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34건
-
-
-
실종된 정책 선거, 피해는 시민에게
[경제일보] 6·3 지방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유권자는 지역의 향후 4년을 맡길 시장·도지사·구청장·군수·지방의원·교육감을 골라야 한다. 그런데 정작 선거판에서 시민이 확인해야 할 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일자리, 교통, 주거, 교육, 돌봄, 지방재정, 산업전환 같은 의제는 뒤로 밀리고, 상대를 흠집 내는 말싸움과 진영 결집 구호가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방선거는 본래 가장 생활에 가까운 선거다. 대통령 선거가 국가의 방향을 묻는 선거라면, 지방선거는 시민의 하루를 묻는 선거다. 출근길 버스 배차 간격을 줄일 사람은 누구인가. 낡은 원도심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 아이를 맡길 학교와 돌봄 인프라는 충분한가. 청년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일할 산업 기반은 있는가. 고령층의 병원 접근성은 어떻게 높일 것인가. 자영업자의 임대료와 골목상권 문제를 누가 풀 수 있는가. 이런 질문이 지방선거의 본질이다. 정책 경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역별로 교통망 확충, 산업단지 조성, 공항·철도·도청 이전, 지방세 활용 방안 등 크고 작은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공약의 존재가 아니라 공약의 검증이다. 재원은 어디서 마련할 것인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권한은 어떻게 나뉘는지, 이미 추진 중인 사업과 충돌하지 않는지, 임기 안에 실현 가능한지 따지는 장면이 드물다. 선거가 정쟁으로 흐르면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숫자다. 예산 총액, 사업 기간, 지방채 부담, 민간투자 조건, 행정 절차, 법적 근거 같은 숫자와 제도가 뒷전으로 밀린다. 그 빈자리를 구호가 채운다. ‘반드시 해내겠다’, ‘심판해야 한다’, ‘정권을 지켜야 한다’,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말은 귀에 잘 들어오지만 시민의 삶을 바꾸는 설계도는 아니다. 지역 행정은 열정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도로 하나, 학교 하나, 병원 하나를 세우는 데도 예산과 인허가, 주민 수용성, 장기 운영비가 따라붙는다. 정쟁은 그 복잡한 문제를 한 줄 구호로 단순화한다. 정쟁 선거의 폐해는 분명하다. 첫째, 행정의 우선순위가 뒤틀린다. 후보는 지역의 구조적 문제보다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 쉬운 이슈를 선택한다. 둘째, 공약의 품질이 낮아진다. 재원과 실현 가능성보다 표를 얻기 쉬운 장밋빛 약속이 늘어난다. 셋째, 선거 이후 협치가 어려워진다. 상대를 적으로 규정한 선거는 당선 뒤에도 의회와 집행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을 가로막는다. 결국 시민은 더 비싼 행정비용을 치른다. 특히 올해 지방선거는 경제 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치러지고 있다. 고물가의 기억은 아직 생활비 곳곳에 남아 있고,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에너지 가격 불안,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 지역 제조업의 산업전환 압박도 크다.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지만,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역 산업 생태계를 어떻게 바꿀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어떻게 지원할지, 청년층의 주거와 일자리를 어떻게 연결할지, 고령화 지역의 의료·돌봄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에 따라 지역의 생존력이 달라진다. 정당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방선거 때마다 중앙당은 지역 일꾼을 말하지만 실제 선거운동은 중앙 정치 구도에 기대는 경우가 많다. 여당은 국정 안정론을, 야당은 견제론을 앞세운다. 물론 지방정부도 중앙정부 정책과 예산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중앙 프레임이 지역 의제를 집어삼키는 순간, 지방선거는 시민의 생활 선거가 아니라 정당의 중간평가 이벤트로 전락한다. 후보들도 달라져야 한다. 상대의 약점을 말할 수 있다. 선거는 경쟁이고 검증은 필요하다. 그러나 검증과 네거티브는 다르다. 검증은 공직 수행 능력, 이해충돌, 재정 운용, 정책 실현 가능성을 따지는 일이다. 네거티브는 시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감정의 소모전이다. 후보가 상대를 공격하는 데 쓴 시간만큼, 시민은 자신의 삶을 바꿀 정책을 들을 기회를 잃는다. 언론 역시 예외가 아니다. 말싸움은 기사화하기 쉽고 강한 표현은 제목이 된다. 그러나 지역 유권자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공약의 비교표와 재원 검증, 후보의 행정 경험, 기존 사업의 연속성과 수정 가능성에 대한 분석이다. 지방선거 보도는 누가 누구를 비판했는지보다, 그 비판이 사실인지, 대안은 있는지, 비용은 얼마인지까지 물어야 한다. 시민에게도 요구할 권리가 있다. ‘그래서 우리 동네에는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그 돈은 어디서 마련하겠다는 것인가’, ‘임기 안에 가능한가’, ‘실패하면 무엇을 조정할 것인가’ 등을 물어야 한다. 