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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은 왜 가짜 혼인까지 만들었나
[경제일보] 서울의 청약시장에 또다시 가짜 혼인과 위장전입이 등장했다. 혼인신고일을 조작하고 국가유공자 특별공급 자격을 사고파는 일까지 벌어졌다. 정부는 대대적인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건강보험 요양급여 내역까지 들여다보며 실제 거주 여부를 추적하겠다고 한다. 병원과 약국 이용 지역까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단속의 칼날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법적으로 보면 부정청약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주택법 위반은 물론이고 사문서위조와 위조사문서 행사 문제까지 연결될 수 있다. 계약 취소와 계약금 몰수는 물론 최대 10년 청약 제한까지 가능하다. 실제로 최근 수사기관은 위장전입과 허위 혼인신고를 단순 편법이 아니라 적극적인 기망행위로 보고 강하게 대응하는 흐름이다. 그런데 이번 사안을 바라보면서 한 가지 질문은 피하기 어렵다. 오죽하면 저렇게까지 했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법을 어긴 행위 자체를 두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 서울 청약시장이 어떤 곳이 됐는지를 외면한 채 “범죄자 색출”만 외치는 접근으로는 문제를 풀기 어렵다. 이미 청약은 주거정책의 영역을 넘어섰다. 많은 무주택자에게 청약은 사실상 마지막 계층 이동 통로가 됐다. 서울 주요 단지의 특별공급 경쟁률은 수백 대 일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일부 인기 단지는 당첨만 되면 수억원 차익이 가능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시장에서는 “청약만 되면 인생이 바뀐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이런 시장에서 사람들은 점점 더 극단으로 몰린다. 위장전입이 등장하고 가짜 혼인이 생기고 가족관계까지 거래 대상으로 변질된다. 정부는 이번에도 단속 강화를 내놓았다.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를 의무화하고 성인 자녀 실거주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시장이 왜 이렇게 병들었는지에 대한 고민은 잘 보이지 않는다. 서울에서 정상적인 노동과 저축만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환경이었다면 혼인신고일까지 위조하는 일들이 이렇게 반복됐겠는가. 청약통장은 원래 성실한 무주택자를 위한 제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당첨 여부에 따라 수억원 자산 격차가 갈리는 거대한 투기시장처럼 변해버렸다. 정부가 공급보다 규제와 추적에만 집중할수록 시장은 더 음성화된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서울 공급 정책은 계속 꼬여왔다. 재건축은 각종 규제로 지연됐고 도심 공급은 정치 논리에 흔들렸다. 분양가는 치솟았고 신규 공급 물량은 줄었다. 그 결과 무주택자들은 기존 시장에서는 집을 살 수 없고 청약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압박 속으로 밀려났다. 법률적으로 봐도 지금의 청약제도는 이미 과도한 이해관계가 얽힌 상태다. 특별공급 종류는 계속 늘었고 자격 요건은 복잡해졌다. 청약가점 계산 방식도 일반 국민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제도가 복잡해질수록 편법은 늘어난다. 규정이 촘촘해질수록 그것을 우회하는 시장도 함께 커진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오래전부터 반복된 현상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제 부정청약이 일부 투기세력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기사 속 사례처럼 신혼부부와 무주택 청년층까지 편법 유혹에 흔들리고 있다. 그만큼 시장의 압박이 강해졌다는 뜻이다. 집이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생존과 자산 형성의 핵심 수단이 된 사회에서는 제도도 쉽게 왜곡된다. 정부는 “엄정 단속”을 말한다. 필요하다. 부정청약은 반드시 걸러내야 한다. 그러나 단속만으로 시장을 정상화할 수는 없다. 위장전입을 잡는다고 서울 집값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병든 시장의 증상만 쫓아다니며 처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근본 처방이 되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급 확대를 중심에 둔 현실적인 접근이다. 시장이 “당첨만 되면 인생 역전”이라는 기대를 내려놓을 정도로 공급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청약이 투기와 절박함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이유도 결국 집이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부정청약은 분명 잘못이다. 그러나 그 잘못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시장이라면 정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집을 구하려는 평범한 사람들이 혼인신고일까지 위조하는 사회라면 그 시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비정상이었는지도 모른다.
