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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일베 폐쇄·징벌배상 검토 필요"…혐오표현 규제 공론화 예고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조롱·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과 징벌적 손해배상, 일간베스트저장소와 같은 사이트의 폐쇄·과징금 부과까지 포함한 제도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이 열린 봉하마을에서 일베 이용자로 추정되는 방문객들이 조롱성 행동을 했다는 주장이 나온 직후다. 이 대통령은 24일 소셜미디어에 “‘봉하마을서 일베 손가락질 사진 찍어’…조수진 노무현재단 이사 주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엄격한 조건 하에 조롱·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 징벌배상 및 일베처럼 조롱·혐오를 방치·조장하는 사이트 폐쇄, 징벌배상, 과징금 등 필요 조치를 허용하는 것에 대한 공론화와 실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일베처럼 조롱·모욕으로 사회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데 대해 표현의 자유로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과 처벌을 포함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병존한다”며 “국무회의에도 지시하겠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가”라고 적었다. 논란은 전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에서 불거졌다. 노무현재단 이사인 조수진 변호사는 일베 이용자로 추정되는 방문객들이 현장에서 조롱성 행동을 하며 사진을 찍었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조 변호사가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며 혐오표현 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현장에는 일베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진 티셔츠를 입은 청년들이 특정 손가락 모양으로 인증 사진을 찍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만 이들의 실제 소속이나 조직적 동원 여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단계는 아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민주화운동과 사회적 참사, 정치적 추모 공간을 겨냥한 조롱성 표현에 강경 대응해야 한다는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논란 당시에도 이 대통령은 역사적 아픔을 상업적 이벤트 소재로 삼은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에는 특정 기업 마케팅을 넘어 온라인 커뮤니티와 플랫폼 운영자의 책임 문제로 논의가 확장됐다. 단순 게시물 작성자 처벌을 넘어, 조롱·혐오 표현을 반복적으로 방치하거나 조장하는 사이트 자체에 과징금, 징벌배상, 폐쇄 등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검토하자는 취지다. 쟁점은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 보호의 경계다. 현행법은 명예훼손, 모욕, 불법정보 유통 등 개별 조항을 통해 일부 표현을 규제하지만 혐오표현 전반을 직접 포괄하는 일반법은 마련돼 있지 않다. 국내 법학계에서도 혐오표현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표현의 자유 위축을 우려하는 견해가 오랫동안 맞서왔다. 일베 폐쇄 논란은 과거에도 반복됐다. 2013년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노 전 대통령을 폄훼하는 게시물이 확산되며 사이트 폐쇄론이 제기됐고, 당시에도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를 놓고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충돌했다. 2018년에도 일베 폐쇄 국민청원에 23만명 이상이 동의하면서 청와대가 폐쇄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사이트 폐쇄나 접속 차단은 특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불법정보에 대한 차단은 현행 제도상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이뤄질 수 있지만, 특정 사이트 전체를 폐쇄하는 것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과잉금지 원칙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제도화가 추진된다면 반복성, 고의성, 피해의 중대성, 운영자의 방치·조장 여부, 사법적 통제 절차가 명확해야 한다. 그럼에도 추모 공간을 찾아가 고인을 조롱하고 이를 온라인 인증 문화로 소비하는 행태를 방치할 수 없다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정치적 풍자와 비판은 보호돼야 하지만, 특정 개인의 죽음이나 민주화운동 희생자, 사회적 참사를 조롱하는 행위가 공동체의 기본 질서를 훼손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발언은 혐오표현 규제 논의를 다시 정치권의 전면 의제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국무회의 차원의 검토를 시작하면 법무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방심위, 국가인권위원회 등이 관련 제도와 해외 사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혐오표현과 사회적 갈등 조장에 대한 책임 강화를 주장할 가능성이 크고, 야권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정부의 표현 규제 권한 확대를 우려할 수 있다. 