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8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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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英 피직스엑스와 손잡았다…산업 AI '월드모델' 만든다
[경제일보] 생성형 AI가 문서와 대화를 바꾸고 있다면, 다음 전장은 공장과 설비, 로봇이 움직이는 산업 현장이다. LG CNS가 영국 산업용 AI 기업 피직스엑스와 손잡고 물리 법칙을 이해하는 차세대 산업 AI 개발에 나선다. 9일 업계 따르면 LG CNS와 피직스엑스는 에너지, 제조, 로보틱스 등 산업 현장의 복잡한 공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에 착수했다. 피직스엑스는 양사가 차세대 산업 AI를 위한 ‘프런티어 월드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피직스엑스의 AI 기반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플랫폼과 LG CNS의 기업 시스템 통합, 디지털트윈 서비스 역량을 결합하는 데 있다. 디지털트윈이 실제 공장과 설비, 공정 데이터를 가상 공간에 재현하는 기술이라면 물리 AI는 이 데이터 위에서 열·압력·재료·유체 흐름 등 현실의 물리적 제약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기술이다. 기존 생성형 AI가 문서 작성과 검색, 고객 응대에 강점을 보였다면 산업 AI는 설계와 생산, 유지보수 과정의 의사결정 정확도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예를 들어 설비 배치나 공정 조건을 바꿨을 때 생산성과 품질, 에너지 효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실제 현장 적용 전 가상 환경에서 검증할 수 있다. LG CNS에는 제조·에너지 기업의 시스템 구축과 운영 경험, 디지털트윈 기반이 있다. 피직스엑스는 항공우주·방산, 자동차, 반도체, 소재, 에너지 분야를 대상으로 공학 시뮬레이션에 AI를 접목해 온 영국 기업이다. 두 회사의 결합은 피직스엑스가 물리 기반 모델을 제공하고 LG CNS가 이를 국내 산업 현장 시스템과 데이터에 연결해 상용화하는 구도로 읽힌다. 피직스엑스는 최근 독일 도이치텔레콤의 산업 AI 클라우드에서 AI 네이티브 엔지니어링 플랫폼을 가동하는 등 유럽 산업계와 협력을 넓히고 있다. LG CNS와의 협력은 한국 제조 현장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적용 산업, 공동 개발 모델의 범위, 고객사, 상용화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산업 AI는 모델 성능만으로 성과를 내기 어렵고 현장 데이터의 품질과 보안, 기존 설비·생산관리시스템과의 연동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한편 ‘물리 AI’가 현장의 생산성·품질·비용 개선으로 얼마나 증명되느냐다. LG CNS가 피직스엑스와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트윈을 시각화 도구에서 실제 공학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산업 AI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07-10 08: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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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FDC 기술개발 착수… AI 데이터센터 바다로 간다
[경제일보]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조선업계가 바다 위 데이터센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육상 데이터센터가 부지 확보와 냉각 비용, 전력망 접속 문제에 직면하자 조선사들이 해상 부유식 인프라를 새 성장 사업으로 주목하는 흐름이다.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전날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인프라 기술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은 지난 7일 경기 성남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열렸으며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와 권지웅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대표가 참석했다. FDC는 바다나 강 위에 부유식 구조물을 띄우고 서버와 전력·냉각 설비를 배치하는 차세대 데이터센터다. 대규모 부지가 필요한 육상 데이터센터와 달리 입지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고, 해수를 냉각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으로 거론된다. 다만 전력 공급은 별도 과제다. 육상 전력망 연계, 해저케이블, 자체 발전, 재생에너지 연계 등 사업 모델에 맞는 전력 조달 구조가 필요하다. 이번 협약에 따라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해양 분야에서 축적한 부유식 구조물 설계·건조 역량을 제공한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데이터센터 전력, 냉각,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맡는다. 양사는 해상 환경에 맞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술과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관련 연구개발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조선·해양 분야에서 축적한 부유식 구조물 설계·건조 역량을 바탕으로 해상 데이터센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양사 협업을 통해 대규모·고밀도 컴퓨팅 인프라를 바다 위에서 안정적으로 구현할 핵심 기술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업계가 FDC에 뛰어든 배경에는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 데이터센터 확보 경쟁이 심해지면서 해상 데이터센터 수요도 늘고 있다”며 “조선사가 보유한 선박 건조 역량을 FDC 개발로 확장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다만 악천후 속에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을 확보하고, 파도와 염분 등 해상 환경으로부터 IT 서버를 보호하는 기술 검증은 상용화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4년 415TWh에서 2030년 약 945TWh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접속 대기와 송전망 건설 기간도 주요 병목으로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중공업이 먼저 FDC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50MW급 FDC 개념설계에 대해 미국선급과 영국 로이드선급의 기본 인증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그리스 선주사 캐피탈 클린 에너지 캐리어스, 로이드선급과 FDC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은 설계·건조, 캐피탈은 프로젝트 발굴과 투자, 로이드선급은 인증과 규정 검토를 맡는 구조다. 다만 FDC가 실제 상용 시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해상 환경에서는 염분, 습도, 진동, 파랑, 태풍 등이 서버 안정성과 설비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력 공급 방식, 해저케이블 연결, 냉각수 배출, 항만·해역 인허가, 선급 기준도 상용화를 위해 검증해야 할 부분이다. 업계에서는 FDC를 당장 대규모 수주 시장으로 보기보다 조선사가 AI 인프라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초기 기술 경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짓던 조선사들이 데이터센터 인프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조선업의 경쟁 무대도 선박 건조를 넘어 해상 디지털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
