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0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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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RWA의 본질…실물자산이 디지털 신뢰와 만날 때
[경제일보] 금융의 역사는 결국 신뢰를 어떻게 계량화하고 증명할 것인가의 역사였다. 과거에는 국가의 공권력, 중앙은행의 발권력, 금고에 쌓인 금이 신뢰의 근거였다. 자본은 보이지 않는 약속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담보와 제도 위에서 움직였다.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며 블록체인은 이 신뢰의 방식을 흔들었다. 암호화된 알고리즘과 분산원장이 새로운 금융 질서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실체 없는 가상자산이 보여준 극심한 변동성은 시장에 분명한 교훈을 남겼다. 실물 경제의 생산성과 연결되지 않은 디지털 신뢰는 언제든 신기루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물자산 토큰화, RWA(Real World Assets)는 바로 이 지점에서 등장했다. RWA의 본질은 단순히 부동산, 원자재, 인프라 같은 자산을 디지털 조각으로 쪼개 판매하는 기술이 아니다. 실체 있는 자산이 가진 내재가치에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을 결합하는 금융 구조의 전환이다. 구리와 희토류 같은 전략 원자재, 태양광 발전소와 전력망 같은 인프라 자산은 그 자체로 물리적 실체와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 문제는 이들 자산이 대체로 폐쇄적인 거래 구조와 높은 진입장벽 안에 묶여 있었다는 점이다. 자산은 존재하지만 유동성은 제한됐고, 미래 수익은 예상되지만 자본시장에서 실시간으로 평가받기 어려웠다. RWA는 이 경직된 자산 구조를 바꾸려는 시도다. 원자재의 비축 현황, 인프라의 가동률, 장래 수익권, 계약 조건 등을 디지털 장부 위에 기록하고 검증할 수 있다면 자산의 신뢰는 더 이상 일부 기관의 내부 문서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산의 상태와 권리 관계가 투명하게 연결될수록 자본은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전통 금융 시스템에서는 자산을 평가하고 유동화하기 위해 수많은 중개기관과 법적 절차,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다. 반면 정교하게 설계된 RWA 생태계에서는 스마트 계약을 통해 배당, 정산, 권리 이전 절차를 자동화할 수 있다. 물론 법적 소유권, 회계 처리, 규제 기준, 투자자 보호 장치가 함께 정비돼야 한다. 기술만으로 금융의 신뢰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RWA가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제 디지털 금융의 경쟁은 단순한 토큰 발행이 아니라 어떤 실물자산을 어떤 법적 구조와 어떤 데이터 체계로 연결하느냐에서 갈린다. 투기성 자본을 모으는 코인과 산업 현장의 현금흐름을 담는 토큰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시장이 원하는 것은 더 많은 가상성이 아니라 더 검증 가능한 실체다. 제조 강국 한국에도 이 흐름은 가볍지 않다. 한국 산업은 반도체, 배터리, 조선, 에너지, 인프라 분야에서 막대한 실물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자산들은 대기업의 재무제표와 금융권 대출 구조 안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다. RWA는 이런 산업 자산을 새로운 방식으로 자본화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핵심은 기술 도입이 아니라 신뢰 설계다. 원자재라는 업스트림에서 시작된 디지털 신뢰는 발전소, 전력망, 물류, 데이터센터, 산업단지 수익권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과장된 장밋빛 전망이 아니다. 자산의 실체, 권리의 명확성, 데이터의 검증성, 규제의 수용성을 하나로 묶는 정교한 금융 설계다. RWA는 실물경제와 디지털 금융이 만나는 접점이다. 실체 없는 신뢰는 오래 버티기 어렵고, 유동성 없는 자산은 성장의 속도를 잃는다. 실물자산이 디지털 신뢰를 만나면 자본은 다시 흐를 수 있다. 산업과 금융이 융합되는 다음 경제 지도에서 RWA가 주목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선언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앞으로의 승부는 실제 자산을 얼마나 투명하게 증명하고, 얼마나 안전하게 거래 가능한 구조로 바꾸느냐에 달려 있다. [필자 소개] 구교성 | 클레버스(CLEBUS) 의장 2001년 ‘질문·답변을 통한 정보 제공 방법’ 및 ‘대표 키워드 검색’ 등 원천 특허를 출원하며 일찍이 인터넷을 통한 지식 공유와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시대를 예견했다. 국경 없는 가치 공유와 결제 생태계를 목표로 2006년 클레버스를 설립했다. 이후 2019년 블록체인 기술의 도래와 함께 무형의 지식 자산을 넘어 실물 자산과 에너지 인프라를 토큰화하는 혁신으로 시야를 확장했다. 현재 클레버스를 통해 실물자산(RWA) 거래소를 포괄하는 초연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선박과 같은 대규모 인프라부터 공공 자산에 이르는 디지털 트윈 및 STO 인증 프로젝트를 전개하며 글로벌 실물자산 금융화 시대를 개척하고 있다. 또한 클레버스 초연결 생태계의 기축자산통화인 클레코인(CLE)은 현재 고팍스(GOPAX)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 중이다.
