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72건
-
-
-
-
-
-
BYD 773% 질주, 테슬라는 수성…하반기 신차 경쟁 본격화
[경제일보]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BYD가 수입 전기차 시장을 파고들고, 테슬라는 상품성으로 1위 자리를 지켜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주력 차종 판매가 주춤한 사이 기아는 전기차 신차 효과를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반기 시장 주도권은 신차 경쟁력과 가격 전략이 가를 전망이다. 7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85만396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했다. 국산차 등록은 66만7159대로 4.8% 감소한 반면 수입차는 18만6810대로 31.7% 늘었다. 전기차 등록은 19만8969대로 112.6% 증가하며 전체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상반기 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의 급부상이다. BYD는 상반기 1만1675대를 등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73.2% 성장했다. 수입 승용차 브랜드 가운데 테슬라와 BMW,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4위에 올랐고, 불과 1년 만에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의 주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BYD의 급성장 배경에는 가격 경쟁력이 있었다. 국내 판매 모델은 돌핀(2450만원), 아토3(3350만원), 씰(3990만~4190만원), 씨라이언7(4490만~4690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상반기에는 국고·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돌핀은 2000만원대 초중반, 아토3는 2000만원대 후반, 씰은 3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소비자를 끌어들였다. 브랜드 인지도보다 가격과 상품성을 우선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점도 판매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반면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의 성적이 엇갈렸다. 현대차 승용차 등록 대수는 21만7962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8.0% 감소한 반면 기아는 26만8868대로 2.6% 증가하며 국산 승용차 브랜드 1위를 유지했다. 제네시스도 24.0% 감소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대차는 주력 차종 판매 감소가 실적에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싼타페는 전년 동기 대비 38.8%, 팰리세이드는 33.5%, 아반떼는 27.0%, 투싼은 25.0% 각각 줄었다.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아이오닉9 등 전기차 판매는 증가했지만 판매 비중이 아직 크지 않아 내연기관 감소분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했다. 반면 기아는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전기차를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갔다. 쏘렌토는 5만6367대로 상반기 국산 승용차 판매 1위를 차지했고, EV3는 1만8009대가 등록되며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올해 출시한 EV5도 1만5411대를 기록하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고, EV4 역시 판매를 늘리며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힘을 보탰다. 하반기에는 현대차그룹의 반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전기 세단 EV4를 비롯한 신차 판매를 확대하고 아이오닉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기아도 EV4와 EV5 판매를 본격화하는 한편 쏘렌토와 카니발 등 기존 주력 차종의 판매 기반을 유지하며 내수와 전기차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같은 경쟁 구도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BYD는 일부 차종이 정부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상반기와 같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테슬라도 이달부터 모델3와 모델Y 등 주요 차종 가격을 최대 700만원 인상하면서 가격 메리트가 약해졌다. 현대차와 기아는 신차 효과가 실제 판매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은 신차가 나오면 소비자 수요가 빠르게 이동하는 특성이 있다”며 “하반기에는 배터리 성능과 충전 편의성, 사후서비스까지 소비자가 체감하는 상품 경쟁력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브랜드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2026-07-07 16:38:40
-
-
오늘이 가장 싼 날?…테슬라가 깎아먹는 소비자 신뢰
