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7건
-
'의대 쏠림' 흔드는 삼전닉스 계약학과…최상위권 선택 기준이 바뀐다
[경제일보] 자연계 최상위권 입시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의대가 절대 우위를 지켜온 이공계 입시 판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취업이 연계된 이른바 ‘삼전닉스’ 반도체 계약학과가 서울대 자연대 합격선을 넘어섰다. 일부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는 지방권 의대보다 높은 합격선을 기록하며 의대 턱밑까지 추격했다. 입시 현장의 변화는 단순한 ‘인기 학과’ 현상이 아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대기업 채용 안정성, 억대 성과급 기대, 첨단산업 인재 확보전, 의대 정원 확대와 지역의사제 도입 논의가 한꺼번에 맞물리며 최상위권 수험생의 진로 선택 기준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계약학과 평균 96.2점…서울대 자연대 앞질렀다 21일 종로학원이 2026학년도 정시 결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 서강대 등 서울 소재 주요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의 수능 국어·수학·탐구 평균 점수는 96.2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대 자연대 합격자 평균 점수 95.8점보다 0.4점 높은 수준이다. 대학별로는 한양대 반도체공학과가 98.0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97.0점, 성균관대 반도체 관련 학과 96.0점, 서강대·연세대 반도체 관련 학과가 각각 95.0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합격선은 2026학년도 지방권 의대 평균 합격선 97.2점보다 높았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역시 지방권 의대 평균과 거의 같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서울권 의대 평균 합격선은 98.8점, 경인권 의대는 99.0점으로 여전히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격차는 크게 좁혀졌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연계 최상위권 진로 선택은 ‘의대냐, 서울대 공대냐’ 구도에 가까웠다. 그러나 올해 정시 결과는 여기에 ‘대기업 반도체 계약학과’라는 세 번째 축이 본격적으로 들어왔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도 입시 변수로 계약 기업별 차이도 나타났다. SK하이닉스와 채용 협약을 맺은 고려대·서강대·한양대 반도체 계약학과 평균 점수는 96.7점으로, 삼성전자와 계약한 연세대·성균관대 평균 95.5점보다 1.2점 높았다. 이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두각을 나타낸 흐름이 수험생 선호에도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입시업계에서는 “과거에는 기업 브랜드 자체가 절대적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실적 전망, 성과급 기대, 직무 성장성, 산업 내 위상까지 고려하는 경향이 커졌다”고 본다. 실제 2026학년도 대기업 계약학과 정시 지원자는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7개 대기업 16개 계약학과 정시 지원자는 2478명으로 전년 1787명보다 38.7% 증가했다. 전체 경쟁률도 9.77대 1에서 12.77대 1로 상승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계약학과 지원자가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취업 보장·장학금·성과급…‘진로 불확실성’ 줄인 학과의 힘 반도체 계약학과의 가장 큰 강점은 ‘입학과 동시에 진로의 상당 부분이 정해진다’는 점이다. 계약학과는 대학과 기업이 협약을 맺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제도다. 학생들은 장학금, 현장실습, 인턴십, 졸업 후 채용 연계 등의 혜택을 받는다. 특히 반도체 계약학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국내 대표 제조기업과 직접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크다. 과거 이공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를 선호한 핵심 이유는 직업 안정성과 고소득 기대였다. 그런데 반도체 계약학과가 이 두 요소에 상당 부분 근접하면서 선택지가 달라지고 있다. 의대는 긴 수련 과정과 지역의사제, 필수의료 배치 논의 등 정책 변수가 커졌다. 반면 반도체 계약학과는 4년 학부 교육 이후 대기업 취업이라는 경로가 비교적 명확하다. 