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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산업수도 변화'냐, 김두겸 '현직 시정 완성'이냐
[경제일보] 6·3 울산시장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후보와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의 정면승부로 압축되고 있다. 출발은 다자 구도였지만 선거판은 빠르게 단일화와 결집의 싸움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김상욱 후보는 조국혁신당 황명필 후보와 단일화한 데 이어 진보당 김종훈 후보와도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에 합의하며 범민주·진보 진영의 외연 확장에 나섰다. 김두겸 후보는 현직 시장의 행정 경험과 시정 연속성을 앞세워 재선 고지에 도전하고 있다. 이번 울산시장 선거의 본질은 단순한 여야 대결을 넘어선다. 조선·자동차·석유화학으로 성장한 산업수도 울산이 제조업 대전환의 문턱에서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상욱 후보는 ‘시민이 주인 되는 민주도시’와 산업수도 재설계를 내세우고, 김두겸 후보는 민선 8기 투자 유치와 산업 기반 확충 성과를 바탕으로 ‘AI수도 울산’ 완성을 약속하고 있다. 여론조사, 김두겸 우세 속 진보 단일화 변수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 흐름은 팽팽하다. KBS울산과 울산매일신문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5월 4~5일 울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울산시장 가상 다자대결 조사에서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는 37.1%,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2.9%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4.2%포인트로, 표본오차 범위 안이다. 이어 김종훈 진보당 후보 14.2%, 박맹우 무소속 후보 8.5%, 이철수 무소속 후보 0.9%, 황명필 조국혁신당 후보 0.4% 순으로 조사됐다. 조사는 무선전화 ARS 80%, 유선 RDD ARS 20%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6.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조사만 놓고 보면 김두겸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지만, 김상욱 후보와 김종훈 후보가 100% 여론조사 경선 방식의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판세는 다시 유동성이 커졌다. 김상욱·김종훈 후보 지지율을 기계적으로 합산할 수는 없지만 범민주·진보 진영의 표 분산이 줄어들 경우 김두겸 후보의 현직 우세 흐름은 단일화 이후 재검증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박맹우 무소속 후보가 8.5%를 기록한 점은 보수 진영에도 분열 변수가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4월 25~26일 울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울산시장 5자 가상대결에서 김상욱 후보는 40.3%, 김두겸 후보는 28.9%, 김종훈 후보는 15.4%로 조사됐고, 김상욱·김두겸 양자대결에서는 김상욱 후보 55.3%, 김두겸 후보 35.7%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7.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따라서 현재 울산시장 선거 판세는 어느 한쪽의 확실한 우세로 단정하기 어렵다. 5월 초 조사에서는 김두겸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과 보수 기반을 바탕으로 앞섰지만, 4월 말 조사에서는 김상욱 후보가 양자대결에서 강한 확장성을 보였다. 조사 시점과 후보 구도, 조사 방식에 따라 결과가 엇갈린 만큼 남은 변수는 분명하다. 김상욱 후보가 단일화 효과를 실제 표심으로 얼마나 흡수하느냐, 김두겸 후보가 박맹우 후보로 향할 수 있는 보수 이탈표를 얼마나 막아내느냐가 막판 판세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욱, 단일화로 변화론에 속도 김상욱 후보의 최근 행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단일화다. 후보 등록 첫날 조국혁신당 황명필 후보와 단일화한 데 이어 진보당 김종훈 후보와도 단일화 경선에 합의했다. 김 후보는 “우리가 함께하는 이유는 시민이 주인 되는 민주도시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시민의 무너진 삶을 일으켜 세우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다시 새기게 됐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을 떠나 민주당 후보로 나선 정치적 이력을 ‘진영 이동’이 아니라 ‘울산 정치 교체’의 명분으로 설명하려는 것이다. 김 후보의 공약은 산업수도 울산의 구조 전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북극항로 에너지 허브 △부산·울산·경남 통합 △노동 중심 산업 AX(인공지능 전환)를 주요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부산·울산·경남 후보들이 함께 제시한 ‘부울경 해양수도 메가시티’ 구상도 김 후보의 핵심 카드다. 울산을 단일 제조업 도시로 남겨두지 않고 부산의 항만·물류, 경남의 제조 기반과 연결해 광역 경제권의 중심축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김두겸, 현직 시장의 성과와 연속성 강조 김두겸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과 행정 경험을 전면에 세우고 있다. 그는 후보 등록 뒤 “울산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사업 연속성이 중요한 만큼 시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있을 것”이라며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앞세워 선거운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선거를 정쟁보다 정책과 행정의 연속성 문제로 끌고 가겠다는 메시지다. 김 후보가 내세우는 성과는 비교적 구체적이다. 그는 민선 8기 주요 성과로 △36조원 규모의 투자유치 △그린벨트 해제와 산업단지 조성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 △보통교부세 연 5000억원 추가 확보 △SK-아마존 데이터센터 유치 △반구천 암각화 세계문화유산 등재 △국제정원박람회 유치 등을 제시했다. 