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0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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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췄던 강남 재건축 시계 다시 돈다…은마·잠실·압구정 인허가 속도
[경제일보]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멈춰 있던 대형 시계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치 은마아파트와 잠실주공5단지처럼 20년 넘게 사업 절차가 늘어졌던 단지들이 잇달아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압구정2구역도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 가운데 처음으로 통합심의를 통과했다. 강남권 정비사업이 공급 확대 국면 속에서 다시 인허가 레일 위에 올라서는 모습이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3구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시행인가와 통합심의를 잇달아 통과했다. 강남·서초·송파의 대표 노후 단지들이 동시에 움직였다는 점에서 서울 재건축 시장의 흐름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가장 상징성이 큰 단지는 은마아파트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 2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2003년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뒤 23년 만에 받아든 인가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을 거쳐 지하 6층~지상 49층, 총 585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바뀔 예정이다. 은마의 사업 지연은 강남 재건축의 긴 시간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추진위 승인 이후에도 정비사업 규제와 서울시 기조 변화, 주민 간 갈등이 겹치며 사업은 번번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정비계획 변경과 심의, 조합 내부 조율을 거치는 동안 강남 재건축의 대표 단지라는 상징성만 커졌다. 이번 인가가 주목받는 이유는 처리 속도 때문이다.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11월 정비계획 변경 결정 고시를 받은 뒤 약 7개월 만에 사업시행인가까지 도달했다. 올해 5월 인가 신청 이후 실제 처리까지는 41일이 걸렸다. 강남구 재건축 사업시행인가 가운데 최단 처리 기록이다. 재건축 절차에서 사업시행인가는 사업의 윤곽을 제도적으로 확정하는 단계다. 단지 규모와 건축계획, 기반시설, 공공기여 방향이 정해지고 이후 조합원 분양 신청과 관리처분 절차로 넘어간다. 은마아파트 조합은 내년 상반기 관리처분인가와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파권의 상징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도 같은 흐름에 올라탔다. 잠실주공5단지는 이달 1일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지난해 말 인가를 신청한 뒤 약 7개월 만이다. 재건축 이후에는 총 6411가구 규모의 복합단지로 조성된다. 잠실주공5단지 역시 오래 묶여 있던 사업장이다. 2003년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 2005년 정비구역 지정, 2013년 조합설립까지 마쳤지만 이후 절차는 장기간 정체됐다. 초고층 계획과 공공기여, 한강변 경관, 도시계획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반복되면서 사업은 본궤도에 오르지 못해 왔다. 분기점은 2024년에 나왔다. 잠실주공5단지는 2024년 9월 재건축 정비계획 변경이 확정됐고 이후 서울시 통합심의를 거쳐 이번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았다. 조합은 내년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목표로 후속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압구정에서는 2구역이 먼저 치고 나갔다. 압구정2구역은 지난 2일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조건부 의결됐다. 5월 말 통합심의를 접수한 뒤 약 한 달 만이며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 가운데 통합심의를 통과한 첫 사례다. 압구정 재건축은 강남권에서도 가장 민감한 사업으로 꼽힌다. 한강변 입지와 초고층 개발,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 경쟁이 맞물려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압구정 1~6구역 가운데 2~5구역은 시공사 선정을 마쳤다. 2구역의 통합심의 통과는 나머지 구역의 인허가 절차에도 일정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인허가 문턱을 넘었다고 곧바로 공급이 현실화되는 것은 아니다. 은마와 잠실주공5단지는 관리처분계획 수립과 조합원 분양 신청, 이주, 철거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압구정2구역도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 절차가 남아 있다. 대형 단지일수록 조합원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공사비와 분담금 협의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남권 핵심 단지들이 잇따라 인허가를 통과한 것은 시장에 적지 않은 신호를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마와 잠실주공5단지, 압구정2구역은 모두 서울 재건축 시장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 사업지다. 