여기에 HBM, 인공지능 반도체, 첨단 패키징, 파운드리, 차량용 반도체 등 산업 확장성이 더해지면서 ‘공대 진학의 기대수익’이 과거보다 커졌다는 평가다. ◆산업계에는 반가운 신호…하지만 수도권·대기업 쏠림도 과제 이번 결과는 산업계 입장에서는 긍정적 신호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강국을 넘어 시스템반도체, 첨단 패키징, AI 반도체 등으로 전선을 넓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설계·공정·소자·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고급 인재 확보가 필수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학과 협력해 육성한 반도체 계약학과 졸업생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산업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주요 대학 1기생 졸업이 시작되면 반도체 계약학과 졸업 인원이 연간 400~480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부작용도 있다. 계약학과 인기가 높아질수록 수도권 주요 대학과 대기업 중심의 인재 쏠림이 심화될 수 있다. 대기업 계약학과는 전국 13개 대학, 18개 학과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상당수가 수도권과 과학기술특성화대학에 집중돼 있다. 지방 일반대학의 참여 폭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반도체 인재 양성을 국가전략 차원에서 추진해왔지만, 실제 우수 인재가 일부 대기업 협약 학과에 몰릴 경우 중견·중소 반도체 기업과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인력난은 계속될 수 있다. 반도체 생태계 전체를 키우려면 계약학과 확대뿐 아니라 지역 대학, 전문대학, 대학원, 현장 재교육을 잇는 다층적 인재 공급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27학년도 입시 최대 변수는 의대 증원과 지역의사제 입시업계는 2027학년도 정시에서 반도체 계약학과와 의대의 합격선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의대 모집 인원이 늘어날 경우 지방권 의대 합격선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반도체 계약학과와 의대에 동시 합격할 경우 수험생이 어느 곳을 선택할지 주목된다”며 “선택에 따라 계약학과와 의대 합격선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7학년도 반도체 학과 모집도 확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진학사 분석에 따르면 서울권 반도체 학과 수시 모집 대학은 2026학년도 14개교에서 2027학년도 15개교로 늘고, 수시 모집 인원은 502명에서 564명으로 62명 증가한다. 다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협약 계약학과 수시 모집 인원은 205명으로 변동이 없고, 증가는 일반 반도체 학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입시 경쟁이 두 갈래로 나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취업이 연계된 계약학과의 초고득점 경쟁이고, 다른 하나는 일반 반도체 학과를 통한 첨단산업 진입 경쟁이다. 계약학과는 취업 안정성이 강점이고, 일반 반도체 학과는 특정 기업에 묶이지 않고 진로를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의대 독주 시대의 균열…핵심은 ‘지속 가능한 선택지’다 반도체 계약학과의 약진은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겪어온 의대 쏠림 현상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상위권 인재가 산업 현장으로 향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다. 특히 반도체는 한국 수출과 제조업의 핵심 축이다. 인재가 모이지 않으면 기술 초격차도, 공급망 주도권도 유지하기 어렵다. 그러나 입시 합격선 상승만으로 반도체 인재 양성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이 계약학과를 선택한 뒤 실제 산업 현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교육 과정, 연구 환경, 직무 배치, 장기 경력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 대기업 취업 보장이 단기 유인이라면, 산업 생태계 전반의 혁신 역량은 장기 유인이다. 이번 정시 결과는 수험생들이 더 이상 대학 간판만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이제 ‘어느 대학이냐’와 함께 ‘어떤 산업으로 가느냐’, ‘졸업 후 어떤 경로가 열리느냐’를 따진다. 의대 일변도였던 자연계 입시가 산업과 노동시장 변화에 반응하기 시작한 셈이다. 한 입시컨설팅 관계자는 “입시 판도 변화의 본질은 한양대 반도체공학과가 지방의대보다 높았다는 한 줄의 숫자에만 있지 않다”며 “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와 청년 세대의 안정 욕구가 한 지점에서 만났다는 데 있다. 반도체 계약학과의 부상은 최상위권 인재 시장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지만 그 파장은 대학, 기업, 지역, 의료정책, 산업전략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26-06-21 12:58:15
-
매출 49조, 포춘 500 132위… 쿠팡이 만든 이커머스의 새 기준
