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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 "양도세 중과, 국민주권정부는 다르다"…부동산 불로소득 구조 바꿀까?
[경제일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를 둘러싼 시장의 ‘매물 잠김’ 우려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양도세 중과가 다시 시행되면 다주택자들이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매도를 미루고, 이로 인해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커지는 가운데 김 장관은 “국민주권정부는 다를 것이고 다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양도세 중과 재개 후 매물 잠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면서도 “금융, 세제, 공급 등 경제적 유인 구조를 전면 재설계해 부동산 불로소득에 기대는 경제구조에서 생산적 경제구조로의 대전환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단순히 세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부동산을 통한 초과이익 기대 자체를 낮추는 방향으로 시장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미다. 정부가 한시적으로 운영해온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는 전날 종료됐다. 이에 따라 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게 양도세 중과가 다시 적용된다. 현행 제도상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양도하는 다주택자는 기본세율에 중과세율을 더해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자는 30%포인트가 추가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되지 않는다. 김 장관의 이번 게시글은 이 같은 제도 재개에 따른 시장 불안을 진화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양도세 중과가 다주택자의 매도 유인을 높이기보다 오히려 매물을 거둬들이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세금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면 집주인이 ‘팔고 세금을 내느니 보유하겠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특히 서울 강남·용산 등 핵심입지는 향후 가격 상승 기대가 남아 있는 지역에서는 양도세 부담이 매도 결정을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김 장관은 그러나 양도세 중과 하나만으로 시장을 보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출범 3개월 만에 수도권 135만호 공급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월 29일에는 그 후속으로 우량 입지 중심 6만호 공급방안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과천, 태릉 등 주요 주택 공급 사업에 대해서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추진될 수 있도록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범정부적 역량을 더 강하게 결집해가고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다주택자에게 세 부담을 높이는 동시에 실수요자가 원하는 지역에 공급을 늘려 가격 기대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양도세 중과가 보유와 매각의 손익 구조를 바꾸는 장치라면 공급 확대는 장기 가격 기대를 낮추는 장치다. 두 정책이 함께 작동해야 매물 잠김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 규제도 김 장관이 강조한 부분이다. 그는 강력한 금융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고강도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2026년 가계대출 증가율은 1.5% 이내에서, 2030년까지 GDP 대비 가계대출 비중은 80% 수준에서 관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가격 상승의 연료가 됐던 과도한 신용 팽창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부동산 시장을 세금만으로 잡지 않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을 보여준다. 대출 증가율을 낮게 묶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통해 투기적 거래를 차단하며 공급을 확대해 가격 상승 기대를 누그러뜨리겠다는 구상이다. 김 장관이 말한 ‘경제적 유인 구조의 전면 재설계’는 세제와 금융, 공급을 동시에 움직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불법·탈법 거래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김 장관은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편법 증여, 허위 거래 신고 등 시장 질서를 해치는 불법·탈법 행위가 없었는지 총리실, 국세청, 금감원 등과 협력해 점검과 조사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양도세 중과 재개 이후 거래가 위축되는 과정에서 우회 증여, 다운계약, 명의신탁 등 편법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메시지다. 김 장관은 제도 보완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매도 기회의 형평성 관점에서 비거주 1주택자 등에 대한 토지거래허가 예외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재경부를 중심으로 조세 형평성 관점에서 임대사업자에게 주어지는 영구적 양도세 감면 혜택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투기 억제라는 큰 방향은 유지하되, 제도 적용 과정에서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은 조정하겠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의 양도세 중과 재개에 대한 시장 영향은 단기와 중장기로 나눠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단기적으로는 거래 위축 가능성이 크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전 절세 매물이 일부 출회됐다면 중과 재개 이후에는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설 수 있다. 매도자는 세 부담 때문에 매각을 늦추고, 매수자는 정책 효과를 지켜보며 가격 조정을 기다릴 수 있다. 이 경우 거래량은 줄고 가격은 제한적으로 움직이는 경직적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정부의 공급 속도와 금융 규제의 정밀성이 관건이다.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지역에 실제 입주 가능한 물량이 빠르게 늘어나면 가격 상승 기대는 낮아질 수 있다. 