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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소프트뱅크와 AI 사회적 가치 측정 나선다…글로벌 표준 개발 추진
[경제일보]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기업들이 AI를 통해 창출하는 사회적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생산성과 매출을 넘어 AI가 사회 안전과 디지털 포용, 고객 편익 등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려는 시도로, 향후 글로벌 AI 서비스의 지속가능성과 ESG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SK텔레콤은 일본 소프트뱅크, 사회적가치연구원(CSES)과 AI·ICT 기술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공동 방법론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3사는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사회적 가치 측정 및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AI 기술은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사회 안전망 강화와 디지털 포용, 고객 편의 향상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다만 AI가 실제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객관적인 수치로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아 이를 표준화하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이에 3사는 AI와 ICT 기반 제품 및 서비스가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표준 방법론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사례 연구와 공동 보고서 발간, 포럼 개최 등을 통해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으로 관련 측정 체계를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협력은 지난 2024년 체결한 첫 업무협약의 연장선이다. 당시 3사는 사회적 가치 측정 워크숍과 사례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소프트뱅크의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공시하고 SK텔레콤의 측정 지표와 비교·분석하는 작업도 수행했다. 양사는 지난 2년간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AI 시대에 맞는 사회적 가치 측정 체계를 한층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각 사가 보유한 사업 데이터와 측정 노하우를 활용해 AI 서비스의 사회적 효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계량화하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한 표준 지표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생성형 AI 도입이 확산되면서 기업의 AI 활용 성과를 단순한 생산성이나 비용 절감 효과뿐 아니라 사회적 기여도까지 함께 평가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AI 기반 돌봄 서비스와 재난 대응, 범죄 예방, 디지털 취약계층 지원 등 공공성과 연계된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이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18년부터 기업 활동 전반에서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왔다. 취약계층 돌봄과 재난 대응, 범죄 피해 예방 등 AI·ICT 기반 사회안전망 서비스의 사회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왔으며, 지난 2021년부터는 세부 지표와 측정 방식까지 공개하며 측정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은 SK그룹이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 재단으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성과를 함께 평가하는 SK그룹의 '더블 바텀 라인(DBL)' 측정 체계를 개발하고 관련 연구와 학술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엄종환 SK텔레콤 지속가능경영실장은 "AI가 만드는 사회적 효용과 해결 과제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설명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AI 시대에 걸맞은 사회적 가치 측정 표준 방법론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026-07-09 09:2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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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이 맛집 넘어 여행까지 짠다…카카오, 'AI 예약 비서' 승부수
