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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다시 불붙었다…미군, 이란 공습에 유가·휴전 흔들
[경제일보]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미군이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응해 이란을 상대로 공습을 단행하면서 중동 휴전 구도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동시에 압박을 받게 됐다. 미 중부사령부는 7일 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민간인이 탑승한 상선을 겨냥한 이란의 공격에 대응해 “강력한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란의 공격이 위험한 행위일 뿐 아니라 휴전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액시오스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공습 표적에 이란의 방공 체계, 해안 감시 시설, 지대공 미사일, 대함 순항미사일 기지, 드론 발사 지점, 항만 시설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매체는 반다르아바스와 시리크, 케슘섬 일대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공격이 잇따른 뒤 발생했다. 가디언은 카타르 LNG 운반선 ‘알 레카야트’를 포함한 상선 3척이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이란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제 항행과 에너지 공급에 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미국은 군사 대응과 함께 경제 압박도 병행했다. 미 재무부는 이란산 원유 판매를 허용했던 제재 면제를 철회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해당 면제는 미국과 이란 간 양해각서에 따라 한시적으로 부여됐지만, 미국은 이란의 해협 내 행동이 조건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란은 반발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이 해협 내 새로운 항로 개방을 추진하면서 양해각서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관리할 권리가 있으며 선박들이 이란과 조율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하거나 추적 장비를 조작하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LNG 물동량의 핵심 통로다. 이 해역에서 군사 충돌이 반복되면 선박 보험료와 운임, 원유 가격이 즉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카타르 LNG 선박이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는 보도는 아시아 에너지 수입국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시장 시선은 확전 여부에 쏠린다. 미국은 상선 공격에 대한 제한적 응징이라는 입장이지만, 이란이 재반격에 나설 경우 휴전은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통항이 흔들리면 원유 제재와 해상 물류, 핵 협상까지 한꺼번에 꼬일 가능성이 크다.
2026-07-08 07: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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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약서 방산·조선·우주 '산업복합체'로…한화, M&A로 재계 5위 '점프'
[경제일보] 한화는 한국 재계에서 변신의 폭이 가장 큰 그룹 중 하나다. 출발은 화약이었다. 1952년 한국화약으로 시작한 한화는 전후 복구에 필요한 산업용 화약을 국산화하며 성장했다. 도로, 터널, 공장과 항만을 짓던 시대의 뒤편에 한화의 화약이 있었다. 위험한 물질을 다루는 기술, 대형 산업 현장을 뒷받침하는 공급 능력, 국가 기간산업과 맞닿은 제조 감각이 한화의 초기 DNA였다. 약 70년의 시간이 지나 한화의 무대는 크게 달라졌다. 화약은 로켓 추진체와 정밀무기로 이어졌고, 방산은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항공엔진과 레이더로 넓어졌다. 조선은 액화천연가스 운반선·특수선, 미 해군 정비사업으로 확장됐다. 태양광은 미국 현지 생산망을 통해 에너지 안보 산업으로 바뀌었다. 한화는 이제 방산·조선·우주·에너지를 묶어 산업 플랫폼을 만드는 그룹으로 거듭났다.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지정하면서 한화는 재계 순위 7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삼성 방산 계열 인수, 대우조선해양 인수, KAI 지분 확대 움직임이 누적된 결과다. 