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3건
-
이종훈 前 한전 사장 별세… '원전 불모지'에서 '원자력 강국'을 일군 거인 잠들다
[경제일보] ‘한국형 원전(APR-1400)’의 설계 기반을 닦고 원자력 기술 자립을 이끈 이종훈 전 한국전력 사장이 3일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그의 삶은 1961년 한국전력의 전신인 조선전업에 입사한 이래 오직 ‘대한민국의 전력 자립’이라는 한 길만을 걸어온 엔지니어의 역사 그 자체였다. 이종훈이라는 이름은 이제 단순한 과거의 기록을 넘어 대한민국이 세계 6대 원전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된 ‘기술 독립의 상징’으로 영원히 남게 됐다. 1920년대생으로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은 그는 ‘우리 손으로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당시 최대 국영기업이었던 조선전업에 몸을 담았다. 화력발전소 설계를 주도하며 실무를 익힌 그는 1973년, 본사 전원부 전기과장으로 발령받으며 원자력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시작했다. 그의 첫 번째 도전은 ‘국내 1호 원자력발전소’ 고리 1호기 건설이었다. 1975년 부소장으로 부임했을 때, 현장은 원자로 기초 공사를 겨우 마친 허허벌판이었다. 그는 당시의 첨단 기술이었던 원전 건설의 모든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지휘하며 1977년 6월 19일 마침내 대한민국 원자력 역사의 첫 장을 여는 ‘최초 임계’ 달성에 성공했다. 그의 업적은 단순히 원전을 짓는 데 그치지 않았다. 한전 부사장 시절이던 1985년, 그는 ‘원전 노형 표준화’라는 담대한 정책을 추진했다. 해외 기술에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설계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도전이었다. 이 정책을 통해 그는 원자로 설계의 핵심인 ‘계통설계 기술’ 도입을 성사시켰고 이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된 ‘한국형 원전(APR-1400)’의 뿌리가 되었다. 그가 한국전력기술 사장으로 재직하던 1990년, ‘APR-1400’ 개발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는 단순히 해외 모델을 복제하는 수준을 넘어 안전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한 독자적인 원자로 모델을 구축하려는 시도였다. 이 신형경수로 개발의 성공 경험은 2009년 UAE 원전 수출이라는 기적적인 성과로 이어지며 대한민국이 세계 원전 시장의 ‘기술 종속국’에서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그는 단순히 원전 기술 개발에만 머물지 않았다. 한전 사장 시절에는 해외 화력발전 사업에 최초로 진출해 에너지 수출의 길을 열었고 한국 표준원전(KSNP)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업에 채택되어 북한에 수출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기초전력공학 공동연구소(현 기초전력연구원)를 설립해 미래 세대를 위한 기술 인력 양성에 힘썼으며 한국공학한림원 창립 이사장을 맡아 대한민국 엔지니어들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그의 삶은 원전이라는 한 분야를 넘어 대한민국의 산업 기술 생태계 전체를 설계하고 발전시킨 거대한 궤적이었다. 사위인 황일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고인은 원자력 도입, 건설, 운영에 헌신했고 UAE 원전 수출의 기반을 닦았다”고 회고했다. ‘한국은 어떻게 원자력 강국이 되었나’라는 그의 저서는 이제 후배 엔지니어들에게 남겨진 유산이 되었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라는 두 가지 난제에 직면한 지금 원자력의 가치는 다시금 재조명받고 있다. 이종훈이라는 선구자가 뿌린 ‘기술 자립’의 씨앗은 이제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과 해외 원전 시장 개척이라는 새로운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하고 있다. 원전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원자력 강국으로 일으켜 세운 거인, 이종훈.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기술 독립의 정신’과 ‘에너지 자립의 꿈’은 한국의 미래를 밝히는 꺼지지 않는 불빛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 발인 5일 오전 5시20분, 장지 경북 안동시 풍산읍 선영. 02·3010·2000
2026-04-03 18:59:43
-
포스코이앤씨, 대전 관저동 '더샵 관저아르테' 내달 분양 外
