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35건
-
-
-
칼리버스, AI·3D 입은 몰입형 커머스 공개…롯데와 온라인 쇼핑 혁신 나선다
[경제일보] 롯데이노베이트 자회사 칼리버스가 AI와 디지털트윈 기술을 결합한 몰입형 커머스를 선보이며 차세대 온라인 쇼핑 시장 공략에 나선다. 단순히 상품을 검색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상품을 추천하고 상담하며 3D 기반 가상 공간에서 제품을 체험하는 환경을 구현해 온라인 쇼핑 경험을 오프라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3일 칼리버스는 롯데ON, 롯데하이마트와 협업해 AI와 3D 기술을 접목한 '이머시브 커머스'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머시브 커머스는 AI와 디지털트윈, 가상공간 기술을 결합해 소비자가 상품을 입체적으로 살펴보고 맞춤형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차세대 쇼핑 방식이다. 제품을 구매하기 전 실제로 체험하고 판매 직원과 상담하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온라인에서도 제공해 구매 결정을 돕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서비스는 PC와 노트북은 물론 모바일과 태블릿에서도 이용할 수 있으며 웹 기반으로 제공돼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설치 없이 롯데ON과 롯데하이마트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롯데ON에서는 'AI 스타일링샵'을 통해 AI 기반 가상 시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는 롯데GFR의 '스포티&리치' 의류를 상·하의로 자유롭게 조합하고 3D 기반 시뮬레이션으로 실제 착용과 유사한 핏과 실루엣을 확인할 수 있다. 원단의 질감과 주름, 길이감 등을 사실적으로 구현해 온라인 의류 쇼핑의 한계를 보완했으며, 원하는 상품은 브랜드관과 구매 페이지로 바로 연결된다. 롯데하이마트에서는 '플럭스 버츄얼 스토어'를 운영한다. 가전제품을 디지털트윈으로 구현해 제품의 외관은 물론 내부 구조까지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AI 상담 어드바이저가 제품 특징과 주요 기능, 사용 방법, 구매 시 고려사항 등을 실시간으로 안내한다. 소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원의 설명을 듣는 것과 유사한 상담을 온라인에서도 받을 수 있어 상품 탐색부터 상담, 구매까지 하나의 서비스 안에서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칼리버스는 이번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쇼핑의 패러다임을 단순 검색 중심에서 AI 기반 체험 중심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AI가 고객에게 상품을 추천하고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것은 물론, 3D 기술을 활용해 구매 전 경험까지 제공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쇼핑 환경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향후에는 패션과 가전을 넘어 리빙과 뷰티,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 다양한 산업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고객 체형을 반영하는 AI 스타일링 기능과 AI 맞춤형 상품 추천, AI 파노라마 기반 가상 매장 등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AI 기반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칼리버스 관계자는 "이번 서비스는 AI와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쇼핑의 한계를 보완하고 고객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며 "롯데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AI·3D 역량의 활용 범위를 지속 확대하고, 차세대 몰입형 커머스 역량을 고도화해 다양한 산업 분야의 AX 전환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7-03 10:59:52
-