한화는 회사를 사서 덩치만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사들인 회사를 기존 사업과 연결해 새로운 산업 지도를 그리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M&A로 체급 바꾼 한화식 성장법 한화 DNA의 핵심은 인수합병(M&A)을 통한 체급 변화다. 결정적 전환점은 2015년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였다. 당시 삼성그룹이 방산·화학 계열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한화가 이를 받아들였다. 시장에서는 부담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거래는 한화 방산의 판을 바꾼 승부수가 됐다. 삼성테크윈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삼성탈레스는 한화시스템의 축으로 이어졌다. 항공엔진, 방산전자, 레이더, 지휘통제, 정밀무기라는 가치사슬이 한화 안에서 연결되기 시작했다. 2023년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두 번째 체급 변화였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한화오션으로 새출발시켰다. 한화 계열 5개사는 약 2조원을 투입해 한화오션 지분 49.3%를 확보했다. 조선은 한화에 낯선 산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방산·에너지와 맞닿아 있다. LNG 운반선은 에너지 운송이고, 특수선은 해양 방산이며, 해양플랜트는 대형 엔지니어링이다. 한화는 조선을 별도 산업이 아니라 방산과 에너지를 잇는 플랫폼으로 본 셈이다. 최근 한화가 KAI 지분 확대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화는 올해 말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지분을 그룹 합산 12% 이상으로 높일 예정이다. KAI는 국내 유일의 완제 항공기 개발·제조 기업이자 위성·항공 전투체계 역량을 가진 기업이다. 이에 한화의 KAI 지분 확대는 항공기, 위성, 엔진, 레이더, 발사체를 묶는 '한국형 항공우주 체계'를 구상하는 포석으로 읽힌다. 한화 방산의 성장세도 이와 같은 전략을 뒷받침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을 앞세워 유럽과 중동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노르웨이에 장거리 포병체계와 로켓을 공급하는 대형 계약을 따냈다. 유럽 안보 불안과 각국의 재무장 흐름은 한국 방산에 기회가 됐고, 한화는 빠른 납기와 검증된 양산체계로 그 기회를 잡고 있다. 방산·조선·우주로 이어지는 산업 플랫폼 한화의 강점은 단품 무기를 넘어 체계를 팔 수 있다는 데 있다. 자주포, 다연장로켓, 항공엔진, 레이더, 함정, 위성, 정비, 금융 조달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면 한화는 한국형 방산 플랫폼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다. 한화오션은 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화력과 엔진, 한화시스템은 눈과 두뇌, KAI 지분 확대는 하늘과 우주를 향한 연결고리를 맡는 구조다. 이 조합이 실제 시너지로 이어지면 한화는 한국 재계에서도 드문 산업 복합체가 된다. 태양광 사업도 한화 DNA를 설명하는 또 다른 축이다. 한화큐셀은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에서 태양광 셀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은 잉곳·웨이퍼·셀·모듈을 한곳에서 만드는 미국 내 수직계열화 공장이다. 방산과 태양광은 달라 보이지만, 한화가 읽는 문법은 비슷하다. 공급망을 장악하고, 현지 생산을 깔고, 국가 전략산업의 흐름에 올라타는 방식이다. 방산에서는 안보가, 태양광에서는 에너지 안보가 시장을 움직인다. 한화의 방향은 뚜렷하다. 한화는 소비자에게 친숙한 브랜드라기보다 국가 인프라와 안보, 에너지, 해양, 우주를 잇는 산업재 그룹으로 자신을 다시 규정하고 있다. 삼성은 '초격차', 현대차는 '제조와 공급망', SK는 '포트폴리오 전환'을 말한다면, 한화는 산업의 뼈대를 사들여 다시 조립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 DNA의 본질은 화약 그 자체가 아니라 위험을 통제하고, 큰 산업을 버티며, 필요한 기업을 사들여 새 체계를 만드는 능력"이라며 "지금의 한화는 가장 한화다운 길을 걷고 있다"고 했다. 이어 "화약회사에서 출발한 기업이 방산·조선·우주라는 폭발력 있는 산업으로 돌아왔다"며 "체계와 신뢰, 안전과 기술로 증명돼야 하고, 이는 재계 5위로 올라선 한화가 마주한 다음 시험대"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02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02 08: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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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통항 재개 신호탄…한국 선박 22척은 아직 대기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머물던 한국 관리 선박 2척이 처음으로 해협을 빠져나왔다. 