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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안정에 안주할 때 아니다…외환 방어력 키울 골든 타임이다
[경제일보] 반도체 수출 호조가 한국 경제에 모처럼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급증하면서 외화 유입이 늘었고, 한동안 금융시장을 짓눌렀던 원·달러 환율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고환율과 고물가, 고금리의 삼중고에 시달려 온 우리 경제에는 분명 반가운 변화다. 그러나 지금의 환율 안정이 구조적 체질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외부 충격에 대비할 시간을 벌었다는 점에서 더욱 냉정한 대응이 요구된다. 한국 경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개방경제다. 수출이 성장의 버팀목인 만큼 국제 금융시장과 지정학적 변수에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금리 정책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미·중 전략 경쟁은 장기화하고 있다. 중동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도 해소되지 않았다. 글로벌 공급망 역시 정치와 안보 논리에 따라 언제든 재편될 수 있다. 반도체 호황이 이어진다고 해서 대외 리스크까지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환율 안정기에 외환 방어력을 한층 높여야 한다. 외환보유액은 국가 경제의 최후 안전판이다. 시장이 불안할 때는 국가 신용을 지키는 버팀목이고,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다. 외화가 충분히 유입되는 지금이야말로 외환보유액을 확충할 적기다. 시장 왜곡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외화를 흡수하고, 유동성이 높은 안전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등 보유 자산의 질도 함께 높여야 한다. 거시경제 체질 개선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환율이 안정됐다고 가계부채 위험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기업의 생산성 문제가 해결된 것도 아니다. 한계기업 구조조정은 여전히 더디고, 부동산 중심의 자금 쏠림도 지속되고 있다. 재정 건전성 역시 안심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경기 부양에 치우친 단기 처방이 아니라 경제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구조개혁이다. 노동과 연금, 규제 개혁을 비롯한 생산성 제고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 외환시장의 안정은 정부 정책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시장의 신뢰가 뒷받침돼야 한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재정 규율을 확립하며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독립성을 존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기적인 환율 수준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예측 가능한 정책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외국인 자금을 붙잡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다. 우리 경제는 이미 여러 차례 방심의 대가를 치렀다. 1997년 외환위기는 외환 유동성 관리 실패가 얼마나 큰 국가적 재앙을 초래하는지를 보여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역시 충분한 대비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사건이었다. 위기는 늘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왔고, 준비된 나라만이 충격을 최소화했다. 반도체 호황과 환율 안정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그것이 경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면허증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외환보유액을 확충하고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며 구조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다. 경제는 호황기에 미래를 준비한 나라가 위기에서도 살아남는다. 오늘의 환율 안정을 내일의 국가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것, 그것이 정부와 경제 당국이 놓쳐서는 안 될 시대적 책무다.
2026-07-13 09: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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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올인' 선언한 이재명 정부, 실물 경제 총리 카드로 돌파구 열어야
[경제일보] 선거의 막이 내리고 이제 냉혹한 현실의 시간이 다가왔다.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의 계절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것은 결국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다. 이런 엄중한 시국에 이재명 대통령이 신임 국무총리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명한 것은 시의적절하면서도 강력한 쇄신 의지의 표현으로 평가할 만하다. 여야를 막론한 정치인 출신이 아닌, 네이버 대표를 거쳐 실물 경제 현장을 두루 누빈 관료 출신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 자체가 파격이자 명확한 메시지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는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으로는 골병이 들고 있는 외화내빈(外華內貧)의 형국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가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며 수출 전선을 떠받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한 대다수 제조 분야와 중소기업, 자영업의 체력은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특정 첨단 산업에만 의존하는 기형적 구조로는 다가오는 거대한 전환의 파고를 넘을 수 없다. 특히 전 세계가 사활을 걸고 있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생태계의 주도권 경쟁은 하루가 다르게 격화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 IT와 중소벤처 분야를 모두 경험한 한 총리 후보자의 지명은, 현 시대의 생존 기로가 AI 관련 산업의 고도화와 신성장 동력 발굴에 있다는 대통령의 정확한 현실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의 가장 주목할 만한 지점은 이재명 대통령이 구상하는 ‘권한 분점과 역할 분담’의 형태다. 외교·안보와 정치는 대통령이 직접 책임지며 중심을 잡고, 내치(內治)의 핵심인 경제 컨트롤타워는 한 총리에게 전권을 위임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른바 ‘경제 성장 올인 체제’의 구축이다. 