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8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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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줄고 수익성 갈린다…건설사 2분기 실적 전망 엇갈려
[경제일보] 올해 2분기 주요 건설사 실적은 외형보다 수익성에서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주택 분양시장 둔화와 해외 원가 부담으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가운데 대우건설과 IPARK현대산업개발은 비용 선반영과 원가율 개선 효과로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반면 현대건설과 GS건설, DL이앤씨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68% 증가한 1438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 컨센서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9% 줄어든 2조331억원이다. 외형은 줄지만 이익은 늘어나는 구조다. 당기순이익은 740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됐다. 대우건설의 실적 개선은 지난해 말 비용 선반영 효과와 맞물려 있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싱가포르 도시철도 공사비 증가분과 국내 주택 미분양 관련 비용을 한꺼번에 반영하면서 815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후 준공 예정 원가율을 다시 산정하고 준공 정산이익이 반영되면서 올해 들어 수익성이 회복되는 흐름이다. IPARK현대산업개발도 매출 감소 속 이익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된다.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97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3% 줄어든 수치다. 반면 영업이익은 1204억원으로 49.96%, 당기순이익은 868억원으로 64.77%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원 아이파크 등 대규모 사업지들의 공정이 본격화되면서 이익 성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와 달리 현대건설은 전년 동기보다 낮은 실적을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6조8178억원, 영업이익은 2014억원으로 각각 11.69%, 7.19% 감소할 전망이다. 당기순이익은 147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9% 낮게 예상됐다. DL이앤씨의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1조7381억원, 영업이익은 1191억원으로 제시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12.72%, 5.6% 줄어든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플랜트 부문과 DL건설의 매출 감소가 외형 축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주택 부문의 원가율 개선이 이어지면서 영업이익 감소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눈에 띄는 부분은 순이익이다. DL이앤씨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추정치는 1106억원으로 전년 동기 83억원의 12배를 웃돈다. 선별 수주에 따른 원가율 개선과 별도 평가이익 등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GS건설 역시 외형과 영업이익이 함께 줄어들 전망이다.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2조7926억원, 영업이익은 12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2%, 21.2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655억원으로 같은 기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이번 실적 전망은 건설사들의 체질 변화가 숫자로 드러나는 국면이다. 주택 분양시장 위축으로 매출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과거처럼 수주 물량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실적을 방어하기 어려워졌다. 준공 정산과 원가율 관리, 미분양 비용 반영 여부가 회사별 이익을 가르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원가 부담은 하반기에도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종전 이후에도 중동 정세 불안이 길어지면서 유가와 물류비, 원자재 가격 변동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는 환율과 기자재 비용 변화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주택 부문에서는 공사비 상승과 분양시장 둔화가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실적을 보는 기준이 매출 성장에서 이익의 질로 옮겨가고 있다”며 “외형이 줄더라도 원가와 사업장 관리가 뒷받침되면 영업이익은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7-07 08: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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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가장 싼 날?…테슬라가 깎아먹는 소비자 신뢰
