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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두 번 할 필요 있나"…김민석, 당 복귀와 동시에 鄭에 포문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총리직에 퇴임해 여의도에 복귀하자마자 당권 경쟁자인 정청래 전 대표를 향해 "지금까지 했던 방식으로 굳이 대표를 두 번 할 필요나 필연성 이런 것은 지금 발견하기 어렵다"며 직격했다. 김 전 총리는 1일 유튜브 채널 '오마이TV'가 공개한 영상에서 "이제는 정청래 전 대표와 다른 색깔, 역량, 스타일, 장점이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지방선거로 정부 출범 후 최초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의 역할 폭과 숙제 크기가 더 넓고 커지고 강해졌다. 이제 당이 더 본격적으로 움직일 때"라고 말했다. 이어 "당이 어떻게 가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최대한 반영하고 싶다"며 "대한민국 역사의 황금시대 도래, 그 첫 장을 이재명 정부가 열고 있다고 보고 그것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일에 모든 걸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범여권 논객인 유시민 작가의 이른바 재건축론과 관련, "그렇게 해서는 민주 세력의 국정운영도, 국정 성공도, 총선 승리도, 집권 연속도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양보하고 타협할 수 없다. 그것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 방향과 맞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합리적 개혁, 진보, 보수, 중도를 다 끌어안아야 한다. 그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저는 당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노력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유 작가라든가 정 전 대표와 생각이 다르다. 저는 그게 틀렸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유 작가가 이 대통령의 포용·통합 기조를 두고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라고 비판한 데에 대해서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려 하는 것은 지나친 자신감이 아니라 당연한 의무"라며 "어떤 계층 또는 정당의 지지로 대통령이 됐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모두에게 최대한의 선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연초 정 전 대표가 제안했다가 당내 반발로 무산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관련, "그것을 풀어가는 문제 제기와 과정이 잘못돼서 일을 그르쳤다고 본다"며 정 전 대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같은 세력은 통합하고 다르면 연대하고, 통합과 연대와 확장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통합할 것이냐, 연대를 할 것이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혁신당이 스스로 명확하게 판단하고 견해를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이어 "혁신당이 스스로 민주당과 강령이나 정체성이 다른 진보적인 정치를 하겠다고 한다면 정리해서 연대하고 필요한 부분은 단일화하면 된다. 그렇지 않다고 하면 통합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당과의 통합 방식에 대해서는 "현실 정치의 상황상 민주당이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정당이고 규모가 비교되지 않는 거대한 정당이고 민주당이 역사성이 있는 대표 정당"이라며 "함께할 때는 사실상 법률적인 흡수 합당이라는 형식을 거쳐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밖에 그는 8·17 전당대회 이슈와 관련, "갈등적 쟁점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본다"며 보완수사권 폐지, 권리당원 1인 1표제를 골자로 한 '당원 주권주의' 등에 찬성한다는 태도를 거듭 밝혔다.
2026-07-01 14: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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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 선거는 배우고, 국내 투표용지는 못 챙긴 선관위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신뢰를 정면으로 흔든 사건이다. 선거 당일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에게 투표용지를 제때 내주지 못했다. 선거 절차에서 투표용지는 가장 기초적인 준비물이다. 참관인 배치, 개표 관리, 선거운동 단속, 투표함 이송도 중요하지만 유권자에게 건넬 투표용지가 없으면 선거는 그 자리에서 멈춘다. 이번 일을 현장 착오나 일시적 혼선으로 넘길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의 사퇴는 뒤늦은 수습의 시작일 뿐이다. 이번 사태는 한 위원장의 사의 표명으로 덮을 수 있는 행정 사고가 아니라 중앙선관위 운영 전반의 책임을 묻는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다. 그러나 독립성은 정치권으로부터 선거관리를 지키기 위한 장치이지 국민 앞의 설명 책임을 덜어주는 방패가 아니다. 선관위가 정치권의 영향에서 벗어나 선거를 관리하려면 먼저 국민 앞에 설명 가능한 조직이어야 한다. 선거관리의 기본이 무너졌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본투표 과정에서 전국 91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7194장이 부족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중단된 곳도 26곳에 달했다. 중앙선관위가 애초 밝힌 부족 규모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선관위가 선거 직후 사태의 전모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거나 적어도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선거관리의 실패가 투표소 현장에서 그쳤는지, 보고와 대응 과정까지 이어졌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노 전 위원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허철훈 전 사무총장도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사퇴만으로 매듭지을 사안으로 보기 어렵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노 전 위원장과 허 전 사무총장 등 선관위 관계자들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일부 구 선관위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됐다. 수사는 수사대로 진행돼야 하고, 조직 책임은 조직 책임대로 규명돼야 한다. 형사책임 성립 여부와 별개로 선관위가 선거관리의 기본 의무를 다했는지는 반드시 확인돼야 한다. 과로론으로 덮을 수 없는 중앙선관위 책임 선관위 내부 게시판에는 현장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글도 올라왔다. 한 직원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선관위가 잘못한 건 인정하더라도 선거 시스템이 과부하된 현 상황은 알려야 한다”며 “근본적 원인은 살인적 업무량과 적은 인원”이라고 썼다. 또 다른 직원은 “1명이 100곳 이상의 투표소를 관리하는데, 용지가 부족하다는 연락이 동시다발적으로 오면 혼자 처리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울 송파구 선관위의 경우 직원 13명 중 3~4명 정도가 관할 투표소 146곳의 투표 상황 관리와 개표 준비까지 맡아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어려웠다는 설명도 나왔다. 현장 직원의 고충은 가볍게 볼 수 없다. 선거 때마다 구·시·군 선관위 직원들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린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1명이 100곳 넘는 투표소를 관리해야 했다면 정상적인 인력 운용으로 보기 어렵다. 다만 바로 그 사정 때문에 중앙선관위의 책임은 더 무거워진다. 인력이 부족했다면 선거 전에 보강 방안을 마련했어야 한다. 업무량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면 위험 지점을 미리 점검했어야 한다. 투표용지 배부량 산정, 예비분 확보, 긴급 수송 체계, 보고 라인, 현장 대응 매뉴얼은 선거가 끝난 뒤 내부 게시판에 호소할 문제가 아니라 선거 전에 갖춰야 할 선거관리의 기본 장치다. 유권자 입장에서 따질 대목은 하나다. 왜 투표소에 투표용지가 부족했느냐는 것이다. 업무가 많았다는 말은 설명의 일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책임을 대신할 수는 없다. 선거관리기관이 선거 당일 투표용지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면 먼저 국민 앞에 책임을 설명해야 한다. 그다음에 인력과 제도 문제를 말해야 한다. 순서가 바뀌면 내부 사정은 국민 눈에 책임 회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몰디브 출장이 부른 국민의 냉소 이번 사태가 더 큰 분노를 부른 데에는 선관위의 기존 논란도 영향을 미쳤다. 성과급, 휴직, 해외 출장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몰디브 대통령 선거 참관 출장은 상징성이 크다. 2023년 9월 선관위 직원 5명은 7박 9일 일정으로 몰디브 대통령 선거를 참관했다. 보고서에는 후보자 선거사무소 방문, 선거운동 참관, 투·개표 참관, 공식 만찬 참석 등이 담겼다. 출장 목적은 ‘변화된 외국 선거환경 파악 및 선거법제 비교 연구’였다. 문구만 놓고 보면 그럴듯하다. 그러나 이번 사태 이후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다. 몰디브에서 선거 제도를 배우고 왔다는 기관이 정작 국내 지방선거에서는 투표용지를 못 챙겼다. 보고서에 해변 깃발 사진과 섬 지역 선거운동 설명이 실렸다는 대목까지 알려지면서 국민의 냉소는 더 커졌다. 선거 제도를 배우러 몰디브까지 갔다는 설명은 지금 상황에서 희대의 코미디처럼 들린다. 외국 선거제도 연구 자체를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해외 선거 참관도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출장은 성과로 설명돼야 한다. 몰디브 출장 보고서가 국내 선거관리 개선에 어떤 도움을 줬는지는 이번 사태 앞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해변의 깃발과 섬 지역 선거운동을 보고 온 기관이 정작 국내 투표소의 용지 부족을 막지 못했다면, 제도 연구라는 설명보다 방만한 조직문화라는 비판이 먼저 나올 수밖에 없다. 