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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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화약고, 이란 전쟁…'트리플 쇼크' 덮친 글로벌 경제
※ 편집자주: 21세기 글로벌 경제 질서가 또다시 거대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중동의 지정학적 핵심인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이제 단순한 무력 충돌을 넘어 고유가, 고환율, 물류 대란이라는 '트리플 쇼크'로 우리 실물 경제를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이에 경제일보 특별취재반은 총 10부작 기획을 통해 이란 리스크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자본 흐름, 그리고 한국 핵심 산업에 미칠 파장을 '돈의 흐름'이라는 가장 날카로운 시선으로 입체 조망합니다. [경제일보] 21세기 글로벌 경제 질서가 또다시 거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그 진원지는 언제나 그렇듯 중동이며 그 지정학적 단층선의 최중심에는 '이란'이 자리하고 있다. 이란은 단순한 분쟁 당사국이 아니다.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에너지 대동맥'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쥐고 있는, 글로벌 경제의 핵심 축이다. 최근 이스라엘과의 정면충돌 등 다시 고조되는 이란 발(發) 군사적 긴장은 세계 정치뿐만 아니라 당장 내일의 국제 금융시장과 에너지 가격을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중동에서 울린 총성이 즉각 고환율, 고유가, 물류 대란이라는 '트리플 쇼크'로 우리 실물 경제를 타격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오늘의 이란 리스크는 과거의 재래식 중동 분쟁과 궤를 달리한다. 석유라는 전통적 무기에 더해 핵 개발, 드론 및 극초음속 미사일, 사이버 테러 등 첨단 기술이 결합된 '복합 전쟁(Hybrid Warfare)'의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고착화된 반미 노선과 시아파 맹주로서의 팽창 전략은 이제 미·중·러 패권 경쟁과 맞물려 글로벌 공급망을 위협하는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진화했다. 이란을 읽지 못하면 자본의 흐름을 놓치고 중동을 이해하지 못하면 한국 산업의 미래 생존 전략을 짤 수 없다. 이에 본지는 이 복잡한 지정학적 위기를 심층 분석하기 위해 '특별취재반'을 가동, 10부작 특별기획 「중동의 화약고, 이란 전쟁」을 연재한다. 한석진 팀장을 필두로 한 이번 특별취재반은 단순한 군사·외교적 해설을 넘어 이 사태가 에너지 시장과 국제 금융 그리고 대한민국 핵심 산업에 미칠 파장을 '돈의 흐름'이라는 경제지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입체 조망할 예정이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이란의 역사와 혁명의 의미 △중동 대리전의 구조 △핵 문제의 향방 △중동 대리전의 숨은 경제적 구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나리오와 에너지 시장 타격 △사이버·드론 전장으로 변한 중동과 K-방산의 기회 △거시 경제(환율·인플레이션) 파급 효과 등을 단계적으로 짚어낸다. 중동의 한 국가에서 시작된 이 거대한 지각변동은 결국 우리 경제의 내일을 묻는 엄중한 경고장이다. 본지의 이번 10부작 기획이 짙은 안갯속 글로벌 시장에서 독자들의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위기 속에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나침반이 되기를 기대한다. 〈특별취재반 한석진 팀장, 김아령·지다혜·방예준·우용하·류청빛·정보운·안서희·구유정·이아현 기자〉
2026-03-15 17: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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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횃불과 낡은 단두대…이란의 '신의 적'은 누구인가
