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4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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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 우리는 나무를 얼마나 관리하고 있는가
오늘은 식목일이다. 그러나 거리에서도, 산에서도 “나무를 심자”는 외침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한때 헐벗은 산에 옷을 입히겠다는 절박함이 시대정신이었고 온 국민이 삽과 묘목을 들고 나섰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1960~70년대 우리는 가난했고 산은 더 가난했다. 땔감을 얻기 위해 나무를 베어야 했고 민둥산은 장마철마다 토사를 쏟아냈다. 그 시절 식목은 생존이었고 국토 재건의 출발점이었다. 반세기가 흐른 지금, 산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졌다. 더 이상 헐벗지 않았다. 오히려 지나치게 울창해졌다. 숲은 빽빽해졌고 낙엽과 고사목이 산 곳곳에 쌓였다. 과거의 성공이 오늘의 위험으로 이어진 셈이다. 우리의 고민은 이제 “얼마나 심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로 옮겨갔다. 식목의 시대를 넘어 산림 관리의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산불이다. 봄철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겹치면 작은 불씨 하나가 수천 헥타르의 숲을 순식간에 삼킨다. 울창한 숲은 그 자체로 연료가 된다. 바닥에 쌓인 낙엽과 마른 가지, 방치된 고사목은 불길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과거에는 나무가 없어 문제였지만 지금은 관리되지 않는 숲이 더 큰 위험이 되고 있다. 고전은 이미 이를 경고하고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다는 뜻이다. 숲 역시 무조건 울창하다고 건강한 것이 아니다. 적절한 간격과 순환,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건강한 산림이 된다. 『맹자』의 “부근이시입산림(斧斤以時入山林)” 역시 같은 맥락이다. 도끼를 때에 맞게 산에 들여보내야 숲이 유지된다는 뜻으로 무분별한 벌목이 아니라 계획된 이용과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한 지혜다. 이제 산림 정책의 방향도 분명해져야 한다. 무엇보다 사후 진화 중심에서 예방 중심 관리로 전환해야 한다. 불은 끄는 것보다 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숲의 밀도를 조절하는 간벌을 일상화하고 고사목과 낙엽을 주기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특히 산불 취약 지역에는 방화선 구축과 함께 ‘연료 관리’ 개념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산림 관리의 과학화도 요구된다. 드론과 위성, 인공지능을 활용해 산림 상태를 상시 점검하고 건조도와 풍속, 식생 정보를 종합 분석해 산불 위험을 예측하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경험과 감에 의존하는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 관리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지역 공동체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과거에는 마을 단위로 산을 관리하고 감시하는 문화가 존재했지만 도시화와 고령화로 이러한 기능은 크게 약화됐다. 산림은 행정만으로 지킬 수 없다. 주민과 민간 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 관리 체계를 복원해야 한다. 산불은 결국 사람의 부주의에서 시작되고 사람의 손으로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과 제도의 실효성도 강화해야 한다. 산불의 상당수는 인재(人災)에서 비롯된다. 입산 통제 위반이나 논·밭두렁 소각, 부주의한 화기 사용이 주요 원인이다. 처벌 강화만으로는 부족하다. 계도와 교육, 실질적인 감시 체계를 병행해야 한다. 특히 고위험 시기에는 선제적 통제가 더욱 필요하다. 산림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 보존만을 강조하는 접근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일정 부분은 목재 자원으로 활용하고 숲의 순환을 유도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한 산림을 만든다. 방치된 숲은 재난의 원인이 되지만 관리된 숲은 지속 가능성을 확보한다. 식목일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다. 국토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지켜갈 것인가를 되묻는 날이다. 과거 우리는 나무를 심으며 미래를 준비했다. 이제는 그 나무를 관리하며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시대는 변했고 과제도 달라졌다. “전지불망 후지사지(前之不忘 後之師也)” 지나온 일을 잊지 않으면 훗날의 스승이 된다는 뜻이다. 헐벗은 산을 되살린 경험은 분명 자산이다. 그러나 그 성공에 안주한다면 울창한 숲은 순식간에 재앙으로 바뀔 수 있다. 오늘 식목일,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나무를 얼마나 심었는가가 아니라 그 나무를 얼마나 지키고 있는가를. 숲은 자연이 아니라 관리의 결과다. 그리고 그 책임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있다.
