자에 대한 추적과 처벌을 확대해 유출 이후 2차 피해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계획은 개인정보 보호정책의 무게중심을 사후 처벌에서 사전 예방으로 옮기려는 시도다. 대규모 플랫폼과 전자상거래, 통신, 공공서비스에서 개인정보가 대량으로 처리되는 만큼 단순 과징금 부과만으로는 피해를 막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규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고의·중과실 여부와 반복 위반 판단 기준, 1000만명 이상 유출 사고의 책임 범위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개인정보 보호 투자와 경영진 책임을 강화하되, 기업이 예측 가능한 기준 아래 대응할 수 있도록 하위 기준을 명확히 정비하는 것이 관건이다. 송경희 개인정보위원장은 민간 분야 평가제도 도입과 관련해 “민간은 자발적으로 개인정보 보호를 유도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그간 ISMS-P 제도가 그 역할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이어 “앞으로는 위험도에 따라 ISMS-P 체계를 차등 적용할 계획”이라며 “고위험 분야에는 강화된 인증 기준을 적용하고 보통인 경우에는 표준, 위험도가 낮은 분야에는 좀 더 간편화된 인증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5-12 17: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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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AI 융합 법제화…정부, 양자보안·영향평가 의무화
[경제일보] 정부가 양자컴퓨팅과 슈퍼컴퓨팅,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차세대 융합 기술을 법적으로 지원한다. 양자보안체계 구축과 양자기술 영향평가도 의무화해 연구개발 중심이던 양자 정책을 산업화·보안·국방 활용 단계로 넓히는 것이 핵심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2일 ‘양자과학기술 및 양자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양자기술 지원 범위를 연구개발에서 산업화 공급망 보안 국방 적용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은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된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양자컴퓨팅·슈퍼컴퓨팅·AI 융합 분야에 대한 지원 근거가 신설된 점이다. 양자컴퓨팅의 계산 우위와 슈퍼컴퓨팅의 고속 연산, AI의 학습·추론 능력을 결합해 신약 개발 소재 설계 최적화 문제 등 기존 기술로 풀기 어려웠던 난제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연구개발과 실증, 인력 양성 지원도 가능해졌다. 양자 종합계획에는 양자 AI 활용 촉진과 안전·신뢰성 확보 방안도 포함해야 한다. AI와 양자 기술이 결합할 경우 계산 성능은 높아지지만 보안과 신뢰성 문제가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 산업화 지원 장치도 강화됐다. 양자기술 상용화 과정에서 규제가 걸림돌이 될 경우 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이 정부에 규제 개선을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관련 규제를 정비하거나 규제 특례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양자 분야 소재·부품·장비 공급망 취약 요소 진단과 국내 공급망 확보, 국제 공급망 협력을 위한 사업 지원 근거도 새로 마련됐다. 양자클러스터 지정 기준도 구체화된다. 교통망 등 입지 기준을 명확히 해 양자 산업 거점 조성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내용이 포함됐다. 규제 개선과 상용화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에게는 경미한 과실에 대한 적극행정 면책 특례도 적용된다. 보안 분야에서는 양자보안체계 구축 의무가 핵심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은 양자내성암호와 양자키분배 등 양자보안기술을 확보하고 적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양자컴퓨터가 고도화될 경우 현행 공개키 암호체계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최근 고성능 AI 모델을 활용한 사이버 공격 가능성이 커진 점도 배경으로 작용한다. AI가 취약점 탐지와 공격 자동화를 빠르게 고도화하고, 양자컴퓨팅이 기존 암호 해독 능력을 키울 경우 국가 핵심 인프라의 보안 체계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된다. 양자내성암호는 양자컴퓨터로도 풀기 어려운 수학적 난제를 기반으로 하고, 양자키분배는 양자역학 특성을 활용해 암호키 탈취를 탐지·차단하는 방식이다. 국방 분야 활용 근거도 마련됐다. 과기정통부는 국방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도·감청 방지 통신체계, 스텔스기 탐지가 가능한 양자레이더, 양자항법체계 등을 개발·실증할 수 있게 된다. 양자기술이 통신 보안과 정밀 탐지, 위치·항법 분야의 군사적 경쟁력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양자기술 영향평가도 의무화된다. 국가안보나 국민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야에서 양자기술을 활용하는 사업은 추진 전에 영향평가를 거쳐야 한다. 기술 도입이 가져올 보안 위험과 사회적 파급효과를 사전에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개정안은 양자기술을 연구실 단계에서 산업 현장과 공공 인프라로 옮기기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양자 정책은 원천기술 확보와 연구개발에 무게가 실렸지만, 앞으로는 상용화 규제개선 공급망 보안 국방 실증까지 함께 관리하는 구조로 이동하게 된다. 다만 법 시행 이후 과제도 적지 않다. 양자보안체계 구축 의무가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기관별 적용 대상과 전환 일정, 기술 기준이 구체화돼야 한다. 양자내성암호 전환은 단순히 암호 알고리즘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기존 시스템과 서비스, 인증 인프라를 함께 점검해야 하는 작업이다. 공공기관과 민간 핵심 인프라의 준비 수준을 끌어올리는 세부 로드맵이 필요하다. 양자 AI 융합도 단기 성과보다 장기 투자가 중요한 영역이다. 신약 개발 소재 설계 국방 보안 등 고부가 분야에서 실제 활용 사례를 만들려면 연구개발 지원뿐 아니라 데이터 인프라, 전문 인력, 실증 환경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정부가 하위법령을 통해 세부 기준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가 제도 안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양자는 AI의 높은 전력 소모와 연산속도 한계를 극복하고 AI 혁신을 한 차원 더 진전시킬 수 있는 핵심 전략기술”이라며 “정부는 대한민국이 AI 이후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양자 전 주기에 걸쳐 정책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5-12 16: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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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기준 내일 공개…부동산 보유 가구 제외되나
