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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릴리, AI 날개 달고 '제2의 인슐린' 찾는다…"150년 혁신, 이제 시작"
[경제일보] “150년 전 창립자 일라이 릴리 대령이 인디애나폴리스의 작은 건물에서 회사를 세웠을 때의 그 마음을 기억합니다. 오늘 이 자리는 단순히 과거의 영광을 축하하는 자리가 아니라 우리가 가진 과학적 토대 위에 인공지능(AI)이라는 날개를 달고 향후 150년의 혁신을 향해 ‘이제 막 시작(Just getting started)’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존 빅클 한국릴리 대표가 20일 본사에서 창립 150주년을 맞아 한국에서의 성과와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미디어 행사에서 이처럼 말했다. 이어 “1923년 세계 최초로 인슐린 상용화 공정을 개발해 당뇨병을 사형 선고에서 만성 질환으로 바꾼 혁신, 1950년대 소아마비 백신의 대량 생산 체계 구축 등 릴리는 인류 보건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해왔다”고 릴리의 역사적 변곡점들을 짚었다. 특히 지난 10년간 릴리는 업계 평균인 15개를 훌쩍 뛰어넘는 24개의 신약을 출시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빅클 대표는 “우리는 여전히 창립자의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며 독립성을 지키고 있는 보기 드문 회사”라며 “최고의 약을 필요한 이들에게 제공한다는 책임감은 1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빅클 대표는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제약업계 최대 규모의 슈퍼컴퓨터를 가동 중이며 인실리코 등 AI 전문 기업들과 협력해 신약 후보 물질 발굴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릴리가 현재 제약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인프라를 구축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릴리의 전 직원은 클로드와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등 생성형 AI를 업무에 도입해 사용 중이다. 이는 한국 시장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쳐 신약의 규제 승인 및 서류 제출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주목받은 발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협업이다. 빅클 대표는 “2027년 송도 삼성 캠퍼스 내에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모델인 ‘게이트웨이 랩 코리아’를 개소할 예정”이라며 “이는 글로벌 최초의 파트너십 모델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시설로 최대 30개의 한국 바이오 벤처들이 이곳에서 연구 개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계획도 눈길을 끌었다. 한국릴리는 2024년 국내 제약 시장 순위 39위에서 2025년 17위로 급상승하는 전례 없는 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발맞춰 현재 한국에서만 26개의 고유 분자를 대상으로 한 64건의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만 한국 바이오 기업에 약 45억 달러(약 6조원) 규모의 기술 라이선스 투자를 진행한 릴리가 한국을 글로벌 바이오 허브의 핵심 거점으로 낙점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민주 한국릴리 의학부 부사장은 이어진 발표에서 “과거 임상 개발부터 출시까지 11년이 걸리던 기간을 6년으로 단축했다”며 “현재 2단계(Phase 2) 29개, 3단계(Phase 3) 42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릴리는 ‘제약회사이기 이전에 과학회사’라는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25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약 7100만 명의 환자가 릴리 의약품의 혜택을 받았으며 2030년까지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의 3000만 명에게 치료 기회를 확대하는 ‘30x30’ 목표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강 부사장은 “작년 한 해에만 약 40건의 파트너십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적극적으로 확장했으며 글로벌 릴리의 과학적 성과가 한국 환자들의 삶에 직접 닿을 수 있도록 한국릴리 역시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진숙 한국릴리 인사부 총괄 전무는 “1920년대 미국 제약사 최초로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했던 릴리의 전통은 오늘날 유연근무제와 패밀리 데이로 이어지고 있다”고 릴리의 기업 문화와 인사 철학이 소개했다. 실제 한국릴리는 리더급 인사의 60%가 여성일 정도로 다양성을 존중하며 남성 직원을 포함한 전체 직원의 12%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등 수평적이고 유연한 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최 전무는 “직원이 행복해야 환자도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사람을 세우면 약은 따라온다는 ‘Build men, then medicines’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릴리의 이번 150주년 기념 행사는 단순한 기업 홍보를 넘어 인공지능이라는 첨단 기술과 한국이라는 전략적 요충지를 결합해 향후 150년을 이끌어가겠다는 거인의 야심을 확인시킨 자리였다.