2026-07-09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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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제5차 해외건설진흥계획 수립…기술·금융 앞세워 수주 체질 전환
[경제일보] 국토교통부가 해외건설 산업의 방향을 단순 시공 수주에서 기술·금융 기반의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전환한다. 선진 건설사들은 기술력과 금융 조달 능력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중국·튀르키예 등 후발국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넓히는 상황에서 기존 방식만으로는 해외 수주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국토부는 오는 2030년까지 해외건설 정책 방향을 담은 ‘제5차 해외건설진흥기본계획’을 수립했다고 6일 밝혔다. 해외건설진흥기본계획은 해외건설촉진법에 따라 마련하는 법정계획이다. 이번 계획은 업계 간담회와 공공기관 협의체,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해외건설진흥위원회 심의로 확정됐다. 국토부가 제시한 핵심 방향은 기술력, 글로벌 금융, 지원 기반 확충이다. 해외건설을 기술과 금융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새정부 해외건설 정책 방향을 구체화한 것으로 해외 인프라 펀드 확대와 기술선도 성장 기조도 반영됐다. 우선 우리 기업이 강점을 가진 기술을 해외 수주 모델로 연결할 계획이다. 현수교와 초고층 건축, 침매터널 등 기존 경쟁력이 확인된 분야를 바탕으로 설계·조달·시공(EPC)뿐 아니라 운영·유지관리(O&M)까지 포함한 전주기 패키지 사업 진출을 돕는다. 새로운 수주 분야도 발굴한다. 기존 시공 기술을 부유식 해상플랜트(FLNG), 데이터센터, 소형모듈원전(SMR) 등으로 확장하고 철도·공항 등 한국형 인프라를 신호·통신·보안·운영시스템까지 묶은 패키지 상품으로 육성한다. 한국형 도시개발 제도를 먼저 수출해 우리 기업에 유리한 사업 환경을 만들고 도시 기반시설에 AI 서비스를 결합한 ‘AI 시티’ 수출도 지원한다.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바이오매스 등 전략기술 기반의 해외 진출도 추진한다. 시장개척부터 사업화까지 단계별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사업기획과 설계·시공·운영을 총괄하는 프로젝트관리(PM) 기업도 세계적 수준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금융 지원도 확대된다. 국토부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우리 기업이 함께 투자하는 기업매칭펀드, 해외 국부펀드·국책은행과 공동 투자하는 국가별 전략펀드 등 새로운 형태의 해외건설 인프라 펀드를 조성한다. 단순 도급 수주가 아니라 사업 지분에 참여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투자개발형 사업을 늘리기 위한 장치다. 이와 함께 맥쿼리, 스미토모 등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글로벌 개발사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양질의 사업을 확보하고 다자개발은행(MDB) 협력 전담팀을 신설해 우리 기업의 MDB 사업 참여를 지원할 방침이다. KIND는 양질의 사업을 직접 발굴하고 구조화하는 글로벌 디벨로퍼로 키운다. 중소·중견기업 지원과 인재 양성도 기본계획에 포함됐다. 정부는 공적개발원조(ODA), MDB 사업과 연계해 중소·중견기업의 첫 해외 진출을 돕고 인프라·금융 전문 학위과정과 PM 전문인력 양성과정을 운영할 방침이다. 정상순방 등 고위급 경제외교와 연계한 ‘팀코리아’ 방식의 수주 지원도 확대한다. 이번 기본계획의 첫 실행 사례는 미국에서 구체화된다. 국토부는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김이탁 제1차관을 단장으로 한미 협력 수주지원단을 워싱턴D.C.에 파견했다. 미국 에너지부와의 장관급 면담에서 발굴한 정부 간 인프라 협력사업을 실제 수주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일정이다. 김 차관은 네바다주 리튬·붕소 플랜트 건설사업 업무협약 체결 행사에 참석해 우리 기업의 수주도 지원한다. 해당 사업은 미국 에너지부의 정책금융 대출이 약정된 프로젝트로 KIND는 지분 투자를 추진하고 현대엔지니어링은 EPC 참여를 준비 중이다. 국토부는 이 사업을 글로벌 금융과 공동 투자하는 모델이 실제로 작동하는 사례로 보고 있다. 이어 미국 에너지부 차관과 신규 정부 간 협력사업 발굴도 논의할 예정이다. 또 미국 인디애나주 블루 암모니아 플랜트 사업과 관련해 미국 농무부 차관을 만나 협력 범위를 넓히고 미국 주택도시개발부와 세계은행 관계자와도 도시개발·교통·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이번 한미 협력 수주지원단 파견은 제5차 해외건설진흥기본계획 수립 이후 추진하는 첫 글로벌 금융 협력사업이다”라며 “양국 장관급 면담에서 다진 협력 기반을 구체적인 수주 성과로 이어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기업이 양질의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며 해외건설 산업의 체질 전환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2026-07-06 09: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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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탭 꺼낸 네이버, 검색창을 '예약·구매 버튼'으로 바꾼다
[경제일보] 네이버가 대화형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AI탭’을 앞세워 검색 시장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은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정보 탐색, 쇼핑, 장소 확인, 예약까지 한 흐름에서 처리하는 ‘실행형 AI 검색’이다. 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 D2SF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탭에 적용한 신규 모델과 운영 기술을 소개했다. AI탭 모델은 네이버의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HCX)를 기반으로 AI 검색 서비스에 맞게 최적화한 경량 모델이다. 범용 성능 경쟁보다 검색·쇼핑·플레이스 등 네이버 서비스 안에서 실제 과업을 수행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네이버에 따르면 AI탭은 지난 4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이용자를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뒤 약 2개월 만에 누적 사용자 400만명을 넘었다. 지난달 26일에는 전체 사용자를 대상으로 정식 출시했다. 모바일과 PC 검색창에서 AI탭에 바로 진입할 수 있고 장소 탐색부터 지도 확인, 실시간 예약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적용했다. 네이버는 문서 품질 필터와 버티컬 서비스 데이터를 모델 학습에 반영해 응답 속도와 처리량을 높이고 환각 현상도 줄였다고 설명했다. 자체 벤치마크 결과 AI탭 모델은 검색·구매·예약 등 실행 능력을 평가하는 ‘서비스 역량’ 항목에서 글로벌 동급 모델 평균을 100점으로 환산했을 때 108점을 기록했다. 다만 해당 수치는 네이버 자체 평가 기준이며 현재 공개자료 기준으로 외부 독립 검증 결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모델 고도화에는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네모트론 연합 참여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기창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모델 이사는 “엔비디아 네모트론 연합에 합류해 단순 기술 수혜를 넘어서 함께 설계하고 발전시키는 단계까지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의 서비스 경험을 네모트론에 제공하고 네모트론에서 공유하는 결과물을 모델 고도화에 쓰는 양방향 관계”라고 설명했다. AI탭 운영의 핵심 기술로는 ‘하네스 엔지니어링’이 제시됐다. 