정쟁의 소음은 큰 목소리로 번지지만 정책의 힘은 구체적인 질문에서 자란다. 유권자가 구호보다 숫자를 요구할 때 후보는 달라진다. 이번 지방선거의 핵심은 어느 정당이 더 크게 이기느냐만이 아니다. 선거 이후 시민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느냐다. 교통난이 줄고, 빈 상가가 채워지고, 지역 병원이 버티고, 학교가 안정되고, 청년이 떠나지 않는 도시를 만들 수 있느냐가 본질이다. 그 일을 하라고 지방권력을 맡기는 것이다. 정책 선거가 실종되면 피해는 추상적인 국민에게 가지 않는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 학원비를 걱정하는 부모, 매출 부진에 버티는 자영업자, 일자리를 찾아 떠날지 고민하는 청년, 병원까지 한 시간을 가야 하는 노인에게 간다. 정쟁의 비용은 늘 생활인의 지갑과 시간과 기회로 청구된다. 6·3 지방선거는 아직 늦지 않았다. 남은 기간만이라도 여야와 후보들은 중앙정치의 칼날을 거두고 지역의 장부를 펼쳐야 한다. 누가 더 세게 공격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더 정확히 진단하고, 더 현실적인 해법을 내놓고, 더 책임 있게 실행할 수 있는지를 겨뤄야 한다. 지방선거의 주인은 정당이 아니라 시민이다. 선거판의 언어가 다시 시민의 삶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래야 선거가 끝난 뒤에도 지역이 남고, 행정이 남고, 미래가 남는다.
2026-05-19 16:02:59
-
-
철저한 고증과 인류애를 담는 펜 끝, 황인경 작가가 그린 대한민국의 빛 'K'
대한민국 원자력 기술 자립의 역사적 순간을 소설로 풀어낸 황인경 작가의 신작 《K》가 독자들과 직접 만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4월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소설 《K》의 북콘서트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문학계뿐만 아니라 원자력 및 과학기술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여,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들며 대한민국의 거대한 '석세스 스토리'를 기록한 황 작가의 노고에 경의를 표했다. 특히 황인경 작가는 최근 2026년 노벨문학상 아시아 후보로 노미네이트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한국 문학의 위상을 세계에 알릴 필두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28세에 소설 《입춘 길목에서》로 데뷔한 이후 《소설 목민심서》로 65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황 작가는, 이번 북콘서트를 통해 신작 《K》에 담긴 집필 의도와 제작 비화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신작 《K》는 불모지였던 한국이 세계 최정상급 원자력 강국으로 우뚝 서기까지, 그 핵심 기술인 MMIS(원전 계측제어시스템)를 국산화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던 연구원들의 열정과 도전을 다룬 작품이다. 황 작가는 이 한 권의 책을 위해 5년 넘게 원자력 전반을 연구하고 철저한 고증을 거쳤다. 황인경 작가는 한국 문단에서 ‘철저한 고증의 필치’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그녀의 대표작인 《소설 목민심서》는 다산 정약용의 생애를 재조명하기 위해 10년 넘게 칩거하며 자료를 수집한 끝에 탄생했다. 이 작품은 1992년 출간 이래 650만 부 이상 판매되며 국민 소설로 자리 잡았고,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에도 《소설 독도》, 《돈황의 불빛》 등 굵직한 작품을 통해 역사의 현장을 소설로 복원해 왔다. 이번에 출간된 신작 《K》는 작가의 시선이 과거에서 미래로, 그리고 인류의 생존 문제로 확장되었음을 보여준다. 소설 《K》는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기술 자립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다큐 같은 소설’이다. 작가는 5년 이상의 연구를 통해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원자력 기술인 MMIS 개발 과정의 비화를 박진감 넘치게 그려냈다. 원자력 전문가들 역시 이 작품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장인순 전 한국원자력연구소 소장은 추천사를 통해 “원자력을 모르는 작가가 얼마나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공부했는지 놀라울 따름”이라며, 이 소설이 비이성적인 견해를 넘어 원자력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할 것이라고 평했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 또한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이 다른 산업을 동반 성장시키며 이뤄낸 거대한 석세스 스토리”라고 이 책을 정의했다. 황 작가의 행보는 펜 끝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녀는 2023년 ‘글로벌ESG협회’를 설립하여 베트남, 몽골, 태국 등지에서 지구와 환경을 살리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베트남의 영웅 호치민의 일대기를 다룬 차기작 《아! 호치민》을 2026년 출간할 예정으로,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문화적 가교 역할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기후 위기 시대, 무탄소 에너지원인 원자력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소설 《K》는 단순한 기술 개발사를 넘어 인간 두뇌의 힘과 도전을 이야기한다. 노벨문학상 후보 지명이라는 영예와 함께 찾아온 이번 신작이 "나도 할 수 있다"는 결의를 일깨우며 독자들에게 어떤 울림을 줄지 기대된다. [황인경 작가 주요 약력] 1984년 소설 《입춘 길목에서》 데뷔 (당시 28세) 2026년 노벨문학상 아시아 후보 노미네이트 대표작: 《소설 목민심서》 (전 5권, 650만 부 판매 기록), 《소설 독도》, 《돈황의 불빛》 등 2023년 사단법인 글로벌ESG협회 설립 및 이사장 취임 2024년 4월 3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소설 《K》 북콘서트 개최 2026년 《아! 호치민》 출간 예정
