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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엑스, 에브넷과 APAC 공략...AI 반도체 생태계 확대
[경제일보]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이 칩 성능을 넘어 개발자와 소프트웨어(SW), 유통망을 아우르는 생태계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들이 기술 검증(PoC)부터 양산과 공급망까지 연결하는 사업 모델 구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딥엑스도 아시아·태평양(APAC)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며 글로벌 확장에 나섰다. 10일 딥엑스는 글로벌 전자부품 유통기업 에브넷과 APAC 지역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에브넷 유럽과 체결한 마스터 유통 계약을 기반으로 에브넷 아시아와 APAC 지역 법인까지 협력을 확대하면서 아시아·태평양 15개국에서 현지 유통망과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딥엑스는 이를 통해 스마트팩토리와 로봇, 지능형 카메라, 스마트시티, 산업용 보안·관제, 엣지 AI 장비 등 피지컬 AI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AI를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에서 직접 구동하는 엣지 AI 시장이 확대되면서 저전력 AI 반도체와 이를 지원하는 개발 생태계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딥엑스와 에브넷 유럽은 앞서 글로벌 전시회 등을 통해 고객 발굴과 기술 검증을 공동으로 진행해 왔으며, 현재 유럽에서는 25개 기업을 대상으로 딥엑스 신경망처리장치(NPU) 기반 기술 검증과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에브넷 유럽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딥엑스 관련 신규 비즈니스 프로젝트는 124건, 잠재 사업 규모는 약 1846만유로(약 316억원)로 집계됐다. KS 림 에브넷 아시아 공급망 관리 부사장은 "딥엑스의 차별화된 AI 반도체 기술력에 에브넷의 고객 네트워크와 기술 자산, 공급망 역량을 결합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고객들이 엣지 AI 솔루션을 검증하고 도입해 실제 현장에 구축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앞당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딥엑스는 해당 고객 발굴과 기술 검증, 응용 개발, 양산 공급으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APAC 시장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이달 싱가포르와 베트남에서 열리는 에브넷의 기술 행사에 참여해 현지 개발자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기술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시장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딥엑스는 현재 에브넷을 비롯해 WPG, 마크니카, 시리얼, 디지털 차이나, 디지키 등 20여 개 글로벌 유통 파트너와 협력하며 북미와 유럽, 일본, 중화권, 동남아 시장으로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일본 기술 유통기업 고시다텍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지역별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개발자 생태계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라즈베리 파이 기반 개발 환경을 지원하는 동시에 'Ultralytics YOLO'와 'PaddlePaddle' 등 AI 모델 생태계와 연계를 확대하고 있다. 산업용 컴퓨터 기업 AAEON 등과 협력해 딥엑스 NPU를 적용한 엣지 AI 솔루션 개발도 추진하며 기술 검증부터 실제 제품 양산까지 이어지는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딥엑스는 향후 글로벌 유통망과 개발자 생태계, AI 소프트웨어, 산업용 하드웨어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고객이 초기 개발부터 기술 검증, 제품 설계, 양산까지 전 과정을 지원받을 수 있는 피지컬 AI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엣지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 현장의 AI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이사는 "피지컬 AI 시장에서는 반도체 성능뿐 아니라 고객이 실제 제품에 적용하고 양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와 응용 개발, 기술 지원, 글로벌 공급망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며 "에브넷과의 APAC 협력을 통해 유럽에서 축적해 온 고객 발굴과 기술 검증 경험을 아시아 시장에 적용하고, 실제 제품 적용과 양산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7-10 16: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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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프트웨어 키우고 물류망 넓힌다