[경제일보] 카카오톡이 검색창을 대신하려 한다. 친구와 주말 약속을 이야기하면 AI가 장소를 고르고, 채팅방에 공유하고, 예약까지 이어주는 방식이다. 카카오가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앞세워 대화형 AI를 실제 생활 서비스로 묶는 실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대표 정신아)는 최근 카나나 인 카카오톡의 장소 에이전트 기능을 강화하는 업데이트를 지난 7일 진행했다. 기존 식당 중심의 추천·예약 기능은 관광지와 숙박, 전시·공연·영화관, 주유소·편의점·자동차 정비소 등으로 확대됐다. 이용자는 카카오톡 대화 중 주말 일정이나 모임 장소를 이야기하면 카나나를 통해 맥락에 맞는 장소를 추천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친구와 “주말에 뭐 하지”라고 대화하면 전시, 팝업 행사, 근교 나들이 장소 등을 제안받고 추천 내용을 채팅방에 공유한 뒤 예약까지 이어갈 수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베타 서비스 이후 일정과 답변을 연결한 장소 추천 기능도 고도화하고 있다. 특정 지역 방문 일정이 카나나에 등록되면 매일 아침 제공되는 일정 브리핑에서 해당 지역 맛집이나 방문 장소의 주차·메뉴 정보 등을 함께 알려준다. 장소 추천 답변 뒤에는 이용자가 이어서 물어볼 만한 후속 질문도 제안한다. 이번 업데이트는 카카오가 말해온 ‘에이전틱 AI’ 전략의 구체화다. 에이전틱 AI는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 의도를 해석해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하고 실행까지 돕는 AI를 뜻한다. 카카오톡 안에서 대화, 검색, 지도, 예약을 연결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카카오가 가진 생활 플랫폼의 결합력이 커질 수 있다. 카카오는 향후 카나나 인 카카오맵에서 제공하는 업종별 맞춤 추천 기능도 카나나 인 카카오톡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용자가 “1박 2일 여행” 같은 대화를 나누면 원하는 지역의 숙소와 관광지, 맛집을 묶어 추천하는 방식이다. 여행 일정을 카카오맵과 연동해 시간대별 방문 장소를 지도에 표시하는 기능도 검토 중이다. 배경에는 AI 수익화 압박이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압도적인 이용자 접점을 갖고 있지만 생성형 AI 경쟁에서는 빅테크보다 늦게 출발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카카오가 선택한 길은 범용 모델 경쟁보다 카카오톡, 카카오맵, 카카오톡 예약하기, 선물하기, 카카오페이 등 내부 서비스를 AI로 엮는 생활형 에이전트다. 관건은 완성도다. 장소 추천은 빠를 수 있지만 실제 예약과 결제, 일정 반영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면 이용자 신뢰는 쉽게 떨어진다. 카나나가 대화 맥락을 제대로 읽고 적절한 장소를 제안하는지, 예약 가능한 상품으로 정확히 연결하는지, 광고성 추천과 이용자 편익 사이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중요해진다. 카카오 관계자는 “장소 에이전트 강화로 질문에 단순히 답하는 검색을 넘어 이용자 의도를 해석하고 필요한 기능을 스스로 판단해 조합하는 에이전틱 AI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톡의 AI 전략은 화려한 모델 발표보다 일상에서 반복되는 작은 행동을 얼마나 줄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약속 장소를 찾고, 비교하고, 공유하고, 예약하는 과정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불편이다. 카나나가 이 과정을 자연스럽게 처리한다면 카카오톡은 메신저를 넘어 생활 실행 플랫폼으로 한 단계 더 움직일 수 있다.
2026-07-08 07: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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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의 귀환, 에너지 안보와 책임의 균형을 세울 때다
문명이 화려해질수록 인간은 때때로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잊는다. 전기가 그렇다. 우리는 스마트폰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의 불빛을 당연한 듯 여기지만, 그 모든 문명의 밑바닥에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라는 가장 오래되고도 근본적인 조건이 놓여 있다. 전기가 흔들리면 산업이 흔들리고, 산업이 흔들리면 국가의 경쟁력과 국민의 삶도 함께 흔들린다. 정부가 경북 영덕에 대형 원전 2기, 부산 기장에 국내 첫 소형모듈원전(SMR) 1기 건설 용지를 확정한 것은 그런 점에서 단순한 발전소 건설 계획이 아니다. 신규 원전 부지 선정이 14년 만이라는 사실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에너지 문제를 얼마나 오랫동안 이념과 공포,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 묶어 두었는지를 보여준다. 이제야 비로소 국가 에너지 전략의 저울추를 현실 쪽으로 돌려놓으려는 늦었지만 필요한 결단이라 할 수 있다. 인공지능 시대는 전력의 시대다. AI 데이터센터, 첨단 반도체 공장, 배터리 산업, 클라우드 서비스는 막대한 전기를 먹고 자란다. 데이터가 새로운 석유라면 전기는 그 데이터를 움직이는 혈액이다. 안정적인 전력 없이 AI 강국도, 제조업 강국도, 첨단산업의 미래도 없다. 에너지는 더 이상 단순한 산업 정책이 아니라 안보 그 자체다. 국제 정세가 흔들리고 에너지 공급망이 불안정해질수록 자국 안에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은 국가 생존의 핵심 조건이 된다. 이번 결정에서 주목할 대목은 지역 주민들의 높은 찬성률이다. 