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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인근서 총격…트럼프 관저 체류 중 '안전'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머물던 23일(현지시간) 저녁 백악관 인근 검문소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비밀경호국 요원들을 향해 총을 발사했고, 경호국 요원들의 대응 사격을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당시 백악관 안에 있었지만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비밀경호국은 이날 오후 6시 직후 워싱턴DC 17번가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NW 인근 백악관 보안 검문소에서 한 남성이 가방에서 총기를 꺼내 요원들을 향해 발사했다고 밝혔다. 경호국 요원들은 즉각 대응 사격을 했고, 용의자는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사건 현장은 백악관 서쪽 출입구와 가까운 곳으로, 아이젠하워 행정동과도 지척이다. 총격 직후 백악관은 한때 봉쇄됐고, 현장에 있던 취재진은 북쪽 잔디밭에서 브리핑룸 등 안전한 장소로 대피했다. AP는 백악관 취재진이 여러 발의 총성을 들은 뒤 대피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총격 과정에서 행인 1명도 총에 맞아 다쳤다. 다만 이 행인이 용의자의 총격에 맞았는지, 경호국의 대응 사격 과정에서 맞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비밀경호국 요원 가운데 부상자는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당시 백악관에 있었지만 이번 총격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비밀경호국은 밝혔다. AP도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백악관에 있었으며 다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카쉬 파텔 FBI 국장은 엑스를 통해 “FBI가 현장에 출동해 백악관 인근 총격에 대응하는 비밀경호국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밀경호국 역시 사건 직후 17번가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인근 총성 신고를 확인 중이라고 공지했다. 폭스뉴스는 현장 취재진을 인용해 총을 든 남성이 백악관 서쪽 17번가 게이트 근처로 접근한 뒤 권총으로 보이는 무기를 꺼내 발사했고, 비밀경호국이 곧바로 대응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초기 보도 단계에서 총격 횟수와 구체적 동선은 매체별로 다소 차이가 있어, 최종 수사 결과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 개인 일정을 취소하고 백악관에 머물던 중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 큰 긴장감을 낳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 핵협상과 중동 정세 대응 등을 이유로 백악관 체류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주변에서 총격이 발생하면서 대통령 경호 체계와 워싱턴DC 도심 보안에도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백악관 주변과 대통령 관련 행사에서 잇따라 보안 위협이 발생한 점도 부담이다. AP는 이번 사건이 최근 백악관 인근에서 발생한 여러 보안 사건에 이어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정치적 동기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국 내 정치 폭력과 대통령 경호 위험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이다. 수사의 초점은 용의자의 신원과 동기, 사전 경고 신호, 총기 확보 경위에 맞춰질 전망이다. 로이터는 용의자가 과거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인물로 파악됐고 접근 금지 명령 대상이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나 백악관을 직접 겨냥했는지 여부는 아직 수사 중이다. 이번 사건은 대통령 신변에는 피해가 없었지만, 백악관 외곽 검문소가 실제 총격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경호국의 신속한 대응으로 용의자는 백악관 경내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행인 부상까지 발생하면서 민간 밀집 지역과 국가 최고 권력기관이 맞닿아 있는 워싱턴 도심 보안의 취약성이 다시 드러났다.