[경제일보] 포스코이앤씨는 대전 서구 관저동 ‘더샵 관저아르테’를 오는 4월 분양한다고 27일 밝혔다. 단지하 3층~지상 25층, 총 951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타입별 구성은 △59㎡ 143가구 △84㎡ 450가구 △104㎡ 287가구 △119㎡ 71가구로 실수요 중심의 중소형부터 중대형까지 폭넓은 수요를 아우르는 평면 구성을 갖췄다. 견본주택은 대전 서구 관저동 일원에 마련될 예정이며 입주는 2029년이다. 더샵 관저아르테는 관저더샵2차 이후 10년 만에 공급되는 신규 더샵 브랜드 단지다. 기존 관저더샵·관저더샵2차에 이어 관저지구 내 세 번째 더샵 브랜드로 브랜드타운을 완성하는 핵심 단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급이 제한된 관저지구 특성상 이번 분양은 지역 수요층의 기대가 높게 형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단지는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진잠네거리역을 도보권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입지를 갖췄다. 서대전IC·도안대로 접근성이 좋아 대전 주요 업무지구 및 외곽 지역 이동이 모두 수월하다. 인근에 초·중·고교가 밀집해 있어 도보 통학이 가능하고 대전 제3시립도서관(계획)도 인접해 교육 인프라가 더 강화될 전망이다. 주변에는 병·의원, 학원, 카페, 식당 등 각종 편의시설이 다양하게 들어서 있다. 근린공원·체육공원 등 녹지와 여가 공간도 풍부해 쾌적한 주거 환경을 갖춘 관저지구 핵심 입지로 꼽힌다. 포스코이앤씨 분양 관계자는 “관저지구는 교통·교육·생활 인프라가 고르게 갖춰진 대전 대표 주거지다”라며 “10년 만에 공급되는 더샵 신규 단지이자 브랜드타운을 완성하는 핵심지로 실수요자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호반그룹, 식목일 앞두고 나무심기 봉사활동 전개 호반그룹은 충북 제천 포레스트 리솜 일대에서 나무심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20일 진행된 이번 활동에는 호반그룹의 긍정적인 조직문화 형성과 차세대 리더 그룹 육성을 위해 구성된 ‘주니어보드’ 3기 20여명이 참여했다. 호반그룹은 주니어보드 3기 해단식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숲 조성과 환경 보호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나무심기 봉사활동을 기획했다. 행사가 열린 포레스트 리솜 일대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군수물자 확보를 위해 송진이 채취돼 상처가 남은 소나무들이 현재까지 보존돼 있다. 주니어보드 3기 구성원들은 소나무들에 담긴 역사적 배경과 의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연과 역사의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리조트 내 지정 구역에 총 20그루의 나무를 식재하며 산림 생태계 회복과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직접 체험했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호반그룹은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주니어보드를 운영하며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이번 활동이 자연과 공존의 가치를 되새기고 일상 속 실천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BS산업, 코레이트자산운용과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개발 MOU 체결 BS산업은 코레이트자산운용과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개발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BS산업 김만겸 대표이사와 코레이트자산운용 김치완 대표이사가 참석해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사는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 내 약 6만6000㎡(약 2만 평) 부지에 데이터센터 1개동을 건립하고 임대 및 운영하기 위한 공동 사업을 추진한다. 협약에 따라 솔라시도 개발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BS산업은 데이터센터 개발에 필요한 인허가 취득과 RE100 관련 행정 지원, 사업 관리(PM) 등을 수행한다.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 수행 경험을 보유한 코레이트자산운용은 부동산 펀드 설정 및 운용, 자금 조달, 잠재 임차인 물색 등 투자 및 자산 관리 업무를 총괄한다. BS산업 관계자는 “솔라시도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BS산업의 사업 관리 역량과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검증된 운용 역량을 갖춘 코레이트자산운용의 전문성이 만나 사업적 시너지를 낼 것이다”라며 “데이터센터 조성을 성공적으로 추진함은 물론 국내외 RE100 기업 및 빅테크 기업 등을 유치함으로써 솔라시도가 첨단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2026-03-27 14:40:23
-
다석 류영모, 다섯 개의 창으로 보다