한승균 네이버 AI 검색서비스 리더는 “네이버만의 한글 특화 정보, 27년 동안 축적한 서비스 노하우 등이 하네스 엔지니어링의 차별점”이라며 “사용자를 보다 잘 이해하는 것이 네이버가 글로벌 빅테크 서비스보다 우위에 있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승부처는 멀티모달이다. 네이버는 검색창 전면에 배치한 스마트렌즈와 AI 브리핑, AI탭을 결합해 이미지 기반 질문에서 정보 탐색, 예약, 구매까지 이어지는 멀티모달 AI 에이전트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윤상두 네이버 퓨처 AI 리더는 “10년간 축적해 온 스마트렌즈 기반의 시각 검색 기술과 강력한 선행 연구 기술력을 바탕으로 멀티모달 에이전트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의 AI탭 전략은 포털 검색의 단순 방어가 아니다. 생성형 AI가 검색 결과 화면을 압축하고 광고·커머스 접점을 흔드는 상황에서 네이버는 자사 생태계의 데이터를 실행 경험으로 묶어야 한다. 검색, 콘텐츠, 커머스, 장소, 예약을 하나의 행동 흐름으로 연결할 때 네이버는 포털을 넘어 생활형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 있다. 검색의 승부는 이제 답변의 문장력보다 실행의 완성도에서 갈린다.
2026-07-05 08:4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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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CO2 액화·저장·운송 허브 개발 국책과제 참여 外
[경제일보] 현대건설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관하는 ‘다중 배출원 적용 CO2 전처리·액화·벙커링 허브 실증 기술개발’ 국책과제에 참여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과제는 서로 다른 산업 현장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고순도로 정제한 뒤 액체 상태로 전환해 저장·운송할 수 있는 통합 인프라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특히 산업단지와 항만을 중심으로 구축될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허브의 핵심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대용량으로 액화·저장하고 선박으로 운송하는 기술을 국산화해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출 뿐만 아니라 국내 탄소중립 인프라의 기술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이번 과제에서 CO2 액화 공정 설계와 전처리·액화·적하역을 연계하는 통합 엔지니어링을 담당한다. 실증 플랜트 설계와 운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정 최적화 기술을 고도화하고 이를 실증 플랜트 설계에 적용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역량을 축적해 대규모 CCS 허브 구축에 필요한 설계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다. 액화 CO2 저장탱크와 터미널, 항만 인프라를 연계하는 설계 기술도 개발한다. 이를 통해 국내외 CCS 허브와 탄소 운송 인프라 구축 사업에 적용 가능한 엔지니어링 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이번 과제에는 고등기술연구원을 비롯해 산학연 주요 기관과 기업이 참여한다. 참여기관들은 이산화탄소의 포집부터 저장, 운송, 활용까지 전 과정을 실증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산화탄소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저장·운송하기 위한 인프라는 탄소중립 사회 실현의 핵심 기반이다”라며 “이번 과제를 통해 CO2 액화 및 허브 인프라 설계 기술을 고도화하고 국내외 CCUS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 ‘e편한세상 분당 퍼스트빌리지’ 주택전시관 개관 DL이앤씨는 경기 성남 분당구 동원동 일원에 들어서는 ‘e편한세상 분당 퍼스트빌리지’의 주택전시관을 개관하며 본격 분양에 나선다고 3일 밝혔다. e편한세상 분당 퍼스트빌리지는 신혼희망타운 자격을 갖춘 (예비)신혼부부 및 한부모 가구를 대상으로 공급한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25층, 15개 동, 총 140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이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관하는 장기임대 467가구를 제외한 933가구가 이번 공공분양으로 공급된다. 단지는 전용면적 60㎡ 이하의 중소형으로 구성된다. 공공분양 기준 세부 주택형은 △51㎡A타입 274가구 △55㎡A타입 348가구 △55㎡B타입 134가구 △59㎡A타입 167가구 △59㎡T타입(테라스형) 10가구로 구성해 다양한 주거 수요를 고려했다. 분양 일정은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본청약자(신규청약자) 접수를 받고 31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이어 다음 달 7일부터 17일까지 서류 접수를 진행한다. 정당계약은 11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실시된다. 주택전시관은 경기 용인 수지구 동천동 일원에 위치해 있다. 입주는 2029년 2월 예정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분양주택이며 재당첨 제한 10년, 전매 제한 3년, 거주의무기간 5년이 존재한다. 신혼희망타운 전용 수익공유형 모기지를 통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최대 70%까지 인정받을 수 있어 초기 자금 마련 부담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성남낙생지구는 향후 4400여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지구로 조성된다. 입지적으로는 판교테크노밸리, 분당 업무지구와 인접해 있다. 용인서울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진입이 수월해 차량을 통한 서울 도심 및 광역 이동이 양호하다. 대중교통은 단지 인근 버스 노선을 통해 신분당선 및 수인분당선 환승역인 미금역까지 약 10분 내외 이동이 가능하다. 교육 환경은 단지 인근 초등학교 신설이 예정돼 있어 도보 통학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당권역 교육 인프라를 이용 가능하며 정자역·미금역 일대 학원가와의 연계 이용을 통해 분당 주요 교육 인프라를 함께 활용할 수 있다. 분양 관계자는 “e편한세상 분당 퍼스트빌리지는 신축 공급이 귀한 분당 권역에서 선보이는 신혼희망타운 공공분양 단지다”라며 “분양가상한제 적용과 신혼희망타운 전용 정책자금 등을 통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을 낮춘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소규모 재건축 사업성분석 지원사업 실시 서울시는 노후 소규모 주택단지의 주거환경 개선을 돕기 위해 ‘소규모 재건축 사업성분석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사업성 부족과 전문성 부족 등으로 재건축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주택단지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개략적인 건축계획과 사업성 분석을 무료로 지원해 주민들의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원활한 사업 추진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지원대상은 △부지면적 1만㎡미만 △200세대 미만 △노후·불량건축물 60% 이상인 주택단지다. 토지등소유자 10% 이상 동의를 얻어 오는 31일 17시까지 관할 구청으로 신청하면 된다. 서울시는 신청 단지에 대한 검토를 거쳐 다음 달 중으로 사업성분석 대상지 15개소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연말까지 현장조사 및 주민의견 수렴을 통해 개략적인 건축계획(안)으로 1차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결과는 내년 2월 중 △개략적인 건축계획 △예상 공사비 △추정분담금 △사업성 분석 내용 등을 포함해 무료로 제공한다.