2026-07-06 10: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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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1심 징역 7년…법원이 본 것은 '선물'의 외형보다 청탁의 맥락
[경제일보] 고가 목걸이와 브로치, 귀걸이, 금거북이, 손목시계, 디올 가방, 미술품. 물건의 종류와 이를 건넨 사람들은 달랐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가 26일 김건희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며 살핀 지점은 같았다. 단순한 축하 선물이나 친분의 표시였는지, 아니면 공직 인사와 사업 지원, 공천 등 공적 영역의 청탁과 결부된 금품이었는지였다. 재판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씨의 5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김 씨 측은 일부 물품은 친분에 따른 선물이거나 구매를 대신 맡긴 것일 뿐 청탁의 대가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대통령 배우자에게 전달된 고가 물품을 어떤 기준으로 형사책임과 연결할 수 있는지를 다룬 사건이다. 재판부는 물건 하나하나의 겉모습보다 금품이 오간 시점, 제공자의 현안, 청탁 내용, 물품의 가액, 김 씨의 인식과 대응을 함께 놓고 판단했다. ◆ 나토 목걸이 논란에서 시작된 수사 사건은 2022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순방 당시 김 씨가 착용한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논란에서 시작됐다. 재산신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고가 목걸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당시 대통령실은 지인에게 빌린 물건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는 모조품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수사의 방향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맏사위 인사 청탁을 대가로 목걸이를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와 진품 목걸이를 제출하면서 달라졌다. 특검은 이 회장이 2022년 3월부터 5월 사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티파니 앤 코 브로치, 그라프 귀걸이 등 1억38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건넸다고 봤다. 재판부는 세 차례의 귀금속 수수를 하나의 연속된 경위로 판단했다. 처음에는 묵시적으로 나타난 청탁 의사가 시간이 지나면서 구체적인 인사 청탁으로 이어졌고, 김 씨도 그 과정에서 금품 수수의 성격을 인식했다고 본 것이다. 김 씨 측은 대통령 당선과 취임을 축하하는 의미의 선물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제공자의 이해관계와 청탁이 구체화된 과정, 반복된 금품 수수를 종합하면 사교적 선물로만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공무원이 아닌 대통령 배우자에게 적용된 알선수재죄 김 씨는 공무원 신분이 아니다. 직접 인사권이나 인허가권을 행사하는 위치도 아니었다. 이 사건에 뇌물죄가 아니라 알선수재죄가 적용된 이유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안을 알선하는 대가로 금품이나 이익을 받으면 성립한다. 공무원만 처벌 대상이 되는 범죄가 아니라,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을 중개하거나 편의를 봐주겠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일반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실제 청탁이 받아들여졌는지나 인사와 사업 지원이 현실화했는지가 아니다. 금품을 받은 사람이 공적 의사결정에 접근할 수 있는 위치를 이용해 청탁을 들어줄 것처럼 행동했고, 제공자가 그러한 기대 아래 물건을 건넸는지가 판단 대상이 된다. 