[이코노믹데일리] 한 사상가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권의 전기로는 부족하다. 한 사람의 삶은 하나의 얼굴로만 남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다석 류영모처럼 말보다 삶으로 사유했고 제도보다 인간을 먼저 생각했던 인물이라면 더욱 그렇다. 다석은 철학자이면서도 농부였고 종교인이면서도 교단 밖에 있었으며 스승이면서도 끝내 자신을 앞세우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다석을 다룬 전기들은 하나의 이야기로 수렴되기보다 자연스럽게 여러 갈래의 시선으로 갈라진다. 이 다섯 개의 전기적 주제는 다석을 입체적으로 비추는 다섯 개의 창이다. 첫째, 삶으로 사유한 사람으로서의 다석이다. 다석의 전기들은 그의 사상을 먼저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준다. 잣나무 널판 위에서 무릎을 꿇고 지낸 생활, 검소함을 넘어선 절제, 말보다 침묵을 택한 태도는 철학 이전에 하나의 삶의 형식이었다. 다석에게 사유는 책상 위에서 완성되지 않았다. 그것은 매일의 생활 속에서 닦이고 다듬어졌다. 이 삶의 창은 오늘의 젊은이들에게 묻는다. 우리는 지금 어떤 자세로 하루를 살고 있는가. 둘째, 동서회통의 사상가로서의 다석이다. 다석은 기독교·불교·유교·도교를 두루 공부했지만 어느 하나의 이름으로 자신을 규정하지 않았다. 그는 종교를 신념의 울타리가 아니라 인간을 깨우는 언어로 이해했다. 이 전기적 시선에서 다석은 교리의 전달자가 아니라 질문의 제시자다. 서구의 신 개념과 동양의 하늘 사상을 넘나들며 끝내 ‘사람이 깨어 있는 상태’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이 사상의 전기는 오늘처럼 세계관이 분절된 시대에 통합적 사유의 가능성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셋째, 우리말과 글을 살린 사상가로서의 다석이다. 다석은 언어를 단순한 표현 수단으로 보지 않았다. 말은 곧 삶이었고 글은 곧 사유의 형식이었다. 백성을 ‘씨알’이라 부른 그의 언어 선택에는 인간을 존중하는 철학이 담겨 있다. 세종의 스물여덟자를 끝까지 아끼며 쓴 그의 글은 민족주의적 감상이 아니라 인간 사유의 뿌리를 언어에서 찾으려는 태도였다. 이 언어의 전기는 디지털 언어가 범람하는 시대에 말의 무게와 책임을 다시 묻게 한다. 넷째, 제자와의 관계 속에서 드러난 스승으로서의 다석이다. 다석은 많은 지식인들에게 영향을 미쳤지만 제도를 통해 제자를 길러내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박영호는 다석에게서 ‘마침보람’을 받은 유일한 제자다. 박영호가 쓴 전기는 스승을 신격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함께 보낸 시간, 곁에서 본 생활, 들은 말과 침묵을 통해 다석을 인간으로 복원한다. 이 관계의 전기는 배움이란 무엇인가 스승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근본에서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다섯째, 시대를 통과한 양심으로서의 다석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전쟁과 분단을 거치며 다석은 늘 시대의 한복판에 있었지만 어느 권력에도 기대지 않았다. 그는 이념의 언어보다 인간의 언어를 택했다. 이 전기는 다석을 행동하는 지식인이 아니라 끝까지 흔들리지 않은 양심으로 그린다. 혼란의 시대일수록 중심을 잃지 않는 삶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그리고 그 어려움을 감내한 한 사람의 무게를 묵직하게 보여준다. 이 다섯 개의 전기적 창은 이제 전자책(e북)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묶여 오늘의 독자에게 다가간다. 이는 단순한 매체 변화가 아니다. 종이책을 차분히 읽기 어려운 시대, 다석의 사유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속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느리게 읽어야 할 한 사상가의 삶이 가장 빠른 매체를 통해 전달된다는 역설 속에서 독자는 오히려 더 자주 다석을 만날 수 있다. 전자책으로 나온 다석 전기는 서가에 꽂힌 기념물이 아니라 이동 중에도 펼칠 수 있는 살아 있는 인문 자산이 된다. AI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과 청년들은 필요할 때 한 장면을 꺼내 읽고 한 문장을 붙잡고 머무를 수 있다. 이북은 다석의 정신을 가볍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접근성을 넓혀 더 많은 젊은이들이 스스로의 속도로 다석을 만날 수 있게 한다. 「아주 인문학적인 동방서평」이라는 제목이 그래서 어울린다. 다석은 서구 중심의 철학사가 놓친 동방의 깊이를 보여주었고 이 전기들은 그 깊이를 오늘의 언어로 번역한다. 전자책으로 다시 태어난 다석의 삶은, 빠른 시대 속에서 느림의 가치를 묻는 하나의 조용한 저항이다. 그리고 그 저항은 지금도 유효하다. 다석은 여전히 묻고 있다.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2026-01-18 15:4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