선관위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도 몰디브를 포함해 1년간 33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스위스, 스페인 등 유럽을 중심으로 선거 신뢰성 제고 등을 이유로 한 출장도 이어졌다고 한다. 해외의 선거 신뢰성을 살피러 다니는 동안 국내 선거관리의 신뢰는 어디서 새고 있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선거 신뢰성은 보고서 제목이 아니라 투표소 현장에서 쌓인다. 유권자가 줄을 서고, 신분을 확인받고,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소로 들어가는 과정이 막힘없이 작동해야 신뢰가 생긴다. 독립성은 책임 회피의 방패가 아니다 선관위가 그동안 누려온 독립성과 권한은 작지 않다. 선거를 관리하고 정당·정치자금 업무를 다루며 위법 선거운동을 조사한다. 정치권도 선관위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런 기관일수록 내부 통제와 외부 검증은 더 엄격해야 한다. 그런데 선관위는 독립기관이라는 이유로 감사와 인사, 예산, 조직 운영 전반에서 느슨한 감시를 받아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독립기관이라는 지위가 성역처럼 굳어졌다면 이번 사태는 그 벽을 다시 세울지, 허물지 가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국회가 선관위 개혁 법안을 내놓는 흐름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선관위에 대한 감사원 외부감사를 가능하게 하는 감사원법 개정과 전국 선거 기간 선관위 직원들의 휴가·휴직 사용을 제한하는 입법을 예고했다. 선거가 없는 시기와 전국 단위 선거가 있는 시기의 휴직자 수 차이를 들어 선관위 조직 운영 문제도 지적했다. 여야 원내지도부 역시 이번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큰 틀에서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위원회 설치, 선관위원 연임 제한 등도 논의되고 있다. 선관위 개혁은 정치적 보복이나 특정 진영의 이해관계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선거관리기관을 정권의 하부기관처럼 만드는 일은 더 큰 위험을 낳을 수 있다. 그렇다고 현 체제를 그대로 두자는 결론으로 갈 수도 없다. 독립성과 책임성은 함께 가야 한다. 책임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독립성은 국민에게 특권으로 보인다.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 독립기관은 제도적 권위도 유지하기 어렵다. 이번 사태는 선관위 직원 몇 명의 실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투표용지 수요 예측, 인쇄·배부 계획, 예비 물량 확보, 현장 보고 체계, 비상 대응, 사후 설명까지 선거관리 전 과정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살펴야 한다. 노태악 체제의 중앙선관위는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사의를 표명했다고 책임이 사라지지 않는다. 수사 대상이 됐다고 정치적 논란으로만 몰고 갈 일도 아니다. 선거관리 실패의 원인과 책임자를 구체적으로 가려야 한다. 선관위 내부 직원들이 과로를 호소했다면 그 부분도 함께 조사해야 한다. 누가 그런 인력 배치를 결정했는지, 선거 전 위험 보고는 있었는지, 중앙선관위는 현장 부담을 알고 있었는지, 알고도 방치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현장 직원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동시에 현장 고충을 앞세워 조직 책임을 흐려서도 안 된다. 선거관리기관의 책임은 가장 윗선에서 시작된다. 노태악 전 위원장과 중앙선관위 수뇌부가 책임 규명의 중심에 서야 한다. 민주주의의 신뢰는 선거 당일 투표소에서 확인된다. 투표용지가 충분히 놓여 있어야 하고, 유권자가 정해진 절차에 따라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가 생기면 즉시 해결돼야 한다. 사후에는 정확한 설명과 책임 추궁이 따라야 한다. 선관위가 이 기본을 놓쳤다면 그동안 내세워온 선거관리 전문성도 다시 검증받을 수밖에 없다. 몰디브 선거는 배우고, 국내 투표용지는 못 챙겼다는 비판은 거칠지만 지금 민심의 방향을 잘 보여준다. 선관위가 국민의 분노를 억울하게만 여긴다면 사태의 무게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다. 국민이 선관위에 요구한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선거 당일 투표용지가 부족하지 않게 하라는 요구였다. 그 요구조차 충족하지 못한다면 선관위의 권위도 유지되기 어렵다. 선관위 개혁은 더 미루기 어렵다. 외부감사, 인사 검증, 예산 통제, 해외출장 심사, 휴직 관리, 선거 비상 대응 체계까지 다시 봐야 한다. 독립성이라는 이름 아래 방만함이 방치됐다면 걷어내야 한다. 정치권도 이 문제를 정쟁의 도구로만 삼아서는 안 된다. 선거관리기관을 바로 세우는 일은 어느 정당의 유불리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참정권 문제다. 유권자의 한 표를 관리하라고 만든 기관이 유권자에게 줄 종이 한 장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노태악 전 위원장의 사퇴는 출발점에 가깝다. 책임 규명과 제도 개혁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는 선관위 역사에 가장 부끄러운 장면으로 남게 될 것이다.
2026-06-15 09: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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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이라는 신기루, 민생이라는 대지
선거는 끝났지만 국민의 삶은 끝나지 않았다. 지방선거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정치권은 또다시 당권 경쟁과 책임 공방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승자는 겸허하지 않고 패자는 성찰하지 않는다. 여야를 막론하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사퇴를 요구하고, 공천을 탓하고, 계파 갈등을 부추기는 모습은 국민이 선거를 통해 보낸 메시지를 철저히 외면한 결과다. 민생은 뒷전이고 권력만 앞세우는 정치의 민낯이 다시 드러나고 있다. 수십 년간 정치를 지켜본 경험으로 보더라도 선거 직후 이처럼 민심을 왜곡하고 자기 입맛대로 해석하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다. 국민은 고물가와 경기 침체, 일자리 부족과 주거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데 정치권은 국민이 맡긴 권한을 민생이 아닌 당내 권력투쟁에 허비하고 있다. 민심은 생존을 말하는데 정치권은 자리만 말하고 있다. 노자는 《도덕경》 제66장에서 “강과 바다가 모든 골짜기의 왕이 될 수 있는 것은 스스로를 낮추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은 오래가지 못한다. 스스로를 낮추고 민심 속으로 들어가는 정치만이 정당성을 얻는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권은 민심이라는 바다를 향해 나아가기보다 당권이라는 성벽 안에서 누가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할 것인지를 놓고 싸우고 있다. 국민이 요구한 것은 권력 재편이 아니라 민생 회복인데, 정치인들은 그 준엄한 명령을 자신들의 유불리에 맞게 왜곡하고 있다. 유교 경전인 《서경》에는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며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편안하다”는 말이 있다. 정치의 존재 이유는 오직 국민의 삶을 지키는 데 있다. 이것이 정치의 기본이며 원칙이고 상식이다. 선거 역시 국민이 정치인에게 임시로 권한을 맡기며 평가하는 과정일 뿐이다. 그렇다면 선거가 끝난 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승패를 떠나 국민의 삶을 돌보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여야의 시선은 당 대표 선거와 계파 이해관계, 다음 총선 전략에만 머물러 있다. 국민의 고통보다 권력의 향배에 더 관심이 많은 정치가 과연 국민을 위한 정치라고 할 수 있겠는가. 여당은 선거 결과를 야당의 발목 잡기나 내부 공천 문제로 돌리고 있고, 야당은 지도부 책임론과 계파 갈등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모두가 남 탓만 할 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책임의 정치다.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정치는 결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상대를 비난하는 데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무엇을 잘못했는지부터 성찰해야 한다. 여당은 국정을 책임지는 자세로 협치를 제안해야 하고, 야당 역시 무조건적인 반대를 넘어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정쟁이 아니라 협력이 국민이 원하는 정치다. 정치권이 외면하는 사이 민생의 현실은 더욱 절박해지고 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미래를 포기하고, 소상공인들은 늘어난 부채와 소비 침체 속에서 폐업을 고민한다. 직장인들은 치솟는 물가와 금리 부담에 허덕이고, 서민들은 주거비와 교육비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버틴다. 국민이 체감하는 위기는 이미 삶의 현장 깊숙이 들어와 있다. 정치가 바라봐야 할 곳은 국회의 당 대표실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민생의 최전선이다. 당권은 결국 한때의 권력이다. 오늘의 승자가 내일도 승자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민생은 국가를 지탱하는 토대이며 국민의 삶 자체다. 토대가 무너지면 권력도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다. 역사는 민심을 외면한 권력이 오래가지 못했음을 수없이 증명해 왔다. 국민은 침묵하는 듯 보여도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으며, 결정적인 순간에는 가장 냉정한 심판자가 된다. 이제 정치는 본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당권 경쟁이라는 신기루를 좇는 대신 민생이라는 대지 위에 굳건히 서야 한다. 물가 안정과 일자리 창출, 청년과 서민의 삶을 살리는 정책을 놓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국민은 누가 당권을 차지하는지에 관심이 없다. 누가 자신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게 만드는지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정치의 기본은 국민이고, 원칙은 책임이며, 상식은 협력이다. 이 단순한 진리를 잊는 순간 정치는 존재 이유를 잃는다. 이번 선거가 정치권에 남긴 가장 큰 교훈도 바로 여기에 있다. 눈을 들어 당권이라는 신기루가 아니라 민생이라는 대지를 바라보라. 그것이 국민이 내린 명령이며, 대한민국 정치가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이를 또다시 외면한다면 다음 심판은 지금보다 훨씬 더 냉혹하고 준엄할 것임을 정치권은 명심해야 한다.