이들 사업이 후속 절차까지 속도를 낸다면 강남권 재건축은 다시 서울 공급 확대의 핵심 축으로 올라설 수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상징성에 비해 실제 사업 속도는 더뎠던 곳들이 지방선거 이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며 “인허가가 잇따라 나오면서 분위기는 바뀌었지만 후속 단계들을 순조롭게 넘어가야 실제 착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7-08 09: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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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재건축 물꼬 튼 2구역…신반포16차·삼익맨숀도 서울시 심의 통과
[경제일보] 서울 주요 재건축 사업지들이 통합심의 문턱을 잇달아 넘었다. 압구정2구역이 압구정 2·3·4·5구역 가운데 처음으로 통합심의를 통과했고, 신반포16차와 강동구 삼익맨숀도 각각 한강변 개방형 단지와 지역친화형 주거단지로 재편된다. 한강변과 노후 주거지를 중심으로 서울 재건축 사업의 인허가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지난 2일 제13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를 열고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2 재건축사업을 조건부 의결했다고 3일 밝혔다. 압구정2구역은 강남구 압구정동 434번지 일대에 최고 66층, 2381가구 규모의 한강 수변친화형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는 압구정 2·3·4·5구역 가운데 2구역이 가장 먼저 통합심의를 넘어서면서 후속 구역의 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서울시는 한강변 입지를 살리기 위해 이곳을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하고 개방감과 통경축을 확보하도록 했다. 단지 내부에는 공공보행통로가 설치된다. 시민들이 단지를 거쳐 입체보행교를 이용해 한강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압구정로변에는 개방형 커뮤니티시설과 근린생활시설을 배치해 생활가로 기능을 강화한다. 기부채납을 통해 공공청사와 근린공원, 입체보행교도 조성된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6차아파트 재건축 변경심의안도 조건부 의결됐다. 신반포16차는 최고 34층, 4개 동, 468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이 가운데 공공주택은 68가구다. 사업지는 신동초등학교 인근 한강변 반포 생활권에 위치한다. 신반포16차는 담장 없는 개방형 단지를 핵심으로 계획됐다. 한강변 스카이라인과 주변 도시경관을 고려해 단지 경계를 닫지 않 경로당과 어린이집, 작은도서관, 실내놀이터 등 부대복리시설도 함께 배치한다. 서울시는 한강변 경관과 어울리는 입면 디자인 보완을 주문했다. 사업은 오는 10월 사업시행인가 변경, 2027년 6월 착공, 2031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강동구 명일동 삼익맨숀아파트 재건축사업 역시 이번 통합심의에서 수정가결·조건부 의결됐다. 1984년 준공된 삼익맨숀은 기존 768가구에서 공공주택 104가구를 포함한 990가구 규모 단지로 바뀐다. 건축 규모는 지하 4층~지상 39층, 10개 동이다. 삼익맨숀은 주변 저층 주거지와 함께 쓰는 생활기반시설 확충에 초점이 맞춰졌다. 단지 남서측에는 삼익파크 재건축사업과 연계해 총 7100㎡ 규모의 근린공원이 조성된다. 공원 하부에는 110면 규모 공영주차장을 설치해 기존 거주자우선주차구역 33면을 대체·확충한다. 상암로변과 양재대로134길변에는 주민개방형 생활SOC가 들어선다. 특히 굽은다리역과 연결되는 상암로변에는 작은도서관, 지역문화센터, 어린이집 등을 배치해 보행축과 연계한 생활문화공간을 조성한다. 서울시는 지형에 순응하는 계획을 보완하라는 의견도 냈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압구정 2·3·4·5구역 재건축사업 중 2구역이 최초로 조건부 의결되면서 압구정 일대 재건축사업이 본격화되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주거환경 개선과 함께 시민이 한강을 향유할 수 있는 수변 주거공간을 조성할 수 있도록 행정절차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6-07-03 13: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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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 23년 만에 사업시행인가…5850가구 재건축 본궤도
[경제일보] 서울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혀 온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으며 23년 만에 본격적인 사업 궤도에 올라섰다.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장기간 정체됐던 사업이 인허가 고비를 넘으면서 강남권 노후 대단지 재건축에도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강남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316번지 일대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에 대한 사업시행계획을 인가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 2003년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23년 만이며 민선 9기 출범 이후 강남구가 처리한 첫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이기도 하다. 