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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큐셀, 메타 태양광 사업 수주…AI 전력시장 공략 속도
[경제일보] 한화큐셀이 메타(Meta)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미국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빅테크 기업들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화큐셀이 모듈 제조부터 설계·조달·시공(EPC)까지 아우르는 북미 태양광 통합 솔루션 역량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미국 재생에너지 개발사 젤레스트라 에너지(Zelestra Energy)와 인디애나주 깁슨 카운티에 들어설 200MW 규모 태양광 발전소의 모듈 공급 및 EPC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사업에서 한화큐셀은 약 32만장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고 발전소 설계·조달·시공을 맡는다. 발전소는 2027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완공 후 생산되는 전력은 젤레스트라와 메타가 체결한 전력구매계약(PPA)에 따라 메타가 사용한다. 200MW 규모 태양광 발전소는 미국 약 3만6000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과거 석탄 채굴장이었던 부지를 재생에너지 생산 거점으로 바꾸는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프로젝트 명칭은 ‘리클레메이션(Reclamation)’이다. 개발과 활용이 끝난 산업 부지를 복원해 친환경 에너지 생산 기지로 전환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발전소 완공 이후에는 토양 안정화와 녹지 복원 등을 통해 지역 생태계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계약의 또 다른 의미는 미국 현지 생산 기반과 세제 혜택이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의 EPC 범위는 설계·조달·시공까지 포함된다”며 “공급 모듈은 조지아산이 맞고, IRA 세제혜택이 적용되는 건도 맞다”고 했다. 다만 개발사와 전력 구매자가 공개하지 않은 제품명과 출력 등 세부 정보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태양광 모듈과 셀, 웨이퍼 등 청정에너지 제조 부품에 대해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제공하는 구조다. 미국 연방 관보에 따르면 세액공제 대상에는 태양광 모듈, 태양광 셀, 웨이퍼, 폴리실리콘 등 태양광 핵심 부품이 포함된다. 한화큐셀이 조지아 현지 생산 모듈을 공급하는 이번 프로젝트가 IRA 수혜 구조에 들어간다는 점은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를 단순한 태양광 발전소 공사 계약이 아니라 AI 시대 전력 인프라 시장 진입 사례로 보고 있다. 메타를 포함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AI 서비스와 데이터센터 확대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재생에너지와 원전 등 장기 전력계약을 늘리고 있다. 로이터는 메타가 최근 미국 원전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우주 기반 태양광 기업과도 최대 1GW 규모 전력 확보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기업 재생에너지 구매 시장에서도 빅테크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NEF는 지난해 전 세계 기업 청정에너지 구매량이 감소했음에도 미주 지역은 예외적으로 증가했고, 메타·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4개사가 전체 기업 구매 활동의 49%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가 재생에너지 PPA 시장의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다. 한화큐셀은 미국 조지아주에 북미 최대 규모 태양광 통합 제조기지인 ‘솔라 허브’를 구축하고 미국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현지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모듈 공급뿐 아니라 금융, EPC까지 포함한 통합 솔루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 역시 미국산 모듈 공급 능력과 대형 EPC 수행 경험이 결합된 사례로 평가된다. 한화큐셀 크리스 호드릭(Chris Hodrick) EPC사업부문장은 “한화큐셀은 미국 내 제조 역량과 검증된 EPC 수행 능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전력을 공급받고자 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청정에너지 목표 달성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7-06 13:5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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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뒤에 숨은 진짜 수혜주…AI 인프라 밸류체인 다시 짠다
