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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30일 내 정상화?…美·이란 '60일 휴전안' 막판 조율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이 검토 중인 양해각서(MOU) 초안에 호르무즈 해협 통행량을 30일 안에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전쟁 확산을 막고 에너지 물류의 핵심 통로를 다시 열기 위한 제한적 합의가 막판 조율 단계에 들어간 셈이다. 로이터는 미국과 이란이 60일간 휴전을 연장하고, 이 기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이란 핵 문제 후속 협상을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안에는 이란이 해협 내 기뢰를 제거하고 선박의 자유 통행을 보장하는 내용, 미국이 이란 항구 봉쇄를 완화하고 일부 제재 면제를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백악관은 해당 보도에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도 최신 MOU 초안에 이란이 서명 즉시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30일 안에 통행량을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이란과 미국, 관련 동맹국들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즉각 종료한다는 조항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4일 현재 합의문에 서명은 이뤄지지 않았고, 세부 내용은 추가 조정될 수 있다. 합의 구조는 ‘전쟁 중단→호르무즈 정상화→핵 협상’의 단계적 방식에 가깝다. 로이터도 앞서 협상 틀이 전쟁 종식, 호르무즈 해협 위기 해결, 더 넓은 합의를 위한 협상 기간 설정 등 3단계로 전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운송의 핵심 통로다. 전쟁 이후 이란의 통제와 미국의 봉쇄가 맞물리며 유조선 운항과 해상 보험, 에너지 가격에 충격이 확산됐다. AP는 이란의 호르무즈 통제가 세계 경제에 연료 가격 급등과 물류 차질을 불러왔고, 페르시아만 일대 선박과 선원들이 묶이는 상황도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쟁점은 제재 완화와 핵물질 처리의 순서다. 이란 측은 해협 개방이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첫 단계에서 미국이 동결 자산 일부를 해제하고 봉쇄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관영 타스님통신도 잠재적 MOU에는 전 전선에서의 전쟁 종료, 미국의 이란 석유 제재 면제,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60일 협상 기간 등이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반면 미국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재고 처리와 핵무기 비보유 확약에서 실질적 조치를 보여야 제재 완화와 자산 해제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AP는 협상안이 60일 협상 기간 동안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희석하거나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포함하며, 러시아가 해당 물질을 인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트루스소셜에서 현재 논의 중인 합의가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 핵합의와 “정반대”라며 “아직 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A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단에 “시간은 우리 편”이라며 성급한 합의에 뛰어들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스라엘 변수도 남아 있다. 로이터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스라엘은 특히 레바논 등에서 위협에 대응할 자유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 합의에 이란 핵 프로그램 해체와 농축 우라늄 제거가 포함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협상은 성과와 불확실성이 동시에 존재한다. 호르무즈 해협을 여는 문제에서는 일정한 접점이 형성됐지만, 핵 농축 중단과 고농축 우라늄 처리, 동결 자산 해제 시점, 제재 완화 범위는 여전히 충돌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는 24일 보고서에서 미국·이란·역내 보도가 서로 엇갈리고 있어 가능한 MOU의 윤곽이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가 성사되면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정상화와 에너지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핵 문제를 후속 협상으로 넘기는 방식이라면 이스라엘과 미국 내 강경파의 반발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합의가 무산되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압박이 재개되고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
2026-05-25 11: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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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지식재산권 침해 근절 위한 고강도 전방위 단속 전개
호치민시가 디지털 환경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날로 지능화·복잡화되고 있는 지식재산권(IPR) 침해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대대적인 전방위 단속 및 규제 조치에 나섰다. 호치민시 인민위원회는 총리령(공전 제38/CĐ-TTg호)에 따라 지식재산권 침해 행위 근절을 위한 강력한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시 산하 각 부처와 168개 동·코뮌(Phường·Xã) 행정단위, 언론 매체에 관련 지침(문서번호 제4066/UBND-VX호)을 하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 당국은 오는 5월 30일까지를 ‘지식재산권 침해 집중 단속 기간’으로 지정하고 고강도 특별 단속을 전개한다. 호치민시는 이번 단속이 ‘예외 없는 엄정 처벌(무관용 원칙)’ 기조 아래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단속 대상은 △위조품 제조 및 유통 △상표권·지리적 표시 침해 제품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침해 행위 △디지털 환경 및 이커머스 플랫폼 내 불법 행위 등이다. ■ 공안부 주도… ‘온라인 비밀 창고’ 및 라이브커머스 집중 추적 이번 단속에서 호치민시 공안(경찰)은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전면적인 기획 수사를 진행한다. 공안 당국은 위조품 제조·유통망과 물류 창고, 집하지뿐 아니라 웹사이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디지털 플랫폼, 그리고 최근 급증하고 있는 ‘온라인 비밀 창고(Kho hàng online)’의 위험 요소를 집중 추적할 방침이다. 특히 SNS와 이커머스 플랫폼, 라이브커머스(실시간 방송 판매), 택배 및 물류 서비스, 중간 결제 시스템을 악용한 위조품 유통 행위를 집중 단속한다. 