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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리니지2M·리니지 클래식·아이온2 업데이트…MMORPG 라인업 강화
[경제일보] 엔씨가 주요 MMORPG 라인업의 대규모 업데이트와 사전예약을 잇달아 진행하며 이용자 공략에 나섰다. ‘리니지2M’은 이도류 클래스 리부트와 신규 레이드를 앞세웠고, ‘리니지 클래식’은 신규 지역 ‘오렌’ 업데이트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아이온2’는 최고 난도의 PvE 콘텐츠 ‘무스펠의 성배’를 공개하며 상위 이용자 대상 콘텐츠를 확장했다. 엔씨는 최근 핵심 지식재산권(IP) 기반 게임의 콘텐츠 순환 주기를 강화하고 있다. 기존 이용자의 성장 동기를 높이고 복귀 이용자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리니지2M, ‘이도류’ 리부트…전투 역할 강화 엔씨는 ‘리니지2M’에서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 ‘REQUIEM: 전장을 지휘하는 검무’를 진행했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이도류’ 클래스 리부트다. 신규 스킬 추가와 기존 스킬 개선을 통해 전투 기여도와 파티 지원 능력을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댄스 오브 마이트’는 공격 적중 시 파티원에게 이로운 효과를 최대 3회 누적 제공한다. ‘센티널 소드’는 일정 주기 또는 공격 적중 시 생성된 검이 스킬 피해를 줄여주고 넉백 효과를 막아준다. ‘레이저 슬래시’는 일반 공격이 다수에게 피해를 주도록 개선됐다. 대상에게 도약해 피해를 입히는 신규 스킬 ‘소닉 러시’도 추가됐다. 엔씨는 이도류 리부트를 기념해 6월10일까지 ‘프리 클래스 체인지’를 진행한다. 이용자는 캐릭터를 원하는 클래스로 바꿀 수 있다. 다만 7월1일 이후 진행되는 클래스 체인지는 스킬과 아티팩트를 동일 등급으로만 교체할 수 있도록 변경될 예정이다. 신규 타임어택 레이드 ‘미미르의 연구실’도 추가됐다. 최대 8명의 이용자가 제한 시간 안에 보스 몬스터 ‘미미르’ 공략에 도전하는 방식이다. 공략에 성공하면 ‘화려한 탈 것 획득권’을 얻을 수 있으며, 전용 시즌 패스 미션을 모두 완료하면 신규 희귀 등급 탈 것도 획득할 수 있다. 엔씨는 서버별로 ‘인터루드 쿠폰’ 5종도 제공한다. ◆ 리니지 클래식, 신규 지역 ‘오렌’ 사전예약 ‘리니지 클래식’은 신규 에피소드 ‘잔혹한 눈의 마을, 오렌’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업데이트는 6월4일 진행된다. 이용자는 새로운 지역 ‘오렌’과 보스 몬스터 ‘얼음 여왕’, 거대한 마법의 성지 ‘상아탑’과 보스 몬스터 ‘데몬’, 신규 PvP 서버 ‘오렌’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오렌 지역에는 ‘아이언 골렘’, ‘아이스 맨’, ‘샤벨 타이거’ 등 신규 몬스터가 등장한다. 엔씨는 구체적인 콘텐츠 정보를 6월4일 브랜드 웹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사전예약은 7월1일까지 진행된다. 참여 이용자는 무제한 외형 변신이 가능한 ‘눈사람 외형 구슬’, 직업별 부적 중 1종을 선택할 수 있는 ‘마법 부적 주머니’, ‘무한의 순간 이동 주문서(7일)’를 받을 수 있다. 서버별 추가 보상도 마련됐다. 기존 서버 이용자는 ‘오렌의 영광 선물 상자’ 또는 ‘오렌의 환영 선물 상자’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신규 서버 ‘오렌’ 이용자는 무기와 방어구, 반지 상자가 포함된 ‘오렌의 설레는 선물 상자’를 받는다. ◆ 아이온2, 최고난도 성역 ‘무스펠의 성배’ 공개 ‘아이온2’는 신규 성역 ‘무스펠의 성배’를 업데이트했다. 무스펠의 성배는 아이온2 PvE 콘텐츠 가운데 가장 높은 난도의 던전이다. 무스펠 화산 깊은 곳 용암에 잠겨 있던 고대 신전이 지각 변동으로 모습을 드러냈다는 설정을 담았다. 이용자는 보스 몬스터 ‘지저의 재앙 칼드릭스’를 처치하면 ‘용암 심장의 무기’, ‘용암 심장의 가더’, ‘칼드릭스의 브로치’ 등 신규 장비를 획득할 수 있다. 최초 공략에 성공한 이용자에게는 특별 보상으로 ‘펫: 레드 드래곤’이 지급된다. 던전 입장에 필요한 최소 아이템 레벨은 4500이며, 제한시간 안에서는 무제한 도전이 가능하다. 신규 제작 장비도 추가됐다. ‘창룡·멸룡왕의 무기’와 ‘창룡·멸룡왕의 가더’는 계승 제작을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으며, 기본 영혼 각인 옵션 6종이 제공된다. 장비에 영혼결속을 진행할 수 있는 ‘현자의 돌: 권능’도 함께 선보였다. PvP 콘텐츠 ‘어비스’에도 변화가 적용됐다. 중층 지역에 용오름으로 이동 가능한 섬 지역이 추가됐고, 해당 구역에서는 미니맵을 통한 이용자 확인이 제한된다. 어비스 보스 몬스터와 차원 핵의 능력치도 상향됐다. 캐릭터 능력치 상한선 확대와 ‘날개 강화 시스템’ 도입 등 성장 요소도 강화됐다. 엔씨는 6월10일 정기점검 전까지 ‘부활의 신호탄’ 이벤트도 진행한다. 엔씨의 이번 업데이트는 주요 MMORPG의 이용자층을 세분화해 대응하는 성격이 강하다. ‘리니지2M’은 클래스 리부트와 레이드로 전투 메타를 조정하고 ‘리니지 클래식’은 신규 지역과 서버로 원작 감성을 강화한다. ‘아이온2’는 고난도 PvE와 성장 시스템을 통해 상위 이용자의 도전 욕구를 자극한다. 엔씨가 핵심 IP의 장기 흥행력을 유지하기 위해 콘텐츠 밀도를 높이는 흐름이다.