영덕 주민 찬성률이 86%에 달했다는 사실은 과거의 이른바 ‘원전 포비아’를 넘어선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말해 준다. 원전은 한때 두려움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막연한 공포만으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할 수는 없다. 주민들은 이제 위험과 편익, 지역 경제와 국가적 필요를 함께 따져 보기 시작했다. 이는 감정의 정치에서 상식의 정치로 이동하는 중요한 신호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데서 시작되고,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작은 데서 시작된다”고 했다. 에너지 정책도 마찬가지다. 거창한 구호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필요한 한 걸음을 내딛는 일이다. 원전 부지 확정은 그 첫걸음이다. 그러나 첫걸음이 옳다고 해서 모든 길이 저절로 열리는 것은 아니다. 큰 결단일수록 그 뒤에는 더 큰 책임이 따라야 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다. 원전을 짓겠다고 하면서 사용후핵연료의 영구처분장 문제를 뒤로 미루는 것은 책임 있는 국가 운영이 아니다. 지금의 임시 저장 방식은 언젠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오늘의 전기를 쓰기 위해 내일의 세대에게 부담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원전 확대가 진정한 국가 전략이 되려면 영구처분장 마련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법적·제도적 장치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공자는 “군자는 의를 생각하고 소인은 이익을 생각한다”고 했다. 원전의 경제성과 효율성만 앞세우고 폐기물 처리라는 불편한 진실을 외면한다면 그것은 의로운 정책이 아니다. 정부는 부지 선정과 발전소 건설만 발표할 것이 아니라,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안전하게 관리하고 최종 처분할 것인지 국민 앞에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원전 정책의 신뢰는 안전 기술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책임 있는 정보 공개와 장기 계획, 그리고 주민과의 정직한 소통에서 나온다. 또 하나의 원칙은 균형이다. 원전이 필요하다고 해서 신재생에너지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태양광과 풍력, 수소와 에너지저장장치 역시 미래 에너지 체계의 중요한 축이다. 원전은 안정적인 기저전원으로서 산업을 떠받치고, 신재생에너지는 탄소중립과 지속 가능성의 길을 넓혀야 한다. 어느 하나만을 절대화하는 순간 에너지 정책은 다시 이념의 함정에 빠진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원전 부지 선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안전성 검증, 주민 지원, 지역 경제와의 상생, 폐기물 처리, 전력망 확충까지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특히 지역 주민의 높은 찬성률을 단순한 정책 명분으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 찬성한 주민들에게는 그에 합당한 신뢰와 보상이 따라야 하고, 우려하는 국민들에게는 과학적이고 정직한 설명이 제공되어야 한다. 에너지는 국가의 기본이다. 기본이 흔들리면 화려한 문명도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AI 시대의 대한민국이 세계와 경쟁하려면 안정적인 전력 기반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그 기반은 안전과 책임, 균형이라는 세 기둥 위에 세워져야 한다. 이번 원전 부지 확정은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의 중요한 전환점이다. 우리는 이제 원전 공포를 넘어 현실을 보아야 한다. 동시에 원전 낙관에 취해 미래 세대의 부담을 외면해서도 안 된다. 참된 국정은 오늘의 필요와 내일의 책임을 함께 살피는 데 있다. 정부가 원칙을 지키되 섬세하게 조정하고, 국민이 공포가 아니라 상식으로 판단할 때 대한민국의 에너지 안보는 비로소 단단한 토대 위에 설 것이다.
2026-06-20 10: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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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만 보던 나라는 AI 전쟁에서 진다
우리는 인공지능을 너무 오래 화면 속에서만 봤다. 질문을 던지면 답을 쓰고 문서를 요약하고 그림을 만들고 코드를 고치는 기술로 받아들였다. 챗GPT가 얼마나 똑똑한지, 국산 AI가 얼마나 따라왔는지 어느 모델이 더 빠르고 저렴한지를 따졌다. 한국 사회는 그것을 AI 경쟁이라 불렀고 정부는 그것을 미래 산업이라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질서는 바뀌고 있다. AI는 더 이상 화면 안에 머물지 않는다. 공장과 병원, 조선소와 물류창고, 자율주행차와 로봇, 국방 시스템과 전력망으로 들어가고 있다. 문장을 생성하는 AI의 시대에서 물리 세계를 움직이는 AI의 시대로 넘어가는 중이다. 정부가 19일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2기를 출범시킨 것도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이름은 낯설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논의 중심 협의체를 실행형으로 전환해 산업 현장에 실제 적용되는 AI를 만들고, 국산 AI 반도체와 모델, 소프트웨어, 로봇과 센서, 컴퓨팅 인프라를 하나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한국형 피지컬 AI 풀스택 구축의 출발점인 셈이다. 