[경제일보] 테슬라코리아가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유지 결정 하루 만에 모델3와 모델Y 판매 가격을 최대 700만원 인상했다. 회사는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예고 없이 이뤄진 가격 인상은 소비자가 선택할 시간도 주지 않았다. 단순히 시점이 겹친 것으로 봐야 할지, 보조금 지원 유지 결정 직후 가격 인상이 이뤄진 배경에 의문이 남는다. 테슬라코리아는 7월 1일부터 모델3 프리미엄 롱레인지 RWD 가격을 기존 5299만원에서 5999만원으로 700만원 인상했다. 모델3 RWD와 모델3 퍼포먼스는 각각 500만원 오른 4699만원, 6999만원으로 조정했고, 모델Y 프리미엄 롱레인지 AWD와 모델Y L도 각각 300만원 오른 6699만원, 7299만원으로 가격을 변경했다. 가격 인상은 정부가 하루 전인 6월 30일 테슬라를 포함한 27개 전기차 제작·수입사에 대해 구매 보조금 지원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직후 이뤄졌다. 문제는 가격 인상 자체가 아니다.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은 자동차 업계가 공통으로 겪는 부담이다. 기업이 이를 판매 가격에 반영하는 것 역시 경영 판단의 영역이다. 하지만 소비자는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안내를 미리 받지 못했다. 테슬라코리아는 7월 1일 가격 변경 내용을 공지하고 같은 날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했다. 정부가 구매 부담 완화를 위해 보조금 지원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지만, 소비자는 하루 만에 달라진 가격을 기준으로 다시 구매 여부를 판단해야 했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가격 조정을 반복했다. 1월에는 주요 모델 가격을 대폭 인하했고, 4월에는 모델3 퍼포먼스와 모델Y 일부 트림 가격을 최대 500만원 인상했다. 이번 가격 조정까지 더하면 올해 들어 인하 한 차례, 인상 두 차례가 이어졌다. 자동차는 수천만원이 오가는 소비재다. 차량 가격만 비교해 구매를 결정하는 상품도 아니다. 보조금과 금융 조건, 계약 시기, 출고 일정까지 함께 고려한 뒤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가격 정책은 소비자의 구매 계획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가격을 조정하는 것은 기업의 권한이지만, 가격이 바뀌는 과정에서 소비자가 준비할 시간까지 사라져서는 안 된다. 가격 인상을 검토했다면 일정 기간 사전 안내를 하거나 기존 가격으로 계약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전기차 보조금은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다. 정부도 보조금 정책이 소비자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가격 인상 시기와 적용 방식 등을 포함한 제도 보완에 나서야 한다. 소비자를 위한 보조금이 기업의 가격 정책에 따라 효과를 잃는다면 정책 취지도 퇴색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기업 모두 소비자가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구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2026-07-02 16:48:56
-
-
-
-
피지컬 AI·냉각 사업…LG전자, 인프라 기업으로 보폭 확대
[경제일보] LG전자가 ‘조용하지만 분명한’ 체질 전환에 나서고 있다. 냉장고와 세탁기, TV로 대표되던 가전회사 이미지를 넘어 로봇, 냉난방공조, 데이터센터 냉각, 모빌리티 AI를 아우르는 인프라 기업으로 보폭을 넓히는 흐름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AI가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기 위한 ‘몸’과 AI가 대규모 연산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열’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그동안 AI 산업의 경쟁은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에 집중됐다. 더 빠른 GPU, 더 큰 모델, 더 정교한 알고리즘이 중심이었다. AI 산업의 초점이 그동안 연산 성능과 모델 경쟁에 있었다면, 점차 AI가 실제 공간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안정적으로 작동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로봇과 냉각 인프라는 AI 확산 과정에서 반드시 따라붙는 기반 산업이 되고 있다. LG전자가 피지컬 AI와 냉각 사업을 동시에 전면에 내세우는 배경이다. 엔비디아와 손잡은 LG, 피지컬 AI로 간다 LG와 엔비디아의 협력은 이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두 기업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최고경영진 회의를 열고 피지컬 AI, AI 인프라, 모빌리티 등 차세대 AI 기반 산업 전반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회의에는 구광모 LG 대표와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등이 참석했다. LG는 엔비디아의 아이작 그루트 생태계를 기반으로 레퍼런스 로봇 공동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휴머노이드와 물류 로봇 등 차세대 로봇 분야에서 데이터 구축, 시뮬레이션, 학습, 행동으로 이어지는 개발 전 과정의 협력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로봇업계 관계자는 “피지컬 AI 시대의 로봇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가상 공간에서 훈련한 뒤 실제 현장에서 판단하는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했다. LG전자가 가전에서 축적한 모터와 센서, 제어 기술은 로봇의 움직임과 판단을 구현하는 기반이 되고, 제조 현장에서 쌓아온 자동화 경험은 산업용 로봇과 스마트팩토리의 실험장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가진 강점은 로봇을 단순히 하드웨어로만 보지 않는 데 있다”며 “가전, 공장 자동화, 모빌리티, AI 플랫폼을 연결할 수 있다면 피지컬 AI 시장에서 차별화된 접근이 가능하다”고 했다. AI 데이터센터가 키운 냉각 시장 또 다른 승부처는 냉각이다. 