시 당국은 점차 폐쇄화·전문화되고 있는 초국적·광역형 온라인 위조품 유통 네트워크를 근절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호치민시 산업통상국 산하 시장관리국은 도매시장과 대형 쇼핑몰, 대형마트, 물류 창고 및 이커머스상의 유통 경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시 당국은 이번 집중 단속을 통해 지식재산권 침해 적발 및 처리 건수를 전년 동기 대비 최소 20%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호치민시 세관 역시 국경 간 이커머스 확대에 대응해 수출입 화물과 국제 우편, 특송 화물에 대한 통관 검사를 대폭 강화한다. 위험 관리 시스템과 통관 후 심사 제도를 적극 활용해 지식재산권 침해 의심 물품에 대해서는 즉각 통관 보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아울러 시 당국은 국민 건강과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농자재 △의약품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및 디지털 콘텐츠 분야를 고위험군으로 지정해 감시 수위를 높인다. 언론 매체를 통해서는 온라인 및 라이브커머스 상에서 나타나는 신종 위조품 유통 수법을 신속히 대중에게 알릴 예정이다. 반면 호치민시 과학기술국은 준법의식 제고를 위한 법령 홍보와 함께 합법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특허, 디자인, 상표, 지리적 표시, 혁신 제품 및 지역 특산물(OCOP)에 대한 지식재산권 등록과 권리 보호 컨설팅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국은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권 침해와 타인의 명의·이미지를 도용한 불법 광고 행위를 집중 점검한다. 응우옌 마인 뜨엉(Nguyễn Mạnh Cường) 호치민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은 “각 유관 기관은 지식재산권 침해 단속 및 처리 현황을 매일 신속히 보고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어 “이번 단속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향후 상시적·지속적·체계적인 감시 시스템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효율성을 극대화하라”고 당부했다.
2026-05-22 16: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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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당한 국민통합위원장의 고언에 귀 기울여야
[경제일보]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이석연 위원장이 청와대 행정관으로부터 경고성 이메일을 받았다며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했다. 국정과제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 보고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임을 엄중히 고지한다”는 표현이 쓰였다는 것이다. 대통령 직속 부총리급 위원장에게 실무 행정관이 이런 문구를 보낸 것은 공직사회 상식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대통령실은 경위를 신속히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물론 대통령 보고와 국정과제 자료 제출은 중요하다. 그러나 행정에도 절차와 품격이 있다. 이 위원장은 최근 국민통합위와 본인의 행보에 불필요하게 관여하고 제동을 거는 움직임이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행정관 개인의 과잉인지, 윗선의 기류가 반영된 것인지는 확인돼야 한다. 다만 사실이라면 출범 1년을 앞둔 이재명 정부의 공직 기강과 참모 문화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이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보수 성향 인사다. 그럼에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 진영에 합류했고, 현 정부 출범 이후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았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내 편만의 정부’가 아니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목소리까지 듣겠다는 상징적 인사였다. 국민통합은 비슷한 사람끼리 악수하는 행사가 아니다. 불편한 사람의 말을 제도 안으로 들이는 일이다. 그런 이 위원장이 여권의 정책 추진 방식에 쓴소리를 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는 법 왜곡죄와 사법개혁 3법 추진 방식에 대해 위헌 소지와 숙의 부족을 지적했다. 최근 대통령 자문회의·위원회 간담회에서도 “집단사고의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 “토론과 반대 의견 개진 없이 내려진 결정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귀에 거슬릴 수 있지만 정권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말이다. 어느 정부든 지지율이 높고 선거 승리가 예상될 때 가장 위험하다. 국정 동력은 강해지지만 내부 견제는 약해진다. 참모들은 대통령의 생각을 앞질러 읽고, 관료들은 반론보다 순응을 택한다. 여당은 속도를 미덕으로 삼고, 반대 의견은 개혁의 발목 잡기로 몰기 쉽다. 그러나 숙의 없는 속도는 개혁이 아니라 독주가 될 수 있다. 국민통합위원회의 존재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대통령이 놓칠 수 있는 민심, 여당이 외면하는 반론, 관료사회가 말하지 못하는 위험을 전달해야 한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반복하는 기관이라면 국민통합위원회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통합의 본질은 동원과 일사불란이 아니라 조정과 경청이다.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려면 보수 인사를 장식품처럼 써서는 안 된다. 통합의 상징으로 영입했다가 막상 불편한 말을 하면 거리를 두는 방식은 곤란하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사람은 박수치는 참모만이 아니다. 대통령의 판단이 빗나갈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필요하다. 이번 이메일 논란은 단순한 말투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실이 자문기구를 협력 파트너가 아니라 하급 집행기관처럼 여기는 문화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공직사회에서 절차와 예우는 행정 질서를 지탱하는 기본이다. 그것이 무너지면 권한은 쉽게 오만으로 흐른다. <논어>에는 “군자는 화이부동하고, 소인은 동이불화한다”는 말이 있다. 군자는 서로 다르더라도 조화를 이루지만, 소인은 겉으로 같아 보여도 속으로 화합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통합은 모두가 같은 말을 하는 상태가 아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공통의 규칙 안에서 조화를 찾는 과정이다. 대통령실은 이메일 작성 경위와 지시 라인, 국민통합위와의 소통 과정에 부당한 압박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단순한 문구 실수라면 사과와 재발 방지로 바로잡아야 하고, 윗선의 의중이 반영됐다면 더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 자문기구의 독립성과 직언 기능도 보장해야 한다. 국민통합은 선거 때 필요한 수사가 아니다. 나라를 운영할 때는 지지층의 열광보다 반대편의 우려를 듣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이석연 위원장의 고언은 여권에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불편함이야말로 통합의 출발점이다. 이재명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 모두의 정부가 되려 한다면 지금 귀 기울여야 할 말은 칭찬이 아니라 경고다.
