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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은 뒷전?" 보령, 우주에 쏟아부은 1000억…주주들은 '한숨'
[경제일보] 보령(대표 김정균)이 우주 사업에 1000억원 넘는 돈을 쏟아붓는 사이, 정작 제약사 본연의 경쟁력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주주들의 지분은 희석되고 배당은 쪼그라들었다. 투자한 기업에서는 대규모 감원 소식까지 전해졌다. 오너 3세 김정균 보령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우주 베팅'이 회사의 미래를 밝힐 성장 로켓이 될지, 아니면 주주들의 돈을 우주로 날려보내는 재무 블랙홀이 될지를 두고 시장의 우려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보령은 2022년 이후 미국 민간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에 두 차례에 걸쳐 총 6000만 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해 지분 2.7%를 확보했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 2030년 퇴역한 이후를 겨냥해 민간 우주정거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인 회사다. 보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24년 액시엄 스페이스와 합작법인 '브랙스스페이스'를 설립했고, 달 착륙선을 개발하는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에도 250억원을 추가로 밀어넣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우주 관련 투자 건수는 총 11건, 누적 금액은 1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이 모든 투자를 진두지휘한 인물이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다.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외손자이자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의 아들인 김 대표는 2019년 우주센터를 방문한 경험을 계기로 '우주 헬스케어'라는 비전에 꽂혔다고 알려져 있다. 2022년 취임 직후 사명에서 '제약'이라는 단어를 떼어내고, 액시엄 스페이스 이사회에 직접 이름을 올렸다. 1000억원이 넘는 회사 자금을 우주에 베팅하는 이 결단이 사실상 김 대표 한 사람의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이 따갑다. 그런데 성적표가 초라하다. 2025년 상반기 말 기준, 보령이 보유한 액시엄 스페이스 주식의 취득원가는 약 800억원이지만 공정가치는 713억원에 불과하다. 누적 평가손실만 87억원에 달한다. 비상장 기업인 만큼 향후 기업가치가 더 흔들릴 경우 추가 손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작법인의 실적은 더 참담하다. 1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브랙스스페이스는 2024년 한 해 동안 1307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0억을 넣어 1년에 1000만원 남짓을 번 셈으로,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사업 성과라기보다 연구·기획 단계에서 발생한 일회성 수익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 대상 기업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액시엄 스페이스는 자금난으로 직원 100여 명을 해고하고 임금도 20% 삭감했으며, 우주정거장 개발 관련 핵심 연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령이 800억원을 믿고 맡긴 파트너 기업이 직원들 월급도 제대로 못 주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경영진 교체도 이어지면서 투자 회수 시점과 수익성에 대한 가시성은 더욱 흐릿해졌다. 수익 모델에 대한 물음도 여전히 답이 없다. 우주 사업의 수익 경로를 묻는 시장의 질문에 김 대표는 "투자나 인수합병(M&A) 기회를 검토 중"이라며 "성과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업 진출 초기에는 "언제 이익이 날지, 이익 규모가 얼마나 될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믿고 기다려주면 만들어내겠다"고도 했다. 수년이 흐른 지금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구체적인 답은 없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연간 수십조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하면서 우주 연구를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검토하는 것과 달리, 보령의 우주 투자는 기업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화이자나 머크 같은 다국적 제약사들에게 우주 연구는 수십 개의 파이프라인 중 하나일 뿐이지만, 보령에게 우주는 사실상 미래 전략의 핵심 축이 됐다. 매출 규모나 연구개발 역량에서 비교 자체가 어려운 국내 중견 제약사가 우주 헬스케어 시장의 '선도자'를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주주들의 부담은 이미 현실이 됐다. 보령은 지난해 11월 김 대표 및 특수관계인이 최대주주로 있는 보령파트너스를 대상으로 17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란 기존 주주가 아닌 특정 대상에게만 새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보령파트너스는 보령 지분 20.85%를 확보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김 대표 측의 경영 지배력은 한층 공고해졌지만, 기존 주주들은 자신의 지분 가치가 저절로 줄어드는 희석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다. 우주 사업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김 대표 일가의 지분을 늘려주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주주환원 정책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최근 3년간 배당수익률은 1%에도 미치지 못했고,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같은 조치는 찾아보기 어렵다.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우주에 쏟아붓는 동안 정작 주주들에게 돌아오는 몫은 사실상 없었다는 얘기다. 한 소액주주는 "회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우주는 좋은데, 주주한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제약 본업의 성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 보령은 지난해 매출 1조원 달성과 영업이익·순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보다 늘었지만, 신성장 사업으로 추진 중인 우주 사업에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어 우려를 낳고 있다. 