선언이 늦은 것은 아니다. 다만 시간이 많지도 않다. 미국은 엔비디아와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인프라를 산업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 주도로 로봇과 제조 AI를 밀어붙이고 있고 일본은 로봇과 고령화 대응 산업을 결합하고 있다. 유럽은 규제와 표준을 무기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아직도 챗봇 성능 비교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냉정하게 말하면 한국이 챗봇 경쟁에서 미국 빅테크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모델 규모와 자본, 데이터, 클라우드 인프라의 격차가 존재한다. 그러나 피지컬 AI는 다르다. 공장과 조선소, 반도체 생산라인, 병원과 물류망, 통신 인프라와 제조 데이터를 가진 나라는 많지 않다. 한국은 바로 그 현장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현장이 있다고 자동으로 플랫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와 로봇, 통신망과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기업이 제각각 움직인다면 그것은 생태계가 아니다. 피지컬 AI의 경쟁력은 개별 기술보다 연결 능력에서 나온다. 센서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네트워크가 이를 전달하며 AI 모델이 판단하고 로봇과 설비가 움직인다. 그 결과가 다시 데이터로 축적되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센터는 중요한 기반이다. AI 산업은 결국 전력 위에 세워진다. 정부가 비수도권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속도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 전력 공급과 송전망 확충, 지역 수용성, 주민 편익과 일자리 창출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미래 산업 인프라가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 산업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동시에 직시해야 한다. 우리는 제조업 강국이다. 반도체와 배터리, 자동차와 조선, 통신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를 하나의 산업 전략으로 묶는 데는 늘 서툴렀다. 부처는 따로 움직이고 기업은 각자의 이해관계를 우선하며 대학과 현장의 연결도 느슨하다. 이런 방식으로는 피지컬 AI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렵다. AI 주권 역시 같은 맥락이다. 국산 모델 하나를 만들었다고 주권이 완성되지 않는다. GPU를 확보했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반도체와 모델,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전력과 보안, 산업 현장과 표준을 스스로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주권이라 부를 수 있다. 기업의 역할도 중요하다. 대기업 생산라인만 고도화되고 협력사는 인력난과 비용 부담에 머문다면 산업 전체의 경쟁력은 높아질 수 없다. 피지컬 AI는 일부 기업의 효율화 수단이 아니라 제조 생태계 전반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인재 문제도 마찬가지다. 피지컬 AI에는 코딩 인력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기계를 이해하는 사람, 데이터를 읽는 사람, 현장을 아는 사람, 전력과 통신, 보안을 함께 이해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제조를 모르는 AI 인재도 부족하고 AI를 모르는 제조 인력도 부족하다. 이들을 연결하는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면 피지컬 AI는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역할은 선언이 아니라 조율이다. 어떤 산업부터 실증할 것인지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보안과 안전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표준을 만들고 공공 조달을 열고 실패를 허용하는 실증 공간도 제공해야 한다. AI는 보고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성장한다. 한국은 위기 때마다 새로운 길을 만들어 왔다. 반도체와 조선, 자동차 산업이 그랬다. 그러나 이번 경쟁은 다르다. 물건 하나를 잘 만드는 경쟁이 아니라 산업 전체를 지능화하는 경쟁이다. 공장을 움직이고 물류를 최적화하며 전력을 배분하고 로봇을 제어하는 경쟁이다. 챗봇은 AI의 한 모습일 뿐 전부가 아니다. AI의 무대는 이미 화면 밖으로 넓어지고 있다. 공장과 도시, 병원과 물류망, 전력 시스템까지 현실 세계 곳곳으로 스며들고 있다. AI 시대에 가장 위험한 나라는 AI를 모르는 나라가 아니라 AI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는 나라다. 한국이 잡아야 할 기회는 화면 속에만 있지 않다. 우리가 가진 제조 현장과 통신망, 병원과 조선소, 전력망과 산업 데이터 속에 있다. 선언의 AI를 넘어 실행의 AI로 나아갈 때 한국 제조업은 다시 한 번 세계 산업 지도의 중심에 설 수 있을 것이다.