핵심은 ‘무엇을 막을 것인가’보다 ‘어떤 기준과 절차로 제한할 것인가’다. 혐오와 조롱을 방치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정당하더라도, 규제 기준이 모호하면 정치적 비판이나 풍자까지 위축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엄격한 조건”이 실제 제도 설계에서 어떻게 구체화될지가 향후 논의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2026-05-24 09: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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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노무현 서거 17주기 추도식 참석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취임 후 대통령 자격으로 처음 봉하마을 추도식에 참석한 것으로,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인 국민 주권과 균형, 포용의 가치를 계승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청와대는 이날 이 대통령 내외가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고인의 업적과 생전의 뜻을 기리고 유족을 위로한다고 밝혔다. 올해 추도식은 ‘내 삶의 민주주의, 광장에서 마을로’를 주제로 열렸다. 노무현재단은 이 주제에 대해 “민주주의는 광장의 함성으로 깨어나지만 우리 삶의 터전인 마을에서 비로소 꽃을 피운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추도식은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 특설무대에서 진행됐다.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유족과 문재인 전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등이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부에서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석하고, 정당 대표와 참여정부 인사, 노무현재단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추도사에서 노 전 대통령이 사랑한 국민과 나라를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뜻을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정과 균형, 포용, 인간 존중이 실현되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고인의 꿈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도 강조할 것으로 전했다. 추도식은 차성수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인사말로 시작해 이 대통령 추도사, 주제 영상 시청, 한명숙 전 국무총리 추도사, 추모 공연, 유족 인사말 순으로 진행됐다. 이후 참석자들은 묘역으로 이동해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번 추도식은 노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이자 탄생 80주년을 맞은 해에 열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노무현재단은 올해 5월 추모 행사를 ‘내 삶의 민주주의, 광장에서 마을로’라는 슬로건 아래 이어가고 있으며, 봉하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에서는 노 전 대통령 탄생 80주년 특별전도 진행하고 있다. 정치권도 이날 노 전 대통령을 한목소리로 추모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강조하며 노무현 정신 계승을 다짐했고, 국민의힘은 통합과 상생의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과 기본소득당 등도 각각 연대와 통합, 국민 삶의 변화를 노무현 정신의 현재적 과제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의 추도식 참석은 현 정부가 노무현 정신을 국정 철학의 한 축으로 삼겠다는 상징적 행보로 해석된다. 노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참여민주주의, 지역주의 극복, 균형발전, 권력기관 개혁은 여전히 한국 정치의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올해 추도식 주제가 ‘광장에서 마을로’인 만큼, 정치적 민주주의를 넘어 시민의 일상과 지역 공동체 안에서 민주주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가 핵심 메시지로 부각됐다. 이 대통령이 추도사에서 국민과 나라를 지키겠다는 다짐을 내놓은 것도 노무현 정신을 추모의 언어에 머물게 하지 않고 국정 운영의 실천 과제로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2026-05-23 14: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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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노무현 서거 17주기 추모…"노무현 정신 계승" 한목소리
