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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열린 광장, 달라진 추모…46년 만에 오월은 시민 곁으로 왔다
[경제일보]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과 옛 전남도청 일원에서 열렸다. 올해 기념식의 주제는 ‘오월, 다시 광장을 품다’였다. 1980년 5월 시민들이 모여 민주주의를 외쳤던 광장에서 오월 정신을 다시 시민의 일상으로 확장하자는 의미가 담겼다. 올해 기념식의 가장 큰 변화는 장소와 형식이었다. 행사는 5·18민주유공자와 유족, 정부 인사, 각계 대표, 학생 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국민의례, 주제 영상, 현장 선언, 기념사, 기념 공연, 특별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약 50분간 이어졌다. 초청장이 없는 시민들도 금남로 방면 LED 전광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도록 ‘열린 기념식’으로 마련됐다. 무대의 중심에는 복원을 마친 옛 전남도청이 있었다. 옛 전남도청은 1980년 5월 27일 새벽 시민군이 마지막까지 계엄군에 맞섰던 최후항쟁지다. 올해 기념식에서는 복원된 도청을 배경으로 국기 게양식이 진행됐다. 1980년 당시 마지막 가두방송을 맡았던 박영순씨가 국기에 대한 경례문을 낭독하며 그날의 기억을 불러냈다. 기념 공연도 달라진 추모 분위기를 보여줬다. 5·18을 소재로 한 시와 소설, 일기 낭독이 무대에 올랐고, 5·18민주유공자인 고 박효선 열사가 주축이 돼 창단한 극단 ‘토박이’가 참여했다. 특별공연에서는 광주시립발레단의 퍼포먼스와 미디어아트가 결합돼 복원된 옛 전남도청과 광장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재현했다. 기념식 전날부터 광주의 추모 분위기는 고조됐다. 국립5·18민주묘지에는 유가족과 시민들의 참배가 이어졌고,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는 전야제가 열렸다. 추모제에서는 46년 전 국가폭력 앞에서 민주주의와 인간의 존엄을 지켜낸 희생자들을 기리는 제문 낭독과 분향이 이어졌다. 묘역의 분위기는 차분하면서도 무거웠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이 무산된 데 대한 아쉬움과 최근 금남로 일대 극우 성향 집회에 대한 불편한 시선도 시민들의 표정에 남아 있었다. 대학생 참배객들은 고 윤상원 열사 묘소를 시작으로 항쟁 당시 희생자들의 사연을 들으며 묘역을 돌았다. 그러나 올해 오월의 추모는 침묵에만 머물지 않았다. 광장과 금남로 일대에서는 전시, 공연,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광주시와 5·18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학술대회, 전시, 공연, 시민난장 등 141개 기념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주먹밥 나눔, 민중미술 체험, 청년 오월굿즈 박람회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46주년 기념식의 메시지는 ‘기억의 장소’에서 ‘참여의 광장’으로 옮겨가는 데 있었다. 과거 5·18 기념식이 묘역 중심의 엄숙한 추모에 방점을 찍었다면, 올해는 옛 전남도청과 5·18민주광장을 중심으로 시민 누구나 참여하는 형식을 강화했다. 오월을 특정 세대와 지역의 기억에 가두지 않고, 민주주의와 인권, 공동체의 가치로 확장하려는 변화다. 정치권의 시선도 광주로 향했다. 여야 지도부와 정부 인사들이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5·18 정신 계승과 국민통합 메시지가 다시 부각됐다. 다만 헌법 전문 수록과 진상규명, 왜곡·폄훼 대응 등 미완의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올해 광주의 오월은 더 넓어진 광장으로 돌아왔다. 복원된 도청은 1980년의 마지막 밤을 증언했고,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46년 전의 희생을 오늘의 민주주의 언어로 다시 불렀다. 추모는 엄숙했지만 닫혀 있지 않았다. 5·18은 다시 광장을 품었고, 광장은 다시 시민을 불러 세웠다.