생성형 AI와 대규모 AI 모델 경쟁이 심화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과 발열 문제는 산업의 핵심 병목으로 떠올랐다. 고성능 GPU가 촘촘히 들어간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더 많은 전력을 쓰고 더 많은 열을 낸다. GPU 중심 서버가 늘어날수록 냉각은 단순 부대설비가 아니라 데이터센터 성능과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가 된다. LG전자는 이 지점에서 냉난방공조 사업을 AI 인프라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데이터센터월드 2026’에서는 AI 데이터센터용 HVAC 솔루션을 공개했다. 액체냉각, 액침냉각, 공기냉각, 냉각 관리 소프트웨어, 전력 인프라를 묶은 토탈 솔루션이다. 특히 냉각수 분배장치인 CDU는 AI 데이터센터 냉각의 핵심 제품으로 꼽힌다. LG전자는 CDU 냉각 용량을 기존 650㎾에서 1.4㎿로 2배 이상 늘리고, 가상센서와 고효율 인버터 기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미국 GRC, SK엔무브와 협업해 개발 중인 액침냉각 솔루션도 공개했다. LG전자의 강점은 냉각 기술을 단품으로 보지 않는 데 있다. 컴프레서, 칠러, 컴퓨터룸 공기처리장치, 팬모터 등 공조 핵심 부품 역량에 데이터센터 냉각 관리 시스템을 더하고 있다. 장비를 파는 데서 그치지 않고 데이터센터의 열과 에너지 흐름을 관리하는 운영 솔루션으로 사업을 키우려는 것이다. 히트펌프에서 데이터센터까지 냉각 사업의 확장은 유럽 히트펌프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LG전자는 최근 스페인과 세르비아 주거단지 약 1500세대에 고효율 대용량 히트펌프 솔루션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스페인 마드리드 인근 약 1000세대 주거단지와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약 500세대 레지던스가 대상이다. 히트펌프는 공기 중 열을 활용해 난방과 급탕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유럽에서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전기화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는 정책 흐름에 맞춰 수요가 커지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데이터센터 냉각과 주거용 히트펌프는 다른 시장이지만, LG전자 입장에서는 공통분모가 있다. 둘 다 열을 옮기고, 에너지를 절감하며, 공간의 온도를 정밀하게 관리하는 사업이다. 공조업계 관계자는 “히트펌프와 데이터센터 냉각은 적용 공간은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열관리 기술이라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며 “컴프레서, 인버터, 제어 기술을 오래 축적한 기업은 HVAC와 데이터센터 냉각 양쪽에서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LG전자의 변화는 단순한 사업 다각화라기보다 사업의 기준을 바꾸는 움직임에 가깝다. 과거 경쟁력은 제품 단위에서 평가됐다. 냉장고, 세탁기, TV가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가 핵심이었지만, 이제 경쟁은 집, 공장, 차량, 데이터센터라는 공간 전체를 어떻게 운영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가전회사의 다음 무대는 ‘공간’ LG전자가 로봇과 냉각을 동시에 강화하는 것은 AI 시대의 공간 경쟁과 맞물려 있다. 집 안에서는 AI홈이 가전과 생활 데이터를 연결한다. 산업 현장에서는 피지컬 AI가 로봇과 설비를 움직인다. 차량 안에서는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보조시스템이 모빌리티 경험을 바꾼다. 데이터센터에서는 냉각과 전력 인프라가 AI 연산의 기반이 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의 경쟁은 제품 하나를 잘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집, 공장, 차량, 데이터센터처럼 AI가 작동하는 공간 전체를 연결하고 운영하는 역량이 기업가치를 좌우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과제도 적지 않다. 로봇 시장은 테슬라, 보스턴다이내믹스, 일본 자동화 기업, 중국 로봇 기업들이 경쟁하는 영역이다.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도 글로벌 공조 기업과 전력 인프라 기업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기술 발표를 실제 수주와 반복 매출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로봇과 데이터센터 냉각은 모두 성장성이 큰 시장이지만 초기 투자와 고객 검증 과정이 까다롭다. 때문에 결국 실제 수주 규모와 레퍼런스 확보 속도가 LG전자의 체질 전환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주경제 2026년 06월 23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23 08:50:38