이번 인가는 비교적 빠르게 이뤄졌다. 강남구는 올해 5월 22일 인가 신청을 접수한 뒤 약 80개 관계 부서와 기관 협의, 주민공람 절차 등을 진행했다. 처리 기간은 법정 기한인 60일보다 33일 짧았다. 강남구는 관내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 가운데 가장 빠른 처리 사례라고 설명했다. 은마아파트는 1979년 준공된 강남권 대표 노후 단지다. 그동안 재건축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사업은 여러 차례 지연됐다. 2023년 정비구역 지정과 조합설립인가를 거쳤고 지난해 정비계획 변경과 통합심의를 마치면서 인허가 절차가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으면서 새 단지의 윤곽도 구체화됐다. 은마아파트는 대지면적 24만3552.6㎡ 부지에 지하 6층~지상 49층, 29개 동, 5850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이 가운데 공공임대주택은 909가구, 공공분양주택은 195가구로 계획됐다. 부대복리시설과 공공개방 커뮤니티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강남구는 재건축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전담 체계도 가동하고 있다. 구청장이 직접 단장을 맡는 ‘강남 재건축 신속화합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사업장별 공정관리와 관계기관 협의, 주민 소통, 전문가 자문을 한데 묶는 방식이다. 김현기 강남구청장은 이날 은마아파트 현장을 찾아 주민들에게 사업시행계획인가서를 전달했다. 김 구청장은 “오래 기다린 주민들에게 재건축이 실제로 속도를 내고 있다는 신호가 되길 바란다”며 “남은 과정도 지체되지 않도록 책임 있게 이끌겠다”고 말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이번 인가가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상징적 장면이라고 본다. 은마아파트는 규모와 입지, 시장 파급력 면에서 강남 재건축 흐름을 대표해 온 단지다. 사업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서 대치동 일대 주거 환경 변화는 물론 인근 노후 단지들의 사업 추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은 앞으로 관리처분계획 수립과 인가, 이주, 해체공사 등 후속 절차를 밟게 된다. 조합은 2028년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6-07-02 13: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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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 800조 반도체 벨트…'제2의 용인'인가, 산업지도 바꿀 새 축인가
[경제일보] 정부가 서남권에 최대 896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추진하면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지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그동안 경기 남부에 집중됐던 생산기반을 서남권으로 확장해 AI 시대에 대응할 새로운 생산축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히 공장 몇 곳을 짓는 사업이 아니라 메모리 생산과 첨단 패키징, AI 데이터센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인력양성까지 연결하는 전국 단위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점에서 산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전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열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앰코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부 발표 기준 총 투자 규모는 896조원이다. 이번 구상의 의미는 투자 규모보다 산업지도의 변화에 있다. 그동안 한국 반도체 산업은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AI 시대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수도권 단일 생산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커지고 있다. 서남권 반도체 벨트는 용인 클러스터의 단순 복제가 아니라 수도권 생산기반을 지방으로 확장하고, 전력·용수·패키징·AI 데이터센터까지 결합한 새로운 반도체 축을 세우려는 시도다. 반도체 산업은 오랫동안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의 기흥·화성·평택 캠퍼스와 SK하이닉스 이천·청주 공장을 축으로 세계 최대 메모리 생산벨트가 형성됐다. 여기에 용인 국가산단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추진되면서 수도권은 세계적인 메모리 생산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AI 시대가 열리면서 기존 생산체계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HBM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수도권은 전력과 용수, 부지 확보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서남권을 새로운 생산축으로 제시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번 구상의 핵심은 단순한 공장 이전이 아니다. 