[경제일보] 서울 어느 동네에서 밤 11시에 주문을 넣으면 다음 날 아침 문 앞에 택배가 놓여 있다. 이제는 당연한 일처럼 여기지만 10년 전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쿠팡이 2014년 로켓배송을 선보이기 전까지, 택배는 '1~3일 내 도착'이 통념이었다. 그 쿠팡이 지난해 49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 포춘지가 매년 총매출 기준으로 발표하는 '포춘 500'에는 132위로 이름을 올렸다. 2023년 195위로 처음 진입한 뒤 4년 연속 순위를 높인 결과다. 한국 이커머스 기업이 세계 최대 기업 순위 150위권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역대 최대 실적, 3년 연속 흑자 쿠팡Inc가 올 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5년 연간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매출은 345억달러(원화 기준 49조1197억원)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18%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6790억원으로 전년 대비 8% 늘었다. 2023년 6170억원으로 처음 연간 흑자를 낸 이후 3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당기순이익은 3030억원으로 전년의 세 배를 넘겼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3억달러(약 9조원)로 전년보다 늘었다. 같은 해 패스트컴퍼니도 쿠팡을 '2025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유통 부문 2위로 선정했다. ◆AI가 먼저 움직인다, 로켓배송의 원리 로켓배송이 가능한 이유를 쿠팡은 AI에서 찾는다. 수천만 건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상품이 언제, 어느 지역에서 팔릴지를 미리 예측하고, 주문이 들어오기 전에 해당 상품을 가까운 물류센터로 옮겨두는 방식이다. 쿠팡 관계자는 "수조 건 이상의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문 예측부터 배송 완료까지 물류 전 과정에 AI 기술을 깊숙이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물류센터 내부에서도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무인운반로봇(AGV)이 선반을 작업자 앞으로 옮겨주고, 소팅 로봇이 배송지에 따라 상품을 자동 분류한다. 소팅 봇 도입 이후 상품 분류 작업의 업무량은 약 65% 줄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3조원의 투자, 지방에 생긴 일자리 이 기술 기반 위에서 쿠팡은 물류망을 전국으로 넓히고 있다. 현재 전국 260개 시군구 중 182곳(70%)에서 로켓배송이 가능하다. 쿠팡은 2026년까지 3조원 이상을 물류 인프라에 추가 투자해 2027년에는 230여 곳(88% 이상)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지방에 물류센터가 들어서는 동안 일자리도 함께 생겼다. 2024년 9월 기준 쿠팡과 물류 자회사(쿠팡풀필먼트서비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의 합산 고용 인원은 8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 민간 고용 규모 2위다. 특히 지방 청년 일자리가 빠르게 늘고 있다. 비서울 지역 물류센터의 20~30대 청년 직원 수(일용직 제외)는 올해 1만7000명을 넘었다. 지난해 9월 1만5000명에서 반년 만에 2000명 더 늘어난 것이다. 광주, 대전, 경남 등 지방 물류센터의 2030 청년 비중은 50% 안팎으로 수도권 물류센터(약 40%)보다 오히려 높다. 광주첨단물류센터에서 출고팀 현장 관리자로 일하는 배희재(29) 씨는 "수도권의 높은 월세와 생활비로 어려움을 겪다가 고향 인근 물류센터에 입사해 경제적으로 안정됐다"고 말했다. 쿠팡은 지역 대학 15곳과 산학협력을 맺어 인턴십과 정규직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대만에서 검증된 '한국 공식' 2022년 10월, 쿠팡은 대만에 진출했다. 한국에서 만든 로켓배송 모델을 그대로 이식하는 실험이었다. 대만 사업은 진출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25년 2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54% 성장했다. 쿠팡은 현지 물류 인프라 구축에만 5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했고, 최근에는 와우 멤버십 프로그램도 현지에 출시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한국에서 만들어낸 플레이북이 다른 시장에서도 똑같이 적용된 사례가 대만"이라고 밝혔다. 쿠팡을 통해 대만에 동반 진출한 국내 기업은 1만2000곳에 달하며, 현지 판매 제품의 70%가 한국 중소기업 생산품이다. '로켓그로스' 서비스를 통해 소상공인들도 쿠팡의 물류망을 빌려 해외에 나갈 수 있다. 럭셔리 커머스 플랫폼 파페치까지 더하면 쿠팡의 판매망은 190개국으로 넓어진다. 1400개 이상의 브랜드와 부티크가 파페치를 통해 전 세계 고객과 거래한다. 로버트 포터 최고글로벌책임자(CGO)는 "AI, 맞춤형 로보틱스, 물류 분야 전략적 투자를 통해 미국 상품·서비스 수출 50억달러 이상을 실현했다"고 말했다. 2014년 로켓배송이 세상에 나왔을 때 '밤 11시 주문이 다음 날 아침 도착한다'는 약속을 믿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 11년 뒤, 그 약속은 한국 소비자의 일상이 됐다. 같은 약속이 이번엔 대만 소비자를 향하고 있다.