[경제일보] 여야 정치권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를 맞아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며 한목소리로 추모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주권과 개혁, 균형발전을 강조했고 국민의힘은 통합과 상생, 민생 협치의 가치를 되새겨야 한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은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과 생태문화공원 특설무대에서 엄수된다. 올해 추도식 슬로건은 ‘내 삶의 민주주의, 광장에서 마을로’다. 노무현재단은 민주주의가 광장의 함성에서 깨어나지만 삶의 터전인 마을에서 비로소 꽃을 피운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유족과 문재인 전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도 정당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다. 정부에서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광역지자체에서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박일웅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이 참석한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이 주인인 나라’ 노무현 정신을 반드시 실현하겠다”며 “늘 그리운 이름, 노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하며 추모한다”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우리가 노 전 대통령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이유는 대한민국과 국민 앞에 남긴 유산과 정신이 매우 소중하기 때문”이라며 “노무현 정신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이 대통령이라고 말했던 노 전 대통령의 철학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권력을 행사하고 참여하며 함께 책임지는 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 방향도 노무현 정신의 계승선상에 있다고 강조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사람 사는 세상, 소신 있는 개혁, 국토 균형 성장, 지역과 정파를 초월한 합리적 통합 등 모든 국정 방향이 노무현 정신의 완성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추모 메시지를 냈다. 박성훈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논평에서 “세상을 떠나신 지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국민은 고인이 한국 정치에 남긴 깊은 족적을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공보단장은 “정파를 초월해 국익을 최우선으로 두었던 고인의 통합과 상생의 정신은 갈등과 반목으로 점철된 우리 사회에 무거운 울림을 던져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진정으로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길은 고인이 그토록 염원했던 민생을 위한 협치를 현장에서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노 대통령의 말이 요즘 제 화두”라며 “민주진보 진영의 연대와 통합을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도 논평을 통해 “국민이 노 전 대통령을 지금도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이유는 자신의 정견을 넘어 국민과 국익을 그 무엇보다 우선했던 결단과 소신 때문일 것”이라며 “‘사람 사는 세상’은 국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기본소득이라는 제도적 설계로 완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봉하마을에는 추도식을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추모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는 22일부터 봉하마을 일대가 노란색 추모 물결로 채워졌고, 추모객들이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고인을 기렸다고 전했다. 정치권이 이날 한목소리로 노무현 정신을 언급했지만, 각 당이 강조한 지점은 달랐다. 민주당은 국민 주권과 개혁, 균형발전에 방점을 찍었고 국민의힘은 통합과 상생, 민생 협치를 앞세웠다. 조국혁신당과 기본소득당은 각각 민주진보 진영의 연대와 복지국가적 제도 설계를 노무현 정신의 현재적 과제로 제시했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추모 메시지는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참여민주주의와 지역주의 극복, 균형발전의 과제가 여전히 현재 정치의 핵심 의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여야가 추모의 언어를 넘어 실제 정치 현장에서 협치와 통합을 어떻게 구현할지가 노무현 정신 계승의 진정성을 가르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2026-05-23 14: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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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을 산 사람과 배운 세대가 같은 광장에 섰다"