[경제일보] 테슬라코리아가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유지 결정 하루 만에 모델3와 모델Y 판매 가격을 최대 700만원 인상했다. 회사는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예고 없이 이뤄진 가격 인상은 소비자가 선택할 시간도 주지 않았다. 단순히 시점이 겹친 것으로 봐야 할지, 보조금 지원 유지 결정 직후 가격 인상이 이뤄진 배경에 의문이 남는다. 테슬라코리아는 7월 1일부터 모델3 프리미엄 롱레인지 RWD 가격을 기존 5299만원에서 5999만원으로 700만원 인상했다. 모델3 RWD와 모델3 퍼포먼스는 각각 500만원 오른 4699만원, 6999만원으로 조정했고, 모델Y 프리미엄 롱레인지 AWD와 모델Y L도 각각 300만원 오른 6699만원, 7299만원으로 가격을 변경했다. 가격 인상은 정부가 하루 전인 6월 30일 테슬라를 포함한 27개 전기차 제작·수입사에 대해 구매 보조금 지원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직후 이뤄졌다. 문제는 가격 인상 자체가 아니다.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은 자동차 업계가 공통으로 겪는 부담이다. 기업이 이를 판매 가격에 반영하는 것 역시 경영 판단의 영역이다. 하지만 소비자는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안내를 미리 받지 못했다. 테슬라코리아는 7월 1일 가격 변경 내용을 공지하고 같은 날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했다. 정부가 구매 부담 완화를 위해 보조금 지원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지만, 소비자는 하루 만에 달라진 가격을 기준으로 다시 구매 여부를 판단해야 했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가격 조정을 반복했다. 1월에는 주요 모델 가격을 대폭 인하했고, 4월에는 모델3 퍼포먼스와 모델Y 일부 트림 가격을 최대 500만원 인상했다. 이번 가격 조정까지 더하면 올해 들어 인하 한 차례, 인상 두 차례가 이어졌다. 자동차는 수천만원이 오가는 소비재다. 차량 가격만 비교해 구매를 결정하는 상품도 아니다. 보조금과 금융 조건, 계약 시기, 출고 일정까지 함께 고려한 뒤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가격 정책은 소비자의 구매 계획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가격을 조정하는 것은 기업의 권한이지만, 가격이 바뀌는 과정에서 소비자가 준비할 시간까지 사라져서는 안 된다. 가격 인상을 검토했다면 일정 기간 사전 안내를 하거나 기존 가격으로 계약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전기차 보조금은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다. 정부도 보조금 정책이 소비자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가격 인상 시기와 적용 방식 등을 포함한 제도 보완에 나서야 한다. 소비자를 위한 보조금이 기업의 가격 정책에 따라 효과를 잃는다면 정책 취지도 퇴색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기업 모두 소비자가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구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2026-07-02 16: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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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 4곳 중 1곳 '한계기업'…반도체 빼고 경영난 심화
[경제일보] 국내 상장사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 비중이 최근 8년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내수 부진, 비용 증가가 겹치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산업의 경영 환경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장사의 한계기업 비중은 27.6%로 집계됐다. 2017년(11.8%)과 비교하면 15.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한계기업은 세전이익(EBIT)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3년 이상 지속된 기업을 의미한다. 주요국과 비교해도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미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9.5%포인트 증가한 30.7%를 기록했고, 프랑스는 26.4%, 영국은 22.4%, 독일은 12.9%, 일본은 3.6%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의 증가 폭이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보다 크게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일시적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도는 기업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국내 상장사의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43.9%로 미국(44.0%)과 비슷한 수준까지 상승했다. 프랑스(40.1%)와 영국(36.7%), 독일(27.0%), 일본(9.8%)을 모두 웃돌았다. 시장별로는 코스닥 기업의 경영 부담이 더욱 컸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의 한계기업 비중은 32.6%로 코스피(16.7%)의 약 두 배에 달했다. 2017년 이후 증가 폭 역시 코스닥이 19.5%포인트로 코스피(7.1%포인트)를 크게 웃돌았다. 업종별로는 예술·스포츠 및 여가서비스업의 한계기업 비중이 60.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36.8%), 도·소매업(36.4%), 정보통신업(32.5%), 제조업(25.6%), 건설업(23.6%)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과 정보통신업, 제조업 등에서도 한계기업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며 산업 전반으로 경영 부담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경협은 교역 환경 악화와 환율 상승,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부담 확대, 내수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교역 여건 악화와 비용 상승, 내수 부진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국내 주력 산업의 경영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며 "기업 활력 회복을 위한 경영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2026-06-30 09: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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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전기사업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전력 DNA, 조연에서 주연되다
