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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원2구역 '조합 vs DL이앤씨' 정면충돌…GS건설 가세에 시공권 분수령
[경제일보] DL이앤씨가 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둘러싼 분쟁 속에서 방어에 나서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존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이 장기화된 가운데 GS건설까지 가세하면서 사업장은 사실상 수주전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28일 성남 상대원2구역 사업설명회장을 직접 찾아 조합원들과 소통에 나섰다. 박 부회장은 현장에서 조합원을 일일이 안내하며 회사가 제시한 사업 조건을 설명하고 사업 정상화 의지를 강조했다. 이번 방문은 시공권 방어를 위한 직접 대응 차원에서 이뤄졌다. 박 부회장은 “당사가 조합과 긴밀히 협업하면서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었어야 했지만 그 역할을 충분히 다하지 못해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과했다. 이어 “제시한 사업 조건은 신뢰를 회복하고 상대원2구역을 지역 최고의 랜드마크로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굳건한 약속이다”며 “확고한 약속을 믿고 혼란과 의구심을 거둬달라”고 말했다. DL이앤씨는 이를 위해 △평당 682만원 확정 공사비 △2026년 6월 착공 지연 시 조합원당 3000만원 보상 △분담금 입주 1년 후 납부 △2000억원 사업비 조달 △타사 손해배상 전액 책임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은 갈등은 2015년 DL이앤씨가 시공사로 선정되며 시작됐다. 이후 2021년 ‘e편한세상’ 브랜드를 적용하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며 사업이 진행돼 왔다. 약 24만㎡ 부지에 4800여 가구를 조성하는 대형 사업으로 총공사비는 1조원에 달한다. 초기에는 사업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아파트 브랜드를 둘러싼 이견이 갈등의 출발점이 됐다. 조합이 분양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요구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DL이앤씨는 기존 계약 조건을 근거로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대신 해당 사업지에 맞춘 신규 브랜드를 제안하는 등 협의를 이어갔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결국 조합은 시공사 교체로 방향을 선회했다. 지난해 말 교체를 의결한 데 이어 올해 초 입찰 공고를 내며 새로운 시공사 선정 절차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GS건설이 입찰에 참여했고 조합은 GS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했다. 내달 11일 총회에서는 기존 시공사 해지와 GS건설 선정 안건이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이에 기존 시공사 지위를 유지하려는 DL이앤씨와 비상대책위원회, 교체를 추진하는 조합, 신규 진입한 GS건설까지 이해관계가 얽히며 사업장은 사실상 3자 구도로 재편됐다. 갈등은 법적 분쟁으로도 번졌다. DL이앤씨는 조합의 시공사 교체 절차가 위법하다며 가처분을 신청했고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이에 대한 심문을 진행했다. DL이앤씨는 기존 도급계약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대의원회 결의만으로 시공사를 교체하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합은 공사비 증액 요구와 설계 변경 등이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며 맞서고 있다. 조합 내부 상황도 또 다른 변수다. 당초 이달 26일 예정됐던 조합장 및 이사 해임 총회는 다음 달 4일로 연기됐다. 시공사 선정 총회 직전으로 일정이 변경되면서 의사결정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4일 총회에서 해임안이 통과되면 집행부 교체로 사업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현 체제가 유지될 경우 GS건설 중심의 시공사 교체 절차가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조합장 관련 의혹도 부담 요인이다. 자재 납품과 관련한 비리 의혹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며 내부 갈등이 사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경찰은 최근 조합장 자택과 조합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다음 달 초에 나올 법원의 가처분 판단 역시 핵심 분기점이다. 인용될 경우 시공사 교체 절차는 제동이 걸리고 기각되면 조합이 추진 중인 계획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상대원2구역은 시공권 분쟁과 조합 내부 변수, 법적 판단이 동시에 얽힌 상황이다. 다음 달 예정된 총회와 법원 결정이 사업 방향을 가를 결정적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6-03-31 09:35:13
'거버넌스 리셋'이 해답이다