2026-04-05 15: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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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결과로 평가받겠다"… 대구 컷오프 논란 정면 반박
"지도부와 철저히 거리를 유지하고 그 결과로 평가받겠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대구 컷오프(공천배제) 등 논란을 정면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25일 이정현표 '쇄신 공천'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데 대해 "이번 공천은 흔들린 것이 아니라 일부러 흔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용하게 가려면 방법은 간단하다. 현역 그대로 두고, 기득권 그대로 두면 된다"며 "그러나 그렇게 하면 정치는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우리는 결단했다"며 "부산은 신인과 현직 모두에게 경선의 길을 열었고, 경북은 '한국시리즈' 방식으로 경쟁 구조를 바꿨으며, 충북은 과감하게 현역을 배제하고 새로운 인물을 세웠고, 대구는 적재적소의 전략적 판단과 기득권을 흔들어 전면 경쟁으로 전환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서울은 추가 모집과 토론을 통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게 갈팡질팡이냐"며 "아니다. 이것은 지역마다 맞춘 전략이고, 정치를 바꾸기 위한 설계"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번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이른바 '낙하산'이나 계파 갈등, 사천(私薦), 돈 공천 논란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당 지도부와도 철저히 거리를 유지했다"며 "오찬도 사양했고, 임명장 수여식도 거부했다"며 "보고도, 지침도 주고받지 않겠다고 사전에 통보했다. 실제로 지도부와 지역 의견이 전달되었지만 그대로 수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내 일각에서 대구에서의 컷오프 등을 두고 이 위원장이 장동혁 대표와 교감 아래 차도살인(借刀殺人·제삼자를 앞세워 적을 공격)을 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실제로 이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공관위 첫 회의 당시 장 대표가 공관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오찬을 함께하자고 한 제안을 거절한 뒤, 공관위원끼리만 도시락 회동을 하는 등 지도부와 거리를 둬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위원장은 "이번 공천은 누군가를 떨어뜨리기 위한 공천이 아니라 이길 사람을 세우기 위한 공천"이라며 "공천은 과정뿐만 아니라 결과로도 평가받아야 한다. 그 결과로 국민 앞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6·3 지방선거 공천 논란과 관련해 "지금의 선택은 충돌이 아니라 재건을 위한 불가피한 진통"이라며 "사사로운 판단 없이 오직 국민과 당의 미래만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금 우리 당은 위기가 아니라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이 상황에서 관례대로, 순서대로, 눈치 보며 공천한다면 그건 정치가 아니라 현상 유지이고 결국은 공멸"이라고 했다.
2026-03-25 17: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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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1.7조 자사주 소각…역대 최대 주주환원 外
[경제일보] 셀트리온은 약 1조7154억원 규모의 자사주 911만주를 오는 4월 1일 소각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소각은 제3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을 승인받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진행되는 것으로 변경상장 예정일은 4월 13일이다. 셀트리온은 당초 임직원 스톡옵션 보상용으로 보유했던 300만주를 포함해 총 911만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2024년과 2025년 자사주 소각 규모를 합친 것보다 큰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번 소각 물량은 보유 자사주의 약 74%, 전체 발행주식의 약 4%에 해당한다. 나머지 약 323만주는 인수합병, 신기술 도입, 시설 투자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셀트리온은 보통주 1주당 750원의 현금배당도 결정했다. 총 2억1861만주를 대상으로 약 1640억원 규모이며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 이후 첫 비과세 배당으로 실질 배당 효과가 커질 전망이다. 