이는 소모적인 정치 공방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오직 경제 활성화와 민생 회복에만 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강력한 신호탄이다. 현재 우리가 마주한 대내외적 과제는 가히 첩첩산중이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이른바 ‘3고(高) 현상’은 장기화되면서 서민 경제의 목을 죄어오고 있다. 여기에 오랜 세월 대한민국을 멍들게 한 동서남북의 지역·이념 갈등을 넘어, 이제는 자산과 소득의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라는 미증유의 사회적 재앙이 공동체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다. 사회적 불평등과 갈등을 치유하는 최고의 복지이자 유일한 해법은 결국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뿐이다. 파이를 키우지 않고서는 나눌 수도 없고, 성장의 온기가 아래로 흘러내리는 분수 효과나 낙수 효과 없이는 양극화의 깊은 골을 메울 수 없다는 것이 역사의 상식이자 기본 원칙이다. 새로 출범할 ‘한성숙 내각’ 앞에는 막중한 과제가 놓여 있다. 우선 야당과의 협치를 통해 경제 살리기 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키는 정치적 돌파력을 보여야 한다. 실물 경제 전문가로서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정책에 반영하고, 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들이 마음 놓고 AI 등 미래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대기업의 낙과(落果)가 중소기업과 벤처 생태계로 골고루 퍼질 수 있는 상생의 메커니즘을 만드는 것도 그의 몫이다. 대통령의 지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하겠지만, 지금은 정쟁보다 경제 위기 극복이 우선이다. 정치권 역시 이번 총리 인선의 본질이 ‘민생과 성장’에 있음을 직시하고 대승적으로 협조해야 마땅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 올인’ 선언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경제의 체질 개선과 재도약으로 이어지기를 국민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경제가 살아야 나라가 살고, 국민이 웃을 수 있다. 정부와 신임 총리 후보자는 이 무거운 소명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26-06-08 09: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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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연속 동결' 뒤에 숨은 강력한 경고, 예고된 긴축 폭풍에 철저히 대비하라
[경제일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신현송 총재 취임 이후 처음 열린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8연속 동결이라는 외형적 선택을 내렸으나, 그 이면에서 흘러나온 메시지는 과거 어느 때보다 매서웠다. 신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공언하며 연내 긴축 전환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 금통위원들의 6개월 후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가 연 3.00%를 향해 대거 쏠린 점을 감안하면, 시장이 오는 7월 인상을 시작으로 연내 2~3차례 추가 인상까지 내다보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한은이 이토록 명확한 긴축 시그널을 보낸 배경에는 거시경제 지표의 급격한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날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2%에서 2.7%로 일제히 올려 잡았다.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여파와 원화 약세 압박, 그리고 좀처럼 식지 않는 부동산 시장의 과열은 통화 완화 기조를 더 이상 유지할 명분이 없음을 증명한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한은이 물가 안정과 유동성 회수라는 본연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칼을 빼 들 준비를 마쳤다는 선언이다. 그러나 우리가 정작 직시해야 할 대목은 이 찬란한 지표의 그늘에 가려진 한국 경제의 치명적인 ‘K자형 양극화’ 구조다. 지금의 경제성장률 상향은 오롯이 반도체 등 일부 첨단 업종의 독주가 만들어낸 착시 현상일 뿐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대다수 제조업과 내수 경기는 여전히 혹독한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청와대 정책실장이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성공의 비용”이라며 안이한 인식을 드러낸 것은 현장의 비명을 외면한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다. 서민과 영세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에게 다가올 금리 인상은 ‘성공의 비용’이 아니라 생존을 위협하는 ‘재앙의 서막’이 될 수 있다. 특히 2000조 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가장 약한 고리다. 부동산 불장에 뛰어든 ‘영끌족’과 주식시장에 편승한 ‘빚투족’의 상당수가 변동금리 대출에 노출되어 있다.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면 이자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이는 곧바로 소비 위축과 실물경제 타격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과거 글로벌 긴축 국면마다 예기치 못한 곳에서 금융 균열이 발생해 전체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갔던 기억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가 거시경제의 틀을 바로잡기 위한 금리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정당한 수순이다. 오히려 이번 동결은 시장과 경제 주체들에게 닥쳐올 충격을 흡수하고 대비할 마지막 시간을 벌어준 것에 가깝다. 이제 공은 정부와 시장으로 넘어왔다. 정부는 재정확장 기조를 다잡으며 한은의 긴축 통화정책과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정교한 ‘정책 조합(Policy Mix)’을 구사해야 한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신설하기로 한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을 서둘러 가동해, 이르면 3분기로 예상되는 금리 인상 전까지 취약 차주에 대한 맞춤형 채무조정 및 장기 추심 방지 등 구체적 안전망을 완성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은 방만한 재무구조를 정리하고 한계 사업을 과감히 도려내는 구조조정의 기회로 삼아야 하며, 가계 역시 고금리 리스크에 대비해 부채 다이어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유동성 파티의 불은 꺼졌고, 거품이 걷힌 자리에는 차가운 현실만 남을 것이다. 다가올 긴축의 폭풍 속에서 한국 경제의 체력을 지켜내기 위한 선제적 대응에 단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 미리 준비하지 않는 자에게 금융의 역사는 언제나 참혹한 대가를 요구했다.