2026-06-12 10: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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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선택의 날…6·3 지방선거가 바꾼 정치지형
[경제일보] 6·3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민심을 확인한 첫 전국 단위 선거였다. 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의 지방권력 탈환이었다. 다만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을 국민의힘이 지켜내면서 여당의 압승이라기보다는 ‘미완의 승리’에 가까운 성적표가 나왔다. 최종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16곳 중 12곳을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서울과 대구, 경북, 경남 등 4곳을 지켰다. 민주당은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2곳과 부산·울산, 충청권, 강원, 제주, 전북, 전남·광주를 가져가며 전국적 확장성을 확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서울을 수성하고 TK와 경남을 방어하면서 전면 붕괴는 피했다. 수도권 결과는 이번 선거의 정치적 성격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서울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정원오 민주당 후보와 박빙 승부 끝에 5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경기에서는 추미애 민주당 후보가, 인천에서는 박찬대 민주당 후보가 각각 승리했다. 서울은 부동산과 자산, 도시개발 이슈가 강하게 작동했고 경기·인천은 정권 안정론과 생활 행정 교체 요구가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PK 지형 변화도 이번 선거의 핵심이다. 부산에서는 전재수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며 8년 만에 민주당이 부산시정을 되찾았다. 울산에서도 김상욱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다만 경남은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가 김경수 민주당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따라서 PK 전체가 민주당으로 넘어간 것이 아니라 부산·울산은 변화, 경남은 보수 방어로 정교하게 봐야 한다. 충청권과 강원은 민주당이 국정 동력 확보의 기반을 넓힌 지역이다. 대전 허태정, 세종 조상호, 충남 박수현, 충북 신용한, 강원 우상호 후보가 승리하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 연계가 한층 쉬워졌다. 지역 산업 재편, 교통망, 균형발전 사업에서도 여당 주도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결과로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복지, 지역산업, 균형발전 정책을 지방정부와 함께 추진할 여지를 확보했다. 광역단체장이 같은 정치적 방향을 공유할 경우 국비 사업 유치, 지역 산업단지 조성, 공공주택 공급, 돌봄·복지 정책 집행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반대로 서울처럼 시장과 시의회 다수당이 다른 지역에서는 협치가 핵심 변수가 된다. 지방의회 권력 구도도 주목된다. 특히 서울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당선됐지만 서울시의회 다수당은 민주당으로 바뀌었다. 앞으로 주택 공급, 도시개발, 교통, 복지 예산을 둘러싼 시와 의회의 힘겨루기가 불가피하다. 이는 지방권력이 단순히 단체장 승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성향 후보가 10곳, 보수 성향 후보가 6곳에서 승리했다. 교육정책의 무게추는 다시 진보 쪽으로 기울었다. 인공지능 시대 교육과정, 대입 평가, 기초학력, 교권 회복, 교육격차 해소를 둘러싼 논쟁이 각 시·도 교육청에서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에는 책임론이 불가피하다. 서울과 TK·경남을 지켰지만 지방권력 전체 구도에서는 밀렸다. 민주당 역시 서울 탈환 실패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번 선거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 승리라기보다 지역별 민심이 세밀하게 갈라진 선거였다. 지방권력은 재편됐고 여야 모두 다음 총선과 대선을 향한 정치 지형 재설계에 들어가게 됐다.
2026-06-06 13: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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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심판한 민심의 엄중한 명령, 여당은 자만 버리고 민생·통합에 올인하라
[경제일보] 6·3 지방선거의 결과는 준엄했고 거침이 없었다. 민심은 불법 비상계엄의 상흔과 퇴행적 정쟁에 매몰되어 있던 제1야당 국민의 힘을 향해 매서운 회초리를 들었고, 출범 1년을 맞은 이재명 정부에는 국정 동력을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선택을 했다.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인천, 대전, 충청, 강원 등 지난 선거에서 잃었던 격전지를 대거 탈환했을 뿐 아니라,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와 부·울·경 등 영남권에서도 경이로운 선전을 펼치며 사실상 전국을 아우르는 압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집권여당은 입법과 행정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거머쥐며 명실상부한 무한 책임의 정치 무대에 서게 되었다. 이번 선거는 본질적으로 제1야당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유권자들의 철저한 심판이었다. 국민의힘은 비상계엄 내란 사태라는 헌정사적 비극을 겪고도 성찰하기는커녕, ‘윤 어게인’의 늪에서 허우적대며 다수 국민의 상식과 동떨어진 정권 심판론만을 무한 반복했다. 심지어 당의 변화를 요구하는 합리적 목소리를 내치고 극우 성향의 강성 세력에 휘둘리는 자멸적 분열을 자초했다. 유권자들이 이번 투표를 통해 보수 진영의 파괴적 혁신과 인적 쇄신을 명령한 이유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최근 코스피 최고치 경신과 수출 호조 등 경제 회복의 청신호와 실용주의 노선을 바탕으로 60%대의 견조한 국정 지지율을 증명해 내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여당의 압승이 곧 현재 삶에 대한 국민의 완전한 만족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는 승리의 기쁨에 도취하기보다 그 결과가 지닌 무게감을 무섭게 인식해야 한다. 우리 정치사에서 지방선거와 총선의 압승 뒤 오만에 빠져 독주하다가 순식간에 정권을 내주거나 참패했던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전례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권력이 한곳으로 과도하게 집중될 때 견제 장치가 사라진 집권 세력이 스스로 제어력을 잃고 독선에 빠지는 순간, 민심의 역풍은 언제든 다시 불어닥칠 수 있다. 내란 청산이나 과거 지우기 같은 이념적 과제에만 과도하게 매몰된다면 피로감을 느낀 중도층과 지지층마저 제일 먼저 등을 돌릴 것이다. 이제 이재명 정부와 여당 앞에 놓인 최우선 과제는 선거 과정에서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묶어내는 ‘국민 통합’과 고달픈 삶을 현장에서 보듬는 ‘경제 살리기’다. 지표상으로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기 냉골은 여전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자산가와 저소득층 간의 격차가 벌어지는 이른바 ‘K자형 양극화’는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시한폭탄과 같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이라는 삼중고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는 자영업자와 취약 계층의 고통을 덜어주지 못한다면 어떤 화려한 거시경제 지표도 허명에 불과하다. 다행히 2028년 총선까지 앞으로 2년간은 전국 단위의 선거가 없다. 나라 전체를 소모적인 정치적 블랙홀로 밀어 넣을 표 계산과 정쟁의 유인이 사라진, 그야말로 국정에만 전념할 수 있는 금쪽같은 기회다. 이재명 정부의 첫해 가 비전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준비 기간이었다면, 집권 2년 차부터는 손에 잡히는 정책적 성과로 실력을 입증해야 하는 본격적인 실행의 시간이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은 일방적인 법안 처리라는 독선적 행태를 지양하고, 법치와 협치의 정신을 바탕으로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포용하는 성숙함을 보여야 한다. 국민이 실어준 압도적인 힘을 오직 민생을 따뜻하게 보듬고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만 쏟아붓기를 기대한다. 성과 없는 독주는 준엄한 심판을 부른다는 것이 이번 선거가 남긴 가장 엄중한 교훈이다.