2026-05-22 16:38:14
"새벽배송 제한하면 택배비 1061원 뛴다"…물가 상승 도미노 우려
[경제일보] 새벽·야간배송 근로시간 제한과 수입 보전을 골자로 한 입법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해당 법안이 시행될 경우 택배비 상승과 물가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 한국상품학회는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 합의의 소비자·소상공인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야간배송 시간 제한이 도입될 경우 택배 수수료가 건당 약 1061원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현재 정부와 정치권이 논의 중인 법안이 택배 종사자의 근무시간을 주 최대 60시간 수준에서 48시간으로 약 20% 줄이고 감소한 소득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추가 인력 투입과 인건비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학회는 국내 주요 업체인 쿠팡, 컬리, CJ대한통운 등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기존 종사자 약 1만5000명의 수입 보전을 위해 월 165억원, 줄어든 근무시간을 보완하기 위한 추가 인력 약 3750명의 인건비로 월 204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이에 따라 총 369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며 이를 현재 물량 기준으로 나누면 건당 1000원 이상의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분석은 새벽배송 물량을 월 약 3476만개로 가정한 결과다. 이는 국내 e커머스 시장 규모와 물류 흐름을 반영한 수치로 실제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성은 있지만 전반적인 비용 상승 구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번 논의는 장시간 노동과 과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취지에서 출발했다. 택배업계에서는 그동안 심야·새벽 배송이 확대되면서 노동 강도가 높아졌고 이에 따른 산업재해와 건강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와 노사,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를 통해 근로시간 단축과 휴식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이 논의되고 있다. 특히 해당 논의에는 야간배송 제한뿐 아니라 주5일 배송제 도입, 분류 작업 부담 완화, 적정 수수료 보장 등 다양한 개선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택배 종사자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업계와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가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보고서는 “새벽배송 공급망에는 택배기사뿐 아니라 간선 차량 운전자, 물류센터 근로자 등 다양한 인력이 포함돼 있다”며 “이들까지 동일한 근로시간 제한과 수입 보전 요구가 확대될 경우 물류비 전반의 구조적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 5일 배송제가 도입될 경우 배송 가능한 시간이 추가로 줄어들면서 물류 효율성이 낮아지고 이에 따른 비용 증가 요인이 누적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소비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영향도 주요 쟁점이다. 보고서는 새벽배송 서비스가 맞벌이 가구와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사실상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이용 수요가 크게 줄지 않는 ‘가격 탄력성’이 낮은 구조를 보이기 때문에 인상된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소상공인 역시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배송비가 오를 경우 이를 상품 가격에 반영하거나 자체 마진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정부는 근로환경 개선과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시간 노동 구조를 유지한 채 비용 절감만을 추구하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향후 입법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간 균형 있는 조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노동자 보호와 소비자 부담, 산업 경쟁력 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26-05-05 16:51:52
최저임금 적용 어디까지…도급근로자 포함 여부 '첫 시험대
[경제일보] 최저임금위원회가 21일 1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본격적인 심의에 들어갔다. 이번 심의는 단순 인상률을 넘어 적용 대상과 방식 등 제도 전반을 다루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핵심 쟁점은 배달 라이더와 택배 기사 등 도급·특수고용 형태 종사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여부다. 해당 사안이 공식 의제로 다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심의 요청서를 통해 도급제 또는 유사 형태 종사자에 대해 별도의 최저임금을 설정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 이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최저임금 보호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노동계는 플랫폼 노동자까지 보호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인건비 부담과 적용 기준의 현실적 한계를 이유로 신중론을 펴고 있다. 현장에서는 처우 개선 요구도 커지고 있다. 전국택배노동조합과 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쿠팡CLS와 CJ대한통운 등을 상대로 사용자 책임 강화를 요구하며 교섭에 나섰다. 이들 종사자는 특수고용 형태로 분류돼 개인사업자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고 장시간 노동에 비해 수수료는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반면 차량 유지비 등 비용 부담은 늘어 실질 소득이 줄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는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과 주 5일 근무제 도입, 택배 안전수수료 신설 등을 요구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인상 폭을 둘러싼 갈등도 이어질 전망이다. 노동계는 지난해 인상률이 2.9%에 그친 점을 근거로 7~8% 수준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경영계는 경기 불확실성과 소상공인 부담을 이유로 인상 최소화를 주장하고 있다. 업종별 구분 적용 문제도 주요 쟁점이다.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하는 이 제도는 1988년 도입 첫해 한 차례 시행된 이후 사실상 적용된 사례가 없다. 노동계는 저임금 업종 보호 수준이 낮아질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 논쟁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고용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하며 법정 시한은 6월 29일이다. 다만 쟁점이 복잡해 심의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논의는 최저임금 적용 대상을 어디까지 확대할지, 사회안전망을 어떻게 재설계할지를 가르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6-04-21 14:4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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