2026-05-29 07: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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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리니지2M·리니지 클래식·아이온2 업데이트…MMORPG 라인업 강화
[경제일보] 엔씨가 주요 MMORPG 라인업의 대규모 업데이트와 사전예약을 잇달아 진행하며 이용자 공략에 나섰다. ‘리니지2M’은 이도류 클래스 리부트와 신규 레이드를 앞세웠고, ‘리니지 클래식’은 신규 지역 ‘오렌’ 업데이트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아이온2’는 최고 난도의 PvE 콘텐츠 ‘무스펠의 성배’를 공개하며 상위 이용자 대상 콘텐츠를 확장했다. 엔씨는 최근 핵심 지식재산권(IP) 기반 게임의 콘텐츠 순환 주기를 강화하고 있다. 기존 이용자의 성장 동기를 높이고 복귀 이용자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리니지2M, ‘이도류’ 리부트…전투 역할 강화 엔씨는 ‘리니지2M’에서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 ‘REQUIEM: 전장을 지휘하는 검무’를 진행했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이도류’ 클래스 리부트다. 신규 스킬 추가와 기존 스킬 개선을 통해 전투 기여도와 파티 지원 능력을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댄스 오브 마이트’는 공격 적중 시 파티원에게 이로운 효과를 최대 3회 누적 제공한다. ‘센티널 소드’는 일정 주기 또는 공격 적중 시 생성된 검이 스킬 피해를 줄여주고 넉백 효과를 막아준다. ‘레이저 슬래시’는 일반 공격이 다수에게 피해를 주도록 개선됐다. 대상에게 도약해 피해를 입히는 신규 스킬 ‘소닉 러시’도 추가됐다. 엔씨는 이도류 리부트를 기념해 6월10일까지 ‘프리 클래스 체인지’를 진행한다. 이용자는 캐릭터를 원하는 클래스로 바꿀 수 있다. 다만 7월1일 이후 진행되는 클래스 체인지는 스킬과 아티팩트를 동일 등급으로만 교체할 수 있도록 변경될 예정이다. 신규 타임어택 레이드 ‘미미르의 연구실’도 추가됐다. 최대 8명의 이용자가 제한 시간 안에 보스 몬스터 ‘미미르’ 공략에 도전하는 방식이다. 공략에 성공하면 ‘화려한 탈 것 획득권’을 얻을 수 있으며, 전용 시즌 패스 미션을 모두 완료하면 신규 희귀 등급 탈 것도 획득할 수 있다. 엔씨는 서버별로 ‘인터루드 쿠폰’ 5종도 제공한다. ◆ 리니지 클래식, 신규 지역 ‘오렌’ 사전예약 ‘리니지 클래식’은 신규 에피소드 ‘잔혹한 눈의 마을, 오렌’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업데이트는 6월4일 진행된다. 이용자는 새로운 지역 ‘오렌’과 보스 몬스터 ‘얼음 여왕’, 거대한 마법의 성지 ‘상아탑’과 보스 몬스터 ‘데몬’, 신규 PvP 서버 ‘오렌’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오렌 지역에는 ‘아이언 골렘’, ‘아이스 맨’, ‘샤벨 타이거’ 등 신규 몬스터가 등장한다. 엔씨는 구체적인 콘텐츠 정보를 6월4일 브랜드 웹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사전예약은 7월1일까지 진행된다. 참여 이용자는 무제한 외형 변신이 가능한 ‘눈사람 외형 구슬’, 직업별 부적 중 1종을 선택할 수 있는 ‘마법 부적 주머니’, ‘무한의 순간 이동 주문서(7일)’를 받을 수 있다. 서버별 추가 보상도 마련됐다. 기존 서버 이용자는 ‘오렌의 영광 선물 상자’ 또는 ‘오렌의 환영 선물 상자’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신규 서버 ‘오렌’ 이용자는 무기와 방어구, 반지 상자가 포함된 ‘오렌의 설레는 선물 상자’를 받는다. ◆ 아이온2, 최고난도 성역 ‘무스펠의 성배’ 공개 ‘아이온2’는 신규 성역 ‘무스펠의 성배’를 업데이트했다. 무스펠의 성배는 아이온2 PvE 콘텐츠 가운데 가장 높은 난도의 던전이다. 무스펠 화산 깊은 곳 용암에 잠겨 있던 고대 신전이 지각 변동으로 모습을 드러냈다는 설정을 담았다. 이용자는 보스 몬스터 ‘지저의 재앙 칼드릭스’를 처치하면 ‘용암 심장의 무기’, ‘용암 심장의 가더’, ‘칼드릭스의 브로치’ 등 신규 장비를 획득할 수 있다. 최초 공략에 성공한 이용자에게는 특별 보상으로 ‘펫: 레드 드래곤’이 지급된다. 던전 입장에 필요한 최소 아이템 레벨은 4500이며, 제한시간 안에서는 무제한 도전이 가능하다. 신규 제작 장비도 추가됐다. ‘창룡·멸룡왕의 무기’와 ‘창룡·멸룡왕의 가더’는 계승 제작을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으며, 기본 영혼 각인 옵션 6종이 제공된다. 장비에 영혼결속을 진행할 수 있는 ‘현자의 돌: 권능’도 함께 선보였다. PvP 콘텐츠 ‘어비스’에도 변화가 적용됐다. 중층 지역에 용오름으로 이동 가능한 섬 지역이 추가됐고, 해당 구역에서는 미니맵을 통한 이용자 확인이 제한된다. 어비스 보스 몬스터와 차원 핵의 능력치도 상향됐다. 캐릭터 능력치 상한선 확대와 ‘날개 강화 시스템’ 도입 등 성장 요소도 강화됐다. 엔씨는 6월10일 정기점검 전까지 ‘부활의 신호탄’ 이벤트도 진행한다. 엔씨의 이번 업데이트는 주요 MMORPG의 이용자층을 세분화해 대응하는 성격이 강하다. ‘리니지2M’은 클래스 리부트와 레이드로 전투 메타를 조정하고 ‘리니지 클래식’은 신규 지역과 서버로 원작 감성을 강화한다. ‘아이온2’는 고난도 PvE와 성장 시스템을 통해 상위 이용자의 도전 욕구를 자극한다. 엔씨가 핵심 IP의 장기 흥행력을 유지하기 위해 콘텐츠 밀도를 높이는 흐름이다.
2026-05-27 17: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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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경고등, 이제는 '버티기'가 아니라 '체질 전환'이다