정부는 서남권에 메모리 팹 4기를 중심으로 새로운 생산거점을 조성하고, 충청권은 첨단 패키징, 동남권·대경권은 소부장과 미래 반도체 산업을 맡는 전국 분산형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과 지방이 역할을 분담하는 새로운 산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약 470조원을 투입해 메모리 팹 2기와 1G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발표했고, 삼성전자는 약 425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팹 2기와 국가 AI 컴퓨팅센터 등을 조성하는 구상을 공개했다. 앰코는 광주에 1조원을 투자해 첨단 패키징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기업들이 내세운 공통 조건은 '입지'가 아니라 '인프라'였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력과 용수, 인력, 정주 여건, 인센티브가 갖춰질 경우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역시 용인 클러스터만으로는 미래 메모리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대규모 부지와 안정적인 전력·용수 공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를 '제2의 용인'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성격은 다소 다르다. 용인이 기존 수도권 반도체 벨트의 연장선이라면, 서남권은 수도권 밖에 새로운 생산축을 만드는 첫 시도에 가깝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면서 국가 전체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성공 여부는 공장보다 인프라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팹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과 막대한 공업용수가 필요한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시설이다. 정부는 서남권에 필요한 전력 6.3GW와 용수 65만톤을 공급하고, 송전망과 용수 인프라를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용인에도 약 15GW의 전력과 150만톤의 용수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후공정 경쟁력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앰코의 광주 투자로 서남권은 메모리 생산뿐 아니라 첨단 패키징까지 연결하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AI 반도체 시대에는 HBM과 AI 가속기의 성능을 높이는 첨단 패키징이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어 생산과 후공정이 함께 구축돼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충청권을 패키징 거점으로 육성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입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광주 미래차 국가산단 △빛그린국가산단 △첨단3지구 △나주 에너지국가산단 △영암·해남 솔라시도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 △무안 국가산단 후보지 등 7곳을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기업이 선호하는 부지를 중심으로 전력과 용수, 도로 등 기반시설을 패키지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남권 반도체 벨트의 성패는 투자 규모가 아니라 실행 속도에 달려 있다"며 "삼성과 SK, 앰코의 투자 계획이 현실화되려면 전력망 구축과 용수 공급, 인허가 단축, 기업 투자 집행이 계획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제2의 용인'이라는 이름을 넘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이제 발표가 아니라 실행이 증명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2026-07-01 16: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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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 특별법, 출발선일 뿐"…AI 전력전쟁 속 한국형 SMR 과제는 '시장 확보'
[경제일보] 소형모듈원자로(SMR)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한국형 SMR 개발의 출발선은 마련됐다. 하지만 전력구매계약(PPA), 실증 부지, 핵연료 공급망 등 산업화를 좌우할 핵심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SMR을 단순 연구개발이 아닌 국가 전력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SMR 특별법으로 여는 AI 시대: 대한민국 SMR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회 토론회’에서 권순엽 법무법인 광장 국제업무대표는 “한국 SMR 사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SMR 특별법이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연구개발, 실증, 민간기업 육성 등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그러나 권 대표는 “법안에 짓기만 하라는 내용은 있지만 누가 써주겠다는 얘기는 없다”며 수요 기반 부재를 핵심 문제로 지적했다. 발전소를 지어도 전력을 구매할 장기 계약 구조가 없으면 투자와 금융 조달이 어렵다는 것이다. 권 대표가 가장 강조한 과제는 PPA다. 