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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물에 매겨진 '탄소 청구서'…포스코·현대제철, 패러다임이 바뀐다
[경제일보] 철강의 ‘가격표’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철광석과 유연탄, 전기료, 인건비로 귀결되던 전통적 원가 방정식에 ‘탄소’라는 무거운 청구서가 추가되면서다. 이제 쇳물 1톤을 뽑아낼 때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뿜어냈는지가 수출 경쟁력은 물론, 글로벌 고객사의 구매 조건과 자본 시장의 평가를 좌우하는 시대가 열렸다. 올해 1월 1일부터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확정기간이 시작되면서, 철강 등 대상 품목의 내재 배출량은 본격적인 비용 산정 대상이 됐다. EU 수입자는 올해 수입분에 대해 2027년부터 CBAM 인증서를 구매·제출해야 하고, 이 부담은 한국 철강사의 수출 가격과 고객사 구매 조건을 압박하는 새로운 원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의 한복판에는 한국 철강산업을 이끌어온 두 거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서 있다. 현재 이들이 벌이는 진검승부는 과거처럼 ‘누가 고로(高爐)에서 더 많은 쇳물을 쏟아내느냐’, ‘누가 더 싼 값에 강재를 밀어내느냐’의 1차원적 물량전이 아니다. 앞으로의 철강 패권은 누가 더 탄소를 적게 배출하면서도 고품질의 돈 되는 철을 안정적으로 만들어내느냐에 달렸다. 이를 위해 고로의 절대강자 포스코는 쇳물을 끓이는 공정 자체를 뜯어고치는 험난한 길을 택했고, 현대제철은 범(汎)현대라는 강력한 ‘캡티브 마켓(내부 시장)’을 지렛대 삼아 전기로와 자동차강판을 결합한 차별화된 전환 경로를 구축하고 있다. “기술의 포스코 vs 공급망의 현대제철”…엇갈린 ‘탈탄소’ 해법 1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꺼내든 승부수는 ‘공정의 근본적 혁신’이다. 기존 고로 기반의 막대한 생산 규모와 고급강 기술력은 유지하되, 수소환원제철과 전기로, 저탄소 원료 기술을 동시다발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 기후기술 기업 일렉트라(Electra)와 맺은 저탄소 철 생산 기술 공동개발 협약이 대표적이다. 일렉트라는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철광석에서 불순물을 솎아내고 고체 철을 얻는 기술을 쥔 기업으로 연산 500톤 규모의 시범공장을 올해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포스코는 자사의 직접환원제철 기술에 일렉트라의 전기화학 기법을 접목해 조기 상업 생산의 길을 닦겠다는 복안이다. 궁극적으로 포스코가 닿고자 하는 종착지는 ‘수소환원제철’이다.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쓰는 차세대 공정으로 고로 대비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이다. 다만, 실제 탄소 저감 효과는 수소 생산 방식과 전력의 탄소집약도에 좌우된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내에 전담 개발센터를 꾸리고 연산 30만 톤급 시험 설비(데모플랜트) 구축에 나섰다. 광양제철소에 신설되는 대형 전기로 역시 탄소 저감 강재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핵심 인프라다. 포스코의 저력은 반세기에 걸쳐 축적된 세계 최고 수준의 일관제철 경험과 폭넓은 글로벌 고객망에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거대한 덩치가 탈탄소 시대엔 가장 무거운 짐이다. 철강 산업의 문법 자체를 갈아엎어야 하는 만큼 천문학적인 자본과 긴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가진 것이 많을수록 혁신의 기회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지난한 궤도 수정에 성공한다면,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업계의 새로운 기술 표준(Standard)으로 군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현대제철은 ‘공급망의 진화’로 맞불을 놨다. 고로의 역사와 규모 면에서는 포스코에 한발 비켜서 있지만, 이들에겐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가장 확실하고 든든한 우군이 있다. 