KT, 5G·LTE 요금제 합쳤다…100여 종을 18종으로 줄인 이유
[경제일보] KT(대표이사 박윤영)가 5G와 LTE로 나뉘어 있던 요금 체계를 하나로 합친 통합요금제를 출시했다. 복잡한 요금 구조를 줄이고 데이터 소진 이후에도 기본적인 이용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 고객 선택 부담과 통신 이용 불편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KT는 1일 기존 5G와 LTE 요금제를 통합한 ‘통합요금제’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으로 100여 종에 달하던 요금제는 18종으로 간소화된다. 새 요금제는 ‘초이스’와 ‘베이직’ 두 축으로 재편됐고 모든 요금제에 데이터 안심 옵션(QoS)이 기본 적용된다. 초이스 요금제는 완전 무제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와 스마트기기 이용이 많은 고객을 겨냥한 프리미엄 라인이다. KT는 공유 데이터를 확대해 스마트워치나 태블릿 등 다른 기기에서도 데이터를 더 자유롭게 나눠 쓸 수 있도록 했다. 초이스110은 공유 데이터가 80GB, 초이스90은 60GB로 늘어난다. 초이스130은 스마트기기 요금제 할인을 최대 2회선까지 확대했다. 콘텐츠 혜택도 선택형으로 붙였다. 초이스 고객은 OTT, 폰케어, 디바이스 할인 등 이용 패턴에 맞춰 혜택을 고를 수 있다. ‘초이스 더블’은 디즈니+ 스탠다드와 단말 보험 할인을 함께 제공한다. 통신사가 단순 데이터 제공량 경쟁에서 벗어나 콘텐츠와 기기 결합 혜택으로 프리미엄 고객을 붙잡으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베이직 요금제는 데이터 사용량 중심의 실속형 라인이다. 일부 요금제에 있던 공유 데이터 제한을 없애 보유 데이터를 자유롭게 나눠 쓸 수 있도록 했다. 가족이나 태블릿, 보조 기기와 데이터를 나눠 쓰는 고객에게 체감 혜택이 커질 수 있다. 전 구간 QoS 적용도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데이터 제공량을 모두 사용해도 이용이 완전히 차단되지 않는다. 베이직110GB 요금제는 최대 5Mbps, 베이직14GB 이상은 1Mbps, 베이직10GB 이하 구간은 400Kbps 속도로 계속 이용할 수 있다. 고화질 영상 시청에는 한계가 있지만 메신저, 웹서핑, 지도 검색 등 기본 서비스 이용은 가능하다. 연령별 혜택은 별도 신청 없이 자동 적용된다. 청년층에는 데이터 2배를 제공하는 ‘Y덤’, 어린이에게는 ‘스쿨덤’, 시니어 고객에게는 ‘65+덤’과 ‘75+덤’이 적용된다. 월 6만1000원 ‘베이직 30GB’ 요금제를 쓰는 20대 고객은 Y덤 적용으로 60GB를 이용할 수 있다. 월 5만원 ‘베이직 10GB’를 이용하는 65세 이상 고객은 최대 15GB, 75세 이상 고객은 최대 20GB까지 데이터가 늘어난다. 군 장병 혜택도 강화됐다. 군 복무 고객은 Y덤 혜택에 더해 월 4만5000원 이상 요금제에서 매일 2GB의 추가 데이터를 받을 수 있다. 이후에도 3Mbps 속도로 계속 이용할 수 있으며 월정액 20% 할인 혜택도 더해진다. 이번 개편은 정부의 통신비 부담 완화 기조와도 맞물려 있다. 데이터가 생활 필수재가 되면서 통신사는 요금제 선택을 단순화하고 데이터 소진 이후 최소 이용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KT 역시 7월 1일부터 기존 5G 및 LTE 요금제 신규 가입을 중단한다. 기존 가입자는 현재 요금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김영걸 KT Customer사업본부장 상무는 “통합요금제는 고객의 선택은 단순하게, 혜택은 더 크게 체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고객 이용 패턴과 생애주기에 맞춘 맞춤형 혜택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2026-07-01 14:40:59
-
-
-
-
-
SK브로드밴드, 토스 프론트를 무상으로 설치 해드립니다…통신·결제 결합 승부수