카나브 등 기존 제품군이 실적을 받쳐주고 있는 동안, 시장이 기대하는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도 걸린다. 사명에서 '제약'을 떼어낸 회사가 제약사로서의 핵심 경쟁력은 어떻게 유지하겠다는 건지, 그에 대한 설명도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판단에 대한 비판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우주 사업은 장기적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지만, 그 긴 시간 동안 제약사로서 연구개발 경쟁력을 어떻게 유지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 파트너 기업이 직원 감원과 임금 삭감을 단행하는 상황에서 추가 자금 투입까지 검토한다는 건 주주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2019년 휴스턴 우주센터에서 품었다는 꿈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그 꿈의 값을 치르고 있는 것은 주주들이다. 보령이 우주를 향해 달려가는 동안, 지구에 남겨진 주주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2026-03-25 16: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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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조용한 구조조정'의 민낯… 경영 실패 책임, 노동자에게 전가되나
[경제일보] 4일 정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NHN 플레이뮤지엄 앞이 노동가와 구호 소리로 가득 찼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NHN지회와 수도권지부 조합원들은 이날 ‘NHN 그룹사 고용안정 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최근 불거진 자회사 인력 감축 문제에 대한 모기업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집회에 나선 배경에는 NHN 그룹 내 고용 불안을 둘러싼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자회사 NHN Edu가 운영해온 교육 플랫폼 ‘아이엠스쿨’의 서비스 종료 결정 이후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노사 간 충돌이 본격화됐다. NHN Edu는 ‘아이엠스쿨’ 서비스를 2025년 10월 종료한다고 공표했다. 이후 내부 전환배치를 진행했지만 노조에 따르면 재배치 합격률은 20% 내외에 그쳤다. 상당수 인원이 고용 불안을 겪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가 특히 문제 삼는 대목은 노사 신뢰 훼손이다. 이동교 NHN지회장은 지난 2월 26일 임금교섭 자리에서 ‘NHN·NHN Edu·노동조합’이 참여하는 3자 고용안정 협의체 구성에 대해 사측이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인 27일, 회사 측이 ‘아이엠스쿨’ 서비스 소속 인력에게 희망퇴직을 통보하고 경영상 인원 조정 협의 공문을 발송했다는 것이다. 이 지회장은 이를 “앞뒤가 맞지 않는 조치”라고 비판하며 “대화 의지를 밝힌 직후 구조조정 절차에 착수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사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불가피한 경영상 판단이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84% 지분 보유… “법인 달라 개입 한계” vs “실질 지배” 모회사 책임 범위를 둘러싼 공방도 격화되고 있다. NHN은 NHN Edu 지분 약 8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러나 본사는 “법인이 다른 만큼 인사·고용 문제에 직접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이에 대해 “사업 축소와 인력 조정 국면에서는 지배력을 행사하면서 고용 책임 문제에서는 별도 법인을 이유로 선을 긋고 있다”고 반박한다. 특히 그룹 차원의 연결 재무제표로 자회사 실적이 반영돼온 점을 들어 경영상 성과가 공유되는 만큼 고용 문제 역시 일정 부분 책임 범위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연결 수익’과 ‘별도 고용 책임’ 사이의 간극이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NHN 그룹 전반에 걸친 사업 구조 재편이 자리하고 있다. NHN은 2023년 이후 게임, 결제, 클라우드 등 핵심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왔다. 수익성이 낮거나 전략적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사업은 단계적으로 정리해왔다. IT 업계 전반도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팬데믹 당시 개발자 확보 경쟁 속에서 공격적 채용에 나섰던 기업들은 엔데믹 이후 수익성 개선과 비용 절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주요 기업에서도 희망퇴직과 사업 조정이 이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전환배치’가 사실상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 종료 후 타 부서 지원 기회를 제공하지만 실질적 흡수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기업들은 “합법적이고 통상적인 인력 재배치 절차”라는 입장이다. 향후 NHN Edu가 정리해고 절차에 돌입할 경우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과 전환배치 노력의 실질성 여부가 법적 판단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노조는 부당해고 구제 신청 등 법적 대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넥슨, 스마일게이트, 웹젠, 한글과컴퓨터 등 주요 IT 기업 노조도 참여했다. 판교 테크노밸리 전반으로 노사 이슈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고용 유연성과 기업 경쟁력 사이의 균형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교육 강화, 합리적 보상, 계열사 간 이동 장벽 완화 등 현실적 연착륙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NHN 사태는 급변하는 IT 산업 환경에서 경영 효율화가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지를 묻는 사례로 평가된다. 실적은 연결 기준으로 관리하면서 고용 책임은 법인 단위로 구분하는 구조가 사회적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도 이어질 전망이다. 결국 이번 사안은 개별 기업의 구조조정 문제를 넘어 판교 IT 산업의 고용 모델과 지배구조 책임 범위를 둘러싼 시험대로 번지고 있다.