막혔던 항로가 부분적으로 열리며 통항 재개의 신호가 켜졌지만, 남은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 확보까지는 적지 않은 변수가 남아 있다. 2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호르무즈 해협 내측에서 대기 중이던 우리 선사 운용 선박 2척이 해협을 통과해 정상 항해에 들어갔다. 종전 합의 이후 해협 내 대기 선박이 통과한 첫 사례다. 이번에 통과한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이 승선하지 않았다. 목적지도 한국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선박과 선원 안전을 고려해 선명과 용선주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번 통과로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남아 있는 한국 관리 대상 선박은 22척으로 줄었다. 선내 대기 중인 한국인 선원은 총 135명이다. 이 가운데 102명은 우리 선박에, 33명은 외국 선박에 승선해 있다. 당초 호르무즈 해협 내측에 머물던 한국 관리 대상 선박은 총 26척이었다. 이후 일부 선박이 순차적으로 해협을 빠져나오면서 대기 선박 수는 감소하고 있다. 앞서 HMM의 초대형 원유운반선 유니버설 위너호는 지난달 20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뒤 이달 10일 울산항에 도착했다. 지난 12일에는 LNG 운반선 1척도 해협을 벗어났다. 문제는 남은 선박들의 통항 여건이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해협 통과 가능성이 열렸지만, 현지 군사적 긴장과 통항 통제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LNG가 오가는 핵심 해상 통로다. 해협이 장기간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면 해운뿐 아니라 정유, 석유화학, 발전용 연료 수급에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 선사들이 선박 이동을 재개하더라도 항로 안전 확인과 보험료, 운항 지연 비용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해협 내 선박 통항은 단순히 항로가 열렸는지 여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항로 안전성, 기뢰 제거 여부, 군사 충돌 가능성, 현지 당국의 통항 허가, 선주와 화주의 판단이 맞물려야 한다. 해협이 일시적으로 열리더라도 대기 선박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병목 현상도 불가피하다. 정부는 남은 선박들의 이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며 선사와 선원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외교부도 유관 공관과 화상회의를 열고 미·이란 종전 합의 이후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박의 통항 방안을 논의했다. 해운업계는 당분간 선박별 통항 가능 여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선박의 위치, 화물 종류, 목적지, 선원 구성, 보험 조건, 현지 통항 허가 여부에 따라 이동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 정부와 선사들의 우선 과제는 남은 선박과 선원의 안전 확보다. 일부 선박이 빠져나왔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해협 내 리스크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만큼 남은 선박의 이동은 신중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내 모든 선박에 대한 자유로운 항행과 안전 보장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관계 부처 및 관련국과 긴밀히 소통하며 우리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2026-06-22 17: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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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가스·원유 운반선 5척 동시 수주…삼성重 1조 18억원 계약