2026-05-27 17: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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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주요작 업데이트로 하반기 이용자 붙잡기 나선다
[경제일보] 넷마블이 주요 신작과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업데이트를 잇따라 진행하며 하반기 이용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출시 이후 첫 개발자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용자 소통에 나서고 ‘신의 탑: 새로운 세계’, ‘몬길: STAR DIVE’, ‘RF 온라인 넥스트’는 신규 캐릭터와 콘텐츠를 추가하며 게임별 재미 요소를 강화했다. 최근 게임 시장에서는 신작 출시 못지않게 출시 이후 운영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넷마블은 개발자 방송과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초기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하고 기존 이용자의 잔존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첫 개발자 라이브로 이용자 소통 넷마블은 28일 오후 7시 오픈월드 액션 RPG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의 개발자 라이브 방송 ‘On the road’를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방송에는 넷마블 문준기 사업본부장, 넷마블네오 장현일 PD, 이현경 아나운서가 출연한다. 이번 방송에서는 오는 6월10일 예정된 첫 업데이트 일정과 주요 콘텐츠가 공개된다. 그랜드론칭 이후 스팀을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제기된 이용자 의견과 주요 동향에 대한 답변, 향후 개선 방향도 함께 안내할 예정이다. 실시간 채팅을 통한 이용자 Q&A도 진행된다. 넷마블은 출시 초기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게임에 대한 궁금증을 개발진이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용자와의 소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즌4를 배경으로 한 오픈월드 액션 RPG다. 넷마블이 워너브러더스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산하 HBO의 공식 라이선스를 받아 제작했으며 원작 세계관과 캐릭터를 고품질 그래픽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 ‘신의 탑’, SSR+ 신규 동료 ‘켈 헬람’ 추가 수집형 애니메이션 RPG ‘신의 탑: 새로운 세계’에는 SSR+ 등급 신규 동료 ‘[FUG의 원로] 켈 헬람’이 추가됐다. 켈 헬람은 오랜 세월을 살아온 고대 전사로 미래를 보는 능력을 지녔지만 자하드와 스물다섯번째 밤 등 비선별인원에게는 능력이 통하지 않는 인물이다. 게임 내에서는 보호막 파괴와 높은 명중 능력을 갖춘 원거리 딜러로 등장한다. 특히 ‘인도하는 화살’ 스킬을 활용해 적군을 한곳으로 끌어모아 전투 흐름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 넷마블은 업데이트를 기념해 6월10일까지 ‘켈 헬람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이용자는 이벤트 기간 동안 소환과 탭탭플러스 등에 참여해 부유석과 신규 동료 ‘켈 헬람’ 등을 획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리뉴얼된 ‘[가문의 주인] 구스트앙’을 획득할 수 있는 강림 소환 이벤트도 열린다. 