이로써 셀트리온의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약 103%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향후 3년 평균 40% 목표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셀트리온은 중장기적으로 현금배당을 EBITDA 대비 30%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올해도 높은 주주환원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업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하겠다”며 “자사주 소각과 주주환원을 통해 신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인투셀, ADC 신약 ‘첫 환자 투여’…임상 진입 본격화 차세대 ADC(항체-약물접합체) 플랫폼 기업 인투셀이 자사 ADC 후보물질 ‘ITC-6146RO’의 임상 1상에서 첫 환자 투여를 완료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내성이 생긴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다기관·공개 방식으로 용량 증량을 통해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하고 적정 용량 설정 후 초기 항암 효과를 평가할 계획이다. ITC-6146RO는 다양한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B7-H3’를 표적으로 하는 ADC다. 정상 조직에서는 발현이 제한적인 특성을 활용해 종양 선택성을 높였으며 세포독성 페이로드를 결합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도록 설계됐다. 이번 후보물질에는 인투셀의 ADC 플랫폼 기술인 ‘오파스’와 ‘선택성 증가기술(PMT)’이 적용됐다. 오파스는 종양 내 선택적 약물 방출을 유도하는 링커 기술이며 PMT는 페이로드 효율을 높여 항암 효과를 강화한다. 인투셀은 이번 임상을 통해 플랫폼의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하고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인투셀 관계자는 “첫 환자 투여는 임상 진입의 중요한 이정표”라며 “안전성과 초기 유효성을 검증해 글로벌 개발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HLB생명과학, 조직은행 허가 취득…인체조직 이식재 사업 본격화 HLB생명과학이 조직은행 허가를 취득하며 인체조직 이식재 사업 확대에 나섰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허가로 뼈, 연골, 근막, 피부 등 다양한 인체조직을 취급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면서 관련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번 성과는 지난달 의료기기 전문기업 올소테크와 인체조직 이식재 국내 총판 계약을 체결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회사는 이를 계기로 전국 병원을 대상으로 영업망을 확대하고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HLB생명과학이 공급할 ‘프리덤인젝트 리필’은 인체유래 무세포 동종진피 주사제로 피부를 원재료로 한 인체조직 기반 제품이다. 인대, 근육 등 손상 조직의 치료와 수술 보조에 활용되며 실온 보관이 가능해 의료 현장에서의 편의성도 높다. 이 제품은 피부 조직에서 세포와 지방을 제거하고 콜라겐 등 세포외기질을 보존한 생체소재로 연조직과 관절의 재건 및 재생, 회복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HLB생명과학은 이번 허가를 발판으로 인체조직 기반 제품군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정형외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을 중심으로 공급을 시작하고 향후 판로를 점진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백윤기 HLB생명과학 대표이사 선임 예정자는 “조직은행 허가는 인체조직 이식재 사업 본격화를 위한 핵심 기반”이라며 “국내 공급 확대와 함께 재생의학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3-24 14: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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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8강이 끝이 아니다…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
[경제일보] 17년 만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 8강 진출은 분명 반가운 성과였다. 그러나 도미니카공화국과의 8강전에서 당한 0대10, 7회 콜드게임 패배는 그 성과 위에 냉혹한 현실을 던졌다. 이번 대회는 한국 야구가 희망과 한계를 동시에 확인한 무대였다. 결론은 분명하다. 이번 WBC는 성과를 자축할 자리가 아니라 한국 야구를 근본부터 다시 세우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도미니카공화국전은 단순한 1패가 아니었다. 세계 야구와 한국 야구 사이의 격차가 어디에서 벌어지고 있는지를 집약적으로 보여준 경기였다. 마운드는 상대 강타선을 감당하지 못했고 타선은 2안타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수비와 경기 운영 역시 큰 무대의 압박 속에서 흔들렸다. 