2026-05-01 12:49:50
-
-
-
텍스트 너머의 시대, 미디어의 새 판 (上)
대한민국은 은(銀)이 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광산에서 캐내는 은의 양은 연간 수 킬로그램에 불과하다. 그런데 한국은 세계 주요 은 수출국 중 하나다. 연간 약 2,000톤의 은을 생산해 대부분을 해외로 내보낸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답은 고려아연이라는 기업에 있다. 이 회사는 아연과 납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은을 추출한다. 원광석을 수입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제련 기술로 가공해, 전혀 다른 금속을 만들어 파는 것이다. 은 광산 하나 없이 은 수출국이 된 역설이다. 석유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원유 한 방울 나지 않는다. 전량을 수입한다. 그러나 정제유 수출은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국가 수출 상위권을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세계 최대 수준의 단일 정제 능력을 보유한 정유산업 덕분이다. 원자재를 사다가, 더 정교하게 만들어, 더 비싸게 판다. 이 패턴은 산업에만 있지 않다. 재가공, 문화가 된 생존 전략 K팝을 생각해보자. 한국의 전통 음악에서 출발한 장르가 아니다. 1990년대 미국의 R&B, 팝, 힙합이 원소스였다. 그런데 지금 세계 시장에서 통용되는 K팝은 그것과 전혀 다른 무언가다. 체계적인 트레이닝 시스템, 극도로 완성된 퍼포먼스, 독자적인 팬덤 문화가 더해지면서 원본을 뛰어넘는 새로운 상품이 탄생했다. 치킨도 같은 이야기다. 프라이드치킨은 미국 남부 음식이다. 그러나 양념치킨, 간장치킨, 파닭으로 변주된 한국의 치킨은 지금 전 세계에서 독자적인 음식 문화로 인정받는다. 김밥의 형태가 일본 노리마키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오늘날 누가 기억하는가. 재가공의 완성도가 원본과의 관계를 지워버린 것이다. 종교는 더 흥미로운 사례다. 기독교는 서양 선교사가 가져온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기독교는 메가처치, 새벽기도, 열정적 전도 문화를 만들어내며 서양의 원형과도, 다른 아시아 국가의 형태와도 다른 독자적 종교 문화로 진화했다. 불교 역시 인도에서 출발해 중국을 거쳐 한국에 닿는 동안 한국만의 선불교 문화로 재탄생했다. 우연이 아니다 — 지정학이 만든 DNA 이 패턴들을 하나의 도식으로 묶을 수 있다. 외부의 원소스를 받아들이고, 고도의 가공을 거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보낸다. 은도, 석유도, 음악도, 음식도, 종교도 같은 구조 위에 서 있다. 그렇다면 왜 한국인가. 재가공은 어느 나라도 한다. 그런데 왜 한국의 재가공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됐는가. 답은 지정학에 있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 일본, 그리고 근현대에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생존해왔다. 자원도 없고, 거대한 내수시장도 없으며, 독자적인 기술 원천을 개발할 여유도 부족했다. 재가공의 퀄리티를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었다. 절박함이 완성도를 만든 것이다. 고려아연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제련 기술을 보유하게 된 것도, 한국 정유사가 세계 최대의 단일 정제 능력을 갖추게 된 것도, K팝이 팝의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서 통하게 된 것도 모두 같은 논리의 반복이다. 그런데, 지금 이 능력이 막히고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재가공이라는 생존 전략이 새로운 장벽에 부딪히고 있다. 물질의 영역에서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콘텐츠와 문화의 영역에서는 점점 좁아지는 통로를 마주하고 있다. 저작권이다. 과거에는 미국 음악을 듣고 영향을 받아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치킨 레시피를 변형해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데 누구도 제동을 걸지 않았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의 저작권 체계는 갈수록 촘촘해지고 있다. 콘텐츠의 재가공은 이제 법적 리스크와 함께 시작된다. 수천 년을 이어온 한국의 재가공 DNA가 20세기에 설계된 법적 프레임 앞에서 멈춰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그 프레임 자체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 텍스트 너머의 시대, 미디어의 새 판 (下)에서 계속
2026-04-18 17:00:00
-
-
-
-