시아시아 신규 의상 ‘치얼업 베이비’, 빙고 이벤트, 행운의 돌림판 등 부가 이벤트도 함께 진행된다. ◆ ‘몬길: STAR DIVE’, 신규 캐릭터 ‘나래’와 전설 토벌 공개 몬스터 테이밍 액션 RPG ‘몬길: STAR DIVE’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5성 캐릭터 ‘나래’를 공개했다. 나래는 구미호 신녀 미나의 동생으로 물의 정기를 다루는 얼음 속성 지원형 캐릭터다. 나래는 물방울을 활용해 적을 공격하면서 아군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수 스킬 ‘우로지은’을 통해 팀원에게 보호막과 피해 증가 효과를 부여할 수 있어 다양한 콘텐츠에서 지원 능력을 발휘한다. 3주간 진행되는 나래 특별 이벤트에서는 캐릭터의 숨겨진 이야기와 프로필 장식 라이브 배경 등 보상도 확인할 수 있다. 신규 콘텐츠 ‘전설 몬스터 토벌’도 추가됐다. 첫 번째 전설 몬스터는 ‘레기눌라’다. 이용자는 3개 팀을 편성해 전투에 참여하며, 각 팀에는 약점 속성과 미션이 부여된다. 높은 피해를 기록하거나 지정된 패턴을 공략하면 점수를 얻는 방식으로 전략적 팀 조합이 중요하다. 새로운 스토리 에피소드 6 ‘상흔 속에서 피어나는 꽃들’과 신규 지역 ‘무원’도 공개됐다. 원작 보스 몬스터 ‘적영’을 포함해 21종의 신규 몬스터와 몬스터링이 추가됐으며 몬스터링 필터 개선, PC 버전 자동 기본공격 추가, 분해 개선 등 이용자 의견을 반영한 편의성 업데이트도 적용됐다. 넷마블은 6월3일부터 7일까지 스타필드 하남에서 첫 팝업스토어도 운영한다. ◆ ‘RF 온라인 넥스트’, 중화기 딜러 ‘데몰리션’ 업데이트 MMORPG ‘RF 온라인 넥스트’에는 신규 클래스 ‘데몰리션’이 추가됐다. 데몰리션은 중화기로 무장한 원거리 딜러 클래스다. 중·원거리 전투에 특화된 물리 공격을 사용하며 스킬을 통해 일정 시간 일반 공격에 광역 피해 효과를 부여할 수 있다. 신규 스토리 11.5챕터도 업데이트됐다. 11챕터와 12챕터를 연결하는 구간으로 새롭게 추가된 메인·국가·서브 퀘스트를 통해 12챕터의 주무대인 ‘라바론’에서 펼쳐질 이야기를 미리 경험할 수 있다. 파티 던전 ‘기억의 전장’에는 챌린지 모드가 추가됐다. 84레벨부터 입장할 수 있으며 2주 단위 시즌제로 운영된다. 시즌 종료 시 월드 내 최상위 기록을 달성한 이용자에게는 국가 공헌도 랭킹 상위권 보상 수준의 기간제 칭호가 지급된다. 넷마블은 이번 업데이트를 기념해 ‘데몰리션 업데이트 기념 14일 출석 이벤트’, ‘물질 변환 코인 교환 이벤트’, ‘출격! 신기 소환 이벤트’ 등을 진행한다. 향후 알베른 크레이터 3구역과 월드보스 ‘블리타 글레바’ 등도 추가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대형 신작 출시와 기존 인기작 업데이트를 병행하며 하반기 이용자 유입과 장기 흥행 기반을 다지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출시 초기 이용자 피드백을 개발자 라이브와 편의성 개선으로 반영하고 게임별 신규 캐릭터와 경쟁 콘텐츠를 보강해 서비스 수명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2026-05-27 15: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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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몬길: STAR DIVE', 스타필드 하남서 첫 팝업스토어 연다
[경제일보] 넷마블이 몬스터 테이밍 액션 RPG ‘몬길: STAR DIVE’의 첫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연다. 이용자 접점을 게임 밖으로 넓히고 대규모 업데이트와 연계해 초반 흥행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행보다. 넷마블은 지난 21일 진행한 개발자 라이브 방송을 통해 ‘몬길: STAR DIVE’ 첫 팝업스토어 개최 소식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팝업스토어는 오는 6월 3일부터 7일까지 스타필드 하남 1층 센트럴 아트리움에서 운영된다. 현장에는 처음 공개되는 공식 굿즈와 게임 체험존, 이용자 참여 이벤트 등이 마련되며 세부 프로그램은 추후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오는 27일 적용되는 1.1 버전 대규모 업데이트 정보도 함께 공개됐다. 얼음 속성 신규 캐릭터 ‘나래’와 첫 번째 전설 몬스터 ‘레기눌라’가 등장하고 메인 스토리 에피소드 6도 새롭게 열린다. 넷마블 공식 포럼에 공개된 상반기 업데이트 로드맵에도 신규 캐릭터 나래·나기, 신규 에피소드 6, 전설 몬스터 토벌 레기눌라 등이 포함돼 있다. 이번 업데이트에는 이용자 편의성 개선도 반영된다. 