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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청 리더십 부재에 '차세대발사체' 표류…연구수당 미지급·기업 일감 중단
[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의 우주 시대를 이끌 컨트롤타워로 기대를 모았던 우주항공청이 출범 초기부터 리더십 부재 논란에 휩싸였다. 핵심 국책사업인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이 우주청의 우유부단한 행정 속에 표류하면서 연구원들의 연구수당이 미지급되고 관련 기업들의 일감이 끊기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수진 의원(국민의힘)이 우주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차세대발사체 사업은 명확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1년 넘게 공회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누리호 이후 달 착륙선을 보낼 수 있는 고성능 발사체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2023년 7월 시작됐다. 하지만 기존 계획의 기술적 한계가 드러나자 지난해 7월 사업 계획 변경이 결정됐음에도 우주청은 17차례의 회의를 거치고도 뚜렷한 설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올해 2월에야 ‘메탄엔진 기반 재사용 발사체’로 방향을 틀었지만 이후에도 전문가 토론회를 여는 등 여전히 의견 수렴만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미 산학연 전문가 대다수가 사업 전환에 동의하고 있음에도 우주청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 5월 우주청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문가 87.4%가 사업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최수진 의원은 우주청의 의사결정 구조가 5중으로 겹쳐 있다며 "우주청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일부 전문가들에 휘둘리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심지어 "우주청장은 승인만 결정은 자문단이 한다는 자조적인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사업 지연의 피해는 고스란히 연구 현장과 산업계로 돌아가고 있다. 2024년 배정된 예산 1101억원 중 집행률이 32%에 그치면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자들은 지난해 연구수당 19억원을 지급받지 못했다. 주관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730억 원 규모 엔진부품 계약도 멈춰 서면서 관련 기업들은 인력 이탈과 설비 가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최 의원은 "이번 차세대발사체 지연 사태는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행정의 무책임과 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행정은 멈췄지만 산업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정부는 더 이상 절차에 갇히지 말고 즉각적인 결단으로 산업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2025-10-28 07:51:55
해진공, "해운산업의 엔젤투자자 될 것"…2조원 펀드 '소 잃기 전 외양간' 고친다
[이코노믹데일리] "해운산업의 엔젤투자자가 되겠습니다." 박진우 한국해양진흥공사(KOBC) 기업구조개선팀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해운협회에서 열린 '해운산업 위기대응펀드 사업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해진공은 글로벌 운임 급락과 시황 둔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해운시장의 변동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2조 원 규모의 '해운산업 위기대응펀드' 운용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처럼 위기 이후 사후 대책이 아닌 저시황기 이전부터 국적선사의 경영 안전판을 미리 구축하겠다는 취지로 예방형 금융지원이 핵심이다. 이번 펀드는 단순 '출범'이 아니라 2023년 조성된 5000억원 규모의 1차 펀드를 네 배로 키워 실제 집행·투자 단계로 옮겨가는 전환점을 선언한 것이다. 정부와 KOBC는 이번 펀드를 통해 구조조정·유동성 지원·ESG 투자를 포괄하는 '해운산업형 엔젤펀드' 체계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킨다는 목표다. 설명회에 앞서 개회사를 맡은 전기환 KOBC 사업관리부장은 "23년 5000억원 규모로 처음 조성된 위기대응펀드는 집행률이 약 26%로, 정책 목적형 펀드 중에서도 높은 편"이라며 "그러나 글로벌 전쟁, 관세, 고금리 등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펀드 규모를 2조원으로 확대하고 기능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KOBC는 단순한 금융기관이 아니라 해운산업의 든든한 지원군으로서 산업 체질 개선과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SG·구조혁신 투트랙…임시방편 구제 아닌 선제적 금융 안정망 이번 펀드는 ESG 지원펀드(1조원), 구조혁신펀드(1조원) 두 갈래로 운영된다. ESG지원펀드는 ▲친환경 선박 도입 ▲녹색채권·지속가능연계채권(SLB) 인수 ▲1:1 자산매칭 프로그램 등 온실가스 감축 및 ESG 경영 전환을 위한 전방위 지원책으로 구성됐다. 박진우 KOBC 기업구조개선팀장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기준 친환경 선박 인증 3등급 이상 요건은 국제 기준상 불가피하다"며 "다만 연 1회 사후 평가제도를 도입해 선사 부담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내부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금리 할인율을 차등 적용해 중소형 선사일수록 더 큰 금융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번에 새로 도입된 지속가능연계채권(SLB)은 선사의 탄소배출 저감률 등 구체적인 핵심성과지표(KPI) 달성도에 따라 금리 인센티브가 달라지는 구조다. 해진공은 이를 통해 단순히 '친환경' 이름만 내건 겉치레식 환경경영 '그린워싱'을 넘어, 실질적 성과 중심의 탈탄소 투자 문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또 친환경 선박 건조 시 자기부담분 일부를 지원하는 '1대1 자산매칭 프로그램'도 신설됐다. 이는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선사를 위한 금융 보완 장치로 해진공이 최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해 선박 건조비용의 일부를 대신 부담하는 구조다. 사전 구조조정·거버넌스 개선…'해운산업형 엔젤펀드'로 진화 구조혁신펀드는 단순한 위기 구제가 아니라 위기 '이전 단계'에서 유동성을 투입하는 사전적 구조조정 기능을 강화했다. 부실 징후가 포착된 선사를 선별해 선제적으로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기존 채권단 주도의 기업 정상화 절차인 워크아웃·법원 회생 절차 이후 지원에 머물렀던 법정관리 기업 신규자금 지원(DIP) 금융 구조에서 한발 앞서 위기 전 구조조정을 시작하는 체계로 전환한 셈이다. 