2026-05-22 09: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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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총파업 땐 '도미노 충격'…최대 100조 손실 우려까지
[경제일보]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가능성이 커지면서 산업계 안팎에서 반도체 생산 차질에 따른 경제적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전면 셧다운은 법원 가처분 결정으로 일부 제한됐지만 생산 인력 공백이 현실화될 경우 수십조원대 피해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 폐지 등을 요구하며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했다. 로이터는 약 4만8000명의 삼성전자 노동자가 파업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이는 국내 삼성전자 인력의 약 38%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가장 큰 우려는 반도체 생산라인 차질이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연속 가동되는 장치산업이다. 공정이 멈추거나 인력 부족으로 관리가 지연되면 웨이퍼 폐기, 설비 재가동 지연, 후공정 일정 차질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법원은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낸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방재시설, 배기·배수시설 등 안전보호시설을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가처분으로 최악의 셧다운은 막더라도 필수 유지 인력이 전체 인력의 일부에 그치는 만큼 생산 차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피해 규모를 둘러싼 전망도 엇갈리지만 우려 수위는 높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대국민 담화에서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될 경우 긴급조정을 포함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김 총리가 삼성전자가 한국 수출의 23%를 차지한다고 언급하며 파업 손실이 최대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도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의 올해 예상 성장률 2%에서 0.5%포인트를 깎을 수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또 삼성전자가 하루 최대 1조원 수준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추정도 보도했다. 글로벌 공급망 영향도 변수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 중 하나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D램과 낸드 공급뿐 아니라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주요 고객사 납기 일정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가디언은 파업이 진행될 경우 전 세계 D램 공급의 최대 4%, 낸드 공급의 3%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고객 신뢰 문제도 작지 않다.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에는 엔비디아,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가 포함돼 있다. 반도체 공급 계약은 납기와 품질 신뢰가 핵심이어서 생산 차질 우려만으로도 고객사들이 물량 분산을 검토할 수 있다. 특히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메모리 공급 안정성은 고객사의 장기 조달 전략과 직결된다. 국내 협력사 생태계에도 충격이 번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를 포함한 국내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 기업이다.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면 협력사의 납품 일정, 매출, 재고 운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도체 수출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국가 전략산업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언급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긴급조정은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나 공익에 현저한 위해를 줄 우려가 있을 때 정부가 발동할 수 있는 제도다. 로이터는 한국 정부가 삼성전자 파업의 경제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긴급조정 명령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긴급조정권은 노동권 제한 논란이 큰 수단이다. 합법 쟁의행위에 대해 정부가 강제 개입할 경우 노동계 반발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노사 자율 타결을 우선 압박하면서 파업이 실제 경제 피해로 번질 경우 개입 수위를 높이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연동 방식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적자 부문까지 대규모 성과급을 동일하게 보상할 경우 성과주의 경영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로이터는 노조가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업이 현실화하더라도 실제 피해 규모는 파업 참여율, 기간, 공정별 인력 대체 가능성, 비상 운영 체계, 정부 개입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최대 100조원 손실 전망은 생산 차질과 고객 이탈, 공급망 충격, 증시 영향 등을 모두 포함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깝다. 그럼에도 산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반도체 공정의 특수성 때문이다. 제조라인 일부만 흔들려도 웨이퍼 투입, 장비 관리, 후공정, 납품 일정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 파업은 회사 내부의 임금 협상을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신뢰도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을 시험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
2026-05-20 21: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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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트랩에 투영된 중화(中華)의 서열: 의전(儀典)으로 읽는 중국 외교의 본색
