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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에 물린 국민연금, 최대 1000억 손실 감수하고 '손절'한 이유는
[경제일보] 국민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국민연금이 게임사 크래프톤(대표 김창한) 주식을 대량 매도하며 최대 1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감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크래프톤 주식 51만1844주를 처분해 지분율을 6.1%로 낮췄다. 2021년 상장 당시 ‘제2의 BTS’로 불리며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크래프톤에 대한 ‘국민의 투자’가 뼈아픈 실패로 귀결된 셈이다. 이는 단순한 투자 실패를 넘어 불투명한 사업 모델과 성장 전략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은 K-게임 산업의 민낯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국민연금이 크래프톤에 발목 잡힌 과정은 기계적이고도 안타깝다. 국민연금은 2021년 8월 크래프톤 상장 직후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에 특례 편입되자 지수 추종을 위한 ‘리밸런싱’ 과정에서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당시 크래프톤의 주가는 공모가(49만8000원)를 밑돌았지만 국민연금은 50만원이 넘는 고점에서 지분을 꾸준히 늘렸다. 문제는 크래프톤의 주가가 상장 이후 단 한 번도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추락을 거듭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의 추정 평단가는 약 43만원으로 이번 매도 기간의 주가를 고려하면 최소 225억원에서 최대 1005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국민연금이 단순히 시장의 흐름에 휩쓸려 ‘고점 매수, 저점 매도’라는 최악의 투자 공식을 따른 결과다. 역설적이게도 크래프톤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매출 3조3266억원)을 기록했다. 간판 게임인 ‘펍지: 배틀그라운드’의 PC 매출이 16%나 늘어나는 등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이 ‘손절’을 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펍지’라는 단일 IP에 대한 극심한 의존도와 불투명한 미래 성장 동력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현재 ‘서브노티카2’, ‘팰월드 모바일’ 등 26개의 신작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나 게임의 실체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심지어 주요 기대작 중 하나인 ‘서브노티카2’는 개발사의 전직 경영진과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등 리스크 관리 능력마저 의심받고 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펍지 IP 의존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신작 출시 타임라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결국 크래프톤이 ‘원 히트 원더’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장이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민연금의 이번 손절은 크래프톤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국민연금은 카카오 주식도 대거 매도하는 등 장기 침체에 빠진 IT·게임 업계 전반에 대한 지분 조정에 나서고 있다. 이는 과거와 같은 고성장 시대가 끝났음을 시사한다. 특히 K-게임 산업은 △단일 IP 의존도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과금 모델 △불투명한 신작 로드맵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사업 모델은 단기적인 현금 창출에는 유리할지 몰라도 장기적인 기업 가치 성장에는 치명적인 독이 된다. 국민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입장에서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은 가장 큰 투자 리스크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지점은 국민연금의 ‘투자 판단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다. 크래프톤의 공모가 거품 논란은 상장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었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은 시장의 과열된 분위기와 지수 편입이라는 기계적 룰에 갇혀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 이는 최근 압류 코인 탈취 사건으로 ‘디지털 바보’라는 오명을 쓴 국세청의 사례와 겹쳐 보인다. 신기술과 새로운 산업 구조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없이 과거의 투자 공식만을 답습한 결과는 결국 국민의 손실로 이어진다. 국민연금은 이제라도 뼈를 깎는 반성과 함께 IT·게임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투자 심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단순히 지수만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를 넘어 기업의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액티브 투자’ 역량을 갖추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크래프톤 사태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크래프톤 역시 이번 일을 계기로 시장과의 소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화려한 숫자 뒤에 숨지 말고 신작 개발 현황과 미래 비전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국민의 기대를 져버린 K-게임이 다시 한번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기본과 상식으로 돌아가는 길밖에 없다.
2026-04-06 12:04:37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사업자대출 '칼날' 들이댔다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사업자 대출을 주택 구입 자금으로 전용하는 이른바 ‘편법 대출’을 향해 연일 초강경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단순한 경고를 넘어 국세청과 금융당국이 합동으로 전수 조사에 착수하고 사기죄 형사 처벌과 대출금 강제 회수까지 예고하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부동산 투기 자금의 물길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번 조치는 최근 자금조달 계획서상 ‘그 밖의 대출’ 항목이 전년 대비 35% 급증하며 2조3000억원 규모에 달했다는 통계가 도화선이 됐다. 사업 운영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할 사업자 대출이 부동산 투기 자금으로 유입되는 정황이 뚜렷해진 것이다. 이는 부동산 가격을 왜곡할 뿐만 아니라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을 해치는 중대한 ‘모럴 해저드’로 간주된다. 이 대통령이 17일과 21일 연속으로 “사기죄 형사처벌과 세무조사, 대출 강제 회수를 당할 것인가 아니면 선제적으로 자발 상환할 것인가”라며 양자택일을 종용한 배경에는 최근 국세청의 압류 코인 탈취 사건 등으로 실추된 정부의 ‘디지털 행정 능력’과 ‘공직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적발한 용도 외 유용 사례만 127건(587억원)에 달하는 등 시장 전반에 퍼진 탈법 행위를 방치할 경우 정권의 부동산 정책 기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강경 대응이 자칫 자금난을 겪는 영세 개인사업자들에게까지 불똥이 튈까 우려한다. 사업 운영 자금과 가계 자금의 경계가 모호한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 자금 흐름을 일률적으로 ‘투기’로 규정할 경우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융감독원과 국세청이 합동으로 나선 전수 검증은 핀셋 규제가 아닌 그물망식 조사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사업자들은 자금 운용에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느끼며 신규 대출을 꺼리게 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투기 자금 차단이라는 명분은 타당하지만 정상적인 사업 영위를 방해하지 않는 정교한 데이터 분석 기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세청이 밝힌 ‘자금 흐름 전수 검증’의 핵심은 자금조달 계획서상 사업자 대출 건을 실제 경비 처리와 비교·분석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의 행정적 기술력이 이번 정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향후 정부의 대응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앞장서 ‘악덕 사업주’ 논란까지 언급하며 도덕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만큼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부터 대출 용도 외 유용 행위에 대한 정기 모니터링 시스템을 상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히 이번 전수조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상자산과 부동산 등 자산 시장 전반의 불법 행위를 뿌리 뽑겠다는 ‘국정 철학’의 반영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 투자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세청은 탈세 혐의가 확인되면 세무조사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자를 비용으로 처리해 세금을 감면받으려던 편법 시도는 이제 강력한 사법적 단죄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상, 향후 사업자 대출 시장은 더욱 엄격한 자금 용도 증빙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제 ‘부동산 투기 이익’보다 ‘원금 손실과 형사 처벌’이라는 리스크를 더 크게 계산해야 하는 시대에 진입했다. 이번 강경 대응이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잠재우고 투명한 자본 흐름을 정착시키는 성공적인 정책 모델이 될지 아니면 일시적인 시장 위축만을 초래할지에 대해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26-03-21 17: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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