[경제일보]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망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HD현대일렉트릭이 전력 인프라 시장의 대표 수혜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때 조선업 경기 침체와 함께 그룹 내 비주력 사업으로 평가 받던 중전기 사업이 AI 시대 핵심 산업으로 재조명되면서 HD현대일렉트릭의 경영 DNA 역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는 것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뿌리는 1977년 현대중공업 중전기 사업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조선·건설·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국가 산업화 과정에서 발전 설비와 송배전 인프라 중요성에 주목했다. 산업화를 위해 공장, 항만, 발전소 뿐만 아니라 이를 연결하는 전력 망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현대중공업은 발전기와 변압기, 차단기 등 중전기 사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출발점 역시 단순 제조업이 아닌 국가 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전력 인프라 사업에 있었다. 당시 국내 산업계는 중화학 공업 육성 정책과 맞물려 전력 설비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과 플랜트 사업 확대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발전·송배전 설비 사업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조선업 침체 속 존재감 약화…그룹 내 '조연' 머물러 하지만 전력 사업이 항상 주목 받았던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이후 현대중공업의 핵심 사업은 조선과 해양 플랜트였다. 중전기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했지만 그룹 성장을 이끄는 주력 사업으로 평가 받지는 못했다. 특히 2014년 이후 국제 유가 하락과 조선업 침체가 이어지면서 전력 사업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플랜트 투자 감소와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중전기 시장 성장세도 둔화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에서 인적 분할 돼 독립 법인으로 출범했지만 초기에는 시장 기대가 크지 않았다. 조선업 사이클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고 중전기 산업 역시 전통 제조업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당시 전력 기기 업체들은 시장에서 '안정적이지만 성장성은 제한적인 산업'으로 평가 받았다. 국가 기간 망 유지에 필수적인 사업이라는 점에서 꾸준한 수요는 확보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이끄는 주도 업종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시대가 바꾼 전력 산업 위상 반전 계기는 AI였다. 생성형 AI 확산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AWS),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초대형 데이터 센터 구축 경쟁에 나서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AI 서버는 일반 데이터 센터 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데다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 공급 능력이 필수적이다. 실제 미국을 중심으로 AI 데이터 센터 건설이 잇따르면서 전력 부족 문제가 새로운 산업 과제로 떠올랐다. 데이터 센터를 짓더라도 전력 망 연결이 지연돼 가동 시점을 늦추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AI 산업 성장의 병목이 반도체 부족에서 전력 부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데이터 센터와 산업 현장까지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송배전 설비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AI 산업이 성장할수록 반도체 뿐만 아니라 변압기와 차단기, 전력망 등 전력 인프라 수요 역시 동시에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AI가 바꾼 운명…HD현대일렉트릭 실적 급반등 HD현대일렉트릭은 이러한 변화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았다. 회사의 핵심 사업은 초고압 변압기와 고압 차단기 등 전력 기기 부문이다. 특히 초고압 변압기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장거리 송전이 가능하도록 고전압으로 변환하는 핵심 설비로 AI 데이터 센터 확대와 전력 망 증설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장치로 꼽힌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AI 데이터 센터 건설이 급증하면서 초고압 변압기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 센터를 짓기 위해서는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송배전 인프라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실적도 가파르게 개선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365억원, 영업이익 258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4.9%로 고수익성을 이어갔다. 1분기에만 17억9700만 달러 규모 신규 수주를 확보해 연간 수주 목표의 42.6%를 채웠고 전체 수주 잔고는 78억8800만 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17.2% 늘었다. 북미 전력 망 교체와 AI 데이터 센터 확산에 힘입어 향후 실적 가시성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에서 유럽까지…변압기 슈퍼사이클 올라타다 HD현대일렉트릭은 호황기에 안주하지 않고 생산 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울산 공장과 미국 앨라배마 법인을 중심으로 변압기 생산 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북미 생산 법인에서는 약 2억 달러를 투자해 제2공장을 건설 중이다. 