트럼프의 '마이웨이' 전쟁에 동맹국 줄세우기…한국, 중동 파병 딜레마 빠지나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작전에 한국 등 동맹국의 파병을 거듭 압박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주한미군 규모와 원유 수입 의존도 등 사실과 다른 수치까지 동원하며 동맹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해, 향후 한미 간 파병 및 방위비 협상에 험로가 예상된다. 1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일본과 한국에 각각 4만5천명의 병력을 두고 있다"며 "우리가 이 나라들을 방어해주고 있는데, 호위 작전 동참을 요구하면 그들은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주한미군 규모(4만5천명)는 실제(약 2만8천500명)와 큰 차이가 있다. 주일미군 역시 5만명 수준이다. 또한 그는 "일본은 원유의 95%, 중국은 90%, 한국은 35%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오지만 미국은 1% 미만"이라고 주장했으나, 실제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원유 의존도는 60%를 웃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과장된 수치 인용 이면에는 다분히 의도적인 계산이 깔려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은 에너지를 자급자족할 수 있고 중동의 원유가 아쉽지 않지만, 동맹국들을 위해 피를 흘리고 있다'는 프레임을 씌워 파병을 강제하거나, 파병을 거부할 경우 향후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등 다른 형태의 비용 청구서로 활용하겠다는 포석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에게 감사할 뿐 아니라 도와야 한다"며 동맹국들을 향해 "빠르고 열정적으로 관여할 것"을 촉구했다. 영국, 프랑스 등 나토(NATO) 동맹국들의 미온적인 태도에도 노골적인 실망감을 드러내며 글로벌 동맹 체제를 자국의 이익(America First)에 복무하도록 줄 세우고 있다. ◆ 韓 정부의 깊어지는 딜레마… 파병이냐, 중동 관계 악화냐 한국 정부는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 원유 수입의 생명줄인 만큼 항행의 자유 확보가 절실하다. 하지만 미국의 대(對)이란 '참수 작전'에 군사적으로 동참할 경우, 1962년 수교 이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이란과의 외교적 단절은 물론, 중동 내 반한(反韓) 감정을 자극해 현지 교민과 기업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 앞서 2020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도 비슷한 압박이 있었으나, 당시 한국 정부는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청해부대의 작전 반경을 호르무즈 해협으로 한시적으로 넓히는 선에서 절충안을 찾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국이 이란 영토와 지도부를 직접 타격하는 전면전 양상이라는 점에서 과거와 같은 '우회적 파병'이 통할지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전 17일째를 맞은 이란과의 전쟁 전황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이스라엘과의 합동 공습 당시 표적이 됐던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대해 "한쪽 다리를 잃고 심하게 다쳤거나 죽었을 수도 있다"며 "누가 이란의 지도자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또한 작전 개시 이후 이란의 7000개 이상 목표물을 타격해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 능력이 90% 이상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최대 불안 요소인 국제 유가 급등에 대해서는 "이번 작전이 끝나면 유가는 매우 빠르게 내려갈 것이며 인플레이션도 마찬가지"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다르다. 이란의 주요 정유 시설 타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제3차 오일 쇼크'가 글로벌 경제를 덮칠 것이라는 공포감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결국 트럼프의 '마이웨이' 중동 전쟁은 한국을 비롯한 우방국들에게 경제적 피해(유가 상승)와 외교·안보적 부담(파병 압박)을 동시에 안겨주는 거대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의 정교한 외교적 줄타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2026-03-17 08:15:44
-
-
-
IBK기업은행, 연내 국민성장펀드 1조3500억원 지원 본격화 外