2026-07-03 14: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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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 'AI 공동 구축' 시대 연다…FDE 조직에 10억 달러 투자
[경제일보]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고객사에 전문 인공지능(AI) 엔지니어를 직접 투입해 에이전트형 AI 시스템을 함께 개발하는 전담 조직을 신설하며 AI 구축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기업들의 AI 도입이 단순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업무 프로세스 전반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넘어 AI 구축 파트너 역할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일 AWS는 고객사에 전문 AI 엔지니어를 배치해 에이전트형 AI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신속하게 상용화하는 전담 조직 'AWS 전방배치 엔지니어링'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AWS는 해당 조직 운영과 기술 개발을 위해 총 10억 달러(약 1조5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AWS FDE는 고객사 내부에 AWS 엔지니어가 직접 투입돼 비즈니스와 엔지니어링, 보안 조직과 함께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고객의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실제 운영 가능한 에이전트형 AI를 설계하고 구축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특히 AWS는 에이전트형 AI를 중심으로 개발 과정을 재구성해 구축 기간을 기존 수 개월에서 수일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 전반을 지원하고 엔지니어가 이를 검증하는 AI 기반 개발 체계를 적용해 개발 속도와 생산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기존 컨설팅 사업이 프로젝트 종료와 함께 지원이 끝나는 방식이었다면 AWS FDE는 고객이 자체적으로 AI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프로젝트 종료 이후에도 고객이 독립적으로 AI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도록 운영 체계와 엔지니어링 노하우, 관련 문서를 함께 이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AWS는 기업 내부 데이터를 연결하고 관리하는 시맨틱 레이어와 지식 그래프를 구축해 조직의 업무 지식이 특정 인력에 의존하지 않고 AI 시스템 안에 축적되도록 지원한다. 또한 하드웨어 기반 격리 기술과 종단 간 암호화를 적용해 고객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 체계도 강화했다. AWS는 AI 사업 전략을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에서 AI 구축과 운영 지원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 기업들이 개별 AI 활용 사례를 넘어 업무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AI 네이티브' 전환을 추진하면서 기술 지원뿐 아니라 조직과 운영 방식까지 함께 변화시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앞서 AWS는 미국 프로 풋볼 리그(NFL)를 비롯해 미국 프로 농구(NBA), 사우스웨스트 항공, 콕스 오토모티브, 리코 등과 협력해 AI 서비스를 구축해온 바 있다. NFL과는 팬 대상 생성형 AI 서비스인 'NFL 판타지 AI'와 'NFL IQ'를 수주 내 상용화했으며, BMW와는 커넥티드 차량 서비스 장애를 줄이는 AI 시스템을 구축했다. 제조 기업 제이빌과 차량 공유 플랫폼 리프트 등에서도 AI 기반 업무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AWS는 앞으로 금융과 공공, 정부, 규제 산업 등 보안과 거버넌스 요구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FDE 조직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AWS는 기업들이 AI를 핵심 업무 시스템에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AI 구축과 운영 전반을 지원하는 서비스 수요도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리 브랜틀리 NFL 최고정보책임자는 "팬을 위한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만들기 위해 AWS FDE와 협력해 엔지니어들이 우리 팀과 함께 작업했고, 불과 몇 주 만에 상용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었다"며 "이러한 협력으로 팬이 그 어느 때보다 NFL 데이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NFL 판타지 AI', 'NFL IQ' 등 새로운 팬 대상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팬과 방송사의 반응은 첫날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26-07-02 16: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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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약서 방산·조선·우주 '산업복합체'로…한화, M&A로 재계 5위 '점프'
[경제일보] 한화는 한국 재계에서 변신의 폭이 가장 큰 그룹 중 하나다. 출발은 화약이었다. 1952년 한국화약으로 시작한 한화는 전후 복구에 필요한 산업용 화약을 국산화하며 성장했다. 도로, 터널, 공장과 항만을 짓던 시대의 뒤편에 한화의 화약이 있었다. 위험한 물질을 다루는 기술, 대형 산업 현장을 뒷받침하는 공급 능력, 국가 기간산업과 맞닿은 제조 감각이 한화의 초기 DNA였다. 약 70년의 시간이 지나 한화의 무대는 크게 달라졌다. 화약은 로켓 추진체와 정밀무기로 이어졌고, 방산은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항공엔진과 레이더로 넓어졌다. 조선은 액화천연가스 운반선·특수선, 미 해군 정비사업으로 확장됐다. 태양광은 미국 현지 생산망을 통해 에너지 안보 산업으로 바뀌었다. 한화는 이제 방산·조선·우주·에너지를 묶어 산업 플랫폼을 만드는 그룹으로 거듭났다.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지정하면서 한화는 재계 순위 7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삼성 방산 계열 인수, 대우조선해양 인수, KAI 지분 확대 움직임이 누적된 결과다. 한화는 회사를 사서 덩치만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사들인 회사를 기존 사업과 연결해 새로운 산업 지도를 그리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M&A로 체급 바꾼 한화식 성장법 한화 DNA의 핵심은 인수합병(M&A)을 통한 체급 변화다. 결정적 전환점은 2015년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였다. 당시 삼성그룹이 방산·화학 계열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한화가 이를 받아들였다. 시장에서는 부담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거래는 한화 방산의 판을 바꾼 승부수가 됐다. 삼성테크윈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삼성탈레스는 한화시스템의 축으로 이어졌다. 항공엔진, 방산전자, 레이더, 지휘통제, 정밀무기라는 가치사슬이 한화 안에서 연결되기 시작했다. 2023년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두 번째 체급 변화였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한화오션으로 새출발시켰다. 한화 계열 5개사는 약 2조원을 투입해 한화오션 지분 49.3%를 확보했다. 조선은 한화에 낯선 산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방산·에너지와 맞닿아 있다. LNG 운반선은 에너지 운송이고, 특수선은 해양 방산이며, 해양플랜트는 대형 엔지니어링이다. 한화는 조선을 별도 산업이 아니라 방산과 에너지를 잇는 플랫폼으로 본 셈이다. 최근 한화가 KAI 지분 확대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화는 올해 말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지분을 그룹 합산 12% 이상으로 높일 예정이다. KAI는 국내 유일의 완제 항공기 개발·제조 기업이자 위성·항공 전투체계 역량을 가진 기업이다. 이에 한화의 KAI 지분 확대는 항공기, 위성, 엔진, 레이더, 발사체를 묶는 '한국형 항공우주 체계'를 구상하는 포석으로 읽힌다. 한화 방산의 성장세도 이와 같은 전략을 뒷받침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을 앞세워 유럽과 중동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노르웨이에 장거리 포병체계와 로켓을 공급하는 대형 계약을 따냈다. 유럽 안보 불안과 각국의 재무장 흐름은 한국 방산에 기회가 됐고, 한화는 빠른 납기와 검증된 양산체계로 그 기회를 잡고 있다. 방산·조선·우주로 이어지는 산업 플랫폼 한화의 강점은 단품 무기를 넘어 체계를 팔 수 있다는 데 있다. 