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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의 반전'…알테오젠, 육아휴직 사용률 '톱3' 진입
[경제일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알테오젠이 올라섰다.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상위권을 휩쓴 가운데 바이오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업계의 고용 문화 변화를 상징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 육아휴직 사용률 1위는 네이버(46%), 2위는 카카오(45.1%)가 차지했다. 이들 기업은 대표적인 IT 기업으로 유연근무제와 수평적 조직문화, 복지제도 강화 등을 기반으로 육아휴직 사용을 적극 장려해온 것으로 분석된다. 주목할 점은 3위에 오른 알테오젠이다. 알테오젠은 42.9%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기록하며 전체 산업을 통틀어 상위권에 진입했다. 특히 상위 10위권 내에서 제약·바이오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며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통상적으로 바이오 기업은 프로젝트 단위의 연구개발이 중심이기 때문에 특정 인력의 장기 공백이 조직 전체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육아휴직 활용이 쉽지 않은 구조로 인식돼 왔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육아휴직 사용에 있어 별도의 제약이나 눈치가 없는 조직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높은 사용률로 이어진 가장 큰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제도를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직원들이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배려하고 지원하는 환경을 구축해 온 것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상위권에는 여전히 IT 및 대기업 제조업 중심의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삼성전자(38.1%), LG전자(36.7%), SK텔레콤(32%), KT(31.4%) 등은 비교적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톱10’에 포함됐다. 이들 기업은 대규모 조직과 시스템 기반 업무 환경을 갖추고 있어 인력 공백을 분산·대체할 수 있는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재택근무, 선택근로제 등 다양한 유연근무 제도를 병행하면서 육아와 업무의 병행을 지원해온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 업계 내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도 격차는 뚜렷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1위에 이름을 올리며 업계 2위를 기록했지만 전체 순위에서는 ‘톱10’ 진입에는 실패했다. 셀트리온은 20위로 뒤를 이었다. 이들 기업 역시 글로벌 사업 확장과 대규모 생산시설 운영으로 인력 운영 부담이 큰 구조라는 점에서 육아휴직 활용 확대에 일정한 제약이 있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들어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글로벌 기준에 맞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강조되면서 인재 확보와 조직 안정성 차원에서 복지 제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구개발 인력의 장기 근속과 전문성 유지가 중요한 산업 특성상, 육아휴직과 같은 제도가 인재 유출을 방지하는 핵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생산성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육아휴직 활용이 제한적으로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6-04-22 11:26:46
고용의 '고령화'와 청년의 이탈…지금이 구조개혁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경제일보] 우리 노동시장이 심상치 않다. 30대 여성과 고령층이 고용률 상승을 견인하는 사이, 청년층은 일터에서 멀어지고 있다. 겉으로는 고용지표가 방어되는 듯 보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성장 동력은 약화되고 미래 기반은 흔들리는 ‘구조적 불균형’이 고착화되고 있다. 30대 여성 고용률 상승은 분명 의미 있는 변화다. 경력단절 완화와 유연근무 확산, 육아휴직 제도 개선이 맞물리며 노동시장 참여가 확대된 결과다. 이는 우리 사회가 일정 부분 진전을 이뤘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같은 연령대 남성 고용률이 하락하고 청년층이 노동시장 진입 자체를 늦추거나 포기하는 흐름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경고 신호다. 일부 지표의 개선이 전체 구조의 건전성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더 큰 문제는 고용의 ‘고령화’다. 60대 초반은 물론 65세 이상 고용률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는 ‘활기찬 노후’의 결과라기보다 준비되지 않은 은퇴와 취약한 노후소득이 만들어낸 생계형 노동의 반영일 가능성이 크다. 청년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노동시장 밖에 머물고, 고령층은 생계를 위해 일터를 떠나지 못하는 이 기형적 구조가 지속된다면 경제의 역동성은 빠르게 소진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정책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무엇보다 청년 고용 문제를 ‘보조금’이 아닌 ‘구조’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기업의 수시·경력직 채용 편중을 완화하고 신입 채용을 유도하는 세제 및 규제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직무 기반 채용을 확산시키고 대학 교육과 산업 수요 간 미스매치를 줄이는 산학 연계 시스템을 보다 정교하게 구축해야 한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는 단순한 ‘눈높이’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전이됐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단계적으로 확립하고 중소기업의 임금과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개선하지 않는 한 청년 유입 확대는 기대하기 어렵다. 고령층 고용 정책도 ‘양적 확대’에서 ‘질적 전환’으로 이동해야 한다. 단순 일자리 제공을 넘어 생산성과 연계된 재교육과 직무 전환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하며 정년 연장 논의 역시 임금체계 개편과 연동해 지속 가능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노동시장 전체의 효율성을 해치지 않는 방향에서 고령 인력을 활용하는 정교한 설계가 요구된다. 여성 고용 확대 정책 역시 이제 ‘양’에서 ‘질’로 진화해야 한다. 단순한 참여율 제고를 넘어 경력 지속과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구조적 장벽, 이른바 ‘유리천장’을 해소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고용의 양적 확대가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지속 가능성은 담보될 수 없다. 해외 사례는 분명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독일은 이중 직업교육 시스템을 통해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했고 일본은 고령자 재고용 제도를 통해 고령 인력을 제도권 내로 흡수했다. 북유럽 국가들은 유연안정성(flexicurity)을 기반으로 고용 유연성과 사회 안전망을 동시에 강화했다. 공통점은 명확하다. 노동시장 개혁을 미루지 않았고 세대 간 균형을 정책의 중심에 두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식의 전환이다. 청년을 ‘좋은 일자리만 기다리는 세대’로 규정하는 낡은 시각에서 벗어나야 하며 기업 역시 ‘경력직 선호’라는 단기 효율성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 정부 또한 단기 처방에 의존하기보다 구조개혁에 따르는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지금 한국 고용시장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고령층이 버티고 청년이 떠나는 경제’로 고착화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방향을 바로잡는다면 세대 간 균형과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시간은 많지 않다.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2026-04-12 18: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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