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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화력 닫힌 자리, 해상풍력 거점으로…태안 500MW 사업 시동
[경제일보] 석탄화력발전소가 멈춘 자리에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들어선다. 폐쇄된 발전소의 송전선로와 부두를 재활용해 개발비용을 낮추고, 기존 석탄화력 인력을 해상풍력 운영 인력으로 전환하는 모델이다. 다만 정부는 이 같은 방식이 모든 석탄화력 폐지 지역에 일괄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9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국서부발전은 전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뷔나에너지, 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쳐파트너스(CIP)와 태안해상풍력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했다. 태안해상풍력은 충남 태안군 서측 해상에 2030년 준공을 목표로 500MW 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가동 이후에는 연간 약 3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기존 석탄화력 인프라 재활용이다. 서부발전은 지난해 말 폐쇄한 태안화력 1호기의 여유 송전계통을 태안해상풍력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한전 변전소까지 가는 345kV 송전선로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부두도 접안시설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어 이를 활용하는 구조”라고 했다. 해상풍력은 발전단지를 짓는 것만큼 생산한 전력을 육상 계통에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신규 송전선로 건설에는 비용과 시간이 들고, 주민 수용성 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 폐지 석탄화력의 기존 송전망을 활용하면 계통연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번 사업이 송전선로 건설비용 절감과 주민수용성 제고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부는 태안 모델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려면 조건이 맞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태안이 가진 특성과 다른 해상풍력 단지가 가진 특성이 맞아야 한다”며 “주변에 풍력 자원이 있어야 하고, 폐지되는 석탄화력 인프라와 남는 송전선로가 있어야 하며, 지리적으로 해상풍력 단지와 전력 수요처가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했다. 석탄발전소가 폐지되면 모두 해상풍력으로 전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부두 활용도 사업성을 높이는 요소다. 서부발전은 태안화력발전소 내 소형 부두를 해상풍력 운영·정비(O&M) 거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해상풍력은 준공 이후에도 터빈 점검, 부품 교체, 해상 작업선 운영 등 유지관리 수요가 장기간 발생한다. 사업은 현재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는 거의 완료 단계”라고 했다. 2030년 준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변수로는 기자재 공급을 꼽았다. 이어 “인허가나 계통연계도 중요하지만 기자재 공급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변압기 같은 기자재가 병목이라 밀린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지역 일자리 전환도 관건이다. 서부발전과 서부발전 노동조합, CIP는 석탄화력 인력의 해상풍력 분야 전환교육을 지원하는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해상풍력은 조성 이후 20년 넘게 운영·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일자리가 늘어나는 구조”라며 “어느 정도는 석탄발전소 폐쇄로 발생하는 인력을 커버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CIP는 덴마크와 대만 등에서 해상풍력 인력양성 과정을 운영한 경험이 있으며, 향후 2년간 서부발전 석탄화력 인력을 대상으로 전환교육이 진행될 예정이다. 어업권과 주민수용성은 남은 과제다. 기후부 관계자는 “어업인 지원이나 주민복지, 보상 관련 부분은 지자체가 주로 담당한다”며 “어업인 보상과 관련해서는 기준을 세우기 위해 내부적으로 지침을 통일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해상풍력은 입지 특성상 어민 협의와 주민 수용성 확보가 사업 속도를 좌우한다. 정부가 제도를 정비하더라도 현장 협의가 지연되면 착공 일정은 늦어질 수 있다. 서부발전은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태안권역에서 총 1.4GW 규모 해상풍력 개발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기후부는 서부발전이 지난해 말 폐쇄한 태안 1호기를 포함해 11개 석탄화력발전소 가운데 8개를 2037년까지 폐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석탄화력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발전공기업이 기존 설비와 인력을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옮기는 것이 새 과제가 된 셈이다. 태안해상풍력은 석탄화력 폐지 지역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는 첫 시험대다. 풍황, 송전 여유, 항만 인프라, 수요처와의 거리, 주민수용성이 맞아떨어질 때 폐지 발전소는 비용 부담이 큰 유휴부지가 아니라 재생에너지 거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이 조건이 맞지 않으면 같은 모델을 반복하기 어렵다. 태안의 성패가 향후 석탄화력 폐지 지역의 전환 방식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26-07-09 10: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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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SMR' 잡아라…에너지업계 선점 경쟁 본격화