게임동아는 1.1 업데이트 이후 모험 레벨 최대치와 야옹이 레벨 확장, 보상 단계 조정, 스토리 난도 정리, 스킵 기능 추가 등이 적용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초반 이용자 이탈을 줄이고 성장 동선을 다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넷마블은 라이브 방송을 기념해 주요 아이템으로 구성된 특별 쿠폰도 제공했다. 이어 22일과 25일에는 각각 영어, 일본어 유튜브 채널을 통해 릴레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글로벌 이용자와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몬길: STAR DIVE’는 2013년 출시돼 모바일 수집형 RPG 시장에서 인기를 끈 ‘몬스터 길들이기’의 후속작이다. 넷마블 공식 소개에 따르면 몬스터를 찾고 길들이는 수집 요소와 실시간 캐릭터 교체를 활용한 3인 태그 액션, 클라우드와 베르나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 전개가 주요 특징이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단순 굿즈 판매보다 브랜드 경험 확대에 무게가 실린다. 스타필드 하남은 가족 단위 방문객과 MZ세대 유동 인구가 많은 복합쇼핑몰이다. 넷마블은 오프라인 체험존을 통해 게임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직접 접하게 하고 대형 업데이트 직전 이용자 관심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오프라인 행사가 팬덤 유지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온라인 업데이트만으로는 이용자 충성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굿즈·체험·현장 이벤트를 결합한 팝업스토어가 게임 IP의 확장성과 커뮤니티 결속을 확인하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몬길: STAR DIVE’가 이번 팝업스토어와 1.1 업데이트를 계기로 초반 이용자 반응을 장기 흥행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원작의 추억을 가진 이용자층과 신규 이용자층을 동시에 붙잡기 위해서는 캐릭터 업데이트뿐 아니라 전투 밸런스, 성장 부담, 콘텐츠 반복성 개선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2026-05-22 18: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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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초과이익, 그 몫은 누구에게 있는가
[경제일보]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급한 불을 껐다. 파국 직전 멈춰 선 파업 시계는 잠정합의안이라는 봉투에 담겨 조합원들의 손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질문은 남았다. 인공지능(AI) 호황의 파도를 탄 반도체 부문이 창출할 거대한 초과이익, 그 잉여는 과연 누구의 몫인가. 노조가 요구했던 ‘영업이익의 15%’라는 숫자는 단순한 임금협상을 넘어 한국 자본주의의 기본 문법을 묻는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이재명 대통령조차 이 문제를 피해 가지 않았다. 외신들은 대통령이 노조의 ‘세전 영업이익 배분’ 주장에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노동 친화적 정부의 수장이 특정 기업 노사 문제에 이런 메시지를 낸 것은 가볍지 않다. 반도체는 일반 제조업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한국 수출의 4분의 1을 떠받치는 기둥이자 글로벌 공급망의 심장이다. 정부가 긴급조정권까지 검토했던 것은 이 때문이다. 노사 분쟁이 회사 담장 안에서 끝나지 않고 국가 경제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냉정한 판단이 깔려 있었다. 그렇다고 파업의 위험이 크다고 해서 노동자의 몫을 외면하라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삼성전자가 막대한 이익을 냈다고 해서 그 전부가 임금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성립할 수 없다. 문제는 감정이 아니라 구조다. 기업의 이익은 성격이 있다. 매출에서 온갖 비용을 제하고 남는 금액은 단순한 현금 더미가 아니다. 그 안에는 과거 투자에 대한 회수, 미래를 위한 재투자 재원, 주주가 떠안은 위험에 대한 보상, 국가가 징수할 세금 그리고 구성원에게 돌아갈 성과 보상이 뒤섞여 있다. 