[경제일보] 삼성중공업이 한 선사로부터 서로 다른 3개 선종을 동시에 수주하는 이례적 패키지 계약을 성사 시켰다. 수주 금액은 1조원을 넘어섰으며, 올해 누적 수주도 54억 달러에 달한다. 27일 삼성중공업은 버뮤다 지역 선사로부터 LNG운반선 1척, 대형가스운반선(VLGC) 2척, 원유운반선 2척 등 총 5척을 1조18억원에 계약했다고 공시했다. 동일 선사가 복수의 선종을 한 조선사에 동시 발주하는 것은 업계에서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기존부터 지속적으로 건조해 온 선사가 도크를 미리 확보하려는 차원의 발주"라고 설명했다. 특정 선종에 국한하지 않고 LNG운반선부터 가스선, 원유운반선까지 종합 건조가 가능한 역량과 발주처의 두터운 신뢰가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수주로 삼성중공업의 올해 누적 실적은 총 27척, 54억 달러로 늘었다. 선종별로는 LNG운반선 13척(LNG-FSRU 1척 포함), 에탄운반선 2척, 가스운반선 4척, 컨테이너운반선 2척, 원유운반선 6척이다. 원유운반선의 경우 삼성중공업은 셔틀탱커 위주로 수주해 왔으며, 성동조선 등 외부 야드에 위탁 건조하는 글로벌 오퍼레이션 전략의 일환으로 수주 전략 변화와는 무관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번 계약은 LNG선 발주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나왔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LNG 운반선(140K+ 급) 발주가 2026년 1~4월에만 37척으로 2025년 연간(38척)에 이미 육박했다며, 클락슨이 전망한 연간 125척 발주가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해양 부문 수주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14일 "코랄 노르트와 델핀 1호기 FLNG 두 프로젝트가 현재 계약 성사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두 프로젝트는 각각 25억 달러 규모로, 수주가 성사될 경우 올해 누적 수주액이 대폭 확대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선주사가 서로 다른 복수의 선종을 한 조선사에 동시에 발주하는 것은 이례적인 경우로 특정 선종에 한정하지 않는 삼성중공업의 종합 건조 역량과 고객의 두터운 신뢰를 다시 한 번 입증한 성과"라며 "고부가 선종은 수익성을, 표준화 선종은 생산 안정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05-27 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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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풍 탄 K-조선… 몸집 키우고, 글로벌 영토 넓히고, 플랜트 특화
[경제일보]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온 대한민국 조선업계에 완연한 봄이 찾아왔다. 하지만 순풍을 맞이한 ‘조선 빅3(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가 향하는 목적지는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압도적인 ‘규모의 경제’, 한화오션은 ‘글로벌 거점 확장’, 삼성중공업은 ‘고부가가치 해양 설비 특화’를 미래 생존 전략으로 낙점했다.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는 세 회사가 앞으로 어떤 시장에 무게를 둘지 보여 주는 예고편과 같다. 올해 1분기 한국 조선 3사의 영업이익률은 9.4~15.3%를 기록하며 일반 제조업 평균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는 통상 2~3년이 걸리는 조선업의 수익 인식 구조 덕분이다. 2022~2023년 고선가 시기에 수주한 일감이 올해 손익계산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수직계열화 vs 밸류체인 확장 vs 초격차 기술…3사가 택한 미래 생존법 HD현대중공업의 핵심 무기는 ‘규모’와 ‘수직계열화’다. 1분기 매출은 5조9163억원, 영업이익률은 15.3%로 3사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 말 중형선 전문 계열사인 HD현대미포를 흡수 합병하며 덩치를 키운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수익성을 견인한 또 다른 축은 ‘자체 엔진 사업’이다. 선박과 엔진을 함께 만드는 수직계열화 구조 덕분에 엔진기계 부문 영업이익률은 조선 부문을 웃도는 21.1%를 기록했다. 현재 약 3년 치 수주잔량을 확보한 이 부문은 국내 조선업계의 ‘공통 엔진 공급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해외 확장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1분기 매출 3조2099억원으로 2위에 오른 한화오션은 단순한 선박 건조를 넘어 ‘LNG 밸류체인’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2024년 12월 미국 필리조선소(약 1435억원) 인수를 시작으로 싱가포르 해양플랜트 상부 구조물 전문기업 다이나맥(약 8800억원)을 연이어 품었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미국 LNG 수출 터미널 운영사인 ‘넥스트데케이드’ 지분 6.8%(1803억원) 확보다. 이는 단순히 배를 파는 데서 그치지 않고, LNG 밸류 체인 안으로 들어가려는 한화오션의 전략으로 읽힌다. 다만, 에너지플랜트 부문에서 발생한 1분기 739억원 적자는 아쉬운 대목이다. 