2026-06-04 07: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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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누가 잡을까…지선 이후 정국 첫 분기점
[경제일보] 6·3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는 서울이다. 선거인명부 확정 기준 서울 선거인 수는 831만9134명으로 전국 유권자의 18.63%를 차지한다. 경기 다음으로 유권자가 많은 광역단체이자 단일 광역시 기준으로는 가장 큰 선거구다. 서울은 단순히 유권자 수만 많은 지역이 아니다. 중도·무당층 표심에 따라 선거 결과가 흔들릴 수 있는 대표적 격전지로 꼽힌다. 선거 때마다 여야 어느 한쪽이 안정적으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고, 수도권 전체 민심을 가늠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다. 이번 선거 결과는 지방 권력 재편을 넘어 지방선거 이후 정국의 흐름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에서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이재명 정부 초반 국정 동력과 야권의 견제론이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탈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에서 승리할 경우 수도권 우위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새 정부 출범 이후 민심의 지지를 확인했다는 정치적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지방선거 승리를 국정 운영 동력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서울 수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권 교체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에서 서울을 지켜낸다면 야권은 정권 견제론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표심이 확인될 경우 향후 국회 운영과 정당 재편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서울이 지방선거 최대 상징 지역으로 꼽히는 또 다른 이유로는 정치적 유동성이다. 영남과 호남처럼 정당 지지 기반이 비교적 뚜렷한 지역과 달리 서울은 선거 구도와 후보 경쟁력, 생활 의제에 따라 표심이 크게 움직이는 흐름을 보여왔다.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때마다 서울의 선택은 전국 정치 흐름을 해석하는 주요 기준이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청년층과 중도·무당층이 승부를 가를 키 플레이어다. 서울은 청년층 인구가 밀집한 지역이자 주거비와 교통, 일자리 문제가 선거 쟁점으로 직결되는 지역이다. 정당 구도만으로는 표심을 설명하기 어렵고, 유권자가 체감하는 생활 의제가 막판 선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거 문제에 있어 △전세·월세 부담 △재건축·재개발 규제 △도심 공급 확대 △청년 주거 안정 대책은 여야 후보 모두가 풀어야 할 어려운 의제다. 서울 유권자에게 부동산은 자산 문제이자 생활비 문제이며 청년층에게는 정착 가능성을 가르는 기준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청년 일자리와 자영업 경기 회복도 변수다. 고물가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청년층은 취업 기회와 주거비 부담을 동시에 보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임대료, 인건비, 소비 회복 속도에 민감하다. 그 만큼 서울에서는 생활경제 의제가 표심의 밑바닥을 형성했다. 민주당이 서울에서 승리할 경우 정치적 효과는 작지 않다. 수도권 민심이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이 가능해지고, 이재명 정부 초기 주요 정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특히 국정 운영 초반 여론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여권 내부 결속에도 도움이 된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서울을 지켜낼 경우 선거 결과의 의미는 달라진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 견제 심리가 작동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야권은 이를 근거로 정권 견제론을 강화하고, 당 재정비의 명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서울 결과는 다른 지역 판세 해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민주당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우세를 보이면 지방선거 전체 승리의 상징성이 커지는 반면 국민의힘이 서울을 방어하면 전국 결과가 불리하더라도 정국 대응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서울 한 곳의 승패가 선거 이후 여야 메시지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정치권은 출구조사 발표 직후부터 서울 판세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서울에서 민주당이 앞설 경우 ‘수도권 우위’가, 국민의힘이 앞설 경우 ‘정권 견제론’이 선거 이후 첫 정치 메시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 관계자는 "결국 서울 선거는 광역단체장 한 명을 뽑는 경쟁을 넘어선다"며 "전국 유권자의 5분의 1 가까이가 몰린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 새 정부에 힘을 실을 것인지, 견제의 신호를 보낼 것인지가 이번 지방선거 이후 정국의 첫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026-06-03 16: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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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승 아니면 책임론…6·3 선거 뒤 여야 모두 '권력 재편' 소용돌이
[경제일보]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단순히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 14명을 뽑는 선거에 그치지 않는다.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지도부의 명운, 이재명 정부 2기 내각 구상, 차기 총리 인선, 보수 야권의 권력 질서까지 한꺼번에 흔들 수 있는 정치적 분수령이다. 특히 이번 재보선은 ‘미니 총선’ 성격을 띤다. 14개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 가운데 대구 달성을 제외한 13곳이 여당 의원 지역구였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방어전 성격이 강하다. 민주당은 선거 전 자체 판세에서 9곳 우세, 5곳 경합으로 분류했고, 국민의힘은 1곳 우세, 2곳 초경합, 2곳 경합, 9곳 열세로 전망했다.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갑 등 격전지 결과가 여야 대표의 정치적 운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압승’ 못 하면 정청래 책임론 불가피 민주당 입장에서 이번 선거의 기준선은 낮지 않다. 집권 초반 지방선거라는 점, 야권이 아직 재정비 국면이라는 점, 사전투표율이 역대 지방선거 최고치인 23.51%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당 내부 기대치는 ‘선전’이 아니라 ‘압승’에 가깝다. 문제는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다. 전북에서 민주당 후보가 무소속 또는 야권 후보에게 밀리거나, 재보선에서 기존 의석을 상당수 지키지 못할 경우 정청래 대표 책임론은 피하기 어렵다. 전북은 민주당의 상징적 기반이고, 재보선 13곳은 사실상 여당 방어선이다. 이 두 전선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이길 선거를 못 이겼다”는 평가가 당내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정 대표에게 더 부담스러운 대목은 선거 패배의 원인이 단순한 지역 변수로만 설명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선거 기간 민주당은 지역 공약과 생활정치보다 중앙정치 이슈, 여야 대표 간 공방,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에 더 많이 묶였다. 압승이 좌절될 경우 당내 비주류와 친문·비명계는 “지도부의 강경 노선이 중도층 확장을 막았다”고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민주당은 조기 전당대회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론, 지도부 일부 사퇴론 등으로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 정 대표가 버티더라도 당권 경쟁은 조기에 달아오를 공산이 크다. 이미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방선거 직후 사의를 표명하고 8월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여권 안팎에서 새어나오고 있다. 민주당 내부 권력 재편은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가시권에 들어와 있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전북·재보선은 ‘정청래 리더십’의 바로미터 민주당 책임론의 핵심 지점은 전북과 국회의원 재보선이다. 전북은 민주당이 가장 안정적으로 이겨야 하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접전 또는 패배가 현실화하면 단순한 지역 민심 이반을 넘어 ‘민주당 본진 균열’로 해석될 수 있다. 중앙당 공천과 지도부 선거 전략, 지역 민심 관리 실패가 한꺼번에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국회의원 재보선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이 기존 의석을 지켜내지 못하면 국회 운영 주도권은 물론 이재명 정부의 입법 동력에도 부담이 생긴다. 재보선에서 한두 곳의 상징적 패배가 발생하면 야당은 곧바로 민심의 경고를 앞세울 것이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 초반 경고등을 지도부가 오판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특히 부산 북갑과 경기 평택을은 여야 모두가 주목하는 지역이다. 부산 북갑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선될 경우, 민주당에는 부산 확장 전략 실패라는 부담이 생기고 국힘에는 한 전 대표의 정치적 복귀라는 또 다른 변수가 열린다. 평택을 역시 수도권 민심의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 선거가 될 수 있다. ◆이재명 정부, 선거 뒤 개각으로 국정 쇄신 나설 듯 선거 결과가 여당에 불리하거나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이재명 정부는 당 지도부와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국정 쇄신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취임 1주년과 지방선거 직후라는 시점은 개각 명분을 만들기 쉽다. 국정 동력을 새로 확보하고, 민생·경제 중심으로 국정 메시지를 재정비하려면 내각 개편이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다. 정치권에서는 김민석 총리 후임으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김용범 정책라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 등 여권 핵심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김 총리가 지방선거 뒤 사의를 표명하고 당권 도전에 나설 경우 총리 교체와 내각 개편,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함께 맞물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여권 일각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 홍준표 전 대구시장,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등도 ‘통합형’ 또는 ‘정무형’ 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총리 인선의 성격도 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민주당이 압승하면 친정체제 강화형 총리가 유력해진다. 반대로 압승에 실패하거나 전북·재보선에서 충격을 받을 경우에는 중도 확장형, 협치형, 지역 통합형 총리 카드가 부상할 수 있다. 국정 쇄신의 핵심은 사람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 경제·민생·부동산·금융정책의 방향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조정하느냐가 관건이다. ◆국민의힘, 참패 땐 장동혁 체제 붕괴 가능성 국민의힘도 선거 뒤 후폭풍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보수 텃밭인 대구를 내주거나, 부산·울산·경남에서 기대 이하 성적표를 받을 경우 장동혁 대표 체제는 즉각적인 책임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야당은 원래 지방선거에서 정권 견제론을 앞세워 반등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지도부가 보수 재건의 구심점이 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국힘의 고민은 단순히 승패가 아니다. 패배 이후 누가 당을 수습하느냐가 더 큰 문제다. 장 대표가 물러날 경우 당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거나 조기 전당대회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때 친윤계, 비윤계, 개혁보수, 영남 중진, 수도권 소장파가 다시 당권을 놓고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더 복잡한 변수는 한동훈 전 대표다. 부산 북갑에서 한 전 대표가 당선될 경우, 국힘 내부 권력 지형은 단숨에 흔들릴 수 있다. 선거 전체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하면 한 전 대표는 ‘복귀 명분’을 얻는다. 반대로 당이 비교적 선전하더라도 한 전 대표가 원내에 입성하면 장동혁 체제와 차기 당권 구도를 둘러싼 긴장이 커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선전해도 내분, 참패해도 내분이라는 역설적 상황인 것이다. 국힘으로서는 대구·부산·울산·경남의 성적이 치명적이다. 대구를 내준다면 보수 정당의 뿌리가 흔들렸다는 상징성이 크다. 부산에서 한동훈 변수가 부상하고, 울산·경남에서 민주당이 선전한다면 영남 전체가 더 이상 보수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이 경우 국민의힘은 단순한 지도부 교체를 넘어 노선 재정립 논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선거 뒤 정국, ‘민생’보다 ‘권력 재편’ 빨려들 수도 이번 선거의 역설은 지방선거임에도 결과 해석은 중앙정치로 빨려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유권자는 지역 일꾼을 뽑지만, 정치권은 선거 결과를 당권·대권·내각·노선 경쟁의 신호로 읽을 것이다. 민주당은 정청래 체제 유지 여부와 이재명 정부 2기 개각이 맞물리고, 국민의힘은 장동혁 체제 존속 여부와 한동훈 전 대표의 복귀가 충돌한다. 선거 뒤 정국은 세 갈래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먼저 민주당이 광역단체장과 재보선에서 뚜렷한 우위를 확보하면 정청래 대표는 리더십을 방어하고, 이재명 정부는 개각을 통해 국정 드라이브를 강화할 수 있다. 또 민주당이 이겼지만 전북·재보선에서 상처를 입으면 여당 내부 책임론과 내각 쇄신론이 동시에 분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민의힘이 대구 등 텃밭을 잃고 참패하면 보수 재편 논의가 본격화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의 정청래, 장동혁 대표는 선거에 이기더라도 전북, 대구, 한동훈 전 대표 승리 등 변수에 따라 대표직을 내려놔야 할 상황에 몰릴 수 있다”며 “상처뿐인 승리라는 역설이 통하는 게 이번 6·3선거다”라고 말했다.