[경제일보] 중국이 소프트웨어 산업과 물류 인프라를 함께 키우고 있다. 한쪽에서는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반도체 설계 분야가 성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전기 화물차와 국제 항공화물 노선이 늘고 있다. 제조업의 생산 능력만으로는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디지털 기술과 운송 체계를 동시에 손보는 모습이다. 2일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소프트웨어 및 정보기술 서비스업 매출은 6조2451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증가했다. 소프트웨어 수출은 276억5000만달러로 12.8% 늘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반도체 설계, 정보기술 서비스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중국이 인공지능과 스마트 제조를 키우는 과정에서 서버·데이터 처리·산업용 소프트웨어 수요가 함께 늘어난 결과로 볼 수 있다. ◆ 소프트웨어는 동부 연안에 집중 소프트웨어 산업의 지역 편중도 뚜렷하다. 동부 지역이 전체 소프트웨어 산업 매출의 84.7%를 차지했다. 베이징과 광둥성, 상하이, 장쑤성, 산둥성이 주요 거점이다. 베이징은 인공지능과 플랫폼 기업, 연구기관이 모여 있고, 광둥성과 장쑤성은 전자·통신장비와 제조업 기반이 강하다. 상하이는 금융과 기업용 소프트웨어 수요가 크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독립된 서비스업에 머물지 않고 제조업과 금융, 유통, 통신 산업에 붙어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 정부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도체와 장비를 확보해도 이를 움직일 운영체제와 설계 소프트웨어, 산업용 프로그램이 부족하면 제조업 경쟁력을 완성하기 어렵다. 중국은 인공지능과 스마트 공장, 자율주행, 전기차를 키우면서 소프트웨어의 비중도 높이고 있다. ◆ 전기 화물차로 바뀌는 물류단지 물류 분야에서는 탄소 감축과 비용 절감을 함께 겨냥한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우한 경제기술개발구의 중철이퉁 탄소중립 종합물류단지는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 신에너지 대형 화물차, 배터리 교환 시설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조성되고 있다. 물류단지에서 쓰는 전력을 일부 자체 생산하고, 화물차는 장시간 충전 대신 배터리를 교체해 운행 시간을 줄이는 구상이다. 대형 화물차는 승용차보다 배터리 용량이 크고 운행 거리도 길다. 충전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 차량이 멈춰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운송비도 올라간다. 물류업체가 배터리 교환 방식에 관심을 두는 이유다. 차량이 배터리 교환소에 들어가면 충전을 기다리지 않고 배터리를 바꾼 뒤 곧바로 운행할 수 있다. 다만 이런 방식이 널리 퍼지려면 과제가 많다. 배터리 규격을 맞춰야 하고, 교환소 건설비와 배터리 재고 부담도 감당해야 한다. 화물차 운행 경로마다 교환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으면 효율도 떨어진다. 친환경 물류가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차량·배터리·전력망·운송 계약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 항공화물 노선은 유럽과 아시아로 국제 물류망도 넓어지고 있다. 중국 민항 화물 운송량은 지난해 처음 1000만t을 넘었다. 국제 화물 운송량은 440만t을 넘겼고, 전체 화물 운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를 웃돌았다. 중국물류구매연합회 항공물류분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는 국제 화물노선 200개 이상이 새로 열렸다. 아시아와 유럽 노선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상품과 전자제품, 의류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과 정밀기기, 신선식품 운송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항공화물은 해운보다 비싸지만 빠르다. 주문량 변화가 큰 전자상거래 상품이나 신선식품, 고가 전자부품은 납기를 맞추는 일이 가격만큼 중요하다. 중국 기업들이 항공화물 노선을 늘리는 것도 공장 생산과 해외 소비자를 연결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노선 확대는 중국 수출 구조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과거에는 완제품을 대량 선적하는 해상운송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소량 다품종 상품과 긴급 부품, 온라인 주문 상품이 늘면서 항공물류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 공장 밖 경쟁력까지 넓히는 중국 중국 산업 경쟁력은 더 이상 공장 안의 생산 속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반도체 설계와 클라우드, 산업용 소프트웨어가 제조업의 효율을 높이고, 전기 화물차와 배터리 교환 시설은 운송 비용과 탄소 배출을 줄이려 한다. 국제 항공화물망은 중국 공장과 해외 소비자를 더 빠르게 연결한다. 이 세 가지는 서로 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소프트웨어는 생산과 물류를 관리하고, 친환경 물류는 제조업의 운송 비용을 낮추며, 항공화물망은 수출의 속도를 높인다. 중국이 디지털 산업과 물류 인프라에 동시에 투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공급망 경쟁력은 노선을 많이 열고 설비를 늘린다고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 유럽의 통상 규제, 항공 운임 변동, 해외 물류 거점 확보, 배터리 안전성과 충전 인프라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한다. 중국은 지금 생산 능력에 디지털 기술과 운송망을 덧붙이고 있다.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얼마나 싸게 생산하느냐 못지않게,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해외 시장까지 보내느냐가 경쟁력이 되는 시기다.
