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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 AI 완성 열쇠는 데이터센터…정부, 1000조 인프라 승부수
[경제일보] 소버린 AI 경쟁의 핵심이 데이터센터로 이동하고 있다. AI 반도체와 독자 AI 모델을 확보하더라도 이를 학습·운영할 컴퓨팅 인프라를 해외에 의존하면 산업의 부가가치와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AI 데이터센터(AIDC)를 중심으로 국내 AI 생태계를 완성하기 위해 오는 2035년까지 1000조원 이상 규모의 민간 투자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핵심 인프라로 육성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2029년까지 8.4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약 550조원을 투자하고, 2035년까지 10GW를 추가 조성해 총 1000조원 이상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데이터센터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AI 산업 경쟁력이 더 이상 반도체나 AI 모델 개발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생성형 AI가 확산되면서 대규모 연산을 처리하는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 자원, 전력 공급 능력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과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를 중심으로 AI 경쟁력 강화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실제 AI 서비스를 구동하는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해외 사업자 의존도가 높아 국내 기술이 창출한 경제적 효과가 해외 인프라 기업으로 이전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정부는 AI 반도체와 AI 모델,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해 국내에서 연구개발부터 서비스 운영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과 초대형 테스트베드 구축, 전문 인력 양성, 세제 지원 확대 등을 추진하고 AI 데이터센터 얼라이언스를 통해 장비·솔루션 기업과 수요 기업 간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에서 개발한 AI 기술이 국내 인프라를 기반으로 서비스되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소버린 AI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AI 산업의 부가가치가 국내에서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 전략의 또 다른 축은 데이터센터의 지역 분산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AI 인프라를 비수도권으로 확대해 전력과 부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지역 산업 활성화까지 함께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실제 사업이 속도를 내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시설인 만큼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용수 확보가 필수적이다. 반면 AI 서비스 수요는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 분산 전략과 시장 수요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AI 추론 서비스의 경우 지연 시간이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이용자와 가까운 곳에 데이터센터를 배치하려는 수요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비수도권 중심의 인프라 확대가 성공하려면 네트워크와 전력 인프라를 함께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도적 보완도 요구된다. 내년 시행 예정인 AI 데이터센터 특별법에는 비수도권 전력계통영향평가 완화와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특례 등이 담겼지만, 대규모 전력 공급과 관련한 추가적인 지원 방안은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간 역시 투자 확대에는 공감하면서도 사업 여건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국민보고회에서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급망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소개하면서도 수요와 전력, 부지, 용수 등 기반 여건이 함께 갖춰져야 투자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2025년 약 723조원에서 연평균 48% 성장해 2030년에는 약 524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2025~2030회계연도 자본지출이 기존 전망보다 약 1200조원 늘어난 80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AI 업계 관계자는 "한국도 소버린 AI를 완성하려면 인프라 구축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민간의 투자 의지와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글로벌 AI 경쟁에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7-05 16: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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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뒤에 숨은 진짜 수혜주…AI 인프라 밸류체인 다시 짠다
[경제일보]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최대 수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보다 AI 인프라를 떠받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전력기기, 냉각, 로봇 부품, 산업용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반도체 생산을 넘어 데이터센터 구축과 제조업 AI 전환까지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산업계의 관심도 대기업 투자 규모보다 실제 발주가 이뤄질 후방 밸류체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반도체에서 AI 인프라로…산업정책 무게중심 이동 지난달 29일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는 단순히 반도체 공장을 늘리는 기존 산업정책과 결이 다르다. AI 반도체를 생산하고 이를 학습시킬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뒤 제조 현장에 피지컬 AI를 확산하는 전 과정을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도 반도체 생산시설을 넘어 데이터센터, 전력망, 스마트팩토리, 로봇 등 후방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반도체 투자 확대를 넘어 'AI 시대 국가 인프라 구축'으로 산업정책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 반도체 투자가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AI를 실제 서비스하고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냉각 설비 등 기반 인프라 구축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AI 반도체를 충분히 확보하더라도 이를 운영할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가 제시한 세 가지 축도 각각 독립된 산업이 아니다. 반도체는 AI 연산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고 AI 데이터센터는 이를 학습·추론하는 공간이며 피지컬 AI는 산업 현장에서 AI를 실제 활용하는 단계다. 세 분야가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되는 구조인 만큼 투자 효과 역시 특정 기업이 아니라 관련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소부장 넘어 전력·냉각까지…AI 밸류체인 전반 수혜 가장 먼저 주목받는 분야는 반도체 소부장이다. 정부는 기존 용인·평택 생산거점과 함께 서남권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며 생산능력 확대를 예고했다. 신규 팹이 들어서면 가장 먼저 움직이는 곳은 반도체 장비와 소재 시장이다. 노광과 식각, 증착, 검사, 패키징 등 공정 전반에서 장비 발주가 늘어나고 웨이퍼와 특수가스, 화학소재 등 핵심 소재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HBM 생산에는 기존 D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적층·패키징 공정이 요구되는 만큼 후공정 장비와 검사 장비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더 큰 특징은 반도체 장비기업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까지 동시에 추진되면서 기존 반도체 생태계 밖에 있던 산업들도 새로운 수혜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전력 인프라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GPU 수천~수만 장이 동시에 가동되면서 변압기와 배전반, 차단기, 초고압 케이블,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 설비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어날수록 전력기기와 전선 업체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GPU 등 고성능 장비가 24시간 가동되는 만큼 과거보다 훨씬 높은 전력 사용량과 전력 밀도를 요구한다"며 "전력 인프라는 더 이상 단순한 부대 설비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성능과 운영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류(DC) 배전과 고효율 전력변환장치,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차세대 전력 솔루션 수요도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역시 전국 단위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면서 지역별 전력 인프라 확충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단순 건축 사업이 아니라 전력 설비와 송배전망 구축까지 포함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전력과 함께 AI 데이터센터의 또 다른 핵심 요소는 냉각 기술이다. 