2026-06-03 15: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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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오후 1시 투표율 46.0%…4년 전보다 7.7%p 높아
[경제일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투표율이 3일 오후 1시 기준 46.0%로 집계됐다. 사전투표와 재외투표, 선상투표, 거소투표가 합산되면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같은 시간대보다 높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까지 전체 유권자 4464만9908명 가운데 2051만8553명이 투표를 마쳤다. 이는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같은 시간대 투표율 38.3%보다 7.7%포인트 높은 수치다. 다만 전국 단위 주요 선거와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제21대 대통령선거의 같은 시간대 투표율은 62.1%였고,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선거는 53.4%였다. 지방선거 특성상 대선이나 총선보다 관심도가 낮은 경향이 있지만, 이번에는 사전투표율 상승 흐름이 본투표 합산 이후에도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56.1%로 가장 높았다. 전북이 52.2%로 뒤를 이었고 강원 51.8%, 경남 49.4%, 세종 47.8%, 경북 47.3%, 울산 46.9%, 대구 46.5%, 충북 46.3% 순이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이 46.1%로 전국 평균을 소폭 웃돌았다. 인천은 43.4%, 경기는 43.0%로 집계됐다. 충남은 45.6%, 대전은 45.5%, 부산은 45.1%, 제주는 44.4%, 광주는 43.3%를 기록했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경기로 43.0%였다. 광주 43.3%, 인천 43.4%, 제주 44.4%도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반면 호남과 강원 일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높은 참여율을 보이며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오후 1시 투표율은 선거 흐름을 가늠하는 주요 분기점으로 꼽힌다. 이 시점부터 사전투표와 재외투표, 선상투표, 거소투표가 합산되기 때문이다. 이후 최종 투표율은 오후 시간대 본투표 참여가 얼마나 이어지는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투표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유권자는 주민등록지 관할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투표할 때는 주민등록증, 여권, 운전면허증 등 사진이 있는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모바일 신분증은 사진과 성명, 생년월일을 확인할 수 있도록 앱을 실행해 제시하면 된다.
2026-06-03 13: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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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마지막 변수는 '투표장에 나오는 사람'이다
[경제일보] 6·3 지방선거의 마지막 변수는 결국 ‘누가 투표장에 나오느냐’다. 여야의 막판 유세전도, 각종 여론조사 흐름도, 후보별 공약 경쟁도 이제 투표율이라는 최종 관문 앞에 섰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23.51%로 집계됐다. 전체 선거인 4464만9908명 가운데 1049만8411명이 지난달 29~30일 이틀 동안 한 표를 행사했다. 2022년 8회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20.62%보다 2.89%포인트 높은 수치로, 사전투표가 도입된 이후 지방선거 기준 역대 최고치다. 높은 사전투표율은 이번 선거가 단순한 지방 행정 책임자 선출에 그치지 않는다는 신호다.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지방의원, 교육감을 뽑는 선거이면서 동시에 전국 14개 지역구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진다. 지방 권력의 향배뿐 아니라 중앙 정치의 힘겨루기까지 겹친 ‘미니 총선’ 성격이 강해졌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14개 선거구의 사전투표율도 24.12%를 기록했다. 전체 유권자 226만7121명 중 54만6757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사전투표율 23.51%, 누구에게 유리한가 여야의 해석은 정반대다. 더불어민주당은 높은 사전투표율을 정권 안정론과 여당 지지층 결집의 신호로 읽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여당 독주 견제와 보수층 재결집의 결과로 해석한다. 같은 숫자를 놓고도 여야가 다른 결론을 내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전투표율 자체만으로는 어느 진영이 더 많이 투표했는지 단정할 수 없어서다. 지역별 흐름은 더 복잡하다. 전남은 38.95%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고, 대구는 18.65%로 가장 낮았다. 서울은 23.84%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고, 경기도는 20.96%로 평균보다 낮았다. 호남권의 높은 참여는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으로 읽힐 수 있지만 대구의 낮은 사전투표율이 보수층의 무관심을 뜻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보수 성향 유권자 중 본투표 선호층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핵심은 사전투표율이 높았다는 사실보다 본투표일에 어느 세대와 어느 지역의 유권자가 추가로 움직이느냐다. 사전투표가 이미 적극 지지층을 상당 부분 흡수했다면 본투표의 관건은 중도층, 무당층, 젊은층, 고령층의 참여율이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안팎의 접전이 이어진 지역에서는 투표율 1~2%포인트 차이도 당락을 바꿀 수 있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높은 최종 투표율을 보장하진 않는다 정치권이 경계해야 할 대목은 따로 있다.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라고 해서 최종 투표율도 반드시 크게 뛰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사전투표율은 20.62%로 직전 지방선거보다 높았지만, 최종 투표율은 50.9%에 그쳤다. 당시 사전투표 확대가 전체 참여 증가보다 투표 시점의 분산 효과에 가까웠다는 분석이다. 이번에도 같은 가능성이 있다. 이미 투표 의사가 강한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몰렸다면 본투표일 참여가 기대만큼 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사전투표 열기가 정치적 긴장감을 키워 본투표 참여를 자극한다면 최종 투표율은 지방선거 평균을 넘어설 수 있다. 결국 23.51%는 승패를 예고하는 숫자라기보다 여야 모두에게 던져진 경고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쪽이 진다”는 경고인 셈이다. 본투표의 세 가지 변수…수도권·청년층·접전지 첫 번째 변수는 수도권이다. 서울과 경기, 인천은 유권자 규모가 크고 중도층 비중도 높다. 특히 서울은 사전투표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여야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신호라고 해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권 안정과 생활정치 요구가 투표장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국민의힘은 20·30세대와 중도보수층이 본투표에서 결집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다. 두 번째 변수는 청년층이다.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보다 체감도가 낮아 젊은층의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주거, 교통, 일자리, 지역 산업 전환, 교육감 선거까지 생활 의제가 촘촘히 걸려 있다. 청년층이 ‘내 삶과 무관한 선거’로 보느냐,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선거’로 보느냐에 따라 본투표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 세 번째 변수는 접전지다. 서울, 대구, 충남, 경남, 전북 등 여론 흐름이 엇갈린 지역에서는 조직표만으로 승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사전투표에서 지지층이 이미 상당 부분 움직였다면 본투표는 막판 부동층과 느슨한 지지층을 누가 더 끌어내느냐의 싸움이 된다. 후보의 마지막 메시지가 네거티브냐, 지역 의제냐에 따라 투표장으로 향하는 유권자의 마음도 달라질 수 있다. 투표율은 민심의 크기다 투표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민심의 크기이고, 정치에 대한 시민의 응답이다. 낮은 투표율은 조직력이 강한 진영에 유리하고, 높은 투표율은 숨어 있던 민심을 드러낸다. 특히 지방선거에서 낮은 투표율은 생활정치의 대표성을 약화시킨다. 시장과 도지사, 구청장과 군수, 지방의원은 시민의 교통, 주거, 복지, 교육, 지역경제를 직접 다룬다. 대통령보다 멀어 보이지만, 시민의 하루에는 더 가까운 권력이다. 이번 지방선거의 사전투표율 23.51%는 유권자가 완전히 무관심하지 않다는 신호다. 동시에 정치권을 향한 경고이기도 하다. 유권자는 이미 일부 답을 했다. 그러나 최종 답안지는 아직 닫히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본투표일인 3일, 투표장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같은 공동체의 일에 참여할 때 인간은 비로소 시민이 된다고 할 수 있다”며 “이번 지방선거의 마지막 변수는 여론조사 그래프가 아니라 투표장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이며 내일의 승부는 아직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의 발걸음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2026-06-02 15: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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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노인 앞 7장의 투표용지… 선관위의 '합법적 방치'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다.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교육감 등 대부분의 유권자는 이날 최대 7장의 투표용지를 받는다. 지방선거는 대선·총선과 달리 선출하는 대상이 많고 구조가 복잡하다. 1995년 지방선거가 부활한 이래 투표율이 가장 낮은 선거로 꼽혀온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이 복잡성이 특정 유권자 집단에게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실질적인 참정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논의되지 않는다.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선 지금, 고령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2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들이 투표소에서 겪는 현실적 장벽은 선거 제도 설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7장의 투표용지 — 복잡성은 설계의 문제다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매수는 선거구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다수 유권자는 5장에서 7장을 받는다. 