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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결된 동성제약 회생안, 법원의 '강제인가' 결정만 남았나
[경제일보] 동성제약의 재기 노력이 마지막 문턱에서 좌절됐다. 태광산업과 유암코 컨소시엄이 구원투수로 나서 160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M&A)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채권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제 기업의 생사 여부는 법원이 직권으로 회생계획을 승인하는 '강제인가' 여부에 맡겨지게 됐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관계인집회에서 동성제약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이 끝내 부결됐다. 회생계획안이 통과되려면 회생채권자의 66.7% 이상이 찬성해야 하지만 이번 집회에서는 63.15%에 그쳐 기준선을 넘지 못했다. 담보를 가진 채권자와 주주들은 찬성표를 던졌으나 무담보 채권자들의 반대표가 결정적이었다. 이번 계획안의 핵심은 태광산업·유암코 컨소시엄이 1600억원을 투입해 동성제약을 인수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잡음이 적지 않다. 전체 1600억원 중 유상증자로 들어오는 순수 자본금은 700억원뿐이었다. 나머지 900억원은 전환사채(CB) 500억원과 회사채 400억원으로 채워졌다. 전환사채는 나중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으로 당장은 빚이지만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특히 이번 계획안에서 신주 발행 가격이 주당 1000원으로 책정된 점이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동성제약의 장부상 주당 가치인 1431원보다 낮은 가격에 새 주식이 대량으로 풀리면 기존 주식 가치는 그만큼 뒤섞이고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소액주주들은 지난 13일 금융감독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실태조사를 요구하며 강하게 저항했다. 회사를 살리는 절차가 소액주주의 희생만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최대주주 측 역시 900억원에 달하는 사채성 자금이 유입될 경우 향후 동성제약이 짊어져야 할 이자 비용과 상환 부담이 과도해질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동성제약의 위기는 8년 전인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식약처와 검찰은 동성제약이 자사 의약품 처방을 대가로 의사들에게 거액의 리베이트을 제공한 혐의를 포착했다. 이 사건은 단순히 도덕적 해이를 넘어 회사의 기초 체력을 갉아먹는 치명타가 됐다. 창업주 2세인 이양구 전 회장이 기소되면서 오너 리스크가 현실화됐고 정부가 부여하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마크를 반납해야 했다. 신뢰를 잃은 기업에 실적 악화는 숙명처럼 찾아왔다. 2018년부터 시작된 영업 적자는 5년 넘게 이어졌고 연구개발(R&D) 동력은 상실됐다. 전통적인 효자 상품인 정로환의 매출마저 정체되면서 동성제약은 제약업계의 주류에서 점차 밀려나기 시작했다. 내리막길을 걷던 동성제약에 결정타를 날린 것은 내부의 균열이었다. 2023년 말 이양구 전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조카인 나원균 대표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3세 경영을 통한 쇄신을 꾀하는 듯했으나두 사람의 동행은 채 1년을 버티지 못했다. 회사 정상화와 자금 조달 방식을 두고 숙부와 조카 사이의 감정 골이 깊어지면서 경영권 분쟁이 발발했다. 사태는 2024년 4월 이 전 회장이 자신의 지분 14%를 외부 투자사에 전격 매각하며 극단으로 치달았다. 현 경영진은 이를 ‘적대적 M&A 시도’로 규정하고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한 달 뒤인 5월 경영진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강수를 뒀다. 겉으로는 유동성 위기 타개를 내세웠으나 업계에서는 외부 세력의 경영권 확보를 차단하기 위한 ‘방어적 회생’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공은 이제 법원으로 넘어갔다. 채무자회생법에 따르면 계획안이 부결되더라도 법원이 적법성과 공정성 그리고 청산하는 것보다 계속 운영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리면 강제로 인가할 수 있다. 다만 주주와 채권자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법원이 강제인가 카드를 꺼내 들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를 전망이다. 만약 법원이 강제인가를 포기한다면 동성제약은 파산 절차를 밟거나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이미 한 차례 계획안이 엎어진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최악의 경우 69년을 이어온 ‘정로환’의 역사가 시장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6-03-20 09:36:06
동성제약 "회생안 부결설은 허위… 1600억 확보해 거래 재개 총력"
[경제일보] 경영 정상화를 위해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동성제약이 최근 시장 일각에서 불거진 ‘회생계획안 부결설’을 정면 반박하며 수습에 나섰다. 1600억원 규모의 확실한 인수 자금을 확보한 만큼 오는 18일 예정된 관계인 집회에서 법원의 최종 인가를 끌어내 주식 거래 재개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9일 동성제약은 홈페이지에 게시한 공식 입장문을 통해 “특정 이해관계자가 회생계획안 부결이 이미 확정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법적 절차와 동떨어진 왜곡된 정보”라고 말했다. 동성제약은 이를 악의적인 선동 행위로 규정하고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회생계획안은 기업이 빚을 갚기 위해 수립한 구체적인 일정표다. 동성제약은 이번 계획안에 총 1600억원 규모의 인수계약 체결을 명시했다. 특히 채무 전액을 일시에 갚고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깎아내는 ‘감자’ 과정 없이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는 인수합병(M&A) 방식을 택했다. 채권자와 주주 모두를 보호하는 우호적인 조건이다. 동성제약의 위기는 과거 실적 부진과 재무 건전성 악화로 회생 절차에 돌입하며 시작됐다. 주식 거래가 정지되면서 소액 주주들의 고통이 컸던 상황에서 최근에는 2대 주주인 브랜드리팩터링 측과 경영권 및 회생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브랜드리팩터링 측은 회생절차 폐지 신청과 회생개시 취소 소송을 제기하며 독자적인 회생계획을 추진했으나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하거나 배제했다. 법조계와 업계에서는 반대 세력의 방해 행위가 명분을 잃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빚을 전액 갚아주겠다는 조건에 1600억원이라는 실질적인 자금까지 증명된 상황에서 채권자들이 반대할 이유는 희박하다”며 “부결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사실상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성제약 역시 관계인 집회에서 의결권을 가진 이들의 합리적인 판단이 있을 것으로 확신하며 가결 요건을 이미 충분히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관계인 집회는 채권자와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회생계획안의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자리다. 여기서 계획안이 통과돼 법원의 인가가 떨어지면 동성제약은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개선을 마무리하고 상장 주식의 거래 재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60여년 역사의 염색약 ‘세븐에이트’와 정장제 ‘정로환’으로 잘 알려진 동성제약이 이번 고비를 넘기고 경영 정상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동성제약은 관계인 집회 이후 신규 자금 유입을 바탕으로 본업인 제약 사업 역량을 강화해 실적 회복에 주력할 계획이다.
2026-03-09 15: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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