[경제일보] 국가 간 외교에서 의전은 단순한 형식이나 예법을 넘어선다. 그것은 말 없는 언어이자, 자국의 전략적 속내와 상대국에 대한 냉정한 손익계산서를 시각적으로 증명하는 고도의 정치 행위다. 특히 스스로를 세계의 중심이라 믿으며 예의(禮義)와 서열, 그리고 체면(面子)을 극도로 중시해 온 중국 외교에서 공항 영접의 격(格)은 상대국의 전략적 가치를 가늠하는 가장 정확한 리트머스 시험지다. 최근 방중한 글로벌 정상들을 맞이한 베이징 서오두(首都) 공항의 풍경은 오늘날 중국이 바라보는 세계 질서의 재편도와 그들의 속내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영접을 둘러싸고 외교가 안팎에서 ‘홀대론’과 ‘격하론’ 등 설왕설래가 분분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항 마중에 전직 상무위원을 역임한 국가부주석(정치국원)을 내보냈다. 언뜻 거물급 인사를 배치한 듯 보이지만, 실권을 쥔 현직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세련되게 포장된 ‘외교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해석은 다른 정상들과의 비교를 통해 확신으로 굳어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공항 트랩 아래에서 그를 맞이한 이는 중국 외교의 총괄 수장이자 시진핑의 심복인 왕이(王毅) 정치국원 겸 외교부장이었다. 실질적인 대미(對美) 전선에서 동맹 이상의 밀착을 과시하는 러시아에 대해 확실한 예우를 갖춘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과거 전승절 행사를 전후해 중국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영접에는 무려 중국 권력 서열 5위인 차이치(蔡奇) 중앙서기처 서기 겸 상무위원이 직접 공항으로 나갔다. 혈맹이자 지정학적 최전방 보루인 북한에 대해 중국이 부여하는 전략적 무게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서열의 숫자로 명백히 보여준 장면이다. 중국 외교에서 나타나는 이른바 ‘영접의 변천사’는 그들의 국력 신장 및 대외 전략의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과거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냉전의 장막을 걷고 베이징을 처음 방문했을 때, 마오쩌둥 체제의 2인자이자 외교 총사령관이었던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직접 공항에 나가 영접했다. 당시 고립무원의 처지에서 미국의 손이 절실했던 중국으로서는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극진한 예우이자, 생존을 위한 절박함의 표현이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도광양회(韜光養晦) 시대에도 중국은 서방 강대국 정상들이 방문할 때마다 철저히 격식을 맞추며 몸을 낮췄다. 그러나 지금의 중국은 다르다. 시진핑 체제 이후 대국외교(大國外交)와 분발유위(奮發有爲)를 표방하며 굴기를 선언한 중국은 이제 미국을 향해 더 이상 저자세를 취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번 영접 격은 중국이 미국을 두려워하거나 눈치 보지 않으며, 이제는 겉치레식 환대에 연연하기보다 ‘대등한 G2 관계’로서 냉정하게 국익 대 국익으로 맞서겠다는 오만함과 자신감의 발로다. 반면 미국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붙잡아야 할 러시아와 북한이라는 전통적 우방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서열과 격식을 갖추며 ‘우리 편’을 챙기는 실리주의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중국 역사와 사상의 뿌리인 『도덕경(道德經)』 제61장에는 대국과 소국의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은 가르침이 나온다. “대국자는 하류야(大國者 下流也), 천하교(天下之交), 천하지빈(天下之牝)” 큰 나라는 강의 하류와 같아서 천하의 물이 모여드는 곳이자 천하의 어머니와 같아야 한다는 뜻이다. 노자(老子)는 대국일수록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어 아랫자리에 처해야(大國以下小國, 則取小國) 진정으로 천하의 인심을 얻고 대국으로서의 위엄을 세울 수 있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현재 시진핑의 중국이 보여주는 의전 외교는 노자의 이런 현명한 가르침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듯하다. 공항 영접 하나에도 치밀하게 서열을 매기고, 상대국의 힘과 이용 가치에 따라 환대와 홀대의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은 대국(大國)의 풍모라기보다는 지극히 계산적이고 옹졸한 패권주의의 단면을 드러낼 뿐이다. 자신들이 필요할 때는 혈맹이라며 서열 5위를 내보내고, 견제해야 할 상대에게는 은근한 엇박자의 격을 적용하는 세태는 단기적으로는 외교적 기싸움에서 승리한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주변국들로 하여금 중국이라는 거대한 이웃에 대해 신뢰보다는 끊임없는 경계심과 피로감을 느끼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는다. 의전의 격을 바꾸어 상대의 기를 꺾는 방식은 일시적인 전술은 될 수 있어도 천하를 아우르는 도(道)가 될 수는 없다. 진정한 대국 외교란 공항 트랩에 누구를 내보내느냐는 형식적 서열 정치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노자의 말대로 스스로를 낮추어 천하의 물을 품어 안는 포용력과 예측 가능한 규범을 보여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영접 인물의 서열로 아군과 적군을 가르고 대국의 자존심을 세우려는 중국의 영접 외교 변천사는, 역설적이게도 오늘날 중국이 직면한 외교적 고립감과 조급증을 방증하는 씁쓸한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2026-05-20 10: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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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동북아 격랑(激浪), 안동 한일회담이 전략적 공조의 이정표 되어야
[경제일보] 국제 정세의 지각변동이 가히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만큼 가파르다. 중동발(發) 전운이 짙어지며 미·이란 간의 무력 충돌이 세계 경제와 글로벌 공급망을 혼돈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형국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미·중 정상이 전격적인 회담을 통해 자국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어제의 맹방(盟방)과 동맹이라는 철석같던 신뢰마저 자국의 실리 앞에서는 언제든 형해화(形骸化)될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엄중한 현실이다.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외교 안보 지형 속에서, 우리 정부에 요구되는 책략은 유연하면서도 국익 중심의 단단한 중심추를 잡는 일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정세에 맞춰 매일 새로운 외교적 카드를 꺼내 들어야 할 만큼 다변화된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런 격랑 속에서 오늘 이재명 대통령이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머리를 맞댄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여섯 번째이자, 셔틀외교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이번 정상회담에 국내외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안동 회담은 단순한 외교적 연례행사를 넘어, 동북아의 지정학적 위기를 관리하고 한일 간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엄중한 책무를 안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우면서도 역사적 앙금으로 인해 멀게만 느껴졌던 양국이지만, 지금의 복합 위기 상황은 과거의 프레임에 갇혀 있을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미·중 패권 경쟁의 틈바구니와 중동 전쟁의 여파 속에서 한일 양국이 긴밀하게 공조하지 않는다면, 동북아의 안보 공백과 경제적 타격은 고스란히 양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정부 발표대로 이번 회담에서 장기화하는 중동 전쟁 관련 현안과 자유 통상 질서 확립, 동북아 안전 보장 및 공급망 위기 타개책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되는 것은 시의적절하다. 