[경제일보] SK브로드밴드가 토스플레이스와 손잡고 소상공인 매장의 통신비와 결제 인프라 부담을 낮추는 제휴 상품을 내놓는다. 초고속인터넷과 결제 단말기, POS 솔루션을 따로 도입해야 했던 매장 운영 구조를 하나로 묶어 자영업자의 고정비 절감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겨냥한 행보다. SK브로드밴드는 결제 단말기 및 POS 솔루션 기업 토스플레이스와 소상공인 대상 통신·결제 제휴 상품을 오는 25일 공식 출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상품은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 통신 인프라와 토스플레이스의 매장관리 솔루션을 결합한 형태다. 신규 제휴 상품에 가입하는 소상공인은 적용 조건에 따라 SK브로드밴드 인터넷 요금을 매월 최대 4400원 할인받을 수 있다. 1G 인터넷, 3년 약정 기준이다. 기존 결합할인을 받고 있는 고객도 조건을 충족하면 이번 제휴 할인을 별도로 적용받을 수 있다. 통신 상품을 이미 묶어 쓰는 매장도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체감 할인 효과를 높였다. 또한 토스 프론트와 토스 포스(POS)를 함께 설치하는 SK브로드밴드 고객에게만 토스 프론트가 무상 제공된다. 단순히 인터넷 상품에 가입하거나 토스 프론트만 설치하는 고객 전체에 적용되는 혜택은 아니다. 향후 실제 가입 단계에서는 약정 조건, 설치 상품, 프로모션 적용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토스 프론트는 카드 결제뿐 아니라 삼성페이, 애플페이, 간편결제, 페이스페이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을 지원하는 단말기다. 토스 포스와 연동하면 키오스크 모드 전환, 고객 관리, 매출 분석 등 매장 운영 기능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 결제 단말기를 단순 승인 장비가 아니라 주문, 고객, 매출 데이터를 연결하는 매장 운영 접점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이번 제휴는 소상공인 시장의 비용 구조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4년 기준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상공인 기업체 수는 613만개를 넘어섰고 디지털·스마트 기술을 활용하는 소상공인 비중도 늘고 있다. 인건비와 임대료, 배달비, 공공요금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통신과 결제, 매장관리 시스템을 한 번에 묶는 상품은 고정비 절감형 디지털 전환 모델로 볼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로서도 이번 제휴는 단순 인터넷 가입자 확대 이상의 의미가 있다. 유료방송과 가정용 인터넷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소상공인과 SOHO 시장은 통신사가 B2B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영역이다. 매장 인터넷은 카드 결제, 배달 주문, 키오스크, CCTV, 와이파이, 보안 서비스와 맞물려 있어 부가 상품 확장이 가능한 기반이 된다. 토스플레이스 입장에서는 오프라인 결제 단말기 보급망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토스는 그동안 토스 프론트와 토스 포스를 앞세워 기존 VAN 중심 결제 단말 시장에 도전해 왔다. SK브로드밴드의 소상공인 고객 기반과 결합하면 신규 창업자나 매장 이전 고객을 대상으로 초기 설치 접점을 확보할 수 있다. 양사는 상품 출시를 기념해 6월 25일부터 8월 31일까지 고객 감사 이벤트도 진행한다. SK브로드밴드 B world와 B다이렉트샵을 통해 상담한 고객에게는 총 500만원 상당의 아이스크림 쿠폰을 제공하고 가입 고객에게는 노트북, 태블릿, TV 등 총 1000만원 규모 경품을 추첨 방식으로 지급한다. 당첨자는 9월 중 개별 안내될 예정이다. 현장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인터넷 장애 대응, 결제 단말기와 POS 활용법, 주문 솔루션 운영 등 실제 매장에서 바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는 사업장 피해를 보상하는 ‘든든 인터넷’, 다수 기기 동시 접속을 지원하는 ‘쉐어 인터넷’, 3중 보안 서비스 ‘사장님안심’ 등 소상공인 특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권정훈 SK브로드밴드 SOHO&Value담당은 “이번 협력은 통신과 결제 솔루션 역량을 결합해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낮추고 편리하고 안정적인 매장 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소상공인 고객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혜택과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6-19 09:13:15
-
AI 시대, 대학 졸업장은 아직도 밥벌이를 보장하는가