대한민국 경제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고유가는 물가와 생산비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수출 둔화는 성장 엔진을 식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는 소비를 짓누르고, 중국의 추격과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는 우리 제조업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 하나만으로도 버거운 악재가 한꺼번에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경기 순환이 아니라 구조적 위기라는 점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과거처럼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으로 버틸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산업 구조와 노동시장, 에너지 정책, 금융 시스템까지 모두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대전환의 문턱에 서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여전히 정쟁에 몰두하고, 정부는 단기 처방에 치우쳐 있다. 위기의 본질을 직시하지 못하면 미래는 더욱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 우선 가장 시급한 것은 에너지 체질 개선이다. 국제유가가 출렁일 때마다 우리 경제가 흔들리는 이유는 지나치게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 때문이다. 우리는 원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다. 그럼에도 산업 구조는 여전히 에너지 다소비형에 머물러 있다. 중동 리스크만 발생하면 물류비와 전기요금, 원자재 가격이 동시에 뛰고 이는 곧바로 물가 상승과 기업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이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 경쟁력 강화라는 현실적 병행 전략으로 가야 한다. 이념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다. 태양광과 풍력, 수소 산업을 키우되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원전도 활용하는 실용주의가 필요하다. 동시에 산업 전반의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에너지 절약은 캠페인이 아니라 국가 생존 전략이 되어야 한다. 둘째, 수출 구조를 근본적으로 다변화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 경제는 반도체 하나로 버텨왔다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였다. 그러나 특정 산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반도체 경기가 흔들릴 때마다 한국 경제 전체가 출렁였다. 앞으로는 인공지능, 바이오, 우주항공, 방산, 콘텐츠 산업 등 미래 성장 동력을 동시에 육성해야 한다. 특히 K콘텐츠와 플랫폼 산업은 더 이상 부가적 산업이 아니다. 제조업 중심 국가였던 한국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 산업이다. 정부는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 세계는 속도전인데 우리는 허가와 심사, 이해관계 충돌 속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산업 정책이다. 셋째, 가계부채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폭탄이다. 이미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금리가 오르면 소비가 얼어붙고, 소비가 위축되면 내수가 무너진다. 지금처럼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조를 방치해서는 미래가 없다. 핵심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이다. 돈이 아파트 투기에만 몰리는 경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기술기업과 창업, 혁신 산업으로 자금이 흐르도록 금융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청년들이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는 데 인생을 걸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부동산 가격만 바라보는 경제는 결국 성장 동력을 잃게 된다. 넷째, 노동시장 개혁 역시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지금 한국 사회는 한쪽에서는 청년 실업이 심각한데 다른 한쪽에서는 기업들이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 노동시장 구조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연공서열 중심 임금 체계와 경직된 고용 구조로는 인공지능 시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노동 개혁은 노동자를 희생시키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미래형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재교육과 전환 시스템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초과이익을 독점하는 구조로는 사회적 갈등만 커질 뿐이다. 생산성 향상의 과실이 노동자와 기업, 사회 전체로 합리적으로 분배되어야 지속 가능한 성장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 리더십이다. 