[경제일보] 2026년 3월, 대한민국 국가 기간통신망 사업자인 KT의 '거버넌스(지배구조) 잔혹사'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오는 3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불과 보름 앞둔 시점에서 이사회가 유일하게 연임을 추진하던 윤종수 사외이사(ESG위원회 위원장)가 돌연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일신상의 사유'로 포장됐으나 그가 남긴 사퇴의 변은 겹겹이 감춰져 있던 KT 지배구조의 곪은 상처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지난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는 최근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정정하며 윤 이사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전격 폐기했다. 윤 이사는 사퇴 직후 "이사회 거버넌스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새 대표 취임에 맞춰 KT 발전을 위해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심경을 밝혔다. 이는 가히 충격적인 고백이다. 기업의 비재무적 가치와 투명성을 감시하고 책임져야 할 현직 ESG위원장이 자사 이사회의 구조적 결함과 파행적 운영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상 초유의 사태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의 뻗어 있는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계를 3년 전으로 되돌려야 한다. 2023년 상반기, KT는 구현모·윤경림 전 대표 후보가 정치권의 외풍과 대주주의 압박에 밀려 잇따라 낙마하고 이사진 대다수가 사퇴하는 경영 마비 사태를 겪었다. 이후 위기 수습을 위해 꾸려진 '뉴 거버넌스 구축 TF'를 통해 외부에서 수혈된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환경부 차관 출신의 윤종수 이사였다. 하지만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이사회는 김영섭 전 대표 체제를 거치며 본연의 견제 기능을 넘어 점차 권력화되었다는 뼈아픈 비판에 직면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최고경영자(CEO)의 인사권 침해 시도다. 이사회는 지난해 하반기, 부문장급 이상 고위 임원 인사와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할 때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내부 규정을 슬그머니 개정했다. 이는 통상적인 '사전 협의' 수준을 넘어 CEO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과 경영권을 통제하겠다는 명백한 월권이자 '상왕(上王) 경영'의 신호탄이었다. 내부 통제와 도덕성마저 처참히 무너졌다. 특정 사외이사가 자신의 측근에 대한 인사 청탁을 시도하고 독일 위성통신 업체 '리바다'에 대한 불투명한 투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사내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통해 터져 나왔다. 더욱 황당한 것은 조승아 전 사외이사의 자격 상실 사태다. 조 전 이사는 KT 사외이사로 재임 중이던 2024년 3월부터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 사외이사를 겸직했다. 상법상 최대주주(현대차그룹) 법인의 임원은 사외이사를 맡을 수 없다는 명백한 결격 사유가 발생했음에도 KT 이사회는 이를 무려 1년 반이 넘도록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 조 전 이사는 무자격 상태로 차기 CEO(박윤영 내정자) 선임을 위한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버젓이 참여했고 이는 훗날 시민단체의 가처분 소송을 부르는 치명적인 빌미가 됐다. 폭주하던 이사회에 제동을 건 것은 시장의 냉혹한 평가와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지분율 약 8.5%)의 철퇴였다. 국민연금은 지난 2월 초, KT 지분 보유 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전격 상향 조정했다. 이는 단순한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을 넘어 필요할 경우 이사 해임 청구, 정관 변경, 보수 산정 등 이사회의 전횡을 직접 타격하는 강력한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최후통첩이었다. 실제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KT 이사회를 향해 "규정 개정이 단순한 협의 의미라면 왜 굳이 '심의·의결'이라는 강제 조항을 넣었는가"라며 주주권 침해 소지를 강하게 경고했다. 결국 이사회는 국민연금의 압박과 악화된 여론을 견디지 못하고 해당 규정을 다시 '사전 협의' 수준으로 되돌리기로 합의하며 백기를 들었다. 유일하게 연임을 노리던 윤종수 이사의 사퇴 역시 이러한 외부의 전방위적 압박과 내부 거버넌스 붕괴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견디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 소유분산기업의 숙명...시스템의 근본적 재건 절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소유분산기업(주인 없는 기업)'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대리인 문제를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강력한 지배주주가 없는 상황에서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해 세워둔 이사회가 오히려 기득권 집단으로 변질되어 조직의 효율성을 갉아먹는 역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윤 이사의 사퇴로 인해 당장 3월 주총에서 KT 이사회는 반쪽짜리 상태로 출범할 위기에 처했다. 상법상 감사위원회 요건을 맞추기 위해 서진석 전 EY한영 대표를 회계 분야 사외이사로 급하게 수혈했지만 KT 새노조 등 구성원들은 "경영 공백을 초래하고 자정 능력을 상실한 현 이사진 전원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용헌 의장을 비롯한 남은 4명의 이사 역시 강력한 사퇴 압박에 직면해 있다.
2026-03-17 09: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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