경제와 안보가 분리될 수 없는 ‘경제 안보’의 시대에, 첨단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과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한일 간의 전략적 스크럼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나아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안보 협력의 틀을 더욱 공고히 다져야 한다. 주목할 점은 이번 회담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한국의 선비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안동 하회마을에서 열린다는 사실이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미국의 부시 전 대통령 부자가 찾았던 외교적 명소에서, 양국 정상이 안동의 전통 불꽃놀이인 ‘선유줄불놀이’를 관람하고 전통 음식을 나누며 신뢰를 쌓는 장면은 그 자체로 의미가 깊다. 양국의 화합을 상징하는 안동소주와 나라현의 사케가 만찬 테이블에 함께 오르듯, 외교적 갈등의 실타래도 이처럼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에서 풀리기 시작하는 법이다. 다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국익을 위한 냉철한 손익계산은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일본 정부 역시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데 보다 전향적이고 진정성 있는 태도로 임해야 할 것이다. 상호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는 전략적 공조는 모래 위에 세운 성과 같다. 우리 정부 또한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되, 국익의 마지노선을 확실히 지키는 균형 잡힌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전통문화의 온기가 흐르는 안동에서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이, 한일 양국이 당면한 글로벌 위기를 함께 돌파하는 실질적이고 전략적인 협력의 대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거친 파고가 몰아치는 국제 사회에서 한일 관계의 안정이 곧 대한민국 안보와 경제의 강력한 방파제가 될 수 있음을, 양국 정상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다.
2026-05-19 09: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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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공동체, 늦었다는 자각속에 원칙이 있어야
19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시의는 있다. 이 논의는 결코 이른 구상이 아니다. 오히려 늦었다. 한국과 일본 정상은 오는 5월 19~20일 안동에서 올해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는다. 셔틀외교는 복원되고 있지만, 국제질서의 변화는 그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여 왔다. 지금 세계는 더 이상 예전의 세계가 아니다. 교역은 시장의 논리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기술은 무기가 되었고, 공급망은 외교의 수단이 되었으며, 제재는 통상의 언어가 되었다. 미중 정상 간 대화가 이어져도 대만 문제는 여전히 양국 관계의 뇌관으로 남아 있다. 반도체를 둘러싼 통제는 더 노골적이다. 미국 의회에서는 동맹국 기업에까지 대중 수출통제를 사실상 강제하려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고, 네덜란드 정부는 이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이쯤 되면 질서는 이미 바뀐 것이다. 바뀐 질서를 읽지 못하면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 도태된다. 에너지 질서의 변화도 예사롭지 않다. IMF는 아시아가 중동발 에너지 충격에 다른 지역보다 더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중동산 연료 의존이 크고, 제조업 비중이 높은 경제구조 탓에 유가와 물류가 흔들리면 성장과 물가가 함께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은 중동발 에너지 충격의 여파로 4월 도매물가가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국제정세의 급변이 추상적 위험이 아니라 현실의 비용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늦지 않은 깨달음이 아니라, 늦었기 때문에 더 절박한 인식이다. 그렇다고 해서 조급증에 기대어 거창한 말부터 앞세워서는 안 된다. 한일 경제공동체는 선언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더구나 한일 관계는 늘 필요에 의해 가까워졌다가, 역사 앞에서 흔들리기를 반복해 왔다. 그런 만큼 지금 필요한 것은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 방파제다. 양국 산업 당국이 올해 3월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을 체결하고 정례 산업·통상 정책대화를 출범시킨 것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공급망 교란이 닥쳤을 때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의 산업기반을 해치지 않겠다는 약속은 말보다 무겁다. 공동체란 이름보다 먼저 이런 장치가 쌓여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역사다. 경제가 급하다고 역사를 접어둘 수는 없다. 오히려 그 반대다. 역사 문제를 덮은 채 서두르는 협력은 오래가지 못한다.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 지금도 유효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양국은 그 선언에서 과거를 직시한 토대 위에서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만들자고 했다. 미래지향은 과거 망각의 다른 이름이 아니었다. 직시 위의 화해, 그 위의 협력이었다. 한일 관계가 다시 흔들리지 않으려면 이 순서를 되찾아야 한다. 따라서 이번 안동 회담의 과제는 분명하다. 큰말을 경계하고, 작은 합의를 무겁게 만드는 일이다. 에너지 비상 대응, 핵심광물 확보, 반도체와 첨단산업 협력, 공급망 이상 징후의 조기 공유, 불필요한 통상 충돌의 억제 같은 것들이다. 이런 기초가 쌓여야 비로소 한일 경제협력은 정치의 계절을 덜 타게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박수받을 선언문이 아니다. 시장과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협력의 구조다. 맹자는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라 했다. 때를 얻는 것보다 형세를 얻는 것이 낫고, 형세를 얻는 것보다 사람의 화합이 낫다는 뜻이다. 지금 한일에 필요한 것도 바로 그것이다. 국제질서 변화의 파고를 읽는 냉정함, 늦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솔직함, 그리고 감정이 아니라 원칙 위에서 협력을 설계하는 절제다. 한일 경제공동체는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장밋빛 구호에서 나오지 않는다. 늦었다는 자각에서 출발할 때만, 그 말은 비로소 현실이 된다.