[경제일보] 46년 전 계엄군의 총구 앞에서 민주주의를 외쳤던 광주 금남로에 올해는 오월을 직접 겪은 세대와 2000년대생 청년들이 함께 섰다. 한쪽은 “잊히지 않는 기억”을 말했고 다른 한쪽은 ‘배워야 할 역사’를 넘어 ‘지켜야 할 현재’를 이야기했다.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는 ‘오월, 다시 광장을 품다’를 주제로 18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과 옛 전남도청 일원에서 열렸다. 국가보훈부가 주관한 정부 기념식에는 5·18민주유공자와 유족, 정부 인사, 각계 대표, 학생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기념식은 초청장 없이도 금남로 방면 대형 전광판을 통해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열린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월의 현장은 하루 전부터 달라진 분위기를 보였다. 지난 16일 금남로에서는 5·18 46주년 민주평화대행진이 열렸다. 1980년 5월 광주역과 전남대 등지에서 시민들이 도청으로 향했던 행진을 재현한 행사에는 학생과 시민 등 약 2000명이 참여했다. 행렬이 금남로에 들어서자 시민들은 박수로 맞았고 학생들은 손수 만든 주먹밥을 참가자들에게 건넸다. 주먹밥은 오월을 설명하는 가장 짧은 언어였다. 1980년 광주 시민들이 서로에게 나눴던 밥은 올해 청년들의 손에서 다시 건네졌다. 총성과 공포의 기억은 더 이상 교과서 속 문장으로만 남지 않았다. “가자, 도청으로”라는 구호와 “오월 정신 헌법에”라는 외침이 금남로를 메웠고 광장은 추모를 넘어 민주주의를 배우는 공간이 됐다. 오월을 겪은 세대에게 광장은 여전히 상처의 장소다. 국립5·18민주묘지에서는 지난 17일 46주년 추모제가 엄수됐다. 유족과 오월어머니, 5·18단체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고 참석자들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유족들은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이 무산된 데 깊은 유감을 표하며 오월 정신을 민주주의와 공동체 가치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세대에게 광장은 새롭게 해석되는 공간이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올해 슬로건 ‘오월의 꽃, 오늘의 빛’에 대해 “1980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스러져 간 영령들을 기리고 그날의 용기가 오늘의 광장 기억으로 다시 소환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위경종 상임행사위원장은 “어느새 50주년이 가까워지는 5·18이 미래 세대에게 이관되기 위한 중요한 전초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올해 행사는 청년과 청소년 참여에 무게를 실었다. 전남 지역 기념행사에서는 청춘 서포터즈를 중심으로 5·18 사적지 답사와 민주역사 교육이 추진됐고 K팝 댄스와 학교밴드 공연 등 청소년 참여 무대도 마련됐다. 원주 등 광주 밖 지역에서도 오월사진전과 주먹밥 나눔, 헌법 전문 수록 시민서명 캠페인이 열렸다. 오월은 광주 안의 역사에 머물지 않고 전국의 시민교육과 문화행사로 확장됐다. 세대 간 대화의 핵심은 “기억을 어떻게 넘길 것인가”에 있었다. 오월세대는 당시의 공포와 연대, 침묵을 강요당했던 시간을 증언한다. MZ세대는 그 증언을 듣고 묻는다. 왜 아직 발포 명령자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는지 왜 헌법 전문 수록은 매번 정치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지, 왜 왜곡과 폄훼는 반복되는지다. 올해 기념식이 복원을 마친 옛 전남도청 일원에서 열린 것도 상징적이다. 옛 전남도청은 1980년 5월 시민군이 마지막까지 저항했던 최후 항쟁지다. 기념식에서는 복원된 도청을 배경으로 국기 게양식이 진행됐고 기념 공연과 특별공연을 통해 오월의 기억을 현재의 언어로 다시 불러냈다. 청년 세대에게 5·18은 더 이상 ‘먼 과거’만은 아니다. 지난 비상계엄 정국 이후 광장의 민주주의가 다시 호출되면서 오월은 한국 민주주의의 현재형 언어로 돌아왔다. 행사위원회가 올해 슬로건에 ‘오늘의 빛’이라는 표현을 담은 것도 이 때문이다. 1980년 광주의 용기가 오늘의 시민들에게 다시 확인됐다는 의미다.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흐려진다. 그러나 증언은 들을 사람이 있을 때 다음 세대로 넘어간다. 올해 광장에 선 오월세대와 MZ세대의 만남은 그 계승의 장면이었다. 한 세대는 “잊지 말라”고 말했고 다른 세대는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를 물었다. 46년의 시간은 두 세대를 갈라놓지 않았다. 오히려 같은 광장에 세웠다. 5·18은 이제 추모의 날을 넘어 시민의 질문이 됐다. 오월을 겪은 세대의 기억이 청년 세대의 언어로 바뀌고 광장의 함성이 학교와 지역, 온라인과 문화행사로 옮겨갈 때 오월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가 된다. 올해 광주가 보여준 달라진 추모 분위기는 그래서 더 조용하지만 선명했다. 오월은 기억의 역사를 넘어 다시 현재와 대화하는 역사로 이어지고 있었다.
2026-05-18 14: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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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은 기념이 됐지만, 진실과 배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경제일보] 5·18민주화운동이 46주년을 맞았지만 오월의 과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국가기념일로 자리 잡고 기념식은 매년 열리고 있지만 발포명령자 규명, 행방불명자 확인,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온전한 배상, 왜곡·폄훼 대응,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다. 가장 큰 미완의 과제는 진상규명이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2024년 종합보고서를 내고 4년여 활동을 마무리했다. 