IBK기업은행, 연내 국민성장펀드 1조3500억원 지원 본격화 [경제일보] IBK기업은행은 국민성장펀드 10조원 참여 계획의 일환으로 2026년 첨단전략산업 및 관련 생태계에 1조35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승인해 본격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기업은행은 총 1조3500억원 중 기업투자 부문 8500억원, 인프라 부문 5000억원을 국민성장펀드와 함께 첨단전략산업 및 관련 생태계에 공급한다. 기업투자 부문에서는 은행권 최대 규모 수준인 8500억원을 혁신 중소·벤처기업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모험자본으로 공급해 기술개발, 기술사업화, 스케일업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혁신 중소·벤처기업에는 모펀드 운용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운용사를 통해 투자하고 스케일업·성숙기 기업에는 기업의 재도약과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운용사를 자체적으로 선별해 맞춤형 투자를 진행한다. 또한 전력, 용수, AI데이터센터 등 에너지 인프라 확충과 국가 전략 산업 관련 인프라에 5000억원을 투자해 첨단전략산업 인프라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특히 해당 펀드는 인프라 전문성을 갖고 있는 IBK자산운용이 운용하며 100% 그룹 자본으로 조성해 IBK금융그룹의 자본력과 운용역량을 집중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첨단전략산업 기업 및 인프라에 대한 금융지원은 기업은행의 본연의 역할이자 강점 분야"라며 "기업은행이 발굴한 우량 사업을 국민성장펀드에 적극 추천해 펀드의 성공적인 운영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시니어 디지털 금융교육 확대…올해 3080명 참여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미래재단은 시니어 디지털 금융교육 프로그램인 'WOORI 어르신 IT 행복 배움교실'을 이달부터 확대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WOORI 어르신 IT 행복 배움교실'은 우리금융미래재단이 2024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시니어 맞춤형 디지털 금융교육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는 전국 11개 배움터에서 총 280회 교육을 통해 1837명의 어르신이 참여했으며, 올해는 규모를 확대해 16개 배움터에서 총 456회 교육을 실시해 3080명의 어르신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교육은 우리은행이 서울과 수도권 주요 복지관에 조성한 'WOORI 어르신 IT 행복 배움터'에서 3월부터 12월까지 약 10개월간 진행된다. 커리큘럼은 △스마트폰 기본 사용법 △모바일뱅킹 이용 방법 △키오스크 주문 △택시 호출 △AI 활용 방법 △금융사기 예방법 등 일상생활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수강생 수준에 따라 기초반과 심화반으로 나눠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며, 배움터에 마련된 다양한 IT 기기를 활용해 이론과 실습을 함께 배울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교육 이후에는 '도전! 시니어 금융 골든벨'을 개최해 우수한 성적을 거둔 수강생에게 포상금을 전달한다. 우수 수강생은 다음 교육과정에서 보조강사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우리금융미래재단 관계자는 "올해는 수강생들이 교육 직후 배움터 인근 식음료 매장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해 직접 주문해보는 실습 교육도 추가됐다"며 "앞으로 더 많은 어르신들이 디지털 금융을 어렵지 않게 이용하실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등 포용금융확대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iM금융, 'iM봉사단 통합발대식' 개최…"따뜻한 금융 실천 앞장" iM금융그룹은 지난 9일 대구광역시 북구에 소재한 iM뱅크 제2본점에서 임직원 및 대학생의 참여형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밀착 상생으로 따뜻한 금융 실천에 앞장설 '2026 iM봉사단 통합발대식'을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임직원과 그 가족으로 구성된 'iM동행봉사단'과 전국 곳곳의 대학생 70명으로 구성된 'iM대학생홍보대사'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통합발대식은 연간활동 및 신규 프로젝트 발표, 활동 각오 전달, 나눔 확산을 위한 전략, 선서 및 임명장 수여 등을 통해 소속감과 자긍심을 다졌다. iM금융은 봉사단 활동을 통해 아동, 노인, 장애인 등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맞춤형 금융교육과 직원과 자녀로 구성된 가족봉사단이 함께 실천하는 ESG 활동, 대학생만의 열정과 참신함으로 만들어가는 나눔 활동 등을 통해 따뜻한 금융 실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특히 주요 활동은 iM대학생홍보대사 소속 대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SNS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컨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통해 대중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전국 곳곳에 선한 영향력 확산으로 지역복지 증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황병우 iM금융 회장은 "임직원과 가족 그리고 전국의 대학생까지 함께하는 봉사단 통합발대식을 시작으로 밀착형 상생을 통한 이웃사랑 실천 의지를 다지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봉사단과 함께 적극적인 소통과 나눔 활동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2026-03-10 14:1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