광역단체장 1장, 기초단체장 1장, 광역의회 지역구 1장, 광역의회 비례대표 1장, 기초의회 지역구 1장, 기초의회 비례대표 1장, 교육감 1장이다. 각각의 선거에서 기표 방식이 미묘하게 다르고, 특히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같은 정당 소속 후보가 여러 명 나오는 중선거구제가 적용돼 그중 한 명에게만 기표해야 한다. 이 구조는 선거 제도를 잘 아는 유권자에게도 혼란을 줄 수 있다. 복수 후보에게 기표하면 무효표가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정당의 여러 후보 모두에게 기표하는 사례가 실제로 반복 발생해왔다. 인지 기능이 저하된 고령 유권자, 지방선거 경험이 적은 유권자일수록 이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 중앙선관위의 고령 유권자 대응 — 현황과 한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거동이 불편한 유권자를 위해 거소투표(우편투표), 임시기표소 설치, 투표보조인 동반 등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형 선거공보와 투표 보조용구도 제공한다. 제도의 존재 자체는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제도의 존재와 제도의 도달은 다른 문제다. 거소투표는 신청 기한이 있고, 신청 방법을 모르면 이용할 수 없다. 투표보조인 제도도 마찬가지로 유권자가 먼저 요청해야 한다. 디지털 정보 접근성이 낮은 고령 유권자일수록 이 제도들의 존재를 접하기 어렵다. 이번 선관위 유권자 의식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78.1%에 달했지만, 의지와 실제 투표 참여 사이를 가로막는 접근성 장벽은 별도로 측정되지 않는다. 제도가 있다고 접근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고령 유권자에게 필요한 것은 제도의 목록이 아니라 제도가 그들에게 닿는 경로다. 지방선거가 특히 더 어려운 이유 고령 유권자가 대선이나 총선보다 지방선거를 더 어렵게 느끼는 데에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첫째, 선출 대상이 다수여서 각 투표용지의 의미를 구분해야 한다. 둘째, 교육감 선거는 정당 표시 없이 후보자 이름만 나오는 경우가 많아 사전 정보 없이 투표소에서 즉각 판단하기 어렵다. 셋째, 지역구 의원 선거는 선거구 범위가 주민 생활권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내 지역구 후보'가 누구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2022년 8회 지방선거 투표율은 50.9%로 역대 지방선거 중 두 번째로 낮았다. 낮은 투표율의 원인으로는 정치적 피로도와 선거 구조의 복잡성이 함께 거론됐다. 고령 유권자의 투표율과 무효표 비율이 연령대별로 어떻게 분포하는지에 대한 공식 분석은 공개되지 않는다. 측정하지 않으면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 선거 접근성은 민주주의의 기반이다 선거 접근성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토대에 관한 문제다. 투표할 의사가 있는 유권자가 제도의 복잡성과 정보 접근성 부재로 인해 실질적으로 배제된다면, 이는 선거 제도 설계의 실패다. 고령 인구가 전체 유권자의 20%에 달하는 지금, 이 집단의 참정권 접근성은 선거 정책의 핵심 의제가 돼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세 가지 조치가 검토될 수 있다. 첫째, 투표용지 수와 기표 방식을 쉬운 언어와 그림으로 설명하는 고령자 맞춤 안내물을 투표소 전 단계에서 의무 배포하는 것이다. 둘째, 거소투표와 투표보조인 신청 안내를 노인맞춤돌봄서비스와 경로당 네트워크를 통해 사전 전달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셋째, 연령대별 무효표 비율과 고령 유권자 투표 참여 실태를 선관위가 공식 집계하고 공개하는 것이다. 측정 없이는 개선도 없다. 6·3 지방선거까지 사흘이 남았다. 이번 선거에서 고령 유권자 접근성 문제가 해소될 여지는 없다. 그러나 이번 선거가 끝난 후, 1000만 노인 시대의 선거 제도가 이 질문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7장의 투표용지는 민주주의의 풍요로운 증거일 수 있다. 동시에 그 앞에서 포기하게 만드는 장벽이기도 하다.
2026-05-31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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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의 균열인가, 막판 결집인가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막판 판세의 관심은 영남으로도 향하고 있다. 대구·경북은 보수 정당의 핵심 기반으로 꼽혀 왔고, 부산·울산·경남도 대체로 보수 우위 지역으로 분류돼 왔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는 부산·울산·경남에 더해 대구까지 접전지로 거론되며 보수 강세 지역의 표심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경북은 여야 모두 국민의힘 우세 지역으로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여야 모두 영남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구와 부산·울산·경남에서 변화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구·경북을 지키고 부산·울산·경남에서 보수층 결집을 끌어올리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수도권 선거가 정권 평가와 생활 의제의 정면 대결이라면 영남 선거는 보수 정치의 기반이 어디까지 유지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에 가깝다. 보수 강세 지역의 표심 변화는 하루아침에 생긴 현상이 아니다. 산업 기반 변화, 청년층 이탈, 지역 경기 침체, 도심 재개발 지연, 일자리 문제, 정당 충성도 약화가 동시에 쌓여 왔다. 정당 간판만으로 선거를 설명하기 어려운 장면이 늘었다. 특히 부산과 경남은 조선·해운·자동차·기계 산업의 부침을 겪어 왔고, 대구는 청년 유출과 산업 전환 문제를 오랫동안 안고 있다. 지역민들이 묻는 것은 이제 이념만이 아니다. 누가 지역을 먹여 살릴 것인가라는 질문이 선거판 한가운데로 들어왔다. 보수 기반 흔드는 민생 피로감 대구·경북은 여전히 보수 정당의 핵심 기반으로 꼽힌다. 그러나 대구에서도 변화의 조짐을 말하는 목소리는 커졌다. 대구는 보수 정치의 상징성이 강한 도시다. 그만큼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지역이고, 민주당 입장에서는 작은 균열만 확인해도 정치적 의미가 큰 지역이다. 선거 결과와 별개로 대구에서 야당 후보가 어느 정도 득표력을 보이느냐는 향후 영남 정치 지형을 읽는 지표가 될 수 있다. 대구 표심의 밑바닥에는 경제 문제가 깔려 있다. 청년 일자리, 첨단산업 유치, 도심 활력 회복, 교통망 확충은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약속이었다. 그러나 유권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더디다. 지역민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산업 전환의 성과와 생활 여건의 개선이다. 보수 정당 지지 기반이 견고하더라도 민생 피로감이 누적되면 표심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실제 대구·경북에서는 청년 인구 감소가 지역 정치의 배경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경북연구원 이슈리포트를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북 청년인구는 2016년 68만여명에서 2025년 50만여명으로 줄었고, 올해 4월 말 기준 48만7000여명으로 50만명 선이 무너졌다.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구 청년인구도 2017년 68만8191명에서 올해 4월 55만5304명으로 감소했다. 청년층이 줄어드는 지역에서 일자리와 주거, 산업 전환은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구호가 아니라 생존 문제에 가깝다. 부산은 대구와 다른 결을 갖고 있다. 부산은 보수 우위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선거 때마다 변동성이 있었다. 항만과 해양산업, 가덕도신공항, 북항 재개발, 글로벌허브도시 구상, 청년 유출, 원도심 쇠퇴가 선거 쟁점으로 겹쳐 있다. 부산 유권자는 지역 개발 공약의 속도와 실적을 본다. 정당 지지만으로는 부족하고, 누가 중앙정부와 협의해 예산과 사업을 끌어올 수 있는지도 따진다. 부산·울산·경남은 여야가 자체 판세 분석에서 경합 또는 접전 지역으로 분류하며 공을 들이는 권역이다. 민주당은 이 지역을 보수 일변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전략 거점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부울경에서 흔들릴 경우 영남권 주도권 논쟁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본다. 부산과 경남이 실제 개표 결과에서도 접전 양상을 보일 경우 선거 전체의 상징성은 수도권 못지않게 커질 수 있다. 막판 보수 결집의 힘도 남아 있다 그러나 보수 강세 지역의 표심 변화만으로 판세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영남 선거에서는 선거 막판 보수층 결집이 주요 변수로 작용해 왔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보수층은 정권 견제, 지역 대표성, 보수 정체성을 명분으로 다시 뭉치는 경향을 보여 왔다. 국민의힘이 막판 유세에서 강조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보수 기반 지역을 내주면 지방 권력뿐 아니라 향후 총선과 대선 구도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결집을 자극한다. 대구·경북에서는 보수층 결집이 여전히 주요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이 대구의 변화 가능성을 말하더라도 실제 투표장에서는 보수층의 조직력과 투표율이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고령층 투표율이 높고 정당 지지 성향이 비교적 강한 지역일수록 막판 결집 효과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젊은 층과 무당층이 얼마나 투표장으로 나오는지는 균열의 폭을 결정할 변수다. 부산·울산·경남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은 산업과 노동, 도시 개발 의제가 강하게 작동하지만 보수 정당의 조직 기반도 두텁다. 국민의힘 후보들이 현역 단체장의 성과와 안정론을 앞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민주당이 변화론을 밀어붙일수록 국민의힘은 지역 정체성과 보수 결집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부울경 승부는 변화 요구와 안정 요구가 어느 쪽으로 더 강하게 표출되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층 결집을 가르는 또 하나의 변수는 투표율이다. 보수 강세 지역에서 투표율이 낮아지면 기존 조직표의 비중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무당층과 청년층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선거 막판 여야가 사전투표와 본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접전지일수록 한쪽의 결집만으로는 부족하고, 상대 진영의 이탈 여부까지 결과에 영향을 준다. 균열의 본질은 지역경제와 세대 변화 보수 텃밭의 균열이라는 말은 정치 구호로만 볼 일이 아니다. 그 안에는 지역경제의 변화와 세대 교체가 들어 있다. 대구·경북과 부울경은 오랫동안 제조업과 수출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산업 전환 속도가 늦어지고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지역민의 불만도 커졌다. 수도권 집중은 더 심해졌고, 지역 대학과 지역 기업의 연결도 약해졌다. 