자주포, 다연장로켓, 항공엔진, 레이더, 함정, 위성, 정비, 금융 조달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면 한화는 한국형 방산 플랫폼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다. 한화오션은 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화력과 엔진, 한화시스템은 눈과 두뇌, KAI 지분 확대는 하늘과 우주를 향한 연결고리를 맡는 구조다. 이 조합이 실제 시너지로 이어지면 한화는 한국 재계에서도 드문 산업 복합체가 된다. 태양광 사업도 한화 DNA를 설명하는 또 다른 축이다. 한화큐셀은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에서 태양광 셀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은 잉곳·웨이퍼·셀·모듈을 한곳에서 만드는 미국 내 수직계열화 공장이다. 방산과 태양광은 달라 보이지만, 한화가 읽는 문법은 비슷하다. 공급망을 장악하고, 현지 생산을 깔고, 국가 전략산업의 흐름에 올라타는 방식이다. 방산에서는 안보가, 태양광에서는 에너지 안보가 시장을 움직인다. 한화의 방향은 뚜렷하다. 한화는 소비자에게 친숙한 브랜드라기보다 국가 인프라와 안보, 에너지, 해양, 우주를 잇는 산업재 그룹으로 자신을 다시 규정하고 있다. 삼성은 '초격차', 현대차는 '제조와 공급망', SK는 '포트폴리오 전환'을 말한다면, 한화는 산업의 뼈대를 사들여 다시 조립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 DNA의 본질은 화약 그 자체가 아니라 위험을 통제하고, 큰 산업을 버티며, 필요한 기업을 사들여 새 체계를 만드는 능력"이라며 "지금의 한화는 가장 한화다운 길을 걷고 있다"고 했다. 이어 "화약회사에서 출발한 기업이 방산·조선·우주라는 폭발력 있는 산업으로 돌아왔다"며 "체계와 신뢰, 안전과 기술로 증명돼야 하고, 이는 재계 5위로 올라선 한화가 마주한 다음 시험대"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02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02 08: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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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을 겨눈 하청 파업…플랜트 현장서 시작된 노란봉투법의 첫 충돌
[경제일보] 정유공장과 석유화학단지, 제철소, 발전소, 반도체 플랜트 현장에서 배관·용접·전기 공정을 맡는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파업을 예고했다. 임금을 지급하는 하청업체가 아니라 발주와 공정, 안전관리의 큰 틀을 쥔 원청기업을 교섭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플랜트건설노조는 1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교섭을 요구하는 8월 총파업 방침을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19일부터 26일까지 전국 8개 지역에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79.2%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달 15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맞춘 상경투쟁을 거쳐 8월 총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상은 포스코·에쓰오일·고려아연·SK에너지 등 발주사와 SK에코플랜트, 현대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삼성물산 등 종합건설사다. 노조는 하청 노동자의 안전보건과 근로조건은 하청업체만의 판단으로 정해지지 않는다며, 실질적 영향력을 가진 원청이 직접 교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사안이 주목받는 까닭은 3월 10일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 이른바 노란봉투법 때문이다. 개정법은 근로계약을 직접 맺지 않았더라도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그 범위에서 사용자로 본다고 규정했다. 노동쟁의 대상도 임금과 근로시간뿐 아니라 근로조건에 영향을 주는 사업경영상 결정까지 넓어졌다. 그동안 플랜트 현장에서는 원청이 안전 기준과 공정, 출입 절차, 작업 일정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임금과 고용은 하청업체의 영역이라는 이유로 직접 교섭에서는 한발 물러나 있는 경우가 많았다. 노란봉투법은 이 분리를 다시 따져 보겠다는 법이다. 원청이 실제로 통제하는 분야가 있다면 그 문제에 관해서는 교섭 상대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노동위원회의 초기 판단도 노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달 현대엔지니어링이 하청 노조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한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원청이 하청 노동자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영역이 있다는 취지다. 다만 SK에코플랜트 사건에서는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되더라도 어느 노동조합과 어떤 단위로 교섭할지는 별도 쟁점이라는 뜻이다. 여기서부터 현장의 갈등은 더 복잡해진다. 사용자성 인정은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모든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법도 원청이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범위에서만 사용자성을 인정한다. 현장 안전수칙, 작업 허가, 공정 변경, 인력 투입 기준처럼 원청의 권한이 뚜렷한 사안과 개별 하청업체의 임금 체계, 인사권, 고용계약을 어디까지 나눌지가 첫 교섭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파업의 적법성도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조합원 찬반투표는 쟁의행위 절차의 한 단계일 뿐이다. 노조는 노동위원회 조정을 신청하고, 교섭을 거부하는 원청을 상대로 소송도 제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파업이 이뤄질 경우 원청별 사용자성, 교섭 요구의 범위, 조정 절차 준수, 쟁의행위 대상이 된 요구사항을 놓고 다툼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플랜트노조가 안전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조는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뒤 플랜트산업 10대 원청사 현장에서 최소 72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지만 원청에 법이 적용된 사례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 수치는 노조 집계이지만, 플랜트 현장에서 안전 책임이 하청업체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문제 제기는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플랜트 공사는 여러 공종이 맞물려 돌아간다. 배관 작업이 늦어지면 용접과 검사, 시운전 일정도 함께 밀릴 수 있다. 정유·석유화학 설비의 정기 보수나 증설 공사,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처럼 공정 간 연결이 촘촘한 현장일수록 타격이 클 수 있다. 다만 총파업 예고만으로 공장 가동 중단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파업 참여 규모, 대상 공종, 해당 현장이 신설 공사인지 정기 보수인지에 따라 실제 영향은 크게 달라진다. 건설업계는 원청의 법정 안전관리 의무를 곧바로 사용자성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대한건설협회는 원청이 노조와 교섭해 추가 비용이나 작업 방식 변경을 수용할 경우 그 부담이 전문건설업체에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원청과 노조가 합의한 내용이 실제 고용주인 하청업체의 계약·인사 운영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주장은 원청이 교섭에서 빠져야 한다는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 원청의 지시와 공정 압박, 계약 단가가 하청 노동자의 작업 여건에 영향을 준다면 그 책임을 하청업체에만 남겨두기도 어렵다. 반대로 원청이 모든 하청 노동자의 임금·인사 문제까지 떠안는 방식으로 흘러간다면 현장 운영은 혼란을 피하기 어렵다. 안전과 공정, 임금과 고용, 비용 부담을 각 사안별로 가르는 교섭 틀이 필요하다. 노란봉투법의 성패는 파업 규모보다 첫 교섭의 내용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원청이 책임져야 할 안전·공정 의제와 하청업체가 맡아야 할 고용·임금 의제를 구분하지 못하면, 교섭은 시작부터 책임 떠넘기기 싸움으로 변질될 수 있다. 반대로 현장에서 실제 권한을 가진 주체가 안전과 작업 여건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다단계 하도급 아래 가려져 있던 책임의 빈틈을 줄일 계기가 될 수 있다. 플랜트노조의 8월 파업 예고는 노란봉투법이 조문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현장으로 들어온 첫 장면이다. 원청과 하청, 발주사와 시공사, 노동조합과 전문건설업체가 어느 선까지 책임을 나눌지에 따라 정유·석유화학·제철·반도체 건설 현장의 노사관계도 달라질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교섭 자체를 미루는 일도, 원청 책임을 무한정 넓히는 일도 아니다. 각 현장에서 누가 실제로 무엇을 결정하는지부터 따져, 책임과 비용이 맞물린 협상 틀을 만드는 일이다.