재판부는 김 씨가 대통령 배우자라는 지위에 있었고, 그 지위가 공직 인사와 사업상 현안을 둘러싼 비공식 청탁의 통로로 이용될 수 있다고 봤다. 김 씨가 직접 처분권을 행사하지 않았더라도 대통령실과 정부, 정치권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가 금품 제공의 배경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 금거북이·시계·디올 가방·그림…법원이 본 다섯 갈래 청탁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서 받은 265만원 상당 금거북이와 세한도 복제품은 공직 임명 청탁과의 관련성이 쟁점이었다. 김 씨 측은 취임 축하 편지와 함께 전달된 선물이라는 취지로 맞섰다. 재판부는 편지의 형식보다 그 전부터 형성된 인사 청탁 관계에 주목했다.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 씨에게서 받은 3990만원 상당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도 사업 지원 청탁과 연결됐다. 김 씨 측은 시계 구매를 대신 맡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통상적인 구매 대행이라면 대금 지급이나 사후 정산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사정이 뚜렷하지 않았고, 제공자가 김 씨와의 관계를 유지하며 사업 현안을 부탁하려 했다고 판단했다. 최재영 목사에게서 받은 디올 가방 등은 공무원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 문제 됐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게서 받은 이우환 화백 그림은 공천 청탁과 연결됐다. 재판부는 각 물품이 오간 전후 사정과 제공자들의 요구를 살펴 청탁과 금품 사이에 대가 관계가 형성됐다고 봤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금품마다 청탁 하나를 기계적으로 대응시킨 것은 아니다. 서희건설 귀금속 사건처럼 여러 차례 물건이 전달되고 청탁의 내용도 점차 구체화된 경우에는 전체 경위를 묶어 판단했다. 반면 금거북이와 시계, 디올 가방, 그림은 각 제공자가 가진 인사·사업·공천상 이해관계와 전달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 징역 7년이 나온 배경 알선수재죄의 기본 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다. 그러나 여러 범죄가 함께 유죄로 인정되면 경합범 가중이 적용될 수 있다. 특검은 결심 공판에서 법정 최고형인 징역 7년6개월을 구형했고, 재판부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형 사유로 대통령 배우자라는 지위, 반복된 금품 수수, 적지 않은 금품 가액, 청탁 대상이 인사와 사업, 공천 등 공적 영역에 걸쳐 있다는 점을 들었다. 김 씨가 자신의 영향력을 알선 대상으로 삼아 금품을 반복적으로 받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같이 재판에 넘겨진 이봉관 회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로봇개 사업가 서 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최재영 목사에게는 벌금 8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 항소심에서는 무엇이 쟁점이 되나 김 씨 측은 항소 방침을 밝혔다. 항소심에서는 각 금품 수수와 청탁 사이의 관련성을 어느 정도까지 인정할 수 있는지, 축하 선물·친분·구매 대행이라는 주장을 1심처럼 배척할 수 있는지, 여러 차례의 금품 수수를 하나의 포괄적 대가 관계로 볼 수 있는지가 다시 다뤄질 전망이다. 형량도 쟁점이 된다. 1심은 대통령 배우자의 지위와 반복성, 금품의 규모를 무겁게 봤다. 반대로 김 씨 측은 구체적 청탁이나 실제 알선 행위가 없었다는 주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이번 1심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고가 물품의 명칭이나 전달 방식만으로 수수의 성격을 가릴 수 없다고 봤다. 제공자가 무엇을 기대했는지, 수수자는 그 기대를 알고 있었는지, 그 사이에 공적 권한과 연결된 청탁이 있었는지가 판결의 중심에 놓였다.
