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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사관까지 움직인 방시혁 출국 요청…수사 원칙과 K팝 산업 충돌
[경제일보] 경찰 수사를 받는 방시혁의 미국 방문을 두고 법 집행 원칙과 산업 경쟁력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미국 대사관이 출국금지의 일시 해제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 기업인의 해외 일정이 외교 사안으로 번졌다. 방 의장 개인의 이동 문제를 넘어 한국이 글로벌 산업 경쟁과 사법 원칙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묻는 사건이 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하이브 의 위상이 달라졌기에 가능했다. 하이브는 국내 연예기획사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했다. 공연과 음반 사업에 그치지 않고 플랫폼 사업과 현지 레이블 투자까지 영역을 넓혔다. 주요 경영진의 해외 일정 하나가 투자 협상과 사업 계약, 대형 프로젝트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단계에 들어섰다. 미국 측이 독립기념일 행사 참석과 방탄소년단 미국 투어 협의를 언급한 것도 같은 이유다. K팝 공연은 이제 문화 행사에 머물지 않는다. 수만 명 관객이 이동하고 항공·호텔·유통·관광 소비가 함께 움직인다. 대형 투어 한 번이 도시 경제에 적지 않은 효과를 내는 만큼 미국도 이를 경제 현안으로 바라본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대편에는 수사 원칙이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상장 과정에서 기존 주주에게 상장 전망을 다르게 알리고 특정 투자 주체가 이익을 얻도록 했다는 자본시장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다섯 차례 소환 조사 뒤 법리 검토를 대부분 마쳤다고 밝혔다. 이런 시점에 출국금지를 풀어주면 증거 인멸 우려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유명 기업인에게만 다른 잣대가 적용된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이해득실도 뚜렷하게 갈린다. 출국이 허용되면 하이브는 대외 일정 차질을 줄일 수 있다. BTS 투어와 같은 대형 사업이 속도를 내면 협력업체와 콘텐츠 산업 전반에도 온기가 퍼질 수 있다. 한국 문화산업의 국제적 위상에도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불허 결정이 내려지면 법 집행의 신뢰는 지킬 수 있다. 자본시장은 공정한 정보와 같은 규칙 위에서 작동한다. 상장 과정의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경영상 필요만으로 예외를 허용하면 일반 투자자 보호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 단기 사업 이익보다 시장 신뢰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시장 반응도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총수 공백이 길어질수록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본다. 콘텐츠 산업은 의사결정 속도가 중요한 만큼 최고 책임자의 현장 대응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다른 한쪽에서는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더 엄격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다. 큰 영향력을 가진 기업에 느슨한 기준을 적용하면 제도의 권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우선 출국금지의 예외 기준이 어디까지 허용될지 주목된다. 경제안보나 대규모 투자 협상처럼 공익성이 있는 일정까지 폭넓게 인정할지 논의가 이어질 수 있다. 다음은 경찰 수사 결론의 속도다. 처분이 늦어질수록 경영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마지막은 하이브의 대응이다. 특정 인물 의존도를 낮추고 전문경영 체제를 강화할 수 있을지가 장기 경쟁력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2026-04-20 16:05:13
면세점서 성수동으로…외국인 관광객 지갑 여는 서울의 새 공식
[경제일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중심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시내 면세점에서 글로벌 브랜드를 한꺼번에 사들이던 방식에서 벗어나 서울 성수동에서 한국의 최신 유행을 직접 경험하고 소비하는 형태로 바뀌는 흐름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핵심 변화는 관광객 구성이다. 과거에는 단체 관광객이 정해진 동선에 따라 쇼핑하는 패턴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자유여행객이 스스로 장소를 찾고 취향에 맞는 브랜드와 공간을 경험하는 비중이 커졌다. ‘무엇을 사느냐’보다 ‘어디서 무엇을 느끼느냐’가 중요해진 것이다. 2024년 BC카드가 발표한 외국인 관광객 소비 분석에서도 이런 흐름이 확인된다. 2019년과 2024년 결제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전통적 면세점 상권인 소공동 잠실3동 장충동의 외국인 매출 건수는 크게 줄었다. 반면 성수동은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 건수가 973% 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성수동의 부상은 단순한 상권 이동이 아니다. 한국 2030세대가 실제로 즐기는 패션 문화 공간을 외국인 관광객도 함께 소비하는 현상에 가깝다. 한국 젊은 세대의 취향과 생활방식을 직접 체험하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뜻이다. 대형 행사 기간에는 차이가 더 뚜렷하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 3월 방탄소년단 공연 당시 무신사 스탠다드 외국인 매출은 명동보다 성수동에서 더 큰 증가폭을 보였다. 공연 관람을 계기로 서울의 최신 상권까지 함께 찾는 동선이 형성된 셈이다. 성수동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공간의 힘도 있다. 이 지역은 과거 수제화 공장과 금속 가공업체가 모여 있던 산업지대였다. 이후 오래된 공장 건물을 허물지 않고 내부를 쇼룸 갤러리 카페 편집숍으로 바꾸면서 독특한 거리 분위기를 만들었다. 높은 천장과 넓은 실내 공간은 브랜드가 대형 팝업스토어를 열기에 적합했다. 팝업스토어는 일정 기간만 운영되는 체험형 매장이다. 신제품을 소개하거나 브랜드 세계관을 보여주는 행사 공간으로 이해하면 쉽다. 성수동에는 이런 팝업스토어가 끊임없이 열리고 바뀌면서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를 만든다. K팝 산업의 영향도 크다. 주요 연예기획사와 콘텐츠 기업들이 성수동 인근에 자리 잡으면서 유행이 만들어지고 확산되는 속도가 빨라졌다. 새로운 상품과 문화가 등장하면 한국 젊은 층과 인플루언서가 먼저 반응하고 이를 본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현장을 찾는 순환이 형성됐다. 실제 관광 동선도 국적별로 세분화된다. 미주권 관광객은 성수동과 서울숲 같은 여유 있는 공간을 함께 찾는 경향이 강하다. 일본과 중국 관광객은 연무장길을 중심으로 패션 뷰티 쇼핑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명동이 여전히 대표 관광지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면 성수동은 지금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유행의 현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소비가 ‘면세 쇼핑’에서 ‘로컬 경험’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 관광의 공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6-04-15 07: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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