국제대회에서 한 경기 패배는 언제든 있을 수 있다. 문제는 패배의 방식이다. 투타의 힘과 장타 생산력, 수비 집중력, 경기 템포, 벤치 운영, 선수층의 깊이에서 한국 야구는 아직 세계 정상권과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드러냈다. 물론 8강 진출 자체의 의미를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 2009년 준우승 이후 오랫동안 멀어졌던 토너먼트 무대로 다시 돌아왔다는 사실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이제 한국 야구는 “8강에 올랐다”는 결과에 안도할 것이 아니라 왜 4강 문턱에서 이렇게 무너졌는지를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그 질문을 외면한다면 같은 실패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한국 프로야구의 분위기부터 점검해야 한다. 프로는 냉정한 실력의 세계다. 그럼에도 우리 야구 안에는 스타 대접과 단기 성적, 인기와 연봉 상승에 안주하는 풍토가 없지 않았다. 일부 선수들에게서 보이는 가벼운 태도와 이름값에 기대는 분위기, 기본기와 절제를 잊은 듯한 모습은 야구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 프로 선수는 대중의 환호를 받는 존재이기 이전에 경기력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직업인이다. 일본의 야구 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학창 시절 작성한 ‘야구 인생 목표표’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목표 의식이 어떤 선수로 성장하게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국제대회는 그 냉혹한 현실을 다시 일깨운다. 국내 리그의 명성과 인기만으로는 세계 무대에서 버티기 어렵다. 구단 운영 역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프로야구는 관중 증가와 흥행 면에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장기 투자와 체질 개선이 충분했는지는 의문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과 단기 전력 보강에는 적극적이면서도 유소년 육성과 과학적 트레이닝, 데이터 분석, 부상 관리와 같은 장기 시스템 구축에는 상대적으로 인색했던 측면이 있다. 구단은 단순한 흥행 사업자가 아니다. 한국 야구 생태계를 떠받치는 핵심 주체다. 그럼에도 일부 구단은 성적이 부진하면 감독과 코치진 교체라는 단기 처방에 의존하고 선수 육성보다 즉시 전력 보강에 집중해 왔다. 이런 구조에서는 국제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층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한국 야구의 미래는 프로 1군이 아니라 유소년 현장에서 시작된다. 초등학교 운동장과 중학교 훈련장, 고등학교 야구부와 대학 야구 현장에서 미래의 국가대표가 자란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선수 저변은 넓지 않고 훈련 환경은 학교와 지역에 따라 큰 격차가 있다. 유망주 육성 역시 개인의 희생과 지도자의 헌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프로 구단들이 한국 야구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유소년 시스템에 훨씬 더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지역 연고 구단이 초·중·고 야구와 연계한 장기 육성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전담 코치와 분석 인력, 의료와 재활 시스템을 공유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야구 선진국이 강한 이유는 몇 명의 스타가 아니라 밑변에서 이어지는 두터운 시스템에 있다. 지도 방식도 변해야 한다. 현대 야구는 더 이상 감에 의존하는 종목이 아니다. 투구 수 관리와 타구 속도, 회전 수, 수비 범위, 타석 접근법, 부상 예방과 회복 프로그램까지 모든 것이 데이터와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한국 야구 역시 경험 중심의 지도 방식에 과학과 데이터를 결합해야 한다. 대표팀과 프로, 아마추어를 연결하는 통합 데이터 시스템과 체계적인 선수 육성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 이번 WBC는 한국 야구에 두 가지 메시지를 남겼다. 하나는 17년 만의 8강 진출이라는 희망이고 다른 하나는 0대10 콜드게임 패배라는 냉혹한 경고다. 희망은 살리고 경고는 뼈에 새겨야 한다. 이번 패배를 단순히 상대 전력이 강했다는 말로 넘긴다면 한국 야구의 내일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 충격을 계기로 선수와 구단, 협회와 유소년 현장이 모두 변화를 시작한다면 이번 대회는 실패가 아니라 재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한국 야구는 지금 다시 시작해야 한다. 스타의 시대가 아니라 시스템의 시대로, 흥행의 시대가 아니라 실력의 시대로 넘어가야 한다. 8강은 끝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야구가 스스로에게 다시 질문을 던져야 할 출발선이다. 이번 패배는 아프다. 그러나 그 아픔을 제대로 받아들인다면 한국 야구는 다시 강해질 수 있다.