이 복잡한 꾸러미를 어느 한쪽이 “이것은 내 몫”이라고 선을 긋는 순간 기업은 생산 조직이 아니라 분배 투쟁의 경기장이 된다. 회사의 비용에는 눈에 보이는 운영비용과 잘 보이지 않는 자본비용이 있다. 임금, 전력비, 협력업체 대금은 장부에 선명히 잡힌다. 그러나 더 무거운 것은 자본비용이다. 반도체 공장 하나에 수십조 원, EUV 장비 한 대에 수천억 원이 들어간다. 오늘 쏟아부은 자본이 내일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메모리 가격은 곤두박질치고 경쟁사는 무섭게 추격한다. 불과 2023년,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6조 원대까지 추락했다. 호황기의 초과이익만 보려면 이 혹독했던 적자의 기억도 함께 봐야 한다. 2023년의 손실은 누가 떠안았나. 임금을 받은 노동자는 월급을 토해내지 않았다. 협력업체도, 채권자도 약속된 돈을 받았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것은 주주였다. 주가는 이익 전망을 따라 흔들리고 자기자본은 손실을 흡수한다. 이것이 주식회사의 기본 원리다. 주주가 마지막에 남는 것을 가져가는 ‘잔여청구권’을 갖는 이유는 모든 것이 무너질 때 가장 먼저 맞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물론 노동자의 기여는 부정할 수 없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초격차는 엔지니어들의 밤샘 노동 위에 세워졌다. 그들에게 충분하고 투명한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 노조가 “성과급 산정 기준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 성과주의를 말하려면 성과의 계산법부터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영구적 권리처럼 임금으로 고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영업이익은 주주의 돈이기 전에 회사의 미래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서는 더욱 그렇다. HBM, 차세대 D램, 파운드리 미세공정. 이 모든 것은 오늘의 이익을 내일의 기술에 쏟아부어야만 유지되는 살얼음판 경쟁이다. 오늘의 초과이익을 모두 현금으로 나눠버리면 내일의 연구개발은 무엇으로 감당할 것인가. 반도체 산업에서 투자를 멈춘 기업의 운명은 죽음뿐이다. 유럽의 사례는 서늘한 경고다. 유럽은 오랫동안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모범을 자처했다. 노동자 보호, 사회적 합의의 이름은 아름다웠다. 그러나 AI와 반도체의 시대에 유럽은 주도권을 잃었다.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EU 경쟁력 보고서에서 투자 부족과 생산성 둔화를 통렬하게 지적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본진에서 나온 자기반성이었다. 한국은 유럽을 닮을 여유가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밀리면 그 충격은 주주 몇 명의 손실로 끝나지 않는다. 협력업체, 수출, 세수, 청년 일자리까지 국가 경제 전체가 휘청인다. 그래서 삼성의 이익 논쟁은 임금협상인 동시에 산업정책이다. 노동자에게 더 많은 성과 보상이 필요하다면 길은 있다. 현금 성과급만이 답은 아니다. 회사의 장기 가치 상승에 참여하는 주식 보상이야말로 노동자와 주주의 이해를 맞추는 진정한 공동체의 길이다. 위험은 주주에게만 남기고 이익은 매년 영업이익 비율로 먼저 떼어가자는 구조는 공동체가 아니다. 그것은 손실 없는 잔여청구권이며 세상에 그런 권리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삼성전자 노사가 잠정합의에 이른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투표가 끝나도 논쟁은 끝나지 않는다. AI가 만들어낼 거대한 초과이익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라는 질문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이다. 그때마다 분노와 구호로 답하면 산업은 버티지 못한다. 상식은 단순하다. 노동은 존중받아야 하고 위험을 건 자본도 존중받아야 한다. 국가는 세금으로 기업은 미래 투자로 각자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어느 하나를 절대화하면 나머지는 무너진다. 삼성의 초과이익은 모두의 땀 위에 서 있다. 그러나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청구할 수는 없다. 그것이 주식회사의 질서다. 그 질서가 무너지면 나눌 이익 자체가 사라진다.