2026-07-02 17: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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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물류는 제조업이 끌고, 유럽 폭염은 냉방가전을 불렀다
[경제일보] 중국 물류시장이 제조업과 수출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급 제조업과 자동차, 전자부품 관련 물류가 늘어난 데다 유럽의 이른 폭염까지 겹치면서 냉방가전 주문도 증가하고 있다. 대형 설비와 자동차를 실어 나르는 산업 물류, 작은 생활가전을 해외 소비자에게 곧장 보내는 전자상거래 물류가 함께 움직이는 모습이다. ◆ 고급 제조업이 물류 수요 이끌어 29일 중국물류구매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 사회물류 총액은 146조6000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했다. 사회물류 총액은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이동한 상품의 가치 규모를 뜻한다. 중국 경제에서 실제 물동량이 어느 분야에서 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산업재 물류는 5.4% 증가했다. 전자부품 제조와 특수장비, 자동차 수출이 물류 수요를 끌어올렸다. 반면 광업과 비금속 광물 제품처럼 전통 산업에 가까운 분야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중국 제조업 안에서도 물류 수요의 중심이 고부가가치 제품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재생자원 물류도 5.4% 늘었다. 폐금속과 폐가전, 재활용 원료가 산업 현장으로 다시 들어가는 흐름이 커지고 있다. 중국이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산업을 키우면서 원료 확보와 재활용 체계도 함께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자원을 한 번 쓰고 버리는 방식으로는 배터리와 신에너지 산업의 원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 유럽 폭염이 만든 냉방가전 주문 유럽의 고온 현상은 중국 제조업에 예상 밖의 수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독일과 체코 등 일부 국가에서는 고온 기록이 새로 쓰였고, 중부·동유럽 여러 나라가 폭염 경보를 내렸다. 냉방기기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지 않은 지역까지 에어컨과 선풍기, 이동식 냉방기기, 제빙기 수요가 번지고 있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이 수요에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저장성 이우 국제상무시장에서는 선풍기와 분사 기능을 결합한 양산, 휴대용 냉방용품, 야외용 제빙기 등이 해외 구매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닝보의 한 제빙기 수출기업은 올해 1~5월 유럽으로 나간 제품 출고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이우의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거래액은 같은 기간 811억750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3% 증가한 수치다. 전통적인 수출은 해외 바이어가 대량 주문하고, 선적과 통관을 거쳐 현지 유통망으로 들어가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지금은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 수요가 곧바로 제조업체와 판매자에게 전달된다. 폭염처럼 시기를 놓치면 수요가 사라지는 상품일수록 이런 속도가 중요하다. ◆ ‘싸게 만드는 힘’에서 ‘빨리 보내는 힘’으로 중국산 냉방가전의 경쟁력은 낮은 가격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이우의 소상품 공급망, 저장성과 광둥성의 가전 생산기지, 항공·해운 물류망,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한데 연결돼 있다. 주문이 몰리면 생산라인을 돌리고, 포장과 통관, 해외 배송까지 이어지는 시간이 짧다. 유럽 폭염은 계절적 변수다. 날씨가 정상화되면 냉방가전 주문도 줄어들 수 있다. 다만 기후 변화로 극단적 고온 현상이 잦아질수록 냉방기기는 일부 유럽 국가에서 더 이상 선택 소비재로만 보기 어려워질 수 있다. 중국 기업에는 단기 특수일 수 있지만, 동시에 시장을 넓힐 계기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수요가 늘었다고 수출 환경이 마냥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유럽은 에너지 효율 기준과 안전 규제,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제조업체가 단순히 저렴한 제품을 빨리 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에너지 효율과 품질, 애프터서비스까지 갖춰야 장기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 ◆ 물류가 보여주는 중국 경제의 변화 최근 물류 지표는 중국 경제의 온도차를 보여준다. 전통 산업 물류는 힘이 약하지만, 전자부품과 장비, 자동차 수출, 재활용 자원,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는 늘고 있다. 중국 경제가 부동산과 철강, 시멘트 같은 기존 산업에만 기대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제조업 고도화와 수출, 디지털 유통망이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셈이다. 유럽 폭염에 따른 냉방가전 수출 증가는 그 흐름을 압축해 보여준다. 해외의 갑작스러운 수요 변화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거쳐 이우와 닝보의 생산·물류망으로 전달되고, 중국 공장과 항만이 곧바로 움직인다. 중국 제조업의 힘은 생산 규모에만 있지 않다. 수요를 감지하고 제품을 만들고 해외 소비자에게 보내는 과정이 한 덩어리로 움직인다는 데 있다. 다만 이런 수출 증가가 중국 경제 전체의 회복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냉방가전 주문은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제조업 수출이 늘어도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 지방정부 재정 부담까지 한꺼번에 해소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물류는 중국 경제가 어느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먼저 보여주는 지표다. 고급 제조업과 자동차, 전자부품은 물류 수요를 만들고,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는 해외 소비자와 중국 공장을 직접 연결한다. 유럽의 폭염은 그 연결망이 얼마나 빠르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 한 장면이다.