[이코노믹데일리] 21세기 문명사회에서 ‘신(神)의 적’이라는 죄명으로 자국민을 사형에 처하겠다는 서슬 퍼런 공포정치가 다시금 세계를 경롱케 하고 있다. 2주 넘게 이어지는 이란의 반정부 시위는 이제 단순한 거리 투쟁을 넘어, 생존권과 기본권,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항쟁으로 번지고 있다. 하지만 이란 당국이 내놓은 대답은 대화나 타협이 아닌 총구와 교수형이다.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총장이 직접 나서 시위 참여자 모두를 ‘사형’에 처할 수 있다고 공언하는 현실은 이란 정권이 느끼는 위기감과 그들이 가진 폭력적 속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란 당국은 시위의 본질을 왜곡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반관영 타스님 통신을 통해 ‘작전 테러 팀’ 200명을 체포했다며 총기와 수류탄 등 무기 소지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시위대가 보안군을 공격하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노출하는 것은 전형적인 독재 정권의 선전 수법이다. 이는 정당한 분노를 터뜨리는 시민들을 ‘불순한 외세 세력과 결탁한 테러 분자’로 낙인찍음으로써 무력 진압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기만술에 불과하다. 과연 거리로 쏟아져 나온 수만 명의 시민이 모두 훈련받은 테러리스트란 말인가? 테헤란에서 마슈하드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광장에 모인 이들의 손에 들린 것은 수류탄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라는 절규와 자유에 대한 갈망이다. 정권이 시위대에게 ‘신의 적’이라는 종교적 굴레를 씌우는 순간, 그 칼날은 시민뿐만 아니라 그들이 믿는 신의 숭고한 가치마저 훼손하고 있다. 모하마드 모바헤디아자드 검찰총장이 언급한 ‘신의 적’은 이슬람 율법상의 ‘모하레베’를 의미한다. 이는 신에 대항하여 전쟁을 벌인 죄라는 뜻으로, 이란 사법체계에서 가장 무거운 사형 죄목 중 하나다. 하지만 국가의 잘못을 비판하고 변화를 촉구하는 행위가 어떻게 신에 대한 전쟁이 될 수 있는가. 오히려 ‘신의 이름’으로 자국민의 생명을 유린하는 것이야말로 신의 뜻을 가장 크게 거스르는 행위다. 시위 가담자뿐만 아니라 그들을 돕는 이들까지 처벌하겠다는 경고는 사회 전체에 거대한 공포의 장막을 씌워 연대를 끊어내려는 심산이다. 이는 법의 이름을 빌린 살인이자,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신성함을 도구화하는 독성 종교 정치의 극치다. 현재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이란 당국이 인터넷과 통신을 차단했다는 점이다. 현대의 시위에서 정보의 흐름은 곧 시민의 생명선이다. 외부와의 연결을 끊는다는 것은 세계의 눈을 가리고 안방에서 ‘조용한 학살’을 자행하겠다는 선포와 다름없다. 과거의 사례를 볼 때, 통신이 두절된 암흑의 시간 동안 독재 정권의 진압 강도는 최고조에 달했다. 국제사회가 이란 내부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려워질 때, 시위대의 안전은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지금 이 순간에도 테헤란의 어두운 골목에서 얼마나 많은 젊은 피가 흐르고 있을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전 세계를 비탄에 잠기게 한다. 이란 정권은 기억해야 한다. 총칼로 잠시 입을 막을 수는 있어도, 이미 터져 나온 자유의 열망은 결코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100명의 사망자와 사형 위협은 시위대를 위축시키기보다 오히려 더 큰 분노의 불꽃을 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시민들을 ‘신의 적’으로 규정하는 정권은 이미 스스로를 ‘인간의 적’으로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 국제사회는 이란 당국의 반인륜적 폭압을 강력히 규탄하고, 인터넷 차단 뒤에 숨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외교적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 단두대를 높이 세운다고 해서 권력이 영원할 수는 없다. 역사는 언제나 공포로 통치하는 자들의 끝이 어떠했는지를 증명해 왔다. 이란 시민들이 외치는 목소리는 단순한 소음이 아니라, 낡은 체제가 무너지는 붕괴의 전주곡이다. 그들이 다시 세상과 연결되고, ‘신의 적’이라는 부당한 낙인 없이 존엄을 지킬 수 있을 때까지 세계의 연대는 멈추지 말아야 한다.
2026-01-12 09: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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