위기의 시대에는 방향을 제시하는 지도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은 미래 비전 경쟁보다 진영 대결에 갇혀 있다. 경제는 생존의 문제인데 정치는 선거 계산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래서는 국가적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 온 나라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팬데믹도 이겨냈다. 그러나 이번 위기는 과거보다 훨씬 복합적이고 구조적이다. 과거의 성공 공식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 이제 필요한 것은 낡은 성장 모델과 결별하는 용기다. 지금 우리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며 과거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고통스럽더라도 새로운 체질로 전환할 것인가. 위기는 언제나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준비하지 못한 나라에는 재앙이 되지만, 준비한 나라에는 도약의 기회가 된다. 한국 경제의 미래는 비관 속에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지금처럼 현실을 외면하고 개혁을 미룬다면 암울한 미래는 피할 수 없다. 이제는 ‘버티는 경제’가 아니라 ‘바꾸는 경제’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이 다시 살아나는 유일한 길이다.
2026-05-24 09: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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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패권보다 세계 안정과 평화의 지혜 모아야
[경제일보] 9년 만에 성사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은 국제사회에 적지 않은 의미를 남겼다. 135분 동안 이어진 이번 회담은 미·중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대신 일정 수준의 관리와 공존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특히 미·이란 전쟁 이후 국제 유가 급등과 공급망 불안, 세계 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두 초강대국 정상이 직접 마주 앉아 대화를 이어갔다는 사실 자체가 세계 시장과 국제사회에는 하나의 안도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중국 시진핑 주석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직접 언급하며 미국과의 공존 필요성을 강조한 점이다. 신흥 강대국과 기존 패권국이 충돌로 치닫는 역사의 악순환을 피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현재 국제 질서가 직면한 가장 현실적인 위기이기도 하다. 미국과 중국은 경제·안보·기술 분야에서 첨예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동시에 세계 경제와 공급망, 에너지 질서의 중심축이라는 점에서 어느 한쪽의 붕괴나 충돌은 곧 세계적 재앙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전과는 다소 다른 태도를 보였다. 과거처럼 중국을 정면으로 압박하기보다는 협력과 관계 안정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드러냈다. 시 주석을 “위대한 지도자”라고 평가하고, 미국 기업인들을 대거 동행시켜 경제 협력 의지를 강조한 것은 미국 역시 중국과의 완전한 대결보다는 관리 가능한 경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특히 미·이란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과 미국 내 물가 상승, 에너지 가격 불안은 트럼프 행정부로서도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무한정 감당하기 어려운 요인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이 마냥 낙관적인 신호만을 남긴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국의 강경한 입장이 다시 한번 분명하게 확인됐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를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규정하며, 잘못 처리할 경우 양국 충돌 가능성까지 직접 언급했다. 이는 중국이 대만 문제를 결코 양보할 수 없는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대만해협의 긴장은 여전히 동아시아와 세계 안보의 가장 위험한 화약고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는 결코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아쉬운 점은 세계가 주목했던 미·이란 전쟁과 관련해 구체적인 합의나 공동 메시지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양국 정상이 중동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는 하지만, 휴전이나 종전을 위한 실질적 공조 방안이 제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 세계가 가장 절실히 바라는 것은 패권 경쟁의 승패가 아니라 전쟁의 종식과 국제 질서의 안정이다. 중동의 불안은 단순히 한 지역의 분쟁에 그치지 않는다. 