2026-05-21 14: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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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기 제거한 넷마블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아시아 출시 앞두고 방향성 제시
[경제일보] "유료 재화로 특정 장비를 획득하는 뽑기 요소를 전면적으로 제거했다" 지난 20일 서울시 구로구 지타워에서 진행된 넷마블의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미디어 시연회에서 장현일 넷마블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총괄 PD는 해당 게임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넷마블은 지난 2024년 지스타에서 처음 선보이며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의 개발을 알렸고 지난해 5월 미주·유럽 등 해외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이어 올해 한국과 대만, 일본, 태국 등 아시아 출시를 앞두고 미디어 시연회를 열며 게임 완성도를 점검했다. 왕좌의 게임은 미국 방송사 HBO가 제작한 판타지 드라마로 조지 R.R. 마틴의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를 원작으로 제작됐다. 중세 유럽을 모티브로 한 가상의 대륙 '웨스테로스'를 배경으로 왕좌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가문 간 정치, 전쟁, 배신 등을 그리며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치밀한 서사와 복합적인 캐릭터, 예측하기 어려운 전개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에미상과 골든글로브 등 주요 시상식에서 다수의 수상을 기록했다. 장현일 PD는 "왕좌의 게임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글로벌에서 성공적인 IP"라며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작품 내에서도 가장 치열한 시점인 시즌 4의 초반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체험한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초반부터 메인 스토리 중심의 싱글 플레이 구간과 멀티 콘텐츠를 병행해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싱글 플레이에서는 원작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서사 연출과 컷신이 이어지며 몰입도를 끌어올렸고 주요 전투 구간에서는 직접 조작 기반의 액션성이 강조됐다. 그래픽 측면에서는 원작 '왕좌의 게임'의 분위기를 충실히 반영하려는 시도가 엿보였다. 중세 판타지 특유의 어두운 색감과 디테일한 환경 묘사가 강조됐으며 주요 지역과 캐릭터 디자인 역시 원작 팬들이 인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구현됐다. 컷신 연출은 카메라 워크와 표정 묘사 등을 통해 드라마틱한 장면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장 PD는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할 때 개발팀이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은 '원작 팬들이 게임으로서 기대하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였다"며 "'왕좌의 게임'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 단순히 자극적인 표현을 늘린 것이 아닌 원작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면들과 표현들을 추가하는 등 다양한 연출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전투는 단순 자동 전투가 아닌 회피, 방어, 스킬 연계 타이밍이 중요한 구조로 설계됐다. 이날 체험에서는 기사와 용병, 암살자 중 단검과 레이피어를 사용하는 암살자를 플레이할 수 있었다. 암살자는 단검과 레이피어를 오가며 강력한 데미지를 넣는 딜러로 4인 파티원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보스 콘텐츠에서 전체 보스 체력 중 절반 가까이를 넣는 딜링을 선보였다. 적 AI 역시 단순히 공격을 받아내는 수준을 넘어 일정 패턴을 기반으로 반격과 회피를 시도하면서 긴장감을 유지했다. 일부 구간에서는 다수의 적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며 스킬 쿨타임 관리와 포지셔닝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멀티 콘텐츠에서는 협동과 경쟁 요소가 동시에 결합된 형태로 구성됐다. 파티 플레이를 통해 보스 콘텐츠를 공략하는 과정에서 역할 분담이 요구됐으며 전투 기여도에 따라 MVP를 선정하는 시스템이 적용돼 이용자 간 경쟁 요소도 자연스럽게 작동했다. 장 PD는 "단순한 운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노력이 가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조를 크게 개편했다"며 "현재 한국과 대만, 일본, 태국 등 아시아 지역 출시를 위해 막바지 담금질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6-03-23 17: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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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실험대 된 동계올림픽…알리바바·네이버 등 기술력 실증한다