현재 국내 직접 PPA는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24시간 안정적 전력이 필요한 AI 데이터센터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데이터센터에 한해 SMR 기반 PPA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빅테크 기업들이 원전 전력을 확보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콘스텔레이션에너지와 장기 계약을 맺고 원전 전력을 데이터센터에 공급받기로 했고, 아마존과 구글, 메타도 SMR 투자나 원전 전력 구매 계약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AI 시대 전력 확보 경쟁이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SMR 개발도 인허가 단계에 들어섰다. i-SMR 기술개발사업단은 표준설계인가를 신청했으며, 2035년 초도호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다수의 SMR 설계가 경쟁 중인 만큼, 초기 실증과 시장 확보 속도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권 대표는 SMR 초기 시장으로 AI 데이터센터, 산업단지 등 산업용 전원을 제시했다. 기존 대형 원전 중심 전력 구조에서 SMR이 곧바로 큰 비중을 차지하기는 어려운 만큼 분산형 전원으로서 수요 기반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핵연료 공급망도 과제로 꼽힌다. 일부 SMR은 고순도저농축우라늄(HALEU)을 필요로 하지만 글로벌 공급은 제한적이다. 권 대표는 SMR 수출을 위해서는 원자로뿐 아니라 연료 공급까지 포함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SMR 특별법은 출발선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SMR 경쟁의 핵심이 ‘첫 실증’과 ‘첫 시장’에 달려 있다고 본다. 국내에서 안정적인 실증과 전력 구매 구조를 확보하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 선점이 어렵기 때문이다. AI 시대 전력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한국형 SMR이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PPA, 실증, 연료 공급 등 후속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6-06-30 16: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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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정보 못 지키는 정부가 디지털 혁신을 말할 수 있나
[경제일보] 정부가 운영하는 창업 지원 정보 플랫폼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창업자와 예비 창업자가 정부를 믿고 맡긴 정보가 외부로 새어 나갔다. 이름과 연락처, 사업 정보, 신청 이력은 단순한 숫자와 문자가 아니다. 한 사람의 경제활동 기록이고 한 기업의 출발점이며 때로는 사업 아이디어와 생계의 근거다. 그런 정보가 뚫렸다. 정부는 국민에게 무엇을 설명할 것인가. 공공 플랫폼의 정보 유출은 민간 기업의 사고와 다르다. 국민은 정부 서비스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정부가 운영하고 정부가 요구하고 정부 명의로 정보를 수집했기 때문에 제출한 것이다. 정부 이름이 곧 신뢰의 근거였다. 그 신뢰가 무너졌다면 이는 단순한 기술 사고가 아니다. 공공 행정의 기본이 흔들린 일이다. 정부는 오랫동안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말해왔다. 행정은 더 빨라지고 서비스는 더 편리해지고 데이터는 더 많이 연결된다고 했다. 그러나 디지털 정부의 첫 조건은 속도가 아니다. 안전이다. 개인정보를 지키지 못하는 디지털화는 혁신이 아니라 위험의 확대다. 정부가 더 많은 데이터를 모을수록 국민이 져야 할 위험도 커진다. 그 위험을 관리하지 못한다면 디지털 행정은 국민 편의가 아니라 국가가 만든 취약점이 된다. 이번 사고에서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분명하다. 누가 이 정보를 수집했는가. 누가 접근할 수 있었는가. 누가 시스템을 관리했는가. 사고 징후는 언제 처음 확인됐는가. 국민에게는 언제 알렸는가. 피해 가능성은 어디까지인가. 그리고 최종 책임자는 누구인가. 이런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말만 반복한다면 그것은 사과가 아니라 책임 회피다. 공공기관의 보안 사고가 날 때마다 익숙한 장면이 되풀이된다. 담당자는 바뀌고 위탁 업체 이야기가 나오고 기관은 사과문을 낸다. 시간이 지나면 사건은 잊힌다. 책임은 흐려지고 피해자는 스스로 조심하라는 말만 듣는다. 민간 기업이었다면 과징금과 손해배상, 평판 추락이라는 대가를 치렀을 일이다. 그런데 공공기관은 왜 늘 책임의 무게가 가벼운가. 정부 사업은 외주와 위탁 구조가 복잡하다. 시스템 구축은 민간 업체가 맡고 운영은 산하기관이 하고 감독은 중앙부처가 한다. 사고가 나면 모두가 조금씩 책임이 있다고 말하지만 정작 누구도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된다.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계약서의 구조가 아니다. 국민은 정부를 믿고 정보를 냈다. 그렇다면 최종 책임도 정부가 져야 한다. 위탁 업체의 과실이 있다면 정부가 먼저 피해자를 구제하고 나중에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이 상식이다. 개인정보는 행정 편의를 위한 부속물이 아니다. 오늘날 개인정보는 한 사람의 신분증이고 경제적 자산이며 때로는 사업의 출발점이다. 유출된 정보는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금융 사기, 신원 도용, 영업 정보 악용, 창업 아이디어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피해는 개인에게 남고 책임은 제도 속에서 사라진다면 국민은 다시는 정부 플랫폼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공공 데이터 보안에도 책임의 실명제가 필요하다. 