특히 이번 개편에서는 해운사 간 인수합병(M&A) 금융 지원과 함께 처음으로 '거버넌스 개선 지원사업'이 신설됐다. 이는 해운사가 재무·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할 때 해진공이 엔젤투자자로 직접 참여해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다. 이는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경영위기 이전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지배구조와 재무구조를 바로잡는 예방형 구조조정 모델로 평가된다. 해진공은 이를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기반을 강화하고 시장 내 책임경영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박 팀장은 "이번 펀드는 사후 구제가 아닌 사전 리스크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며 "구조혁신펀드는 상시 접수 가능하고, ESG 지원펀드는 오는 31일까지 공모 중"이라며 "11월 말 투자 승인, 12월 내 자금 집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펀드는 위기 이후가 아니라 위기 이전에 먼저 손을 내미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데 의의가 있다"며 "과거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처럼 사후 대응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선사들이 어려움을 겪기 전 단계에서 체력을 보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HMM 구조조정 성공으로 발생한 배당 수익 등을 공사가 자체 수익으로 두지 않고 다시 해운산업에 재투자하는 것이 이번 2조원 펀드의 핵심 취지"라며 "공공 금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불황기에도 산업이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2025-10-23 15:07:23
PF 만기 13조원… 건설업계, '11월 분기점' 앞두고 신뢰 시험대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건설업계가 11월을 앞두고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 4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규모가 13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자금 회수가 불투명한 사업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다음 달 ‘2단계 PF 구조조정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0월부터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PF 채권 잔액은 13조4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5조원은 연장 협의가 진행 중이며, 3조원 이상은 상환이 불투명한 상태다. 금융권은 “만기 연장이 지연될 경우 연내 부실화 위험이 크다”며 “시장 신뢰 회복이 가장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준비 중인 2단계 대책에는 부실사업장 분류 기준 강화, 브릿지론 연장 제한, 신용보강 요건 확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유동성 공급 중심이었던 1차 대책과 달리, 2차는 건전성 확보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조기 정리 방식이 자금 경색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견 건설사들의 부담은 특히 크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유동성 위기를 버텨온 기업들은 이미 차환 여력이 한계에 이르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규 수주보다 만기 협의가 더 큰 과제”라며 “채권단 회의가 사실상 경영회의로 대체된 수준”이라고 말했다. 복잡한 연대보증 구조 탓에 한 곳의 부실이 다른 현장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형 건설사들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착공 지연으로 현금 흐름이 약화된 가운데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평균 10% 이상 상승했다. PF 대출금리에 연동된 차입 비용은 올해 평균 7%를 넘어서며 이자 부담이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금융권은 “계열 시행사나 협력사의 신용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지원책도 속도와 실효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사업은 집행률이 40%에 그쳤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PF 보증 발급 건수는 지난해보다 25% 줄었다. 보증 축소는 시행사 자금 조달을 막고 시공사의 유동성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PF 차환금리는 9월 기준 평균 8.1%로 지난해 말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투자자 신뢰가 약화되면서 금융권은 신규 취급을 최소화하고 있다. 중소 시행사 채권의 평균 수익률은 12%를 넘었고 일부 프로젝트는 이자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자율이 높아도 투자 수요가 붙지 않는다”며 “시장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태”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11월 말까지 전국 PF 사업장 실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실사에서는 회생 가능한 사업장과 청산 대상이 구분될 예정으로, 업계는 이를 ‘유동성 분기점’으로 본다. 한 건설사 임원은 “실사 결과에 따라 시장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며 “현재는 부도보다 신용등급 하락이 더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4분기 착공 물량이 전년 대비 2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사 물량 감소는 현금 유입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PF 부실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위기의 본질은 자금 부족이 아니라 신뢰의 문제다. 정부와 업계가 수차례 유동성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불안은 여전하다. 자금은 돌고 있지만 신뢰가 멈춰 있다. 11월 발표될 실사 결과와 2단계 대책이 향후 10년 건설산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5-10-16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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