2026-06-19 18: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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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고속터미널 60층으로 바뀐다…공공기여만 2조원 안팎
[경제일보] 서울 강남권 핵심 입지인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복합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노후 터미널을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최고 60층 규모의 업무·상업·주거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초대형 도시개발 사업이다. 사업 과정에서 나올 공공기여 규모만 2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서울시와 신세계그룹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신세계센트럴시티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 복합개발을 두고 연내 사전협상 마무리를 목표로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사전협상은 대규모 민간 개발에서 용도지역 상향 등 도시계획 변경에 따른 개발이익 일부를 공공기여로 환수하기 위해 지자체와 사업자가 개발 방향과 기여 방안을 미리 조율하는 절차다. 개발 대상지는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일대 14만6260.4㎡다. 토지 소유자는 신세계센트럴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해당 부지를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했고 이후 민간사업자가 제안한 개발계획을 토대로 교통, 환경, 공공기여, 도시계획 적정성을 검토해왔다. 구상안의 핵심은 터미널 지하화다. 기존 경부·영동·호남선 터미널 기능을 지하로 통합하고 지상부에는 업무, 판매, 숙박, 문화, 주거 기능이 결합한 복합시설을 배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최고 60층 규모의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강남권 남부를 대표하는 새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1970년대 이후 수도권과 지방을 잇는 대표 교통 거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시설 노후화, 대규모 주차 공간, 버스 진출입에 따른 교통 혼잡, 보행 단절 문제도 함께 누적됐다. 지하철 3·7·9호선이 만나는 트리플 역세권이지만 지상 공간 활용도와 보행 환경은 입지 가치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번 개발은 단순한 터미널 현대화에 그치지 않는다. 신세계그룹 입장에서는 강남점과 센트럴시티를 중심으로 한 강남권 전략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사업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총매출 3조6700억원을 기록한 국내 최상위권 점포다. 여기에 터미널 복합개발까지 더해지면 쇼핑, 호텔, 교통, 주거, 업무 기능을 묶은 초대형 신세계 타운이 완성될 수 있다. 부동산 시장 파급력도 작지 않다. 반포·잠원 일대는 이미 고가 아파트와 한강변 입지, 우수한 교통망을 갖춘 강남권 핵심 주거지다. 고속터미널 일대가 초고층 복합단지로 재편되면 인근 상권과 오피스 수요, 주거 선호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강남권 유통 경쟁에서도 신세계가 롯데 잠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압구정권과 맞서는 축을 강화하게 된다. 사업이 곧바로 착공 단계에 들어선 것은 아니다. 사전협상이 마무리되더라도 도시관리계획 변경, 지구단위계획 수립, 건축 인허가, 교통영향평가 등 넘어야 할 절차가 남아 있다. 공공기여 규모와 방식, 교통 대책, 주거 비율, 지역 주민 수용성도 향후 쟁점이 될 수 있다. 서울시가 기대하는 것은 개발이익의 공공 환원과 도심 기능 재편이다. 공공기여 2조원 안팎이 현실화되면 교통체계 개선, 보행 연결, 녹지·문화공간 조성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민간에는 초고밀 개발 기회를 주되 도시 전체의 편익으로 되돌리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2026-06-14 1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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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포럼 2026, 삼성 반도체 초과이익 활용 공방…"미래 투자·사회 환류 함께 가야"
[경제일보]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실적과 초과세수가 동시에 확대되는 가운데 초과이익 배분 문제를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단순 임금·성과급 갈등을 넘어 국가 지원과 사회적 기반 위에서 성장한 반도체 산업의 이익을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환류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재정 건전성과 미래 산업 투자, 사회적 환류 사이에서 새로운 분배 원칙과 국가 차원의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경제일보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식당에서 ‘삼성전자 노사 사태, 지금부터 시작이다’를 주제로 ‘경제일보 정책 간담회 2026’을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임금·성과급 갈등을 단순 노사 문제로 보지 않고 초과수익 분배와 미래 투자, 재정 운용 원칙 등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반도체 호황 국면에서 발생한 초과이익을 노동자와 주주, 미래 투자,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 것인지가 핵심 의제로 제시됐다. 조정식 국회의장 후보자는 축사를 통해 “유례없는 반도체 기업들의 초과수익에 대한 밀도 있는 사회적 논의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정책 간담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바라는 축하 메시지를 전해왔다. 