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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공사비·규제 삼중 압박…건설사 신용등급 하방 리스크 커졌다
[이코노믹데일리]주택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미분양 증가와 공사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건설업계의 신용 리스크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건설사 신용등급에 대해 일제히 ‘부정적’ 전망을 내놓으며 업황 부진이 재무 안정성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6일 국내 3대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건설업의 신용도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평가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사업 환경을 ‘비우호적’·등급 전망을 ‘부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권준성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건설 투자는 업황 악화로 지난 2024년 2분기 이후 하락 추세를 보여 왔다”며 “작년 들어서는 분기 평균 10%를 웃도는 큰 감소 폭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착공과 기성 감소, 고물가 여파로 올해에도 업황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대출 규제 강화와 시장 불확실성으로 주거용 부동산의 수요·공급이 동시에 위축되면서 민간 중심의 주택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업황 부진에 따른 구조조정 신호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폐업한 건설사는 총 3622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종합건설사는 674곳으로, 전년 동기보다 33곳 늘며 2005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공사비 상승과 미분양 누적이 영세·중견 건설사의 존속 가능성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분양가 상승 압력까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분양 원가가 오르면서 지방 사업장이 많은 중견·중소 건설사일수록 미분양 부담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2만9166가구로 지난해보다 56.4% 급증했다. 이는 2012년 3월 이후 13년 8개월 만의 최대치다. 신규 분양 시장도 위축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누적 민간 주택 분양 물량은 9만5000세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만 가구 감소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출 한도 축소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 규제 기조가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시점을 미루고 있는 영향으로 평가된다. 공사비 상승 역시 수익성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2.45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1.71% 올랐으며 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32를 돌파한 것이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건설사 미분양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방 분양 경기 저하가 지속되고 있다”며 “기반이 취약한 지역에서 고분양가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미분양이 장기간 잔존해 재무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만큼 진행 사업의 분양 성과와 공사 미수금, 단기 유동성 대응 능력에 대한 점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6-01-06 09:47:49
AI가 키운 메모리, K-반도체의 2026년
[이코노믹데일리] 인공지능(AI)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2025년 국내 반도체 산업은 뚜렷한 실적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실적과 현금흐름 모두에서 개선세를 보였다. 다만 K-반도체 포트폴리오가 메모리에 국한돼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는 2026년을 HBM4(6세대)의 본격 양산 원년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초 HBM4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AI 가속기용 메모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역시 같은 시점인 내년 2월 평택 캠퍼스에서 HBM4 양산을 시작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22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와 화성캠퍼스를 연달아 방문해 반도체 연구개발과 제조 전반을 직접 살폈다. 이 회장의 반도체 사업장 공개 방문은 2023년 10월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현장 행보를 메모리 호황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기흥캠퍼스 내 공정 미세화 한계 극복과 차세대 반도체 설계 기술을 담당하는 시설에 방문했다. 삼성전자는 이곳에 2030년까지 2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핵심 생산기지인 화성캠퍼스에서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 등 반도체 주요 경영진과 함께 내년도 사업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일궈낸 성과를 내년에도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고부가 제품인 HBM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 3분기 11조38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어 경기도 이천 M16 공장과 청주 M15X 팹에서 내년 2월부터 HBM4 생산에 본격 돌입한다. 이는 엔비디아에 제공한 HBM4 샘플이 최종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사인 마이크론은 내년 2분기, 삼성전자는 상반기 내 양산을 목표로 해 최소 수개월의 선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점쳐진된다. 엔비디아 차세대 AI 칩 ‘루빈’ 개발 일정이 SK하이닉스 HBM4에 맞춰질 것으로 보여 HBM 시장 지배력이 한층 공고해질 전망이다. 업황 호조 속에서 재무 체력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025년 9월 말 기준 영업현금흐름이 매출의 약 50% 수준까지 확대됐으며 현금성 자산이 총차입금(약 26조6000억원)을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AI 연산에서 메모리 병목을 해소할 대안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HBM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빠른 증가세가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2028년까지 HBM 수요가 연평균 4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파운드리 시장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2025년 하반기 기준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70%를 넘어서며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혔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며 양사 간 격차는 오히려 확대되는 흐름이다. 삼성전자는 2나노(nm) 이하 선단 공정과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Gate-All-Around)를 중심으로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다만 수율 안정화와 대형 고객사 확보라는 과제가 동시에 남았다. 업계 안팎에서는 파운드리 부문의 투자 부담이 메모리에서 창출된 수익성과 대비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메모리 시장은 '유리한 수급 구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청주 M15X와 삼성전자 평택 P4 공장의 가동 시점이 빨라지고는 있으나 실제 양산 안정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2026년 말까지 유의미한 공급량 확대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에 변수로 떠오른 것이 중국의 추격이다. 창신메모리(CXMT)가 최근 DDR5 및 LPDDR5의 본격 상용화에 나서면서 중저가형 메모리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을 빠르게 대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HBM과 차세대 메모리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제이크 라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책임연구원은 “파운드리 2.0은 단순 미세공정 경쟁이 아닌 시스템 단위 경쟁”이라며 “삼성전자를 포함한 후발 주자들은 공정 안정성과 패키징 통합 전략에서 차별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2026-01-02 06: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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