현대제철이 앞세운 저탄소 철강 브랜드 ‘하이에코스틸(HyECOsteel)‘은 철스크랩과 HBI 등을 전기로에서 녹인 쇳물을 고로 쇳물과 합탕한 뒤 전로 공정을 거쳐 생산하는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 제품으로 기존 자사 고로재 대비 탄소배출을 20% 이상 줄인 것이 특징이다. 단기적으로는 주력인 자동차강판에 이를 집중 적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신(新)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의 구상은 이미 양산 단계에 진입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2월부터 탄소저감강판 양산에 돌입했고, 연내 강종 인증 범위를 53종까지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부터 탄소저감 철강재를 국내·유럽 생산 차종에 일부 적용하고, 적용 강종과 물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안방선 혈투·해외선 동맹…‘녹색 쇳물’은 공짜가 아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미국 루이지애나 프로젝트에서 드러난 양사의 묘한 역학관계다. 지난해 말 공시와 국내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대제철·포스코·현대차·기아는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프로젝트의 투자 구조를 확정했다.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총 58억 달러(약 8조원)를 투입, 연산 270만톤 규모의 제철소 건립을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50%)을 필두로 포스코(20%), 현대차·기아(각 15%)가 한 배를 탔다. 국내 시장에서 이들은 자동차강판과 후판을 두고 치열하게 맞붙는 경쟁자다. 하지만 국경 밖의 사정은 다르다. 높은 관세와 옥죄어오는 탄소 규제, 자국 중심주의라는 거센 파도 앞에서 한국 기업끼리의 소모전은 공멸을 뜻한다. ‘안방에서는 싸우되, 해외에서는 뭉쳐야 산다’는 냉혹한 현실 인식이 탄소 원가전쟁 시대의 새로운 합종연횡을 만들어낸 셈이다. 물론 양사가 가야 할 길은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포스코는 본사 철강 사업에서 환율 상승에 따른 원료비 부담으로 이익이 줄었지만, 해외 철강법인 판매 확대와 원가절감 효과로 철강부문 전체 이익은 개선됐다. 현대제철의 경우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크게 감소했다. 탈탄소가 기업의 명운을 건 숭고한 미래 투자라 할지라도 당장 재무제표에 찍히는 막대한 비용의 압박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 철강업계의 얄궂은 현실이다. 전기로 비중을 높인다 한들 천문학적인 전력비와 국내 전력망의 높은 탄소배출계수라는 근본적 한계를 풀어내야 하는 숙제도 남는다. 진정한 그린스틸은 그저 ‘값싼 전기’가 아니라 ‘깨끗한 전기’를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 패권 전쟁은 ‘친환경’이라는 매끄러운 수사만으로는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다”며 “비용과 가격, 품질과 납기, 나아가 국가 제조업의 경쟁력이 통째로 걸린 산업 구조의 대수술”이라고 했다. 이어 “녹색 쇳물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라며 “고객사가 저탄소 철강에 기꺼이 프리미엄 지갑을 열 것인지도 미지수다. 철강사의 전환은 단순한 환경 캠페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기술의 판을 엎으려는 포스코와 공급망의 룰을 바꾸려는 현대제철. 승자의 윤곽은 아직 희미하다. 과거 용광로의 온도와 크기로 군림했던 철강업의 잣대는 이제 무용지물이다. 가장 적은 탄소로, 최고 품질의 철을,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에 안정적으로 뽑아내는 자만이 새로운 철의 제국을 지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철강 거인들의 사투를 한낱 기업 간 점유율 경쟁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이는 결국 한국 제조업의 튼튼한 뼈대가 다가올 10년 뒤에도 굳건히 버텨낼 수 있을지를 묻는 가장 엄중한 시험대다.