양규현 경제일보 사장은 개회사에서 “기업이 기록적인 성과를 냈을 때 그 결실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이제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노동의 기여와 자본의 책임, 미래 투자와 사회적 신뢰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 것인지 대한민국 산업 생태계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사 간 불신과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 경쟁력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오늘 간담회가 지속 가능한 성장과 상생의 해법을 찾는 생산적 논의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첫 발표를 맡은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초과세수 활용 방향을 ‘갚을까·나눌까·투자할까’라는 세 가지 관점으로 설명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정운영 금융과행복네트워크 이사장은 초과세수를 단순 재정 여유가 아닌 ‘미래세대까지 이어지는 국가 전략 자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운영 이사장은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한 세수는 구조적으로 지속되는 고정 수입이 아니라 경기순환적 성격이 강한 자금”이라며 “일회성 현금 지원이나 단기 소비성 지출로 소진하기보다 미래 수익과 사회적 편익을 반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처럼 단기 재정 지출로 흘려보낼 것인지, 노르웨이처럼 국부펀드로 축적할 것인지, 알래스카처럼 남기면서 국민과 나눌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반도체 호황의 과실을 다시 AI와 첨단 산업 경쟁력 강화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며 “청년과 소상공인 대상 금융 지원, 디지털 교육, 지역 혁신 펀드와 통합돌봄 체계 구축 등 사회 안전망 강화에도 함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산업 경쟁력과 사회 통합을 동시에 고려하는 구조적 국민환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손윤 세무법인오늘 대표이사는 삼성전자 노사 갈등을 단순 임금·성과급 문제를 넘어 초과 이익 배분 구조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윤 대표는 “반도체 산업은 세제와 금융, 연구개발, 산업 인프라 등 국가적 지원과 사회적 기반 위에서 성장한 산업”이라며 “초과 이익 역시 기업 내부를 넘어 사회적 환류 관점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와 노동, 주주 간 균형 있는 배분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며 초과 이익의 3분의 1은 사회적 환류, 3분의 1은 노동자 성과 보상, 나머지 3분의 1은 주주 배당에 활용하는 ‘1대1대1 구조’를 제안했다. 손 대표는 초과 세수를 단순 국채 상환에 우선 투입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신중론을 제기했다. 그는 “국가채무 비율만을 기준으로 접근하기보다 미래 산업 경쟁력과 국가 성장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자산 투자 관점이 필요하다”며 “미래 수익을 만들어내는 자산을 축적하는 것 역시 재정건전성의 중요한 축”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2026년 05월 28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5-28 07: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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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5000억 인프라 펀드 조성…AI·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外
하나금융, 5000억 인프라 펀드 조성…AI·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경제일보] 하나금융그룹이 신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AI) 인프라 등 미래 전략 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선다. 하나금융그룹은 약 5000억원 규모의 '하나모두성장인프라펀드'를 조성하고 미래 첨단 전략 산업 투자 확대에 나선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펀드는 하나은행 4000억원을 중심으로 하나증권 500억원, 하나생명·하나캐피탈·하나손해보험·하나대체투자 등 계열사가 총 1000억원을 공동 출자해 그룹 차원에서 마련된다. 펀드의 주요 투자 대상은 신재생에너지와 AI·디지털 인프라 등 두 분야다. 구체적으로 해상풍력과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환경시설 인프라, AI 데이터센터와 AI 컴퓨팅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 사업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전남 완도금일 해상풍력 발전사업과 부천·인천 AI 허브센터 개발사업 등이 주요 투자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들 데이터센터는 AI 특화 설비를 갖춘 인프라로 향후 GPU 기반 서비스 사업자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금융은 단순한 지분 투자뿐 아니라 초기 개발 단계 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미래 성장 산업을 선점하고 생산적 금융 확대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번 펀드는 국가 미래 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실물경제 투자 사례가 될 것"이라며 "혁신 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올해 생산적 금융 공급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늘린 17조8000억원으로 확대하며 미래 산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협금융, 기금형 퇴직연금 대응 전략 모색 세미나 개최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서 지주 및 주요 자회사 퇴직연금 담당 임직원 약 50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 관련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최근 퇴직연금 시장의 핵심 이슈로 부상한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제도 도입에 대비한 그룹 차원의 전략적 대응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강연에는 연금 분야 전문가인 남재우 한국연금학회장(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여해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과 금융기관의 대응'을 주제로 제도 변화와 금융사의 역할을 중심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강연 이후에는 농협금융지주와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NH-Amundi자산운용 등 자회사 연금사업 담당 임원과 실무진이 참여해 향후 대응 전략과 그룹 시너지 창출 방안에 대해 토론을 이어갔다. 