재선 공약의 핵심은 ‘AI수도 울산’이다.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 기존 주력 산업에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반 기술을 접목해 울산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보수 분열과 진보 단일화, 막판 변수로 다만 김두겸 후보에게는 보수 분열이 부담이다.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반발한 박맹우 전 울산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보수 표가 나뉠 가능성이 생겼다. 무소속 이철수 후보가 김두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을 사퇴한 것은 보수 결집에 유리한 신호지만, 박 후보가 완주할 경우 보수층 표 계산은 복잡해진다. 지역 정가에선 울산시장 선거의 승부처를 세 가지 정도로 보고 있다. 첫째는 범민주·진보 단일화의 완성도다. 단일 후보가 확정되고 지지층 이전이 매끄럽게 이뤄지면 김상욱 후보에게는 뚜렷한 반등 계기가 될 수 있다. 둘째는 보수 진영의 결집 강도다. 김두겸 후보가 박맹우 후보로 향할 수 있는 이탈표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재선의 관건이다. 셋째는 산업전환 공약의 현실성이다. 울산 시민은 거대 담론보다 일자리, 임금, 기업 투자, 교통과 주거, 노동자 안전을 따질 가능성이 크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울산시장 선거는 실질적으로는 두 흐름의 대결이다”며 “김상욱 후보가 단일화 바람을 타고 변화론을 현실적 대안으로 만들 수 있느냐, 김두겸 후보가 현직 시장의 성과와 보수 결집을 바탕으로 안정론을 굳힐 수 있느냐 간의 대결이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울산을 다시 먹고살게 할 것이냐가 울산 시민들의 마지막 질문”이라며 “6월 3일 울산의 선택은 산업수도의 다음 방향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6-05-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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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살렸다" 신세계 1분기 최대 실적…백화점 매출 13%↑
[경제일보] 신세계가 2026년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유통업계에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입증했다. 고환율과 고유가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백화점 사업 경쟁력 강화와 자회사 구조 개선 전략이 동시에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신세계의 1분기 연결 기준 총매출은 3조2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978억원으로 49.5% 급증하며 수익성 측면에서도 큰 폭의 개선을 이뤘다. 이는 단순 외형 성장뿐 아니라 비용 효율화와 사업 구조 재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특히 핵심 사업인 백화점 부문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1분기 백화점 총매출은 2조257억원으로 13.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410억원으로 30.7% 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소비 확대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최근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백화점 소비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다. 신세계 본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40% 증가했으며 전체 백화점 외국인 매출 역시 약 2배 확대됐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연간 외국인 매출 1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점포 리뉴얼 전략도 주효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2년에 걸친 대규모 리뉴얼을 마무리했고 본점 역시 ‘더 해리티지’, ‘더 리저브’, ‘디 에스테이트’ 등 프리미엄 공간을 강화하며 고객 경험을 개선했다. 이는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체류형 소비 공간’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자회사 실적 개선도 눈에 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 2956억원(15.7%↑), 영업이익 148억원(452.6%↑)을 기록하며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수입 패션과 화장품 부문이 각각 35.2%, 20.0% 성장했고 자체 브랜드 역시 리브랜딩 효과로 반등에 성공했다. 면세점 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디에프 역시 매출 5898억원(5.0%↑), 영업이익 10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임대료 부담 증가에도 불구하고 구조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다. 특히 DF2 구역 철수를 마무리하면서 향후 수익성 개선 여지도 확보했다. 이외에도 호텔·임대 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센트럴은 매출 988억원, 영업이익 260억원으로 각각 11.4%, 17.1% 증가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회사 신세계까사는 매출 1114억원(78.8%↑), 영업이익 13억원(1200%↑)으로 급성장했으며 이는 JAJU 사업 인수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홈쇼핑 부문인 신세계라이브쇼핑 역시 매출 898억원, 영업이익 74억원으로 각각 10.7%, 29.8% 증가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전반적으로 그룹 전 계열사가 고르게 실적 개선을 이룬 점이 이번 실적의 특징으로 꼽힌다. 한편 신세계는 이번 이사회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 기준일은 29일이며 총 배당금은 약 114억원, 보통주 1주당 1300원이 지급된다. 