[경제일보]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최대 수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보다 AI 인프라를 떠받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전력기기, 냉각, 로봇 부품, 산업용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반도체 생산을 넘어 데이터센터 구축과 제조업 AI 전환까지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산업계의 관심도 대기업 투자 규모보다 실제 발주가 이뤄질 후방 밸류체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반도체에서 AI 인프라로…산업정책 무게중심 이동 지난달 29일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는 단순히 반도체 공장을 늘리는 기존 산업정책과 결이 다르다. AI 반도체를 생산하고 이를 학습시킬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뒤 제조 현장에 피지컬 AI를 확산하는 전 과정을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도 반도체 생산시설을 넘어 데이터센터, 전력망, 스마트팩토리, 로봇 등 후방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반도체 투자 확대를 넘어 'AI 시대 국가 인프라 구축'으로 산업정책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 반도체 투자가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AI를 실제 서비스하고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냉각 설비 등 기반 인프라 구축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AI 반도체를 충분히 확보하더라도 이를 운영할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가 제시한 세 가지 축도 각각 독립된 산업이 아니다. 반도체는 AI 연산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고 AI 데이터센터는 이를 학습·추론하는 공간이며 피지컬 AI는 산업 현장에서 AI를 실제 활용하는 단계다. 세 분야가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되는 구조인 만큼 투자 효과 역시 특정 기업이 아니라 관련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소부장 넘어 전력·냉각까지…AI 밸류체인 전반 수혜 가장 먼저 주목받는 분야는 반도체 소부장이다. 정부는 기존 용인·평택 생산거점과 함께 서남권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며 생산능력 확대를 예고했다. 신규 팹이 들어서면 가장 먼저 움직이는 곳은 반도체 장비와 소재 시장이다. 노광과 식각, 증착, 검사, 패키징 등 공정 전반에서 장비 발주가 늘어나고 웨이퍼와 특수가스, 화학소재 등 핵심 소재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HBM 생산에는 기존 D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적층·패키징 공정이 요구되는 만큼 후공정 장비와 검사 장비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더 큰 특징은 반도체 장비기업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까지 동시에 추진되면서 기존 반도체 생태계 밖에 있던 산업들도 새로운 수혜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전력 인프라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GPU 수천~수만 장이 동시에 가동되면서 변압기와 배전반, 차단기, 초고압 케이블,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 설비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어날수록 전력기기와 전선 업체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GPU 등 고성능 장비가 24시간 가동되는 만큼 과거보다 훨씬 높은 전력 사용량과 전력 밀도를 요구한다"며 "전력 인프라는 더 이상 단순한 부대 설비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성능과 운영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류(DC) 배전과 고효율 전력변환장치,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차세대 전력 솔루션 수요도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역시 전국 단위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면서 지역별 전력 인프라 확충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단순 건축 사업이 아니라 전력 설비와 송배전망 구축까지 포함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전력과 함께 AI 데이터센터의 또 다른 핵심 요소는 냉각 기술이다. 생성형 AI 서비스 확산으로 고성능 GPU가 대량 집적되면서 데이터센터 내부 발열은 기존 서버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 냉각 효율이 떨어질 경우 성능 저하와 전력 손실은 물론 장비 수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냉각 시스템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공랭식 중심이던 기존 시장도 액침냉각과 수랭식 등 고효율 냉각 기술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서버 냉각장치와 공조 시스템, 열관리 솔루션 등 관련 시장도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함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피지컬AI가 키울 로봇 생태계…"공급망 경쟁력이 성패" 정부가 이번 프로젝트의 또 다른 축으로 제시한 피지컬 AI 역시 새로운 소부장 시장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피지컬 AI는 AI가 로봇과 제조설비, 물류장비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기술을 의미한다. 단순한 로봇 보급을 넘어 제조 현장의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서는 AI 반도체뿐 아니라 센서와 카메라, 액추에이터, 감속기, 모터, 제어기 등 다양한 핵심 부품이 필요하다. 