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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총체적 비리' 드러나…정부 합동감사, 14건 수사의뢰
[경제일보] 정부 합동 특별감사에서 농협중앙회 핵심 간부들의 공금 유용과 특혜성 대출·계약 등 조직 전반의 구조적 비위가 확인됐다. 정부는 위법 소지가 큰 사안 14건을 수사의뢰하고, 제도 개선 96건을 추진하는 등 농협 운영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에 나서기로 했다. 9일 정부는 국무조정실, 농림축산식품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감사원 등으로 구성된 '정부합동 특별감사반'이 지난 1월 26일부터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회원조합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농식품부가 실시한 선행 감사의 후속 조치로,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운영 전반을 점검하고 추가 사실 규명이 필요한 사안 38건과 익명 제보를 바탕으로 선정된 회원조합 12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감사 결과 농협 내부에서는 핵심 간부들의 비리와 전횡, 특혜성 대출과 계약, 방만한 예산 집행 등 문제가 광범위하게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앙회장과 핵심 간부들의 공금 유용과 금품 수수 의혹이 다수 확인됐다. 강호동 중앙회장은 농협재단 사업비를 유용해 선거에 도움을 준 조합장과 임직원에게 답례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조합장들로부터 약 580만원 상당의 황금열쇠를 받은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도 제기됐다. 재단 핵심 간부의 개인 비리도 확인됐다. 해당 간부는 사업비와 포상금을 빼돌려 사택 가구와 안마기 등을 구매하거나 자녀 결혼식 비용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임원은 중앙회장 선거 관련 의혹 보도를 막기 위해 특정 언론사 광고비를 대폭 늘려 집행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됐다. 대출과 투자 과정에서도 특혜 의혹이 확인됐다. 농협중앙회는 2022년 신설 법인에 대해 사업성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145억원 규모의 신용대출을 실행했으며, 해당 대출은 현재 연체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앙회와 재단이 특정 캐피탈사에 지분투자와 대출, 기업어음 매입 등 방식으로 수백억원을 지원했지만 회수 가능성이 불확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계약 과정에서도 공정성이 훼손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일부 자회사는 청소·주차 용역 계약을 10년 넘게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 형태로 유지해 왔으며, 공개 경쟁입찰로 전환하려는 시도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무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신생 법인에 수십억원 규모 계약을 몰아주는 등 특정 업체에 이익을 몰아준 정황도 확인됐다. 예산 집행과 복지 제도 역시 방만하게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장과 비상임이사에게 태블릿PC, 고가 기념품, 각종 수당이 지급되고, 일부 계열사에서는 해외 연수 명목으로 1인당 약 10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원하는 등 과도한 혜택이 제공된 사례도 확인됐다. 회원조합에서도 분식회계와 채용 비리 등 부실 사례가 드러났다. 한 조합은 연체 대출을 정상채권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재무 상태를 개선한 것처럼 꾸며 배당까지 실시했으며, 일부 조합에서는 면접관에게 특정 지원자의 정보를 전달하는 채용 청탁 사례도 확인됐다. 정부는 이번 감사에서 드러난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내부 통제 시스템의 부실을 지목했다. 준법감시인과 감사위원회가 내부 인사 중심으로 구성돼 독립성이 부족하고, 핵심 간부의 비위나 특혜 계약 등을 효과적으로 견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위법 소지가 큰 14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96건에 대해서는 농협이 시정 조치를 마련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감사 결과와 '농협개혁추진단' 논의를 바탕으로 농협 운영 구조 전반을 손질하는 근본적인 개혁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2026-03-09 11: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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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의 초점은 김건희가 아니다…국정 신뢰 흔든 결정 구조 규명이 관건
[이코노믹데일리] 비상계엄 사태가 일단락된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당시 국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둘러싼 의문은 오히려 더 짙어지고 있다. 최근 김건희 여사의 수사 개입 의혹이 구체적 정황과 함께 다시 드러나면서, 그 시기 대통령실·법무부·검찰 간 권력의 흐름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파헤치는 작업이 특검에서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김 여사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메시지와 검찰 수사팀 관련 ‘지라시’를 전달한 사실이 내란특검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명품백·주가조작 등 본인 관련 수사가 시작된 직후였다. 같은 시기 윤석열 전 대통령은 박 전 장관과 여러 차례 통화했고, 검찰 지휘부는 하루 사이에 크게 교체됐다. 단순한 우연이라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특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누가, 어떤 판단을 내렸는가”로 향한다. 조은석 내란특검팀은 김 여사·윤 전 대통령·박 전 장관을 하나의 결정축으로 보고, 이 축이 사법리스크 관리를 위해 움직였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박 전 장관에게 이미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만큼, 특검의 다음 칼끝은 김 여사에게 향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김건희특검은 직권남용 공범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공무원이 아니라는 점이다. 직권남용이 성립하려면 공무원의 권한 행사에 김 여사가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가 입증돼야 한다. 과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최서원씨가 직권남용 공범으로 처벌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법원은 “사적 이해가 권력의 공식적 결정 과정에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도 결국 동일한 질문 앞에 서 있다. 김 여사의 메시지 전달이나 문의가 단순한 의견 개진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수사 지휘라인의 실제 판단에 개입한 것인지다. 검찰 인사 직전 윤 전 대통령과 박 전 장관의 잦은 통화 기록, 주가조작 의혹 불기소 발표 직전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는 모두 반드시 짚어야 할 대목이다. 따라서 이번 특검의 목표는 김건희 여사 개인의 비위 여부를 밝히는 데 머물지 않는다. 지난 정권의 의사결정 구조가 공적 기준에 따라 작동했는지, 국가 시스템이 사적 이해에 흔들린 적은 없는지를 확인하는 일에 가깝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정 신뢰 회복을 위해 반드시 짚어야 하는 문제다. 특검의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은 또 다른 변수다. 활동 기한은 다음 달 28일까지로, 불과 몇 주 안에 결론을 내야 한다. 김 여사의 소환 조사는 4일과 11일, 윤 전 대통령은 17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만약 이 과정에서 공범 구조가 부분적으로라도 확인된다면, 수사 방해·직무유기 등 김건희특검법이 규정한 사건들의 윤곽이 달라질 수 있다. 특검이 규명해야 할 것은 결국 “어디까지가 정무 판단이고, 어디서부터가 사적 개입이었는가”라는 질문이다. 국정 신뢰는 투명한 절차에서 나온다. 당시의 결정 과정이 그 기준을 충족했는지는 이제 특검이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할 몫이다.
2025-12-01 08:5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