이는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신세계의 이번 실적을 두고 “단기적인 소비 회복을 넘어 구조적 경쟁력 강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한다. 특히 외국인 소비 회복, 프리미엄 전략, 자회사 체질 개선이 동시에 작용했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 지속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전략적 투자와 체질 개선을 통해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개선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콘텐츠와 점포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026-05-12 16: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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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혁신의 시간…구광모식 AI 전환, 제조 DNA를 재설계하다
[경제일보] 화려한 AI(인공지능) 경쟁의 중심에는 엔비디아와 반도체가 서 있지만 산업 현장의 판을 바꾸는 진짜 승부는 결국 제조업에서 갈린다. 전통 제조기업 LG는 지금 AI를 단순한 서비스나 기능이 아니라 공장과 공급망, 고객 경험 전반을 재설계하는 도구로 활용하며 '제조 DNA' 자체를 바꾸는 거대한 전환에 나서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첫 사장단 회의에서 "완벽한 계획보다 빠른 실행이 중요하다"며 AX(AI 전환) 속도전을 직접 주문한 것도 이런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안정과 신중함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LG가 AI 시대를 맞아 누구보다 빠르게 조직과 사업 구조를 바꾸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는 오랫동안 '전통 제조업의 강자'로 불려왔다. LG전자와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그룹 핵심 계열사 대부분이 실물 제조 경쟁력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단순히 제품을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려워졌다. 제품 설계부터 생산과 품질관리, 물류와 마케팅, 고객 데이터 분석까지 전 과정이 AI와 데이터 중심으로 연결되는 구조로 산업 질서가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LG는 이를 단순한 디지털 전환 수준이 아니라 제조업의 운영 체계 자체를 바꾸는 문제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LG 내부에서는 AX가 특정 IT 조직만의 과제가 아니라 생산과 연구개발(R&D), 공급망, 고객관리 전반을 아우르는 그룹 차원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서울 중구 남산리더십센터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AI에 의한 산업 구조 변화를 전기와 인터넷의 등장에 비유하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사업 임팩트가 있는 영역에서 작은 것이라도 빠르게 실행해 성과를 축적하고 확산해야 한다"며 AX의 핵심을 속도와 실행력으로 규정했다. 기존 제조업 강자의 성공 공식이었던 신중한 검토와 안정적 운영만으로는 AI 시대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메시지로 해석된다. 변화의 최전선에는 LG전자가 있다. LG전자는 더 이상 단순 가전회사를 지향하지 않는다. 냉난방공조(HVAC)와 스마트팩토리, 전장,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기업 체질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특히 공장 자동화와 산업용 솔루션 영역에서는 AI 기반 생산 최적화와 에너지 효율화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는 LG전자에게 새로운 제품 기능이 아니라 제조 경쟁력 자체를 끌어올리는 핵심 도구다. 생산라인 운영 효율을 높이고 불량률을 줄이며 에너지 사용량을 최적화하는 과정 전반에 AI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함께 급성장 중인 HVAC 사업 역시 단순 냉방기기가 아니라 'AI 인프라 시대의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배터리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둔화인 캐즘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은 수익성 확보라는 현실적인 과제와 마주하고 있다. 과거처럼 공격적인 증설 경쟁만으로는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결국 핵심은 공장 운영 효율과 수율 개선, 원가 경쟁력 확보에 있다. 이 과정에서 AI 기반 공정 최적화와 품질 예측 기술의 중요성도 빠르게 커지는 분위기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생산 효율과 운영 최적화를 중심으로 AX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공정 데이터 분석과 불량 예측 시스템 고도화는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배터리 산업의 생존 경쟁력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이와 같은 그룹 차원의 AX 전략 중심에는 LG AI연구원이 있다. LG AI연구원은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을 중심으로 그룹 내부 AI 역량을 집결시키고 있다. 시장에서는 생성형 AI 경쟁이 소비자 서비스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LG는 상대적으로 산업 현장과 제조 영역에 AI를 접목하는 실전형 전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올해 사장단 회의에서도 엑사원을 활용해 실시간 논의 분석과 키워드 추출, 회의 요약 등을 진행하며 회의 자체를 AX 실행 사례로 구현했다. AI를 보여주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실제 업무와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 녹여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장면이었다. LG CNS 역시 그룹 AX 전략의 또 다른 축이다. LG CNS는 그룹 내부 디지털 전환뿐 아니라 외부 기업 대상 AX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조와 물류, 금융, 공공 영역 전반에서 AI·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전환 수요가 확대되면서 LG의 AX 역량이 새로운 B2B 사업 기회로 연결되는 구조다. LG의 움직임은 삼성이나 SK와는 결이 다르다. 