생성형 AI 서비스 확산으로 고성능 GPU가 대량 집적되면서 데이터센터 내부 발열은 기존 서버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 냉각 효율이 떨어질 경우 성능 저하와 전력 손실은 물론 장비 수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냉각 시스템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공랭식 중심이던 기존 시장도 액침냉각과 수랭식 등 고효율 냉각 기술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서버 냉각장치와 공조 시스템, 열관리 솔루션 등 관련 시장도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함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피지컬AI가 키울 로봇 생태계…"공급망 경쟁력이 성패" 정부가 이번 프로젝트의 또 다른 축으로 제시한 피지컬 AI 역시 새로운 소부장 시장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피지컬 AI는 AI가 로봇과 제조설비, 물류장비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기술을 의미한다. 단순한 로봇 보급을 넘어 제조 현장의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서는 AI 반도체뿐 아니라 센서와 카메라, 액추에이터, 감속기, 모터, 제어기 등 다양한 핵심 부품이 필요하다. 정부도 대경권 자동차·가전 부품기업의 로봇 부품기업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존 제조업 기반을 AI·로봇 산업으로 연결하는 정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부품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자동차와 산업기계 중심으로 성장해온 기업들이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 스마트팩토리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AI를 제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에서 학습된 인공지능 모델이 산업 현장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설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는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트윈, 설비 예지보전, 공장 자동화 솔루션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가 대기업의 투자 규모보다 얼마나 많은 국내 중견·중소기업이 밸류체인에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국내 공급망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기술 자립은 물론 지역 산업 육성과 제조업 경쟁력 강화라는 정책 목표도 함께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기업 중심의 투자 구조가 반복될 경우 중소·중견기업의 실질적인 참여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규모 프로젝트가 실제 발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국내 공급망 확대와 기술 검증 기회가 함께 마련돼야 메가프로젝트의 정책 효과도 극대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시대에는 전력 인프라가 더 이상 부대 설비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성능과 운영 효율을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데이터센터의 대형화와 피지컬 AI 확산이 맞물리면서 고효율 전력기기와 냉각, 센서, 자동화 솔루션 등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역할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26-07-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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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충청에 140조 베팅…HBM·OLED '첨단산업 벨트' 키운다
[경제일보] 삼성이 충청권을 차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핵심 생산기지로 육성하기 위해 약 140조원을 투자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차세대 OLED, 배터리,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등 미래 첨단산업을 집중 육성해 글로벌 소재·부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2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충청권 첨단산업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은 앞으로 충청권에 약 140조원을 투자해 최첨단 디스플레이와 HBM 생산라인, 차세대 배터리,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등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충청권을 글로벌 소재·부품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고 약 25만개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는 목표다. 투자는 계열사별 핵심 미래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에 스마트폰과 IT 기기용 OLED를 비롯해 XR(확장현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휴머노이드 로봇과 웨어러블 기기용 차세대 OLED 생산라인을 확대 구축한다. AI 시대 확산과 함께 XR 기기와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차세대 OLED 생산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충남 온양과 천안을 HBM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 온양 사업장에는 HBM 전용 생산라인(Fab) 5개를 구축하고, 천안에는 HBM 대응 설비 증설과 생산라인 현대화를 추진한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따라 HBM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차세대 메모리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SDI는 천안 사업장에 차세대 배터리 기술 검증을 위한 '마더라인(Mother Line)'을 구축한다. 마더라인에서 확보한 공정 기술과 생산 노하우를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확산해 차세대 배터리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세종 사업장을 중심으로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AI 반도체용 고성능 패키지 기판 설비를 확충하는 동시에 핵심 요소기술 연구개발(R&D)과 전문 인재 육성에도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삼성은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충청권을 세계적인 첨단 소재·부품 클러스터로 육성하고 AI 시대 핵심 산업 경쟁력을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온양 HBM Fab 투자와 천안 HBM 대응 설비 현대화는 모두 차세대 HBM 경쟁력 강화를 위한 후공정 고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기존 생산라인을 단순히 늘리는 개념이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확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 기반과 공정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5만개 일자리 창출은 직접 고용뿐 아니라 협력사와 지역 산업 생태계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를 함께 고려한 목표치"라며 "아직 일부 사업은 구상 단계인 만큼 세부적인 고용 규모를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대규모 투자에 따른 기대 효과를 제시한 수치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2026-07-02 16: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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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을 묶은 날, 정부의 뒷북 부동산 대책이 드러났다