정부도 대경권 자동차·가전 부품기업의 로봇 부품기업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존 제조업 기반을 AI·로봇 산업으로 연결하는 정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부품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자동차와 산업기계 중심으로 성장해온 기업들이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 스마트팩토리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AI를 제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에서 학습된 인공지능 모델이 산업 현장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설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는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트윈, 설비 예지보전, 공장 자동화 솔루션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가 대기업의 투자 규모보다 얼마나 많은 국내 중견·중소기업이 밸류체인에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AI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국내 공급망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기술 자립은 물론 지역 산업 육성과 제조업 경쟁력 강화라는 정책 목표도 함께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기업 중심의 투자 구조가 반복될 경우 중소·중견기업의 실질적인 참여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규모 프로젝트가 실제 발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국내 공급망 확대와 기술 검증 기회가 함께 마련돼야 메가프로젝트의 정책 효과도 극대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시대에는 전력 인프라가 더 이상 부대 설비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성능과 운영 효율을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데이터센터의 대형화와 피지컬 AI 확산이 맞물리면서 고효율 전력기기와 냉각, 센서, 자동화 솔루션 등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역할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26-07-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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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약서 방산·조선·우주 '산업복합체'로…한화, M&A로 재계 5위 '점프'
[경제일보] 한화는 한국 재계에서 변신의 폭이 가장 큰 그룹 중 하나다. 출발은 화약이었다. 1952년 한국화약으로 시작한 한화는 전후 복구에 필요한 산업용 화약을 국산화하며 성장했다. 도로, 터널, 공장과 항만을 짓던 시대의 뒤편에 한화의 화약이 있었다. 위험한 물질을 다루는 기술, 대형 산업 현장을 뒷받침하는 공급 능력, 국가 기간산업과 맞닿은 제조 감각이 한화의 초기 DNA였다. 약 70년의 시간이 지나 한화의 무대는 크게 달라졌다. 화약은 로켓 추진체와 정밀무기로 이어졌고, 방산은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항공엔진과 레이더로 넓어졌다. 조선은 액화천연가스 운반선·특수선, 미 해군 정비사업으로 확장됐다. 태양광은 미국 현지 생산망을 통해 에너지 안보 산업으로 바뀌었다. 한화는 이제 방산·조선·우주·에너지를 묶어 산업 플랫폼을 만드는 그룹으로 거듭났다.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지정하면서 한화는 재계 순위 7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삼성 방산 계열 인수, 대우조선해양 인수, KAI 지분 확대 움직임이 누적된 결과다. 한화는 회사를 사서 덩치만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사들인 회사를 기존 사업과 연결해 새로운 산업 지도를 그리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M&A로 체급 바꾼 한화식 성장법 한화 DNA의 핵심은 인수합병(M&A)을 통한 체급 변화다. 결정적 전환점은 2015년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였다. 당시 삼성그룹이 방산·화학 계열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한화가 이를 받아들였다. 시장에서는 부담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거래는 한화 방산의 판을 바꾼 승부수가 됐다. 삼성테크윈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삼성탈레스는 한화시스템의 축으로 이어졌다. 항공엔진, 방산전자, 레이더, 지휘통제, 정밀무기라는 가치사슬이 한화 안에서 연결되기 시작했다. 2023년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두 번째 체급 변화였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한화오션으로 새출발시켰다. 한화 계열 5개사는 약 2조원을 투입해 한화오션 지분 49.3%를 확보했다. 조선은 한화에 낯선 산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방산·에너지와 맞닿아 있다. LNG 운반선은 에너지 운송이고, 특수선은 해양 방산이며, 해양플랜트는 대형 엔지니어링이다. 한화는 조선을 별도 산업이 아니라 방산과 에너지를 잇는 플랫폼으로 본 셈이다. 최근 한화가 KAI 지분 확대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화는 올해 말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지분을 그룹 합산 12% 이상으로 높일 예정이다. KAI는 국내 유일의 완제 항공기 개발·제조 기업이자 위성·항공 전투체계 역량을 가진 기업이다. 이에 한화의 KAI 지분 확대는 항공기, 위성, 엔진, 레이더, 발사체를 묶는 '한국형 항공우주 체계'를 구상하는 포석으로 읽힌다. 