조사위는 민간인 학살과 희생자 사망 경위, 일부 왜곡 주장의 허구성을 확인하는 성과를 냈지만, 핵심 쟁점인 발포명령자와 행방불명자 문제는 끝내 규명하지 못했다. 활동 종료로 추가 조사는 중단됐고, 조사위는 국가 차원의 후속 조치를 권고하는 데 그쳤다. 발포명령자 규명은 5·18 진실의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의 집단 발포가 이뤄졌다는 사실은 여러 조사와 판결을 통해 확인됐지만, 누가 최종적으로 발포를 명령했는지에 대한 법적·역사적 결론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행방불명자와 암매장 의혹 역시 유족들에게는 ‘끝나지 않은 5월’로 남아 있다. 배상 문제도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올해 1월 5·18 피해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본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1990년대 보상금을 받았더라도 국가폭력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별도 위자료 청구 길을 연 판단이다. 이번 판결은 기존 보상 체계의 한계를 드러낸다. 그동안 5·18 피해 보상은 사망·부상·구금 등 물리적 피해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계엄군 폭력과 고문, 가족의 사망과 실종, 오랜 낙인과 침묵이 남긴 정신적 피해는 충분히 평가되지 못했다. 유족과 생존자들은 단순 보상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의 성격을 다시 규정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왜곡과 폄훼 대응도 여전히 난제다.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으로 허위사실에 근거해 5·18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거나 폄훼하면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도입됐지만, 실제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법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규정하지만, 예술·학문·연구·보도 목적 등에 대한 면책 조항이 넓어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북한군 개입설과 희생자 모욕, 유공자 특혜 주장 같은 허위 정보가 반복적으로 재생산된다. 5·18기념재단 등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댓글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삭제 요청에 나서고 있지만, 플랫폼 확산 속도와 익명성을 따라잡기 어렵다. 왜곡은 단순한 표현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2차 가해이자 민주주의 역사에 대한 공격이라는 점에서 제도적 보완 요구가 커지고 있다. 헌법 전문 수록 문제도 올해 다시 쟁점이 됐다.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추진해 온 시민사회단체들은 최근 개헌안 국회 의결이 무산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5·18 46주년을 앞두고 국립5·18민주묘지 앞에서는 헌법 전문 수록 표결 불참과 무산 책임을 묻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시민사회는 5·18정신의 헌법 수록이 특정 지역의 요구가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헌정사적 정당성을 확인하는 절차라고 주장했다.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단순한 상징 논쟁이 아니다. 1980년 광주의 저항을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 과정의 핵심 가치로 명문화하느냐의 문제다. 4·19혁명과 부마민주항쟁, 6월항쟁과 함께 5·18을 헌법 질서 안에 분명히 새겨야 한다는 요구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그러나 정치권의 합의 부족과 개헌 절차의 난맥 속에 매번 문턱을 넘지 못했다. 46주년을 맞은 광주의 과제는 세 갈래로 압축된다. 첫째, 진상규명은 조사위 보고서로 끝낼 수 없다. 발포명령자와 행방불명자, 암매장 의혹 등 남은 쟁점에 대한 국가 차원의 후속 조사와 자료 공개가 필요하다. 둘째, 배상은 금전 지급을 넘어 국가폭력 피해의 실체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보완돼야 한다. 셋째, 왜곡·폄훼 대응과 헌법 전문 수록은 5·18을 현재의 민주주의 가치로 지켜내는 제도적 장치가 돼야 한다. 5·18은 이미 국가기념일이 됐고 광주는 매년 추모의 광장이 된다. 그러나 기념이 제도화됐다고 해서 진실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누가 명령했고, 누가 사라졌으며, 누가 아직도 고통 속에 있는지에 대한 답은 충분하지 않다. 오월이 광장으로 돌아왔다면 이제 국가는 그 광장 앞에서 남은 질문에 답해야 한다.
2026-05-18 1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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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열린 광장, 달라진 추모…46년 만에 오월은 시민 곁으로 왔다