[경제일보] 정부가 경기도 화성 동탄구, 용인 기흥구, 구리시를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7월 5일부터는 아파트 토지거래허가구역도 적용된다. 대출과 세제, 청약 규제에 토지거래허가제까지 한꺼번에 얹혔다. 집값이 뛰자 그만큼 강한 제동을 건 것이다. 세 지역의 가격 흐름만 놓고 보면 정부가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올해 들어 6월 넷째 주까지 동탄구 아파트값은 11.38%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구리시는 7.87%, 기흥구는 6.21% 올랐다. 동탄과 기흥은 반도체 호황과 GTX-A 개통 기대가 겹쳤고, 구리는 서울과 가까운 입지와 역세권 가치가 매수세를 끌어들였다. 동탄역 일대 일부 신축 아파트는 몇 달 사이 호가가 수억원씩 뛰었다. 집주인이 계약을 뒤집고 더 높은 가격을 요구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규제지역 지정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번지자 “묶이기 전에 사자”는 매수세도 붙었다. 이미 과열의 징후를 넘어선 시장이었다. 그렇다고 이번 조치가 시의적절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동탄·구리·기흥은 5월에 이어 6월에도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정량 요건을 충족했다. 경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준으로 한 최근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조정대상지역 기준과 투기과열지구 기준을 모두 웃돌았다. 규제 가능성은 시장에 이미 알려져 있었고, 정부도 관계 부처 협의를 시작한 상태였다. 규제는 발표 전부터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규제설이 돌면 일부 매수자는 관망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대출과 전세를 동원해 계약을 서두른다. 실제로 동탄구의 6월 둘째 주 아파트값 상승률은 1.98%로 전주보다 세 배 이상 뛰었다. 정부가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동안 시장은 이를 ‘마지막 기회’로 받아들였다. 지난해 10월 15일 대책부터 되짚어봐야 한다. 당시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서울 집값을 잡고 수도권 과열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규제지역 밖에 남은 곳은 곧바로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이 됐다.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대출과 거래 규제가 덜한 지역, 산업 호재와 교통망 확충 기대가 있는 지역으로 자금이 향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에서 낯선 일이 아니다. 동탄·기흥·구리는 바로 그 경계에 있었다. 동탄과 기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업장 접근성이 좋고,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거세던 곳이다. 구리는 서울 생활권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대체지로 거론됐다. 지난해 10월 규제 지도를 그릴 때부터 이런 흐름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정부는 과열 조짐이 없는 지역까지 미리 규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규제지역 지정은 재산권과 거래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 집값이 조금 오른다고 선제적으로 묶기 시작하면 수도권 전체가 규제망에 들어갈 수 있다. 행정은 추측만으로 움직일 수 없다. 그러나 신중함과 지연은 다르다. 이미 가격 상승률, 거래량, 대출을 끼고 들어오는 매수세가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면 정부가 할 일은 시장이 달아오른 뒤 가장 센 규제를 한꺼번에 꺼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시장의 흐름을 더 일찍 포착하고, 과열이 집중된 곳과 실수요가 두터운 곳을 구분해 대응했어야 했다. 무주택자와 처분조건부 1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은 70%에서 40%로 낮아진다. 유주택자는 신규 주택 구입용 대출을 받기 어렵다.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부담도 커지고, 청약과 정비사업 규제도 따라붙는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거래 문턱을 한 단계 더 높인다. 원칙적으로 허가를 받은 뒤 4개월 안에 입주해야 하고,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방식은 막힌다. 다만 올해 말까지는 세입자가 있는 집을 무주택자가 사는 경우 기존 임대차 계약 기간 동안 실거주 의무를 유예한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원칙과 세입자의 계약기간을 보호해야 하는 현실이 맞물리면서 규제도 예외를 두게 됐다. 정책이 복잡해질수록 시장은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동탄역 인근의 단기 급등을 겨냥한 조치가 동탄구 전체의 갈아타기 수요와 이주 수요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 기흥구 역시 반도체 산업권 배후 주거지라는 성격이 있다. 구리는 서울과 맞닿은 생활권이다. 세 지역을 같은 강도로 묶는 방식이 실제 과열 지점과 수요의 성격을 충분히 가려냈는지는 따져볼 일이다. 규제의 부작용은 이미 다음 지역을 향하고 있다. 수원 권선구, 안양 만안구, 남양주, 평택, 오산처럼 아직 규제 밖에 있는 지역들이 거론된다. 정부가 동탄·기흥·구리를 묶자 시장은 곧바로 “다음은 어디냐”는 계산을 시작했다. 규제 경계가 넓어질수록 남은 비규제 지역의 가치는 오히려 부각된다. 집값을 잡으려면 대출과 거래를 조이는 수단이 필요할 때가 있다. 다만 규제만으로 시장의 방향을 바꾸기는 어렵다. 동탄과 기흥에는 반도체 산업이라는 실수요 배경이 있고, 구리에는 서울 주거 수요가 맞닿아 있다. 주택 공급, 교통망, 임대차 물량이 함께 따라가지 않으면 매수세는 잠시 멈출 수 있어도 주거 불안은 다른 곳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이번 조치를 통해 얻어야 할 교훈은 분명하다. 집값이 뛴 뒤 규제 지도를 다시 칠하는 방식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규제지역 밖으로 이동하는 매수세를 더 빨리 읽고, 자금 유입과 거래량, 전셋값 움직임을 촘촘히 살펴야 한다. 시장이 과열된 뒤 전면 규제로 문을 닫는 정책은 다음 풍선이 부풀 자리를 찾게 만들 뿐이다. 동탄을 묶은 날 드러난 것은 정부의 강한 의지가 아니라 정책 대응의 시간차였다. 시장은 이미 움직였고, 정부는 한 박자 늦게 도착했다.
2026-07-02 07: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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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생산은 서남권·HBM은 충청…지역 전략 바뀐다
[경제일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생산체계를 넘어 서남권과 충청권으로 투자 지도를 넓히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급망, 연구개발 역량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어서다. 정부가 서남권 메모리 생산거점과 충청권 HBM 패키징 거점을 축으로 한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기업들의 중장기 투자 전략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향후 반도체 경쟁은 생산능력 확대를 넘어 공급망과 후공정, 인재를 포함한 산업 생태계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00조 메모리·81조 패키징…권역별 투자지도 다시 짠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반도체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서남권에 800조원을 투입해 메모리 반도체 팹 4기와 협력사 생태계를 구축하고, 충청권에는 81조원을 투자해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중심의 후공정 거점을 조성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축으로 유지하면서 생산과 후공정을 권역별로 분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생산시설 확대보다 권역별 기능 분담에 초점을 맞췄다. 서남권은 메모리 생산과 신규 팹 구축, 충청권은 HBM 패키징과 테스트, 동남·대경권은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담당하는 구조다. 생산부터 후공정, 협력사까지 연결하는 전국 단위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배경에는 AI 반도체 시장 확대가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HBM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생산능력 확대와 첨단 패키징 확보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환경이 됐다. 기존 수도권 중심 생산체계만으로는 중장기 수요를 뒷받침하는 데 제약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평택과 화성, SK하이닉스는 이천과 청주를 중심으로 생산 거점을 확대했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도 조성 중이다. 다만 첨단 팹은 막대한 전력과 초순수, 산업용지, 교통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만큼 생산시설 확대와 함께 신규 입지 확보도 과제로 떠올랐다. 서남권에 800조원이 배정된 것도 이러한 배경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 팹 4기뿐 아니라 협력사와 기반시설을 함께 조성해 장기적인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대규모 산업용지 확보가 비교적 용이하고, 전력 인프라 확충과 항만 물류망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생산거점 후보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충청권에는 81조원이 투입된다. 삼성전자 온양사업장과 천안사업장,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등 기존 생산·후공정 기반을 활용해 HBM 패키징과 테스트 역량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첨단 패키징 기술이 제품 성능과 수율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각되면서 후공정의 전략적 비중도 커지고 있다. 권역별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은 해외에서도 확인된다. 