2026-05-24 10: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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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장남 결혼식도 접고 백악관 복귀…이란 공습 카드 또 꺼내나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결혼식 참석과 메모리얼 데이 연휴 일정을 취소하고 백악관에 머물기로 하면서 워싱턴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을 검토하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어서,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 협상과 군사 압박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벼랑 끝 전술’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장남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와 관련된 사정”과 “미국에 대한 사랑”을 이유로 들며 “이 중요한 시기에 워싱턴DC 백악관에 남아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뉴욕 일정 이후 뉴저지 베드민스터 골프클럽에서 연휴를 보낼 예정이었으나 백악관 복귀로 일정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BS뉴스와 악시오스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을 상대로 한 새로운 군사공격을 준비하거나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두 매체 모두 공습이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팀 회의를 소집했으며, 협상에서 막판 돌파구가 열리지 않을 경우 이란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워싱턴의 기류는 ‘공습 결정’보다 ‘공습 가능성을 전제로 한 압박’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백악관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고농축 우라늄 재고를 유지하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CBS뉴스는 미국 군·정보 당국자들이 메모리얼 데이 연휴 일정을 취소하고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외교 협상 결렬 시 군사옵션을 즉각 집행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일정 변경 때문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란 문제에서 협상과 압박을 번갈아 쓰는 방식을 선호해왔다. 이번에도 백악관은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협상장에서는 최종 제안을 제시하고, 군사적으로는 공습 재개 가능성을 흘리며, 정치적으로는 대통령 자신이 백악관에 남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셈이다. 협상의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이란 핵 프로그램이고, 다른 하나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이 이란에 대해 장기간 우라늄 농축 중단, 농축 우라늄 반출, 주요 핵시설 해체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상 권리를 내세우며 농축 권한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도 협상의 뇌관이다. 가디언은 이란이 해협 통행 관리와 통행료 부과 구상 등을 내세우고 있으며, 미국과 걸프 국가들이 이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 해상 수송의 핵심 통로다. 이곳의 긴장이 높아지면 중동 안보 문제는 곧바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과 물류비, 인플레이션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막판 중재도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카타르 협상팀이 22일 테헤란에 도착해 미국과 조율하며 합의 도출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는 중동 분쟁에서 여러 차례 중재자 역할을 해온 국가다. 이번에도 파키스탄과 함께 미국·이란 간 확전을 막기 위한 외교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파키스탄도 전면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이 테헤란을 방문해 이란 고위 당국자들과 접촉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은 이란과 국경을 맞댄 핵보유국이자, 미국과도 군사·외교 채널을 유지해온 국가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파키스탄 역시 안보·경제적 충격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러나 중재가 곧 타결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란은 제재 완화와 전쟁 중단,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일정한 권한 확보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핵 프로그램의 실질적 해체와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양측 모두 물러서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고 있어 협상은 ‘타결 직전’이라기보다 ‘충돌 직전의 지연전’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이 실제 공습에 나설 경우 파장은 작지 않다. 우선 이란 핵시설과 군사시설을 겨냥한 제한적 타격이 거론될 수 있다. 하지만 이란이 △미군 기지 △이스라엘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 △해상 수송로를 상대로 보복에 나설 경우 전장은 급속히 넓어질 수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국제유가와 LNG 가격을 자극하고, 이는 한국을 포함한 에너지 수입국의 물가와 무역수지에 직접적인 부담이 된다. 한국 경제 입장에서도 이번 사태는 먼 나라의 군사뉴스가 아니다. 중동발 유가 상승은 원유·가스 수입 비용을 밀어 올리고 이는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를 거쳐 기업 비용과 가계 부담으로 이어진다.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이 현실화하면 달러 강세와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원화 약세, 수입물가 상승,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다만 현 단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과잉 해석이다. 외신들은 공통적으로 미국이 군사행동을 준비하거나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지, 공습 명령이 내려졌다는 것은 아니라고 보도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 취소와 백악관 복귀는 분명한 정치·외교적 신호지만 동시에 협상 상대를 압박하기 위한 계산된 연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6-05-23 1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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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달러 대미 투자 '시동'…한미, 조선·원전·LNG 프로젝트 본격 협의