[경제일보] 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건설·에너지업계가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부산 기장군에 SMR 1기, 경북 영덕군에 대형 원전 2기를 건설하는 방안을 확정하면서 그동안 미래 기술로 여겨졌던 SMR 시장이 실제 사업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업관리(PM) 전문기업 한미글로벌은 미국 SMR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사업개발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미국 워싱턴 D.C.에서 현지 데이터센터 운영사와 전력회사, 원전 기업 등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며 사업 협력 기반 마련에 나섰다. 한미글로벌은 SMR 프로젝트 초기 기획부터 인허가, EPC(설계·조달·시공), 전력망 연계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사업개발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향후 미국 법인을 거점으로 국내 원전 설계사와 기자재 업체, 건설사들이 현지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협력 플랫폼 역할도 수행한다는 구상이다. 기업들이 SMR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정부 정책 변화가 있다. 정부가 최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국내 첫 SMR 건설 계획을 제시하면서, 관련 기업들 사이에서는 초기 사업 참여 경험이 향후 해외 수주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SMR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는 또 다른 이유는 AI 산업 확산이다. AI와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전원 확보가 글로벌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면서 24시간 전력 공급이 가능한 SMR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국내에서 SMR을 설치해 가동하게 되면 해외 영업 과정에서 국내 적용 사례로 제시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도 운영 중인 기술이라는 점을 설명할 수 있어 영업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데이터센터가 핵심 수요처가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SMR을 단순한 발전설비가 아니라 데이터센터, 수소 생산, 전력망과 연계되는 차세대 에너지 인프라로 보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투자은행(IB) 업계가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포트폴리오 확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발전,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등으로 사업 확장이 가능한 만큼 SMR이 새로운 성장 축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6-06-24 1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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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전력 승부수…영덕·기장에 신규 원전 들어선다
[경제일보] 정부가 경북 영덕군과 부산 기장군을 각각 신규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부지로 확정했다. 2011년 이후 15년 만의 신규 원전 입지 선정으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원전 확충 정책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총 2.8GW 규모 대형 원전 2기 건설 부지로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노물리·매정리와 축산면 경정리 일원을 선정했다. 국내 첫 SMR 건설 부지로는 부산 기장군 기장읍 일원이 낙점됐다. 대형원전 유치에는 영덕군과 울산 울주군이 경쟁했고, SMR은 부산 기장군과 경북 경주시가 경쟁했다. 평가위원회는 부지 적정성, 환경성, 건설 적합성, 주민 수용성 등을 종합 평가해 최종 후보지를 선정했다. 영덕군은 91.01점을 기록해 울주군(82.63점)을 크게 앞섰다. 특히 주민 수용성과 부지 적정성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장군 역시 87.11점으로 경주시를 제치고 최종 선정됐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부지 선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영덕 부지는 과거 천지원전 예정구역으로 지정됐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사업이 중단된 곳이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중단됐던 천지원전 프로젝트가 재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 확대, 산업 전기화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원전 건설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실제로 국내 전력 수요는 AI 산업 성장과 함께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초대형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은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하는 만큼 원전이 기저전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 처음으로 건설 부지가 확정된 SMR은 국내 원전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인 차세대 원전으로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을 중심으로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기장 SMR을 통해 한국형 SMR 실증 경험을 확보하고 향후 해외 수출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산업계 역시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원전 주기기 제작을 담당하는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해 현대건설, 삼성물산, 한전기술, 한전KPS 등 원전 밸류체인 전반에 신규 사업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실제 착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한수원은 전원개발촉진법에 따라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며, 이후 전략환경영향평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건설 허가 등을 거쳐야 한다. 정부는 SMR은 2035년, 대형 원전 2기는 2037~203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이번 부지 선정은 원전 확대 정책의 상징적 결정인 동시에 AI 시대 전력 인프라 확보를 위한 국가적 투자"라며 "향후 인허가 과정과 주민 수용성 확보가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2026-06-18 15:3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