청년층의 정당 선택도 과거보다 유동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일자리, 주거, 교통, 문화, 교육 환경을 보고 지역 정치인을 평가하는 경향이 커졌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청년층 표심을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청년층이 실제 투표장에 얼마나 나오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변화 요구가 투표율로 이어지지 않으면 균열은 표면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 중장년층도 달라지고 있다. 지역경제 침체가 길어지면서 정당 충성도보다 생활 성과를 묻는 유권자가 늘었다. 공장과 일자리, 병원과 교통, 도심 재생과 주거 환경은 이념보다 직접적이다. 지역민이 바라는 것은 중앙 정치의 구호가 아니라 지역 살림의 회복이다. 이 지점에서 보수 정당도 더 이상 과거의 지지만 기대할 수 없고, 민주당도 단순한 변화론만으로는 부족하다. 부산의 변화 가능성은 특히 이 지점에서 나온다. 부산은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원도심 쇠퇴, 산업 재편 압박을 동시에 겪고 있다. 가덕도신공항과 북항 재개발, 글로벌허브도시 구상은 모두 지역의 미래와 연결된다. 그러나 대형 개발 사업이 생활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기대는 실망으로 바뀐다. 부산 유권자는 이제 발표보다 실행을 본다. 대구 역시 마찬가지다. 대구가 보수 정치의 상징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 상징성만으로 지역의 미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첨단산업 유치와 청년 일자리, 도심 공간 재편, 광역교통망 확충이 실제 성과를 내야 한다. 보수 강세 지역의 표심 변화는 정당 지지의 약화라기보다 지역민이 성과를 묻기 시작했다는 신호에 가깝다. 여야 모두 안심할 수 없는 선거 민주당 입장에서는 영남의 표심 변화가 기회다. 대구와 부산·울산·경남에서 의미 있는 득표를 올리거나 일부 지역에서 승리하면 지방선거의 정치적 해석은 달라진다. 수도권과 충청권 승부에 더해 영남에서 변화 가능성을 확인할 경우 선거 해석의 폭은 커질 수 있다. 그래서 민주당은 영남을 단순한 열세 지역으로 두지 않고 전략 지역으로 다루고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영남 방어가 선거 전체의 핵심 과제다. 대구·경북은 보수 정당의 심장부이고, 부울경은 전국 선거의 균형을 맞추는 축이다. 이 지역에서 흔들리면 단순히 광역단체장 몇 곳을 잃는 문제가 아니다. 보수 정당의 지역 기반과 차기 정치 구상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이 막판에 보수 결집과 투표율을 강조하는 배경이다. 다만 민주당도 안심할 수 없다. 보수 강세 지역의 표심 변화가 곧 승리를 뜻하지는 않는다. 선거 막판에는 위기감이 결집을 부르고, 결집은 투표율로 나타난다. 특히 영남권에서는 선거 직전 보수층의 방어 심리가 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 민주당이 변화론을 과하게 앞세울 경우 보수층을 자극해 역결집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막판 결집만 기대하기에는 지역민의 요구가 달라졌다. 보수 정당 후보라는 사실만으로 안정적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지역도 늘고 있다. 유권자는 일자리와 산업, 교통과 주거, 도심 회복에 대한 구체적 답을 요구한다. 보수층이 결집하더라도 중도층과 무당층이 등을 돌리면 접전 지역에서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결국 영남 표심은 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나는 변화 요구다. 오래된 지역 정치와 더딘 경제 회복에 대한 피로감이 표심 변화를 만들고 있다. 다른 하나는 방어 심리다. 보수 기반을 지켜야 한다는 위기감이 막판 결집을 만들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영남 판세는 이 두 힘이 어디에서 만나고 어느 쪽이 더 강하게 투표장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보수 텃밭의 균열인가, 막판 결집인가. 답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부산·울산·경남과 대구 일부 선거는 과거처럼 일방적 구도로만 보기 어려워졌다. 대구와 부산·울산·경남에서 어떤 표심이 확인되느냐에 따라 6·3 지방선거의 의미도 달라질 것이다. 유권자는 정당의 이름만 보지 않는다. 지역을 살릴 능력과 책임을 묻고 있다. 이번 선거가 보수 우위 구도의 재확인으로 남을지, 영남 표심 변화의 신호로 기록될지는 결국 투표장에서 가려진다.
2026-05-30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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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vs 김태흠…'정권 견제'냐 '충청 안정론'이냐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충남도지사 선거가 충청권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와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가 맞붙는 구도가 형성되면서다. 충남은 역대 전국 선거마다 민심 변화 폭이 컸던 지역이다. 수도권과 영남·호남 사이에 위치한 정치적 특성상 충청 민심은 늘 전국 판세의 방향을 가늠하는 기준점 역할을 해왔다. 이번 선거 역시 단순한 지방권력 경쟁을 넘어 충청권 민심과 차기 대선 흐름까지 영향을 줄 핵심 승부처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충남 선거는 산업 성장과 지역 균형 발전 문제를 둘러싼 충돌 성격이 강하다. 천안·아산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자동차 산업벨트 확대와 서해안권 산업 개발, 베이밸리 메가시티 구상,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가 동시에 얽혀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과 가까운 북부권은 산업 성장 속도가 빠른 반면 서남부 농촌 지역은 인구 감소와 생활 인프라 약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현재 판세는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는 흐름 속에 김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워 추격하는 양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굿모닝충청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8~9일 충남 만 18세 이상 8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박 후보 50.1%, 김 후보 37.3%로 집계됐다. 두 후보 격차는 12.8%p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개혁신당 이은창 후보는 2.8%, 무소속 정연상 후보는 1.4%였다. 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도됐다. TJB가 조원씨앤아이·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실시한 조사에서도 박 후보 42.2%, 김 후보 29.5%로 나타났다. 다만 이 조사는 4월 하순 보도된 조사인 만큼 최근 흐름을 설명하는 보조 자료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조사 흐름에 정권 견제론이 일부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김 후보 역시 현직 프리미엄과 산업 성과를 바탕으로 보수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특히 농촌 지역과 고령층에서는 여전히 국민의힘 지지 기반이 견고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충남은 최근 수년 사이 산업 지형 변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된 지역이다. 천안·아산은 사실상 수도권 생활권으로 편입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고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과 현대차 계열 산업벨트 확대 영향으로 젊은층과 직장인 유입도 늘고 있다. 반면 서천·청양·부여·예산 등 농촌 지역은 상황이 다르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의료·교통 접근성 문제 역시 심각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이번 충남 선거 역시 산업도시 민심과 농촌 민심 가운데 어느 쪽이 더 강하게 움직이느냐가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박수현의 승부수, '충남 대전환' 내세운 균형 발전 전략 박 후보의 핵심 메시지는 ‘충남 균형 발전’이다. 산업 성장의 과실이 특정 지역에만 집중되고 있다며 수도권 인접 도시와 농촌 지역 사이 격차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박 후보 측은 현재 충남이 외형적 성장에도 내부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천안·아산 중심 산업 성장과 달리 농촌 지역은 의료·교통·생활 인프라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특히 박 후보는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경험을 바탕으로 중앙정부와의 협력 능력과 국비 확보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충남 선거를 단순한 지방선거가 아니라 “충청 민심 회복의 시험대”로 보는 시각도 강하다. 박 후보는 청년 일자리 확대와 공공의료 강화, 충청권 광역 교통망 확대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수도권 집중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 대학 경쟁력 강화와 농촌 정주 여건 개선 역시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최근 총선 이후 충청권에서도 정권 견제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도권 인접 지역과 젊은층에서는 생활 물가와 주거 문제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는 점도 민주당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박 후보 측은 이번 선거를 단순한 도지사 선거가 아니라 “충남의 미래 생존 전략을 결정하는 선거”라고 규정하고 있다. 산업 성장뿐 아니라 실제 생활 균형과 지역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가 공주·부여·청양 지역구를 기반으로 한 충청권 인지도와 안정적 이미지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중도층과 일부 무당층에서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태흠의 수성전, '현직 프리미엄' 앞세운 충남 성장론 반면 김 후보는 현직 도지사로서의 실행력과 산업 성과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충남 경제가 실제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김 후보 측은 베이밸리 메가시티 구상과 반도체·첨단 산업 투자 확대를 대표 성과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천안·아산 일대는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 중심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당진·서산 등 서해안권 산업벨트 확대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김 후보 측은 충남을 “대한민국 제조업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다. 산업단지 확대와 기업 투자 유치, 교통 인프라 개선 등을 통해 충남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AI 산업 육성과 GTX 충남 연장, 충남 돔아레나 건립 등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산업 성장과 투자 유치 성과는 결국 김태흠 도정의 경쟁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 후보는 “충남 경제를 키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한 비전 제시보다 실제 산업 성과와 투자 유치가 중요하다는 논리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충남의 기본 정치 지형이 여전히 보수 우세라는 기대감도 남아 있다. 