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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공정위 116억 소송 최종 변론…'소급 규제'와 '신의성실'의 충돌
[경제일보] 116억 원의 과징금을 둘러싼 넥슨과 공정거래위원회의 법정 다툼은 국내 게임 산업의 핵심적인 법적 쟁점을 시험대에 올렸다. 명문화된 규제가 없던 시점의 기업 행위에 대해 사후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그리고 법 이전에 존재하는 상거래상 신의성실 원칙의 적용 범위가 어디까지인지가 이번 소송의 본질이다. 사법부의 이번 판단은 향후 유사 분쟁의 법적 잣대는 물론 국내 게임 산업의 정보 공개 관행과 규제 패러다임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넥슨이 주장하는 '소급효 금지의 원칙'과 공정위가 내세우는 '소비자 기만'이라는 두 개념의 충돌이다. 넥슨의 논리는 법리적으로 견고하다. 문제가 된 확률 변경 행위가 이뤄진 2010년부터 2021년까지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를 강제하는 법률은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확률을 알리지 않은 것은 법이 없는 상태에서의 '부작위' 즉 소극적 부주의에 가까우며 이를 이용자를 적극적으로 속이려는 '작위'와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은 법치주의의 대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이에 맞서는 공정위의 논리는 상거래의 본질을 파고든다. 이 사건은 게임산업법 위반이 아니라 전자상거래법상 기만 행위라는 것이다. 법의 유무와 무관하게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기업이 인지하고도 의도적으로 숨겼다면 그것은 명백한 기만 행위라는 반박이다. 특히 논란이 된 '큐브' 아이템이 당시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의 최대 50%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공정위의 주장에 무게를 싣는다. 기업이 막대한 이익을 얻는 핵심 상품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 이를 침묵했다면 그 행위의 고의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재판은 단순히 하나의 게임사를 넘어 한국 게임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심판대에 올렸다. 지난 20여 년간 국내 게임 산업을 성장시킨 동력이자 동시에 끊임없는 비판의 대상이었던 확률형 아이템 모델의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기업은 모든 것을 알고 이용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구조에서 기업이 져야 할 윤리적 책임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를 묻고 있다. 오는 7월 22일 나올 법원의 판결은 두 가지 상반된 미래를 예고한다. 만약 넥슨이 승소한다면 업계는 법적 불확실성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만 법의 공백을 이용한 '도덕적 해이'를 용인했다는 비판과 함께 더 강력한 입법 규제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반대로 공정위가 승소한다면 이는 게임 산업에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기업들은 법률에 명시된 의무를 넘어 소비자와의 신뢰 관계를 기준으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더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된다. 한편 법원의 저울은 '법적 안정성'과 '소비자 보호'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고심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판결이 나오든 시장의 준엄한 심판은 이미 시작됐다. 법정에서의 승패와 무관하게 한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오롯이 기업의 몫으로 남는다. 법원은 법에 대해 판결을 내리겠지만 시장은 신뢰에 대해 판결을 내릴 것이다.
2026-04-30 08: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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