2026-05-18 11: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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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브, 360도 무대 꽉 채운 '보랏빛 함성'… '공연형 아이돌'로의 완벽한 진화
[경제일보] ‘MZ 워너비 아이콘’ 아이브(IVE)가 지난 21일과 22일, 양일간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네 번째 팬 콘서트 ‘다이브 인투 아이브(DIVE into IVE)’를 성황리에 마쳤다. 360도 개방형 무대를 중심으로 펼쳐진 이번 공연은 단순한 팬 미팅을 넘어 아이브가 ‘공연형 아이돌’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분기점이 됐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생중계까지 더해지며 전 세계 ‘다이브(공식 팬덤명)’들과 호흡한 이번 콘서트는 아이브의 두 번째 월드 투어를 앞둔 전야제로서 손색이 없었다. 이번 공연의 백미는 360도 객석을 가득 채운 무대 연출이었다. 아이브는 전방위로 시야가 트인 무대 구조를 활용해 팬들과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데 주력했다. ‘해야(HEYA)’로 시작해 ‘일레븐’, ‘러브 다이브’ 등 히트곡을 쏟아낸 멤버들은 화려한 퍼포먼스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라이브 실력을 선보였다. 특히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커버 무대는 아이브만의 색깔을 입혀 재탄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닷속 신전과 항해사라는 콘셉트를 관통하는 VCR 서사는 관객들을 하나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이는 최근 K팝 공연 시장이 단순한 노래와 춤을 넘어 팬들이 직접 참여하고 서사를 공유하는 ‘체험형 엔터테인먼트’로 진화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아이브의 이번 공연이 갖는 무게감은 남다르다. 지난달 발매한 정규 2집 선공개 더블 타이틀곡 ‘뱅뱅(BANG BANG)’이 국내 주요 음원 차트에서 ‘퍼펙트 올킬(PAK)’을 달성하고 음악방송 9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직후 열린 공연이기 때문이다. 아이브는 데뷔 이후 ‘러브 다이브’부터 ‘해야’에 이르기까지 발표하는 곡마다 음원 차트 정상에 오르며 대중적 인지도와 팬덤 결집력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는 기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추구해온 ‘완성형 걸그룹’ 전략이 시장에서 완벽하게 적중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번 팬 콘서트에서 보여준 멤버들의 완벽한 팀워크와 팬들과의 밀착형 미션들은, 아이브가 단순한 아이돌 그룹을 넘어 ‘지속 가능한 브랜드 IP’로 성장했음을 증명한다. 아이브는 이번 팬 콘서트를 기점으로 아시아, 유럽, 미주, 오세아니아를 아우르는 두 번째 월드 투어 ‘쇼 왓 아이 엠(SHOW WHAT I AM)’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오는 4월 4일 쿠알라룸프르 공연을 시작으로 글로벌 다이브들을 만날 예정이다. 현재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아이브의 입지는 과거보다 훨씬 탄탄하다. 북미와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K팝 아이돌의 공연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아이브는 이미 유럽과 미주 주요 도시에서의 티켓 파워를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월드 투어는 아이브가 가진 ‘대중적 음악성’과 ‘차별화된 콘셉트’가 서구권 시장의 트렌드와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특히 360도 무대 연출과 같은 공간 활용 능력은 대규모 아레나 공연이 주류인 북미와 유럽 투어에서 더욱 빛을 발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아이브가 이번 투어를 통해 단순히 K팝 팬덤을 넘어 현지 대중들에게도 ‘퍼포먼스가 강한 아티스트’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심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브의 성공 요인은 팬들을 무대의 방관자가 아닌 ‘항해의 동반자’로 설정했다는 점에 있다. 이번 공연 곳곳에 배치된 보물 찾기 미션, LED 스크린을 활용한 참여형 콘텐츠, 객석 곳곳을 누비는 앙코르 무대는 팬들에게 ‘우리가 아이브를 완성한다’는 강한 소속감을 부여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핵심 키워드인 ‘팬 참여(Fan Engagement)’와 완벽히 일치한다. 아이브는 이러한 트렌드를 가장 영리하게 이용하는 그룹이다. 멤버들이 공백기 동안 느꼈던 두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팬들이 보낸 위로를 음악으로 돌려주는 ‘진정성 서사’는 글로벌 팬덤이 아이브를 단순한 스타가 아닌 ‘내 편’으로 느끼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아이브는 언제나 다이브와 함께할 것"이라는 멤버들의 고백처럼 이들은 무대 위의 여신인 동시에 옆에서 함께 헤엄치는 동료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이제 4월부터 시작될 대장정을 통해, 아이브가 2026년 K팝 시장을 어떻게 다시 한번 ‘보랏빛’으로 재편할지 전 세계 음악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026-03-23 18: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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