홍순옥 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사장은 "고객의 노후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증식시키는 것은 금융기관의 중요한 사회적 책임"이라며 "기금형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규모의 경제와 운용 효율성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룹의 자산관리 역량과 운용 노하우를 결집해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아낌e 보금자리론' 이자 지원 이벤트…최대 20만원 환급 카카오뱅크가 주택 실수요자의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해 '아낌e 보금자리론' 이자 지원 이벤트를 실시한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4월과 5월 두 달 동안 카카오뱅크에서 '아낌e 보금자리론'을 실행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 달 이자에 해당하는 금액을 최대 20만원까지 지원한다고 16일 밝혔다. '아낌e 보금자리론'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제공하는 정책금융상품으로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이면서 주택가격 6억원 이하 아파트·연립·다세대 주택을 담보로 이용할 수 있다. 신혼부부나 다자녀가구, 전세사기 피해자 등은 소득 요건이 완화 적용된다. 담보인정비율(LTV)은 아파트 기준 최대 70%, 총부채상환비율(DTI)은 최대 60%까지 인정된다. 이번 이벤트는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아낌e 보금자리론 실행 기관을 카카오뱅크로 선택하거나 변경한 뒤 4~5월 중 대출을 실행한 고객에게 적용된다. 고객이 납부한 한 달 이자에 해당하는 금액을 최대 20만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아낌e 보금자리론을 취급하고 있으며, 승인 확인부터 서류 제출, 대출 실행까지 전 과정을 모바일 앱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구현해 편의성을 높였다. 최근 6개월간 이용 고객을 분석한 결과 30대 이하 비중이 68%에 달했고, 신혼부부와 다자녀가구 등 저출생 대응 지원 대상 비중도 40% 이상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보금자리론 이용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주택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과 금융 소비자 편익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6-03-16 09:2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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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성적 이미지 범람에 경고등…개보위, GPA 공동선언 채택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그록(Grok)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악용한 딥페이크와 미성년자 성적 이미지의 생성·확산이 전 세계적인 문제로 부상하면서 국제사회가 공동 대응에 나섰다. 23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국제 개인정보 감독기구 협의체(GPA) 차원의 '인공지능 생성 콘텐츠와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공동선언문' 채택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최근 일부 생성형 AI 플랫폼에서는 텍스트 명령만으로 특정 인물을 지목해 노출·성적 행위를 묘사한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된 사진을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 유사 이미지를 제작하는 방식이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기술 접근 장벽이 낮아지면서 청소년 이용자까지 손쉽게 딥페이크 제작에 가담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국내외 통계 역시 심각성을 뒷받침한다. 글로벌 사이버보안 업계와 아동보호 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2~3년 사이 딥페이크 음란물 유통 건수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피해자의 상당수가 10~20대 여성으로 나타났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AI 기반 성적 이미지 범죄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생성형 AI의 고도화로 이미지·영상의 정교함이 높아지면서 피해 확산 속도와 2차 피해 위험도 함께 커지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선언은 실제 인물이 당사자의 동의 없이 묘사·확산되는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해 국제사회가 신속하고 일관된 대응 의지를 공식 목표로 정했다. 선언문에는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활용 기관이 준수해야 할 4가지 핵심 원칙이 담겼다. 개인정보 오남용 및 동의 없는 성적 콘텐츠 생성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치 이행, 인공지능 시스템의 이용 가능 범위와 한계에 대한 투명성 확보, 신속한 신고·삭제를 위한 효과적인 구제 절차 마련, 연령 적합 정보 제공 등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화된 보호조치 이행 등이다. 각국 감독기구는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혁신'이라는 공동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정책·집행·교육 분야의 대응 경험을 적극 공유하고 초국경적 사안에 대한 공조 강화를 제시했다. 특히 플랫폼 사업자의 사전적 위험 평가와 기술적 안전장치 도입, 피해자 중심의 구제 체계 구축이 핵심 과제로 선정됐다. 이번 선언문은 GPA 산하 국제집행협력 작업반 주도로 마련됐으며 사안의 시급성에 공감한 52개국 61개 개인정보 감독기구가 서명에 참여했다.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영국, 싱가포르, 캐나다, EU 회원국 감독기구 등이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의 규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인공지능 규제 체계 내에서 고위험 AI와 불법 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 등도 딥페이크 음란물과 아동 성적 이미지에 대한 처벌 규정을 확대하거나 별도 입법을 추진 중이다. 아시아 주요 국가들 역시 플랫폼 사업자의 삭제 의무와 투명성 보고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춘 규범 정립과 함께 사업자의 자율 규제와 이용자 교육이 병행돼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생성형 AI의 혁신성과 사회적 편익을 살리면서도 딥페이크와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로부터 개인정보와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 공조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딥페이크 등 인공지능 콘텐츠 생성 기술의 오남용으로 인한 개인정보 침해 위험에 국제 사회와 공동으로 대응하겠다"며 "앞으로도 국내외의 신뢰 기반 인공지능 활용 환경 조성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2-23 17: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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