2026-05-17 09: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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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다카이치 총리, 19일 안동서 정상회담…한일 셔틀외교 재가동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오는 19일 경북 안동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한일 셔틀외교를 재가동한다. 지난 1월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현을 방문한 데 이은 답방 성격으로, 이번에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에서 회담이 열린다. 이번 정상회담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여섯 번째 한일 정상회담으로 알려졌다. 양 정상은 19일부터 20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소인수 회담, 확대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 만찬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가장 주목되는 의제는 경제안보다. 양국은 지난 1월 나라현 회담에서 공급망 안정과 경제안보 협력, 첨단산업 연계 강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논의가 협력 활성화 수준이었다면, 이번 회담에서는 중동전쟁 장기화와 원유·천연가스 수급 불안까지 맞물리며 경제안보 협력이 보다 핵심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에 대한 한일 간 소통 여부가 관심사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수송로의 안정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모두 원유와 LNG 수입 의존도가 높다. 양국 정상이 비공개 회담에서 선박 통항 상황과 에너지 공급망 리스크를 공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 선박 HMM 나무호 손상 사고도 관련 논의 배경으로 꼽힌다. HMM 나무호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확인 비행체로 추정되는 물체에 의해 손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고, 현재 잔해 분석이 진행 중이다. 일본 역시 최근 자국 선박의 호르무즈 통항 문제를 관리해온 만큼 양국이 해상 수송로 안전과 위기 대응 공조를 논의할 여지가 있다. 최근 미중 정상회담 결과도 회담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미중은 이번 회담에서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를 냈지만, 대만과 AI·반도체, 공급망 문제에서는 긴장을 남겼다. 일본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중국과 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상황인 만큼 관련 동향을 한국과 공유할 필요성이 커졌다. 안보 분야에서는 한미일 협력과 북한 비핵화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 다만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핵심 의제로 부각되지 않았고, 중동과 대만 문제가 국제 안보 현안의 전면에 떠오른 만큼 이번 회담에서도 안보 협력 원칙을 재확인하는 수준의 수위 조절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과거사 문제의 진전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한일 양국은 지난 1월 회담에서 1942년 일본 야마구치현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로 희생된 조선인 노동자 유해 발굴을 위한 DNA 감정 추진에 합의한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 실제 감정 절차 착수나 추가 유해 조사 협력 등 후속 조치가 논의될지 주목된다. 이번 안동 회담은 한일 정상이 서로의 고향을 방문하는 ‘고향 셔틀외교’라는 상징성도 갖는다. 과거사와 안보 현안이 여전히 민감하지만, 정상 간 신뢰를 바탕으로 실용적 협력 의제를 넓혀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일정으로 풀이된다. 향후 관건은 회담 결과가 선언적 메시지를 넘어 구체적 협력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과 에너지 수급, 공급망 안정, 첨단산업 협력, 과거사 후속 조치에서 실질적 성과가 나와야 셔틀외교의 동력이 이어질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중동 정세를 포함해 지역·글로벌 현안도 당연히 논의될 것”이라며 “양국이 벌써 여러 번 만났기 때문에 깊이 있는 소통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6-05-16 12: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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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덕 "양도세 중과, 국민주권정부는 다르다"…부동산 불로소득 구조 바꿀까?
[경제일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를 둘러싼 시장의 ‘매물 잠김’ 우려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양도세 중과가 다시 시행되면 다주택자들이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매도를 미루고, 이로 인해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커지는 가운데 김 장관은 “국민주권정부는 다를 것이고 다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양도세 중과 재개 후 매물 잠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면서도 “금융, 세제, 공급 등 경제적 유인 구조를 전면 재설계해 부동산 불로소득에 기대는 경제구조에서 생산적 경제구조로의 대전환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단순히 세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부동산을 통한 초과이익 기대 자체를 낮추는 방향으로 시장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미다. 정부가 한시적으로 운영해온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는 전날 종료됐다. 이에 따라 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게 양도세 중과가 다시 적용된다. 현행 제도상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양도하는 다주택자는 기본세율에 중과세율을 더해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자는 30%포인트가 추가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되지 않는다. 김 장관의 이번 게시글은 이 같은 제도 재개에 따른 시장 불안을 진화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양도세 중과가 다주택자의 매도 유인을 높이기보다 오히려 매물을 거둬들이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세금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면 집주인이 ‘팔고 세금을 내느니 보유하겠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특히 서울 강남·용산 등 핵심입지는 향후 가격 상승 기대가 남아 있는 지역에서는 양도세 부담이 매도 결정을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김 장관은 그러나 양도세 중과 하나만으로 시장을 보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출범 3개월 만에 수도권 135만호 공급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월 29일에는 그 후속으로 우량 입지 중심 6만호 공급방안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과천, 태릉 등 주요 주택 공급 사업에 대해서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추진될 수 있도록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범정부적 역량을 더 강하게 결집해가고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다주택자에게 세 부담을 높이는 동시에 실수요자가 원하는 지역에 공급을 늘려 가격 기대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양도세 중과가 보유와 매각의 손익 구조를 바꾸는 장치라면 공급 확대는 장기 가격 기대를 낮추는 장치다. 