미국은 애리조나와 텍사스를 중심으로 생산거점을 확대하며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고, 일본은 구마모토를 중심으로 생산시설과 협력사를 집적하고 있다. 대만 역시 신주과학단지를 중심으로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협력사가 연계된 클러스터를 구축했다. 생산시설과 공급망을 함께 육성하는 방식이 주요 반도체 국가들의 공통된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도 생산과 후공정을 권역별로 분산하는 구조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제시한 청사진이 실제 투자로 이어질지는 기업들의 최종 결정에 달려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과 연구개발, 협력사 거점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국내 반도체 산업 재편의 속도와 방향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삼성은 생산축 확대, SK는 HBM 집중…투자 전략 갈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전략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평택·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호남·충청권 투자를 병행하며 생산 기반을 넓히고, SK는 용인·청주·서남권을 잇는 생산 벨트 구축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두는 구도다. 삼성그룹은 이번 메가프로젝트에서 반도체를 포함한 미래 산업 분야에 총 2655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평택·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2030조원을 투입하고, 호남권에는 425조원, 충청권에는 140조원, 영남권에는 60조원을 투자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호남권 투자는 광주 신규 메모리 반도체 팹과 디지털 트윈 기반 혁신 허브 구축, 충청권 투자는 HBM 패키징을 비롯한 첨단 반도체 기반 확충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광주를 신규 반도체 단지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전력과 용수, 인력 확보 등 인프라 지원이 기대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생산 기반을 검토하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시스템반도체를 함께 운영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인 만큼 생산능력 확대와 연구개발,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한 투자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총 2100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내놨다. 이 가운데 반도체 분야에 1100조원, AI 데이터센터에 1000조원을 투입한다. 반도체 투자는 용인 600조원, 청주 100조원, 서남권 400조원으로 나뉜다. 용인 D램 증설과 청주 낸드 투자, 서남권에는 신규 생산거점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같은 행사에서 용인 클러스터 완공 시점을 앞당기고, 용인과 청주 투자에 이어 서남권에 400조원을 투입해 새로운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투자의 중심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능력 확대와 첨단 패키징 기술 고도화, 수율 개선을 병행해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이어가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두 회사의 전략 차이는 협력 기업의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장비와 소재, 부품 기업들은 주요 고객사의 생산 계획에 맞춰 연구개발과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기업이 어느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 기반을 확대하느냐에 따라 협력 기업의 투자 방향과 지역 산업 성장 속도도 달라질 수 있다. 전문 인력 확보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첨단 공정과 HBM 분야는 공정기술과 패키징, 설계 분야 인력이 경쟁력과 직결된다. 기업들은 지역 대학과 공동 연구를 확대하고 계약학과 운영,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중장기 인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메모리 기업이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사업 구조와 고객 구성이 달라 투자 우선순위도 같을 수 없다"며 "생산시설 규모보다 연구개발과 협력기업, 전문 인력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얼마나 탄탄하게 구축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2026-07-01 16: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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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AI 데이터센터에 1000조"…정부, 피지컬AI 3년 승부수 던졌다
[경제일보] 정부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와 피지컬AI를 국가 성장전략의 핵심 축으로 세운다. AI 연산 인프라를 대규모로 확충하고 제조·로봇·안전·돌봄 현장에 적용되는 피지컬AI를 전략 산업으로 키워 글로벌 경쟁 구도에 올라서겠다는 구상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2035년까지 총 18.4기가와트(GW) 규모의 AIDC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2029년까지 8.4GW에 해당하는 550조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예정됐다”며 “이후 2035년까지 10GW를 추가해 총 18.4GW, 1000조원이 넘는 투자를 대한민국에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계획은 AI 경쟁이 모델 개발을 넘어 전력과 데이터센터, 반도체, 네트워크를 묶는 인프라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30년까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는 더 이상 서버 시설이 아니라 국가 전력망과 산업 입지를 함께 바꾸는 전략 자산이 됐다. 정부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별 AIDC 구축을 통해 지역 산업 기반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전력과 용수, 송전망, 냉각 설비다. 18.4GW는 단순 건물 투자만으로 달성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전력 공급 계획과 재생에너지 조달, 계통 보강, 지방자치단체 인허가, 지역 주민 수용성이 함께 맞물려야 한다. 피지컬AI도 정부가 전면에 내세운 승부처다. 배 부총리는 “피지컬AI 1강이 되기 위해 앞으로의 3년이 골든타임”이라며 “정부는 피지컬AI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피지컬AI는 로봇이 정해진 명령만 수행하는 기존 자동화와 다르다. 센서와 데이터로 상황을 인식하고 다음 행동을 예측하며 실제 물리 환경에서 스스로 움직이는 AI 기술이다. 정부가 한국의 가능성을 보는 이유는 제조 기반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배터리, 로봇 부품 생태계가 있는 국가는 많지 않다. AI 모델과 제조 현장 데이터를 결합하면 생산성 향상과 산업 안전, 고령화 대응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배 부총리는 피지컬AI로 주력 산업 생산성을 20% 높이고 가정 내 로봇과 안전돌봄, 지역경제 활성화, 산재사망 제로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큰 병목은 데이터다. 생성형 AI는 인터넷과 문서, 코드 등 방대한 디지털 데이터를 학습했지만 피지컬AI는 로봇이 현실에서 움직이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배 부총리는 생성형 AI가 10만년 규모의 데이터를 확보한 데 비해 피지컬AI 데이터는 1만시간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장 데이터와 가상 시뮬레이션 기반 합성 데이터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글로벌 빅테크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피지컬AI가 실제 세계에서 작동하려면 로봇 자체의 디지털트윈과 세계를 이해하는 월드모델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코스모스(Cosmos)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WFM)’을 공개했다. 메타와 구글, 로봇 AI 스타트업들도 월드모델과 범용 로봇 지능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이 3년을 골든타임으로 보는 이유도 이 경쟁이 아직 완전히 고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월드모델 기반 범용 피지컬AI 파운데이션 모델을 3년 안에 구축하고 이후 농업, 제조, 안전돌봄 등 분야별 특화 모델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로봇, 범용 모델, 월드모델, 네트워크 보안 등 풀스택 국산화도 추진한다. 성공하면 피지컬AI 플랫폼 자체가 수출 산업이 될 수 있다. 한편 남은 과제는 선언보다 무겁다. AIDC는 전력망 없이 서지 못하고 피지컬AI는 현장 데이터 없이 움직일 수 없다. 정부가 숫자로 제시한 1000조원 투자와 3년 로드맵은 산업계의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다. 이제 필요한 것은 부처별 계획을 넘어 전력, 반도체, 로봇, 제조 데이터를 한 체계로 묶는 실행력이다. AI의 다음 전장은 화면 안이 아니라 공장과 병원, 농장과 가정이다. 그 물리적 세계에서 성과를 증명할 때 한국의 AI 전략도 비로소 산업 전략이 된다.