한화 방산의 성장세도 이와 같은 전략을 뒷받침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을 앞세워 유럽과 중동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노르웨이에 장거리 포병체계와 로켓을 공급하는 대형 계약을 따냈다. 유럽 안보 불안과 각국의 재무장 흐름은 한국 방산에 기회가 됐고, 한화는 빠른 납기와 검증된 양산체계로 그 기회를 잡고 있다. 방산·조선·우주로 이어지는 산업 플랫폼 한화의 강점은 단품 무기를 넘어 체계를 팔 수 있다는 데 있다. 자주포, 다연장로켓, 항공엔진, 레이더, 함정, 위성, 정비, 금융 조달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면 한화는 한국형 방산 플랫폼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다. 한화오션은 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화력과 엔진, 한화시스템은 눈과 두뇌, KAI 지분 확대는 하늘과 우주를 향한 연결고리를 맡는 구조다. 이 조합이 실제 시너지로 이어지면 한화는 한국 재계에서도 드문 산업 복합체가 된다. 태양광 사업도 한화 DNA를 설명하는 또 다른 축이다. 한화큐셀은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에서 태양광 셀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은 잉곳·웨이퍼·셀·모듈을 한곳에서 만드는 미국 내 수직계열화 공장이다. 방산과 태양광은 달라 보이지만, 한화가 읽는 문법은 비슷하다. 공급망을 장악하고, 현지 생산을 깔고, 국가 전략산업의 흐름에 올라타는 방식이다. 방산에서는 안보가, 태양광에서는 에너지 안보가 시장을 움직인다. 한화의 방향은 뚜렷하다. 한화는 소비자에게 친숙한 브랜드라기보다 국가 인프라와 안보, 에너지, 해양, 우주를 잇는 산업재 그룹으로 자신을 다시 규정하고 있다. 삼성은 '초격차', 현대차는 '제조와 공급망', SK는 '포트폴리오 전환'을 말한다면, 한화는 산업의 뼈대를 사들여 다시 조립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 DNA의 본질은 화약 그 자체가 아니라 위험을 통제하고, 큰 산업을 버티며, 필요한 기업을 사들여 새 체계를 만드는 능력"이라며 "지금의 한화는 가장 한화다운 길을 걷고 있다"고 했다. 이어 "화약회사에서 출발한 기업이 방산·조선·우주라는 폭발력 있는 산업으로 돌아왔다"며 "체계와 신뢰, 안전과 기술로 증명돼야 하고, 이는 재계 5위로 올라선 한화가 마주한 다음 시험대"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02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02 08: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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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1나노 벽' 넘었다…반도체 경쟁 옹스트롬 시대로
[경제일보] IBM이 반도체 미세공정의 한계로 여겨져 온 1나노미터 벽을 넘어서는 기술을 공개했다. 0.7나노, 즉 7옹스트롬급 칩 기술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반도체 공정 경쟁이 나노미터를 넘어 옹스트롬 단위로 들어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IBM은 25일 세계 최초의 서브 1나노 칩 기술인 0.7나노 공정 ‘나노스택’ 아키텍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나노스택은 기존처럼 트랜지스터를 평면 위에 더 촘촘히 배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자를 수직 방향으로 엇갈려 쌓는 3차원 적층 구조다. IBM은 이를 통해 손톱 크기 칩에 약 1000억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옹스트롬은 나노미터보다 더 작은 길이 단위다. 1옹스트롬은 0.1나노미터이고, 1나노미터는 10옹스트롬이다. IBM이 공개한 0.7나노 공정은 이를 옹스트롬 단위로 바꾸면 7옹스트롬에 해당한다. 그동안 반도체 업계가 7나노, 5나노, 3나노, 2나노 공정을 놓고 경쟁했다면, 이제는 1나노 아래의 초미세 공정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반도체에서 말하는 공정명은 실제 트랜지스터의 모든 물리적 길이가 정확히 그 숫자라는 뜻은 아니다. 최근의 2나노, 1나노, 7옹스트롬이라는 표현은 실제 선폭보다 집적도, 성능, 전력 효율, 세대 구분을 나타내는 상징적 명칭에 가깝다. 따라서 ‘옹스트롬 시대’는 단순히 숫자를 더 작게 부르는 변화가 아니라 트랜지스터 구조와 적층 방식까지 바꾸는 차세대 공정 경쟁의 시작을 뜻한다. ◆ 나노스택, 평면 미세화 한계 넘는 3차원 해법 IBM은 나노스택 기술이 2021년 공개한 2나노 칩과 비교해 트랜지스터 밀도를 약 두 배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전력에서 연산 성능을 최대 50% 끌어올리거나 같은 성능에서 전력 효율을 최대 70% 개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칩 내부 SRAM 공간 효율도 40% 향상돼 고성능 AI 반도체 설계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미세화 방식의 전환이다. 반도체 업계는 핀펫을 넘어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나노시트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평면 위에 회로를 더 작게 그리는 방식만으로는 전력 누설과 발열, 배선 복잡도를 해결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나노스택은 이 흐름을 한 단계 더 밀고 나가 소자를 위로 쌓아 집적도를 높이는 접근이다. IBM은 나노스택이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모바일 칩 등 다양한 반도체에 적용될 수 있는 범용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은 산업적 파급력이 크다. AI 모델이 커질수록 병목은 연산 성능뿐 아니라 전력, 냉각, 칩 면적, 메모리 효율로 확산되고 있다. 