[경제일보] 대학 졸업장이 한 사람의 인생을 보증하던 시대가 있었다.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가 첫 직장을 정했고 첫 직장이 평생 소득의 궤도를 만들었다. 부모는 아이를 학원으로 보냈고 학생은 시험 한 번에 청춘을 걸었다. 한국 사회는 그것을 경쟁이라 불렀고 국가는 그것을 교육이라 불렀다. 그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명문대의 힘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좋은 대학의 이름은 여전히 통한다. 기업도 아직 학벌을 본다. 사람도 학벌을 본다. 한국 사회에서 간판의 힘은 생각보다 오래간다. 그러나 국민이 묻는 것은 단순하다. 그 졸업장이 앞으로도 밥벌이를 보장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대답은 이미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은 대학 졸업장의 권위를 정면에서 흔들고 있다. 보고서 초안, 코드 작성, 회의록 정리, 시장 조사, 번역, 디자인 시안, 법률 문서의 1차 검토까지 AI가 처리한다. 예전 같으면 신입사원이 회사에 들어가 몇 년 동안 배우며 하던 일이다. 그 일이 사라지고 있다. 사다리의 첫 칸이 없어지는 것이다. 청년에게는 잔인한 변화다. 과거에는 회사에 들어가 낮은 단계의 일을 하며 조직을 배웠다. 문서를 고치고 보고를 다시 쓰고 선배에게 깨지면서 업무 감각을 익혔다. 실수할 시간이 있었다. 지금 기업은 신입에게도 처음부터 AI를 다루고 결과물을 검증하고 판단까지 하라고 요구한다. 배울 시간은 줄었고 요구 수준은 높아졌다. 대학은 이 변화를 알고 있는가. 한국 교육은 오랫동안 선발에 몰두했다. 아이를 잘 가르치는 제도보다 아이를 잘 줄 세우는 제도를 더 정교하게 만들었다. 누가 더 빨리 정답을 고르는지, 누가 더 실수 없이 문제를 푸는지, 누가 더 오래 버티는지를 시험했다. 그렇게 뽑힌 학생에게 사회는 우수하다는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AI 시대에 정답을 빨리 찾는 능력은 더 이상 인간만의 경쟁력이 아니다. 기계가 더 빨리 찾고 더 많이 요약하고 더 그럴듯하게 쓴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이다. 판단이다. 맥락을 읽는 능력이다. 기계가 내놓은 답을 의심하고 잘못된 결론을 바로잡고 현실의 사람과 조직 안에서 문제를 풀어내는 힘이다. 대학 졸업장이 아니라 평생 역량이 경쟁력이라는 말은 구호가 아니다. 이미 노동시장에서 벌어지는 냉정한 현실이다. 그런데도 우리 교육은 여전히 입시의 관성에 갇혀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 입시를 향해 달린다. 중학교는 고등학교를 준비하고 고등학교는 대학을 준비한다. 대학은 취업을 준비한다. 정작 사회에 나가 평생 배워야 할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은 허약하다. 아이들은 왜 배우는지 모른 채 문제를 풀고 대학생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른 채 졸업장을 받는다. 이것이 교육인가. 정부는 AI 교육을 말한다. 디지털교과서도 말하고 AI 교실도 말하고 미래 인재도 말한다. 그러나 교실에 태블릿을 넣는다고 교육이 바뀌지 않는다. 칠판이 전자칠판으로 바뀌었다고 좋은 수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도구가 아니다. 학생이 스스로 질문하고 배운 것을 현실 문제에 적용하고 실패한 뒤 다시 고치는 경험이다. AI 시대 교육개혁의 핵심은 기계를 더 많이 쓰게 하는 데 있지 않다.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을 인간이 더 잘하게 만드는 데 있다. 대학도 자기 역할을 다시 물어야 한다. 대학은 그 자리에 무엇을 하러 있는가. 4년 동안 학점을 모아 졸업장을 나눠주는 기관인가. 입시에서 이긴 학생에게 사회적 신분증을 발급하는 기관인가. 아니면 산업과 사회가 바뀔 때마다 사람들이 다시 돌아와 배우고 전환할 수 있는 지식의 플랫폼인가. 앞으로 대학은 청년기에 한 번 통과하는 관문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 직장인이 돌아와 AI와 데이터, 반도체와 바이오, 경영과 디자인을 다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중장년이 일자리를 바꾸기 위해 대학 문을 두드릴 수 있어야 한다. 지역 대학은 지역 산업과 연결돼야 하고 전문대학은 현장 기술의 중심이 돼야 한다. 대학이 변하지 않으면 학령인구 감소가 대학을 먼저 흔들고 AI가 그 존재 이유를 다시 흔들 것이다. 기업도 책임에서 빠질 수 없다. 기업은 늘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재는 완제품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과거 기업은 신입을 뽑아 가르쳤다. 