[이코노믹데일리]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글로벌 빅테크와 플랫폼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을 검증하는 시험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실시간 중계 기술부터 시청자 참여형 서비스까지 올림픽을 둘러싼 기술 실험이 한층 본격화되고 있다. 5일 알리바바그룹의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올림픽 방송 서비스(OBS),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력해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첨단 클라우드·AI 기술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중계 제작 방식 자체를 고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업그레이드된 '리얼타임 360도 리플레이' 시스템은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눈과 얼음처럼 복잡한 배경에서도 선수를 분리하고 주요 장면을 3차원으로 재구성한다. 해당 과정은 15~20초 내 처리돼 생중계에서도 활용 가능하도록 설계됐고 아이스하키, 프리스타일 스키, 피겨 스케이팅 등 17개 종목에 적용될 예정이다. 선수 동작의 여러 단계를 한 화면에 보여주는 '시공간 슬라이스' 기능도 새롭게 도입된다. 콘텐츠 관리와 검색 방식 역시 AI 중심으로 바뀐다. OBS는 알리바바의 대규모 언어모델 'Qwen'을 기반으로 자동 미디어 설명 시스템을 구축해 선수와 주요 장면을 자동 인식하고 영상 자산에 태그와 설명을 생성한다. 이를 통해 제작진은 자연어 검색만으로 필요한 장면을 즉시 찾을 수 있어, 방대한 올림픽 콘텐츠 제작과 운영 효율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중계 인프라도 클라우드 중심으로 재편된다. 'OBS 라이브 클라우드'는 39개 방송사를 지원하며 428개의 라이브 영상 피드와 72개의 오디오 피드를 전송한다. 위성이나 전용 회선 중심이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비용과 구축 시간을 줄이고 유연성과 복원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도 동계올림픽을 기술과 서비스 실험의 무대로 적극 활용한다. 네이버는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특집 페이지를 열고 네이버 스포츠와 치지직을 통해 전 종목,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안정적인 해외 대규모 트래픽 처리와 실시간 서비스 운영 능력을 동시에 실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의 전략은 단순 중계를 넘어 이용자 참여형 시청 경험 확장에 맞춰져 있다. 치지직 '같이보기'를 통해 스트리머와 이용자가 채팅으로 소통하며 경기를 함께 시청할 수 있도록 구성했고 인기 스트리머의 현지 스트리밍과 전현직 선수 참여 콘텐츠도 제공한다. 실시간 커뮤니티 기반 시청 모델의 확장 가능성을 점검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숏폼과 커뮤니티 서비스도 결합된다. 네이버 클립에서는 현지에서 제작된 숏폼 콘텐츠를 통해 경기 뒷이야기와 팬 반응을 전달하고 오픈톡과 라운지에서는 올림픽을 주제로 한 응원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또한 경기 일정과 결과, 주요 이슈를 요약해 제공하는 AI 브리핑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은 클라우드 기반 중계 인프라와 AI 제작 기술, 참여형 시청 서비스가 동시에 검증되는 대규모 테스트베드로 기능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플랫폼 기업 모두 올림픽이라는 극한 환경에서 기술 안정성과 확장성을 시험하며 향후 미디어·플랫폼 전략의 방향성을 가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라리오 코르나 IOC 최고기술정보책임자는 "밀라노 코르티나 2026은 올림픽 무브먼트에 AI가 본격적으로 통합되는 전환점"이라며 "올림픽 최초의 LLM 기술 적용을 통해 팬 경험을 강화하는 동시에 스포츠 AI와 같은 지능형 시스템을 구축해 역사적인 올림픽 순간을 미래 세대까지 보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주건범 네이버 스포츠&엔터서비스 리더는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네이버는 올해 북중미 월드컵, EWC, LCK 등 글로벌 인기 IP를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국민 대상 안정적인 경기 중계와 더불어 참여, 소통, 팬덤 중심의 진화한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2026-02-05 1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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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서로 바라보는 한국과 중국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월4일부터 7일까지 경제인 200여 명과 함께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는 소식은 단순한 외교 일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오랜 시간 냉각돼 있던 한중 관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양국 관계는 말 그대로 ‘필요하지만 불편한 관계’였다. 