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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엔비디아' 현실로…SKT, 데이터센터서 국산 반도체 검증 진행
[경제일보]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실증이 본격화되면서 'K-엔비디아'로 불리는 국내 AI 반도체 육성 전략이 현장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정부의 대규모 투자 계획과 민간 기업의 인프라 구축이 맞물리며 소버린 AI 구현을 위한 생태계 조성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SK텔레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천에 위치한 SK텔레콤 AI 서비스 전용 데이터센터를 방문해 국산 NPU(신경망처리장치) 적용 현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정부가 추진 중인 'K-엔비디아 육성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AI 반도체의 실제 적용 사례를 확인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는 과기정통부 관계자와 함께 국내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 경영진이 동행했고 데이터센터 내 국산 NPU 기반 서버 운영 상황이 공유됐다. 현재 해당 데이터센터에는 리벨리온의 데이터센터용 NPU '아톰'과 '아톰 맥스'를 탑재한 서버가 구축돼 실제 서비스에 활용되고 있다. SK텔레콤은 해당 데이터센터의 NPU를 자사 AI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통화 내용을 자동으로 정리하는 '에이닷'과 통화 요약 기능, 반려동물 영상 진단 보조 서비스 '엑스칼리버' 등에 국산 NPU가 활용되고 있다. 특히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를 기반으로 하루 최대 5000만건 규모의 API 호출을 처리하며 국산 LLM과 국산 반도체를 결합한 소버린 AI의 구현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K-엔비디아 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AI·반도체 분야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해 5년간 50조원, 올해 10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고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수준의 AI 반도체 기업을 육성한다는 목표다. AI 반도체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 꼽힌다. 미국의 IT 리서치 기업 가트너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이 지난 2024년 818억 달러(약 121조원) 규모에서 오는 2029년까지 3902억 달러(약 577조원) 규모까지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의 성장을 따라가기 위해 정부는 단순 칩 개발을 넘어 소프트웨어와 모델, 서비스까지 포함한 '풀스택' 실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성능과 경제성을 검증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에 SK텔레콤과 리벨리온은 글로벌 반도체 설계 기업 Arm과 협력해 CPU와 NPU를 결합한 AI 추론 서버 개발에 착수했고 향후 자체 AI 모델을 해당 인프라에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양사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도 함께 참여하며 기술 검증과 상용화를 병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자회사 사피온코리아와 리벨리온의 합병 이후 지분 관계를 기반으로 협력을 강화하며 데이터센터와 서비스 전반에 국산 NPU 적용을 확대할 전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가 간 AI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AI 생태계의 자립성 강화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국산 LLM이 국산 NPU를 통해 서비스되는 '소버린 AI'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4-29 16:30:00
"물러설 곳 없다"… 리벨리온·퓨리오사AI
[이코노믹데일리] 엔비디아가 그록 인수를 통해 학습과 추론을 모두 장악하는 구조를 완성하자 한국 AI 반도체 산업이 서 있던 전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국내 신경망 처리 장치 기업들은 “엔비디아보다 싸고 전력 효율이 높다”는 논리로 시장을 설득해 왔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가격과 효율까지 흡수한 이후 이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2026년 1월 현재 판교 테크노밸리의 분위기는 냉정하다. ‘타도 엔비디아’라는 구호는 사라졌고 대신 “어디에서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질문이 기업 전략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는 같은 위기 앞에서 전혀 다른 선택을 했다. 하나는 통합과 규모로 돌파를 시도했고 다른 하나는 독자 노선과 실전 검증으로 답을 찾고 있다. 리벨리온은 2024년 말 SK텔레콤 자회사 사피온과의 합병을 통해 단숨에 국내 최대 AI 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했다. 이 합병은 단순히 기업 규모를 키운 이벤트가 아니다. 통신,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고객망을 보유한 사피온과 설계 중심 팹리스였던 리벨리온이 결합하면서 ‘칩을 만들 수 있는 회사’에서 ‘칩을 실제로 팔 수 있는 회사’로 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벨리온의 전략은 명확하다. 엔비디아가 그록을 통해 정적 메모리 기반의 초고속 추론에 올인했다면 리벨리온은 고대역폭 메모리를 활용한 ‘용량 효율성’으로 정면 승부를 피한다. 초거대 언어모델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칩 하나당 처리할 수 있는 모델 크기는 비용 구조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정적 메모리 방식은 속도는 빠르지만 대규모 모델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칩 수를 늘릴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인프라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리벨리온은 이 지점을 파고든다. 최신 미세 공정과 대용량 고대역폭 메모리를 결합해 소수의 칩으로도 안정적인 추론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중동, 동남아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는 국가 단위 고객에게 특히 매력적인 구조다. 실제로 리벨리온이 사우디아람코 투자를 유치한 배경에는 ‘미국 기술 의존을 낮춘 독자적 AI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 퓨리오사AI는 전혀 다른 길을 간다. 이 회사는 글로벌 빅테크의 인수 제안을 거절하고 독자 생존을 선택했다. 이는 기술에 대한 자신감 없이는 불가능한 결정이었다. 퓨리오사AI의 전략은 명확하게 ‘실사용 검증’에 맞춰져 있다. 화려한 스펙 경쟁 대신 실제 데이터센터에서 돌아가는 성능과 운영 비용 절감 효과를 증명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그 결과 퓨리오사AI의 차세대 칩은 국내 대기업의 까다로운 검증을 통과해 초거대 언어모델 구동에 투입됐다. 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평가받은 것은 단순 연산 성능이 아니라 전력 효율과 안정성이었다. 데이터센터 운영에서 전력 비용은 곧 수익성의 문제다. 퓨리오사AI는 불필요한 연산을 줄이는 독자 아키텍처를 통해 이 지점을 공략했다. 이 두 기업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더 이상 엔비디아와 ‘정면 대결’을 상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엔비디아가 제공하지 못하거나 제공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자신들만의 생존 가치를 증명하려 한다. 2026년은 이 전략이 시장에서 통할지 판가름 나는 첫 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실험의 결과는 정부와 산업계의 다음 선택으로 이어진다.
2026-01-21 13: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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