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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지키는 게임사…라이엇 게임즈, 조선 의장기 보존 나서
[경제일보] 라이엇 게임즈가 130년 전 미국 시카고 세계박람회에 출품됐던 조선시대 문화유산 보존 지원에 나서며 글로벌 게임사의 문화외교 행보를 확대하고 있다. 단순 후원을 넘어 해외에 남아 있는 한국 문화유산 보존과 환수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며 장기적인 문화유산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1893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콜롬비아 세계박람회에 출품됐던 한국 문화유산 의장기 5점의 보존처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보존 사업은 펜실베니아대학 고고학·인류학박물관이 소장 중인 '호기(虎旗)' 등 의장기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해당 유물은 조선이 처음으로 공식 참가한 국제 박람회에서 선보였던 문화유산 27점 가운데 일부다. 지난 1893년 콜롬비아 세계박람회는 미국 산업화와 근대 문명을 상징하는 대형 국제행사로 당시 40여 개국 이상이 참가하며 각국의 기술과 문화를 선보였다. 조선 역시 해당 박람회에 처음 공식 참가하며 전통 문화와 왕실 의례 문화를 소개했고 의장기와 궁중 관련 유물을 전시했다. 이번 보존처리 대상인 의장기는 조선시대 왕실 행차나 군례, 의식 등에 사용됐던 상징물이다. 특히 '호기'는 왕실 권위와 군사적 상징성을 함께 담고 있는 깃발로 궁중 의례와 행렬에서 왕권을 상징하는 역할을 했다. 의장기는 왕실의 권위와 질서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당시 궁중 문화와 의례 체계를 이해할 수 있는 역사적 자료로도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라이엇 게임즈는 장기간 해외에 머물러 온 한국 문화유산이 보다 안정적으로 보존되고 국내외에 역사적 가치가 알려질 수 있도록 이번 보존 사업을 지원하게 됐다. 보존처리가 완료되면 오는 12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인 '세계박람회(가제)'를 통해 국내에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2012년부터 국가유산청과 협력해 국외 소재 문화유산 환수와 보존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지금까지 '석가삼존도', '문조비 신정왕후 왕세자빈 책봉 죽책', '척암선생문집책판', '백자이동궁명사각호', '중화궁인', '보록', '경복궁 선원전 편액' 등 총 7차례 국외 문화유산 환수에 참여하며 해외에 흩어져 있던 한국 문화재의 국내 복귀를 지원했다. 또한 라이엇 게임즈는 문화유산 보존처리 사업도 꾸준히 이어왔다. 지난 2022년에는 왕실 행차 시 사용된 의장물로 조선 왕실 의례 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인 '노부' 15점의 보존처리를 지원했다. 지난 2024년에는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한 조선 왕실 서화류 3건의 복제 사업을 후원하는 등 전시 및 연구 활용 기반 확대에도 참여했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해 누적 문화유산 후원금 100억 원을 돌파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해외 문화유산 환수와 보존 사업을 장기간 지속적으로 지원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라이엇 게임즈의 문화유산 지원은 한국 시장과의 장기적 관계 구축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은 라이엇 게임즈 대표작 '리그 오브 레전드'의 핵심 시장이자 글로벌 e스포츠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문화유산 지원을 통해 단순 게임 기업을 넘어 문화적 파트너로서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게임 산업이 글로벌 콘텐츠 산업으로 성장하면서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 관리가 중요해졌고 이에 문화 지원 활동이 기업 전략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글로벌 서비스 기업일수록 각 국가 문화와의 협력 및 지원 활동을 통해 장기적인 시장 기반을 구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번 의장기 보존 지원 역시 단순 후원을 넘어 한국 문화유산의 보존과 국제적 인식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문화외교 성격의 활동으로 풀이된다. AI와 게임, 콘텐츠 산업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의 문화적 영향력 확보 전략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조혁진 라이엇 게임즈 한국 대표는 "이번 지원이 해외에 머물러온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지키고 그 의미를 오늘 더 많은 분들과 나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라이엇 게임즈는 과거와 현재, 문화유산과 플레이어를 잇는 뜻깊은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2026-04-13 09: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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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대비되는 중국의 이란전쟁 스탠스 : 한국이 배워야 할 질문은
[경제일보] 이란 전쟁 국면에서 미국과 중국이 보인 태도는 단순한 외교 기법의 차이가 아니었다. 그것은 패권국가의 행동 방식과 문명국가를 자처하는 실용국가의 행동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를 드러낸 장면이었다. 미국은 힘으로 질서를 재편하려 했고, 중국은 말로 판을 관리하려 했다. 미국은 군사력과 제재, 압박과 데드라인의 언어를 앞세웠고, 중국은 휴전과 대화, 항행 안전과 지역 안정의 언어를 반복했다. 최근 중국 외교부는 “관련 당사국들이 평화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밝혔고, 왕이 외교부장이 이란·이스라엘·러시아·걸프 국가들과 26차례 통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스스로를 전쟁 당사자가 아니라 중재자, 더 정확히 말하면 불길을 더 키우지 않는 관리자처럼 연출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도덕적 순수성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냉정한 국익 계산의 산물이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중요한 수요자이고,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은 곧바로 중국 경제의 에너지 비용과 물류 안정성, 수출 제조업의 채산성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중국은 미국처럼 상대를 끝까지 몰아붙여 체제 변화를 노리기보다, 전쟁을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멈추고 질서를 복원하는 데 더 큰 이해관계를 가진다. 