-
AI 데이터센터 핵심 공급처 '삼성전자'…세계 증시 중심에 서다
[경제일보] 삼성전자가 다시 세계 증시의 중심에 섰다. 올해 6월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가총액 집계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조5500억 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테슬라(1조4900억 달러), 메타 플랫폼즈(1조4400억 달러) 등 글로벌 기업들의 수치를 앞선 결과다. 순위는 주가와 환율, 집계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세계 자본시장이 삼성전자를 다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번 상승은 단순한 주가 이벤트를 넘어 삼성전자가 AI 인프라를 떠받치는 핵심 기업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AI 데이터센터가 바꾼 메모리 '몸값' 삼성전자의 재평가는 메모리 반도체의 귀환에서 출발한다. AI는 연산의 산업이지만, 동시에 데이터를 빠르게 저장하고 옮기는 산업이다. 거대언어모델(LLM)과 생성형AI 서비스가 커질수록 필요한 것은 GPU만이 아니다. 고대역폭메모리, 고용량 DRAM, 서버용 SSD가 함께 움직여야 AI 데이터센터가 돌아간다. 한동안 경기민감 산업으로만 여겨졌던 메모리 반도체가 AI 시대의 전략 자산으로 다시 떠오른 이유다. 이와 같은 변화는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오랜 기간 최상위권을 지켜온 기업이다. 불황기에는 메모리 의존도가 약점처럼 보였지만, AI 투자 사이클이 시작되자 같은 구조가 강점이 됐다. 수요의 중심도 PC와 스마트폰에서 AI 서버와 데이터센터로 이동하고 있다. 그 결과 메모리 가격과 전략적 중요성이 동시에 올라갔다. 삼성전자의 기업가치 상승은 이러한 산업 지형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다. 실적도 이를 뒷받침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9000억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고,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은 매출 81조7000억원,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을 올렸다. AI 수요가 단순한 기대가 아니라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HBM4와 파운드리, '반격'의 조건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공급망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이는 동안 삼성전자의 HBM 경쟁력은 한동안 도마 위에 올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메모리, 파운드리, 로직, 패키징을 함께 보유한 보기 드문 종합 반도체 기업이고, 차세대 제품에서 고객 인증과 양산 안정성을 증명할 경우 판을 다시 흔들 수 있는 체급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HBM4 양산 출하를 발표하며 반격의 출발선을 다시 그었다. HBM4를 통해 올해 HBM 매출이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고, HBM4 생산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5월에는 12단 HBM4E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출하했다. 삼성전자의 HBM4E가 이전 HBM4 제품보다 속도 성능이 2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도 재평가의 축이다. 지난 11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차세대 AI 프로세서 ‘아이스피시’의 일부를 삼성전자에 맡기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TSMC가 핵심 연산부를 맡고,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을 활용해 메모리 연결 부품을 생산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아직 논의 단계이고 양산 시점도 2028년 이후로 거론되는 만큼 단정하기 이르지만, 구글과 같은 빅테크 기업의 AI칩 공급망 다변화 흐름 자체는 삼성전자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는 단일 칩의 경쟁이 아니라 고성능 연산칩, HBM, 첨단 패키징, 전력 효율, 데이터센터 공급망이 함께 움직이는 싸움"며 "삼성전자는 메모리를 만들고, 파운드리를 제공하며, 스마트폰과 가전을 통해 소비자 접점까지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과거에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넓다는 점이 투자자에게 복잡한 구조로 보이기도 했지만, AI 인프라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그 넓이가 다시 장점으로 읽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종합 반도체 기업' 재평가 모바일과 가전도 삼성전자의 긍정적 재평가를 뒷받침한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은 삼성전자가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거대한 접점이다. AI가 데이터센터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휴대폰, 집, 자동차, 사무공간으로 확산될수록 이 접점의 가치는 커진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를 공급하는 기업이면서 동시에 AI가 작동하는 기기를 판매하는 기업이다. 