2026-07-01 16: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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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AI '3대 메가프로젝트' 시동…건설업계, 일감 지도 재편되나
정부가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축으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공식화하면서 건설업계의 일감 지도도 산업 인프라 중심으로 다시 그려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전략산업 투자는 생산시설 공사에 그치지 않고 전력·용수·도로·물류·배후 주거시설까지 연쇄 발주를 동반하기 때문이다.주택 경기 침체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산업 인프라가 새 수주 축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30일 정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 계획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서남권에는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팹 4기와 협력사·인력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550조원 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관련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방안이 제시됐다. 건설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투자 발표 이후 뒤따를 실제 공사 물량이다. 반도체 팹은 일반 공장처럼 건물만 짓는 사업이 아니다. 미세먼지와 진동, 온도, 습도를 통제하는 클린룸이 필요하고 초안정적인 전력 공급망까지 갖춰야 한다. AI 데이터센터도 단순 건축물과 거리가 멀다. 서버 운용에 필요한 전력과 기계설비가 핵심이다. 토목과 건축, 플랜트, 설비 공정이 동시에 필요한 분야라는 점에서 하이테크 시공 경험을 가진 건설사와 엔지니어링 업체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기존 팹 건설 경험을 갖춘 대형 건설사들이 우선 주목받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단지와 미국 테일러 공장 등을 수행하며 반도체 생산시설 공사 경험을 쌓았다. 평택과 미국 오스틴, 중국 시안 등에서는 리트로핏 사업도 맡아 왔다. 이와 함께 반도체인프라연구소를 두고 팹을 적기에 합리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신공법과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SK하이닉스의 대형 팹을 시공한 이력을 갖췄으며 현재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팹과 지원시설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반도체 공사는 설계 변경이 잦고 공정 관리 난도가 높은 만큼 설계와 시공을 함께 조율하는 역량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대형 건설사뿐 아니라 일부 중견 건설사에도 수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30일 보고서에서 “삼성물산이나 SK에코플랜트 등의 계열사뿐 아니라 KCC건설, 코오롱글로벌, 동부건설 등에 수혜가 될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는 레퍼런스가 있는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DL이앤씨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견·중소 건설사에는 주변 인프라 공사가 현실적인 기회로 거론된다. 변전소, 기숙사, 물류시설, 상생협력시설, 진입도로 등은 지역 건설사나 중견사가 참여할 여지가 있는 영역이다.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았던 지방 업체들에는 비주택 분야로 일감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기대가 곧바로 매출로 연결되기는 어렵다. 부지 선정과 인허가, 토지 보상, 전력·용수 인프라 구축까지 넘어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 발주에 수년이 걸리면 유동성 압박을 받는 지방 중소건설사에는 체감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메가프로젝트는 건설업계의 중장기 수주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변수로 여겨진다. 반도체 팹과 데이터센터가 모두 대규모 설비·전력·토목 공사를 동반하는 만큼 향후 건설사 수주잔고에 미치는 영향도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가속화와 서남권 신규 팹은 건설 경기를 끌어올릴 전망”이라며 “반도체 팹 건설 기업들의 2027년 이후 신규 수주 기대치 상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역시 사업비의 규모가 대폭 커지면서 대형 플랜트 사업으로 보아야 한다”며 “내수 건설 업체들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2026-06-30 09: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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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아틀라틀 협력…초기 바이오 기업 육성