최근 보도들을 보면 중국은 휴전 국면에서 뒤에서 외교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동시에 호르무즈 항행 재개와 에너지 공급 안정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와 함께 호르무즈 재개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도, 미국 주도의 군사적 해법에 제동을 걸고 자신이 선호하는 협상 틀을 지키려는 계산으로 읽힌다. 반면 미국의 방식은 훨씬 직선적이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질서를 힘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문제는 그 힘의 과시가 언제나 질서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번에도 강한 압박과 폭격, 초강경 발언은 단기 충격은 주었을지 몰라도, 중동 전체를 더 불안하게 만들고 유가와 해상 운송비,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부작용을 낳았다. 중국은 바로 그 틈을 파고들었다. 스스로 총을 쏘지 않으면서도 평화를 말하고, 실제 보증 부담은 지지 않으면서도 외교적 점수를 챙기는 방식이다. 서방 일각에서 “중국이 이번 국면의 조용한 승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러나 한국이 중국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친중적 자세가 아니다. 더 본질적인 질문이다. 왜 중국은 전쟁을 곧바로 국익의 언어로 번역하는데, 우리는 자주 진영의 언어부터 앞세우는가. 왜 중국은 도덕과 명분을 말하면서도 에너지, 해운, 결제, 항만, 보험을 한 묶음으로 계산하는데, 우리는 외교는 외교대로, 경제는 경제대로, 안보는 안보대로 따로 보는가.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동시에 에너지 수입국이며 무역국가다. 이런 나라가 중동 전쟁을 볼 때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누가 더 선한가”가 아니라 “우리의 원유선과 가스선, 물가와 환율, 무역금융과 선박 안전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여야 한다. 중국의 스탠스가 우리에게 주는 진짜 교훈은 여기에 있다. 첫째, 강대국일수록 원칙보다 국익의 번역 능력이 빠르다는 점이다. 둘째, 전쟁의 승패보다 전후 질서의 설계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셋째, 말의 수위보다 공급망의 안전이 국가를 지킨다는 점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기둥으로 삼되, 중국처럼 냉정하게 에너지 안보와 항행 자유, 해상보험과 결제 안전망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중동의 불길 앞에서 감정으로 흔들리는 나라는 비용을 치르고, 구조로 준비한 나라는 충격을 줄인다. 결국 이번 이란 전쟁에서 미국은 힘의 한계를, 중국은 실용의 집요함을 보여 주었다. 한국이 배워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미국처럼 강할 수 없다면, 중국처럼 계산할 수는 있는가. 바로 그 질문이 지금 우리의 외교와 경제안보가 함께 답해야 할 과제다.
2026-04-10 1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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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로 해결한다지만…벤츠, 반복 결함·인지 한계 시험대
<편집자주> 수입차 시장에서 소비자가 계약 단계에서 어떤 정보를 전달받았는지는 거래 판단의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배터리 논란은 단순 부품 문제가 아닌 완성차 본사와 국내 판매망을 거치는 과정에서 핵심 정보가 어떻게 관리되고 전달됐는지를 드러낸 사례다. 이번 기획은 배터리 정보 누락 논란을 출발점으로 수입차 판매 구조와 소비자 알 권리의 공백을 짚는다. [경제일보] 메르세데스-벤츠가 일부 결함 대응에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적용을 늘리고 있다. 무선 업데이트(OTA)는 차량의 소프트웨어화 흐름 속에 자리 잡았지만, 오류가 실제로 해소됐는지와 재발 가능성까지 관리되고 있는지는 별개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실제 일부 소비자 사례에서는 업데이트 이후에도 문제가 반복되거나 원인 규명이 지연됐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사후 관리 체계 전반이 시험대에 올랐다. 7일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공시된 리콜에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차량의 전자제어 소프트웨어 결함이 드러났다. E 350 4MATIC 1만6957대는 엔진제어장치(ECU) 오류로 주행 중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있어 같은 해 7월 25일부터 시정조치가 진행됐다. EQE 등 일부 전기차 모델에서도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오류가 확인되며 결함이 동력 제어 영역까지 확대됐다. S클래스 일부 모델에서는 주행 중 시동 꺼짐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한 차량의 경우 출고 이후 1년여 동안 동일 증상이 여러 차례 반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조치 이후에도 증상이 재현된 사례가 확인된 셈이다. 리콜은 결함 발생과 조치 내용이 공시와 통지를 통해 전달되지만, 소프트웨어 오류는 차량 내부에서 수정되거나 경고 이후 정상 상태로 복귀하는 형태로 나타나 운전자가 문제 해결 여부를 명확히 체감하기 어렵다. 핵심은 고급화와 디지털화가 동시에 진행될수록 고장 지점도 함께 늘어나는 데 있다. 과거에는 개별 부품 결함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센서, 제어기, 운영 소프트웨어,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하나의 체계로 엮이면서 작은 오류도 차량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벤츠를 포함한 완성차 업계가 ‘소프트웨어 기업’ 전환을 내세우고 있지만, 개발 속도와 검증 체계가 같은 수준으로 정비됐는지는 별개 문제다. 기능 추가와 업데이트 주기는 빨라졌지만 실제 주행 환경에서의 예외 조건까지 충분히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주행보조 시스템(ADAS) 영역은 일반 전장 결함보다 문제 인지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 특정 속도, 도로 환경, 센서 인식 조건에서만 기능 이상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경우 차량 상태가 고장인지, 일시적 오작동인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대상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수정 가능한 문제일 수 있지만, 사용자에게는 결함 유형 자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형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경쟁력은 기능 추가가 아니라 오류 이력을 끝까지 관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업데이트 한 번으로 끝났다고 볼 게 아니라 반복 여부와 재발 이력을 서비스 체계 안에서 관리하지 않으면 프리미엄 브랜드일수록 신뢰 훼손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4-07 18: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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