데이터센터용 메모리와 파운드리,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홈, 모바일 생태계를 한데 묶을 수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총 10위권 진입은 한국 산업에도 상징성이 크다. 세계 최상위 기업가치 순위는 엔비디아, 알파벳,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같은 미국 빅테크가 장악해왔다. 이러한 무대에 한국 제조기업이 다시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AI 시대에도 물리적 제조역량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의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와 환율, 우선주 포함 여부, 집계기관 기준에 따라 시총 순위는 달라질 수 있다"며 "HBM 고객 인증, 파운드리 대형 고객 확보, 메모리 가격 상승 지속성,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도 남아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중요한 것은 시장의 시선이 바뀌었다는 점"이라며 "삼성전자는 더 이상 ‘메모리 사이클에 흔들리는 제조기업’으로만 인식되지 않고,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공급자, 차세대 HBM의 도전자, 첨단 파운드리의 대안, 소비자 AI 생태계의 주요 플레이어로 다시 평가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6월 23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23 08:50:15
-
머스크, 오픈AI 소송전 또 패소…xAI 영업비밀 침해 주장 기각
[경제일보] 일론 머스크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와의 소송전에서 또다시 패했다.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AI) 기업 xAI가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미국 법원이 기각하면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법 리타 린 판사는 15일 현지시간 xAI가 오픈AI를 상대로 낸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기각했다. 린 판사는 xAI가 오픈AI의 위법 행위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은 같은 청구를 다시 제기하기 어려운 방식의 기각이다. xAI는 전직 수석 엔지니어 쉐천 리가 오픈AI 채용 과정에서 xAI의 챗봇 ‘그록’ 관련 기밀 정보를 유출했고, 오픈AI가 이를 사실상 유도했다고 주장해왔다. xAI는 해당 정보가 자사의 최첨단 AI 기술과 관련된 영업비밀이라고 봤다.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린 판사는 구직자에게 이전 업무 경험을 묻는 것은 통상적인 채용 절차라며 이를 기밀 유출 압박이나 유도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오픈AI가 리에게 영업비밀 공개를 요구했거나 관련 기밀이 공개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도 부족하다고 봤다. 오픈AI는 소송 과정에서 xAI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오픈AI 측은 “다른 회사의 영업비밀이 필요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며 해당 소송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맞섰다. 로이터는 오픈AI가 리가 실제로 오픈AI에서 근무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번 패소는 머스크가 오픈AI와 벌이는 법적 공방에서 얻은 또 하나의 악재다. 머스크는 앞서 오픈AI가 비영리로 운영하겠다는 초기 약속을 저버리고 영리 구조로 전환했다며 올트먼 CEO와 오픈AI를 상대로 별도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달 미국 배심원단은 머스크가 소송을 너무 늦게 제기했다며 오픈AI 측 손을 들어줬다. 머스크와 오픈AI의 갈등은 단순한 개인 간 분쟁을 넘어 AI 산업 주도권 경쟁의 단면으로도 읽힌다. 머스크는 2015년 오픈AI 공동 설립에 참여했지만 이후 회사를 떠났고, 직접 xAI를 세워 챗GPT와 경쟁하는 그록을 내놨다. 오픈AI는 챗GPT를 앞세워 생성형 AI 시장을 선점했고, xAI는 X와 테슬라 생태계, 대규모 컴퓨팅 투자를 기반으로 추격하고 있다. 법정 공방의 쟁점도 AI 산업의 핵심 문제와 맞닿아 있다. AI 기업 간 인재 이동이 빨라지면서 모델 구조, 학습 데이터 처리 방식, 시스템 운영 노하우 등 무엇을 영업비밀로 볼 수 있는지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다만 이번 판결은 인재 채용 과정에서 과거 업무 경험을 묻는 행위만으로는 경쟁사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머스크 입장에서는 법적 압박 카드가 잇따라 무력화된 모양새다. 오픈AI의 지배구조와 영업비밀을 동시에 겨냥했지만 법원은 모두 높은 입증 기준을 요구했다. AI 시장의 경쟁은 결국 법정보다 제품 성능, 이용자 확보, 기업 고객 확장, 인프라 투자에서 판가름날 가능성이 커졌다.
