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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채무조정 제도 개선…1500만원 이상 빚도 탕감
[이코노믹데일리] 채무조정을 받는 취약계층이 성실하게 빚을 갚을 경우 사실상 원금의 5%만 상환해도 나머지 채무를 면제받을 수 있는 '청산형 채무조정' 제도의 지원 대상이 확대된다. 금융당국은 취약계층의 재기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 피해자에 대한 채무조정 문턱도 낮추기로 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최근 서울 중구 중앙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서민금융·채무조정 현장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제도 개선 방안을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취약계층의 채무 부담 완화와 재기 지원을 위한 현장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우선 금융당국은 현행 신용회복위원회가 운영하는 청산형 채무조정 제도의 지원 대상 기준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청산형 채무조정은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 취약계층이 채무조정을 통해 원금의 최대 90%를 감면받은 뒤, 조정된 채무의 일정 금액을 3년 이상 성실히 상환하면 남은 채무를 전액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원금 기준으로 보면 약 5% 수준만 갚으면 사실상 채무가 정리되는 구조다. 현재는 채무 원금이 1500만원 이하인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주된 지원 대상이지만, 금융당국은 새출발기금 등 다른 채무조정 제도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지원 대상 채무 규모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새출발기금의 경우 최대 5000만원 이하 채무까지 지원하고 있는 만큼 청산형 채무조정 역시 현실적인 채무 규모를 반영해 기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또 미성년자가 부모 등 가족의 채무를 상속받아 연체와 추심에 시달리는 문제를 막기 위해 미성년 상속자도 청산형 채무조정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그동안 이 제도는 기초생활수급자, 고령자, 중증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지만 앞으로는 미성년 상속자도 일정 기간 성실하게 상환하면 남은 채무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부모의 채무를 떠안게 된 미성년자가 경제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과도한 채무 부담을 지는 문제도 일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범죄 피해자에 대한 채무조정 접근성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고의적인 상환 회피를 막기 위해 채무조정 신청 직전 6개월 내 발생한 채무가 전체 채무의 30%를 초과할 경우 채무조정 신청이 제한됐다. 그러나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 피해자의 경우 단기간에 신규 대출이 급증하는 특성이 있는 만큼 이 기준을 예외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금융범죄 피해자는 최근 신규 채무 비중이 높더라도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특히 보이스피싱 피해액을 신규 채무 산정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피해자가 사기 피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채무까지 채무조정 제한 요건에 포함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정부의 적극적인 채무 감면 정책을 둘러싸고 도덕적 해이와 성실 상환자에 대한 역차별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채무 감면 폭이 지나치게 크면 채무 상환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신용카드 사태 이후 20년 넘게 이어져 온 채무조정 제도를 돌아보면 많은 분들이 우려했던 도덕적 해이 문제는 실제로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며 "채무불이행의 원인이 개인의 책임만이 아니라 실업이나 질병 등 예상하지 못한 사회적 요인에서 비롯된 경우라면 일정 수준의 채무 감면을 통해 재기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회사의 신용평가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7~15% 금리 구간에서 이른바 '금리 단층'이 발생하고 있고, 저신용·취약계층은 대출 자체가 어렵거나 기계적인 평가로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경우가 많다"며 "서민금융과 채무조정 제도는 이러한 시장의 한계를 보완하는 공적 장치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취약계층의 채무 부담을 줄이고 금융 취약계층의 경제적 재기를 돕는 한편, 서민금융 지원 체계 전반을 보다 촘촘하게 정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025-10-27 08: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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