2026-06-29 16: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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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AI 돛' 가동…4대 과기원과 '10대 AI 창업가' 키운다
[경제일보] 카카오가 지역 AI 인재 육성을 위해 출범시킨 '카카오 AI 돛'이 첫 번째 실행 사업에 나선다. AI 경쟁력이 인재 확보 경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대학생을 넘어 초·중·고 학생까지 AI 창업 인재를 조기에 발굴·육성하며 지역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지역 기반 미래 창업가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글로벌 AI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카카오는 지역 AI 인재 및 기업 육성 추진 기구 '카카오 AI 돛'의 창업 지원 사업 일환으로 청소년 창업가 발굴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날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미래 AI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카카오가 지난 3월 출범시킨 '카카오 AI 돛'의 첫 번째 실행 사업이다. 카카오는 당시 500억원 규모의 AI 육성 기금을 기반으로 4대 과기원과 함께 지역 AI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오는 2030년까지 100개의 AI 창업팀을 발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카카오 AI 돛은 AI 투자와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AI 인재 양성과 창업 지원을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과기원의 연구 역량과 카카오의 기술, 사업화 경험을 결합해 지역에서도 글로벌 AI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 시작점으로 청소년 단계부터 AI 창업 인재를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근 글로벌 AI 산업에서는 기술 경쟁력이 창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면서 우수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AI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대학 이후가 아닌 초·중·고 단계부터 문제 해결 능력과 창업 역량을 함께 키우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카카오는 각 과기원이 보유한 영재교육과 AI 교육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지역 과학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카카오가 보유한 AI 기술과 현장 경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연계해 실질적인 창업 역량을 키울 계획이다. 단순 교육에 그치지 않고 기술 개발과 사업화까지 연결되는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정신아 카카오그룹 의장은 "AI 시대의 도래로 1인 기업도 글로벌 유니콘으로 가속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며 "지역에서도 세계로 뻗어가는 AI 혁신 기업들이 잇따라 탄생할 수 있도록 카카오그룹이 든든한 돛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지역 청소년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AI 교육과 창업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역 AI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는 청소년 창업가 육성을 시작으로 대학생과 연구원, 스타트업까지 지원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에는 김영덕 카카오 AI 돛 센터장을 비롯해 이성혜 KAIST 영재교육센터장, 김종원 GIST 꿈꾸는아이 AX교육훈련센터장, 석창원 DGIST 융합인재교육원장, 백충기 UNIST 슈퍼컴퓨팅센터장 등이 참석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영덕 센터장은 G마켓 창업과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대표, 롯데벤처스 대표 등을 역임한 스타트업 투자 및 육성 전문가로 평가된다. IT 업계에서는 AI 경쟁이 거대언어모델 개발을 넘어 인재 확보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대학뿐 아니라 청소년 단계까지 교육과 창업 지원을 확대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역 균형 발전과 AI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역 기반 인재 양성과 창업 생태계 구축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앞으로 AI 돛을 중심으로 청소년뿐 아니라 지역 대학생과 연구원, 예비 창업자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하고 지역 특화 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을 지원하는 창업 모델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 AI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AI 기반 지역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김영덕 카카오 AI 돛 센터장은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해 온 4대 과기원과 함께 지역 영재들에게 AI 교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되어 뜻깊다"며 "10대 AI 창업가들을 조기 발굴, 육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6-26 16: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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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억 달러 투자' 한국, 하이퐁 최대 투자국 부상…신성장 동력으로 협력 고도화
베트남 북부의 핵심 경제도시 하이퐁(Hai Phong)이 한국 기업들과의 견고한 투자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새로운 협력 단계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하이퐁 경제구역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하이퐁시는 총 1838건의 외국인직접투자(FDI) 프로젝트를 통해 531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 가운데 한국은 320여 개 프로젝트, 누적 투자액 155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FDI의 약 30%를 차지하는 최대 투자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산업단지와 경제특구 내에서만 168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통해 약 146억6000만 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를 이끈 중심에는 LG그룹이 있다. LG그룹은 하이퐁에서 7개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총 106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50여 개 협력사로 구성된 산업 생태계를 구축했다. LG그룹 계열사의 수출액은 하이퐁시 전체 수출의 약 43%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평균 6600만 달러의 세수를 창출하고 있다. 고용 규모도 약 3만1000명에 달한다. LG그룹 외에도 SK그룹이 약 5억 달러, 현대가 약 4억5000만 달러, 희성이 약 2억7900만 달러, 행성이 약 1억35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주요 한국 기업들이 하이퐁을 전략적 생산 거점으로 선택했다. 투자 분야를 살펴보면 전자산업이 전체의 약 3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계·장비 산업이 32%, 물류 분야가 17%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화학, 플라스틱, 포장재, 섬유, 피혁 등 다양한 산업으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단순한 자본 투자에 그치지 않고 기술 이전과 생산성 향상, 수출 확대, 고용 창출 등을 통해 하이퐁 산업 발전의 핵심 동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속적인 투자 확대 역시 하이퐁의 우수한 투자 환경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LG이노텍 베트남 하이퐁 법인의 윤영준 부법인장은 “많은 한국 기업들이 하이퐁 투자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지리적·경제적 이점뿐 아니라 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투자 결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퐁시는 이에 발맞춰 단순한 투자 유치에서 벗어나 기술 혁신과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의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을 산업·물류·혁신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도 탄 쭝(Do Thanh Trung) 하이퐁 시장이 이끄는 대표단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투자 유치 활동을 전개했다. 대표단은 기존 투자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인공지능(AI), 반도체, 클라우드 컴퓨팅, 그린에너지, 디지털 인프라 등 미래 산업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모색했다. 방한 기간 대표단은 다양한 투자진흥 포럼과 회의에 참석했으며 LG, SK, K-Water, 메가존클라우드, 퓨리오사AI, KTNF 등 주요 기업 및 기관들과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 서울에서 열린 ‘2026 하이퐁-한국 투자진흥 컨퍼런스’에서는 이러한 비전이 더욱 구체화됐다. 팜 반 틱(Pham Van Thiep) 하이퐁 경제구역청장은 한국 기업들에게 △차세대 전자·반도체 △그린에너지·수소경제 △AI·클라우드 컴퓨팅·디지털경제 △국제 물류 및 유통센터 △해양경제·항만서비스·신재생에너지 등 5대 전략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제안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AI, 디지털 전환, ESG 경영, 친환경 산업단지 개발, 수자원 분야 등에서 다수의 협약이 체결됐으며 하이퐁 경제구역청은 총 5500만 달러 규모 신규 프로젝트 3건에 대한 투자등록증도 발급했다. 도 탄 쭝 시장은 “이번 행사는 단순한 투자설명회를 넘어 하이퐁과 한국 기업 간 전략적 신뢰를 재확인하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이퐁은 높은 경제성장률과 행정개혁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특히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하이퐁 자유무역지대 출범은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과 하이퐁의 협력은 이제 단순한 제조 투자 단계를 넘어 AI, 반도체, 디지털 인프라, 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구축된 생산기지 중심의 협력이 앞으로는 첨단 기술과 혁신 생태계를 공유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퐁시는 앞으로도 한국 기업들이 장기적인 사업 전략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한국 역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신산업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하이퐁을 동남아 전략 거점으로 활용하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6-06-23 10: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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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AI 데이터센터 특별법 하위법령 착수…전력 특례 범위가 관건