2026-06-08 16:43:59
-
네이버 커넥트재단·서울대, 'AI 에이전트 챌린지' 추진
[경제일보] 네이버 커넥트재단과 서울대가 인공지능(AI) 인재 양성을 위해 손을 잡았다. 양 기관은 전국 거점 국립대 학생들이 실생활 문제를 AI 에이전트로 해결하는 실무형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추진하며, 지역 AI 교육 기회 확대에 나선다. 네이버 커넥트재단은 지난 26일 서울대에서 AI 인재 양성과 교육 기회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AI 시대에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운영하고, 연구와 학술 활동을 통해 새로운 교육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첫 협력 사업은 ‘AI 에이전트 챌린지’다. 전국 거점 국립대 10개교 소속 대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학생들이 일상과 지역사회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는 AI 에이전트를 직접 설계·구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단순 이론 교육보다 문제 정의, 데이터 활용, 프롬프트 설계, 서비스 구현 등 실무형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협력은 AI 인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지역 대학 학생들에게도 고급 AI 교육 기회를 넓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정부도 국정과제로 거점 국립대 집중 육성과 AI 인재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국정과제로 확정하고, 대학생과 대학원생 대상 AI 융복합 교육 과정을 확대해 전문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네이버 커넥트재단은 그동안 소프트웨어와 AI 교육을 통해 미래 기술 교육의 저변을 넓혀왔다. 재단은 누구나 AI를 활용해 일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배움의 기회를 연결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으며, 최근에는 AI 기초 개념과 에이전틱 AI 협업, 산업 현장의 AX, 프롬프트 작성 실습 등을 담은 교육 콘텐츠도 공개했다. 해외 교육 협력 경험도 있다. 네이버 커넥트재단은 네이버 베트남과 함께 베트남 대학생 대상 AI 해커톤을 진행했으며, 하노이과학기술대학, 하노이 국립공과대학, 호치민기술대학교 등 베트남 전역 대학생 1900여명이 참여한 바 있다. AI 에이전트는 최근 산업계와 교육계 모두에서 주목하는 분야다. 기존 생성형 AI가 질문에 답하거나 문서를 만드는 수준이었다면,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목표를 이해하고 필요한 도구를 호출해 여러 단계를 수행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학생·대학원생 대상 AI 에이전트 챌린지를 운영한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기업들은 문제 정의부터 실험, 분석, 보고서 작성까지 수행하는 자율형 AI 시스템 역량을 차세대 인재의 핵심 능력으로 보고 있다. 서울대와의 협업은 교육 프로그램의 전문성과 확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서울대는 AI 연구와 공학 교육 역량을 바탕으로 지역 대학 학생들이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 설계와 멘토링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공대는 이미 초지능형 AI 에이전트 핵심 기술 개발과 산학 협력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복잡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정의하고 도전하는 인재 양성을 강조해왔다. 공기중 네이버 커넥트재단 이사장은 “커넥트재단은 학계와 기업을 연결하는 등 누구나 AI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전국 단위로 넓혀가고 있다”며 “서울대와의 협업으로 각 지역의 우수한 대학생들이 AI 시대를 이끄는 인재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은 기업 재단과 대학이 함께 지역 AI 인재 양성 모델을 만드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AI 교육이 수도권 일부 대학과 기업 중심으로 쏠릴 경우 지역 산업의 AI 전환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다. 네이버 커넥트재단과 서울대의 AI 에이전트 챌린지가 실제 프로젝트 성과와 후속 교육 과정으로 이어진다면, 지역 대학생들이 AI 실무 역량을 갖추고 산업 현장으로 진입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2026-05-29 12:08:33
-
박수현 vs 김태흠…'정권 견제'냐 '충청 안정론'이냐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충남도지사 선거가 충청권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와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가 맞붙는 구도가 형성되면서다. 충남은 역대 전국 선거마다 민심 변화 폭이 컸던 지역이다. 수도권과 영남·호남 사이에 위치한 정치적 특성상 충청 민심은 늘 전국 판세의 방향을 가늠하는 기준점 역할을 해왔다. 이번 선거 역시 단순한 지방권력 경쟁을 넘어 충청권 민심과 차기 대선 흐름까지 영향을 줄 핵심 승부처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충남 선거는 산업 성장과 지역 균형 발전 문제를 둘러싼 충돌 성격이 강하다. 천안·아산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자동차 산업벨트 확대와 서해안권 산업 개발, 베이밸리 메가시티 구상,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가 동시에 얽혀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과 가까운 북부권은 산업 성장 속도가 빠른 반면 서남부 농촌 지역은 인구 감소와 생활 인프라 약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현재 판세는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는 흐름 속에 김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워 추격하는 양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굿모닝충청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8~9일 충남 만 18세 이상 8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박 후보 50.1%, 김 후보 37.3%로 집계됐다. 