정치적 신뢰는 약해졌고 경제 협력은 관성에 의존했으며, 민간 교류는 위축됐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비자 면제 조치를 시행한 데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얼어붙은 강이 완전히 녹았다고 말하기는 이르지만 최소한 얼음 위를 조심스럽게 걸어볼 수 있는 ‘회빙기(回氷期)’에 들어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외교는 늘 타이밍의 예술이다. 지금의 중국 방문 계획은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는 한국 정부의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다. 수출과 수입, 투자와 공급망, 관광과 유학생에 이르기까지 양국 경제는 깊게 얽혀 있다. 정치적 기류가 아무리 냉랭해져도 경제의 현실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다만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얽혀는 있으나 대화하지 않는 관계’에 가까웠다. 비자 면제 조치는 이 정체된 흐름을 민간 차원에서 먼저 흔들었다. 중국을 찾는 한국인의 발길이 늘었고 전시회·상담회·학술 교류가 서서히 살아났다. 외교가 먼저 길을 열기보다 민간 교류가 틈을 만들어낸 셈이다. 시진핑 주석의 APEC 방한은 이 틈을 제도적·외교적 공간으로 넓힌 계기였다. 이 대통령의 방중에 경제인 200여 명이 동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언 위주의 외교가 아니라 현장에서 성과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바이오, 콘텐츠, 친환경 산업 등은 경쟁과 협력이 교차하는 분야다. 이 영역에서 중국을 배제할 수도 무작정 끌어안을 수도 없는 것이 한국 경제의 현실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 방문에서 경제 협력뿐 아니라 국방·안보 협력 논의 가능성도 거론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경제 사절단 방문을 넘어 한중 관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관리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냉정함을 잃어서는 안 된다. 회빙기는 얼음이 녹는 시기이지만, 동시에 가장 위험한 시기이기도 하다. 발을 잘못 디디면 빠져들기 쉽다. 중국의 태도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중국은 분명 우호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전략의 변화라기보다는 전술적 조정에 가깝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중 전략 경쟁 구도 속에서 중국은 한국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을 전적으로 신뢰하거나 핵심 이익을 양보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경제 협력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은 선택적으로 문을 열고 선택적으로 닫는다. 필요한 분야에서는 협력을 강조하지만 기술 주권이나 안보와 직결된 영역에서는 여전히 높은 장벽을 유지한다. 국방 협력 논의 역시 상징적 수준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과거 우리는 한중 관계를 지나치게 정치적 낙관에 맡겼다가 예상치 못한 충격을 경험한 적이 있다. 그 경험은 ‘중국과의 관계는 좋아질 때일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이번 방중 역시 성과를 기대하되 과도한 의미 부여는 피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필요하다. 그리고 늦지 않았다. 단절보다는 관리가 낫고 오해보다는 대화가 낫다. 한국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어려움을 고려할 때, 중국과의 협력 공간을 무작정 좁히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방문의 성공 여부는 화려한 성명이나 숫자로 드러나는 계약 규모에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관계의 방식이다. 감정이 아닌 이해관계, 선언이 아닌 실행, 단기 성과가 아닌 지속 가능성에 기반한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 회빙기는 지나간다. 강은 다시 흐르거나 다시 얼어붙는다. 어느 쪽이 될지는 우리의 선택과 태도에 달려 있다. 중국을 다시 찾는 지금, 한국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더 성숙한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기대는 절제하고, 경계는 유지하되 대화의 문은 열어두는 것. 그것이 지금 한중 관계에 요구되는 상식이며 국가 외교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균형이다.
2025-12-30 17: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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