[경제일보] 정부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특별법 시행을 위한 하위법령 마련에 착수했다. 법률 제정으로 AIDC 구축을 지원할 큰 틀은 마련됐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인허가 간소화와 전력 특례가 어느 범위까지 적용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9일 공포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의 하위법령 마련을 위한 연구반을 구성하고 18일 서울에서 킥오프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연구반은 AI 데이터센터와 법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됐으며 시행령과 시행규칙 초안 마련을 맡는다. AIDC 특별법은 AI 3강 도약을 위한 핵심 인프라인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법이다. 기존 데이터센터가 데이터 저장과 서비스 운영에 초점을 맞췄다면 AIDC는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가속기 기반 연산을 통해 AI 모델 학습과 추론을 수행하는 연산 인프라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고밀도 전력 공급, 냉각, 전력망 접속, 부지 확보 요건이 훨씬 까다롭다. 특별법은 올해 1월 이해민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을 포함해 관련 법안을 병합·조정하는 방식으로 논의됐다. 이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지난 5월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6월 9일 공포됐으며 9개월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3월 10일부터 시행된다. 법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과기정통부를 통합 창구로 삼아 AI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인허가를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관계기관이 정해진 기간 안에 인허가 여부를 통보하지 않으면 처리된 것으로 보는 ‘타임아웃제’도 도입된다. 복잡한 행정 절차가 투자 지연으로 이어지는 문제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전력 관련 특례도 포함됐다. 비수도권에 일정 규모 이하 AI 데이터센터를 신축·증축하거나 기존 데이터센터를 AI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경우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근거가 마련됐다. 수도권에 집중된 데이터센터 입지를 분산하고 전력망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으로 AI 인프라 투자를 유도하려는 장치다. 승강기, 주차장, 미술품 설치 등 일반 건물 기준을 그대로 적용받던 시설물 설치 의무를 완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하위법령 단계에서는 세부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AIDC를 어느 수준의 설비와 규모를 갖춘 시설로 정의할지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대상이 되는 ‘일정 규모 이하’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가 핵심이다. GPU 집적도, 전력 수전 용량, 냉각 방식, 연산 목적, AI 학습·추론 비중 등을 어디까지 법적 기준에 넣을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전력이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GPU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데이터센터 한 곳이 필요로 하는 전력 규모는 수십~수백 메가와트 단위로 커지고 있다. 부지를 확보하더라도 변전소와 송전망 접속, 장기 전력 구매, 냉각 설비, 전력 품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실제 구축 일정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AI 데이터센터 확장의 병목은 반도체 공급만이 아니라 전력과 냉각, 지역 수용성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규제 완화가 곧바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인허가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전력망 안정성, 지역 주민 수용성, 환경 부담, 수도권 집중 완화라는 과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 특히 비수도권 특례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전력망 여유 지역과 산업 수요, 통신망, 인력, 세제·입지 지원이 함께 설계돼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연구반 운영을 통해 하위법령 초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AI 데이터센터 정의와 규제 특례 등 핵심 사항에 대해 민간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산업계가 요구하는 속도와 전력·환경·지역사회 쟁점을 함께 고려해 제도 설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AIDC 특별법은 한국형 AI 인프라 정책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실제 성패는 법률 이름이 아니라 시행령 숫자에 달려 있다. 어떤 시설을 AIDC로 인정할지, 어느 규모까지 전력 특례를 줄지, 인허가 지연을 얼마나 줄일지가 기업 투자 판단을 좌우한다. AI 시대의 데이터센터는 건물이 아니라 국가 연산 주권의 기반이다. 하위법령 설계가 정교하지 않으면 특별법은 투자 속도를 높이기보다 또 다른 해석 싸움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2026-06-18 16: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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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선택의 날…6·3 지방선거가 바꾼 정치지형
[경제일보] 6·3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민심을 확인한 첫 전국 단위 선거였다. 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의 지방권력 탈환이었다. 다만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을 국민의힘이 지켜내면서 여당의 압승이라기보다는 ‘미완의 승리’에 가까운 성적표가 나왔다. 최종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16곳 중 12곳을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서울과 대구, 경북, 경남 등 4곳을 지켰다. 민주당은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2곳과 부산·울산, 충청권, 강원, 제주, 전북, 전남·광주를 가져가며 전국적 확장성을 확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서울을 수성하고 TK와 경남을 방어하면서 전면 붕괴는 피했다. 수도권 결과는 이번 선거의 정치적 성격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서울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정원오 민주당 후보와 박빙 승부 끝에 5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경기에서는 추미애 민주당 후보가, 인천에서는 박찬대 민주당 후보가 각각 승리했다. 서울은 부동산과 자산, 도시개발 이슈가 강하게 작동했고 경기·인천은 정권 안정론과 생활 행정 교체 요구가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PK 지형 변화도 이번 선거의 핵심이다. 부산에서는 전재수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며 8년 만에 민주당이 부산시정을 되찾았다. 울산에서도 김상욱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다만 경남은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가 김경수 민주당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따라서 PK 전체가 민주당으로 넘어간 것이 아니라 부산·울산은 변화, 경남은 보수 방어로 정교하게 봐야 한다. 충청권과 강원은 민주당이 국정 동력 확보의 기반을 넓힌 지역이다. 대전 허태정, 세종 조상호, 충남 박수현, 충북 신용한, 강원 우상호 후보가 승리하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 연계가 한층 쉬워졌다. 지역 산업 재편, 교통망, 균형발전 사업에서도 여당 주도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결과로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복지, 지역산업, 균형발전 정책을 지방정부와 함께 추진할 여지를 확보했다. 광역단체장이 같은 정치적 방향을 공유할 경우 국비 사업 유치, 지역 산업단지 조성, 공공주택 공급, 돌봄·복지 정책 집행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반대로 서울처럼 시장과 시의회 다수당이 다른 지역에서는 협치가 핵심 변수가 된다. 지방의회 권력 구도도 주목된다. 특히 서울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당선됐지만 서울시의회 다수당은 민주당으로 바뀌었다. 앞으로 주택 공급, 도시개발, 교통, 복지 예산을 둘러싼 시와 의회의 힘겨루기가 불가피하다. 이는 지방권력이 단순히 단체장 승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성향 후보가 10곳, 보수 성향 후보가 6곳에서 승리했다. 교육정책의 무게추는 다시 진보 쪽으로 기울었다. 인공지능 시대 교육과정, 대입 평가, 기초학력, 교권 회복, 교육격차 해소를 둘러싼 논쟁이 각 시·도 교육청에서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에는 책임론이 불가피하다. 서울과 TK·경남을 지켰지만 지방권력 전체 구도에서는 밀렸다. 민주당 역시 서울 탈환 실패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번 선거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 승리라기보다 지역별 민심이 세밀하게 갈라진 선거였다. 지방권력은 재편됐고 여야 모두 다음 총선과 대선을 향한 정치 지형 재설계에 들어가게 됐다.