에너지 가격 폭등과 물류 차질,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져 전 세계 시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모두 이제는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양국은 군사력과 경제력에서 세계 최강을 다투고 있지만, 동시에 세계 평화와 경제 안정을 책임져야 할 가장 큰 책무도 지니고 있다. 자국의 국익만을 앞세운 무한 경쟁은 결국 세계 경제를 더 깊은 불안 속으로 밀어 넣을 뿐이다. 패권을 향한 과도한 집착은 갈등을 키우고 국제사회의 분열을 심화시킬 위험이 크다. 지금 필요한 것은 힘의 과시가 아니라 절제와 책임의 리더십이다. 미국은 패권 유지라는 강박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의 협력 질서를 존중해야 하며, 중국 역시 확대된 영향력에 걸맞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특히 두 나라는 중동 전쟁의 조기 종식과 에너지 시장 안정, 글로벌 공급망 회복을 위해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세계가 두 초강대국에 기대하는 역할이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분명 갈등 관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대화만으로 평화가 저절로 오지는 않는다. 진정한 시험대는 앞으로다. 두 나라가 경쟁 속에서도 국제 질서의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협력 원칙을 지켜낼 수 있을지, 그리고 세계 시민들의 불안과 고통을 덜어줄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 국제사회는 지켜보고 있다. 강대국의 진정한 위대함은 상대를 굴복시키는 힘에 있지 않다. 전쟁의 위험을 줄이고 세계 평화를 지켜내는 지혜에 있다. 미국과 중국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패권 경쟁을 넘어 인류 공동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책임 있는 길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2026-05-14 18: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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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 60% 시대'의 경고, 얄팍한 '예산 만능주의'를 경계한다
[경제일보] 대한민국 국가채무의 시계가 가파르게 돌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25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국가채무(D1)는 1천304조 5천억 원을 기록했다. 1년 새 무려 129조 원이 늘어난 수치로, 이는 건국 이래 최대 폭의 증가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30년 우리나라의 일반정부부채(D2) 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64.3%에 달할 것이라 경고했다. 불과 반년 전 전망치를 5%포인트 이상 끌어올린 수치다. 일본이나 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이 부채 비율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것과 대조를 이루며, 우리 재정의 ‘나 홀로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언론인으로서 40여년 우리 경제의 영욕을 지켜본 필자는 현재의 상황을 단순히 ‘숫자의 위기’로만 보지 않는다. 진짜 위기는 국가 채무를 바라보는 정치권과 당국의 ‘심리적 안이함’에 있다. 중동 전쟁 등 대외적 악재로 인해 나라 경제가 어렵다는 핑계로, 모든 난관을 ‘추가경정예산(추경)’이라는 마약 같은 처방으로 해결하려는 ‘예산 만능주의’가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의 지혜를 담은 서경(書經)》에는 ‘인불상(忍弗祥)’이라는 말이 나온다. 상서롭지 못한 일을 억지로 참지 말고 경계하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정치가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뒤에 올 재앙을 참고 넘겨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지금 정치권이 쏟아내는 선심성 예산과 추경론은 당장의 고통을 잊게 하는 진통제일 뿐, 미래 세대의 곳간을 헐어 쓰는 ‘세대 간 도둑질’에 다름 아니다. 재정 건전성은 국가 안보의 마지막 보루다. 국가 부채비율이 60%를 넘어서면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자체의 체급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신용등급 강등은 외자 유출과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민생 경제를 더욱 도탄에 빠뜨리는 악순환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채무의 늪’에서 어떻게 탈출해야 하는가. 첫째, ‘재정준칙’의 법제화가 시급하다.곳간에 자물쇠를 채우지 않고 밥을 짓는 이의 선의(善意)에만 의존하는 정치는 실패하기 마련이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재정준칙을 법으로 명시하여, 정권의 성향과 관계없이 나라 살림의 원칙을 지켜내야 한다. 둘째, 지출 구조의 전면적인 ‘제로 베이스(Zero-Base)’ 재검토가 필요하다.관행적으로 집행되던 보조금,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복지 포퓰리즘 사업들을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논어(論語)》에 이르기를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지나친 예산 투입은 오히려 시장의 자생력을 해치고 관료주의만 비대하게 만든다. 