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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대비되는 중국의 이란전쟁 스탠스 : 한국이 배워야 할 질문은
[경제일보] 이란 전쟁 국면에서 미국과 중국이 보인 태도는 단순한 외교 기법의 차이가 아니었다. 그것은 패권국가의 행동 방식과 문명국가를 자처하는 실용국가의 행동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를 드러낸 장면이었다. 미국은 힘으로 질서를 재편하려 했고, 중국은 말로 판을 관리하려 했다. 미국은 군사력과 제재, 압박과 데드라인의 언어를 앞세웠고, 중국은 휴전과 대화, 항행 안전과 지역 안정의 언어를 반복했다. 최근 중국 외교부는 “관련 당사국들이 평화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밝혔고, 왕이 외교부장이 이란·이스라엘·러시아·걸프 국가들과 26차례 통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스스로를 전쟁 당사자가 아니라 중재자, 더 정확히 말하면 불길을 더 키우지 않는 관리자처럼 연출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태도는 도덕적 순수성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냉정한 국익 계산의 산물이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중요한 수요자이고,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은 곧바로 중국 경제의 에너지 비용과 물류 안정성, 수출 제조업의 채산성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중국은 미국처럼 상대를 끝까지 몰아붙여 체제 변화를 노리기보다, 전쟁을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멈추고 질서를 복원하는 데 더 큰 이해관계를 가진다. 최근 보도들을 보면 중국은 휴전 국면에서 뒤에서 외교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동시에 호르무즈 항행 재개와 에너지 공급 안정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와 함께 호르무즈 재개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도, 미국 주도의 군사적 해법에 제동을 걸고 자신이 선호하는 협상 틀을 지키려는 계산으로 읽힌다. 반면 미국의 방식은 훨씬 직선적이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질서를 힘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문제는 그 힘의 과시가 언제나 질서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번에도 강한 압박과 폭격, 초강경 발언은 단기 충격은 주었을지 몰라도, 중동 전체를 더 불안하게 만들고 유가와 해상 운송비,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부작용을 낳았다. 중국은 바로 그 틈을 파고들었다. 스스로 총을 쏘지 않으면서도 평화를 말하고, 실제 보증 부담은 지지 않으면서도 외교적 점수를 챙기는 방식이다. 서방 일각에서 “중국이 이번 국면의 조용한 승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러나 한국이 중국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친중적 자세가 아니다. 더 본질적인 질문이다. 왜 중국은 전쟁을 곧바로 국익의 언어로 번역하는데, 우리는 자주 진영의 언어부터 앞세우는가. 왜 중국은 도덕과 명분을 말하면서도 에너지, 해운, 결제, 항만, 보험을 한 묶음으로 계산하는데, 우리는 외교는 외교대로, 경제는 경제대로, 안보는 안보대로 따로 보는가.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동시에 에너지 수입국이며 무역국가다. 이런 나라가 중동 전쟁을 볼 때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누가 더 선한가”가 아니라 “우리의 원유선과 가스선, 물가와 환율, 무역금융과 선박 안전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여야 한다. 중국의 스탠스가 우리에게 주는 진짜 교훈은 여기에 있다. 첫째, 강대국일수록 원칙보다 국익의 번역 능력이 빠르다는 점이다. 둘째, 전쟁의 승패보다 전후 질서의 설계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셋째, 말의 수위보다 공급망의 안전이 국가를 지킨다는 점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기둥으로 삼되, 중국처럼 냉정하게 에너지 안보와 항행 자유, 해상보험과 결제 안전망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중동의 불길 앞에서 감정으로 흔들리는 나라는 비용을 치르고, 구조로 준비한 나라는 충격을 줄인다. 결국 이번 이란 전쟁에서 미국은 힘의 한계를, 중국은 실용의 집요함을 보여 주었다. 한국이 배워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미국처럼 강할 수 없다면, 중국처럼 계산할 수는 있는가. 바로 그 질문이 지금 우리의 외교와 경제안보가 함께 답해야 할 과제다.
2026-04-10 1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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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수급 위기…5부제에 달라진 여의도 출퇴근 풍경
중동 사태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로 공공기관 승용차 5부제가 실시되면서 국회의원들의 출퇴근 모습도 변화하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까지 대중교통 등을 이용하면서 '에너지 절약 실천 정신'을 부각하고 있다. '자전거 마니아'로 알려진 우원식 국회의장은 2일 자전거로 출근했다. 운동복과 헬멧, 운동화 차림으로 서울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에서 국회의사당까지 약 14㎞를 이동했다. 우 의장은 페이스북에 "오늘은 차량 5부제에 동참하기 위해 자전거로 출근했다"며 "지금 유가와 에너지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 이럴 때일수록 차량 5부제와 같은 조치는 우리가 모두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국회는 정부 요청에 따라 지난달 25일부터 차량 5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0일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국회로 출근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서울 지하철 4호선에서 출발해 환승을 거친 뒤 국회의사당역에 내리는 쇼츠 영상을 SNS에 올렸다. 민주당은 국회의원과 지방선거 출마자 등을 대상으로 '범국민 에너지 절약 실천 운동' 홍보를 독려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26일에 이어 2일도 국회 셔틀버스로 출근했다. 이성권 의원은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국회의사당까지 약 2㎞를 걸어서 출퇴근하고 있다. 일각에선 취지는 공감하나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출퇴근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되지만 국회에서 여러 현장으로 이동할 때 제약이 있다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강화된 2부제 시행 예고를 놓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실 관계자는 "5부제는 일주일에 한 번이라 가능했지만, 선거 국면인 점을 고려하면 2부제 시 대여를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택시를 이용한다면 5부제 시행에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수급 차질이 현실화하자 원유 자원 안보 위기 경보를 기존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공공부문 차량 2부제 도입 등 수요 억제 조치를 대폭 강화한다. 이번 조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지역 원유 시설 공격 여파로 원유 도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국내 에너지 수급 위기가 본격화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1일 행정안전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15개 관계 부처와 유관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제5차 자원안보협의회'를 주재하고, 원유 자원 안보 위기 경보를 기존 '주의'에서 '경계'로, 천연가스는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기로 의결했다. 자원 안보 위기 경보는 국가자원안보특별법에 근거해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운용되며, 위기 상황의 심각성, 국민 생활 및 국가 경제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한다. 원유는 중동 전쟁 발발 이후인 지난달 5일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가,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 여파를 고려해 같은 달 18일 '주의'로 격상했다. 천연가스는 '관심' 단계를 유지해 왔다.
2026-04-02 16: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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