2026-06-06 13: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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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석유가스법 개정, 베트남 국가 에너지 안보 강화의 주춧돌
에너지 경쟁이 국가 경쟁력과 지정학적 영향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 확보는 더 이상 산업 정책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 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전략 과제가 됐다. 에너지 자립 역량은 곧 국가의 지속 가능한 성장 능력을 의미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는 오늘날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베트남이 시행한 2022년 석유가스법 개정은 단순한 산업 규제 정비를 넘어 국가 에너지 안보 체계를 강화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제도 개혁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석유가스법 개정 논의는 탐사와 개발 과정의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화와 에너지 전환 흐름을 고려하면 이번 개정의 의미는 훨씬 광범위하다. 이번 개정은 베트남의 에너지 개발 체계를 현대화하고 해양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미래 에너지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도적 토대를 구축하는 작업이다. 또한 해양경제 발전과 국가 해양 주권 수호라는 장기 국가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정책 수단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 전환기에 직면한 베트남 석유가스 산업 지난 수십 년 동안 석유가스 산업은 베트남 경제 성장의 핵심 축 역할을 수행해 왔다. 국가 재정 수입에 크게 기여했을 뿐 아니라 전력 생산과 비료, 석유화학 산업에 필수적인 원료를 공급하며 산업 발전을 뒷받침했다. 특히 베트남 국영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베트남(Petrovietnam)은 국가 에너지 안보를 책임지는 핵심 기관으로서 경제 발전과 해양 주권 수호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 왔다. 그러나 현재 베트남 석유가스 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대표 유전인 바크호(Bạch Hổ), 롱(Rồng), 다이훙(Đại Hùng) 등 주요 유전은 장기간 생산으로 인해 자연 감소 단계에 진입했다. 반면 신규 유전은 대부분 심해나 원거리 해역, 복잡한 지질 구조에 위치해 있어 탐사와 개발 비용이 과거보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과거 수천만 달러 수준이었던 탐사 시추 비용은 현재 심해 개발의 경우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수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상승했다. 이 때문에 석유가스 산업은 법적 안정성과 투자 환경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변화한 산업 환경에 비해 제도와 법 체계가 뒤처질 경우 투자 유치 경쟁력이 약화되고 이는 탐사 활동 감소와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법률의 현대화는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 미래 에너지 영토를 넓혀야 한다 새로운 석유가스법은 단순히 원유와 천연가스 개발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베트남 해역이 보유한 미래 전략 자원을 포괄하는 보다 넓은 시각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불타는 얼음'으로 불리는 가스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다. 막대한 매장 가능성으로 인해 차세대 전략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선점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 중국, 한국 등 주요국은 연구와 시험 생산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베트남 역시 조기 탐사와 연구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미래 에너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상업 생산 여부를 논하기보다 장기적인 국가 전략 차원에서 기술과 제도, 연구 기반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일이다. 또 다른 전략 분야는 해상 풍력이다. 베트남은 3200㎞가 넘는 해안선과 우수한 풍황 조건을 바탕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유망한 해상 풍력 시장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특히 해상 풍력은 기존 석유가스 산업과 상당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해저 지질 조사, 해상 구조물 설계, 심해 장비 운용, 해상 물류 등은 모두 석유가스 산업이 수십 년 동안 축적해온 핵심 역량이다. 이러한 기술과 인프라는 해상 풍력 산업 발전의 강력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파력 발전과 조력 발전, 해류 발전, 전략 광물 개발까지 고려한다면 석유가스법은 단순한 자원 개발법이 아니라 베트남 해양 에너지 개발을 총괄하는 종합 법체계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 에너지 전환 시대에도 천연가스는 중요하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이 세계적 화두가 됐지만 천연가스의 전략적 중요성은 여전히 높다. 많은 국가가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가스전 개발과 가스 발전 투자를 병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천연가스는 석탄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적고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어 에너지 전환기의 핵심 브리지 연료(Bridge Fuel)로 평가받는다. 베트남이 추진 중인 블록 B-오몬(Block B – Ô Môn) 프로젝트 역시 단순한 자원 개발 사업이 아니다. 가스 복합발전소 연료 공급과 지역 산업 육성, 국가 전력 안정성 확보를 동시에 담당하는 전략 사업이다. 따라서 석유가스 탐사와 개발을 촉진하는 제도적 장치는 에너지 전환 정책과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환 과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은 기존 에너지원을 하루아침에 폐기하는 과정이 아니라 점진적이고 현실적인 전환 과정이다. 천연가스는 그 과정에서 경제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에너지원 가운데 하나다. ◆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제도적 결단 2022년 석유가스법 개정은 베트남이 추구하는 국가 에너지 안보와 해양경제 발전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베트남 공산당 정치국이 채택한 국가 에너지 안보 관련 결의와 지속 가능한 해양경제 발전 전략 역시 에너지 자립 역량 강화와 해양 자원 개발, 비전통 에너지 연구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과 산업 고도화를 추진하는 국가에게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은 필수 조건이다. 특히 제조업 중심 성장 모델을 발전시키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위상을 높이려는 베트남의 경우 향후 에너지 수요는 더욱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수요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현실 변화에 맞는 현대적이고 유연한 법적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2022년 석유가스법 개정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대한 제도적 응답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이번 법 개정은 단순한 법률 개정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국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해양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며 미래 세대가 사용할 전략적 에너지 자산을 준비하기 위한 국가적 결단이다. 에너지 안보는 곧 국가 경쟁력이다. 베트남이 앞으로 수십 년간 안정적인 성장과 산업 고도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에너지 주권을 강화하고 미래 자원을 선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2022년 석유가스법 개정은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자 베트남의 장기 성장 잠재력을 뒷받침할 핵심 제도 인프라로 평가받을 만하다.