두 정책이 함께 작동해야 매물 잠김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 규제도 김 장관이 강조한 부분이다. 그는 강력한 금융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고강도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2026년 가계대출 증가율은 1.5% 이내에서, 2030년까지 GDP 대비 가계대출 비중은 80% 수준에서 관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가격 상승의 연료가 됐던 과도한 신용 팽창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부동산 시장을 세금만으로 잡지 않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을 보여준다. 대출 증가율을 낮게 묶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통해 투기적 거래를 차단하며 공급을 확대해 가격 상승 기대를 누그러뜨리겠다는 구상이다. 김 장관이 말한 ‘경제적 유인 구조의 전면 재설계’는 세제와 금융, 공급을 동시에 움직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불법·탈법 거래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김 장관은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편법 증여, 허위 거래 신고 등 시장 질서를 해치는 불법·탈법 행위가 없었는지 총리실, 국세청, 금감원 등과 협력해 점검과 조사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양도세 중과 재개 이후 거래가 위축되는 과정에서 우회 증여, 다운계약, 명의신탁 등 편법 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메시지다. 김 장관은 제도 보완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매도 기회의 형평성 관점에서 비거주 1주택자 등에 대한 토지거래허가 예외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재경부를 중심으로 조세 형평성 관점에서 임대사업자에게 주어지는 영구적 양도세 감면 혜택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투기 억제라는 큰 방향은 유지하되, 제도 적용 과정에서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은 조정하겠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의 양도세 중과 재개에 대한 시장 영향은 단기와 중장기로 나눠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단기적으로는 거래 위축 가능성이 크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전 절세 매물이 일부 출회됐다면 중과 재개 이후에는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설 수 있다. 매도자는 세 부담 때문에 매각을 늦추고, 매수자는 정책 효과를 지켜보며 가격 조정을 기다릴 수 있다. 이 경우 거래량은 줄고 가격은 제한적으로 움직이는 경직적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정부의 공급 속도와 금융 규제의 정밀성이 관건이다.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지역에 실제 입주 가능한 물량이 빠르게 늘어나면 가격 상승 기대는 낮아질 수 있다. 대출 규제가 투기 수요를 정확히 겨냥하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통로를 과도하게 막지 않는다면 시장 안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공급이 늦어지고 전세가격이 계속 오르면 양도세 중과는 매물 감소만 부각시키는 정책으로 비칠 수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특히 서울 핵심권역과 수도권 외곽의 반응은 다를 수 있다”며 “강남권, 용산, 마포·성동 등 선호 지역에서는 보유 기대수익이 높아 매물 잠김이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는 반면 가격 상승 기대가 약하고 대출 부담이 큰 지역에서는 일부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세제가 적용돼도 지역별 수급과 기대심리에 따라 시장 반응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게시글에서 “양도세 중과 여부는 집값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를 부동산 시장 안정의 단독 처방으로 보지 않는다점을 드러낸 것이다. 세금, 대출, 공급, 단속, 제도 보완을 함께 묶어 부동산 시장의 기대수익 구조를 바꾸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김 장관의 이번 게시글은 단순한 해명문이 아니라 양도세 중과 재개를 둘러싼 시장의 불안을 향해 정부가 내놓은 정책 선언문에 가깝다고 해석한다. 한 업계관계자는 “이제 남은 과제는 그 선언을 시장의 숫자로 증명하는 일”이라며 “매물은 얼마나 줄거나 늘어날지, 거래량은 얼마나 버틸지, 전세가격은 안정될지, 공급대책은 실제 속도를 낼지에 따라 이번 양도세 중과 재개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2026-05-10 14: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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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정부, 기업환경 개선 본격화…890개 사업조건 폐지·행정절차 대폭 간소화
베트남 정부가 기업환경 개선과 행정개혁을 위한 고강도 조치에 본격 착수했다. 정부는 최근 8건의 결의안을 통해 행정절차와 사업 조건을 대폭 축소하고 권한 이양과 규제 간소화를 추진하며 ‘국민·기업 중심 행정’으로의 전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조치는 산업통상부, 농업환경부, 과학기술부, 교육훈련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부, 공안부 등 주요 부처 전반에 걸쳐 시행된다. 법무부가 주도하는 통합 결의안에는 국방부, 내무부, 재정부, 건설부, 외교부, 중앙은행 등도 포함됐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개혁으로 총 184개의 행정절차가 폐지됐고 134개 절차는 지방정부로 권한이 이양됐다. 또 349개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중앙정부 차원의 행정절차 비중은 27%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30% 이하’ 기준을 충족한 수치다. 사업 조건도 대폭 축소됐다. 총 890개의 사업 조건이 폐지됐으며 일부 조건은 간소화됐다. 이에 따라 기업 활동의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정부는 이번 조치로 행정 처리 시간과 비용이 2024년 대비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야별 규제 완화도 동시에 진행됐다. 공안부는 생체정보(유전자·음성 등) 수집 및 전자 신원 인증 관련 일부 절차를 폐지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연·미인대회·모델대회 등 행사 관련 사업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농업환경 분야에서는 토지 조사·평가와 계획 컨설팅 관련 조건이 폐지됐다. 교육 분야에서는 유치원부터 대학, 외국인 투자 교육기관까지 전반적인 절차가 간소화됐다. 보건 분야 역시 식품안전 및 의료 관련 허가 절차 일부를 지방으로 이양하고 규제를 축소했다. 과학기술·통신·전자·우정 산업에서도 규제 완화가 병행 추진되고 있다. 