삼성이 막대한 투자를 기반으로 반도체 초격차 전략에 집중하고 SK가 배터리·바이오 중심의 대규모 리밸런싱을 추진하는 가운데 LG는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AI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무리하게 새로운 판을 벌이기보다 제조와 품질, 고객 경험이라는 기존 강점에 AI를 결합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가장 LG다운 AI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LG는 과거에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사업 구조를 재편해왔다. 스마트폰 사업을 과감히 철수했고 수익성이 떨어진 LCD 사업 비중도 줄였다. 대신 전장과 배터리, HVAC, 산업용 솔루션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영역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왔다. 지금의 AX 전략 역시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그룹의 미래 체력을 재설계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 제조업 경쟁력은 더 이상 저렴한 인건비나 생산 규모 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데이터를 축적·분석해 생산성과 품질, 고객 경험을 고도화하는 역량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LG가 지금 추진하는 AX 역시 결국 제조업의 본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이다. 화려한 AI 서비스 경쟁보다 산업 현장에 AI를 깊숙이 녹여내는 조용한 혁신이 LG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26-05-11 16: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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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배상·호르무즈 통제 포함 14개항 제시…美 종전 협상 난항
[경제일보] 이란이 전쟁 배상금 지급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포함한 수정 협상안을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요구가 미국의 기존 입장과 충돌하면서 합의 도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반관영 매체 타스님 통신은 2일(현지시간) 이란 정부가 미국이 제시한 종전 협상안에 대한 대응으로 14개항 수정안을 파키스탄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 제안은 9개항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양측은 이를 토대로 협상을 이어왔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란이 제시한 수정안에는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금 지급, 군사적 충돌 재발 방지 보장, 미군의 이란 주변 지역 철수, 대이란 제재 해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 등 주변 지역을 포함한 전선 전반의 종전과 해상 봉쇄 해제 요구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한 요구가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이란은 해협 운영과 관련한 새로운 메커니즘 구축을 제안했으며, 이는 통항 선박에 대한 일정 수준의 통제 권한을 포함하는 방안으로 해석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주요 수송로로, 통제권 문제는 에너지 시장 안정성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미국은 해당 요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 문제를 협상 대상에서 제외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전쟁 배상금 요구 역시 수용 가능성이 낮은 사안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제안과 관련해 “계획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수용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전날에도 “현재 제안은 만족스럽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며 협상 진전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양측은 지난달 초 휴전에 합의했으나 이후 종전 협상이 결렬되면서 긴장이 다시 고조된 상태다. 중재국을 중심으로 협상 재개가 시도되고 있으나 핵심 의제에서 입장 차가 유지되면서 진전 여부는 불확실하다.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제한과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적 개방을 주요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제재 해제와 군사적 압박 완화를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핵 활동과 관련해서도 평화적 목적의 권리 인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란 내부에서는 강경 노선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혁명수비대 등 강경 세력이 협상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대미 협상 기조가 경직된 구조가 형성됐다는 평가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종전 합의 이후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핵 프로그램 제한 