2026-06-05 10:5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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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한 표의 기준은 생활과 책임이다
[경제일보] 오늘 유권자는 다시 투표소 앞에 선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 권력 교체의 절차가 아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이고, 국정 안정과 정권 견제라는 두 구호가 정면으로 맞붙는 정치적 시험대다. 여야는 저마다 심판을 말한다. 여당은 국정 동력을 위해 지방 권력의 교체를 호소하고, 야당은 거대 여당을 견제할 최소한의 힘을 달라고 말한다. 선거에서 심판은 필요하다. 그러나 지방선거의 본질이 심판 구호 하나로 덮여서는 안 된다. 지방선거는 대통령을 다시 뽑는 선거가 아니다. 국회를 새로 구성하는 선거도 아니다. 시장과 도지사, 구청장과 군수, 지방의원과 교육감을 뽑는 선거다. 이들이 다루는 것은 거대한 이념보다 가까운 생활이다. 버스 노선, 주차장, 학교 안전, 돌봄, 병원 접근성, 재난 대응, 쓰레기 처리, 노후 주거 정비, 지역 일자리, 산업단지 규제, 소상공인 지원이 모두 지방 행정의 영역이다. 주민의 하루를 바꾸는 일은 대개 중앙정치의 연설장이 아니라 지방정부의 회의실에서 결정된다. 그래서 오늘의 한 표는 정당에 대한 호불호만으로 행사돼서는 안 된다. 어느 후보가 우리 지역의 재정을 제대로 이해하는가. 누가 선심성 공약과 실제 가능한 정책을 구분할 수 있는가. 누가 예산을 아끼고, 필요한 곳에는 과감히 쓸 수 있는가. 누가 개발 이익과 환경 보전, 성장과 복지, 교통과 주거의 균형을 설명할 수 있는가. 유권자가 물어야 할 기준은 분명하다. 내 삶을 조금이라도 낫게 할 사람인가. 지역의 돈을 자기 정치가 아니라 주민의 삶에 쓸 사람인가. 지금 지방은 위기 앞에 서 있다. 수도권은 과밀과 주거비에 눌려 있고, 비수도권은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에 흔들리고 있다. 지역 대학은 학생을 구하지 못하고, 중소도시는 병원과 학교와 일자리를 동시에 걱정한다. 지방소멸은 더 이상 먼 미래의 말이 아니다. 반대로 일부 지역은 산업 전환의 기회를 맞고 있다.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바이오, 관광, 물류, 에너지 산업은 지방정부의 판단에 따라 지역의 새 먹거리가 될 수도 있고, 갈등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지방정부의 실력이 곧 지역의 생존 능력이 되는 시대다. 이런 때일수록 지방선거를 중앙정치의 대리전으로만 소비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여야가 심판론을 외치는 것은 정치의 속성상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유권자까지 그 언어에 갇힐 필요는 없다. 중앙정치의 분노와 피로가 투표장을 지배하면 정작 지역의 문제는 뒤로 밀린다. 선거가 끝나면 중앙정치의 구호는 사라지지만, 부실한 지자체장과 무능한 지방의회는 4년 동안 주민 곁에 남는다. 그 비용은 고스란히 시민이 치른다. 정당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방선거를 정권 안정론이나 정권 견제론의 부속품으로 여기는 태도는 이제 버려야 한다. 공천은 정당의 가장 엄중한 책임이다. 당선 가능성만 보고 후보를 세우고, 지역을 잘 아는 인물보다 계파와 충성도를 앞세운다면 지방자치는 허울만 남는다. 지방의회 역시 마찬가지다. 집행부를 감시하지 못하는 의회, 예산서를 읽지 못하는 의원, 주민보다 정당의 눈치를 보는 지방정치는 민주주의의 하부 구조를 약하게 만든다. 교육감 선거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교육은 한 지역의 미래를 정하는 가장 긴 호흡의 정책이다. 기초학력, 사교육비, 학교폭력, 교권, 디지털 교육, 지역 간 교육 격차는 모두 현장에서 풀어야 할 문제다. 그러나 교육감 선거는 늘 정보 부족 속에 치러진다. 유권자가 후보를 모른 채 투표장에 들어서면 아이들의 학교는 다시 이념과 구호의 실험장이 될 수 있다. 교육감은 교육 행정가이지 진영의 대리인이 아니다. 오늘 유권자에게 필요한 것은 냉정함이다. 마음에 드는 정당이 있어도 후보를 봐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정당이라도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인지 따져야 한다. 공약집을 읽고, 이력을 보고, 전과와 재산, 납세와 병역, 이해충돌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선거는 감정의 배출구가 아니라 책임의 계약이다. 투표용지에 찍는 도장은 분노의 낙인이 아니라 앞으로 4년을 맡기는 위임장이다. 투표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지만, 그 선택의 결과는 남이 결정한다. 정치가 싫다고 투표장을 떠나면 조직화된 표가 지역의 미래를 가져간다. 지방선거에서 한 표의 가치는 중앙선거보다 더 직접적이다. 몇 표 차이로 구의원과 군의원이 바뀌고, 그 한 사람이 조례와 예산을 바꾼다. 작은 선거일수록 한 표는 더 무겁다. 민주주의는 거창한 말이 아니다. 정해진 날, 정해진 장소에 가서 자기 판단을 남기는 일이다. 좋은 정치가 저절로 오지 않듯, 좋은 지방정부도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묻는 시민이 있어야 답하는 후보가 나오고, 따지는 유권자가 있어야 책임지는 정치가 가능하다. 오늘의 기준은 상식이어야 한다. 지역을 아는 사람, 예산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 갈등을 부추기기보다 해결할 사람, 정당의 명령보다 주민의 삶을 먼저 볼 사람을 골라야 한다. 심판도 필요하고 견제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는 것은 생활이고 책임이다. 6.3 지방선거의 한 표는 중앙정치의 함성 속에서도 결국 우리 동네의 내일을 선택하는 일이다.
2026-06-03 13: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