[경제일보] 정부가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지급 대상 선별 기준을 11일 공개한다. 전체 국민 가운데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되, 고액 금융자산이나 부동산을 보유한 가구는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고유가 장기화로 교통비와 물류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정부는 취약계층과 중산층 이하 가구의 생활비 부담을 덜기 위한 선별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11일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지급 대상 기준과 신청 방식을 발표한 뒤 오는 18일부터 7월 3일까지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2차 지급 대상은 전체 국민 중 소득 하위 70%다. 지급 금액은 거주 지역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수도권 거주자는 1인당 10만원, 비수도권 거주자는 15만원을 받는다. 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중 우대지원지역 주민은 20만원, 특별지원지역 주민은 25만원을 각각 지급받는다. 정부는 지급 대상 선별에 건강보험료 기준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당시와 유사하게 가구별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 합산액을 기준으로 소득 수준을 판정하는 방식이다. 건강보험료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소득·재산 정보를 일정 부분 반영한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대규모 지원 대상을 가려내는 행정 기준으로 활용돼 왔다. 다만 이번 지원금은 지난해 소비쿠폰보다 선별 기준이 더 엄격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소득 하위 90%를 대상으로 했지만 이번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지급은 소득 하위 70%로 대상이 좁아졌다. 그만큼 건강보험료 기준선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중상위 소득층 일부는 지난해 소비쿠폰을 받았더라도 이번 지원 대상에서는 제외될 수 있다. 고액 자산가 배제 기준도 마련된다. 정부는 단순히 건강보험료만으로 지급 대상을 정할 경우 소득은 낮게 잡히지만 금융자산이나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가구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을 감안해 별도의 컷오프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소비쿠폰 지급 때는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액이 12억원을 초과하거나 금융소득 합계액이 2000만원을 넘는 경우 가구원 전체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에도 이와 유사한 방식의 고액 자산가 제외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에 대한 특례도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는 청년층과 고령층 비중이 높아 소득 구조가 일반 다인 가구와 다르다. 건강보험료만으로 일률 판정할 경우 실제 생활 여건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이를 고려해 1인 가구에 별도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맞벌이 가구에는 가구원 수를 추가 인정하는 방식의 특례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소비쿠폰 지급 당시에는 2인 맞벌이 가구를 사실상 3인 가구 기준으로 판정하는 방식이 활용됐다. 맞벌이 가구는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게 산정되지만, 보육·교통·주거비 부담도 함께 크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이번 지원금은 고유가 부담이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도 반영했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좋은 수도권은 1인당 10만원을 지급하는 반면, 비수도권은 15만원으로 지원액이 더 크다. 자동차 의존도가 높고 이동 거리가 긴 지역일수록 유류비 부담이 크게 작용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인구감소지역에는 최대 25만원까지 차등 지급해 지역 균형 지원 성격도 더했다. 앞서 정부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을 대상으로 1차 지원금을 지급했다. 1차 지원금 신청은 지난 8일 마감됐으며, 지급률은 91.2%로 집계됐다. 행안부는 1차 신청 기간에 접수하지 못한 취약계층도 2차 지급 기간에 추가 신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가 11일 공개할 세부 기준에는 건강보험료 기준액, 가구원 수 산정 방식, 맞벌이·1인 가구 특례, 고액 자산가 제외 기준, 신청 절차와 지급 방식 등이 담길 전망이다. 지원 대상 여부는 가구 단위로 판정될 가능성이 높고 신청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창구를 병행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2026-05-10 17: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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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달러 대미 투자 '시동'…한미, 조선·원전·LNG 프로젝트 본격 협의