2026-03-14 1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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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재건은 말이 아니라 구조다…국민의힘이 해야 할 혁신
강산이 세 번 바뀌는 세월 동안 정치와 권력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안다. 정당의 위기는 선거 패배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성찰의 능력을 잃는 순간, 그때부터 정당은 무너진다. 지금 국민의힘이 맞닥뜨린 상황이 바로 그렇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사태와 탄핵, 그리고 사법부의 중형 선고로 이어진 일련의 과정은 단순한 정권 실패가 아니다. 보수 정치 전체의 정당성이 국민 앞에서 무너진 사건이었다. 국가 권력이 헌정 질서를 위협하는 장면을 국민이 목격했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보수 정치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겼다. 이제 보수 정당은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보수는 무엇을 지키는 정치인가. 그리고 국민의힘은 과연 그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최근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절연을 선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늦었지만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그 결단이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한 선언에 그친다면 아무 의미도 없다. 보수의 재건은 선언이 아니라 구조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인적 쇄신은 ‘희생’이 아니라 ‘책임’이어야 한다 정당이 위기를 맞을 때 가장 먼저 꺼내 드는 카드가 인적 쇄신이다. 그러나 한국 정치에서 인적 쇄신은 대부분 몇몇 얼굴을 교체하는 수준에서 끝났다. 그런 방식의 쇄신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없다. 이번 사태에서 국민이 분노한 지점은 단순한 권력 실패가 아니었다. 책임의 실종이었다. 헌정 질서를 흔드는 사태가 벌어지는 동안 침묵하거나 동조했던 정치인들이 아무런 설명도 없이 다시 정치의 중심에 서는 모습을 국민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다.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인적 쇄신은 단순한 공천 교체가 아니다. 정치적 책임의 원칙을 분명히 세우는 일이다. 계엄령 사태와 관련해 헌정 질서를 훼손하는 발언이나 행동을 했던 인물들은 스스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정치는 법적 책임만으로 끝나는 영역이 아니다. 공적 책임을 외면하는 정치에는 미래도 없다. 지도부 구성 역시 달라져야 한다. 특정 계파나 권력 중심 인물들이 당을 이끄는 구조가 반복되는 한 국민의 신뢰는 돌아오지 않는다. 행정 경험과 정책 역량을 갖춘 인물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청년과 전문가의 정치 참여 역시 형식적 구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보수 정당이 여전히 과거의 인맥 정치에 의존한다면 미래 세대는 그 정당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정치가 세대 교체에 실패하는 순간 정당의 미래도 함께 사라진다. 보수의 가치 체계를 다시 세워야 한다 한국 보수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가치의 부재였다. 보수의 이름으로 특정 정치인을 방어하는 정치가 반복되면서 정당이 지켜야 할 철학은 흐려졌고, 결국 보수는 인물 중심 정치의 틀에 갇혀버렸다. 보수가 지켜야 할 핵심 가치는 복잡하지 않다. 헌법 질서, 시장경제, 책임 있는 국가 운영이다. 이 세 가지 원칙이 흔들리는 순간 보수는 존재 이유를 잃는다. 특히 이번 사태 이후 보수 정치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헌정 질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세우는 것이다. 권력 남용과 국가 권력의 사유화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긋지 못한다면 보수의 정당성은 회복될 수 없다. 경제 정책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과거 보수 경제 정책이 성장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성장과 공정의 균형을 고민해야 한다. 청년 세대가 체감하는 불평등 문제를 외면한 채 시장만 강조하는 정치로는 더 이상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 보수 정치의 언어를 바꿔야 한다 정당은 정책으로 평가받지만 동시에 언어로도 평가받는다. 지금 보수 정치의 가장 큰 약점은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 언어가 낡았다는 점이다. 강성 지지층만을 의식한 발언, 상대 진영을 향한 과도한 공격, 음모론적 정치 언어는 중도층을 정치에서 밀어낸다. 정당이 지지층만 바라보는 순간 정치의 외연은 급격히 좁아진다. 특히 청년 세대는 진영 논리에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은 공정과 기회, 그리고 미래의 문제에 더 민감하다. 보수가 다시 국민적 지지를 얻고자 한다면 정치의 언어를 과거의 이념 논쟁이 아니라 현실의 삶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보수 재건의 조건은 ‘시간’이 아니라 ‘결단’ 역사를 돌아보면 몰락했던 보수 정당이 다시 살아난 사례는 적지 않다. 그러나 공통점이 있다. 철저한 자기 혁신이다. 정당은 위기를 맞을 때 두 가지 선택을 한다. 하나는 문제를 외부 탓으로 돌리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스스로를 해체에 가까울 정도로 혁신하는 것이다. 어느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정당의 운명은 갈린다. 지금 국민의힘 앞에 놓인 선택도 마찬가지다. 인적 쇄신, 가치 재정립, 정치 언어의 변화가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보수 재건은 결국 공허한 구호로 끝날 것이다. 국민은 이미 여러 번 기회를 주었다. 이제 남은 것은 정치의 결단이다. 보수는 대한민국 정치의 한 축이다. 그 축이 바로 서지 못하면 정치 전체의 균형도 무너진다. 국민이 기대하는 것은 완벽한 정당이 아니라 책임을 아는 정당이다. 지금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과거를 변명하는 정치에서 벗어나 미래를 설계하는 정치로 돌아가는 것이다. 보수의 재건은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결단의 문제다.