특히 농촌 지역과 고령층에서는 현직 프리미엄이 여전히 강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산업 성장에도 생활 체감 경기가 충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불만도 감지된다. 청년층 유출과 의료 접근성 문제, 농촌 지역 소멸 위기 역시 여전히 충남 정치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갈라진 충남 민심...'성장 확대'냐 '균형 발전'이냐 지역별 표심 흐름도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천안·아산은 수도권 생활권 확대와 산업 성장 영향으로 중도층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청년층과 직장인 유입이 늘면서 과거보다 정치 성향 변화 폭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서천·청양·부여·예산 등 농촌 지역에서는 고령층 표심과 생활 안정 문제가 핵심 변수다. 의료와 교통 접근성 문제, 농촌 인구 감소 문제가 민심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진·서산은 산업단지와 기업 투자 문제가 핵심 이슈다. 내포신도시와 홍성·예산 일대는 충남도청 이전 이후 정주 여건과 생활 인프라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충청권은 역대 전국 선거 때마다 막판 민심 이동 폭이 큰 지역으로 꼽혀 왔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충남도지사 선거 역시 중도층 이동과 충청 특유의 전략적 투표 심리가 마지막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결국 이번 충남 선거의 핵심은 유권자들이 ‘성장 확대’와 ‘균형 발전’ 가운데 어디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후보는 우세 흐름을 실제 투표율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과 산업 성장 성과를 바탕으로 막판 보수층 결집을 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충남 선거 결과가 향후 충청권 전체 민심 흐름과 차기 대선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2026-05-17 14: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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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오 vs 오세훈…'정권 견제'냐 '서울 안정론'이냐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가 다시 전국 정치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가 맞붙는 구도가 형성되면서다. 서울은 단순한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다. 수도권 민심의 방향을 보여주는 정치적 상징성이 가장 큰 지역이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차기 대선 흐름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사실상 ‘미니 대선’ 수준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인물 대결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부동산과 재건축·재개발 문제, 교통 인프라 확대, 청년 주거 불안, 생활 물가 상승, 강남과 비강남의 자산 격차 확대까지 서울 시민 삶 전반이 선거 이슈로 얽혀 있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개발과 성장’에 무게를 둘 것인지, 아니면 ‘생활 안정과 균형’에 더 방점을 찍을 것인지를 둘러싼 선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판세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 우세 흐름 속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추격세가 나타나는 양상이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서울 만 18세 이상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정 후보 48%, 오 후보 32%로 정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응답률은 12.3%였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4~5일 서울 만 18세 이상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정 후보 50.2%, 오 후보 38.0%로 집계됐다. 휴대전화 가상번호 ARS 방식이며 응답률은 6.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였다. 반면 CBS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2~13일 서울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정 후보 44.9%, 오 후보 39.8%로 격차가 5.1%p까지 좁혀지며 오차범위 안 접전 양상을 보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원오의 승부수, '생활 서울' 내세운 균형 발전 전략 정치권에서는 강북권과 중도층·청년층에서는 정 후보 우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들어 오 후보 지지율이 일부 회복 흐름을 보이며 보수층 결집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기대감과 현직 프리미엄이 오 후보 지지층 결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정 후보는 정권 견제론과 생활 밀착형 공약을 앞세워 중도층과 무주택층 표심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서울 민심이 여전히 부동산과 생활비 부담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울 선거에서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부동산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서울 집값 급등은 중산층과 무주택층 민심을 크게 흔들었다. 이후 오세훈 시장 체제에서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실제로 압구정·여의도·목동·노원·상계 등 주요 재건축 지역에서는 개발 기대감이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집값 상승과 전세·월세 부담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청년층과 신혼부부 사이에서는 “서울에서 정상적인 주거 사다리가 무너졌다”는 인식도 강하다. 민주당은 바로 이 지점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정 후보는 공공주택 확대와 청년 주거 지원, 생활SOC 확충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단순 공급 확대보다 실제 거주 안정성과 생활 체감 정책이 중요하다는 논리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총선 이후 수도권 민심 흐름이 여전히 정권 견제 성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특히 서울 선거에서 민주당이 주목하는 지역은 강북권과 젊은층 밀집 지역이다. 노원·도봉·은평·관악 등은 생활 물가와 주거 부담 문제가 직접적인 민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마포·성동·광진 같은 지역은 청년층과 중도층 이동 가능성이 큰 곳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최근 서울 민심은 단순한 진보·보수 구도로 설명하기 어려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지역에서는 개발 요구가 강하지만 생활비와 주거 부담에 민감한 지역에서는 복지와 생활 안정 요구가 커지고 있다. 세대별 이해관계 역시 뚜렷하게 갈린다. 오세훈의 수성전, '현직 프리미엄' 앞세운 서울 안정론 2030 세대 내부에서도 표심이 분화되는 흐름이 나타난다. 자산 보유 여부와 거주 지역에 따라 정치적 선택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강남권 자산 보유층과 재건축 기대 지역에서는 오 후보 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무주택 청년층과 일부 직장인 밀집 지역에서는 정 후보 우세 흐름이 나타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과 시정 연속성을 앞세우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정상화와 GTX·교통망 확대, 한강 개발 사업 등을 주요 성과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강남권과 한강벨트 지역에서는 개발 기대감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오 후보는 “서울의 경쟁력을 회복시키고 있다”는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다. 특히 기업 투자와 글로벌 경쟁력, 관광·MICE 산업 확대 등을 통해 서울 경제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서울 선거를 “정권 안정론의 시험대”로 보는 시각도 강하다. 특히 최근 보수층 내부에서는 “서울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오 후보가 현직 시장으로서 상대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 역시 국민의힘이 기대하는 부분이다. 반면 민주당은 오 후보 시정 아래에서도 서울의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강남과 비강남의 자산 격차가 커졌고 실수요자들의 주거 불안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갈라진 서울 민심...'개발 확대'냐 '생활 안정'이냐 정 후보 측은 이번 선거를 단순한 지방선거가 아니라 “서울 시민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선거”라고 규정하고 있다. 개발 속도보다 실제 생활 안정과 공공성 회복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서울 선거는 교통 문제 역시 핵심 변수다. GTX와 광역 교통망 확대는 수도권 전체 민심과 연결된다. 특히 서울 외곽 지역에서는 출퇴근 시간과 교통 혼잡 문제가 생활 체감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강남 3구와 용산·한강벨트 지역은 재건축과 개발 이슈 영향으로 오 후보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강북권 일부 지역에서는 생활 물가와 주거 부담 문제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 결과가 수도권 전체 민심과 차기 대선 흐름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역대 서울시장 선거는 이후 대선 흐름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이번 선거의 핵심은 서울 시민들이 ‘개발 확대’와 ‘생활 안정’ 가운데 어디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후보는 중도층과 청년층 표심을 실제 투표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오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과 개발 기대감을 생활 체감 성과로 이어가야 하는 부담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중도층과 무당층 이동이 마지막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특히 부동산 민심과 청년층 투표율, 강남권 결집 여부가 막판 서울 민심을 흔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2026-05-17 11:5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