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41건
-
-
"감기 아닌 고열"…소아 요로감염, 조기 진단이 신장 지킨다
[경제일보] 소아에서 반복되는 고열은 흔히 감기나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여겨지기 쉽다. 그러나 기침이나 콧물 등 호흡기 증상이 동반되지 않은 채 고열이 지속되거나 아이가 평소보다 처지고 구토·식욕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단순 감기가 아닌 요로감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영유아의 경우 증상을 명확히 표현하기 어려워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중요하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도 이러한 사례는 적지 않다. 최근 한 보호자는 아이가 고열과 구토 증상을 보여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방광요관역류와 급성 신우신염이 동반된 상태로 진단됐다. 초기에는 감기로 판단해 경과를 지켜봤지만 열이 떨어지지 않고 전신 상태가 악화되면서 뒤늦게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것이다. 방광요관역류는 소변이 방광에서 요관을 거슬러 올라가 신장으로 역류하는 질환으로 소아에서 비교적 흔한 선천성 요로 질환 중 하나다. 주로 요관과 방광이 연결되는 부위의 기능적 미성숙으로 발생하며 자체로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요로감염이 동반될 때다. 세균이 역류를 통해 신장까지 도달하면 급성 신우신염으로 이어질 수 있고 반복될 경우 신장에 흉터를 남길 위험이 있다. 최근 국내 의료계에서도 소아 요로감염의 조기 발견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소아 요로감염은 성인과 달리 전형적인 배뇨통이나 옆구리 통증 없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쉽지 않다. 특히 영유아에서는 원인 불명의 발열, 보챔, 수유 감소, 구토, 설사 등 비특이적 증상으로 나타나 장염이나 감기로 오인되기 쉽다. 이 때문에 첫 발열성 요로감염 이후에도 적절한 검사가 이뤄지지 않아 재발을 반복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반복적인 발열성 요로감염은 단순 감염을 넘어 장기적인 신장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장에 흉터가 형성될 경우 향후 고혈압이나 만성 신질환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일부 연구에서는 어린 시절 반복된 신우신염이 성인기 신장 기능 저하와 연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주요 의심 증상으로는 △원인을 알기 어려운 고열 △구토 및 식욕 저하 △보챔 및 기력 감소 △소변 냄새 변화 △혈뇨 △빈뇨 또는 절박뇨 등이 있다. 특히 감기 증상 없이 열이 38도 이상으로 지속되거나 이전에 요로감염 병력이 있는 아이가 다시 발열을 보일 경우에는 요로감염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진단은 기본적으로 소변검사와 소변배양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이후 필요에 따라 신장 및 방광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 구조적 이상을 확인하고 방광요관역류가 의심될 경우 배뇨방광요도조영술(VCUG)이나 핵의학 검사를 통해 역류의 유무와 정도, 신장 손상 여부를 평가한다. 치료 전략은 환아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감염이 확인되면 항생제 치료가 우선이며 대부분의 경우 적절한 치료로 호전된다. 방광요관역류가 경미한 경우에는 성장과 함께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사례도 많아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시행한다. 다만 발열성 요로감염이 반복되거나 역류 정도가 높은 경우에는 예방적 항생제 치료, 내시경적 주입술, 수술적 교정 등이 고려된다. 심지성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소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이 반복된다면 단순 감기로 판단하기보다 요로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소변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신장 손상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환아는 성장하면서 방광요관역류가 자연적으로 호전되지만 그 과정에서 감염이 반복되면 신장에 비가역적 손상이 남을 수 있다”며 “보호자는 아이의 체온 변화뿐 아니라 소변 양상, 활동성, 식사량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이상 신호를 조기에 포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6-05-24 07:00:00
-
-
-
-
시진핑, 美 CEO들 만나 "중국 개방 더 넓어질 것"…대만엔 강경 경고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베이징을 찾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들을 직접 만나 중국 시장 개방과 미중 경제 협력 확대를 강조했다. 다만 정상회담에서는 대만 문제를 미중 관계의 핵심 사안으로 규정하며 강한 경고 메시지도 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CC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미국 기업인들을 접견했다. 이날 회담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등이 참석했다. 외신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경제사절단에 미국 주요 빅테크와 산업계 인사들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기업인들을 차례로 소개하며 “중국을 존중하고 중시하는 미국 기업계의 뛰어난 대표들을 데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에게 중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라고 독려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개혁개방 과정에 깊이 참여해왔고 양측 모두 이익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개방의 문은 더 크게 열릴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더 넓은 전망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도 시 주석이 미국 기업인들에게 중국 시장 접근 확대를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도 방중 경제사절단의 상징성을 부각했다. 