어느 기관이 어떤 정보를 모았는지 누가 접근 권한을 가졌는지 보안 점검은 언제 했는지 사고 당시 관리 감독 책임자는 누구였는지 공개해야 한다.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책임이 완화돼서는 안 된다. 오히려 더 엄격해야 한다. 국민 정보를 더 많이, 더 오래, 더 넓은 권한으로 보유하는 곳이 정부다. 권한이 크면 책임도 커야 한다.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종합대책 발표가 아니다. 정기적 보안 감사, 접근 권한 최소화, 민감정보 암호화, 외주 업체 보안 검증, 실시간 침입 탐지, 사고 발생 시 즉각 통지와 피해 구제 절차가 실제로 작동해야 한다. 기관장과 감독 부처의 책임도 명확히 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정보 유출에도 실질적 배상과 문책이 뒤따라야 한다. 책임 없는 보안은 구호에 그친다. 정부가 민간에는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 의무를 요구하면서 스스로에게 관대한 잣대를 적용한다면 그것은 이중 기준이다. 국민은 정부가 편리한 서비스를 만들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안전한 서비스를 원한다. 행정이 빨라지는 것보다 내 정보가 지켜지는 것이 먼저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홍보 문구로 완성되지 않는다. 국민이 안심하고 자신의 정보를 맡길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정부가 국민 정보를 지키지 못한다면 디지털 혁신을 말할 자격도 없다. 이번 사고를 또 하나의 일회성 해프닝으로 넘긴다면 더 큰 유출과 더 깊은 불신이 뒤따를 것이다. 정부는 지금 답해야 한다. 국민의 정보를 맡을 자격이 있는가. 그리고 그 책임을 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
2026-06-23 09: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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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손보는 스튜어드십 코드, 감시자도 감시받아야 한다
[경제일보] 한국 자본시장에서 오래된 질문이 하나 있다. “주인은 누구인가.” 상장기업의 주인은 주주라고 말하지만, 현실의 이사회와 경영진은 때로 오너 일가의 뜻을 더 무겁게 받아들였다. 국민의 노후자금을 굴리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도 기업의 주인이라기보다 조용한 손님처럼 주주총회장 한쪽에 앉아 있었다.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결정에도 침묵했고, 일반 주주가 손해를 보는 합병이나 배당정책에도 뒤늦게 반대표를 던지는 정도에 머문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 침묵을 깨기 위해 도입된 것이 스튜어드십 코드다. 기관투자자가 고객과 수익자의 돈을 맡은 수탁자로서 투자대상 기업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의결권과 주주권을 행사하라는 행동지침이다.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는 2016년 12월 도입됐다. 이후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우정사업본부 등 4대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사모펀드 운용사, 벤처캐피털 등 수백 개 기관이 참여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참여기관은 249곳이었다. 기관투자자의 반대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이 늘어나는 등 일정한 변화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10년의 성적표는 절반의 성공에 가깝다. 가입 기관은 늘었지만 실제 무엇을 했는지 알기 어려웠다. 코드에 참여한다고 선언해도 이행보고서를 제대로 쓰지 않거나, 써도 각 기관 홈페이지에 흩어져 비교와 검증이 어려웠다. 금융위에 따르면 과거 이행보고서를 공시한 기관은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책임투자’라는 간판은 걸었지만 책임의 내용을 시장이 확인하기 어려웠던 셈이다. 정부와 한국ESG기준원이 추진하는 이번 개정안은 바로 그 약한 고리를 겨냥한다. 핵심은 수탁자 책임 활동 보고서를 매년 한국ESG기준원에 제출하도록 하고, 이행 여부를 점검해 공시하는 것이다. 기관투자자는 고객과 수익자에게 수탁자 책임 정책과 이행 현황을 주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면 왜 지키지 않았는지 설명해야 한다. 기존 국내 상장주식 중심이던 적용 대상도 채권, 인프라, 부동산, 비상장주식 등으로 넓어질 전망이다. 수탁자 책임 활동의 고려 요소도 지배구조를 넘어 환경·사회·지배구조, 즉 ESG 전반으로 확대된다. 방향은 옳다. 한국 증시는 오랫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구조적 저평가에 갇혀 있었다. 낮은 배당, 불투명한 지배구조,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사이의 이해충돌, 이사회 독립성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정부가 말하는 밸류업도 결국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와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누고, 경영진이 자본비용을 의식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기관투자자의 역할은 작지 않다. 기관이 침묵하면 기업은 변하지 않는다. 기관이 원칙 있게 묻고 따지면 이사회는 긴장한다. 특히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는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다. 