2026-06-26 16: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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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내집, 부동산 거래도 '초개인화'...평균 14.9일 계약
[경제일보] 월급쟁이부자들의 '구해줘내집'이 단순 부동산 매물 검색 서비스를 넘어 거래 전 과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 매물 추천과 상담, 계약 지원 등을 결합해 거래 기간을 크게 단축하면서 부동산 거래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26일 월급쟁이부자들은 자사의 프롭테크 솔루션 '구해줘내집'의 평균 거래 기간이 14.9일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2일까지 완료된 매매 거래를 분석한 결과다. 기존 부동산 매매는 예산 검토와 대출 상담, 지역 선정, 현장 방문, 가격 협상 등을 거치면서 통상 1개월에서 길게는 3개월 이상 소요된다. 반면 구해줘내집 이용자의 경우 절반 이상이 2주 안에 거래를 마쳤다. 전체 거래의 20.5%는 7일 이내, 32.3%는 14일 이내 계약이 완료됐으며 3주 이내 거래 비중도 77.3%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프롭테크 기업들은 단순히 매물을 보여주는 플랫폼에서 벗어나 거래 과정 전반을 관리하는 서비스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수자 성향에 맞는 매물을 추천하고 대출과 계약, 일정 조율, 사후 관리까지 지원하면서 소비자의 의사결정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사업 모델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월급쟁이부자들은 거래 기간 단축의 배경으로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매칭 시스템을 꼽았다. 초기 상담 과정에서 확보한 정보를 분석해 이용자별 예산과 조건에 맞는 다양한 지역의 매물을 추천하고, 비교 과정까지 지원해 매물 탐색 시간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거래 전 과정을 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매도 측 공인중개사와의 일정 조율부터 현장 실사 동행, 계약 및 행정 절차 안내, 전담 고객관리(CS) 서비스까지 지원해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 이에 구해줘내집의 분기별 고객 서비스 만족도는 지난해 4분기 월평균 9.75점에서 올해 1분기 9.95점으로 상승했으며, 지난 5월 기준 최근 4개월 동안 10점 만점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급쟁이부자들은 금리와 대출 규제, 지역별 시장 상황 등으로 부동산 거래 환경이 복잡해질수록 거래 효율성을 높여주는 프롭테크 서비스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많은 매물을 제공하는 것보다 이용자에게 적합한 매물을 빠르게 추천하고 계약까지 연결하는 역량이 플랫폼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급쟁이부자들 관계자는 "구해줘내집은 고객 의사결정 비용을 줄여 부동산 거래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거래 효율을 높이고 있다"며 "많은 공동중개 파트너와 협업하고 있는 만큼, 최적화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솔루션을 통해 상생을 이어가며 업계 활성화에 꾸준히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026-06-26 08: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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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코인방 뒤 '무등록 거래소'…FIU "28곳 빼고 다 불법"