2026-05-12 07: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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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체리 질주·테슬라 주춤…中 제외 전기차 시장 경쟁 격화
[경제일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기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점유율은 정체되거나 하락한 반면 중국 업체들은 해외 시장 판매 확대를 바탕으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11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3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인도량은 202만5000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4만6000대보다 23.1% 증가한 수치다. 업체별로는 폭스바겐이 29만9000대로 1위를 유지했다. 다만 증가율은 8.8%에 그치며 시장 평균 성장률을 밑돌았다. 점유율도 지난해 16.7%에서 올해 14.8%로 하락했다. 테슬라는 23만9000대로 2위를 기록했다. 판매량은 18.3% 증가했지만 전체 시장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며 점유율은 11.8%로 낮아졌다. 북미 시장 둔화와 유럽 내 경쟁 심화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중국 브랜드 BYD(비야디)는 20만4000대를 판매하며 지난해보다 83.0%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순위도 6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점유율은 6.8%에서 10.1%로 확대됐다. BYD의 성장 배경으로는 유럽과 아시아 시장 중심 수출 확대가 꼽힌다. 가격 경쟁력과 전기차 전용 플랫폼, 배터리 내재화 전략을 기반으로 글로벌 판매 확대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판매 비중까지 확대하며 시장 대응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리는 27.0% 증가했고 체리는 467.0% 급증하며 판매 규모를 빠르게 키웠다. 체리는 1분기 9만2000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4.5%를 기록했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와 비슷한 판매 규모에 도달하며 기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16만9000대로 22.5% 증가했으며 점유율은 8.4%로 작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순위는 작년보다 한 계단 낮은 4위다. 스텔란티스와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전통 완성차 업체들은 판매 감소 영향으로 점유율이 4∼5%대로 내려갔다. 고금리와 전기차 수요 둔화, 가격 경쟁 심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 흐름도 뚜렷하게 갈렸다. 유럽 시장은 115만대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26.7% 증가했다. 전체 비중은 56.8%로 절반을 넘어섰다. 각국 보조금 정책과 탄소 규제 강화 영향으로 전기차 수요가 유지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 시장(중국 제외)은 41만2000대로 67.9% 급증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동남아시아와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보급 확대가 이어졌고, 중국 업체들의 현지 판매 전략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 시장은 감소세가 뚜렷했다. 1분기 판매량은 29만7000대로 지난해보다 28.2% 줄었다. 점유율 역시 25.1%에서 14.6%로 급락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보조금 기준 강화, 전기차 수요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기타 신흥 시장도 성장 폭이 컸다. 판매량은 16만7000대로 110.2% 증가했고 점유율은 8.2%까지 확대됐다. 중동과 남미 등 신흥 시장이 새로운 전기차 판매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중국 제외) 전기차 시장은 단순한 판매 확대 국면을 넘어 지역별 성장 축과 경쟁 구도가 동시에 재편되는 구조적 전환기에 진입했다”며 “향후 비중국 시장에서는 단순 판매 규모보다 지역 다변화 대응력, 현지화 전략, 가격 경쟁력, 그리고 정책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핵심 경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2026-05-11 11: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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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베트남, 녹색 경제 협력 강화…EPMA·KOVECA, 2030 협력 로드맵 가동
[경제일보] 한국과 베트남이 녹색 경제와 친환경 산업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 베트남 환경친화제품생산협회(EPMA)와 한·베트남 경제문화협회(KOVECA)는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녹색 산업 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2030년까지의 공동 협력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교류 수준을 넘어 친환경 산업과 탄소중립 전환 분야에서 실질적인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측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녹색 경제와 스마트 농업, 친환경 산업, 순환경제 등을 중심으로 단계별 협력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협정 서명식에는 김정관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응우옌 반 탕 베트남 재정부 장관이 참석했다. 