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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안보 리스크' 내건 앤트로픽 제재… 법원 명령 불복해 항고 강행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세계적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 사이의 ‘AI 주권’을 둘러싼 법적 전쟁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2일(현지시간) 앤트로픽을 국방부의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하고 관련 조치를 집행하지 못하도록 한 법원의 가처분 명령에 불복해 항고 통지서를 제출했다. 기술 혁신을 앞세운 민간 기업과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운 행정부의 충돌이 장기전 양상을 띠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앤트로픽이 자사의 AI 모델이 미 국방부의 자율 살상 무기 체계나 감시 프로그램에 활용되는 것을 윤리적 이유로 거부하면서 점화됐다. 앤트로픽은 인간의 생명과 직결된 무기 체계에 AI 기술이 투입되는 것에 반대하는 엄격한 내부 가이드라인을 고수해 왔다. 반면 국방부는 이를 국가 안보 전략에 대한 ‘항명’으로 규정했다. 에밀 마이클 국방부 연구공학 담당 차관은 SNS를 통해 “최고사령관인 대통령의 지시를 법원이 가로막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강한 어조로 법원 결정을 비판했다. 트럼프 정부는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하고 다른 연방 기관들에도 앤트로픽 솔루션 사용 중단을 지시하는 등 사실상의 ‘기술 봉쇄’ 조치를 단행했다.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법의 리타 린 판사는 지난달 26일, 본안 판결 전까지 정부의 제재 집행을 중단하라는 임시금지 명령을 내렸다. 당시 린 판사는 “미 행정부의 조치는 자의적이고 변덕스러우며 적절한 근거 없이 앤트로픽의 사업을 위태롭게 하고 기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정부 측의 무리한 행정력을 강하게 질책했다. 법원은 행정부의 국가 안보 결정이라 하더라도 그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면 민간 기업의 재산권과 영업의 자유를 우선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이는 민간 기술 기업들이 국가의 안보 체계 내에서 어느 수준까지 자율성을 가질 수 있는지를 다루는 역사적인 판례가 될 전망이다. 이번 항고심은 단순한 기업 소송을 넘어 AI 시대에 ‘기술 주권’이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항고를 강행한 것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AI 기술에 대해서는 민간의 거부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완고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법조계와 IT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글로벌 AI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최종적으로 정부의 손을 들어준다면 미국 내 AI 기업들은 국방부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는 ‘준(準) 군수업체’의 지위를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확장성에 제약을 줄 수 있는 요소다. 반대로 법원이 다시 한번 기업의 손을 들어준다면 AI 기술력의 주도권은 국가가 아닌 민간이 확보하게 되며 정부의 기술 통제권은 크게 약화할 것이다. 4월 중으로 예상되는 항소심 결과에 따라 전 세계 AI 기업들의 안보 관련 대응 가이드라인이 재정립될 전망이다. K팝 공연장에서 안전망을 구축하던 한국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AI 기술의 활용과 통제를 둘러싼 ‘안보 주권’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2026-04-03 07:53:15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디지털자산법 대주주 지분 '20% 룰' 논란
[경제일보]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제정 과정에서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20%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업계와 법조계의 반발이 임계점을 넘고 있다. '독과점 방지'와 '시장 건전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위헌 소지가 다분한 '진정소급입법'이자 글로벌 트렌드에 역행하는 '관치(官治)의 폭주'라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 "대체거래소(ATS)와 동일 잣대?…산업 특성 무시한 탁상행정"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lternative Trading System, ATS)'와 동일한 금융 인프라로 간주, 소유분산 기준(15~30%)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려 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장(고려대 특임교수)은 지속적으로 "가상자산 산업을 전통 금융의 잣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해왔다. 김 교수는 과거 업계 세미나 등에서 "해외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분율을 강제로 제한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혁신 기술 기반의 신산업을 기존 금융 규제의 틀에 가두는 것은 산업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자충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ATS는 설립 단계부터 공공 인프라 성격이 강하지만 두나무(업비트)나 빗썸 등 국내 거래소들은 정부의 지원 없이 민간의 모험 자본과 기술력으로 성장했다. 이제 와서 이들이 정당하게 획득한 지분을 강제로 매각하라는 것은 자본주의의 보상 원리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법조계는 이번 규제가 헌법 제13조(소급입법 금지)와 제23조(재산권 보장)를 정면으로 위반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적법하게 취득한 주식을 사후 입법으로 강제 처분하게 하는 것은 헌법상 엄격히 금지된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정엽 블록체인법학회 회장(변호사)은 최근 법률적 쟁점과 관련해 "기존에 적법하게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사후에 제정된 법률로 강제 매각하도록 하는 것은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소지가 매우 크다"며 "입법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수단의 적합성과 침해의 최소성 원칙(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보고서를 통해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침해 우려를 표명하며 신중한 접근을 권고한 상태다. 유예 기간을 둔다고 해도 '강제 매각'이라는 본질적 위헌성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 글로벌 트렌드 역행…국부 유출 현실화 우려 해외 사례를 봐도 지분율 상한을 법으로 강제하는 경우는 전무하다. EU의 미카(MiCA) 법안이나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 금융 선진국들은 대주주의 '적격성(범죄 이력 등)'을 심사할 뿐 지분율 자체를 제한하지 않는다. 강성후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 회장은 "글로벌 스탠더드인 미카(MiCA) 어디에도 지분율을 제한하는 조항은 없다"며 "한국만 유독 '갈라파고스 규제'를 도입한다면 국내 거래소들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해외 자본에 의한 적대적 M&A 노출 등 국부 유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에 달하는 지분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며 기업 가치가 폭락하고 이를 노린 외국계 투기 자본이 국내 플랫폼의 경영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소유 규제'라는 구시대적 발상 대신 '행위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정례화하고 횡령이나 시세 조종 등 불법 행위 적발 시 시장에서 영구 퇴출하거나 천문학적인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2026년 3월 현재,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금융당국이 업계와 전문가들의 위헌 경고를 수용해 '스마트 규제'로 방향을 틀지 아니면 '관치 금융'의 전철을 밟을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2026-03-06 09: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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