대출 규제가 투기 수요를 정확히 겨냥하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통로를 과도하게 막지 않는다면 시장 안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공급이 늦어지고 전세가격이 계속 오르면 양도세 중과는 매물 감소만 부각시키는 정책으로 비칠 수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특히 서울 핵심권역과 수도권 외곽의 반응은 다를 수 있다”며 “강남권, 용산, 마포·성동 등 선호 지역에서는 보유 기대수익이 높아 매물 잠김이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는 반면 가격 상승 기대가 약하고 대출 부담이 큰 지역에서는 일부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세제가 적용돼도 지역별 수급과 기대심리에 따라 시장 반응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게시글에서 “양도세 중과 여부는 집값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를 부동산 시장 안정의 단독 처방으로 보지 않는다점을 드러낸 것이다. 세금, 대출, 공급, 단속, 제도 보완을 함께 묶어 부동산 시장의 기대수익 구조를 바꾸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김 장관의 이번 게시글은 단순한 해명문이 아니라 양도세 중과 재개를 둘러싼 시장의 불안을 향해 정부가 내놓은 정책 선언문에 가깝다고 해석한다. 한 업계관계자는 “이제 남은 과제는 그 선언을 시장의 숫자로 증명하는 일”이라며 “매물은 얼마나 줄거나 늘어날지, 거래량은 얼마나 버틸지, 전세가격은 안정될지, 공급대책은 실제 속도를 낼지에 따라 이번 양도세 중과 재개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2026-05-10 14: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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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900 돌파, 주가보다 제도를 끌어올릴 때다
[경제일보] 코스피가 4일 사상 처음으로 6900선을 넘어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8.12포인트, 5.12% 오른 6936.9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21.39포인트, 1.79% 오른 1213.74에 마감했다. ‘7천피’가 더 이상 구호가 아니라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상승장은 반도체 대형주가 이끌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등했고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가 지수를 밀어 올렸다. 특히 SK하이닉스는 ‘140만닉스’를 넘어 시가총액 1000조원 시대를 열었다. 한국 증시가 글로벌 기술주 랠리와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를 타고 사상 최고치에 올라선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주가의 높이가 곧 자본시장의 품격을 뜻하지는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환호보다 점검이다. 한국 증시가 오랫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유는 실적 부진만이 아니었다. 소액주주 보호 미흡, 낮은 배당 성향,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 대주주 중심 의사결정이 시장 신뢰를 갉아먹어 왔다. 주가는 한순간에 오를 수 있지만 신뢰는 제도로만 쌓인다. 코스피 6900 돌파를 일회성 축제로 끝내지 않으려면 상승장을 제도 개혁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상법 개정 흐름은 중요한 변화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넓히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원칙을 명시한 것은 한국 자본시장사에서 작지 않은 전환이다. 사외이사의 독립성 강화, 감사위원 선임 때 대주주 의결권 제한 확대,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등도 같은 맥락이다. 자사주 제도도 바뀌었다. 개정 상법은 기업이 취득한 자기주식을 원칙적으로 1년 안에 소각하도록 하고 자기주식을 합병·분할 등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편법적으로 활용하는 길을 좁혔다. 자사주가 주주환원의 수단이 아니라 지배권 방어의 도구로 쓰였던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소액주주 보호는 반기업 정책이 아니다. 오히려 기업가치를 높이는 시장경제의 기본 규율이다. 투자자는 자신의 권리가 보호된다고 믿을 때 장기 자금을 맡긴다. 합병, 분할, 공개매수, 자회사 중복상장, 자사주 처분, 배당 결정 과정에서 일반주주가 늘 뒷전으로 밀린다면 아무리 지수가 올라도 시장은 선진화될 수 없다. 금융당국이 M&A 과정에서 이사회가 전체 주주의 관점에서 매수가격의 공정성 등을 검토하고 공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법 문구가 아니라 집행이다. 기업지배구조 개편도 미룰 수 없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실적만 보지 않는다. 경영진이 누구의 이익을 위해 의사결정을 하는지, 이사회가 대주주를 견제할 수 있는지, 기업의 현금이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에 합리적으로 배분되는지를 함께 본다. 밸류업은 구호가 아니라 숫자로 증명돼야 한다. 자기자본이익률을 높이고,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며 경영진 보상을 주주가치 개선과 연동해야 한다. 국민기업에 대한 장기투자 기반도 넓혀야 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같은 대표 기업은 특정 대주주만의 자산이 아니다. 국민경제의 핵심 자산이자 국민 노후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기업들이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장기 공모펀드가 국내 우량 기업에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통로를 넓혀야 한다. 배당소득 과세 체계와 장기투자 인센티브도 시장 선진화의 관점에서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시장 투명성과 공정성도 함께 높여야 한다. 외국인 자금 유입은 긍정적이지만 외국인 수급에 과도하게 흔들리는 시장은 건강하다고 보기 어렵다. 국내 장기자금이 두터워지고, 기업 공시가 쉬운 언어와 충분한 정보로 제공돼야 한다. 영문공시 확대, 선진 배당절차 정착, 불공정거래 엄단, 분식회계 근절, 부실기업의 질서 있는 퇴출은 모두 같은 방향의 과제다. 공자는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순조롭지 않고, 말이 순조롭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자본시장도 마찬가지다. 주주를 주주라 부르면서 권리를 온전히 보장하지 않는다면 시장경제의 이름은 바로 설 수 없다. 코스피 6900은 목표가 아니라 출발점이다. 한국 증시가 진정한 선진 자본시장으로 가려면 주가보다 신뢰가 먼저 올라야 한다. 정부와 국회, 기업은 지금의 상승장을 제도 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주가를 끌어올린 힘이 실적이었다면, 다음 단계로 시장을 끌어올릴 힘은 주주보호와 지배구조 개혁이다.
2026-05-05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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