양국 장관급 인사들이 직접 자리하면서 정책과 산업 협력을 연계하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협력은 기존 선언적 수준의 양해각서(MOU)와 달리 구체적인 사업과 실행 구조를 중심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각 단계별 프로젝트 추진과 성과 측정 체계를 함께 구축해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도출한다는 구상이다. 권성택 KOVECA 회장은 “한국의 기술력과 자본, 글로벌 네트워크를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과 결합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민리 EPMA 부회장도 “베트남은 국가 차원의 녹색 전환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청정 생산과 스마트 농업, 순환경제 분야의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상호 보완적 구조를 기반으로 협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은 스마트 농업과 스마트팩토리,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베트남은 제조 인프라와 시장, 인적 자원을 기반으로 사업 확장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협력을 통해 친환경 제조와 에너지 효율화, 환경 기술 분야에서 공동 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글로벌 ESG 기준 강화와 탄소 규제 확대 흐름 속에서 양국 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환경 기술과 순환경제 분야는 향후 성장성이 높은 산업으로 꼽히는 만큼 한국과 베트남 기업 간 협력 수요도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KOVECA는 기업과 정부, 연구기관을 연결하는 협력 플랫폼 역할을 맡고 있으며, EPMA는 친환경 제조 생태계와 기술 연구 역량을 기반으로 프로젝트 실행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협약이 한·베트남 관계가 기존 제조업·무역 중심 협력에서 친환경 기술과 지속가능 산업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구조가 녹색화와 디지털 전환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양국 협력이 새로운 성장 모델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26-04-30 20: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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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전력·입지'의 함수…오픈AI·SK, 전남 후보지 놓고 저울질
[경제일보] 글로벌 인공지능 기업 오픈AI와 SK그룹이 추진하는 AI 데이터센터 입지를 두고 전남 지역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단순 부지 선정이 아니라 전력, 비용, 인력, 확장성까지 복합적으로 고려되는 인프라 경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후보지로는 전남 해남 솔라시도와 장성 첨단3지구가 거론된다. 양측은 각각 에너지 효율과 정주 환경이라는 상반된 강점을 갖고 있어 최종 선택은 데이터센터 전략 방향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표면적으로는 입지 선정 문제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AI 인프라 경쟁의 축소판으로 본다. 데이터센터 경쟁의 핵심이 단순 부지 확보에서 최적 운영 조건 확보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경에는 AI 인프라 수요 급증이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GPU 기반 연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는 단순 서버 집합을 넘어 초대형 전력 소비 시설로 변모하고 있다. 실제로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 대비 수배 이상의 전력을 필요로 하며, 전력 확보 여부가 곧 사업 가능성을 좌우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입지 선정 기준도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해남 솔라시도의 강점은 전력이다. 태양광 기반 발전 설비를 갖춘 이 지역은 재생에너지 활용이 가능해 전력 비용과 탄소 규제 대응 측면에서 유리하다. 또한 넓은 부지와 저렴한 비용 구조는 향후 확장성 측면에서도 장점으로 평가된다. AI 데이터센터가 장기적으로 수만 개 GPU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확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기 비용과 확장 여력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반면 장성 첨단3지구는 입지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다.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뛰어나고 광주와 인접해 인력 확보와 정주 환경이 유리하다. 데이터센터 운영은 단순 설비가 아니라 고급 인력의 상주가 필요한 산업이라는 점에서 인력 인프라도 중요한 요소다. 특히 초기 구축 단계에서는 인력 유입 속도가 사업 진행 속도와 직결될 수 있다. 결국 선택의 기준은 전력 vs 인력·접근성으로 요약된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집약 산업인 동시에 기술 인력 의존도가 높은 산업이다. 어느 요소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입지 결정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프로젝트의 규모도 주목된다. 양사가 추진하는 데이터센터는 GPU 약 1만 개 규모로 울산에 구축 중인 대형 데이터센터 대비 작은 수준이지만 지역 단위에서는 상당한 투자다. 이는 향후 추가 확장을 염두에 둔 전초 기지 성격으로 해석된다. 즉 단일 프로젝트가 아니라 장기적인 인프라 구축 전략의 일부라는 의미다. 지자체 간 경쟁도 변수다. 