[경제일보]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과 옛 전남도청 일원에서 열렸다. 올해 기념식의 주제는 ‘오월, 다시 광장을 품다’였다. 1980년 5월 시민들이 모여 민주주의를 외쳤던 광장에서 오월 정신을 다시 시민의 일상으로 확장하자는 의미가 담겼다. 올해 기념식의 가장 큰 변화는 장소와 형식이었다. 행사는 5·18민주유공자와 유족, 정부 인사, 각계 대표, 학생 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국민의례, 주제 영상, 현장 선언, 기념사, 기념 공연, 특별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약 50분간 이어졌다. 초청장이 없는 시민들도 금남로 방면 LED 전광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도록 ‘열린 기념식’으로 마련됐다. 무대의 중심에는 복원을 마친 옛 전남도청이 있었다. 옛 전남도청은 1980년 5월 27일 새벽 시민군이 마지막까지 계엄군에 맞섰던 최후항쟁지다. 올해 기념식에서는 복원된 도청을 배경으로 국기 게양식이 진행됐다. 1980년 당시 마지막 가두방송을 맡았던 박영순씨가 국기에 대한 경례문을 낭독하며 그날의 기억을 불러냈다. 기념 공연도 달라진 추모 분위기를 보여줬다. 5·18을 소재로 한 시와 소설, 일기 낭독이 무대에 올랐고, 5·18민주유공자인 고 박효선 열사가 주축이 돼 창단한 극단 ‘토박이’가 참여했다. 특별공연에서는 광주시립발레단의 퍼포먼스와 미디어아트가 결합돼 복원된 옛 전남도청과 광장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재현했다. 기념식 전날부터 광주의 추모 분위기는 고조됐다. 국립5·18민주묘지에는 유가족과 시민들의 참배가 이어졌고,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는 전야제가 열렸다. 추모제에서는 46년 전 국가폭력 앞에서 민주주의와 인간의 존엄을 지켜낸 희생자들을 기리는 제문 낭독과 분향이 이어졌다. 묘역의 분위기는 차분하면서도 무거웠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이 무산된 데 대한 아쉬움과 최근 금남로 일대 극우 성향 집회에 대한 불편한 시선도 시민들의 표정에 남아 있었다. 대학생 참배객들은 고 윤상원 열사 묘소를 시작으로 항쟁 당시 희생자들의 사연을 들으며 묘역을 돌았다. 그러나 올해 오월의 추모는 침묵에만 머물지 않았다. 광장과 금남로 일대에서는 전시, 공연,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광주시와 5·18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학술대회, 전시, 공연, 시민난장 등 141개 기념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주먹밥 나눔, 민중미술 체험, 청년 오월굿즈 박람회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46주년 기념식의 메시지는 ‘기억의 장소’에서 ‘참여의 광장’으로 옮겨가는 데 있었다. 과거 5·18 기념식이 묘역 중심의 엄숙한 추모에 방점을 찍었다면, 올해는 옛 전남도청과 5·18민주광장을 중심으로 시민 누구나 참여하는 형식을 강화했다. 오월을 특정 세대와 지역의 기억에 가두지 않고, 민주주의와 인권, 공동체의 가치로 확장하려는 변화다. 정치권의 시선도 광주로 향했다. 여야 지도부와 정부 인사들이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5·18 정신 계승과 국민통합 메시지가 다시 부각됐다. 다만 헌법 전문 수록과 진상규명, 왜곡·폄훼 대응 등 미완의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올해 광주의 오월은 더 넓어진 광장으로 돌아왔다. 복원된 도청은 1980년의 마지막 밤을 증언했고,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46년 전의 희생을 오늘의 민주주의 언어로 다시 불렀다. 추모는 엄숙했지만 닫혀 있지 않았다. 5·18은 다시 광장을 품었고, 광장은 다시 시민을 불러 세웠다.
2026-05-18 11: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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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베트남대사관, 호찌민 주석 탄생 136주년 기념행사 개최
호찌민 주석 탄생 136주년(1890년 5월 19일~2026년 5월 19일)을 맞아, 주한베트남대사관은 17일 서울 소재 대사관에서 호찌민 주석 추모 및 헌향식을 엄숙하게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대사관 경내에 마련된 호찌민 주석 분향실과 동상 앞에서 진행됐으며, 엄숙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베트남과 한국의 각계 인사들이 함께했다. 이날 행사에는 KOVECA의 권성택 회장, 아주경제 양규현 대표, 한국외국어대학교 베트남어과 박연권 학과장, 소설가 황인경 작가를 비롯해 경제·교육·문화·민간교류 분야의 한·베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브우 호 주한베트남대사와 권성택 회장, 박연권 교수가 축사를 통해 호찌민 주석의 역사적 의미와 인도주의적 가치, 그리고 오늘날 베트남과 한국 우호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설자들은 특히 양국 관계가 경제 협력뿐 아니라 문화·교육·인적 교류 분야에서도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미래 세대를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교류 확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한·베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의 공연이었다. 베트남과 한국의 전통문화를 담아낸 공연은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으며, 두 나라가 문화적 조화를 이루며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행사는 호찌민 주석의 정신을 기리고 추모하는 의미를 넘어, 한국과 베트남 국민 간 상호 이해와 우정을 더욱 깊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6-05-17 22: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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