두 후보 격차는 12.8%p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개혁신당 이은창 후보는 2.8%, 무소속 정연상 후보는 1.4%였다. 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도됐다. TJB가 조원씨앤아이·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실시한 조사에서도 박 후보 42.2%, 김 후보 29.5%로 나타났다. 다만 이 조사는 4월 하순 보도된 조사인 만큼 최근 흐름을 설명하는 보조 자료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조사 흐름에 정권 견제론이 일부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김 후보 역시 현직 프리미엄과 산업 성과를 바탕으로 보수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특히 농촌 지역과 고령층에서는 여전히 국민의힘 지지 기반이 견고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충남은 최근 수년 사이 산업 지형 변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된 지역이다. 천안·아산은 사실상 수도권 생활권으로 편입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고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과 현대차 계열 산업벨트 확대 영향으로 젊은층과 직장인 유입도 늘고 있다. 반면 서천·청양·부여·예산 등 농촌 지역은 상황이 다르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의료·교통 접근성 문제 역시 심각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이번 충남 선거 역시 산업도시 민심과 농촌 민심 가운데 어느 쪽이 더 강하게 움직이느냐가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박수현의 승부수, '충남 대전환' 내세운 균형 발전 전략 박 후보의 핵심 메시지는 ‘충남 균형 발전’이다. 산업 성장의 과실이 특정 지역에만 집중되고 있다며 수도권 인접 도시와 농촌 지역 사이 격차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박 후보 측은 현재 충남이 외형적 성장에도 내부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천안·아산 중심 산업 성장과 달리 농촌 지역은 의료·교통·생활 인프라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특히 박 후보는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경험을 바탕으로 중앙정부와의 협력 능력과 국비 확보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충남 선거를 단순한 지방선거가 아니라 “충청 민심 회복의 시험대”로 보는 시각도 강하다. 박 후보는 청년 일자리 확대와 공공의료 강화, 충청권 광역 교통망 확대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수도권 집중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 대학 경쟁력 강화와 농촌 정주 여건 개선 역시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최근 총선 이후 충청권에서도 정권 견제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도권 인접 지역과 젊은층에서는 생활 물가와 주거 문제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는 점도 민주당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박 후보 측은 이번 선거를 단순한 도지사 선거가 아니라 “충남의 미래 생존 전략을 결정하는 선거”라고 규정하고 있다. 산업 성장뿐 아니라 실제 생활 균형과 지역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가 공주·부여·청양 지역구를 기반으로 한 충청권 인지도와 안정적 이미지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중도층과 일부 무당층에서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태흠의 수성전, '현직 프리미엄' 앞세운 충남 성장론 반면 김 후보는 현직 도지사로서의 실행력과 산업 성과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충남 경제가 실제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김 후보 측은 베이밸리 메가시티 구상과 반도체·첨단 산업 투자 확대를 대표 성과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천안·아산 일대는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 중심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당진·서산 등 서해안권 산업벨트 확대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김 후보 측은 충남을 “대한민국 제조업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다. 산업단지 확대와 기업 투자 유치, 교통 인프라 개선 등을 통해 충남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AI 산업 육성과 GTX 충남 연장, 충남 돔아레나 건립 등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산업 성장과 투자 유치 성과는 결국 김태흠 도정의 경쟁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 후보는 “충남 경제를 키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한 비전 제시보다 실제 산업 성과와 투자 유치가 중요하다는 논리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충남의 기본 정치 지형이 여전히 보수 우세라는 기대감도 남아 있다. 