[경제일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유망 바이오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개방형 혁신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한다. 29일 업계애 따르면 중국 아틀라틀 혁신센터(ATLATL Innovation Center)는 지난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공동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 혁신상 C-Lab Outside’를 론칭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초기 단계 바이오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이다. 참가 신청은 6월 25일부터 8월 28일까지 진행되며 선정 기업에는 아틀라틀의 연구 시설과 창업 지원 인프라,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 멘토링이 제공된다. 동시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개방형 혁신 플랫폼을 통해 기술 평가와 공동 연구, 향후 파트너십 기회도 모색할 수 있다. 지원 분야는 종양학, 면역·염증(I&I), 대사질환 등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 및 XDC, 항체 엔지니어링, 신규 바이오 모달리티, 펩타이드, 신규 표적 발굴 플랫폼 등 차세대 기술이 포함된다. 특히 새로운 작용기전 기반 기술과 장기 지속형 플랫폼 등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프로그램은 양측이 추진 중인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일환이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4월 아틀라틀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공동 사업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아틀라틀은 베이징, 상하이, 싱가포르, 호주 등 주요 바이오 클러스터에 거점을 둔 아시아 최대 규모 바이오텍 인큐베이션 센터로 스타트업과 글로벌 기업 간 연구 협력과 사업화 연계를 지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이 아시아 지역 초기 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진출 통로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이를 통해 유망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확장 기반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6-06-29 09: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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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프트 잘 쓰는 시대 지나가나…이제 '루프'를 설계한다
[경제일보] 인공지능(AI)에 좋은 답을 얻기 위해 명령어를 정교하게 다듬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중심이 흔들리고 있다. 실리콘밸리 AI 개발 현장에서는 사람이 매번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방식보다 AI 에이전트가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실행과 검증, 수정을 반복하도록 설계하는 ‘루프 엔지니어링’이 새 흐름으로 떠오르고 있다. 루프는 사용자가 매 단계마다 “다시 고쳐라”, “오류를 수정하라”고 지시하지 않아도 AI가 스스로 결과를 점검하고 다음 작업을 이어가는 반복 구조를 말한다. 사람이 목표와 기준을 정하면 AI가 작업을 수행하고 결과를 검토하고 실패한 부분을 다시 고치는 방식이다. 프롬프트가 한 번의 명령이라면 루프는 AI가 일하는 절차에 가깝다.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AI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를 이끄는 개발자 보리스 처니는 최근 자신이 더 이상 클로드에 직접 프롬프트를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제 업무는 프롬프트 작성이 아니라 루프를 만드는 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오픈AI 엔지니어 페터 슈타인베르거도 코딩 에이전트에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에이전트가 스스로 프롬프트를 만들고 실행하도록 루프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변화는 AI 코딩 도구의 성격 변화와 맞물려 있다. 클로드 코드, 코덱스, 커서 같은 에이전트형 도구는 단순 답변 생성에 그치지 않는다. 코드베이스를 읽고 파일을 고치며 테스트를 실행하고 오류를 다시 수정한다. 사용자는 작업 목표와 제약 조건, 검증 기준을 설계하고 AI는 그 안에서 반복 수행한다. 루프 엔지니어링은 개발자에게만 해당하는 변화가 아니다. 제품기획, 마케팅, 재무, 인사 등 일반 업무에도 적용될 수 있다. 시장조사 보고서를 예로 들면 AI가 자료를 수집하고 초안을 작성한 뒤 빠진 항목을 점검하고 다시 보완하는 식이다. 사람은 문장을 매번 지시하는 대신 업무 역할과 절차, 산출물 기준을 설계하는 관리자가 된다. 일부 현장에서는 이를 직무 설계에 비유한다. 신입사원을 뽑을 때 업무 목표와 권한, 보고 체계, 평가 기준을 정하듯 AI 에이전트에도 역할과 작업 범위, 검증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AI에게 어떻게 말할 것인가’의 문제였다면 루프 엔지니어링은 ‘AI가 어떤 절차로 일하게 할 것인가’의 문제다. 과제도 분명하다. AI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같은 작업을 계속 반복하는 ‘무한 루프’에 빠질 수 있다. 이 경우 API 호출과 토큰 사용량이 급증해 비용 부담이 커진다. 여러 에이전트가 동시에 작업하고 서로 결과를 검토하는 구조에서는 효율이 높아지는 만큼 관리 복잡성도 함께 커진다. 검증 책임도 사라지지 않는다. AI가 코드를 고치고 문서를 보완하더라도 최종 판단은 인간이 해야 한다. 루프가 빠르게 돌아갈수록 사람이 이해하지 못한 결과물이 더 많이 쌓일 수 있다. 잘못된 전제를 기준으로 삼으면 오류가 반복적으로 증폭될 가능성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루프 엔지니어링이 AI 도입의 다음 단계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직원들이 챗봇을 잘 쓰도록 교육하는 수준이었다면 앞으로는 부서별 업무를 AI 에이전트가 수행할 수 있는 절차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접근 권한, 보안, 비용 통제, 결과 검증, 책임 소재가 핵심 관리 항목으로 떠오른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완전히 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좋은 목표를 정의하고 정확한 지시를 내리는 능력은 여전히 필요하다. 달라진 것은 경쟁력의 위치다. 이제 중요한 것은 한 문장을 더 세련되게 쓰는 기술이 아니라 AI가 목표를 향해 반복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업무 시스템을 설계하는 능력이다. AI를 잘 쓰는 조직은 프롬프트를 잘 쓰는 조직을 넘어 AI가 일할 수 있는 구조를 잘 짜는 조직이 될 것이다.