2026-06-29 16: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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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뒤 '숨은 제국'…AI 반도체 뒤의 숨은 승부처
[경제일보] 화려한 'AI(인공지능) 혁명'의 무대 위에는 엔비디아, 삼성전자, TSMC 등 반도체 기업들이 먼저 조명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반도체도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고, 데이터를 원활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부품이 없다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 AI 서버와 데이터 센터 투자가 폭증하면서 반도체를 떠받치는 전자부품의 중요성이 커지고, 스마트폰 시대를 떠받쳤던 삼성전기의 부품 기술력이 재조명 받고 있는 이유다. 삼성전기는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부품 계열사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카메라모듈, 반도체 패키지기판 등을 생산하며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TV, 가전제품 경쟁력을 뒷받침해 왔다. 전류를 저장하고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MLCC, 이미지를 구현하는 카메라모듈, 반도체와 시스템을 연결하는 패키지기판은 전자기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소비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삼성전기는 수십 년간 이들 부품 기술을 축적하며 삼성그룹 전자사업의 기반을 다져왔다. 화려한 완제품 뒤에는 반드시 부품 기술력이 존재한다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도 삼성전기의 성장 과정에 깊게 녹아 있다. 앞서 지난 1987년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은 완제품 경쟁력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소재·부품 경쟁력 확보를 강조한 배경이다. 삼성전기는 1988년 국내 최초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개발·생산하며 일본 업체들이 주도하던 전자부품 시장 추격에 나섰다. 이후 MLCC와 반도체 패키지기판 분야에서 기술을 축적하며 글로벌 부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전기를 대표하는 핵심 사업은 단연 MLCC다. MLCC는 전기를 저장하고 전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전자부품이다. 스마트폰과 TV, 자동차, 서버 등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간다. 전자제품이 작아지고 고성능화될수록 MLCC의 역할은 더 커진다. AI 시대가 열리면서 MLCC의 중요성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AI 서버는 고성능 연산 과정에서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 회로 안에서 전압 변동과 전기적 잡음도 커질 수밖에 없다. MLCC는 이 과정에서 전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불필요한 노이즈를 줄여 반도체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될수록 고용량·고신뢰성 MLCC 수요가 늘어나는 구조다. 물론 오늘의 위상이 저절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AI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기 전까지 삼성전기의 가장 큰 고민은 스마트폰 의존도를 낮추는 일이었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기 동안 삼성전자와 함께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성장 동력은 약화됐다. 카메라모듈과 IT용 MLCC 중심의 사업 구조는 스마트폰 업황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한동안 스마트폰 시장에 묶여 있던 삼성전기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AI 시대를 맞아 전환점을 맞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AI 서버용 MLCC와 반도체 패키지기판 수요가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 삼성전기는 이에 맞춰 AI 서버와 전장, 네트워크용 고부가 FC-BGA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현재 AI 인프라 시장 확대에 대응해 FC-BGA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승부수로 꼽히는 분야는 유리기판이다. 유리기판은 AI 반도체 성능 향상을 위한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기존 유기기판보다 미세회로 구현이 쉽고, 전력 효율과 신호 전달 성능을 높일 수 있어 차기 AI 가속기 시장의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AI 인프라 시장 확대의 수혜를 보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과제도 남아있다"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사이클 변화, 일본·대만 업체들과의 기술 경쟁은 여전히 변수"라고 했다. 이어 "스마트폰 중심 부품 기업에서 AI 서버와 차세대 패키징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려는 삼성전기의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2026-06-25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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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모델 경쟁' 넘어 공장과 소비시장으로 들어간다