특히 농촌 지역과 고령층에서는 현직 프리미엄이 여전히 강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산업 성장에도 생활 체감 경기가 충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불만도 감지된다. 청년층 유출과 의료 접근성 문제, 농촌 지역 소멸 위기 역시 여전히 충남 정치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갈라진 충남 민심...'성장 확대'냐 '균형 발전'이냐 지역별 표심 흐름도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천안·아산은 수도권 생활권 확대와 산업 성장 영향으로 중도층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청년층과 직장인 유입이 늘면서 과거보다 정치 성향 변화 폭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서천·청양·부여·예산 등 농촌 지역에서는 고령층 표심과 생활 안정 문제가 핵심 변수다. 의료와 교통 접근성 문제, 농촌 인구 감소 문제가 민심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진·서산은 산업단지와 기업 투자 문제가 핵심 이슈다. 내포신도시와 홍성·예산 일대는 충남도청 이전 이후 정주 여건과 생활 인프라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충청권은 역대 전국 선거 때마다 막판 민심 이동 폭이 큰 지역으로 꼽혀 왔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충남도지사 선거 역시 중도층 이동과 충청 특유의 전략적 투표 심리가 마지막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결국 이번 충남 선거의 핵심은 유권자들이 ‘성장 확대’와 ‘균형 발전’ 가운데 어디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후보는 우세 흐름을 실제 투표율로 연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과 산업 성장 성과를 바탕으로 막판 보수층 결집을 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충남 선거 결과가 향후 충청권 전체 민심 흐름과 차기 대선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2026-05-17 14:21:01
-
-
4년 만의 리턴매치…10년 미래 건 진검승부
[경제일보] 대전 시장 선거는 4년 만의 재대결이다.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대전시장을 지냈고,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 이번에는 도전자가 된 전직 시장과 수성에 나선 현직 시장이 다시 맞붙는다. 허 전 시장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면서 국민의힘이 단수공천한 이장우 현 시장과 전·현직 시장 간 맞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대전은 행정수도 세종과 가까운 과학도시이지만, 청년 유출과 원도심 침체, 교통 인프라 지연이라는 숙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이는 대전 시장 선거의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이기도 하다. 현재 여론 흐름은 허 후보가 앞서고 이 후보가 추격하는 구도다. KBS대전방송총국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KBS대전방송총국 의뢰, 한국리서치 조사, 2026년 4월 25~27일, 대전시 만 18세 이상 유권자 800명 대상, 면접원 전화면접 방식, 응답률 17.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허 후보는 47%, 이 후보는 31%로 나타났다. 유보층은 19%였고, 차기 대전시장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는 일자리 확충이 34%로 가장 높았다. 최신 보조 지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뉴스핌 대전세종충남본부가 알앤써치에 의뢰한 여론조사(뉴스핌 대전세종충남본부 의뢰, 알앤써치 조사, 2026년 5월 3~4일, 대전 거주 만 18세 이상 809명 대상, 무선 ARS 자동응답 100%, 응답률 6.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4%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허 후보가 50.3%, 이 후보는 36.4%로 조사됐다. 이들 조사들은 허 후보 우세 속에서 이 후보가 20·30대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격차 축소를 노리는 흐름으로 해석되고 있다. ◆허태정 ‘시정 경험 강점’, ‘청년특별시’ 승부수 허 후보의 강점은 시정 경험과 민주당 결집력이다. 그는 유성구청장과 대전시장을 지낸 행정 경험이 있고, 이번 경선에서 장철민 의원을 꺾고 본선 후보가 되며 저력을 입증했다. 다만, 허 후보의 약점으로 지목되는 것은 과거 시정에 대한 평가다. 이 후보는 허 후보 확정 이후 민선 7기 시정의 무능과 불통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전직 시장이라는 이력은 장점이지만, 동시에 ‘다시 맡겨도 되는가’라는 검증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허 후보에게 있어 기회 요소로는 청년 의제가 꼽힌다. 허 후보는 일자리·주거·문화를 핵심으로 한 3대 청년정책을 발표하고 대전을 ‘청년특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공약의 방향은 대덕특구, 지역대학, 기업을 연결해 청년이 대전에서 배우고 취업하고 정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허 후보에 대한 위협 요소는 공약의 구체성 검증이다. 청년특별시라는 말은 선명하지만, 청년이 원하는 것은 구호가 아니라 임금, 주거비, 교통시간, 문화 인프라다. 청년주택 공급, 일자리 플랫폼, 창업 지원이 실제 예산과 부지, 기업 수요와 연결되지 않으면 공약은 선언에 그칠 수 있다. ◆이장우, ‘현직 프리미엄’·‘대형 인프라 공약’ 맞불 이 후보의 강점은 현직 프리미엄과 추진력 이미지다. 그는 출마 선언에서 지난 4년 동안 ‘일류경제도시 대전’의 기반을 구축했고, 앞으로는 서울과 함께하는 ‘G2 경제과학수도 대전’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허 후보에게 분야별 정책토론회 10차례를 공개 제안하며 정책 검증 구도를 만들려 하고 있다. 반면, 이 후보의 약점은 현직 책임론이다. 현직 시장은 성과를 내세울 수 있지만, 동시에 미완성 사업과 시민 불만의 책임도 져야 한다. 