[경제일보] 한미 양국 정부가 3500억달러, 우리 돈 약 523조원 규모의 대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 이행을 위한 고위급 협의에 본격 착수했다. 조선, 원전, 액화천연가스(LNG) 등 산업·에너지 분야가 핵심 협력 축으로 떠오른 가운데, 첫 투자 사업은 오는 6월 대미투자특별법 발효 이후 구체화될 전망이다. 산업통상부는 김정관 장관이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국 정부 주요 인사들과 대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 및 양국 산업·통상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10일 밝혔다. 김 장관은 8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이후 한국 측 후속 법령 제정과 추진 체계 구축 상황을 설명했다. 산업부는 “양측은 조선·에너지 등 상호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그동안 논의해온 프로젝트 구상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대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 추진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의 배경에는 지난해 11월 한미 양국이 합의한 총 3500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가 있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이 합의에 따라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특별법 발효 전까지 시행령 등 하위 법령을 정비하고, 미국 측과 투자 후보 사업을 검토할 계획이다. 첫 투자 사업인 이른바 ‘1호 프로젝트’는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출범한 뒤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력 후보로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LNG 수출 터미널 건설 사업과 신규 원전 건설 등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가 거론된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에너지 프로젝트는 미국의 에너지 안보 전략과 한국 기업의 기술·시공 역량이 맞물릴 수 있는 분야로 평가된다. 조선 분야 협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부와 미국 상무부는 이번 김 장관의 방미를 계기로 ‘한미 조선 파트너십 이니셔티브’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이를 통해 워싱턴DC에 ‘한미 조선협력센터’를 연내 설립하기로 했다. 한미 조선협력센터는 현지 네트워크 구축, 정책 동향 공유, 양국 기업 간 협력 지원을 맡는다. 미국 조선소의 생산성 개선과 인력 양성 프로그램 운영도 지원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은 2028년까지 추진되며,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주관하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참여한다. 올해 예산은 66억원 규모다. 조선은 이번 대미 투자 구상의 핵심 분야다. 한국이 약속한 대미 투자금 3500억달러 가운데 1500억달러가 조선 분야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미국은 자국 조선업 재건과 해양 안보 강화를 추진하고 있고,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상선·해양플랜트 건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조선 협력은 단순한 산업 협력을 넘어 공급망·안보 협력 성격까지 띠고 있다. 김 장관은 러셀 보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 OMB 국장과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이 추진 중인 ‘마스가’ 프로젝트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미국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마스가는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의 프로젝트로, 미국 내 조선업 재건 과정에서 한국의 투자와 기술 협력을 결합하는 구상이다. 에너지 분야 협의도 이어졌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만나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협력 진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원전은 한미 양국 모두 전략적 이해가 큰 분야다. 미국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에너지 안보를 중시하고 있고, 한국은 원전 설계·건설·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김 장관은 미 의회를 상대로 한 아웃리치 활동도 병행했다. 대표적 지한파 의원으로 꼽히는 빌 해거티 테네시주 연방 상원의원과 화상 면담을 진행해 원전 협력과 디지털 이슈 등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원전 등 상호 관심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디지털 이슈 등에 대한 상호 이해를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아웃리치 활동을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미는 대미 투자 프로젝트가 선언 단계에서 실행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대규모 투자 합의를 통해 산업·에너지 협력의 큰 틀을 마련했다. 이번에는 그 틀 안에서 어떤 분야에, 어떤 방식으로, 어느 기관이 투자하고 협력할지를 조율하는 단계로 들어선 셈이다. 다만 실제 프로젝트 추진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3500억달러라는 투자 규모가 워낙 큰 만큼 재원 조달 구조, 투자 수익성, 한국 기업의 참여 방식, 미국 내 인허가 절차, 현지 정치 변수 등이 모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조선과 원전, LNG 인프라 사업은 장기 프로젝트 성격이 강해 초기 협의 이후에도 세부 조건 조율이 중요하다. 한국 입장에서는 대미 투자 확대가 기회와 부담을 동시에 갖는다. 미국 시장에서 산업 기반을 넓히고 에너지·조선·원전 분야의 협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 막대한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향할 경우 국내 산업 투자와의 균형, 기업 부담, 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산업부는 향후 미국 측과 대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 관련 협의를 지속하면서 한미 산업·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고 주요 통상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협의는 한미 경제협력이 기존의 교역 중심에서 투자·산업·에너지 안보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3500억달러 대미 투자가 조선·원전·LNG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성과로 이어질 경우, 한미 경제동맹의 무게중심은 단순한 수출입 관계를 넘어 전략산업 공동 구축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2026-05-10 1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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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에 멈춘 워싱턴의 밤…트럼프 겨눈 총격이 드러낸 미국의 균열