셋째, 경제난 해결의 해법을 ‘정부 지출’이 아닌 ‘규제 혁파와 민간 활력’에서 찾아야 한다.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예산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발상은 낡은 패러다임이다. 정부가 돈을 쓰기보다 민간 기업이 돈을 쓸 수 있도록 규제의 모래주머니를 제거해 주는 것이 진정한 상책(上策)이다. 기업의 설비투자와 R&D 투자가 활성화되면 GDP라는 ‘모수(母數)’가 커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채무 비율은 안정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한다.공짜 점심은 없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추경의 단맛’은 훗날 우리 자식들이 갚아야 할 ‘부채의 쓴맛’으로 돌아올 것이다. 유방의 책사 장량이 말했듯, ‘충언역이(忠言逆耳)’바른말은 귀에 거슬리는 법이다. 재정 파탄의 경고음을 ‘비관론자의 기우’로 치부하지 말라. 40년 전 우리가 겪었던 뼈저린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가 재정이 무너진 나라에는 미래도, 자존심도 없다. 이제는 빚으로 연명하는 ‘채무 국가’의 길을 멈추고, 뼈를 깎는 자강(自强)의 길로 들어서야 할 때다. 정부와 정치권은 ‘쉬운 길’인 추경의 유혹을 뿌리치고, ‘옳은 길’인 재정 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국가채무의 시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파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26-04-12 19:5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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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 우리는 나무를 얼마나 관리하고 있는가
오늘은 식목일이다. 그러나 거리에서도, 산에서도 “나무를 심자”는 외침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한때 헐벗은 산에 옷을 입히겠다는 절박함이 시대정신이었고 온 국민이 삽과 묘목을 들고 나섰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1960~70년대 우리는 가난했고 산은 더 가난했다. 땔감을 얻기 위해 나무를 베어야 했고 민둥산은 장마철마다 토사를 쏟아냈다. 그 시절 식목은 생존이었고 국토 재건의 출발점이었다. 반세기가 흐른 지금, 산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졌다. 더 이상 헐벗지 않았다. 오히려 지나치게 울창해졌다. 숲은 빽빽해졌고 낙엽과 고사목이 산 곳곳에 쌓였다. 과거의 성공이 오늘의 위험으로 이어진 셈이다. 우리의 고민은 이제 “얼마나 심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로 옮겨갔다. 식목의 시대를 넘어 산림 관리의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산불이다. 봄철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겹치면 작은 불씨 하나가 수천 헥타르의 숲을 순식간에 삼킨다. 울창한 숲은 그 자체로 연료가 된다. 바닥에 쌓인 낙엽과 마른 가지, 방치된 고사목은 불길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과거에는 나무가 없어 문제였지만 지금은 관리되지 않는 숲이 더 큰 위험이 되고 있다. 고전은 이미 이를 경고하고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다는 뜻이다. 숲 역시 무조건 울창하다고 건강한 것이 아니다. 적절한 간격과 순환,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건강한 산림이 된다. 『맹자』의 “부근이시입산림(斧斤以時入山林)” 역시 같은 맥락이다. 도끼를 때에 맞게 산에 들여보내야 숲이 유지된다는 뜻으로 무분별한 벌목이 아니라 계획된 이용과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한 지혜다. 이제 산림 정책의 방향도 분명해져야 한다. 무엇보다 사후 진화 중심에서 예방 중심 관리로 전환해야 한다. 불은 끄는 것보다 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숲의 밀도를 조절하는 간벌을 일상화하고 고사목과 낙엽을 주기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특히 산불 취약 지역에는 방화선 구축과 함께 ‘연료 관리’ 개념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산림 관리의 과학화도 요구된다. 드론과 위성, 인공지능을 활용해 산림 상태를 상시 점검하고 건조도와 풍속, 식생 정보를 종합 분석해 산불 위험을 예측하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경험과 감에 의존하는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 관리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지역 공동체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과거에는 마을 단위로 산을 관리하고 감시하는 문화가 존재했지만 도시화와 고령화로 이러한 기능은 크게 약화됐다. 산림은 행정만으로 지킬 수 없다. 주민과 민간 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 관리 체계를 복원해야 한다. 산불은 결국 사람의 부주의에서 시작되고 사람의 손으로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과 제도의 실효성도 강화해야 한다. 산불의 상당수는 인재(人災)에서 비롯된다. 