유럽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독일 법인을 설립하고 데이터 센터와 친환경 전력 기기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의 탄소 중립 정책과 재생 에너지 확대에 맞춰 친환경 전력 기기 수요가 늘어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차단기에 사용되던 육불화황(SF6)은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꼽히는 만큼 유럽에서는 자체 개발한 친환경 고압 차단기(SF6-Free)를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텍사스에 ESS 법인을 설립하고 배전·전력관리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이 초고압 변압기 중심의 성장에 더해 배전 기기와 ESS, 친환경 전력 기기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주영의 전력 DNA, AI 시대 성장동력으로 진화 업계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의 현재 호황이 단순 경기 사이클보다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AI 데이터 센터 확산과 전력망 현대화, 신재생 에너지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전력 인프라 수요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미국 관세 정책 변화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 변동성, AI 투자 사이클 둔화 가능성 등은 향후 실적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특히 현재 HD현대일렉트릭 실적 상당 부분이 북미 시장에 집중돼 있는 만큼 미국 전력 투자 정책 변화와 데이터 센터 투자 속도에 대한 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이 기존 사업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축적해온 전력 인프라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대 변화에 올라탄 대표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전력 인프라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기술력과 생산 능력, 납기 경쟁력을 균형 있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회사는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글로벌 고객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2026-06-23 17: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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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보다 중국이 무섭다"…롯데케미칼이 꺼낸 석화 생존 시나리오
[경제일보] 중동 전쟁으로 살아나는 듯했던 석유화학 업계의 불씨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전쟁 기간 급등했던 제품 가격이 안정되면서 수익성 지표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는 단기 시황 악화보다 더 큰 위기를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대규모 생산능력 확대가 기존 석유화학 산업의 경기 사이클 자체를 흔들면서 국내 업체들은 설비 감축과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5일 기준 t당 96.4 달러를 기록했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에틸렌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수치로, NCC(나프타분해설비) 업계의 대표 수익성 지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통상 t당 250달러 안팎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올해 2월 t당 55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중동 전쟁 이후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4월에는 t당 314달러까지 치솟았다. 한때 t당 5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유가와 나프타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다시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다. 전쟁 초기 석유화학 업체들은 전쟁 이전 저렴한 가격에 확보한 나프타로 생산한 제품을 높은 가격에 판매하면서 이른바 ‘래깅 효과(Lagging Effect)’를 누렸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735억원을 기록하며 10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과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역시 각각 1648억원, 3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에는 역래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쟁 이후 높은 가격에 확보한 나프타가 생산 공정에 투입되기 시작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3분기부터 수익성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진짜 위기는 중국발 공급과잉이다. 과거 중국은 한국과 중동에서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수입하는 대표적인 수요처였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대규모 NCC 증설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이 자급률을 높이며 공급국으로 변모했고, 글로벌 시장에 중국산 제품이 대거 유입되기 시작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전쟁은 단기 변수지만 중국 공급과잉은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장기 변수”라며 “예전처럼 경기만 살아나면 업황도 회복되는 구조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국발 공급과잉이 최소 2027~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석유화학 사업 재편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활용한 컨설팅에서도 국내 NCC 공급과잉 규모를 약 260만~360만톤 수준으로 추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과거처럼 시황 반등만 기다려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위기감 속에서 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 가운데 가장 먼저 구조재편에 나섰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과 여수 사업장 재편안을 정부에 제출했으며, 대산 공장은 물적분할 이후 현대케미칼과의 통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재편의 핵심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다. 