국민의 노후자금, 직장인의 퇴직연금, 개인투자자의 펀드 자금을 맡은 관리자다. 이들이 기업의 사업모델, 재무상황, 자본배분, 지배구조를 살피는 것은 정치적 개입이 아니라 수탁자의 기본 책무다. 기업이 현금을 쌓아두고도 투자를 하지 않는지, 대주주에게 유리한 거래가 일반주주에게 불리하지 않은지 따지는 것은 시장경제의 정상 작동에 속한다. 주주권 행사를 ‘기업 때리기’로만 보는 낡은 인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밝은 면만 볼 수는 없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칼날은 기업을 향하지만, 그 칼을 쥔 기관투자자도 감시받아야 한다. 문제는 누가 감시하느냐다. 이번 개정안에서 이행점검의 실무는 한국ESG기준원이 맡고, 스튜어드십 코드 발전위원회가 최종 검토·의결하는 구조다. 그런데 시장 일각에서는 이 점검 체계의 독립성을 우려한다. 발전위원회에 자산운용업계 인사가 참여하고, ESG기준원이 의결권 자문이나 의안분석 서비스 등 금융투자업계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는 지적이다. 피점검 대상과 점검 주체 사이에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다면 제도의 신뢰는 출발선에서 흔들릴 수밖에 없다. 물론 ESG기준원은 스튜어드십 코드 지원 조직을 별도로 운영하고, 의결권 자문 등 다른 업무와 공간·인력·정보교류를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도 내부정보 교류 차단장치를 통해 이해상충 가능성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신뢰는 선언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외부에서 보아도 이해상충이 없다고 믿을 수 있는 구조다. 감시자는 실제로 독립적이어야 하고, 동시에 독립적으로 보여야 한다. 영국의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원류는 2010년 영국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관투자자의 무관심과 단기주의가 위기를 키웠다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영국은 재무보고위원회(FRC)를 중심으로 코드의 이행력을 높여왔다. 한국도 같은 모델을 그대로 베낄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업계가 업계를 점검한다’는 의심을 줄일 장치는 필요하다. 자율규범이라는 이름 아래 점검이 느슨하면 시장은 냉소하고, 정부 입김이 과도하면 기업과 기관투자자는 정치적 압박으로 받아들인다. 반민반관형 독립기구, 외부 전문가 중심의 평가위원회, 이해상충 공개 의무 같은 보완장치가 필요한 이유다. ESG와 공동관여 활동도 신중해야 한다. ESG 요소를 고려하는 것은 세계적 흐름이지만, 기업의 본질적 경쟁력과 무관한 정치적 구호로 흐르면 책임투자는 방향을 잃는다. 여러 기관투자자가 함께 기업과 대화하는 공동관여도 영향력을 키울 수 있지만, 특정 기업을 압박하는 집단행동처럼 비치면 시장의 자율성과 경영 판단을 위축시킬 수 있다. 주주권 행사는 강해야 하지만 무리해서는 안 된다. 자본시장 개혁은 칼보다 저울에 가까워야 한다.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은 한국 자본시장에 필요한 수술이다.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권을 정상화하며, 기관투자자의 책임을 실질화하는 방향은 맞다. 특히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미만 기업이 여전히 절반 안팎에 이르는 현실에서 기관투자자의 침묵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시장은 이제 ‘착한 기관’이 아니라 ‘책임 있는 기관’을 요구한다. 다만 제도의 성패는 문구가 아니라 집행에 달려 있다. 보고서를 의무화해도 내용이 부실하면 또 하나의 서류 행정이 된다. ESG를 넣어도 평가 기준이 모호하면 ESG 워싱만 키운다. 점검 체계를 만들어도 감시자가 독립적이지 않으면 시장은 믿지 않는다. 기관투자자에게 책임을 묻겠다면 그 책임을 점검하는 사람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스튜어드십 코드 10년의 과제는 분명하다. 침묵하는 기관을 깨우는 것, 그리고 그 기관을 감시하는 눈까지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둘이 함께 갈 때 한국 증시는 숫자의 상승을 넘어 신뢰의 상승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026-06-22 14: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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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 통합 비용 최대 1조원…2028년 말~2029년 초 회수 기대"
[경제일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과정에서 발생할 통합 비용을 9000억원에서 1조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회사는 합병 이후 연간 3000억원 규모의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이르면 2028년 말에서 2029년 초 통합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통합 이후 노선 효율화와 구매력 확대, 정비 내재화 등을 통해 수익성과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대한항공은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주주간담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합병 진행 상황과 향후 통합 계획을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과 하은용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박희돈 경영전략담당 부사장, 오문권 