지금은 즉시 투입 가능한 사람만 찾는다. AI가 초급 업무를 대신하자 신입 채용은 줄고 다시 경력직만 찾는다. 그러면 청년은 어디서 경험을 쌓는가. 사다리의 첫 칸을 기업이 걷어차 놓고 대학에만 인재 양성을 요구할 수는 없다. 정부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교육부는 교육을 말하고 고용노동부는 직업훈련을 말하고 산업부는 인재 수급을 말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모두 하나의 문제다.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기업에서 어떻게 성장하며, 중장년이 어떻게 다시 일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부처별 사업을 늘어놓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 평생학습은 복지 사업의 한 항목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 돼야 한다. AI 시대에 인문교육이 덜 중요해졌다고 생각하는 것도 착각이다.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 AI가 답을 만들수록 인간은 질문해야 한다. AI가 계산할수록 인간은 판단해야 한다. AI가 효율을 높일수록 인간은 방향을 정해야 한다. 기술이 강해질수록 기준 없는 사회는 더 위험해진다. 읽기와 쓰기, 역사와 철학, 윤리와 시민교육은 낡은 과목이 아니다. AI 시대를 버티게 하는 기본 체력이다. 한국 사회는 학벌의 효용을 너무 오래 믿었다. 좋은 대학에 가면 좋은 직장에 가고 좋은 직장에 가면 삶이 안정된다는 공식은 한때 현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공식이 빠르게 낡고 있다. 대학 간판은 출발선을 앞당겨줄 수 있다. 그러나 결승선까지 데려다주지는 못한다. 한 번 얻은 학위보다 계속 갱신되는 역량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가 왔다. 문제는 이 변화가 모두에게 공정하게 오지 않는다는 데 있다. 돈 있는 집 아이는 더 좋은 AI 도구와 더 좋은 교육 기회를 먼저 얻는다. 대기업 직원은 사내 교육과 재훈련 기회를 갖지만 중소기업 노동자와 자영업자, 경력 단절자에게는 그런 기회가 드물다. 평생학습을 개인의 노력으로만 떠넘기면 교육 격차는 더 벌어진다. AI 시대의 교육개혁은 학벌 경쟁을 줄이는 일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격차를 막는 일이기도 하다. AI는 사람을 밀어내는 기술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의 능력을 키우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될지는 교육에 달려 있다. 준비된 사람에게 AI는 날개가 된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벽이 된다. 그 벽 앞에서 다시 학벌만 붙잡는 사회가 된다면 한국 교육은 또 한 번 실패할 것이다. 이제 물어야 한다. 대학은 학생에게 무엇을 남기고 있는가. 기업은 청년에게 성장할 시간을 주고 있는가. 정부는 국민이 평생 다시 배울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아직도 졸업장 한 장이 인생을 보장한다고 믿고 있는가. AI 시대의 진짜 학력은 대학 이름이 아니다. 낯선 기술 앞에서 다시 배우는 힘이다. 기계가 만든 답을 검증하는 힘이다. 남이 낸 문제를 푸는 능력이 아니라 세상에 없는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능력이다. 한국 교육이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대학 졸업장을 숭배하는 교육에서 평생 역량을 키우는 교육으로 가야 한다. 졸업장은 한 번 받는다. 그러나 역량은 평생 갱신해야 한다. AI 시대에 더 위험한 사람은 AI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 더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믿는 사람이다. 더 위험한 사회는 대학 간판을 가진 소수에게만 기회를 몰아주는 사회다. 대학 졸업장이 밥벌이를 보장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교육개혁은 그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2026-06-16 08:02:05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