유사한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들이 설비를 통합하고 공급량을 줄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업계에서는 중복 설비 조정과 가동률 개선, 물류 효율화, 고정비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대산과 여수 재편은 유사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들이 공급량을 줄이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조재편이 일부 기업에만 그칠 경우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대산·여수 중심의 1·2차 재편안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추가 구조조정 계획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대산·여수 이후 후속 재편안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아직 참여하지 않은 기업들의 움직임도 필요한 상황이다. 구조재편의 또 다른 변수는 신규 공급이다. 정부와 업계가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NCC 감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S-OIL이 추진 중인 샤힌 프로젝트는 대규모 신규 공급을 예고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연간 에틸렌 180만톤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국내 최대 규모 석유화학 투자 사업이다. 계획대로 올해 하반기 상업 가동에 들어가면 국내 에틸렌 공급량은 추가로 늘어나게 된다. 업계에서는 공급을 줄여야 하는 시점에 신규 물량이 시장에 유입될 경우 구조조정 효과가 일부 희석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 역시 “오히려 공급이 늘어나는 샤힌 프로젝트도 변수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결국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과제는 단기 가격 반등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범용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는 데 있다. 롯데케미칼은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고부가가치 사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전쟁이 만든 가격 상승 효과는 사라지고 있지만 중국 공급과잉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구조재편의 속도와 업계 전반의 동참 여부가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2026-06-11 17: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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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입주 후 품질관리 강화…입주민 시선에서 직접 점검 外
[경제일보] GS건설은 주거 브랜드 자이(Xi)가 입주민 주거 만족도 제고를 위해 선제적 AS 캠페인인 ‘먼저보고 새로고침’을 고도화해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먼저보고 새로고침’은 입주 1~2년 차 단지를 대상으로 공용부를 GS건설이 먼저 점검하고 보수하는 선제적 AS 캠페인이다. GS건설은 지난해부터 해당 캠페인을 통해 단지 공용부의 품질 상태를 사전에 확인함으로써 AS 서비스 영역을 능동적으로 확대했다. 올해 주요 개편사항은 실제 해당 단지의 시공에 참여했던 본공사 담당 직원과 협력사 관계자가 직접 점검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준공 이후 CS담당부서를 중심으로 하자 접수와 보수 관리가 이뤄졌다. 이번 재정비를 통해 시공 당시의 현장 이력과 공정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하는 담당자들이 준공 후 단지를 확인하고 보다 문제점을 신속하게 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 GS건설은 공용부 하자에 대한 조치의 실효성을 높이는 동시에 시공 담당자의 품질 책임 의식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시공 담당자들이 자신이 맡았던 현장을 입주 이후 실제 사용 환경에서 살펴봄으로써 사용성과 유지관리성, 마감 품질 등을 입주민 관점에서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단순한 사후 보수 활동을 넘어 향후 품질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점검 과정에서 확인된 주요 사례와 개선 사항은 향후 신규 현장의 설계·시공·마감 관리에 반영해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품질관리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캠페인에 참여한 시공 담당자는 “준공 이후 입주민의 시선에서 단지를 다시 보니 시공 당시와는 다른 관점에서 품질을 점검하게 됐다”며 “실제 사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편 요소와 개선점을 확인한 만큼 향후 현장에서도 입주 후 품질까지 고려한 시공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번 ‘먼저보고 새로고침’ 캠페인 고도화는 입주 이후에도 고객의 생활 공간을 책임지겠다는 자이의 품질관리 의지를 담은 활동이다”라며 “선제적 점검과 고객 소통을 강화해 자이 입주민이 더 높은 주거 만족도와 브랜드 신뢰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IPARK현대산업개발, 임직원 공정거래 문화 정착 나서 IPARK현대산업개발은 협력회사와의 상생경영을 강화하며 공정거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인 ’공정거래 퀴즈배틀‘을 진행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많은 임직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퀴즈대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행사는 협력회사와 상생경영 강화 차원에서 임직원의 공정거래에 대한 법규 이해도를 높이고 위반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새롭게 기획됐다. IPARK현산은 퀴즈를 통해 공정거래 이해도 향상과 실무 적용 역량을 배양하기 위해 공정거래 자율준수를 위한 사내 지침서인 자율준수편람과 공정거래 핵심 650제를 활용했다. 