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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 증가 속 사법조치 급감…감독 방식 전환의 그늘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산업재해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산업안전 분야 감독 과정에서 사법조치를 받은 사업장은 최근 4년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산업재해 발생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여 감독과 처벌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산업안전 분야 감독 시 사법조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안전 감독 과정에서 사법조치를 받은 사업장은 686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1793곳과 비교해 61.7% 감소한 수치다. 연도별로 보면 사법조치 대상 사업장은 2022년 이후 2023년 1244곳, 2024년 938곳으로 줄어든 뒤 지난해에는 700곳 아래로 내려갔다. 노동부는 산업안전 감독에서 위법 사항이 적발될 경우 시정 지시나 사법조치를 병행하고 있으며 시정 지시를 이행하지 않으면 추후 사법조치로 전환할 수 있다. 사법조치가 줄어드는 동안 산업재해 지표는 개선되지 않았다. 산업재해자 수는 2022년 13만여 명에서 2024년 14만2771여 명으로 증가했고 재해율도 같은 기간 0.65%에서 0.67%로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 집계된 산업재해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고 산재 사고로 숨진 노동자는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증가세로 전환했다. 규모별로 보면 사법조치 감소는 대규모 사업장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2022년에는 50인(건설업은 50억원) 이상 사업장이 사법조치 대상의 다수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에는 50인 미만 사업장이 더 많았다. 50인 이상 사업장의 사법조치 건수는 4년간 75% 넘게 감소했다. 건설업에서는 50억 원 이상 사업장의 사법조치가 같은 기간 79% 이상 줄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최근 4년간 사법조치 대상이 된 사업장이 가장 많았으며 제조업과 기타 업종이 뒤를 이었다. 김소희 의원은 “산업재해가 증가세를 보여 중대재해법 등의 실효성 지적이 나오는 중에 산안 감독 사법조치는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며 “감독 비중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사고를 실제로 줄이는 예방 중심의 안전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02-22 17:00:18
ESG 외친 철강업계, 안전엔 침묵…'중대재해법 3년'의 역설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빅2 주요 철강사 포스코와 동국제강 포항 공장에서 잇단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3년차를 맞은 산업현장의 안전관리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오전 9시께 정비 작업 중이던 외주 근로자들이 유해기체를 흡입해 50대 근로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지난달 22일에는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40대 근로자가 트레일러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외주·하청 구조, 반복되는 '안전 사각지대' 두 사고 모두 하청·외주 근로자가 피해자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현장에서는 "법 시행 이후에도 원청 중심의 서류 관리형 대응만 강화됐을 뿐 실질적인 현장 안전 관리 체계는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형식적 대응이 되레 현장 부담을 키우고 사고 발생 시 하청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대한산업안전협회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대기업을 중심으로 안전 관리 조직이 확대된 것은 분명한 진전이지만 여전히 다단계 하청 구조 속에서는 현장 통제가 쉽지 않다"며 "서류나 점검 중심 관리가 반복되면서 실질적인 위험 요소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미래전환엔 수조원…안전 투자는 제자리 철강업계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수소환원제철·AI 자동화·친환경 설비 등 미래 전환 투자에 수조원을 투입해 속도를 내고 있으나, 근로자 안전 투자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약 20조원을 들여 탄소중립 공정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며, 동국제강 역시 고부가 철강·친환경 제강 공정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대규모 투자 흐름 속에서 근로자 안전관리 예산과 시스템 개선은 여전히 후순위로 밀려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 산업단지 노후 설비와 밀집된 공정 구조, 높은 하청 비중은 반복되는 사고의 구조적 원인으로 꼽힌다. 철강 제조 과정 특성상 고열·가스·중량물 등 위험 요소가 상존하지만 외주 인력이 주로 투입되는 보수·정비·운반 분야에서 안전 교육과 보호 장비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만 있고 현장은 그대로…구조적 한계 여전 노동계는 기업의 'ESG 경영' 기조가 실질적 안전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한다. 한 금속노조 관계자는 "ESG 핵심은 안전이지만 대기업은 여전히 재해 발생 시 대응에 머물러 있다"며 "중대재해법 시행 3년이 지났지만 기업들은 실질적인 현장 개선보다 처벌을 피하기 위한 보고 체계 강화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안전관리 예산을 늘리고 각종 시스템을 강화해도 사고는 순식간에 발생해 완전한 예측이 어렵다"며 "결국 현장의 경각심과 자율적인 안전 문화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현장 안전 인력 확대와 권한 이양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산업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법 제정 이후 기업 내 안전 조직은 늘었지만 하청 구조의 외주화 위험 문제는 여전히 제자리"라며 "원청이 직접 통제하는 실질적 안전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각각 사고 직후 전사적 안전점검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적 점검으로는 반복되는 현장 사망사고를 막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근본적인 안전문화 개선과 함께 하청·외주 구조의 위험 분산 체계를 손 보지 않으면 법만 있고 현장은 바뀌지 않는 명목상 제도에 머무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5-11-07 14: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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