후이밍 부 IBM 리서치 반도체 글로벌 연구개발 총괄 부사장은 “나노스택은 단발성 혁신이 아니다”라며 “향후 10년간 여러 세대에 걸쳐 7옹스트롬, 5옹스트롬, 3옹스트롬을 거쳐 1옹스트롬에 이르는 제품이 이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 라피더스 협력 주목…양산까지는 시간 필요 파운드리 경쟁 구도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최첨단 파운드리 시장은 TSMC, 삼성전자, 인텔이 2나노급 공정과 후속 로드맵을 놓고 경쟁하는 구조다. IBM은 대량 생산 파운드리 사업자는 아니지만 반도체 원천 기술과 연구개발에서 영향력이 크다. 2021년 2나노 기술을 먼저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1나노 아래 공정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일본 라피더스와의 협력 관계가 주목된다. IBM과 라피더스는 2022년 2나노 노드 공동 개발 파트너십을 맺었고 라피더스는 일본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첨단 로직 파운드리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IBM이 나노스택 기술을 어느 기업과 상용화할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존 협력 관계를 고려하면 라피더스가 차세대 공정 경쟁에서 복병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기대와 현실은 구분해야 한다. IBM은 나노스택 기술의 실제 생산 적용 시점을 이르면 5년 뒤로 보고 있다. 연구 단계의 기술을 대량 생산 가능한 공정으로 전환하려면 수율, 장비, 소재, 설계도구, 고객 생태계가 모두 맞물려야 한다. 0.7나노라는 숫자가 곧바로 스마트폰이나 AI 가속기 양산 칩에 적용된다는 뜻은 아니다. IBM이 최근 양자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앤더론’ 설립 계획을 밝힌 점도 눈에 띈다. 앤더론은 양자컴퓨팅용 웨이퍼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별도 프로젝트다. 전통 로직 반도체와 양자 반도체는 기술 성격이 다르지만 IBM이 차세대 컴퓨팅 하드웨어의 제조 기반을 다시 강화하려 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흐름으로 읽힌다. 이번 발표는 반도체 미세화 경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다. 파운드리 패권은 여전히 양산 능력과 수율, 고객 확보에서 결정된다. 그러나 차세대 공정의 방향을 누가 먼저 제시하느냐도 중요하다. IBM이 1나노 아래의 길을 열면서 TSMC, 삼성전자, 인텔, 라피더스의 경쟁은 나노미터를 넘어 옹스트롬 단위로 들어서고 있다. 다음 승부는 더 작은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를 안정적인 양산과 전력 효율로 증명하는 데서 갈릴 것이다.
2026-06-25 22: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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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의 열쇠는 인프라와 생태계에 달렸다
[경제일보] 정부와 대기업이 경기 용인에 이어 광주·전남 등 호남권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은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첨단산업 구조를 분산하고, 침체에 빠진 지방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은 시대적 요구이자 국가적 과제다. 인구 감소와 산업 공동화로 지방 소멸 위기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지역에 대규모 미래 산업을 유치하려는 노력 자체는 적극 평가받아야 한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국가 경제와 안보를 좌우하는 전략산업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생산 기반을 다변화하고 국가 차원의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도 새로운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수도권의 전력 수급 부담과 용수 부족 문제를 고려할 때, 첨단산업의 공간적 확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깝다. 그러나 국가적 당위만으로 산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화려한 청사진과 정치적 구호가 실제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냉정한 현실 진단과 철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 반도체 공장은 일반 제조업 시설과 차원이 다르다. 특히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전공정 시설은 24시간 멈춤 없이 가동되는 초정밀 산업으로, 막대한 전력과 안정적인 공업용수 공급이 절대적 조건이다. 문제는 현재 호남권의 인프라가 이런 요구를 충분히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점이다. 호남이 신재생에너지 생산의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지만, 반도체 공장이 필요로 하는 초고압·고품질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송배전망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발전 설비만으로는 부족하다. 생산된 전력을 손실 없이 공급할 전력망 구축이 병행되지 않으면 산업 경쟁력은 확보될 수 없다. 용수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반도체 생산에는 엄청난 양의 초순수가 필요하다. 가뭄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 계획 없이 클러스터 조성만 추진한다면 기업들의 투자 신뢰를 얻기 어렵다. 전력과 용수는 반도체 산업의 혈관과도 같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클러스터는 이름뿐인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람과 생태계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결국 인재와 공급망에서 나온다. 