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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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저작권 소송 항소심 패소…게임 시스템 모방 인정 안돼
[경제일보] 게임업계에서 관심을 모았던 저작권 분쟁에서 법원이 다시 한 번 카카오게임즈의 손을 들어줬다. 엔씨소프트가 제기한 모바일 MMORPG 유사성 소송에서 항소심 역시 원심과 같은 판단을 내리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5-2부(부장판사 김대현·강성훈·송혜정)는 엔씨소프트가 카카오게임즈와 자회사 엑스엘게임즈를 상대로 제기한 게임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로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엔씨소프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게 됐다. 이번 소송은 엔씨소프트가 자사 모바일 MMORPG '리니지2M'의 핵심 시스템을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가 모방했다며 제기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내 클래스·무기·스킬 각성 연계 시스템, 아이템 강화 및 컬렉션 시스템, PvP 구조, 튜토리얼과 환경 설정 UI 등 주요 게임 요소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당 시스템의 선택과 배열, 조합 방식이 자사의 투자와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한다며 저작권 침해 또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약 1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들 요소가 단순한 게임 규칙이 아니라 이용자 경험을 구성하는 핵심 시스템으로 창작성이 인정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지난 1심과 동일하게 양측 게임 간 일부 유사성이 존재할 수는 있지만 해당 요소들이 MMORPG 장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규칙이나 표현 방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동일하게 클래스와 무기, 스킬 시스템이나 아이템 강화, PvP 구조 등은 MMORPG 장르에서 공통적으로 활용되는 게임 규칙 또는 진행 방식에 해당하며 특정 회사가 독점할 수 있는 창작적 표현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또한 게임 시스템의 선택과 배열 역시 기존 장르 게임에서 이미 사용되던 구조의 변형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이에 해당 요소를 근거로 저작권 침해나 부정경쟁행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게임 규칙 또는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에 해당하는 아이디어로서 독창성이나 신규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원고와 피고 게임의 공통되는 기본 규칙과 진행 방식, 구체적 표현 방식은 특정인이 독점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법원은 게임 규칙이나 시스템 자체보다는 그래픽, 캐릭터 디자인, 스토리 등 구체적인 표현 요소에 대해서만 저작권을 인정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최근까지 국내 게임업계에서 시스템 유사성을 근거로 한 저작권 침해 주장이 인정된 사례는 많지 않다. 앞서 법원은 넥슨이 크래프톤을 상대로 제기한 '테라' 저작권 분쟁에서 게임 시스템 자체의 유사성만으로는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 또한 웹젠이 위메이드를 상대로 제기한 '뮤' 지식재산권 분쟁 역시 일부 부정경쟁행위가 인정된 사례는 있었지만 게임 시스템 구조 자체의 저작권 침해가 폭넓게 인정되지는 않았다. 이 같은 판례 흐름이 이어지면서 게임 산업에서 공통적으로 활용되는 성장 구조나 전투 시스템, 과금 모델 등은 특정 기업이 독점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판결은 MMORPG 장르에서 흔히 사용되는 시스템이나 규칙의 저작권 보호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게임 시스템 자체보다는 구체적인 표현 방식이나 콘텐츠 구성 등이 저작권 판단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6-03-12 1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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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조용한 구조조정'의 민낯… 경영 실패 책임, 노동자에게 전가되나
[경제일보] 4일 정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NHN 플레이뮤지엄 앞이 노동가와 구호 소리로 가득 찼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NHN지회와 수도권지부 조합원들은 이날 ‘NHN 그룹사 고용안정 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최근 불거진 자회사 인력 감축 문제에 대한 모기업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집회에 나선 배경에는 NHN 그룹 내 고용 불안을 둘러싼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자회사 NHN Edu가 운영해온 교육 플랫폼 ‘아이엠스쿨’의 서비스 종료 결정 이후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노사 간 충돌이 본격화됐다. NHN Edu는 ‘아이엠스쿨’ 서비스를 2025년 10월 종료한다고 공표했다. 이후 내부 전환배치를 진행했지만 노조에 따르면 재배치 합격률은 20% 내외에 그쳤다. 상당수 인원이 고용 불안을 겪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가 특히 문제 삼는 대목은 노사 신뢰 훼손이다. 이동교 NHN지회장은 지난 2월 26일 임금교섭 자리에서 ‘NHN·NHN Edu·노동조합’이 참여하는 3자 고용안정 협의체 구성에 대해 사측이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인 27일, 회사 측이 ‘아이엠스쿨’ 서비스 소속 인력에게 희망퇴직을 통보하고 경영상 인원 조정 협의 공문을 발송했다는 것이다. 이 지회장은 이를 “앞뒤가 맞지 않는 조치”라고 비판하며 “대화 의지를 밝힌 직후 구조조정 절차에 착수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사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불가피한 경영상 판단이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84% 지분 보유… “법인 달라 개입 한계” vs “실질 지배” 모회사 책임 범위를 둘러싼 공방도 격화되고 있다. NHN은 NHN Edu 지분 약 8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러나 본사는 “법인이 다른 만큼 인사·고용 문제에 직접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이에 대해 “사업 축소와 인력 조정 국면에서는 지배력을 행사하면서 고용 책임 문제에서는 별도 법인을 이유로 선을 긋고 있다”고 반박한다. 특히 그룹 차원의 연결 재무제표로 자회사 실적이 반영돼온 점을 들어 경영상 성과가 공유되는 만큼 고용 문제 역시 일정 부분 책임 범위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연결 수익’과 ‘별도 고용 책임’ 사이의 간극이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NHN 그룹 전반에 걸친 사업 구조 재편이 자리하고 있다. NHN은 2023년 이후 게임, 결제, 클라우드 등 핵심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왔다. 수익성이 낮거나 전략적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사업은 단계적으로 정리해왔다. IT 업계 전반도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팬데믹 당시 개발자 확보 경쟁 속에서 공격적 채용에 나섰던 기업들은 엔데믹 이후 수익성 개선과 비용 절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주요 기업에서도 희망퇴직과 사업 조정이 이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전환배치’가 사실상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 종료 후 타 부서 지원 기회를 제공하지만 실질적 흡수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기업들은 “합법적이고 통상적인 인력 재배치 절차”라는 입장이다. 향후 NHN Edu가 정리해고 절차에 돌입할 경우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과 전환배치 노력의 실질성 여부가 법적 판단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노조는 부당해고 구제 신청 등 법적 대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넥슨, 스마일게이트, 웹젠, 한글과컴퓨터 등 주요 IT 기업 노조도 참여했다. 판교 테크노밸리 전반으로 노사 이슈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고용 유연성과 기업 경쟁력 사이의 균형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교육 강화, 합리적 보상, 계열사 간 이동 장벽 완화 등 현실적 연착륙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NHN 사태는 급변하는 IT 산업 환경에서 경영 효율화가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지를 묻는 사례로 평가된다. 실적은 연결 기준으로 관리하면서 고용 책임은 법인 단위로 구분하는 구조가 사회적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도 이어질 전망이다. 결국 이번 사안은 개별 기업의 구조조정 문제를 넘어 판교 IT 산업의 고용 모델과 지배구조 책임 범위를 둘러싼 시험대로 번지고 있다.
2026-03-04 23: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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