협상을 진행하는 방안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라늄 농축 활동과 관련해 일정 수준의 제한을 수용하는 대신 평화적 이용 권리를 인정받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통제, 제재 해제, 핵 프로그램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단기간 내 합의 도출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협상 지연이 이어질 경우 중동 지역 긴장과 함께 국제 에너지 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2026-05-03 14: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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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혼다코리아 자동차 판매 종료…수입차 '중간 체급' 붕괴
수입차 시장에서 브랜드 간 격차가 확대되며 ‘생존 경쟁’이 본격화됐다. 판매 규모와 전동화 대응 여부에 따라 시장 내 위치가 재편되는 가운데, 일부 브랜드는 성장세를 유지하는 반면 일부는 축소 국면에 들어섰다. 이번 시리즈는 시장 재편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변화와 그 배경을 단계적으로 분석한다. <편집자주> [경제일보] 한때 연간 1만대 안팎을 판매하던 혼다코리아가 국내 자동차 판매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최근 판매량이 2000대 안팎까지 축소된 상황에서 수익성과 비용 구조 부담이 동시에 커진 구간이 형성됐다. 수입차 시장에서 일정 판매 규모를 유지하지 못한 브랜드가 이탈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중간 가격대·중간 규모 영역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 ◆ 1만대에서 2000대 아래로…불매·제품 공백 겹친 판매 붕괴 혼다코리아 판매는 지난 2019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꺾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혼다 신규등록 대수는 2018년 7956대, 2019년 8760대를 기록한 이후 2020년 3056대로 줄었다. 1년 만에 65%가량 감소한 규모다. 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일본차 전반의 수요가 위축됐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영업과 소비 심리가 동시에 둔화된 영향이 겹쳤다. 2021년에는 4355대로 일부 회복했지만 반등은 제한적이었다. 2022년 3140대, 2023년 1385대로 다시 감소했고 2024년 2507대로 일시 반등한 뒤 2025년 1951대까지 내려왔다. 2019년과 비교하면 2025년 판매량은 약 78% 줄었다. 올해 1분기 판매량도 211대에 그쳐 월평균 70대 수준으로 낮아졌다. 판매 기반이 약화된 상태에서 제품 대응도 제한됐다. 혼다코리아의 승용 라인업은 어코드(중형 세단), CR-V(중형 SUV), 파일럿(대형 SUV) 등 일부 차종 중심으로 운영됐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일부 포함됐지만 내연기관 기반 구조였고 전기차 라인업은 부재했다. 시장이 전동화와 프리미엄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선택지 확대가 이뤄지지 못했다. 환율 부담도 판매 축소 국면에서 동시에 확대됐다. 원·달러 환율은 2021년 평균 1140원대에서 2022년 1290원대, 2023년 1300원대, 2024년 1360원대로 상승했고, 2025년에는 1400원대 흐름이 이어졌다. 수입차는 차량 도입 비용과 부품·물류비 상당 부분이 외화 결제 구조로 묶여 있어 환율 상승 시 원가 부담이 커진다. 판매량 감소 상황에서 가격 전가 여력은 제한됐고, 딜러망 유지·서비스·인증 비용 등 고정비 부담이 동시에 작용했다. 혼다코리아는 이러한 여건 속에서 올해 말 국내 자동차 판매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 한국닛산 이어 혼다까지…중간 체급 재편 가시화 혼다코리아의 판매 축소 흐름은 한국닛산과 유사하다. 한국닛산은 2018년 5053대에서 2019년 3049대로 판매가 줄어든 뒤 2020년 말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를 포함한 전체 판매도 같은 기간 7000대 수준에서 5000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판매량이 3000대 수준으로 내려온 이후 사업 지속 여건이 빠르게 악화됐다. 시장 전체 수요가 줄어든 상황은 아니었다. KAIDA 기준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은 2024년 26만3288대에서 2025년 27만3302대로 늘었다. 특정 브랜드의 판매 감소가 시장 위축보다 브랜드 간 재편 과정과 맞물려 진행된 흐름으로 해석된다. 브랜드별로는 상위권 쏠림이 뚜렷하다. BMW는 2025년 7만2757대, 메르세데스-벤츠는 6만7003대, 테슬라는 4만3313대를 기록했다. 렉서스와 토요타도 각각 1만4969대, 9499대를 판매하며 수요를 유지했다. 상위 브랜드는 전동화와 프리미엄 전략을 기반으로 시장 내 입지를 유지한 반면, 중하위권 브랜드는 판매 기반이 약해졌다. 중간 규모 브랜드는 가격과 브랜드 가치 양쪽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는다. 가격은 국산차 상위 트림보다 높지만 브랜드 인지도와 잔존가치, 금융 프로그램, 서비스망 안정성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약하다. 가격 차이가 크지 않으면 소비자는 BMW·벤츠 등 상위 브랜드로 이동하고, 유지비와 실용성을 고려하면 국산차나 토요타·렉서스 하이브리드로 선택이 갈린다. 이 과정에서 중간 가격대 브랜드의 수요 기반은 점차 줄어든다. 전동화 전환도 부담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시장이 이동하는 상황에서 라인업 확대와 서비스 인프라 구축이 동시에 요구된다. 판매 규모가 제한된 브랜드는 투자 비용을 분산하기 어렵고, 신차 투입과 마케팅 여력도 줄어든다. 이로 인해 제품 경쟁력 확보와 시장 대응 속도가 늦어지며 판매 기반 유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전체 수요는 유지되고 있지만 브랜드 간 격차는 확대되는 흐름”이라며 “혼다 사례를 계기로 중하위권 브랜드의 사업 전략 변화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2026-04-28 17: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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