수많은 석·박사급 연구인력과 숙련된 엔지니어, 그리고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긴밀하게 연결돼야만 첨단산업 생태계가 작동한다. 수도권에 형성된 이러한 집적 효과를 단기간에 지방으로 옮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따라서 정부는 단순한 공장 유치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전력·용수·교통 등 기반시설을 국가 차원에서 우선 구축하고, 지역 대학과 기업이 연계된 인재 양성 시스템을 조기에 가동해야 한다. 또한 우수 인력이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의료·문화 인프라를 확충하고, 소부장 기업 이전을 위한 세제 혜택과 규제 혁신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세계 반도체 패권 경쟁은 속도와 실행력이 승패를 좌우한다. 준비되지 않은 낙관은 실패를 부르고, 정치 논리에 따른 졸속 추진은 막대한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지역 발전의 상징을 넘어 대한민국 미래 성장의 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력과 용수, 인재와 산업 생태계라는 기본 조건부터 완벽하게 갖춰야 한다. 성공의 열쇠는 장밋빛 비전이 아니라 철저한 인프라 구축과 치밀한 실행 전략에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2026-06-25 11: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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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이 다시 한국을 불렀다…AI 반도체 전쟁의 심장에 선 삼성·SK
[경제일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현재 위치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홍대 삼겹살집 앞에서 시민들에게 ‘HBM칩’ 과자를 나눠주며 “모두가 HBM을 사랑한다”고 외친 장면은 가벼운 팬서비스처럼 보였지만, 그 안에는 AI 반도체 시대 한국의 전략적 위상이 담겨 있었다. 엔비디아가 한국을 다시 찾은 첫 번째 이유는 메모리다. AI 모델이 커질수록 GPU 성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읽고 쓰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없으면 AI 가속기는 제 성능을 내기 어렵다. GPU가 AI 서버의 엔진이라면 HBM은 그 엔진에 데이터를 공급하는 혈관이다. 젠슨 황이 이번 방한 과정에서 언급한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은 이 구도를 더 선명하게 만든다. 베라 루빈 시대에는 HBM4가 핵심 부품으로 떠오른다. 황 CEO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베라 루빈용 HBM4 공급사로 자격을 갖췄다고 언급한 것은 글로벌 메모리 3사가 다시 엔비디아 공급망을 놓고 경쟁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 AI 공급망에서 가장 앞선 위치에 있다. HBM 시장에서 쌓아온 기술 우위와 공급 경험은 SK하이닉스를 AI 반도체 시대의 핵심 기업으로 끌어올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젠슨 황과 직접 만난 것도 단순 친분 과시가 아니다. HBM 공급 안정화, 차세대 메모리 투자, AI 데이터센터와 산업용 AI 클라우드까지 이어지는 큰 그림이 맞물려 있다. SK의 과제는 주도권을 지키는 일이다. AI 서버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HBM 생산능력은 단기간에 확대하기 어렵다. 웨이퍼 투입, 패키징, 테스트, 수율 안정화까지 시간이 걸린다. 공급 부족이 이어질수록 엔비디아는 복수 공급망을 원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가 높은 수익성을 지키면서도 엔비디아의 물량 요구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맞출지가 향후 핵심 변수다. 삼성전자는 다른 시험대에 서 있다. 삼성은 메모리 절대 강자였지만 HBM 경쟁에서는 한동안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줬다. 그러나 베라 루빈과 HBM4는 삼성에 다시 기회를 줄 수 있다. 삼성은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시스템 반도체까지 갖춘 종합 반도체 기업이다. 엔비디아가 원하는 것은 단순 부품 공급이 아니라 안정적인 장기 협력이다. 삼성은 HBM4 성능과 수율, 납기에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파운드리 협력 가능성도 관심이다. 엔비디아는 여전히 대만 TSMC와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젠슨 황이 TSMC와의 신뢰와 우정을 강조한 것도 반도체 공급망에서 안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파운드리 협력을 확대하려면 기술력만이 아니라 장기간 검증된 제조 신뢰를 입증해야 한다. 이번 방한은 한국 반도체에 기회이자 경고다. HBM 수요가 폭증하는 것은 분명한 호재다. 그러나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한국 기업이 단순 공급자로만 남으면 가격과 물량 협상에 끌려갈 수 있다. HBM, 패키징, 파운드리,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솔루션까지 묶어 공급할 수 있어야 한국 반도체는 AI 시대의 구조적 수혜자가 된다. 결국 베라 루빈 시대의 승부는 누가 더 많은 HBM을 만드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누가 엔비디아의 다음 플랫폼 설계 단계부터 함께 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 삼성과 SK가 공급망 바깥의 납품업체가 아니라 AI 반도체 아키텍처의 전략 파트너로 올라설 수 있느냐가 이번 방한의 첫 번째 질문이다. 젠슨 황의 방한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 명확한 메시지를 남겼다. AI 시대의 금맥은 HBM에 있고, 그 금맥을 캐는 기술은 한국에 있다. 그러나 시장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SK하이닉스는 선두를 지켜야 하고, 삼성전자는 다시 증명해야 한다. 엔비디아의 네 가지 선물 가운데 가장 먼저 한국 산업을 흔들 선물은 결국 HBM4다.