[경제일보] 당국이 유튜브, 텔레그램, 오픈채팅방을 통해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미신고 가상자산 취급업자에 경고장을 꺼냈다.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 가상자산사업자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된 28곳뿐이며 이를 제외하고 내국인을 상대로 가상자산 매매·중개·교환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는 불법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FIU는 24일 “불법 가상자산 취급업자 이용과 거래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상자산사업자로 영업하려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등 요건을 갖춰 FIU에 신고해야 한다. 국외 사업자라도 내국인을 대상으로 국내 영업행위를 하면 같은 법이 적용된다. 공식 발표 기준으로 현재 FIU에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는 총 28개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원화거래소뿐 아니라 일부 수탁·지갑·거래 서비스 사업자가 포함된다. FIU는 한국어 홈페이지 제공, 원화결제 지원, 한국인 고객 유치 이벤트와 마케팅 여부 등을 종합해 국내 영업성을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어 서비스나 원화결제가 없더라도 국내 투자자를 겨냥한 영업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문제가 되는 유형은 더 교묘해졌다. 사실상 내국인을 상대로 영업하면서 고객 상담 때 영어를 쓰는 방식으로 국내 영업 사실을 숨기는 해외 거래소가 대표적이다. 사설환전소가 유학생, 관광객, 외국인 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을 직접 사고팔며 원화 등 법정화폐로 바꿔주는 경우도 당국이 지목한 불법 유형이다. 해외 가상자산사업자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유튜브나 텔레그램, 오픈채팅방에서 홍보하는 행위도 단순 광고를 넘어 미신고 영업 조력으로 평가될 수 있다. 문제는 투자자 피해가 단순 거래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신고 사업자는 자금세탁방지 의무와 이용자 자산 보호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ISMS 등 보안 요건을 갖추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이나 해킹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마약 등 범죄자금 은닉이나 자금세탁 경로로 악용될 우려도 있다. 이 경우 투자자의 자금이 범죄자금과 섞이거나 거래 상대방, 자금 출처 확인 과정에서 수사 대상이 되는 불이익도 배제하기 어렵다. 수수료 부담도 확인됐다. FIU에 따르면 DAXA와 신고 가상자산사업자가 약 3개월간 진행한 첫 집중조사 결과 불법 장외거래소 8곳과 국내 영업 해외거래소 4곳 등 총 12곳이 적발돼 경찰에 수사 의뢰됐다. 적발 업체의 평균 거래 수수료는 최저 1.5%에서 최고 10%로, 국내 5대 원화거래소 평균 0.16% 대비 최대 62배 수준이었다. 일부 업체는 주민등록증, 통장 사본 등 개인정보를 법적 근거 없이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 대응도 강화되는 흐름이다. FIU는 유관기관과 함께 불법업체를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인터넷 사이트와 모바일 앱 국내 접속차단을 요청해 왔다. 현재 기준 수사기관에 통보된 불법업체는 총 40곳이다. 다만 FIU는 해당 명단이 모든 불법업체를 반영한 것은 아니며 명단에 없더라도 불법업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신고 영업행위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FIU는 2026년 8월 개정 특금법 시행 이후에는 미신고 불법 영업에 가담한 경우 일정 기간 국내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신고 사업자가 미신고 사업자와 거래하지 않도록 지도·감독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위반 건당 최대 1억원의 과태료와 행정제재가 부과될 수 있다. 시장 시선은 스테이블코인과 해외거래소, 장외거래가 만나는 회색지대에 쏠린다. 가상자산이 결제와 송금, 환전 수단처럼 활용될수록 규제 밖 취급업자가 끼어들 여지는 커진다. 투자자는 고수익 보장, 원금 보장, 비공개 정보, 글로벌 상장 같은 표현을 앞세운 권유를 사기 가능성으로 봐야 한다. 미신고 사업자로 확인되면 가상자산과 예치금을 즉시 인출하고 개인키, 로그인 정보, 신분증 사본 제공을 중단해야 한다. 한편 가상자산 시장의 다음 경쟁은 가격이 아니라 신뢰에서 갈릴 수밖에 없다. 제도권 사업자는 규제를 비용으로 보지만 투자자에게는 최소한의 방화벽이다. 텔레그램 링크 하나, 유튜버 추천 코드 하나가 자금세탁의 입구가 될 수 있는 시장이라면 당국의 단속은 늦은 처방이 아니라 시장 질서를 지키는 기본선이다. 불법 취급업자를 걸러내는 일은 투자자 보호를 넘어 디지털자산 산업이 금융 인프라로 인정받기 위한 첫 관문이다.