대전의 교통, 원도심, 청년 유출, 지역경제 체감 문제는 여전히 선거의 핵심이다. KBS·한국리서치 조사에서 대전시민이 꼽은 최우선 현안이 일자리 확충이라는 점은 현직 후보에게 직접적인 평가 기준이 된다. 이 후보에게 있어 기회 요소는 교통과 도시공간 재편이다. 이 후보는 도시철도 3·4·5·6호선에 무궤도 트램을 도입해 임기 내 개통하겠다는 구상을 1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 대전천 하상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상을 친수공원으로 만드는 ‘대전형 청계천’ 프로젝트도 내놨다. 해당 프로젝트는 동구 천동에서 서구 둔산동까지 이어지는 하상도로를 지하차도로 전환하고, 지상은 수변공원으로 바꾸는 구상이며 예상 사업비는 약 6700억원이다. 이 후보의 위협 요소는 대형 공약의 현실성 논란이다. 무궤도 트램과 대전형 청계천은 도시의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사업비와 교통 대체 계획, 민자 추진 가능성, 환경성 검토가 뒤따라야 한다. 허 후보와 민주당 대전시당은 이 후보의 트램 공약을 두고 효율성과 현실성을 비판하고 있다. 대형 프로젝트가 ‘도시 대전환’으로 받아들여질지, ‘선거용 토목 공약’으로 비판받을지는 남은 검증 과정에 달려 있다. ◆승부 가를 히든카드…‘청년 정착 패키지’ vs ‘체감형 도시 변화’ 허 후보의 히든 카드는 청년 정착 전략이다. 대전의 강점은 대덕연구개발특구, KAIST를 비롯한 대학·연구기관, 국방·바이오·AI 산업 기반이다. 문제는 이 자산이 청년의 지역 정착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허 후보가 청년 일자리, 역세권 청년주택, 문화 바우처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낸다면 중도층과 젊은 유권자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 반면, 이 후보의 히든 카드는 도시공간 변화의 체감도다. 대전형 청계천, 무궤도 트램, 전통시장 지원, 농·임업 수당 등은 모두 ‘눈에 보이는 변화’를 겨냥한다. 이 후보가 현직 시장으로서 착공 가능성과 행정 추진력을 설득하면, 여론조사 열세에도 추격 동력을 만들 수 있다. 이번 선거의 판도를 가를 승부처 키워드는 ‘일자리’, ‘2030 표심’, ‘교통’ 등이다. KBS 조사에서 일자리 확충이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힌 만큼 두 후보 모두 대전 경제의 구조적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2030 표심과 관련해 허 후보는 청년특별시 공약으로 청년층을 되찾아야 하고, 이 후보는 20·30대 강세 흐름을 실제 투표로 연결해야 한다. 또한 교통과 관련해서는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원도심 접근성, 출퇴근 동선 문제가 오래된 숙제이고, 교통 공약은 단순한 이동 문제가 아니라 주거와 상권, 청년 정착과 직결되는 만큼 공약 설득력에 따라 표심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전시장 선거는 전직과 현직의 자존심 대결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도시의 다음 10년을 묻는 선거”라며 “정당도 인물도 중요하지만, 결국 이번 선거에서는 일자리, 교통, 주거, 청년의 미래를 따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2026-05-09 08:00:00
-
반도체가 만든 성장, 나라 경제의 착시가 되어선 안 된다
[경제일보] 한국 경제가 모처럼 의미 있는 성장 지표를 받아 들었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수출 증가와 설비투자 확대가 성장을 이끌었다. 장기간 이어진 경기 둔화 속에서 반가운 소식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경제는 숫자 하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성장률은 높아졌지만 시장의 체감 온도는 여전히 낮다. 대기업 실적은 개선됐지만 중소 제조업 현장은 여전히 어렵다. 수출은 늘었지만 청년 취업난은 계속되고 지방 산업단지는 일감 부족과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간극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이번 성장률은 경제 회복이 아니라 ‘통계의 위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성장의 핵심 동력은 단연 반도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함께 메모리 및 첨단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고 한국 기업들은 그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반도체가 없었다면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반도체의 호조가 곧 한국 제조업 전체의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제조업 생산은 증가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상당수 업종은 사실상 정체 상태에 가깝다. 거대한 엔진 하나가 경제 전체를 끌어올린 셈이다. 엔진이 강한 것은 다행이지만 차체 곳곳이 흔들리는데 속도계 숫자만 보고 안심할 수는 없다. 한국 경제는 오랫동안 제조업 생태계의 힘으로 성장해 왔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기계, 전자, 소재·부품 산업이 서로 맞물려 국가 경쟁력을 만들어냈다. 그 아래에는 수많은 중소기업과 협력업체, 지역 산업단지, 숙련 기술자들이 존재했다. 대기업 혼자 만든 성장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그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첨단 반도체와 AI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전통 제조업과 중소기업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기업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지만 협력업체들은 원가 상승과 인건비, 고금리 부담에 시달린다. 수도권 첨단 클러스터에는 자금과 인재가 몰리지만 지방 산업단지는 노후 설비와 인력 유출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경제 회복이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도체는 분명 한국의 핵심 전략산업이다. 