재무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우기홍 부회장은 인사말에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완수하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티어 항공사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해외 경쟁당국 승인 절차를 거치며 수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이제 최종 통합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12월 17일 출범하는 통합 대한항공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적항공사로서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항공사라는 비전을 가지고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중복 노선 효율화와 스케줄 최적화, 구매력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국토교통부 인가 절차와 금융당국 신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양사 이사회는 합병 계약 체결을 승인했으며 국토교통부에 합병 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회사는 이달 말까지 인가를 취득한 뒤 금융감독원 증권신고서 수리 절차를 거쳐 8월 중 합병 승인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합병 비율은 대한항공 1주당 아시아나항공 0.2736432주다. 아시아나항공 보통주 1주를 보유한 주주는 대한항공 신주 약 0.27주를 받게 된다. 다만 대한항공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에 대해서는 신주가 발행되지 않아 이번 합병으로 새롭게 발행되는 대한항공 주식은 전체 발행주식 수의 5.52% 수준에 그친다. 대한항공은 합병 이후 수익성 개선 시점을 제시했다. 박희돈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은 “"외부 회계법인 자문 결과 통합 비용은 약 9000억원에서 1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며 “연간 시너지는 3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기대보다 더 높은 시너지를 달성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며 “현재 추정치 기준으로는 2028년 말이나 2029년 초 정도면 통합 비용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시너지 창출 방안으로 노선 재배치와 환승 네트워크 확대, 구매 통합, 해외 지점 및 시설 효율화, 엔진 정비 내재화 등을 제시했다. 여객 부문에서는 대한항공의 장거리 간선 노선과 아시아나항공의 단거리 지선 노선을 연계해 환승 경쟁력을 높이고,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조인트벤처(JV) 네트워크에 아시아나항공 노선을 결합해 미주 노선 수요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화물 부문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벨리카고 물량을 대한항공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결하고 화물기 운영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비용 절감 측면에서는 공동 입찰과 계약 통합을 통한 구매 단가 인하, 해외 거점 통합 운영, IT 인프라 효율화, 정비 역량 내재화 등을 추진한다. 배당 정책 유지 방침도 재확인했다. 하은용 CFO는 “대한항공은 이미 당기순이익의 30% 수준 배당 정책을 공시한 상태”라며 “아시아나항공 실적 부진이 있지만 신규 발행 주식 규모가 약 5% 수준에 불과한 만큼 기존 정책을 유지하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 리스크 관리 방안도 설명했다. 하 CFO는 “대한항공은 수입과 비용의 외화 구조가 대부분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최근 항공기 도입 과정에서도 달러 차입을 최소화하고 원화와 엔화 등으로 조달해 외환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수익성 목표 공개에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대한항공은 통합 이후 연매출 23조원 규모의 항공사를 예상하고 있지만 ROE(자기자본이익률)와 ROIC(투하자본수익률) 목표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박 부사장은 “유가와 환율, 지정학적 변수 영향이 큰 산업 특성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다만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면 관련 지표 공개를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인력 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 부회장은 최근 제기된 조종사 직급 체계 논란과 관련해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조종사와 객실승무원 조직 모두 우려 사항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노사 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사 구성원들이 승진 체계나 처우 문제에 대해 걱정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충분한 협의를 통해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내부적으로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06-19 16:1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