행사에 참여한 임직원들은 하도급법 등을 다룬 공정거래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며 공정거래 실천 역량을 점검하고 공정거래 질서 확립의 중요성을 되짚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 및 대한전문건설협회와 '건설산업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협약은 수급사업자를 철저히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동반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이를 통해 하도급 대금의 신속한 지급, 유보금 설정 관행 폐지,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대금 연동제 반영 등 공정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실질적인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IPARK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번 공정거래 퀴즈배틀은 임직원의 자발적인 준법, 윤리의식을 함양하고 공정거래 위반행위가 근절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며 “공정거래는 지속 가능한 상생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반이 되는 만큼 준법경영을 실천하고 공정거래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LH, 지역활력타운 조성사업 추진 지자체 컨설팅 지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역활력타운’ 조성사업 추진 지자체*를 대상으로 무상 컨설팅을 제공한다고 10일 밝혔다. ‘지역활력타운’ 조성사업은 주거·생활인프라·생활서비스 등을 결합해 지역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함으로써 지역 활력을 높이는 사업이다. 올해부터 공모 방식이 아닌 자율 신청 방식으로 전환됨에 따라 LH는 지자체별 사업 준비 시점에 맞춰 신속한 컨설팅이 가능토록 컨설팅 조직을 마련해 운영한다. 아울러 토지주택연구원(LHRI)과 협력해 컨설팅의 전문성도 높였다. 컨설팅은 지역활력타운 조성 사업을 구상하거나 계획하는 단계에서 목표, 계획, 타당성, 수요, 실현성, 거버넌스, 효과성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컨설팅을 희망하는 지자체가 신청서 및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LH 담당자에게 제출하면 사업계획 사전검토를 거쳐 대면이나 온라인으로 컨설팅 결과를 전달한다. 강오순 LH 지역균형본부장은 “지역활력타운이 지역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라며 “공공의 역할을 강화해 지방이 인구가 늘고 활력이 넘치는 곳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6-06-10 14: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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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성과금 갈등,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
[경제일보]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가까스로 파국을 피했다. 총파업 예고를 하루 앞둔 지난 20일 노사가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반도체 생산 차질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일단 멈춰 섰다. 다만 오는 22∼27일 이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라는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이를 완전한 종결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이번 잠정 합의는 정부의 적극적 중재 속에 이뤄졌고, 투표가 가결되면 협상이 공식 타결된다. 문제는 합의 그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균열이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이었다.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과 배분 방식의 제도화를 요구했고 회사는 경영환경과 사업부별 실적, 글로벌 경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돌아왔고, 인공지능(AI) 열풍이 삼성전자의 실적을 밀어올린 것은 사실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9000억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DS)부문은 AI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냈고 HBM4와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모듈 양산도 시작했다. 그러나 좋은 실적이 곧 무제한의 성과급 요구를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성과는 나눠야 한다. 하지만 성과 배분은 기업의 미래 투자, 주주 책임, 협력사 생태계, 국가경제에서의 역할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한 기업이지만 동시에 한국 제조업과 수출, 고용, 자본시장 신뢰를 떠받치는 핵심 축이다. 반도체 라인이 멈추면 한 회사의 손익계산서만 흔들리는 것이 아니다. 소재·부품·장비 기업, 물류, 전력, 협력업체, 지역경제, 금융시장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일반적인 임단협 갈등과 차원이 다르다. 삼성전자 구성원들이 더 나은 보상과 투명한 성과급 기준을 요구할 권리는 당연하다. 고성과를 낸 조직이 합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도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나지 않는다. 문제는 요구의 수준과 방식이다. 