[경제일보] 미국 정치와 언론의 상징적 행사인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이 총격 사건으로 중단됐다. 대통령과 언론인이 한자리에 모여 웃음과 풍자를 나누던 무대는 순식간에 긴급 대피 현장으로 바뀌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비밀경호국 요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행사장을 빠져나갔고 참석자들은 식탁 아래로 몸을 숨겼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미국 사회는 다시 정치폭력의 악몽과 마주하게 됐다. 이번 사건은 한 개인의 돌발 범행으로만 보기 어렵다. 미국이 오랜 기간 쌓아온 정치적 분열과 증오의 언어, 그리고 총기 사회의 위험성이 한순간에 폭발한 장면에 가깝다. 총성은 짧았지만 그 여파는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건은 현지시간 25일 오후 워싱턴DC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발생했다. 백악관출입기자협회가 주최한 연례 만찬이 진행되던 가운데 행사장 외곽 보안 검색 구역에서 총성이 들렸다. 용의자는 무기를 소지한 채 검색대로 돌진했고 경호 인력은 즉시 제압에 나섰다. 비밀경호국은 곧바로 대통령 신변 보호 절차를 가동해 트럼프 대통령과 주요 인사들을 현장에서 이동시켰다. 현장 요원 1명이 피격됐으나 방탄 장비 덕분에 큰 부상은 피했다. 레이건 피격 장소서 다시 울린 총성 이번 사건이 더욱 충격을 준 이유는 장소 때문이다. 워싱턴 힐튼호텔은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피격된 곳이다. 당시 레이건은 퇴장하던 순간 총탄을 맞았고 미국은 대통령 암살 공포에 휩싸였다. 45년이 흐른 뒤 같은 장소에서 다시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 미국 사회가 정치폭력의 기억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대는 달라졌지만 대통령 주변을 맴도는 위협은 사라지지 않았다. 미국 정치를 잠식한 적대의 언어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극단으로 치달은 정치 대립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치는 오래전부터 정책 경쟁보다 진영 대결의 성격이 강해졌다. 상대 진영을 경쟁자가 아니라 제거해야 할 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굳어졌다. 선거 때마다 “나라가 무너진다” “민주주의가 끝난다”는 식의 자극적 구호가 난무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분노와 혐오가 빠르게 확산됐다. 이런 환경에서는 일부 과격한 개인이 자신을 시대의 행동가로 착각하기 쉽다. 총격은 방아쇠를 당긴 한 사람이 저질렀더라도 그 뒤에는 사회 전체의 독기가 쌓여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그 한복판에 서 있는 인물이다. 그는 지지층 결집을 위해 강한 언어를 구사해 왔고 반대 진영 역시 그를 민주주의 위협으로 규정해 왔다. 정치 지도자와 시민 모두 상대를 타협의 대상이 아닌 응징의 대상으로 바라본 결과가 오늘의 미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복되는 정치폭력의 연대기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폭력 위협에 노출됐다. 2024년 대선 유세 도중 펜실베이니아에서 총격을 받았고 두 달 뒤에는 플로리다 골프장에서 또 다른 암살 시도가 발생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경호 위협은 끊이지 않았다. 문제는 트럼프 개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방 판사와 검사, 선거관리 공무원, 주지사, 연방의원까지 협박 대상이 됐다. 민주주의 제도를 떠받치는 인물들이 동시에 공격받고 있다는 뜻이다. 정치폭력이 일상이 되면 선거는 토론의 장이 아니라 생존 경쟁으로 변질된다. 유권자는 정책보다 공포에 반응하게 되고 지도자는 통합보다 적개심을 자극하는 길을 택하게 된다. 경호 시스템은 어디까지 작동했나 이번 사건 이후 미국 안보 당국은 두 갈래 평가를 받고 있다. 무장한 용의자가 대통령 참석 행사장 인근까지 접근했다는 점은 분명한 경고 신호다. 사전 정보 수집과 외곽 통제, 검색 절차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총성이 울린 직후 대통령을 안전하게 이동시키고 용의자를 현장에서 제압한 대응은 신속했다는 평가도 있다. 미국 비밀경호국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 대응 매뉴얼을 정상 가동했다는 의미다. 앞으로 수사의 핵심은 용의자가 어떻게 접근했는지, 단독 범행인지, 사전 경고 신호는 없었는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트럼프에게 미칠 정치적 파장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복합적 정치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지지층에는 공격받는 지도자라는 인상을 다시 각인시킬 수 있다. 반대층에는 정치 과열이 어디까지 치달았는지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직후 정치 갈등은 평화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한 메시지에 익숙한 그가 통합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다만 미국 사회의 분열이 지도자 한 사람의 발언만으로 봉합될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흔들린 언론 자유의 상징 무대 백악관 기자단 만찬은 단순한 사교 행사가 아니다.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과 권력을 행사하는 대통령이 같은 공간에서 마주 앉는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이다. 서로 날카롭게 비판하더라도 제도 안에서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그 무대가 총성으로 멈췄다는 사실은 미국 사회에 무거운 숙제를 남겼다. 풍자와 토론, 비판과 반론이 오가던 자리마저 경호와 불안의 문제를 먼저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됐다는 뜻이다. 미국이 답해야 할 질문 용의자의 범행 동기와 배후 여부는 수사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그러나 사건의 본질은 이미 드러났다. 미국 사회 내부의 분열이 제도적 경쟁을 넘어 물리적 위협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주의는 선거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패배를 받아들이는 문화, 상대를 인정하는 태도, 폭력을 거부하는 시민적 합의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지금 미국이 잃어가고 있는 것도 바로 그 토대다. 워싱턴 힐튼호텔의 총성은 한밤의 돌발 사건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것은 미국 정치가 어디까지 흔들리고 있는지를 보여준 경고음이었다.
2026-04-26 1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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