2026-06-07 12: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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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정의선·구광모·이해진 한자리에…젠슨 황, 오늘 韓서 '삼쏘회동'
[경제일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개월 만에 한국을 찾아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만찬 회동을 갖는다. 인공지능(AI) 산업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로보틱스, 피지컬 AI 분야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오후 전세기편으로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황 CEO는 방한 첫 일정으로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만찬 회동을 진행한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동 장소는 서울 시내 번화가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지난해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회장과 만찬을 진행했던 이른바 ‘깐부 회동’이 화제를 모은 데 이어 이번에는 삼겹살과 소주를 곁들인 ‘삼쏘 회동’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서울 성수동 일대가 후보지로 거론됐지만 안전 관리와 동선 등을 고려해 홍대입구와 을지로 일대가 유력한 장소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 특유의 친근한 행보를 고려할 때 만찬 이후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공개 일정이 이어질 가능성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이번 회동에서 AI 반도체 공급망과 데이터센터 구축, 자율주행, 로보틱스, 피지컬 AI 분야 협력 방안이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가 AI 생태계 전반의 핵심 플랫폼 사업자로 자리 잡은 만큼 국내 기업들도 각자의 주력 사업을 기반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은 엔비디아 공급망에서 가장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 기업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핵심 공급사다. 황 CEO는 최근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SK하이닉스 전시관을 방문해 HBM 웨이퍼에 “더 많이 만들어주세요”라는 문구를 남기며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AI 서버 수요 증가에 따라 HBM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양사 협력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SK그룹이 추진 중인 AI 데이터센터 사업 역시 협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통신과 에너지, 반도체 사업을 보유한 SK그룹은 AI 인프라 확대 과정에서 엔비디아와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로보틱스를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정의선 회장과 황 CEO의 만남 이후 양사는 국내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개발 과정에서도 엔비디아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 경쟁이 소프트웨어와 AI 중심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양사의 협력 범위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LG그룹 역시 엔비디아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로봇 개발 플랫폼과 범용 휴머노이드 모델 ‘아이작 GR00T’를 기반으로 피지컬 AI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냉각 솔루션과 냉난방공조(HVAC) 사업도 협력 가능 분야로 꼽힌다.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과 LG이노텍의 센싱 기술, LG유플러스의 클라우드 사업 역시 엔비디아와의 협력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네이버는 클라우드와 로봇, 디지털트윈, AI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미래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자체 AI 모델과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을 보유한 만큼 AI 인프라 구축과 서비스 플랫폼 분야에서 엔비디아와의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네이버가 추진 중인 디지털트윈과 로봇 기술은 엔비디아의 시뮬레이션 플랫폼과 AI 인프라 사업과 연계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된다. 황 CEO는 방한 기간 두산그룹과의 협력 행보도 이어갈 예정이다. 주말에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 홈경기에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시타자로 나서고 황 CEO가 시구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2026-06-05 09: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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