[경제일보] 중국이 인공지능(AI)을 제조업과 소비시장, 공급망에 접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한때 중국 AI 업계는 수백 개 모델이 쏟아지는 ‘백모대전’으로 불렸다. 지금은 누가 더 큰 모델을 내놓느냐보다, 누가 공장과 행정, 유통 현장에 먼저 안착하느냐가 더 중요한 경쟁이 됐다. 중국계 대형언어모델의 사용량 증가는 이런 변화를 보여준다. 해외 개발자용 AI 모델 플랫폼인 오픈라우터(OpenRouter) 집계에 따르면 중국계 모델의 주간 토큰 호출량은 최근 18조8100억개를 기록하며 8주 연속 미국계 모델을 앞섰다. 토큰은 AI가 문장을 이해하고 만들어내는 단위다. 호출량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이용자가 중국 모델을 실제 서비스와 개발 업무에 사용했다는 뜻이다. 다만 이 수치를 세계 전체 AI 시장의 절대적 점유율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오픈라우터는 여러 AI 모델을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한 플랫폼일 뿐, 모든 기업과 소비자의 AI 사용량을 담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중국 모델의 사용량이 빠르게 늘어난 것은 분명하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고, 오픈소스 모델이 많으며, 중국 안팎의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에 붙이기 쉽다는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AI, 공장과 행정·유통 현장으로 중국 AI 업계가 주목하는 곳은 거대한 내수시장과 제조업 현장이다. 중국에는 행정 서비스부터 전자상거래, 배달, 금융, 공장 운영까지 AI를 적용할 수 있는 수요처가 넓게 깔려 있다. 소비자 서비스에 AI 챗봇을 붙이고, 공장에서는 설비 이상을 감지하며, 유통업체는 재고와 배송 경로를 조정하는 식이다. 중국 정부도 AI를 소비와 서비스업에 결합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 중국 상무부는 AI를 상품과 서비스 소비에 접목하기 위한 17개 조치를 발표했다. 가전제품을 단순 전자기기에서 지능형 기기로 전환하고,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기반 생활서비스 시장을 키우겠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가진 제조업 기반은 강점으로 꼽힌다.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센서, 통신장비, 로봇, 서버, 전력 설비를 한 공급망 안에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산업은 소프트웨어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냉각장치, 전력망, 광통신, 로봇과 각종 전자부품이 함께 필요하다. ◆ 공급망박람회에 들어온 AI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에서도 AI는 가장 눈에 띄는 분야였다. 올해 박람회는 기존 ‘디지털 기술 공급망’을 ‘디지털·지능 기술 공급망’으로 넓히고, 별도의 AI 전시구역도 만들었다. AI 에이전트, 휴머노이드 로봇, AI 안경, AI 반도체 등이 한자리에 전시됐다. 박람회의 변화는 중국이 AI를 독립된 기술 산업이 아니라 공급망 전체를 바꾸는 도구로 본다는 점을 보여준다. AI 에이전트가 기업의 주문과 재고, 고객 응대를 맡고, 로봇이 물류센터와 공장에 들어가며, AI 안경 같은 기기는 소비재 시장으로 이어진다. 반도체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광통신 기업이 함께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공급망을 쉽게 떼어낼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제조업 국가이자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풍력 설비 생산이 집중된 곳이다.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첨단 제조업을 한꺼번에 늘리려면 중국의 생산 능력과 부품 조달망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 적지 않다. 물론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와 기술 규제는 중국 AI 산업의 부담이다. 고성능 AI 칩 확보에는 여전히 제약이 있다. 중국이 AI 모델의 이용량과 응용 서비스에서 성과를 내더라도, 최첨단 반도체와 핵심 장비에서는 미국 기업과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과제는 남아 있다. ◆ 맥도날드가 보는 중국 공급망 글로벌 소비기업의 움직임도 중국 시장의 성격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맥도날드 중국 법인은 중국에서 쓰는 식재료의 90% 이상을 현지에서 조달하고 있다. 단순히 중국에 매장을 내는 수준을 넘어, 농축산물과 가공식품, 물류, 냉장유통을 현지 공급망 안에서 해결하는 방식이다. 맥도날드는 올해도 약 1000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중국의 모든 성급 행정구역에 매장을 두게 되면서 앞으로는 베이징·상하이·광저우 같은 대도시보다 중소도시와 지방 시장의 비중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매장 확장은 소비시장 공략이지만, 그 뒤에는 식재료 조달과 냉장물류, 배달, 모바일 주문 시스템이 함께 따라붙는다. 중국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이 보는 것은 소비자 수만이 아니다. 