성과급이 경영 성과와 연동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기업의 중장기 투자 여력과 위기 대응 능력을 훼손할 정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반도체 산업은 오늘 벌어 내일 나누는 장사가 아니다. 수십조 원의 선행 투자가 필요하고 기술 세대가 바뀔 때마다 승자와 패자가 갈린다. 더 우려되는 것은 노노 갈등이다. 성과급 갈등은 같은 회사 안에서도 사업부별 이해관계를 가른다. 반도체 부문이 초과 성과를 냈다고 해서 전사 구성원이 같은 방식으로 나눠야 하는지, 사업부별 기여도와 위험 부담을 어떻게 반영할지, 장기 투자에 필요한 내부 유보를 어느 정도 인정할지에 대한 논쟁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 논쟁이 공동체의 원칙을 세우는 방향이 아니라 ‘누가 더 가져갈 것인가’의 다툼으로 흐르면 조직 내부 신뢰가 무너진다. 기업의 경쟁력은 기술과 설비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구성원 간 신뢰, 경영진에 대한 신뢰, 성과 배분의 예측 가능성이 함께 있어야 한다. 삼성전자의 갈등은 다른 대기업 노사관계에도 파장을 주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 본사를 포함한 5개 법인에서 파업 찬반 투표가 모두 가결됐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경영 쇄신, 책임 경영, 고용 안정, 공정한 성과 보상과 이익 분배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성과급 배분 구조가 갈등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카카오 본사가 실제 파업에 나서면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작지 않다. 노사 갈등의 확산은 한국경제의 구조적 불안과 맞물려 더 무겁다. 지금 한국경제는 겉으로는 반도체 훈풍을 타고 있지만 속으로는 성장 체력이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 IMF는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9%로 전망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100대 지표에서도 2026년 1분기 경제성장률은 1.7%로 제시돼 있다. 단기 경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는 노동공급과 내수 기반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는 2025년 합계출산율을 0.80명, 출생아 수를 25만4500명으로 집계했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25년 20.3%에서 2072년 47.7%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 리스크도 크다. IMF는 2026년 세계경제가 중동전쟁의 충격 속에서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고 진단했다. 제한적 충돌을 가정해도 세계 성장률은 2026년 3.1%, 2027년 3.2%로 둔화될 것으로 봤고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기대, 금융 여건 긴축이 세계경제의 회복력을 시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정책과 공급망 재편, 기술 패권 경쟁이 겹치면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제조기업은 비용과 시장 양쪽에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역시 하반기 전망에서 글로벌 관세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다양한 리스크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내부의 성과 배분 갈등이 장기화하면 국가경제의 부담은 커진다. 한국경제는 지금 새로운 성장동력을 충분히 발굴하지 못한 채 반도체 의존도를 다시 키우고 있다. AI 반도체 호황은 분명한 기회지만 이것이 영구적 안전판은 아니다. 메모리 가격은 사이클을 탄다. HBM 경쟁은 기술과 수율, 고객 인증에서 매 분기 승부가 갈린다. 중국의 추격, 미국의 규제, 대만의 파운드리 우위, 일본의 소재·장비 부활까지 감안하면 한국 반도체 산업은 호황기일수록 더 냉정해야 한다. 노조도 이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노동의 몫을 키우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훼손하는 요구는 결국 노동의 기반도 약하게 만든다. 성과급은 권리의 언어만으로 풀 수 없다. 책임의 언어가 함께 있어야 한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고성과를 낸 직원들에게 ‘어렵다’는 말만 반복해서는 설득력이 없다. 성과급 산정 기준을 더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업부별 성과와 전사 기여를 어떻게 반영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불투명한 보상 체계는 언제든 불신을 낳고, 불신은 파업보다 더 오래가는 비용을 만든다. 노조와 회사가 같은 생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 노동은 노동의 권리를 말하고, 경영은 경영의 책임을 말해야 한다. 다만 그 다름이 기업의 존속과 국가경제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충돌로 가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 노사 합의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성과급 제도의 투명성, 사업부별 기여도 반영, 장기 투자 재원 확보, 위기 시 고통 분담 원칙을 다시 세워야 한다. 성과가 클수록 배분의 원칙은 더 정교해야 한다. 호황일수록 미래 투자와 위험 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한국경제는 지금 운 좋게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길목에 서 있다. 그러나 저출산, 잠재성장률 하락, 내수 부진, 대외 불확실성이라는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지금의 성과를 오늘 모두 나눌 것인가, 아니면 내일의 경쟁력을 위해 원칙 있게 나눌 것인가. 성과 배분은 필요하다. 하지만 국가경제의 기둥을 흔드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더 많이 가져가는 협상’이 아니라 ‘더 오래 살아남는 협상’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삼성전자에도, 노동자에게도, 한국경제에도 이롭다.
2026-05-21 09: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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