전남도는 변전소, 주거단지 등 인프라 지원을 통해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데이터센터 유치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직결되는 만큼 각 지자체가 적극적인 유치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다만 전력 수급 문제와 환경 이슈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타 프로젝트와의 관계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별도로 추진 중인 국가 AI 컴퓨팅센터 입지와의 관계를 고려해 최종 후보지가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동일 지역에 인프라가 집중되는 것을 피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AI 시대 데이터센터 입지는 더 이상 단순한 토지 문제가 아니다. 전력, 비용, 인력, 확장성까지 결합된 복합 인프라 전략이다. 오픈AI와 SK의 이번 선택은 향후 국내 AI 인프라 지형을 가르는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남도 관계자는 "SK 측이 기업 차원에서 해남과 장성 두 곳을 두고 입지를 결정하기 위해 내부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며 "SK가 입지를 결정하면 변전소 운영 등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제반 준비를 위해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2026-04-17 17: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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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 동남아 노선까지 SAF 확대…탄소 규제 대응 속도
[경제일보] 티웨이항공이 지속가능항공유(SAF) 적용 범위를 일본 단거리 노선에서 동남아 중거리 노선까지 확대한다. 국제선 SAF 의무화 도입을 앞두고 친환경 연료 운항 경험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9일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오는 9일부터 인천–싱가포르 노선 운항편에 지속가능항공유(SAF)를 혼합한 연료를 적용한다. 해당 노선에서는 SAF 1%가 혼합된 연료를 주 3회 급유하는 방식으로 운항이 진행된다. 이번 조치는 기존 일본 노선 중심의 SAF 시범 운항을 동남아 노선까지 확장한 것이다. 항공사는 단거리와 중·장거리 노선을 동시에 운영하며 SAF 운항 데이터를 확보하는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지속가능항공유는 폐식용유, 동·식물성 바이오매스, 생활 폐기물, 대기 중 포집 탄소 등을 원료로 생산되는 차세대 항공 연료다. 기존 화석연료 기반 항공유와 화학적 성질이 유사해 별도의 항공기 개조 없이 기존 연료와 혼합해 사용할 수 있으며, 생산 방식에 따라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티웨이항공은 앞서 2024년 정유사 S-OIL과 지속가능항공유 공급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후 인천–구마모토 노선을 시작으로 SAF 상용 운항을 도입하며 친환경 연료 적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왔다. 현재는 유럽 장거리 노선에서도 SAF 급유를 진행하고 있다. 로마, 바르셀로나, 파리, 프랑크푸르트, 자그레브 등 유럽 주요 공항에서 SAF 급유를 통해 친환경 운항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노선은 최근 티웨이항공이 확대하고 있는 중장거리 전략 노선이기도 하다. SAF 적용을 장거리 노선까지 확대함으로써 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실제 운항 환경에서 검증하고 운영 데이터를 축적하는 목적도 담겨 있다. 이번 싱가포르 노선 적용으로 티웨이항공은 총 7개 노선에서 SAF 기반 친환경 운항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일본 단거리 노선, 동남아 중거리 노선, 유럽 장거리 노선을 아우르는 구조다. 항공업계에서는 SAF 도입 경험이 향후 규제 대응 능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각국 정부가 항공 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항공사들은 SAF 도입 확대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도 국제선 SAF 사용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까지 항공사의 자발적 참여 기간을 운영한 뒤 내년부터 국제선 항공편에 SAF 혼합 사용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후 2030년에는 적용 범위를 국내선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 같은 정책 변화는 항공사의 연료 운영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SAF는 기존 항공유와 혼합해 사용할 수 있지만 공급량이 제한적이고 가격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현재 SAF 가격은 일반 항공유 대비 약 2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존재하지만 장기적으로 탄소 규제 대응과 ESG 경영 측면에서 도입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럽연합(EU)은 이미 SAF 사용 확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EU는 항공 연료 공급 과정에서 SAF 사용 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리퓨얼 EU(ReFuelEU Aviation)’ 규제를 도입해 항공사와 공항의 친환경 연료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티웨이항공도 친환경 운항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SAF 적용 노선을 확대하며 장거리 운항에서도 실제 탄소 저감 효과를 검증하고, 향후 연료 공급 확대에 대비한 운영 경험을 축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기존 단거리 노선에서 축적한 SAF 운항 경험을 바탕으로 중·장거리 노선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며 “친환경 연료 사용을 단계적으로 늘려 지속가능한 항공 운송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3-09 09: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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