2026-05-12 07:59:34
청약가점제 악용 칼 뺀 정부…위장전입·가족 쪼개기 집중 점검
[경제일보] 정부가 청약가점제를 악용한 부정청약 차단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최근 서울 주요 분양 단지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고가점 당첨 사례가 잇따르자 부양가족 수를 인위적으로 늘려 청약 점수를 높이는 편법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11일 국토교통부는 국무조정실 부동산 감독 추진단과 작년 7월 이후 분양한 서울 등 규제지역 아파트와 기타 인기 분양단지 등 총 43개 단지, 약 2만5000세대를 대상으로 부정청약 전수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위장전입과 위장결혼·이혼, 청약통장 거래, 문서 위조 등 청약 자격을 조작한 사례 전반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청약가점 만점이나 고가점 당첨자를 중심으로 부양가족의 실제 거주 여부를 집중 검증하기로 했다. 현행 청약가점제는 무주택기간 32점, 부양가족 수 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17점 등 총 84점 만점 구조다. 이 가운데 부양가족 점수 비중이 가장 크다 보니 성인 자녀나 부모를 주소지만 옮겨 세대원으로 올리는 방식의 편법이 끊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시장에서는 인기 단지 당첨자 가운데 지나치게 높은 가점을 받은 사례가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이에 실거주 목적의 무주택 실수요자보다 제도 활용에 능숙한 청약 전략가가 유리한 구조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올해 초 논란이 됐던 이혜훈 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사례도 대표적인 예로 거론된다. 당시 이 전 후보자의 남편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 과정에서 74점의 높은 가점을 받았는데 장남의 부양가족 인정 과정에서 위장 미혼·위장 전입 의혹이 제기됐다. 세종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장남이 혼인 신고 및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채 부모 세대원으로 남아 있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정부는 이번 조사에서 건강보험 자료와 전·월세 계약 이력까지 활용해 실거주 여부를 정밀하게 확인할 계획이다. 성인 자녀의 경우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를 통해 직장 소재지를 확인하고 부모는 최근 3년간 건강보험 요양급여 내역을 통해 실제 생활권을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부양가족의 전·월세 계약 내역과 주택 보유 여부 역시 함께 들여다본다. 단순 주민등록상 주소 이전만으로는 실거주로 인정받기 어렵도록 검증 강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다. 정부는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부모는 3년 이상, 30세 이상 성인 자녀는 1년 이상 동일 세대에 등재되면 부양가족으로 인정되는데 앞으로는 성인 자녀의 거주 요건도 3년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성인 자녀의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 제출도 의무화할 계획이다. 조사 인력과 현장 점검 기간 역시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8명이던 현장점검 인력을 15명으로 늘리고 단지별 조사 기간도 기존 하루 수준에서 최대 5일까지 확대한다. 조사 결과는 다음 달 공개될 예정이다. 정부는 부정청약이 적발될 경우 강한 제재가 뒤따른다고 강조하고 있다. 부정청약으로 확정되면 계약 취소와 함께 계약금 몰수, 최대 10년간 청약 제한이 적용된다. 형사처벌도 가능하다. 현행법상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대상이다.
2026-05-11 10:38:43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가점 65.81점…문턱 더 높아졌다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아파트 청약 당첨 문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평균 청약가점이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분양가 상승 속에서도 '당첨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인식이 굳어지는 모습이다. 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분양된 서울 아파트의 평균 청약가점은 65.81점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공개된 지난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공사비와 토지비 상승으로 계속 오르고 있음에도 청약 경쟁은 오히려 더 치열해진 셈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가점은 2019년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꾸준히 상승 흐름을 보여왔다. 2020년 59.97점으로 높아진 뒤 집값이 과열됐던 2021년에는 62.99점까지 올랐다. 이후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시장이 급랭한 2022년에는 47.69점으로 떨어졌지만 2023년 56.17점, 2024년 59.68점으로 다시 반등한 뒤 지난해 65점을 넘어섰다. 고득점 통장은 특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남3구 이른바 '로또 아파트'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수십억원대 시세차익이 가능하다는 기대가 작용한 결과다. 실제 지난해 8월 분양된 송파구 신천동 '잠실 르엘' 전용면적 74.5㎡에는 청약가점 만점(84점) 통장이 접수됐고 지난해 10월 분양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트리니원' 전용 84.9㎡에는 만점에서 2점 모자란 82점짜리 통장이 들어왔다. 두 단지의 평균 청약가점은 각각 74.81점과 74.88점에 달했으며 주택형별 최저 가점도 70~77점 수준으로 형성됐다. 이는 무주택 기간(15년 이상 32점)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15년 이상 17점)에서 최고점을 받아도 부양가족이 4명(25점) 또는 5명(30점)은 돼야 가능한 점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부정청약' 의혹이 불거지면서 청약 가점제의 허점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후보자의 배우자는 2024년 7월 서초구 반포동 '원펜타스' 청약 과정에서 기혼 상태인 장남을 세대 분리와 혼인신고 미이행 상태로 가점에 포함해 5인 가구 최대 점수인 74점으로 당첨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에서는 강남권 아파트 청약 구조 자체가 특정 계층에 유리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강남 아파트는 시세차익 기대감이 커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1에 달하고 가점 하한도 70점을 넘는 경우가 많다"며 "부양가족이 없는 청년층이나 이미 자녀가 분가한 장년층은 사실상 가점제로 당첨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수십억원대 아파트 청약에 고득점 통장이 몰리면서 가점을 높이기 위한 편법이 동원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당첨자의 절반 이상이 30대 이하(50.97%)로 40대(31.03%)나 50대(14.15%)보다 높았다는 점도 이런 논란을 키우는 대목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30대는 무주택 기간과 부양가족 점수에서 불리해 주로 생애최초나 신혼부부 특별공급, 일부 추첨제를 통해 당첨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다양한 연령대에서 의심 사례가 나오는 만큼 부정청약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실효성 있게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6-02-01 14: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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