대규모 해외 거점 및 에너지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돌아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철저하게 ‘고부가가치 영역’에 집중했다. 1분기 매출은 2조9023억원으로 3사 중 가장 적었지만, 재무 체력은 가장 극적으로 회복됐다. 1분기 말 기준 5000억원의 순현금을 기록하며 2012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순현금 체제로 전환했다. 핵심 동력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다. 한 기당 3조~4조원에 달하는 대형 FLNG를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는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대형 FLNG 5기를 수주해 3기를 인도했다. 또한 올해 ‘코랄 노르트’와 ‘델핀 LNG’ 프로젝트 등 최대 4기(약 12조~16조원 규모)의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LNG운반선 중심 포트폴리오를 해양플랜트로 분산하려는 전략이다. 미래 신사업으로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를 꼽는다. 최근 미국(ABS)과 영국(LR) 선급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개념 설계 인증을 받았고, 오픈AI(OpenAI) 등과의 협력도 모색 중이다. 장밋빛 전망 이면의 과제… ‘지속가능성’ 증명해야 할 시간 조선 3사가 각기 다른 해법을 내놨지만, 넘어야 할 공통의 파도도 존재한다. 우선 올해 1분기 조선 3사 모두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겪었고, 미국 무역 정책의 변화와 고부가 선종(LNG선 등) 시장까지 노리는 중국 조선소의 맹추격은 상당한 위협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노르웨이 선급 DNV가 “IMO의 넷제로(Net-Zero) 프레임워크 채택이 1년 지연됐다”고 밝힌 점도 변수다. 기후 규제 지연으로 암모니아·메탄올 등 차세대 친환경 연료 선박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이 일시적으로 커졌다. 다만,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으로 가는 큰 흐름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라면서, “조선업이 다시 한국 경제의 효자가 됐고, 10년 뒤에도 이 호황이 이어질 때 이른바 빅3 중 누가 가장 멀리 도달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했다. 조선 3사는 각자 다른 생존 전략을 꺼내 들었지만, 장밋빛 전망 이면에는 풀어야 할 뚜렷한 과제들이 자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의 당면 과제는 ‘합병 효과 그 이후’를 증명하는 것이다. 2분기부터 도크 운영 효율 개선과 원가 절감 등 본연의 체질 개선 결과가 실제 숫자로 확인돼야만 진정한 ‘규모의 경제’를 입증할 수 있다. 가장 과감한 미래 베팅에 나선 한화오션은 투자 회수(ROI)라는 긴 호흡의 싸움을 견뎌야 한다. 미국 필리조선소와 싱가포르 다이나맥 인수, 넥스트데케이드 지분 투자는 미국 LNG 밸류체인을 선점하겠다는 명확한 청사진이다. 그 사이 견뎌야 할 에너지플랜트 부문의 적자와 특수선 사업의 실적 변동성은 경영진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FLNG 명가’로 거듭난 삼성중공업은 수주 변동성 극복이 핵심 과제다. FLNG는 초고부가가치 시장임이 명확하지만, 발주 건수 자체가 적어 프로젝트 일정에 따라 회사 전체의 실적이 크게 출렁일 수 있는 좁은 선택지다. 삼성중공업이 LNG 운반선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해양플랜트 전반으로 분산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차세대 먹거리로 추진 중인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역시 아직은 개념 설계 인증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실제 수주와 매출 창출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아주경제 2026년 05월 21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5-2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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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보] 위대한 문명은 언제나 두 가지로 완성된다. 뼈대와 혈관. 뼈대 없이는 서지 못하고 혈관 없이는 살지 못한다. 앤드루 카네기(1835~1919). 스코틀랜드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소년 직공에서 출발해 미국 역사상 두 번째 부자가 된 사람.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브루클린 브리지와 대륙횡단철도, 뉴욕의 초기 마천루라는 미국 근대화의 물리적 골격을 자신의 철로 완성했다는 사실이다. 