2026-06-16 07:43:15
-
머스크, 세계 첫 '조만장자' 됐다…돈을 하루 400억씩 써도 100년
[경제일보]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초로 순자산 1조달러를 넘긴 ‘조만장자’에 올랐다. 스페이스X가 나스닥 상장 첫날 급등하며 시가총액 2조달러를 돌파하자 최대 주주인 머스크의 지분 가치도 함께 뛰어오른 결과다. AP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12일(현지시간) 공모가 135달러로 상장한 뒤 150달러에 거래를 시작했고 장중 176달러대까지 올랐다. 종가는 160달러대 안팎으로 공모가보다 약 19% 높았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 시가총액은 약 2조1000억달러로 불어나며 미국 상장사 중 최상위권에 진입했다. 머스크의 순자산은 약 1조1000억달러 안팎으로 평가됐다. 원화로 환산하면 1590조원 안팎에 이르는 규모다. 다만 이는 현금 보유액이 아니라 스페이스X와 테슬라 등 보유 지분의 시장가치가 반영된 ‘장부상 부’다. 주가가 오르면 빠르게 불어나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순자산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그럼에도 규모는 압도적이다. 1조500억달러를 전 세계 인구 약 82억명으로 나누면 1인당 약 128달러가 돌아간다. 100년 동안 매일 써도 모두 쓰려면 하루 약 2877만달러, 우리 돈으로 400억원대에 가까운 돈을 써야 한다. 개인 자산이라기보다 웬만한 국가 경제 규모와 비교해야 가늠되는 수준이다. 세계 부호들과의 격차도 벌어졌다. 포브스 실시간 부호 순위 기준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제프 베이조스, 래리 엘리슨 등 2~5위권 부호들의 자산을 모두 합쳐야 머스크 한 명의 순자산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워런 버핏의 자산과 비교하면 여러 배 차이가 난다. 국가 경제 규모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2026년 명목 GDP 전망 기준 대만은 9767억달러, 싱가포르는 6596억달러,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약 4800억달러 수준이다. 머스크 개인의 순자산이 주요 중견국 1년 경제 규모를 웃도는 셈이다. 머스크를 조만장자로 만든 결정적 계기는 스페이스X 상장이다. 2002년 설립된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 민간 우주 발사,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를 앞세워 우주산업의 판을 바꿨다. 최근에는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인프라 구상까지 더해지며 투자자들의 기대가 폭발했다. 다만 스페이스X의 높은 평가가 모두 검증된 실적으로 뒷받침되는 것은 아니다. 외신들은 회사의 막대한 투자 부담과 적자, 우주·AI 사업의 불확실성, 머스크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도 함께 지적하고 있다. ‘머스크 프리미엄’이 주가를 끌어올린 만큼 기대가 흔들리면 자산 규모도 급격히 변할 수 있다. 머스크의 1조달러 돌파는 한 기업인의 성공담을 넘어 자본시장의 방향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시장은 이미 현재의 이익보다 미래의 우주, AI, 통신 인프라 가능성에 거대한 가격을 매기고 있다. 조만장자의 탄생은 기술의 승리이자 기대가 부를 만들어내는 시대의 상징이다. 그러나 그 부가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는 스페이스X가 꿈이 아니라 실적으로 우주경제를 증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2026-06-13 13:5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