2026-03-10 17: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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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긴장에 자동차 공급망 흔들…완성차 '소재 리스크' 촉각
[경제일보]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계가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소재 공급망 변동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원유와 석유화학 원료 가격, 해상 물류, 자동차 부품 공급망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같은 극단적 상황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10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 긴장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에너지와 물류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부각되면서 자동차 산업의 소재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통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와 석유 제품 물동량은 하루 약 2000만배럴 수준으로, 세계 석유 소비의 약 20%를 차지한다. 중동산 원유와 석유화학 원료 상당수가 이 해협을 통해 아시아로 이동하는 구조다. 자동차 산업은 철강 산업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생산 과정에서는 석유화학 소재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범퍼와 대시보드, 도어트림, 배선 보호재, 실링 부품 등 상당수 부품이 플라스틱과 합성수지, 합성고무 등 고분자 소재로 제작된다. 업계에서는 승용차 한 대에 사용되는 플라스틱과 엘라스토머 비중이 차량 중량 기준 약 2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소재는 대부분 나프타 기반 석유화학 공정에서 생산된다.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나프타 가격이 뒤따라 움직이고, 이는 에틸렌·프로필렌 계열 수지와 합성고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사용하는 소재 단가 역시 일정 시차를 두고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이미 공급망 변수에 대한 경계가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 석유화학 산업은 중동산 나프타 의존도가 높은 편이며, 중동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원료 조달 구조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해상 물류 비용도 변수다. 중동 지역에서 군사 긴장이 높아질 경우 선박 보험료와 운임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에너지뿐 아니라 석유화학 원료와 자동차 부품 운송 비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을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특정 지역에서 발생한 물류 리스크가 생산 비용 구조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같은 극단적 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국가로서 재건이 불가능할 정도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발언은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동시에 실제 봉쇄 가능성을 낮추는 억제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통로이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 아시아 주요 국가 모두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장기간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금융 시장 전체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중동 긴장이 자동차 산업에 단기적인 원가 상승 압력과 공급망 불확실성을 만들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과거 중동 지역 군사 충돌에서도 유가와 해상 운임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가 일정 기간 이후 안정되는 흐름이 반복된 사례가 있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판매 시장 변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중동은 한국 자동차 수출에서 일정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이다. 유가 급등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중동 지역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는 해당 지역 자동차 판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의 비용 구조 측면에서는 제품 믹스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차량과 프리미엄 브랜드 판매 비중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차량은 원가 상승을 일부 흡수할 수 있지만 대중 차종 중심 모델은 비용 전가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기차 전환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소재 리스크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전기차 역시 다양한 플라스틱과 고분자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전기차에서 특정 플라스틱 소재 사용 비중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은 소재 조달 구조와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점검하고 있다. 부품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장기 계약을 확대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대응 전략으로 거론된다. 일부 기업은 재활용 플라스틱이나 친환경 소재 적용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중동 긴장이 단기적으로는 원가와 물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자동차 산업의 소재 공급망과 비용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완성차 업체들의 공급망 관리 전략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3-10 16:3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