대규모 생산과 빠른 배송, 디지털 결제, 지역별 유통망을 한 번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중국의 소비 회복이 기대만큼 빠르지 않더라도, 기업들이 공급망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다. 중국은 제조업 국가에서 AI 강국으로 단숨에 바뀌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첨단 반도체와 핵심 소프트웨어, 고급 인재 확보를 놓고는 여전히 미국과 경쟁해야 한다. 그렇지만 AI가 공장과 유통, 행정, 소비 서비스에 들어가는 속도만 놓고 보면 중국은 이미 큰 시험장을 갖고 있다. 중국이 노리는 것은 AI 모델 하나의 성능 경쟁이 아니다. 값싼 AI를 빠르게 보급하고, 제조업과 물류망에 연결해 산업 비용을 낮추며, 소비자 서비스까지 넓히는 일이다. 공급망과 내수시장을 함께 가진 나라만 할 수 있는 방식이다.
2026-06-24 17: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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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아세안 교역 900억 달러 돌파…무역·투자 협력 동반 확대
베트남과 ASEAN 간 양방향 교역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9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 협력 확대와 함께 아세안은 베트남 경제의 핵심 투자 파트너이자 역내 공급망의 전략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트남의 아세안 가입은 1995년 이뤄졌으며 이는 국제사회 통합을 본격화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후 약 30년간 베트남은 경제·무역·투자·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세안과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2025년 기준 베트남과 아세안의 교역 규모는 약 91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70억 달러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베트남의 대아세안 수출은 384억 달러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고 수입은 525억 달러로 12% 늘었다. 이에 따라 베트남의 대아세안 무역수지 적자는 141억9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이는 전년보다 약 40억 달러 증가한 규모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부정적 지표로 보지 않는다. 아세안으로부터의 수입이 대부분 기계·설비, 전자부품, 원자재 등 중간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컴퓨터·전자부품, 기계장비 및 부품, 석유류 등은 베트남 제조업과 수출 산업을 떠받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이 아세안에 가입한 1990년대 중반 양측 교역 규모가 약 30억 달러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교역 규모는 약 30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이는 베트남 경제 성장과 역내 경제 통합이 동시에 진행된 결과로 해석된다. 향후 베트남-아세안 무역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역내 국가들이 경제 연결성과 공동 프로젝트를 강화하고 있는 데다 기업들 역시 자유무역협정(FTA) 활용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부문에서도 아세안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2025년 아세안 투자보고서(AIR)에 따르면 2024년 아세안 지역으로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260억 달러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특히 싱가포르, 베트남, 캄보디아가 높은 투자 유치 성과를 기록했다. 베트남에는 현재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태국,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필리핀, 라오스, 캄보디아 등 아세안 8개국 자본이 제조·가공업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제조·가공 산업에만 총 1009개 프로젝트와 222억 달러 규모 자금이 유입됐으며 이는 전체 투자금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최근에는 ‘아세안 전력망(APG·ASEAN Power Grid)’ 구축 사업도 새로운 협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APG는 역내 전력망을 연결해 에너지 안보와 경제 협력을 동시에 강화하려는 프로젝트다. 2050년까지 아세안 지역 전력 수요가 현재보다 약 2.6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베트남은 풍부한 해상풍력 잠재력과 지리적 위치를 바탕으로 핵심 연결 거점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세안에너지센터(ASEAN Centre for Energy)는 APG 사업이 완성될 경우 2040년까지 아세안 전체 국내총생산(GDP)에 약 3조 달러를 추가 기여하고 약 14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대규모 고용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6-05-08 09: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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