이번 개혁은 단순한 절차 축소를 넘어 베트남 경제의 구조적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행정 리스크를 줄이고 정책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 총리, 재정정책 전면 개혁 지시…기업활동 지원 강화 이와 함께 레 민 흥 총리는 지난 29일 재정부와의 회의를 통해 재정·금융 정책 전반에 대한 전면 개혁을 지시했다. 회의에서는 2026년 초 경제 운영 상황과 향후 정책 방향이 집중 논의됐다. 총리는 재정부에 거시경제 운영의 핵심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며 조직 구조 효율화와 책임성 강화를 강조했다. 중앙정부와 국회의 정책 방향을 구체적인 실행 계획으로 신속히 연결할 것도 지시했다. 특히 국가예산법, 공공투자법, 입찰법, 중소기업지원법, 관세법 등 주요 법률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개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는 제도적 불일치와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재정 정책 측면에서는 세수 기반 확대와 탈루 방지 대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기업과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한 세금 감면 정책도 병행할 방침이다. 개인사업자의 비과세 기준을 연매출 10억 동(약 5천만원) 수준까지 상향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공공투자 분야에서는 자금 집행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투자 효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정부는 2026~2030년 중앙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프로젝트 수를 축소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투자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증권시장을 중장기 자금 조달의 핵심 축으로 육성하고 회사채 시장 제도 개선, 국영기업 구조조정,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디지털 전환 역시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정부는 데이터 기반 행정과 정책 예측 역량을 강화해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재정 운영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베트남 정부가 기존 ‘규제 중심’ 정책에서 ‘지원 중심’ 체계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특히 행정절차 간소화와 재정정책 개혁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기업 활동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기업을 포함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도 이번 변화는 긍정적인 신호다. 절차 간소화와 규제 완화, 정책 투명성 강화는 투자 리스크를 낮추고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는 핵심 요인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이번 개혁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방향성만큼은 분명하다.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라는 점을 베트남 정부가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평가다.
2026-05-02 15: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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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또 럼 서기장, '탕롱황성'서 친교…韓·베 '특별한 우정' 재확인
[경제일보]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하노이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탕롱황성(Imperial Citadel of Thang Long)에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친교 일정을 소화하며 양국의 굳건한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했다. 이날 행사는 단순히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일정을 넘어 지난 22일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의 실질적 이행을 앞두고 두 정상 간의 신뢰와 유대를 한층 강화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특히 이번 친교 일정은 지난해 8월 또 럼 서기장의 국빈 방한 시 한국이 보여준 환대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 베트남 측이 각별한 정성을 들여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탕롱황성 내 유물전시장을 관람하고 베트남 전통 사자춤 공연을 함께 지켜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태극 문양을 상징하는 붉은색과 푸른색이 섞인 넥타이를, 김혜경 여사는 흰색 투피스를 착용해 한국의 자긍심과 양국의 우정을 동시에 표현했다. 이번 방문은 베트남 신지도부 출범 이후 첫 번째 외국 정상의 국빈 방문이라는 점에서 외교적 무게감이 크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베트남 서열 1위인 또 럼 서기장을 비롯해 레 민 흥 총리, 쩐 타인 먼 국회의장 등 권력 서열 1~3위를 모두 만나며 양국의 안정적 협력 기반을 다졌다. ◆ 경제·안보·미래를 잇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이번 방문에서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 규모를 1500억 달러로 확대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설정했다.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안정, 원전 및 인프라 협력,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총 12건의 MOU를 체결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도 거뒀다. 이는 베트남의 '2045년 고소득 선진국 진입' 비전에 한국이 최적의 파트너로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베트남 언론과 현지 반응 또한 뜨겁다. 베트남 주요 매체들은 이 대통령의 방문이 양국 관계의 '새로운 황금기'를 여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베트남 사회는 특히 한국의 첨단 기술력과 인프라 개발 경험이 베트남의 국가 현대화 작업에 큰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넘어, 디지털 전환과 미래 전략 산업분야에서의 기술 이전을 통한 '질적 동반 성장'에 거는 기대가 매우 높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협력을 넘어 원전, 신재생에너지, 스마트시티, 디지털 전환 등 미래 전략 산업으로 협력의 지평을 넓혔다. 특히 중동 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베트남의 협력은 양국 모두에 에너지 안보와 안정적인 생산기지 확보라는 전략적 가치를 제공한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두 정상의 깊은 신뢰와 개인적 유대감은 향후 양국 관계의 미래 지향적 발전을 이끄는 가장 큰 동력이 될 것"이라며 "양국은 형제와 같은 마음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욱 전폭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한-베트남 관계는 단순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넘어, 기술과 자원이 결합하고 기후 위기와 같은 전 지구적 과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글로벌 동반자'로 진화하고 있다. 탕롱황성에서의 친교는 그 미래를 향한 여정의 상징적 출발점이 되었다.
2026-04-24 15: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