2026-06-22 07: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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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원전 후보지 선정…건설업계, 중장기 플랜트 먹거리 부상
[경제일보] 정부가 15년 만에 신규 원전 건설 부지를 정하면서 건설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이 동시에 추진되기 시작한 만큼 원전 시공 경험을 보유한 건설사들의 중장기 사업 기회가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규 원전 건설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지난 17일 경북 영덕군을 총 2.8GW 규모의 1.4GW급 대형 원전 2기 후보지로, 부산 기장군을 0.7GW 규모 SMR 1기 후보지로 각각 선정했다. 신규 원전 부지 선정은 2011년 강원 삼척 대진원전과 경북 영덕 천지원전 후보지 선정 이후 약 15년 만이며 대형 원전 2기는 오는 2037~2038년, SMR 1기는 2035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원전 건설은 토목과 건축 등 복합 공종이 장기간 투입되는 대형 플랜트 사업이다.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 기자재는 원전 주기기 업체의 몫이지만 실제 발전소를 짓는 과정에서는 원전 시공 경험을 갖춘 대형 건설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부지 조성부터 원자로 건물, 부대시설 등까지 공사 범위가 넓어 건설사의 수주잔고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이번 계획 가운데 영덕에 조성될 대형 원전은 한국형 원전인 APR-1400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APR-1400은 국내 원전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적용된 노형이다. 부산 기장에 들어설 SMR은 국내 첫 SMR 프로젝트라는 상징성도 갖췄다. 인허가와 설계, 시공 단계가 진행되면 국내 건설사들은 글로벌 SMR 시장 진출을 위한 초기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원전보다 공사 규모는 작더라도 향후 산업단지, 데이터센터, 해외 소형 전력망 시장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작지 않다. 신규 원전 조성의 수혜 후보로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이 거론된다. 현대건설은 국내 첫 원전인 고리 1호기 건설을 시작으로 신한울 1·2호기와 신한울 3·4호기 등 다수의 국내 원전 시공 경험을 갖고 있다. 해외에서는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사업을 수주한 후 수행했다. 최근에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유럽 원전 시장에 대한 공략을 확대하는 중이다. 삼성물산은 새울 3·4호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최근에는 루마니아 SMR 사업에서 미국 뉴스케일을 비롯한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들과 기본설계 단계에 참여하며 차세대 원전 시장도 겨냥하고 있다. SMR이 AI 데이터센터와 산업단지 전력원으로 주목받는 만큼 국내 첫 SMR 후보지 선정은 삼성물산 등 플랜트·에너지 사업을 확대하는 건설사들에게도 중요한 신호로 읽힌다. 대우건설도 원전 관련 경험을 갖춘 건설사 중 하나이며 신월성 1·2호기를 준공했다. 체코 원전 수주 과정에서는 한수원과 함께 팀코리아에 참여하며 역량을 입증했다. 향후 신규 원전 주설비공사 발주가 본격화될 경우 원전 시공 실적을 갖춘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컨소시엄 구성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사업이 곧바로 수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원전은 부지 확정 이후에도 환경영향평가와 인허가, 설계·발주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 사업기간도 10년 이상 소요돼 실제 매출 반영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당장 올해 실적에 반영될 수주보다 중장기 플랜트 파이프라인으로 보는 게 현실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부지 선정은 원전 생태계에 분명한 신호를 주고 있다. 탈원전 이후 장기간 위축됐던 국내원전 발주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대형 원전과 SMR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시공·기자재·정비를 아우르는 산업 기반도 재가동될 수 있어 보인다. 인공지능(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증가로 안정적인 전력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원전 생태계 회복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주택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신규 원전은 대형 건설사들이 플랜트와 에너지 인프라로 중장기 사업 축을 넓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후보지가 정해졌다고 곧바로 공사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지만 원전 사업을 다시 장기 프로젝트로 검토할 수 있는 출발점이 마련된 셈”이라며 “대형 원전과 SMR이 함께 추진되는 만큼 단순 시공 경쟁을 넘어 설계 이해도, 안전관리 역량, 장기 공정 관리 능력이 향후 경쟁의 핵심일 것 같다”고 말했다.
2026-06-19 09: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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