2026-06-24 15: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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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신도시 재건축 속도 낸다지만…일산은 사업성·분당은 이주대책 난제
[경제일보] 수도권 주택 공급 불안이 다시 부각되면서 1기 신도시 재건축을 둘러싼 정책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앞세워 사업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기대보다 갈등이 먼저 드러나는 모습이다. 같은 1기 신도시라도 일산은 사업성, 분당과 평촌은 정비 물량, 이주대책 문제 등이 겹치며 사업 추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2일 국토교통부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선도지구 15곳 가운데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마친 곳은 9곳이다. 성남 분당 양지마을·샛별마을·시범단지 현대우성·목련마을, 안양 평촌 꿈마을금호·꿈마을우성, 군포 산본 자이백합·한양백두, 부천 중동 은하마을이 지정 대상에 포함됐다. 정부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을 통해 정비계획 수립과 인허가 기간을 줄이고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일부 선도지구는 특별정비구역 지정 이후 주민대표단 구성과 사업시행자 선정 절차로 넘어가고 있다. 겉으로는 속도가 붙는 듯하지만 쟁점은 사업 조건이다. 1기 신도시라는 같은 정책 틀 안에 묶여 있어도 도시별 여건은 크게 다르다. 용적률과 사업성, 주민 기대, 이주 여건, 연간 정비 물량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제각각인 만큼 특별정비구역 지정이 늘어날수록 지역별 갈등도 수면 위로 올라오는 구조다. 일산의 고민은 사업성에 집중돼 있다. 선도지구 선정 이후 아직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단지가 없는 데다 기준용적률이 300% 수준에 머물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업성 개선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일반분양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고 공공기여 부담까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기준용적률이 낮으면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주민들이 특별정비구역 지정 자체보다 용적률 상향 여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다만 지방선거 이후 변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준용적률 350% 상향을 공약으로 내세운 민경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일산 재건축 단지에서는 기대감이 일부 살아나는 분위기다. 일산 정발산동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민경선 후보가 당선되면서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용적률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일단 재건축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던 사업성이 개선되면 특별정비구역 지정 등 정체돼 있던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분당과 평촌의 갈등은 일산과 다른 지점에서 나온다. 두 지역은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높고 주민들의 재건축 수요도 강하다. 한지만 정부가 배정한 연간 정비 물량이 실제 사업 추진 의향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불만이 커지는 모양새다. 재건축을 원하는 단지는 많은데 올해 지정 가능한 물량은 제한돼 있어서다. 평촌은 올해 7200가구 규모의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선도지구로 선정된 샘마을 2334가구를 제외하면 새로 배정될 수 있는 물량은 4866가구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3월 특별정비계획 초안 접수에서는 특별정비예정구역 6곳, 총 1만4102가구가 신청했던 것을 감안하면 단지 간 경쟁이 불가피한 것이다. 분당의 불만은 더 크다. 오는 7울 1일부터 2차 특별정비구역 접수를 앞두고 있지만 연간 재건축 물량은 기존과 같은 1만2000가구로 묶여 있다. 1기 신도시 중 재건축 수요와 사업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받는 점을 감안하면 배정 물량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비 물량 제한은 이주대책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재건축을 한꺼번에 밀어붙일 경우 대규모 이주 수요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주변 전월세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가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촉진하면서도 속도 조절에 나서는 배경이다. 특히 분당에서는 이주대책이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당초 정부는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유휴부지에 약 1500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을 공급해 선도지구 이주 수요 일부를 흡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주민 반발과 성남시의 취소 요청이 이어지면서 해당 계획은 무산됐다. 이후 성남시는 올해 1월 궁내동과 상적동 등 개발제한구역과 녹지 5곳을 후보지로 제안했다. 하지만 국토부가 관계기관 협의 과정에서 2029년까지 입주 가능한 공급은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추진은 사실상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확정된 이주대책이 없다는 점은 향후 사업 일정의 가장 큰 부담이다. 신규 주택 공급은 택지 지정과 인허가, 착공, 준공까지 수년이 걸린다. 지금 대체 공급 계획이 확정되더라도 당초 목표 시점에 맞춰 이주 수요를 받아내기는 쉽지 않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은 수도권 공급 확대를 위한 핵심 카드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도시별 과제가 먼저 드러나고 있다. 특별정비구역 지정이 본격화된 만큼 앞으로는 지정 숫자보다 각 지역의 쟁점을 얼마나 풀어내느냐가 1기 신도시 재건축의 속도를 가를 전망이다.
2026-06-22 10: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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