그는 “세계 최고의 기업인들과 함께 왔다”며 “기업 내 2인자나 3인자가 아니라 최고경영자들만 원했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방중이 안보 외교를 넘어 무역과 투자, 공급망 안정, 첨단기술 협력까지 포괄하는 경제 외교 성격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머스크와 팀 쿡, 젠슨 황의 동행은 미중 경제 관계의 복잡성을 상징한다. 테슬라는 중국을 핵심 생산·판매 시장으로 두고 있고, 애플은 중국 공급망과 소비 시장 의존도가 크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수출통제와 중국 시장 접근 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이다. 젠슨 황은 CCTV 인터뷰에서 미중 정상이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경제 협력 메시지와 달리 안보 의제에서는 긴장이 드러났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양국 관계가 충돌하거나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 주석은 “‘대만 독립’과 대만 해협의 평화는 양립할 수 없다”며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미중 관계의 가장 중요한 공통분모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 전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시 주석과 논의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나온 메시지다. 무역 문제에서는 양측 모두 협상 모멘텀 유지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며 미중 경제·무역 관계의 본질은 상호 이익과 협력이라고 말했다. 전날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중국 허리펑 부총리 간 경제·무역 협상이 진행된 데 대해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양국이 희토류와 관세, 무역 휴전 유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중동 정세, 우크라이나 사태, 한반도 문제 등 국제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서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회담은 약 135분 동안 진행됐다. 중국 CCTV는 회담이 오전 10시15분께 시작해 135분가량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이 약 100분간 진행됐던 것과 비교하면 논의 시간이 길어진 셈이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경제 협력과 전략 경쟁이 동시에 작동하는 현장을 보여줬다. 양국은 무역과 투자, 기업 협력에서는 안정적 관리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대만과 AI, 반도체, 이란 등 안보·기술 의제에서는 입장 차를 그대로 드러냈다. 향후 관건은 정상회담 이후 구체적 후속 조치다.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접근 확대, 희토류 공급 안정, 무역 휴전 유지 등이 실제 합의로 이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시장 불확실성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대만 무기 판매와 AI 반도체 수출통제 문제는 어느 한쪽이 쉽게 양보하기 어려워 미중 갈등의 불씨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베이징 톈탄공원을 방문하고 국빈 만찬과 티타임 등 2박3일 방중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방중이 미중 관계의 전면적 해빙으로 이어지기보다는 경제 협력 채널을 복원하면서도 핵심 안보 갈등을 관리하는 제한적 안정 국면을 만드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026-05-14 15:07:18
-
-
-
-
-
-
-
-
-
위기의 시대, 답은 오래된 곳에 있다
[경제일보] 세계는 지금 불확실성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서 있다. 중동에서는 이란 전쟁의 긴장이 끊이지 않고, 동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며 국제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여기에 종교와 민족의 갈등, 그리고 심화되는 빈부 격차는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불안을 축적시키고 있다. 세계는 지금 단순한 경제 위기가 아니라 문명적 전환기의 복합 위기를 통과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정부는 정책의 방향을 잡기 어려워하고, 기업은 생존과 혁신 사이에서 갈등하며, 골목의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부모들 역시 하루하루의 매출과 비용 사이에서 치열한 균형을 고민한다. 누구도 예외 없이 흔들리는 시대, 그야말로 ‘확실한 것이 없는 시대’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더 많은 정보나 더 빠른 기술만을 좇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가장 단순하고 가장 오래된 질문으로 돌아가야 한다.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리고 조직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의 물음이다. 동양의 고전은 이미 오래전 이러한 질문에 대해 깊은 통찰을 제시해 왔다. 도덕경은 “지족자부(知足者富)”라 하여 만족을 아는 자가 진정한 부자임을 일깨웠고, 주역은 변화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중정(中正)’의 길을 가르쳤으며, 논어는 사람을 세우는 것이 곧 나라와 조직을 세우는 길임을 강조했다. 서양의 성서 또한 “작은 일에 충성된 자가 큰 일에도 충성된다”고 말하며 신뢰와 책임의 가치를 일깨운다. 이 모든 가르침은 시대와 국경을 넘어 하나의 공통된 메시지를 던진다. 경영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며, 숫자가 아니라 도(道)라는 사실이다. ‘경전으로 읽는 경영 이야기’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눈앞의 이익과 단기 성과에 매몰되기 쉬운 오늘의 경영 환경 속에서, 우리는 다시 근본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화려한 전략이나 복잡한 이론이 아니라, 인간과 조직을 지탱해 온 가장 오래된 지혜를 통해 오늘의 위기를 읽고 내일의 길을 찾고자 한다. 이 시리즈는 일주일에 서너번 이상 꾸준히 이어질 것이다. 각각의 글은 고전의 한 구절에서 출발하되, 현실의 경영과 삶에 깊이 닿는 이야기로 풀어낼 것이다. 정부의 정책, 기업의 전략, 그리고 골목의 작은 가게까지 아우르며 모든 경제 주체가 공감할 수 있는 ‘살아 있는 경영 이야기’를 지향한다. 어려운 시대일수록 길은 멀리 있지 않다. 길은 언제나 기본과 원칙, 그리고 인간에 대한 이해 속에 있다. 이 연재가 흔들리는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작지만 단단한 나침반이 되기를 바란다.
2026-04-08 09:47:06