2026-03-04 23: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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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 외형 확대·경쟁력 강화 속 재무 안전성 시험대
[이코노믹데일리] 티웨이항공이 프리미엄 서비스 도입과 중·장거리 노선 확대로 외형 확장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외형 확대와 달리 최근 수년간 손익과 재무 지표는 개선 흐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비용 구조 부담과 환율 변동성이 수익성을 압박하는 가운데,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보강이 반복되면서 재무 건전성 회복 여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의 재무 흐름은 외형 회복과 비용 부담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2021년 매출은 2000억원대 초반에 머물렀으나, 국제선 운항 정상화와 노선 확대에 따라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1조2000억원대를 기록했다. 반면 수익성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외형 확대 과정에서 연료비와 기재 관련 고정비가 동시에 증가했기 때문이다. 항공유 비용은 2021년 645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누적 4800억원을 넘어서며 큰 폭으로 늘었다. 매출이 약 7배 확대되는 동안 연료비 증가 폭은 이를 상회했다. 손익 지표에서도 이러한 구조가 반영됐다. 2024년 연간 기준 영업손실은 123억원이었으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2092억원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659억원에서 2476억원으로 275.7% 증가했다. 차입과 리스 부담도 빠르게 늘었다. 중·대형기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리스부채는 2022년 말 3000억원대 중반에서 지난해 3분기 6000억원대 중반으로 증가했다. 총차입금 역시 같은 기간 4000억원대에서 6000억원대로 확대됐다. 기단 확대가 자산 증가로 이어지는 동시에 고정비와 금융비용 부담을 키운 구조다. 환율 환경 역시 비용 구조에 영향을 미쳤다.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 유류비 상당 부분이 달러 기준으로 결제되는 구조에서 원달러 환율이 2024년 이후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비용 부담이 확대됐다. 저비용항공사 특성상 운임 인상을 통한 비용 전가 여력이 제한적인 점도 수익성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 손실 누적은 자본 여력 약화로 이어졌다. 2023년 일시적인 흑자 전환으로 결손금이 일부 축소됐으나, 2024년 다시 적자로 돌아서며 자본이 감소했다. 자본총계 축소에 따라 부채비율은 2024년 말 1800% 수준에서 지난해 3분기 4000%대를 상회했다. 이 과정에서 티웨이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보강해왔다. 소노인터내셔널이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후 지난해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약 2000억원대 자금을 조달했다. 해당 자금은 항공유 비용과 정비비, 항공기 임차료 등 운영자금과 유동성 보강에 우선 배정됐다. 재무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은 병행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프리미엄 체크인 전용 카운터를 운영하며 서비스 차별화에 나섰다. 중·장거리 노선 확대에 맞춰 프리미엄 수요를 일부 흡수하고 탑승객 구성과 단가 개선을 노린 조치다. 중장기 비용 구조 개선을 위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11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협약을 맺고 인천공항 인근에 자체 정비 격납고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는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최초 사례로, 오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외부 정비 의존도를 낮춰 중장기적으로 정비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기단 확장도 이어진다. 티웨이항공은 연내 총 16대의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B737-8 기종 10대와 A330-900 기종 6대로, 유럽과 미주, 호주 등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격납고 구축은 단기적으로는 투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비용 구조 개선과 운항 안정성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해당 효과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외형 확장과 재무 부담이 동시에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2026-02-03 17: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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