정부가 전력과 용수, 세제, 연구개발(R&D), 인력 양성 등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도 명확하다. 반도체 산업은 더 이상 기업만의 경쟁이 아니라 국가 대 국가의 경쟁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일본, 대만, 유럽 모두 국가 차원의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지원이 산업정책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반도체는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고용 창출 효과는 제한적이다. 자동화 수준이 높고 생산 효율 중심 구조이기 때문이다. 수출액은 커도 그 효과가 모든 지역과 가계로 곧장 확산되지는 않는다. 반도체 호황만으로 민생 회복을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더 위험한 것은 착시다. 성장률이 좋다는 이유로 경제 전반이 안정됐다고 판단하는 순간 정책은 느슨해질 수 있다. 반도체가 버텨주고 있다는 이유로 다른 산업의 침체를 과소평가하게 되고 수출 지표 개선에 가려 내수 부진과 자영업 위기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 위기는 눈에 보이지만 착시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경제 변동성도 커진다. AI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 성장세는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나 공급 과잉, 미·중 기술 갈등 심화, 대만해협과 중동 정세 불안 같은 변수들이 현실화되면 충격은 곧바로 한국 경제로 전이된다. 특정 산업 하나가 경제 전체의 방파제이자 동시에 급소가 되는 구조는 결코 안정적이지 않다. 지금 한국 경제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반도체의 성공을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것이다. AI 시대의 수혜가 메모리 반도체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데이터센터, 전력기기, 냉각장비, 로봇, 제조 자동화, 통신장비, 보안, 소프트웨어, 소재·부품 산업까지 연결돼야 한다. 반도체가 앞에서 끌고 다른 산업이 뒤따라야 진짜 산업 경쟁력이 만들어진다. 중소·중견 제조업의 생산성 강화도 시급하다. 한국 산업의 가장 약한 고리는 대기업이 아니라 산업의 ‘허리’다. 스마트공장과 공정 자동화, 에너지 효율 개선, 기술 인력 재교육, 수출 판로 확대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해야 한다. 단순한 보조금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 금융과 기술, 인력 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지역 산업 생태계도 살펴야 한다. 반도체 클러스터 하나가 전국 산업의 미래를 대신할 수는 없다. 조선과 자동차 부품, 철강, 화학, 기계, 뿌리산업 등 지역마다 필요한 전략은 다르다. 지방 산업단지가 쇠퇴하는데 수도권 첨단산업만 성장한다면 국가 경제의 균형은 더욱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인력 문제 역시 심각하다. 반도체 인력만 부족한 것이 아니다. 용접공과 정밀가공 기술자, 배터리 공정 엔지니어, AI 기반 제조 소프트웨어 인력까지 산업 전반에서 숙련 인력이 부족하다. 대학 정원 확대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마이스터고와 전문대, 지역대학, 기업 훈련체계가 산업 현장과 직접 연결돼야 한다. 내수 회복도 중요하다. 수출이 경제의 엔진이라면 내수는 국민 생활의 체감 온도다. 성장률이 높아도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 국민은 경기 회복을 실감하지 못한다. 물가와 금리, 주거비, 가계부채, 자영업 침체가 여전히 소비를 짓누르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좋아도 동네 상권이 무너지면 경제 회복은 공허한 말이 된다. 정부의 메시지도 정직해야 한다. 좋은 지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되 한계 역시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반도체는 강하지만 제조업 전반은 아직 불안하다. 수출은 회복되고 있지만 내수는 충분히 살아나지 않았다. 대기업은 선전하지만 중소기업과 자영업은 여전히 어렵다. 이 현실을 숨기지 않는 것이 정책 신뢰의 출발점이다. 정치권 역시 경제를 정쟁의 소재로 삼아서는 안 된다. 여당은 성장률만 내세워 자화자찬하고 야당은 체감 경기만 부각해 경제 전체를 부정한다면 둘 다 무책임하다. 산업 현장은 정치 구호보다 전기료와 금리, 인력난, 해외 주문 상황을 더 절박하게 체감하고 있다. 지금 한국 경제는 중요한 기회를 맞고 있다. 반도체 호황은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을 어디에 쓰느냐다. 단기적인 성과 홍보에 그칠 것인가 아니면 산업 구조를 재정비하고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데 활용할 것인가. 한 산업의 호황을 국가 경제 전체의 건강으로 착각하면 다음 위기는 더 깊어진다. 반대로 지금 제조업의 허리를 보강하고 산업 생태계를 넓히며 내수와 고용의 약한 고리를 보완한다면 반도체 호황은 진짜 성장의 기반이 될 수 있다. 경제의 기본 원리는 단순하다. 한 산업만 강한 경제보다 여러 산업이 함께 버티는 경제가 더 강하다. 대기업 몇 곳만 좋은 경제보다 중소기업과 지역 산업이 함께 살아나는 경제가 오래간다. 성장률 숫자보다 국민이 일자리와 소득으로 체감하는 경제가 진짜 건강한 경제다.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소중한 자산이다. 그러나 하나의 산업에 국가 경제의 미래를 모두 걸 수는 없다. 산업의 뿌리가 깊고 생태계가 넓어야 경제는 흔들리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반도체 호황에 대한 환호가 아니라 그 이면에 존재하는 구조적 격차와 취약성을 함께 바라보는 냉정한 시선이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분명 의미 있는 성적표다. 그러나 한 과목 점수가 높다고 학생 전체가 건강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반도체가 만든 성장의 빛이 강할수록 그 그늘 또한 더 냉정하게 봐야 한다. 지금 그것을 놓친다면 우리는 호황 속에서 다음 위기의 씨앗을 키우게 될 것이다.
2026-05-06 09: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