그의 출발점은 낮고 좁았다. 열세 살에 스코틀랜드에서 미국 피츠버그로 건너온 이민자 소년은 면직 공장의 실패를 감는 일부터 시작했다. 전신 배달부를 거쳐 철도 회사 전신 기사와 관리직을 거치는 동안 그는 한 가지 진실을 눈과 몸으로 익혀갔다. 인프라의 기반을 장악하는 자가 시대를 지배한다는 사실이었다. 철도가 미국의 혈관을 놓던 시절, 그는 그 혈관의 뼈대가 될 철강에서 다음 시대를 보았다. 손자병법은 말한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카네기가 철강 산업에 뛰어들 때 그는 시장만 본 것이 아니었다. 그는 기술을 보았다. 영국에서 개발된 베세머 공정을 미국 최초로 대규모 도입해 철 생산 속도를 열 배 이상 끌어올렸다. 경쟁자들이 낡은 방식으로 쇳물을 붓는 동안 그는 이미 다른 전장에서 싸우고 있었다. 기술 전환의 흐름을 먼저 읽은 자가 산업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원리를 그는 몸으로 실천했다. 그러나 기술 혁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카네기의 진짜 강점은 수직 통합이었다. 철광석을 캐는 광산에서 석탄 광산, 운반선, 철도 회사까지 생산의 전 과정을 직접 장악했다. 외부에 의존하는 고리를 하나씩 끊어냄으로써 원가를 낮추고 품질을 높였다. 누군가 가격을 올리거나 공급을 끊어도 카네기 스틸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 구조 자체가 곧 경쟁력이었다. 도덕경은 이를 꿰뚫는다. “소즉득 다즉혹(少則得 多則惑).” 적으면 얻고 많으면 오히려 흔들린다. 카네기는 사업의 범위를 철강 하나로 좁혔다. 당시 미국의 거부들이 은행과 부동산, 제조업을 두루 손에 넣으려 할 때 그는 철강에만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리를 시장이 그 개념을 인식하기 훨씬 전에 이미 살아낸 것이다. 그 좁고 깊은 집중이 카네기 스틸을 세계 최대의 철강 회사로 만들었다. 여기에 원가에 대한 집착이 더해졌다. 그는 실시간 원가 계산 시스템을 구축해 공정별 비용을 낱낱이 파악했다. 경쟁자들이 감각으로 경영할 때 그는 숫자로 경영했다. 이 냉철한 계산이 생산 효율을 극대화했고 시장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가격 경쟁력을 만들었다. 논어는 말한다.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배우되 생각하지 않으면 헛되고 생각하되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카네기는 현장에서 배운 것을 숫자로 사유했고 그 사유를 다시 구조로 구현했다. 배움과 사유, 실천이 하나의 고리처럼 맞물린 경영이었다. 그의 삶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정점에서의 결단이다. 1901년 카네기는 J.P. 모건에게 카네기 스틸을 4억8000만달러에 매각했다. 당시 미국 연방 예산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 거대한 부의 대부분을 사회로 돌렸다. “부자로 죽는 것은 수치다.” 이 한 문장이 그의 후반 삶 전체를 압축한다. 미국 전역에 2509개의 도서관을 세웠고 카네기 홀을 지었으며 교육과 평화 사업에 자산의 90%를 쏟아 넣었다. 금강경은 이를 이미 알고 있었다.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머무름 없이 마음을 내라. 카네기는 자신이 쌓아 올린 제국에 집착하지 않았다. 쥐고 있던 손을 열었을 때 그 손에서 흘러나온 것은 한 세기가 넘도록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있다. 머무름 없이 흘려보낸 부가 오히려 더 오래, 더 넓게 남은 셈이다. 성경 마태복음은 말한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카네기의 기부 철학은 단순한 시혜가 아니었다. 그는 지식이야말로 가난을 끊는 유일한 사다리라고 믿었다. 그 믿음은 도서관으로 구현됐다. 자신이 어린 시절 책 한 권 마음껏 빌려볼 수 없었던 기억이 수천 개의 도서관이라는 형태로 세상에 돌아왔다. 결핍의 경험이 가장 위대한 유산의 씨앗이 된 것이다. 오늘의 AI 시대는 카네기의 철강이 던진 질문을 다시 꺼내 들고 있다. 반도체라는 새로운 철강, 데이터센터라는 새로운 제철소, 전력 인프라라는 새로운 철도가 시대의 뼈대를 다시 짜고 있다. 누가 그 뼈대의 핵심 기술을 먼저 장악하고 누가 생산의 전 과정을 수직 통합하며 누가 원가의 본질을 꿰뚫는 구조를 먼저 세우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다음 문명의 골격을 결정할 것이다. 카네기의 삶은 그 답의 방향을 이미 제시했다. 기술의 전환점을 먼저 읽고, 구조를 수직으로 통합하며 집중의 힘으로 시장을 재편하라. 그리고 그 모든 것 위에 반드시 이 질문을 얹어라. 나는 무엇을 위해 이 뼈대를 세우고 있는가. 뼈대는 서기 위해 세우는 것이 아니다. 그 위에 살아갈 사람들을 위해 세우는 것이다. 카네기의 철이 오늘도 가르치는 것은 바로 그 점이다.
2026-05-14 11: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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