[경제일보] 한미 양국 정부가 3500억달러, 우리 돈 약 523조원 규모의 대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 이행을 위한 고위급 협의에 본격 착수했다. 조선, 원전, 액화천연가스(LNG) 등 산업·에너지 분야가 핵심 협력 축으로 떠오른 가운데, 첫 투자 사업은 오는 6월 대미투자특별법 발효 이후 구체화될 전망이다. 산업통상부는 김정관 장관이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국 정부 주요 인사들과 대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 및 양국 산업·통상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10일 밝혔다. 김 장관은 8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이후 한국 측 후속 법령 제정과 추진 체계 구축 상황을 설명했다. 산업부는 “양측은 조선·에너지 등 상호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그동안 논의해온 프로젝트 구상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대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 추진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의 배경에는 지난해 11월 한미 양국이 합의한 총 350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가 있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이 합의에 따라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특별법 발효 전까지 시행령 등 하위 법령을 정비하고, 미국 측과 투자 후보 사업을 검토할 계획이다. 첫 투자 사업인 이른바 ‘1호 프로젝트’는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출범한 뒤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력 후보로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LNG 수출 터미널 건설 사업과 신규 원전 건설 등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가 거론된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에너지 프로젝트는 미국의 에너지 안보 전략과 한국 기업의 기술·시공 역량이 맞물릴 수 있는 분야로 평가된다. 조선 분야 협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부와 미국 상무부는 이번 김 장관의 방미를 계기로 ‘한미 조선 파트너십 이니셔티브’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이를 통해 워싱턴DC에 ‘한미 조선협력센터’를 연내 설립하기로 했다. 한미 조선협력센터는 현지 네트워크 구축, 정책 동향 공유, 양국 기업 간 협력 지원을 맡는다. 미국 조선소의 생산성 개선과 인력 양성 프로그램 운영도 지원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은 2028년까지 추진되며,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주관하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참여한다. 올해 예산은 66억원 규모다. 조선은 이번 대미 투자 구상의 핵심 분야다. 한국이 약속한 대미 투자금 3500억달러 가운데 1500억달러가 조선 분야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미국은 자국 조선업 재건과 해양 안보 강화를 추진하고 있고,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상선·해양플랜트 건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조선 협력은 단순한 산업 협력을 넘어 공급망·안보 협력 성격까지 띠고 있다. 김 장관은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 OMB 국장과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이 추진 중인 ‘마스가’ 프로젝트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미국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마스가는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의 프로젝트로, 미국 내 조선업 재건 과정에서 한국의 투자와 기술 협력을 결합하는 구상이다. 에너지 분야 협의도 이어졌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만나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협력 진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원전은 한미 양국 모두 전략적 이해가 큰 분야다. 미국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에너지 안보를 중시하고 있고, 한국은 원전 설계·건설·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김 장관은 미 의회를 상대로 한 아웃리치 활동도 병행했다. 대표적 지한파 의원으로 꼽히는 빌 해거티 테네시주 연방 상원의원과 화상 면담을 진행해 원전 협력과 디지털 이슈 등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원전 등 상호 관심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디지털 이슈 등에 대한 상호 이해를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아웃리치 활동을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미는 대미 투자 프로젝트가 선언 단계에서 실행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대규모 투자 합의를 통해 산업·에너지 협력의 큰 틀을 마련했다. 이번에는 그 틀 안에서 어떤 분야에, 어떤 방식으로, 어느 기관이 투자하고 협력할지를 조율하는 단계로 들어선 셈이다. 다만 실제 프로젝트 추진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3500억달러라는 투자 규모가 워낙 큰 만큼 재원 조달 구조, 투자 수익성, 한국 기업의 참여 방식, 미국 내 인허가 절차, 현지 정치 변수 등이 모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조선과 원전, LNG 인프라 사업은 장기 프로젝트 성격이 강해 초기 협의 이후에도 세부 조건 조율이 중요하다. 한국 입장에서는 대미 투자 확대가 기회와 부담을 동시에 갖는다. 미국 시장에서 산업 기반을 넓히고 에너지·조선·원전 분야의 협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 막대한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향할 경우 국내 산업 투자와의 균형, 기업 부담, 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산업부는 향후 미국 측과 대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 관련 협의를 지속하면서 한미 산업·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고 주요 통상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협의는 한미 경제협력이 기존의 교역 중심에서 투자·산업·에너지 안보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3500억달러 대미 투자가 조선·원전·LNG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성과로 이어질 경우, 한미 경제동맹의 무게중심은 단순한 수출입 관계를 넘어 전략산업 공동 구축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2026-05-10 1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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