입산 통제 위반이나 논·밭두렁 소각, 부주의한 화기 사용이 주요 원인이다. 처벌 강화만으로는 부족하다. 계도와 교육, 실질적인 감시 체계를 병행해야 한다. 특히 고위험 시기에는 선제적 통제가 더욱 필요하다. 산림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 보존만을 강조하는 접근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일정 부분은 목재 자원으로 활용하고 숲의 순환을 유도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한 산림을 만든다. 방치된 숲은 재난의 원인이 되지만 관리된 숲은 지속 가능성을 확보한다. 식목일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다. 국토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지켜갈 것인가를 되묻는 날이다. 과거 우리는 나무를 심으며 미래를 준비했다. 이제는 그 나무를 관리하며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시대는 변했고 과제도 달라졌다. “전지불망 후지사지(前之不忘 後之師也)” 지나온 일을 잊지 않으면 훗날의 스승이 된다는 뜻이다. 헐벗은 산을 되살린 경험은 분명 자산이다. 그러나 그 성공에 안주한다면 울창한 숲은 순식간에 재앙으로 바뀔 수 있다. 오늘 식목일,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나무를 얼마나 심었는가가 아니라 그 나무를 얼마나 지키고 있는가를. 숲은 자연이 아니라 관리의 결과다. 그리고 그 책임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있다.
2026-04-05 15: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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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자동차'마저 흔들리면 끝장, 정부는 경제 비상체제로
[경제일보] 중동 전쟁의 포화 속에서 우리 경제의 최후 보루인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마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에 있어 이 두 기둥이 무너진다는 것은 단순히 성장률 몇 퍼센트가 깎이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 시스템 전체가 마비되는 재앙을 의미한다.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내동댕이친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전쟁이 장기화되어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봉쇄될 경우,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전대미문의 ‘동토(凍土)의 시대’에 진입할 수밖에 없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에너지 집약적’ 구조라는 치명적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AI 열풍으로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반도체 생산 라인을 돌리는 데 드는 막대한 전력은 결국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에 의존한다. 에너지 가격 폭등은 곧장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글로벌 가격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여기에 항공 운송료까지 치솟으며 수출길마저 좁아지는 형국이다. 자동차 산업 역시 설상가상이다. 중동은 현대차·기아 점유율이 10%를 넘는 전략 요충지이자 연간 300만 대 규모의 거대 시장이다. 이란 시장의 증발과 물류 대란은 공들여 쌓아온 수출 탑을 단숨에 무너뜨리고 있다. 이제 정부는 ‘검토 중’이라는 한가한 소리를 거두고, 즉각적이고 파격적인 ‘경제 비상 대책’을 실행해야 한다. 첫째, 에너지 수급의 전면적 국가 관리다. 비축유 방출을 넘어 원전 가동률을 80% 이상으로 극대화하고, 석탄발전 상한제를 일시 해제해서라도 산업용 전력 단가를 동결해야 한다. 기업이 에너지 비용 때문에 공장을 멈추는 일만큼은 막아야 한다. 둘째, 중소기업 전용 ‘전쟁 특별 금융’의 가동이다. 최근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SBHI)가 계엄령 사태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민생 경제의 하부 구조가 이미 괴사 직전임을 시사한다. 원자재값 폭등분을 정부가 일부 보전해주고,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를 넘어선 긴급 운영자금 수혈이 즉각 이뤄져야 한다. 셋째, 수출 물류의 국가 책임제다. 민간 선사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국적 선사를 총동원해 수출용 선복을 강제 할당하고, 급격히 오른 물류비의 50% 이상을 정부 예산으로 직접 보조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지금은 경제 관료들이 책상 앞에 앉아 수치만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 25조 원 규모의 추경을 신속히 편성하여 고유가 독소(毒素)를 중화시키고, 규제의 빗장을 풀어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생존로를 찾게 해줘야 한다. 정부가 비상한 각오로 경제 방어막을 치지 못한다면, 우리는 이란발(發) 오일 쇼크에 무기력하게 침몰하는 ‘성장 실종’의 시대를 목도하게 될 것이다.
2026-03-27 10: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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